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Chapter 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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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54화

154.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아야지 4

“은영이 비밀 계정이 스타 패치에 털렸습니다!”

골든로드의 스캔들 뉴스가 터졌다는 이야기에 회의실에 모인 실장들이 일제히 술렁이기 시작했다.

이기철 이사와 김동수 그리고 차상진 실장의 얼굴 가득한 당혹감을 본 순간 깨를 볶는 듯한 고소함이 느껴졌다.

그러기에 처음에 경고했을 때 들었어야지.

‘난 원래 막으려고 했다고. 당신네가 애지중지하는 장은영이 연희를 건들지만 않았어도 말이지.’

그때였다.

언제나 그랬듯 뒷북을 치는 이기철 이사의 목소리가 회의실을 울렸다.

“그 X 어제 정 대리한테 혼나고서도 계정을 안 지우고 뭐 한 거야? 그리고 차 실장! 넌 애 관리를 어떻게 한 거야!”

“그 그게 말입니다······”

이기철 이사가 차상진 실장을 몰아세우는 사이 나는 얼른 포털의 연예 기사 면을 확인했다.

‘스타 패치’에서 터트린 기사 1면에는 장은영의 비밀 계정에 담긴 사진들과 적나라하게 공개되어 있었다.

[골든로드 장은영. 문란한 사생활. (by 스타 패치)]

-골든로드의 리더 장은영. ZIZAK의 리더 박현우와 열애.

-청순 걸그룹 골든로드의 테이블에는 빈 양주병과 담배꽁초가 가득했다.

-모 걸그룹 멤버의 비밀 계정에서 차마 입에 올리지 못할 사진들이······

기사 순위가 실시간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다른 기자들도 (속보)라는 말머리를 붙여서 스타 패치의 기사를 따서 제목만 교묘히 바꿔 올리고 있고.

이 정도 물량이면 10분 이내로 실검 1위 확정이다.

“막아! 당장 막으라고!”

사색이 된 차상진 실장은 부하 직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곧장 ‘스타 패치’를 찾아가라 다그쳤다.

이기철 이사의 안색이 하얗게 질려간다.

연간 매출 수백억을 책임지는 골든로드가 수직으로 추락하고 있었으니까.

어떻게든 막아보려고 애를 썼지만 일이 이쯤 되면 대통령이 나서도 막을 수 없다.

“차 실장. 은영이는 지금 뭐 해?”

“지금 스케줄 마치고 오는 중이랍니다.”

“그러면 숙소 들어가지 말라고 해. 기자들이 올 거야.”

“그럼 회사로 데리고 올까요?”

“멍청한 소리! 회사 앞에 기자들이 진을 치고 있는 거는 생각 안 해?”

이기철 이사가 욕을 내뱉자 차상진 실장이 움찔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죄 죄송합니다. 호텔로 가라고 하겠습니다.”

“그래 지금 당장 보내! 그리고 다른 멤버들도!”

한마디로 난장판이 벌어져 있었지만 이 일의 진상을 알고 있는 나와 이동민 실장은 속내를 들키지 않기 위해 애를 써야 했다.

그때였다.

이기철 이사가 날 향해 다급한 표정으로 질문을 해왔다.

“정 대리. 뭐 좋은 방법 없을까?”

어이가 없어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이기철 이사가 내게 방법을 묻는다고?

대체 염치란 게 있는지 궁금할 정도다.

이기철 이사가 성질을 버럭 내며 되물었다.

“말해 봐! 이 상황을 해결할 방법 같은 거 없냐고!”

저 양반이 조금 전까지 날 닦달하던 건 까마득히 잊었나?

이번만큼은 방법도 없거니와 있어도 알려줄 생각은 없다.

“죄송합니다. 그래서 제가 여러 번 경고했잖습니까? 스타 패치가 뒤를 캐고 있다고요.”

순간 이기철 이사가 날 째려보며 외쳤다.

“야 정 대리. 이거 혹시 네가 작업한 거 아냐?”

깜짝이야.

이 인간 이상한 데서 촉이 좋다니까?

하지만 난 시치미를 뚝 떼며 아니라고 대꾸했다.

이기철 이사가 성질을 버럭 내며 화풀이를 하려는 순간 성민석 팀장이 다시금 다급한 목소리로 외쳤다.

“이사님! 또······ 터졌습니다!”

“이번에는 또 뭐야!”

“지 직접 보셔야 할 거 같습니다.”

성민석 팀장이 회의실에 있는 대형 LCD에 기사를 띄웠다.

[골든로드 장은영. 같은 소속사 자매 그룹인 체리블라썸에게 린치를 가하다? (by 주간 스타. 이형식)]

-익명의 소식통에 의하면 장은영이 우연희를 괴롭히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한다.

-방송 스태프 중의 한 명이 목격한 바로는 평소에도 골든로드는 온갖 방법으로 후배들의 기강을 잡으려 했고······

이번에는 주간 스타의 특종이다.

화면을 본 이기철 이사는 뒷목을 잡고 그대로 의자에 주저앉았다.

“아 내 혀 혈압······!”

이동민 실장은 어젯밤 이은향을 시켜 주간 스타의 기자와 전화 인터뷰를 시켰었다.

슬쩍 옆을 돌아보니 이동민 실장이 손으로 입을 가리고 웃음을 참고 있었다.

‘그러다 들킵니다.’

‘누가 할 말을! 너나 표정 관리 잘해!’

입을 뻥긋거리며 신호를 교환한 우리는 간신히 웃음을 참고 표정을 고쳤다.

침몰하는 배에 구멍 하나를 냈을 뿐인데 배가 가라앉는 속도는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지고 있었다.

마치 타이타닉처럼 말이다.

* * *

폭풍 같은 하루라고밖에는 표현할 수 없었다.

밤 11시부터 이어진 연예 기자들과의 전화 대응에 회사 전체가 전쟁과도 같은 시간을 보내야 했다.

스타 패치에서 공개된 사진은 단지 열애설에 관한 내용뿐 아니라 음주와 흡연 장면까지 찍혀 있었으니까.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박현우와 장은영이 다시 한번 거기다 불을 지펴버렸다.

ZIZAK의 박현우는 ‘뽀뽀는 했지만 키스는 아니었다’라는 개드립을 시전하며 각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궜다.

장은영 역시 ‘담배는 손에 들었을 뿐 피운 적이 없다’라는 참신한 말을 해댔고.

덕분에 팬들의 분노가 극에 달하기 시작했다.

(댓글)

-와 진짜 대박이다 이 두 사람.

-천생연분이네.

-박현우. 너한테 샀던 굿즈 다 불태웠다. (기름_활활_인증.JPEG) -장은영. 원래 여우임. 순진한 현우 오빠가 당한 듯.

-그쯤 되면 종교다. 신앙 존중함.

ZIZAK과 골든로드의 팬덤들이 온갖 굿즈와 선물 그리고 조공물품들이 한데 모여 캠프파이어를 당하기 시작했다.

활활 타오르는 불꽃에 두 그룹의 인기도 함께 증발하고 있었다.

그러고도 팬들의 분노는 쉽사리 그치지 않았기에 굴렁쇠 엔터는 살얼음 위를 걷는 듯했다.

기자들이 회사 앞에 진을 치고 매니저들은 기자들을 막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리고 24시간이 흐르기도 전.

골든로드는 활동을 중단한다는 기사를 발표할 수밖에 없었다.

[골든로드. 스캔들로 인해 전격 활동 중단! 당분간 자숙을 이어가기로.]

[골든로드. 해외 일정을 모두 취소!]

[ZIZAK 활동 전면 중단!]

오랫동안 체했던 속이 뻥 하고 뚫리는 것만 같았다.

“그러게 좀 착하게 살 것이지. 왜 가만히 있는 우리 애들을 건드려?”

가수 1실은 캐쉬카우였던 골든로드의 일본 콘서트마저 취소된 탓에 최소 100억 정도의 매출이 날아가 버렸다.

덕분에 회사 분위기는 흉흉했지만 처음으로 가수 매니지먼트실의 무게 추가 가수 2실로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골든로드 중심에서 체리블라썸 중심으로 말이다.

* * *

고급 중식당 화룡.

고급 정장을 입은 네 명의 남자들이 안색을 굳힌 채 앉아 있었다.

나이가 30대부터 70대인 남자들.

이들에겐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바로 서울예술종합대학 출신으로 굴렁쇠 엔터의 주주라는 것.

천천히 회전하는 원반 테이블에 앉은 남자 중 가장 노회한 한 남자가 입을 열었다.

“좋은 일로 만나야 하는데 꼭 이런 나쁜 일이 있을 때만 모이게 되는군.”

서예종 9기로 이 자리에 모인 남자들의 리더이자 굴렁쇠 엔터의 대주주 최은태가 찬찬히 입을 열었다.

올해 75살인 그는 명동 사채 시장에서도 제일가는 거부로 업계에서는 큰 회장님이라 불리는 전주였다.

최은태 회장의 말에 곁에 앉은 한 남자가 인상을 찌푸렸다.

“최 선배도 참. 지금이 인사나 할 땝니까?”

원탁 테이블의 맞은편에 앉은 서예종 19기 이상필 대표가 인상을 쓴 채 툴툴거렸다.

골든로드가 활동 중단을 한 탓에 여러 가지 사업 구상이 어그러졌기 때문이다.

이상필 대표는 올해 65살로 일본과 한국을 오가는 보따리상으로 시작해 현재는 LSP 그룹을 운영하며 의류와 화장품 분야의 사업을 하는 사업가다.

“그럼 화라도 내라는 건가?”

“화를 낼 땐 내야지요. 이기철 그놈이 무능해서 이렇게 사고를 쳤으니 뭔가 대책을 세워야 할 게 아닙니까? 골든로드가 망하면서 제 사업이 얼마나 악영향을 받았는지 아실만한 분이······”

이상필 대표가 굴렁쇠에 투자한 건 LSP 그룹의 일본 파이를 늘리기 위해서였다.

골든로드의 일본 진출과 함께 LSP 그룹의 화장품을 런칭하려는 계획이 송두리째 날아갔으니 인상을 찌푸릴 수밖에.

“선배님. 진정하시지요. 국화차가 마음을 다스리는 데 그렇게 좋답니다.”

서예종 34기인 박형문 대표가 이상필 회장의 앞에 국화차를 따랐다.

트루엔젤스라는 투자회사를 경영하는 박형문 대표는 동문들의 도움으로 회사의 규모를 급격히 키워온 야심만만한 사업가다.

“그보다 이기철 그놈은 안 온대?”

이상필 회장의 질문에 박형문 대표가 고개를 저었다.

“기철이는 뒷수습에 정신이 없나 보더라고요. 그보다 그렇게 아쉬워하실 거라면 진즉에 힘 좀 써주지 그러셨습니까?”

“그러게 말이야. 잠시 관망하는 사이에 일이 너무 커졌어.”

“그럼 제가 힘을 좀 써 볼까요?”

그러자 가장 상석에 앉은 최은태의 입에서 경고가 흘러나왔다.

“괜한 무리수 둘 생각 말게.”

나지막한 경고에 이상필 대표가 발끈했다.

“그럼 이렇게 보고만 계실 겁니까?”

최은태 회장의 입가로 의미심장한 미소가 그려졌다.

“그럼? 기철이를 쳐내고 동수한테 회사 경영을 넘기자는 뜻인가?”

“그래야죠. 기철이보다는 동수 그놈이 빠릿빠릿한 게 훨씬 쓸 만합니다.”

최은태 회장이 혀를 찼다.

“쯧쯧. 자네가 동수 뒤를 봐 준다는 건 알지만 아직은 시기가 아니야.”

“예?”

“어차피 곧 강 대표가 돌아올 게 아닌가?”

이상필 대표가 다시 뭔가 말하려고 하자 최은태가 손을 들어 올렸다.

“만식아. 내가 부탁한 것은 알아봤느냐?”

이제껏 조용히 입을 다물고 있던 서예종 47기 올해 37살이 되는 주주 중 막내 최만식이 고개를 끄덕였다.

원래 그의 이름은 이만식이었으나. 최은태가 거둬 그의 성을 따르는 양자가 된 뒤 명동 사채 시장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최은태 회장에게는 아들이 없었던 탓이다.

“예. 회장님. 미국의 존스홉킨스 병원에 동기가 있어서 알아봤습니다만 강감찬 대표는 뇌종양으로 수술을 받았다고 합니다.”

자리에 모여 앉은 일행들은 말없이 두 사람의 대화에 집중했다.

자신들이 모르는 정보가 나왔으니까.

“흐음. 그래? 강 대표 수술은 잘되었고?”

“예. 무사히 회복기에 들어갔답니다. 빠르면 9월 정도에 복귀할 거 같습니다.”

최만식의 보고가 끝나자 자리에 모인 모두의 표정이 미묘하게 변했다.

다들 강감찬 대표와는 껄끄러운 사이였지만 수완이 좋은 강감찬 대표가 있을 때는 이런 난감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었다.

그 탓에 강감찬 대표가 빨리 돌아왔으면 하는 마음과 돌아오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함께하고 있었다.

최은태 회장이 이상필을 보며 말했다.

“상필아. 이왕 벌어진 일은 어쩔 수 없지만 불행 중 다행으로 체리블라썸이라는 대체재가 있으니 그쪽을 이용해 보는 건 어떠냐?”

최은태 회장의 조언에 이상필 대표의 표정이 변했다.

“체리블라썸을 일본에 말입니까?”

“그래. 내 미리 알아보니 해외 반응도 괜찮은 편이라고 하더구나. 네가 일본 쪽 방송계와 조율만 잘하면 서로에게 큰 도움이 될 게다.”

“일본 방송국은 제작위원회라고 불리는 투자자들이 판을 좌지우지합니다. 다만 제작위원이 되려면 자금이 좀 부족한데······”

“필요한 자금은 만식이와 상의해 봐라.”

골든로드가 맡고 있던 역할이 체리블라썸에게 넘어가는 순간이었다.

슬슬 이야기가 마무리되어갈 무렵 최만식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저······ 회장님.”

“왜?”

“이번 일을 신입 한 놈이 처음부터 끝까지 세팅했다는 이야기가 돕니다.”

“신입? 누구?”

“이제 막 대리를 단 정윤호라고 하는데······”

최만식의 이야기가 이어지는 순간 나머지 셋의 얼굴이 호기심으로 변했다.

“믿을 만한 정보야?”

“예. 교차검증까지 끝냈습니다.”

“라인은 탔고?”

“네. 강감찬 대표 측에서 쓸 만한 놈이라며 미리 끌어갔다고 합니다.”

최은태가 잠깐 고민하다 다시 입을 열었다.

“네가 한번 만나봐라. 만식아. 쓸 만하면 우리 라인으로 갈아타게 만들어 보고.”

“알겠습니다. 어르신.”

고개를 숙인 최만식의 얼굴에는 영문 모를 짙은 미소가 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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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0 Native Language: Korean
Jung Yoon-Ho, the Vice President of Top Entertainment, is betrayed by those closest to him, including his wife and the company’s president. When he dies of terminal stomach cancer, he receives a miraculous second chance at life through regression. This brings him to his early days as a talent agent at Hoop Entertainment where his career first began, and where he encountered people he truly cared about. With a planner of future events and knowledge of what’s to come, Jung Yoon-Ho starts anew as a rookie talent agent. Determined to lift up those who were kind to him before, he navigates the challenging entertainment industry to turn adversity into opportunity in this journey of redemption and transformation. Blurb: Jung Yoon-Ho, the Midas Touch of the Entertainment Industry, regresses to a first-year talent agent. The life of the unrivaled ‘Rookie Talent Agent’ starts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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