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Chapter 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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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화

136. 강남 부티크 호텔 1

[에브리데이 V10]

[2020년 6월 10일]

-AM 08:00 강남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 SJ 엔터 블릿 리더 김종훈 발인.

김종훈의 사망 시각은 내일(6월 8일) 오후 6시.

앞으로 4일 뒤 그의 장례식장 발인에 참석하게 된다는 일정이 내 다이어리에 선명하게 남아 있다.

당시에도 연예계 관련자들이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블릿’이 보이 그룹으로 최전성기를 지나기는 했어도 김종훈은 솔로로 활동을 전환해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었으니까.

심지어 최근에는 일본과 한국에서 단독콘서트를 연속 매진시키며 승승장구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가 자살할 거로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즉 지금 이 순간 그의 죽음을 막을 사람은 나 하나뿐이었다.

다만 엄연히 다른 회사였기에 무턱대고 찾아갈 수는 없었다.

무작정 자살하려는 장소를 찾아내는 것은 더 이상하고.

그래서 이렇게 강하나의 데뷔를 핑계로 김종훈과 만날 기회를 만드는 중이었다.

“하나가 만든 듀엣곡이 하나 있는데 그걸 종훈 씨한테 제안해 볼 생각입니다.”

강하나가 만든 <혼불>은 내년 대종상 대상 작품의 OST로 널리 알려지며 무려 3천만 조회 수를 올리는 명곡이다.

하지만 사정을 모르는 이동민 실장은 여전히 걱정스러운 표정이다.

“그걸로 될까? 종훈이가 좋아하는 스타일은 비트 빠른 곡들인데.”

“에이. 우리 2실에 작곡가가 하나뿐인가요.”

이동민 실장은 곧바로 내 뜻을 눈치챘다.

“잠깐. 너 설마 선우 곡도 넘기려고?”

“예. 이참에 선우 작품 중 남성에게 어울릴만한 곡 몇 개만 뽑죠. 어차피 가수 2실에 남자 댄스 가수도 없으니까요.”

이동민 실장이 아쉬운 티를 냈다.

“아니 그거야 지금부터라도 키우면······.”

“실장님도 참. 지금 키워서 언제 씁니까? 괜한 욕심 내지 마세요. 곡이 장도 아니고 묵혀 둔다고 맛이 깊어지는 것도 아닌데.”

가수 2실 전속 작곡가가 된 선우가 완성해 놓은 곡만 30곡이 훌쩍 넘는다.

하지만 이동민 실장은 단 한 곡도 주기 싫은 티가 역력했다.

곡 욕심이 없는 프로듀서는 없으니까.

그러면서도 손익 계산을 하긴 했는지 결국에는 알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하긴 선우처럼 곡을 빨리 만들어내는 작곡가도 없지. 그럼 그렇게 하자. 선우 곡이라면 종훈이도 탐을 낼 테니까.”

체리블라썸의 성공으로 인해 올 전반기 가장 핫한 작곡가는 바로 방선우다.

아무리 까칠한 김종훈이라지만 현시점에서 가장 잘 나가는 작곡가의 곡이라면 절대 거절할 리는 없겠지.

“실장님. 그리고 콘서트 객원으로 체리블라썸을 세워준다는 조건까지 걸면 어떨까요?”

이동민 실장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1+1까지 하자고?”

“네. SJ 엔터도 설득해야죠.”

원 플러스 원은 마트가 아닌 이 업계에서도 통용된다.

배우나 가수나 이름 있는 연예인에게 끼워파는 건 비일비재하니까.

“야 그 정도 제안이면 SJ 엔터가 아니라 TK 엔터라도 OK 하겠다!”

“하하. 그건 그렇네요.”

“그러면 이거 우리가 손해 아냐? 계산기를 좀 두드려 봐야 할 것 같은데.”

“아니요. 김종훈 씨 일본 콘서트에 체리블라썸을 세워서 일본 반응을 확인해 볼 수 있으니 우리에게 이익입니다.”

“하긴 그 말도 그럴듯하네. 알았어. 그러면 하나 곡이랑 선우 곡 중에서 쓸 만한 것들로 좀 추려봐. 서준이 형한테는 내가 연락해볼 테니까.”

서준이 형?

설마 SJ 엔터의 이서준 회장을 형이라고?

믿을 수가 없다.

“에이. 허풍도 정도껏 하셔야지. 천하의 이서준 회장님이 뭐가 아쉬워서 실장님과 호형호제를 합니까?”

이동민 실장이 날 째려본다.

“얀마. 내 전성기 때는 곡 하나 같이하자고 음반 사업자들이 줄을 섰어! 이거 왜 이래?”

그러고 보니 최근 트랜드를 좀 못 따라가서 그렇지 한때는 모두가 인정하는 한국 최고의 제작자이자 프로듀서였던 이동민 실장이다.

하지만 난 장난스레 웃으며 기분을 업시켰다.

김종훈을 살려야 한다는 무거운 생각에 억눌려서는 될 일도 안 될 테니까.

* * *

[@KJH_FOREVER]

우울이 하루하루 날 집어삼키고 있다.

손짓하는 그 깊은 어둠에 발을 담그고 싶다.

질식하는 늪.

공기가 없는 대기.

살아 있다는 걸 느낄 수 없다면 내가 진정 살아 있는 걸까?

아픈 건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데 참 편하다 싶다.

그래.

모든 게 내 잘못이다.

오늘도 김종훈의 트윈터에는 부정적인 감정이 가득 담긴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걱정한 팬들이 이상한 생각이라도 하는 건 아니냐고 물으면 하루가 지나기도 전 김종훈은 밝게 웃는 얼굴로 대꾸했다.

밤이 되면 찾아오는 감정에 잠깐 휘말렸을 뿐이라고.

하지만 기분이 왔다 갔다 하는 이런 증상이야말로 우울증 환자들이 보이는 전형적인 모습.

난 트윈터의 내용을 보다가 한숨을 내쉬며 마음을 다잡았다.

현재 시각은 6월 8일 오후 2시.

김종훈이 자살하기까지 이제 4시간이 남았다.

이동민 실장과 함께 SJ 엔터에 도착하자마자 대표이사실로 들어갔다.

이서준 회장이 환한 표정으로 우릴 반겼다.

“자자. 편히들 앉지.”

10년을 회귀했는데도 얼굴이 그대로라니 왠지 기분이 묘했다.

이서준 회장은 밤무대와 행사 중심의 한국 엔터 업계를 양지로 끌어올린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양아치가 우글거리는 매니저라는 업종을 명문대 출신들이 찾아올 정도로 확 바꾼 장본인이고.

그나저나 10년 후에는 언제나 정장을 고수했었는데 지금은 청바지 차림이다.

한창 현역인 이서준 회장이 환한 표정으로 이동민 실장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나저나 동민이 넌 갈수록 얼굴이 젊어지는 것 같구나. 요즘 체리블라썸 때문에 살맛이 나나 보지?”

“그러게 형님도 걸그룹 좀 잘 키우시지 그러셨어요? 요즘 SJ에서 키운 애들 성적이 엉망이던데요?”

이동민 실장은 보자마자 장난스레 태클을 걸었다.

호형호제한다더니 친한 걸 넘어 죽마고우 수준이다.

“끄응······. 자식이 아픈 데를 건들고 있어.”

“그러길래 캘리포니아에 와이너리를 사느니 하면서 회사를 등한시하더니. 형님이 가수들한테 신경 덜 쓰니까 그 모양이잖아요.”

이동민 실장의 말에 이서준 회장이 투덜거린다.

“그래. 인마. 너 잘났다.”

“이제 아셨수?”

두 사람이 반가운(?) 인사를 마치자 이서준 회장이 내게도 손을 내밀었다.

“요즘 유명한 굴렁쇠 에이스를 다 보네. 영광이야. 정 대리.”

“아닙니다. 회장님.”

내 얼굴에 금칠을 해주는 이서준 회장과 인사를 마쳤다.

“어쨌건 만나보게 돼서 반갑군. 앉아 앉아서 이야기하자고.”

이동민 실장과 미리 상의해 둔 제안을 들은 이서준 회장은 우리 제안이 너무 좋다며 다른 속셈이 있는 건 아닌지 수상하다는 속내를 보였다.

“그런데 왜 종훈이지? 솔직한 말로 그 정도 제안이면 올해 콘서트 잡힌 다른 대형 가수들도 솔깃해할 텐데?”

이동민 실장이 날 쳐다보며 어깨를 으쓱였다.

“이 친구가 처음부터 종훈이가 아니면 안 된다고 고집을 부리더라고요. 저희 신인인 하나와 보이스 컬러가 어울린다나?”

이서준 회장이 고민할 필요가 없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윈윈(Win-Win).

거래하는 두 당사자가 모두 승리하는 좋은 거래를 거절할 리가 없으니까.

“좋아. 그 문제는 그렇다 치고 그보다 종훈이 줄 곡이 있다며? 그 곡부터 좀 들어보자고.”

“예. 형님.”

이동민 실장의 지시에 난 곧장 녹음된 곡을 틀었다.

강하나의 <혼불>과 방선우가 만든 제목 미정의 네 곡을 연속으로.

일부러 가이드 보컬을 붙이지 않은 음원만 들고 왔다.

이서준 회장이라면 이 곡들의 가치를 알 테니까.

한 곡당 4분.

총 다섯 곡이 차례로 플레이되는 동안 이서준 회장의 얼굴은 시시각각 변했다.

“허어! 어디서 이런!”

플레이가 끝나자 이서준 회장이 내 손을 덥석 잡았다.

“혹시 다른 곡은 없나? 다른 곡 있으면 내가 다 사지. 아니. 이 곡을 만든 작곡가가 누군지만 알려주면 내가 큰 사례를······.”

이동민 실장이 슬쩍 끼어들었다.

“형님. 전부 우리 가수 2실의 인 하우스 팀이 만든 겁니다. 내부에서 소화하기 벅차서 넘기는 거니 더 욕심내지 마세요.”

이서준 회장이 입맛을 다신다.

“야. 말이 그렇다는 거지. 하여간 종훈이보고 바로 회사로 들어오라고 할 테니까 두 사람은 가지 말고 기다려 봐.”

곡의 가치를 알아본 이서준 회장이 다급한 심정으로 전화를 걸었다.

앞으로 김종훈이 자살하기까지 남은 시간은 3시간.

압구정에서 강남까지의 거리라 아직 시간은 여유가 있었다.

사실 아침 무렵엔 직접 구하러 갈까도 생각했었다.

하지만 나중을 위해서도 이서준 회장에게도 알려주고 싶었다.

당신의 가수가 이토록 힘들어한다는 것을.

주변 사람들도 종훈에게 조금 더 세심한 관심을 가져야만 이 비극을 완벽히 막을 수 있을 테니까.

뚜우- 뚜우.

소리샘으로 계속해서 넘어가며 김종훈과의 연락이 닿지 않았다.

당연하다.

지금쯤은 김종훈은 모든 연락을 차단하고 죽음 앞에 서서 고민하고 있을 시간이니까.

“이 녀석이 왜 이렇게 전화를 안 받아?”

이서준 회장은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종훈의 매니저에게 전화를 걸었다.

“나다. 종훈이 녀석에게 연락이 안 되는데 지금 어디냐?”

하지만 매니저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이서준 회장의 표정이 의아하게 변했다.

“호텔? 집이 아니라?”

전화를 끊은 이서준 회장이 미안한 표정을 짓는다.

“잠시만 기다려. 콘서트 끝나면 가끔 연락 끊고 호텔에서 쉬는데 금방 찾아서 데리고 올 거야.”

난 슬그머니 폰을 꺼내며 이제껏 참았던 말을 꺼냈다.

이제 김종훈을 구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일 시간이다.

“회장님. 최근 종훈 씨 트윈터 보셨습니까?”

“트윈터?”

“여기 이것 좀 보십시오. 종훈 씨 트윈터에 올라온 글이 좀 이상하던데요. 혹시 나쁜 마음이라도 먹은 건 아닐까요?”

트윈터에 적힌 글을 보여주자 이서준 회장이 인상을 찌푸렸다.

“이게 왜? 자네도 알 거 아닌가? 연예인들이 우울증 증상은 곁에 달고 사는 거.”

“그래도 수위가 너무 높습니다. 이 정도로 노골적으로 사인을 보내고 있는데 너무 익숙해지신 거 아닙니까? 저라면 당장이라도 찾아 나섰을 것 같습니다. 이러다 큰일이라도 생기면 어쩌시려고요?”

“끄응······.”

다른 회사의 대리가 언성을 높이자 이서준 회장이 불편한 기색을 띠었다.

하지만 김종훈이 죽는 것에 비하면 이따위 어색함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이서준 회장은 연신 헛기침하며 트윈터를 천천히 스크롤해서 훑어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심각해지는 내용 탓에 표정이 점점 더 굳어지기 시작했다.

난 곁에 있는 이동민 실장에게도 김종훈의 트윈터를 보였다.

이동민 실장의 얼굴도 딱딱하게 굳어져 버렸다.

“형님. 그냥 넘기기에는 좀 심각한 거 같은데요?”

우리 두 사람이 양옆에 서서 불안감을 부추기자 이서준 회장도 더는 견디지 못하고 이곳저곳으로 확인 전화를 돌리기 시작했다.

전화가 이어지는 동안 이서준 회장의 얼굴이 점점 굳어가고 있었다.

근래 들어 자주 이런 말을 하지만 다들 설마설마했다는 거다.

하지만 그 설마가 사람을 잡는다.

누구보다 성공하고 있는 김종훈이었으니 설마 자살할 거라고는 아무도 생각지 않을 테니까.

이제 남은 시간 2시간 반.

그냥 김종훈이 어디 있는지 알려줄까 했지만 다행히 매니저에게 먼저 전화가 걸려왔다.

“강남 블레스 호텔? 그런데 전화를 계속 안 받아?”

일갈한 이서준 회장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동민아. 나중에 다시 보자. 난 좀 나가봐야 할 것 같다.”

김종훈의 불안한 상태를 본 이서준 회장이 홀로 움직이려 했다.

“회장님. 저희도 같이 가겠습니다.”

이서준 회장이 고민하자 이동민 실장이 곁에서 거들었다.

“형. 윤호 데리고 가. 도움이 될 거야. 얘가 촉이 끝내주거든.”

더 시간을 끌 상황이 아니다 보니 이서준 회장도 서둘러 결정을 내렸다.

“그럼 그냥 다 같이 가자.”

다 같이 움직이자는 이서준 회장의 말에 난 다급히 두 사람을 붙잡았다.

김종훈을 구하기 위해선 챙겨야 할 게 하나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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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0 Native Language: Korean
Jung Yoon-Ho, the Vice President of Top Entertainment, is betrayed by those closest to him, including his wife and the company’s president. When he dies of terminal stomach cancer, he receives a miraculous second chance at life through regression. This brings him to his early days as a talent agent at Hoop Entertainment where his career first began, and where he encountered people he truly cared about. With a planner of future events and knowledge of what’s to come, Jung Yoon-Ho starts anew as a rookie talent agent. Determined to lift up those who were kind to him before, he navigates the challenging entertainment industry to turn adversity into opportunity in this journey of redemption and transformation. Blurb: Jung Yoon-Ho, the Midas Touch of the Entertainment Industry, regresses to a first-year talent agent. The life of the unrivaled ‘Rookie Talent Agent’ starts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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