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Chapter 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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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9화

149. 비밀 스타그램 4

우연희가 받은 쪽지는 혼자 있을 때 물어봐야겠다 싶었다.

1등 트로피를 든 체리블라썸이 맨 마지막으로 무대 아래로 내려왔다.

“축하해! 얘들아!”

이주영 대리가 계단 밑에서 아이들을 반겼다.

“고마워요. 언니.”

“오늘은 좀 힘들었어요.”

8주나 1위를 지키다 보니 2위와 3위와의 표 차이가 500표 정도로 상당히 줄어든 상황.

다음 역대 기록인 9주 연속 1위가 아슬아슬했다.

“빨리 대기실로 들어가서 짐 챙기고 숙소로 가자. 오늘도 좀 쉬어야 내일 스케줄도 소화하지.”

이주영 대리가 체리블라썸을 챙기며 앞장섰다.

대기실로 가 짐을 챙긴 우린 곧장 지하주차장으로 향했다.

A 열에 대둔 승합차로 가는 동안 트로피를 든 세리가 폴짝폴짝 뛰기 시작했다.

“1위다! 또 1위다!”

들뜬 세리를 본 양은비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쟨 언제 철이 들는지······.”

세리를 보며 한탄하는 모습이 꼭 30살은 된 것 같다.

이제 겨우 21살이면서 말이다.

두 사람을 합쳐 놓으면 제 나이처럼 보일 거 같은데 말을 꺼낼 순 없다.

두 사람 모두 다 싫어할 게 분명하니까.

발레의 피루엣 동작을 흉내 내며 우아하게 턴을 마친 세리가 내게로 조로로 다가왔다.

코앞에서 멈춘 세리가 눈을 똥그랗게 뜨고 날 올려다본다.

“오빠. 우리 또 1위 하면 제 고향에 한 번 내려갔다 오면 안 돼요?”

“고향? 고향은 왜? 무슨 일 있어?”

세리의 고향은 경북 안동.

그곳에서 세리네 집은 대규모 과수원을 한다.

무슨 일이 있냐고 묻자 세리가 폰을 꺼내 사진 한 장을 보여준다.

사진 속에는 마을 회관 같은 곳에 플래카드 한 장이 걸려 있었고 그 밑으로 비슷하게 생긴 사람들이 옹기종이 모여 있다.

[안동 김씨의 자랑. 김세리! 음악방송 1위!]

근엄하게 앉아 있는 할아버지와 인자한 할머니 그리고 세리와 똑 닮은 아빠와 엄마 주위로 친지들이 무려 30명이나 뭉쳐서 웃고 있었다.

“할아버지랑 할머니가 1위 할 때마다 마을 회관에다가 플래카드 다시거든요. 그런데 9주 연속 1위 하면 동네잔치 하신댔어요. 울 할배 할매 깜짝 파티해주고 싶어서요.”

들뜬 세리의 표정에 양은비가 끼어들었다.

“할아버지랑 할머니가 너 엄청 좋아하시나 보다?”

“응. 언니. 어릴 때 울 할아버지랑 할머니가 나 키워주셨잖아. 엄마랑 아빠는 사과 따느라 바쁘셨거든.”

양은비와 말을 마친 세리가 들뜬 표정으로 내게 두 손을 모으고 애원했다.

“그러니까 유노 오빠. 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세요!”

세리의 부탁에 양은비와 은아 그리고 우연희까지 나섰다.

“그래요. 오빠. 우리도 세리네 집에 놀러 가봐요.”

“저도 찬성.”

“우리 세리가 가고 싶다잖아요. 윤호 오빠. 네?”

스케줄이 빡빡해서 될지는 모르겠지만 회사에 말해 봐야겠다.

그동안 쉼 없이 스케줄을 소화했으니까 말이다.

“알았어. 회사에다가 말해 볼게. 대신 다음 주도 1위 하는 거다?”

“오예~!”

세리가 씰룩대며 엉덩이를 흔들어댄다.

“대신 확정된 건 아니니까 집에다 연락은 나중에 해.”

“예썰~.”

들뜬 세리가 경례를 마치고 승합차로 힘차게 뛰어간다.

양은비와 은아까지 신이 났는지 오두방정을 떨자 우연희가 한숨을 쉬며 잔소리를 한다.

“얘들아. 그러다 다쳐! 조심해!”

우연희가 그 뒤를 따르려는 순간 난 그녀의 옷깃을 붙잡아 멈춰 세웠다.

“왜요? 오빠.”

“아까 받은 거 줘 봐.”

당황한 우연희의 말이 떨렸다.

“바 받은 거 뭐요?”

“박현우가 무대 위에서 접어 준 거. 다 봤으니까 시치미 떼지 말고.”

“아니 그 그게······.”

“괜찮아. 오빠 믿지?”

그제야 우연희가 오른 손목에 끼워둔 쪽지를 내밀었다.

“죄송해요. 오빠.”

쪽지를 본 순간.

그녀가 왜 쪽지를 숨기려 한 지 알 거 같았다.

[매니저나 회사에는 알리지 말고 은비랑 같이 내가 찍어주는 곳으로 와. 오늘 밤 11시. 클럽 BLUE. VIP 7번 방. 클럽 입구로 들어오지 말고 호텔 데스크에서 ‘강 부장’한테 이야기하면 알아서 안내해 줄 거야. (PS. 안 오면 우리 멤버들이랑 찍은 사진은 기자한테 넘긴다?)]

쪽지를 본 순간 온갖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대체 얼마나 우리 회사와 매니저들을 우습게 봤으면 이딴 협박을 한 걸까.

에이스 엔터나 TK 엔터 심지어 SJ 엔터까지.

힘 있는 회사의 소속 스타들은 큰 사고를 쳐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스타들이 사고를 치고도 당당할 수 있는 이유는 회사가 무슨 일이든 처리할 수 있다는 힘을 믿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연희는 이번 일의 뒤처리를 회사에 맡기는 걸 두려워하고 있었다.

상대 회사가 우리 회사보다 크다는 이유로.

난 안절부절못하는 우연희를 보며 속으로 다짐했다.

이제부터는 어떤 풍파를 막아주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겠노라고.

“이걸 너 혼자 처리할 생각이었어?”

“······아뇨.”

“그러면?”

“실은 아무 생각도 안 나서요. 일단 숙소에 가면서 생각해보려고 했어요. 죄송해요.”

우연희가 미안한 표정으로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애들 쳐다본다. 고개 들어.”

“아 네.”

난 우연희만 들을 수 있는 작은 목소리로 속닥거렸다.

“조금 실망했다 연희야. 나보고 뭐든 해줄 거 같은 키다리 아저씨라며? 설마 나를 못 믿어서 그런 거야?”

“죄송해요. 오빠를 못 믿어서가 아니라. 오빠한테 피해가 갈까 봐서요······.”

“그러면 너나 은비한테 피해 가는 건 괜찮고? 그게 더 심각한 건지 몰라?”

“죄송해요.”

“알았으면 됐어. 하지만 이런 일이 있을 땐 무조건 나한테 먼저 알려줘. 그래야 이 키다리 아저씨가 해결해 주지.”

“네 앞으론 무조건 오빠한테 말할게요.”

“이제부터는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뒤는 내게 맡기고 숙소에서 푹 쉬어. 이 정도 일쯤은 나한테는 아무것도 아니니까.”

자신만만하게 말하며 웃자 그제야 우연희의 얼굴도 다시 밝아졌다.

하지만 내 가슴 속에는 활화산 같은 분노가 치솟아 오르고 있었다.

* * *

숙소에 도착한 나는 우연희에게 폰을 달라고 했다.

“하루만 내가 가지고 있을게. 뒤처리하려면 폰이 좀 필요하거든.”

우연희는 어차피 가족들 말고는 연락하지 않는다며 순순히 폰을 내게 맡겼다.

“그러면 오늘은 푹 쉬고 내일 보자.”

“네. 오빠.”

우연희가 아이들과 숙소로 안전하게 들어가는 걸 보고 곧장 회사로 향했다.

회사로 가는 도중 강지영 본부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그녀는 배우 1실의 조민성의 계약 문제로 외근을 나간 상태라 연락이 닿지 않았다.

난 머뭇대지 않고 곧장 이동민 실장을 찾아 지하 녹음실로 향했다.

* * *

“선우야. 방금 그 구간 다시 한번 들어보자.”

“종훈 형. 이제 제발 그만. 나 잠 좀 자자.”

“잠은 무슨. 어제도 잤으면서.”

“원래 잠은 매일 자는 거라고!”

자살 소동을 일으켰던 김종훈은 요즘 우리 회사에서 지내는 중이다.

최근에는 방선우의 숙소에서 아예 같이 산다고 하던데 이젠 작곡할 때도 같이 붙어 있는 것 같다.

“와 이 오빠. 나보다 더하다.”

“누나도 똑같아. 형이랑 누나 성화 때문에 내가 잠을 못 잔 게 얼만 줄이나 알아?”

“몰라. 너도 그저께는 우리 잠 안 재웠잖아.”

이동민 실장이 그만 좀 다투라며 잔소리를 한 뒤 녹음실 밖으로 나왔다.

“어? 윤호야. 왜 안 들어오고?”

“체리블라썸 문제 때문에 상의드릴 게 있어서요.”

이동민 실장이 인상을 찌푸렸다.

“왜? 은영이가 아직 계정 사진을 안 지웠어?”

“은영이는 지금 아예 스타그램 비밀 계정이 없다고 버티는 중이랍니다.”

“뭐야? 그럼 혹시 기자가 잘못 안 거 아냐?”

“걔들이 거짓말하는 게 어디 하루 이틀 일입니까? 있는데 없다고 하는 거죠.”

이동민 실장이 머리를 벅벅 긁었다.

“그럼 어떻게 하나······.”

“박현우와 은영이가 사귀는 건 아시죠?”

“알지.”

“그놈을 채근해서 은영이 비밀 계정 알아내겠습니다.”

이동민 실장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걔가 지 여친 비밀 계정을 알려줄까? 그러다 자기 사생활도 털릴 텐데.”

난 오른쪽 주머니에 있던 종이를 내밀었다.

박현우가 협박한 내용이 담긴 쪽지를 읽은 이동민 실장의 입에서 쌍욕이 터져 나왔다.

“XX. 이것들이 진짜 미쳤나?”

난 씩씩대는 이동민 실장을 부추겼다.

“차라리 이참에 싹 털어버리는 건 어떻습니까?”

“할 수 있겠냐? 나도 심정적으로는 당장 고소부터 하고 싶은데 장난이라고 버티면 사과를 종용받는 수준에서 끝날걸?”

“제가 직접 가서 처리하겠습니다.”

잠시 생각하던 이동민 실장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다. 이걸 네가 왜 혼자 해? 같이 가자.”

이동민 실장은 좋은 사람이다.

그래서 지금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딴 놈들을 처리하는 덴 좋은 사람이 필요한 게 아니니까.

“실장님. 부탁드립니다.”

“윤호야. 아무리 네가 날고 기어도 그건 아니지. 가드들과 주먹다짐이라도 나면 어쩌려고?”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 실력 아시잖습니까?”

삼촌 뮤직에서 내 실력을 봤지만 이동민 실장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아니다. 술자리 사진? 그까짓 거 그냥 터트리라고 해! 감기 한번 앓았다고 생각하면 되니까!”

이동민 팀장의 말이 든든하게 느껴졌지만 난 이런 짓을 꾸민 박현우를 그대로 둘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었다.

내 단호한 표정에 이동민 실장이 답답하다는 듯 발을 동동 굴렀다.

“네가 잘 모르나 본데 클럽 BLUE는 경찰이랑 그렇고 그런 사이라서 건드리기 힘들다고.”

난 피식 웃으며 답했다.

“방법이 있습니다.”

클럽 BLUE의 영업이사와 대표이사에 관한 비리들을 대충은 알고 있다.

그리고 어떤 경찰과의 유착 관계가 있는지도.

그러니 무슨 일이 있어도 빠져나올 자신이 있었다.

굳은 내 표정을 본 이동민 실장이 결국 설득하기를 포기했다.

“알았다. 클럽 BLUE VIP 룸이면 최소 500만 원은 깔고 들어가야 해. 자 내 카드. 이거 써. 무슨 일 생기면 바로 전화하고.”

이동민 실장이 결제하라며 자기 개인 카드를 내밀었다.

그런데 그때였다.

녹음실의 문이 열리며 젓가락을 입에 문 김종훈이 나타났다.

“무슨 사정인지는 모르겠는데 클럽 BLUE에 VIP 룸은 아무나 못 들어가. 최준우 사건 이후로 신원 확인 안 되면 돈 아무리 줘도 못 들어가도록 방침을 바꿨거든.”

“그래?”

김종훈은 자기가 최근까지도 클럽 BLUE에서 술독에 빠져 살았다며 자기가 알고 있는 정보를 풀었다.

이젠 친구 사이가 된 터라 말을 편히 놓으며.

“종훈이 너······. 혹시 거기서 사고 친 건 아니지?”

“아냐. 인마.”

VIP 방을 빌려놓고 아무도 없이 혼자서 진탕 술을 마셨다면서.

그나마 여자를 끼거나 약을 하진 않아 다행이다 싶었다.

“나도 거기 VIP야. 그러니까 같이 가자. 뭔진 몰라도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생겼으니 좋네.”

아무래도 약간의 도움은 받아야 할 거 같았다.

이동민 실장이 한숨을 쉬며 우리에게 경고했다.

“몸조심해라.”

이동민 실장의 말에 난 고개를 끄덕거렸다.

쪽지를 본 순간부터 더는 장은영의 계정에 있는 사진 쪼가리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사진을 무기로 협박해?

이건 일탈이 아니라 범죄다.

그런 수를 썼다면 나도 더는 참을 이유가 없다.

이번 기회에 ZIZAK의 박현우는 물론이고 이 일에 얽혀 있을 게 분명한 장은영을 완전히 밟아버릴 생각이다.

‘박현우. 장은영. 니들은 오늘 나한테 뒈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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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0 Native Language: Korean
Jung Yoon-Ho, the Vice President of Top Entertainment, is betrayed by those closest to him, including his wife and the company’s president. When he dies of terminal stomach cancer, he receives a miraculous second chance at life through regression. This brings him to his early days as a talent agent at Hoop Entertainment where his career first began, and where he encountered people he truly cared about. With a planner of future events and knowledge of what’s to come, Jung Yoon-Ho starts anew as a rookie talent agent. Determined to lift up those who were kind to him before, he navigates the challenging entertainment industry to turn adversity into opportunity in this journey of redemption and transformation. Blurb: Jung Yoon-Ho, the Midas Touch of the Entertainment Industry, regresses to a first-year talent agent. The life of the unrivaled ‘Rookie Talent Agent’ starts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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