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Chapter 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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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63화

163. 강은기

굴렁쇠 엔터의 회의실.

강은기는 박은성을 데려가는 걸 실패하자 나와 단둘이서 이야기를 하고 싶다며 거친 소리를 내뱉었다.

덕분에 회의실 분위기가 꽁꽁 얼어 붙어버렸다.

다른 사람들은 알지 못했지만 사실 이게 강은기의 실체였다.

겉으로 보기엔 멀끔한 직장인지만 그 실체는 사람의 생니를 펜치로 뽑는 살벌한 조폭으로 참을성도 적고 제멋대로 일 처리를 하는 데 익숙한 인간.

그래서 강은기는 지금 잔뜩 화가 났다는 걸 자기 방식대로 풀고 있는 중이었다.

강은기의 무례한 태도에 한바탕 싸움이 벌어지기 직전이 되었다.

난 혹시라도 일이 잘 못 될까 얼른 분위기를 수습했다.

“실장님. 아무래도 저와 단둘이 할 이야기가 있는 것 같은데 먼저 나가 계시죠. 괜히 다투다 박은성 씨 계약 문제가 꼬일 수도 있습니다.”

구성철 실장이 화를 꾹꾹 억누르며 날 쳐다본다.

“혼자서 괜찮겠냐?”

“걱정하지 마세요.”

“알았다. 나가 있으마.”

구성철 실장은 강은기를 잠시 노려보다 사람들을 데리고 나섰다.

회의실에는 단둘만 남자 강은기가 표정을 풀고 품에서 담배를 꺼내 들었다.

“여기 금연이다.”

“좀 봐주라 새X야. 이거 전자 담배야. 냄새 하나도 안 배.”

“그래도 안 돼.”

툴툴거리던 강은기가 전자 담배를 다시 품속에 넣었다.

“그나저나 우리 업계만 살벌한 줄 알았는데 이 계통도 살벌하네. 박은성 정도면 1년에 50억은 오락가락할 건데. 그걸 그냥 날로 삼키냐?”

“분위기 살벌하게 해놓고 할 이야기가 고작 그거였어? 이야기 다 했으면 가 봐.”

퉁명스러운 내 태도에 강은기가 피식하고 웃는다.

“첫판은 내가 양보했으니 다음 판은 네가 양보하라고.”

다음번 연예인 영입을 놓고 다툴 땐 우리 쪽에서 포기하라는 말이다.

“양보 안 하면 어쩔 건데?”

“너 내가 친구라서 이제껏 봐준 거 몰라? 강한 엔터가 아니라 강한파 방식으로 할까? 더럽게 싸우면 너도 좋을 거 없을 텐데?”

“너 이제 조폭에서 손 씻었다며?”

“손이야 씻었지. 나 건실한 직장인이야. 근데 그래도 해오던 게 있는데 사람이 쉽게 그리 변하겠어? 안 그래 친구?”

강은기를 보며 피식하고 웃었다.

“너랑 내가 친구긴 했었냐? 5년 전 그 짓거리를 내게 하고도? 친구 뒤통수를 친 놈이 친구는 무슨 얼어 죽을 친구.”

순간 강은기의 표정이 굳기 시작했다.

5년 전.

우리가 헤어졌던 ‘그날의 일’을 언급한 순간 강은기의 표정이 묘하게 변했다.

이놈은 그날 일을 내가 알고 있다는 걸 이제까지 몰랐으니까.

2014년 가을.

내 인생에서 처음으로 여자에게 고백을 받았다.

-오빠. 농담 말고 진짜로 나랑 사귀자. 내가 잘할게.

그 주인공은 날 오빠라 부르며 졸졸 따라다니던 같은 보육원 출신의 이연실이었다.

어릴 때부터 내게 시집을 온다고 장난스레 노래를 불렀던 이연실이었지만 그날만큼은 진심으로 말했었다.

여동생이 아닌 여자가 되고 싶다고.

하지만 당시 난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기도 힘들어 그녀의 마음을 받아주지 못했다.

고맙긴 한데 우리가 그럴 형편은 아니지 않냐고.

보육원을 나온 우린 고시원 생활을 하면서 하루하루 살기에도 힘들었으니까.

그땐 너무 살기가 힘들어 연애할 여력조차 없었다.

그런데도 이연실은 내 마음이 바뀌길 기다릴 거라며 씁쓸한 미소를 보였다.

하지만 그로부터 1년도 지나기 전인 2015년 여름.

어떻게든 자립해 보려고 여러 일을 전전하는 사이 조직 생활을 하면서 큰돈을 번 강은기가 끊임없는 구애로 이연실의 마음을 흔들었다.

그리고 결국 그녀는 강은기의 여자가 되었다.

이연실을 잃었다는 상실감도 꽤 고통스러웠지만 진짜 아팠던 건 친구이자 형제였던 강은기에게 뒤통수를 맞은 것이었다.

차라리 이연실을 좋아한다고나 말했으면 이해라도 했을 거다.

하지만 강은기는 내게 다른 여자가 생겼다는 거짓말로 나와 이연실의 사이를 찢어 놓았다.

회귀하기 전까지 치면 내게는 15년이나 지난 일이었기에 이젠 기억마저 희미했다.

하지만 유일한 친구를 잃은 상처는 아직 흉터로 남아 있었다.

“그래. 알고 있으니까······. 웬만하면 앞으로도 보지 말고 각자 갈 길 가자.”

강은기가 당황한 표정을 지우곤 날 빤히 쳐다본다.

“그건 좀 곤란하겠는데?”

“곤란하다고?”

“연실이랑 나. 두 달 뒤에 결혼한다. 청첩장 보낼 테니까 꼭 와. 내가 보기 싫더라도 연실이 얼굴은 봐야지.”

싫다고 하려 했지만 강은기가 한마디를 더했다.

“그리고 우리 회장님이 너 데리고 오라는 거 내가 막았다. 너 나한테 빚졌으니까 적어도 결혼식에 얼굴이나 보여.”

말을 마친 강은기가 문 쪽으로 향했다.

‘빚이라.’

그러고 보니 진짜 갚아야 할 빚이 따로 있었다.

녀석이 날 배신한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도 계곡에서 내 목숨을 구해준 것만은 변함없는 사실이니까.

그 탓에 난 강은기의 미래를 알려줄 마음을 먹었다.

“야 강은기.”

강은기가 발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

“왜?”

“조폭 생활 정리나 똑바로 해. 안 그러면 너 석 달 안에 살 맞아 인마.”

“뭐 뭐라고?”

“나 업계에서 박수무당 정스타라고 불리는 거 알지? 내가 볼 때 너. 석 달 안에 큰일 겪는다.”

앞으로 한 달 후.

녀석은 조폭 시절에 쌓인 원한으로 보복을 당해 죽게 된다.

당시에 난 깍두기 머리 덩치들이 바글거리는 장례식장에서 검은 상복을 입고 우는 연실이를 멀리서 보고 돌아왔었다.

그때의 이야기를 넌지시 해줬건만 강은기는 인상을 와락 쓰며 소리를 내질렀다.

“너 이 새X. 내가 그딴 소리 싫어하는 거 몰라?”

강은기는 신내림을 받고 자기를 버린 무당 엄마를 평생 원망했었다.

그래서 강은기는 이런 종류의 이야기는 지독히도 싫어했었다.

찜찜한 표정을 짓던 강은기는 날 한참 쏘아보다 거칠게 문을 열고 나섰다.

콰앙.

“성질하고는. 문 부서지겠네.”

사라져버린 강은기를 보며 다이어리를 펼쳐 녀석이 죽는 날을 확인했다.

[에브리데이 V10]

[날짜 : 2020년 7월 17일]

-AM 08:00 강북삼성병원 강은기 발인.

“안 믿네. 이 자식.”

꽈악.

나도 모르게 주먹이 꽉 하고 쥐어졌다.

녀석의 죽음을 막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되기 시작했다.

* * *

김동수는 지하주차장에서 강은기가 내려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먼저 내려온 건 블루 엔터의 이영철 대표였다.

사시나무 떨듯 몸을 떠는 그에게 사정을 물었지만 제대로 된 답을 들을 수가 없었다.

“그 그······ 그게······”

“왜 그러십니까? 위에서 무슨 일이 있었기에 그러시는 겁니까?”

“아 아······ 난 끝났어.”

이영철 대표가 머리를 쥐어 잡고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러더니 이내 김동수 실장의 팔을 잡고 흔들었다.

“이 이봐요. 김 실장. 우리 박은성이 돌려줘요. 그러면 내가 해달라는 거 다 해줄게.”

“박은성요?”

“그래. 그쪽 2실에서 박은성을 데려갔어. 그러니까 제발······”

“제가 한번 알아보죠. 그러니까 그 이전에 회의실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나 좀 들읍시다.”

“그게 말이지······”

이영철 대표는 자신이 나오기 전 있었던 일을 말하기 시작했다.

“그래요?”

김동수의 입꼬리가 쓰윽 올라갔다.

‘날새 말이 맞았군. 두 사람 지금 원수라 이거지?’

그때였다.

띠잉.

엘리베이터가 열리며 싸늘한 표정을 지은 남자가 내렸다.

상대가 강은기라는 걸 알아차린 김동수는 덜덜 떠는 이영철 대표를 내버려 둔 채 급히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십니까. 굴렁쇠 엔터의 김동수라고 합니다.”

강은기는 김동수의 손을 잡지도 않고 물끄러미 쳐다봤다.

“김동수?”

“아 배우 3실의 실장입니다.”

“그렇군요. 반갑습니다. 강한 엔터의 강은기라고 합니다. 그런데 하실 이야기는 다음 기회로 미뤘으면 합니다만. 제가 급히 처리할 일이 있어서.”

강은기가 손목에 차고 있는 시계를 만지작대며 뒤편에 있는 이영철 대표를 바라보고 있었다.

타이밍을 잘못 잡았지만 이대로 물러설 수 없었다.

자신을 뒤에서 밀어주던 최만식 대표가 정윤호에게 관심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김동수의 불안감은 극에 달하고 있었으니까.

“정윤호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우뚝.

그냥 지나쳐가려던 강은기가 발걸음을 멈췄다.

그런데 강은기의 표정은 조금 전과는 비할 바 없이 살기가 넘쳐 흐르고 있었다.

하지만 김동수는 아랑곳하지 않고 입을 열었다.

“일단 윤호의 무례한 태도부터 제가 대신 사과드리겠습니다.”

“누가 그럽니까? 아 저 인간이······ 쓰읍.”

강은기가 김동수의 뒤편에 있는 이영철 대표를 노려봤다.

깜짝 놀란 이영철 대표가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제가 졸라서 여쭤본 겁니다. 하여간 서로에게 제안이 될 일이 있습니다만.”

“뭡니까?”

“아무래도 우리는 정윤호라는 공동의 적을 둔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강은기가 피식 웃으며 코앞까지 다가왔다.

“그러니까 그쪽한테 윤호에 대한 정보를 넘기라고요?”

“예.”

“그러면 저한테 무슨 이득이 있죠?”

“박은성을 돌려드리죠. 그리고 더 나가 저와 손을 잡으면 앞으로도 정윤호를 밟을 수도······”

그때였다.

쉬이익.

강은기의 주먹이 김동수의 관자놀이에 닿았다.

빠른 손놀림에 바람이 일어 김동수의 옆머리가 가볍게 날렸다.

김동수는 깜짝 놀라 침을 꼴딱 삼켰다.

“이번 한 번은 그냥 넘어가 드리죠. 윤호와 나 사이에 끼어들 생각은 접으세요. 죽이니 살리니 해도 그놈은 제 친굽니다. 아시겠어요?”

김동수는 이를 악물었다.

오판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자신보다 어린놈에게 꿇기는 싫었으니까.

그 모습을 보던 강은기가 피식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제법 깡은 있으시네. 그나저나 내가 이 업계는 아직 잘 모르지만 사람 볼 줄은 압니다. 그런데 그쪽은 윤호 감당 못 합니다.”

김동수의 얼굴이 와락 일그러졌다.

“내······가? 정윤호를 감당 못 한다고?”

강은기는 피식 웃으며 김동수의 어깨를 토닥거렸다.

“그러니까 유치하게 장난질 치지 말고 담그려면 확실히 담그세요. 어설프게 건드리면 몇 배로 돌려주는 게 정윤호라는 놈이니까.”

그 말을 끝으로 강은기가 김동수의 곁을 지나갔다.

강은기는 무릎을 꿇고 있는 이영철을 강제로 차에 태웠다.

부웅.

검은색 벤츠 S클래스가 주차장을 빠져나가자 멍하니 서 있던 김동수가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뭐 뭐야? 담그라고? 씨X. 내가 조폭인 줄 아나? 저 새X가?”

두 사람 사이에 얽힌 복잡한 사연을 알 리가 없는 김동수만 억울한 꼴을 당한 셈이다.

김동수는 사라져버린 지하주차장의 입구를 보며 연신 주먹 감자를 날려대기 시작했다.

* * *

[박은성 회복. ‘의식 불명은 오보’]

[박은성 굴렁쇠 엔터로 이적!]

박은성의 영입을 완료 짓자 또 한 번의 특종 기사들이 떴다.

난 어렵게 영입한 박은성을 오덕구 팀장에게 넘겼다.

박은성은 자신만 봐달라고 졸라대는 성격이란 걸 알았으니까.

오덕구 팀장은 잘 키운 후배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며 좋아했지만 난 속으로 심심한 사과를 할 뿐이었다.

그리고 난 박은성 영입 성공에 대한 보너스를 받았다.

[입금 : 10000000원]

[잔고 : 85382300원]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폰을 보고 있자 뒷좌석에 앉은 유진이가 빼꼼히 고개를 내민다.

“오빠. 뭐 봐요?”

“보너스 들어온 거.”

“얼마나 들어왔는데요?”

입금된 금액을 보여주자 마치 자신이 보너스를 받은 것처럼 즐거워한다.

“대박이다~.”

유진이는 정작 자신이 수억이나 달하는 정산금을 받았을 때보다 더 좋아하는 것 같다.

현재 이곳은 <신의 이름으로>의 오디션이 펼쳐지는 블루드래곤의 주차장.

우리는 차에서 머무르며 오디션을 볼 아역 배우와 부모가 오디션장으로 들어가는 걸 보는 중이었다.

유진이와 미소가 출연할 <신의 이름으로>에는 미소가 맡을 청명의 아역 말고도 세 명의 아역이 출연한다.

그 3개의 단역을 위해서 대략 50명은 되어 보이는 아역 배우들이 몰려들고 있었다.

그 부모들을 포함하면 100명이 넘어가는 인원들이 움직이니 오디션장 입구는 시장통처럼 북적였다.

물론 미소는 이지연 작가가 청명의 아역으로 골랐기에 굳이 여기에 올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유진이는 스태프들 앞에서 미소의 연기를 보여주자고 말했다.

낙하산이란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그래서 우린 아역 오디션이 끝나면 맨 마지막 순서에 스태프들에게 미소의 연기를 선보이기로 약속했다.

잠시 후.

주차장에 있던 부모들이 아역들과 함께 모두 안으로 들어갔다.

“자 대충 사람들이 좀 빠진 것 같으니까 이제 내리자”

“네~!”

이제 나조차 보지 못한 미소의 연기를 볼 시간이다.

그런데 그때였다.

오디션장으로 가기 전 벤츠 S클래스가 뒤늦게 주차장으로 들어왔다.

본인들도 늦은 걸 안 듯 차를 대충 세운 뒤 서둘러 내렸다.

그런데 차에서 내린 두 사람은 내가 아는 사람들이다.

진소미와 진공주.

두 사람이 왜 이곳에 나타난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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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0 Native Language: Korean
Jung Yoon-Ho, the Vice President of Top Entertainment, is betrayed by those closest to him, including his wife and the company’s president. When he dies of terminal stomach cancer, he receives a miraculous second chance at life through regression. This brings him to his early days as a talent agent at Hoop Entertainment where his career first began, and where he encountered people he truly cared about. With a planner of future events and knowledge of what’s to come, Jung Yoon-Ho starts anew as a rookie talent agent. Determined to lift up those who were kind to him before, he navigates the challenging entertainment industry to turn adversity into opportunity in this journey of redemption and transformation. Blurb: Jung Yoon-Ho, the Midas Touch of the Entertainment Industry, regresses to a first-year talent agent. The life of the unrivaled ‘Rookie Talent Agent’ starts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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