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Chapter 135

You can change the novel's language to your preferred language at any time, by clicking on the language option at the bottom left.

제135화

135. 강하나 영입 5

강하나와 계약한 다음 날 그녀를 <글로벌 프로듀스 47>에서 빼내기 위해 KNET의 안준희 PD를 찾았다.

안준희 PD는 우리 일행을 보자마자 대뜸 인상을 찌푸렸다.

“나 대표한테 이야기 들었어. 얘 뺀다며?”

안준희 PD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이동민 실장이 즉시 저자세로 나섰다.

“미안하게 됐다. 너랑 미리 상의해야 했는데 일이 워낙 급박하게 흘러갔거든. 어차피 하나는 아이돌 하기에는 나이도 많고 댄스도 F급이잖아. 방송은 기권으로 처리해 주면 뒤는 우리가······.”

“잠깐만. 일단 얘 좀 자세히 보고.”

안준희 PD가 손을 들어 이동민 실장의 말을 끊었다.

그리고 강하나를 위아래로 쳐다본다.

뱀처럼 끈적한 시선이 전신을 핥는 것처럼 타고 돌자 강하나가 고개를 푹하고 숙였다.

“흠. 역시 다시 봐도 별론데? 어디에 쓰려고?”

안준희 PD가 강하나를 바로 앞에 두고 무례한 말을 하자 이동민 실장의 얼굴이 살짝 닳아 올랐다.

하지만 애써 화를 억누른 채 말을 이어갔다.

안준희 PD에게 강하나가 가치가 없다고 인식되어야지 프로에서 빼내기가 쉬우니까.

“아이돌 할 건 아니고 가수로 키워보려고. 체리블라썸 라인업에 여자 싱글 가수 하나 더하면 좋을 거 같아서.”

“그래? 요즘은 여성 솔로는 잘 안 될 텐데 이 실장은 꼭 트렌드를 반대로 타더라?”

안준희 PD가 고민에 들어갔다.

“흠 얘 써먹을 계획이 하나 있긴 했는데······.”

강하나를 낮게 보는 게 속이 쓰렸지만 여기서 기분 나쁜 티를 내선 안 된다.

그랬다간 모든 게 수포가 될 수도 있으니까.

생각을 마친 안준희 PD가 생글거리기 시작했다.

불안하게 시리.

“좋아. 이번에는 굴렁쇠가 나한테 크게 빚진 거다. 알지?”

이동민 실장이 어색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안 PD. 출연계약서는 지금 바로 파기해 줄 수 있을까?”

안준희 PD가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입술을 만지작거렸다.

“에이. 그냥은 안 되고.”

“그러면?”

“애들 다 듣는 데서 할 이야기는 아닌 것 같은데.”

이동민 실장은 알았다며 우리에게 나가 있으라 말했다.

“두 사람은 밖에서 좀 기다려.”

역시 뭔가를 바라고 있다.

안준희 PD의 조건이 대충 짐작은 가지만 내가 끼어들 수 있는 자리는 아니었다.

“예. 실장님.”

난 안준희 PD에게도 인사한 뒤 강하나를 데리고 PD실을 나섰다.

PD실 밖에서 지나가는 KNET의 직원들을 보며 강하나에게 말했다.

“하나야. 너도 이 업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정도는 알지?”

강하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죠. 연습생 생활만 6년인데.”

“안 PD가 했던 말은 마음에 두지 마. 넌 가수가 될 사람이지 아이돌이 될 사람은 아니니까.”

강하나의 붉어졌던 안색이 조금은 밝아졌다.

“고마워요 오빠.”

“고맙긴. 그리고 돌아가면 바로 곡 작업부터 하자. 준비하고 있는 자작곡이 있댔지?”

“예. 혼자서 취미 삼아 만들었던 건 있어요.”

혹시라도 기가 죽을까 우려돼 회사로 돌아가자마자 자작곡을 녹음하자 일렀다.

강하나가 폰 메모장을 켜 자기가 작곡한 곡의 가사를 보여준다.

순간 심장이 멎을뻔했다.

“하 하나야. 그 곡은 제목이 뭐야?”

들뜬 심장을 억누르며 물었더니 강하나가 태연한 표정으로 답했다.

“새로운 시작이요. 거의 완성된 곡인데 가사를 좀 수정해서 이 실장님께 컨펌 받아 보려고요.”

“새 새로운 시작?”

“왜요? 혹시 제목이 별론가요?”

“아냐. 아냐. 딱 좋아. 완전 좋으니까 절대 바꾸지 말고 무조건 그걸로 하자!”

앞으로 너튜브 조회수 1억을 달성하는 강하나의 데뷔곡이 이미 완성되어 있었다.

난 새어 나오는 웃음을 감춘 채 다급히 말했다.

“일단 여기서는 연습하지 말자. 사람들 많으니까 유출 조심해야지.”

지나가다 누가 보고 카피라도 하면 어쩌려고.

“앗. 네. 알겠어요.”

강하나가 얼른 폰을 끄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이동민 실장이 PD실에 머무는 게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오빠. 무슨 일이라도 생긴 게 아닐까요?”

“아냐. 원래 계약서 파기하고 확인하는 데 시간이 좀 걸려.”

나 역시 불안했지만 시치미를 뚝 뗐다.

뭔가 잘 안 풀리는 건 확실했지만 긴장한 티를 내면 안 되니까.

달칵.

대략 10분 정도가 지난 후 이동민 실장이 굳은 표정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한결 밝아진 안준희 PD가 뒤를 따라 나왔다.

“그러면 연락 줘. 이 실장.”

“오케이.”

이동민 실장은 굳은 표정으로 앞서 걷기 시작했다.

* * *

이동민 실장은 강하나를 먼저 차에 태운 뒤 차에서 멀찍이 떨어진 채 말을 이었다.

“하나 계약서는 파기했는데 대신 체리블라썸을 결승 축하 무대에 올려줘야 할 것 같다.”

물론 조건이 저게 전부는 아닐 것이다.

돈이나 술 접대를 노골적으로 요구했을 게 뻔했지만 이동민 실장은 나에게 그런 문제까지 걱정시키고 싶지는 않았을 거고.

결국에는 걱정했던 일이 터지고야 말았다.

체리블라썸을 출연시켜 달라고 입버릇처럼 말하던 안준희 PD였으니까.

하지만 결승 축하 무대라니.

‘그 시점이면 슬슬 조작 사건을 기자들이 물 텐데······.’

안 PD와 엮여 구설수에 오르는 것은 절대로 피하고 싶은 일이다.

잠깐 고민하던 난 아예 판을 흔들 마음을 먹었다.

강하나만 빼 온다는 게 마음에 늘 걸렸으니까.

열심히 오디션에서 노력해 합격한 연습생들이 조작에 동조했다는 의심을 받으며 네티즌의 조리돌림을 당하는 것을 외면하려니 마음이 불편하기도 하고.

“실장님. 아무래도 안 PD 조작 건. 터트려야 할 거 같은데요.”

“끄응. 안 그래도 나도 그 문제로 고민 중이다. 그 새X가······ 아호. 아니다 내가 말을 말자.”

이동민 실장이 생각에 잠겼다.

KNET이란 거대 방송사를 상대로 시비를 건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니까.

“실장님. 저희가 관여했다는 걸 모르게 처리할 방법이 있습니다.”

이동민 실장이 반색하며 말했다.

“뭔데? 그런 거 있으면 빨리 말해 봐. 약점 잡았다고 접대를 요구하는 것도 열 받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연습생들이 이용당하는 걸 외면하려니 마음 한구석이 찜찜하더라고. 투표 받고도 못 올라가는 연습생들은 뭔 죄냐?”

열변을 토하는 이동민 실장에게 맞장구를 쳤다.

“알겠습니다. 그러면 지금 바로 연락해보겠습니다. 정보 출처는 확실하게 가려줄 기자가 한 명 있거든요.”

“누군데?”

“보시면 압니다.”

* * *

강남의 한 선술집.

<글로벌 프로듀스 47>의 조작 의혹을 중간일보 최소혜 기자에게 털어놓았다.

쾅!

이야기를 듣던 최소혜 기자가 반쯤 마시던 소주잔을 그대로 테이블에 내리쳤다.

오른손을 소주로 흠뻑 적신 그녀가 씩씩대며 외쳤다.

“그럼 그렇지! 내 그럴 줄 알았다니까요? 내가 지난 시즌에 임영은한테 돈을 얼마나 썼는데! 우리 영은이가 못 올라간 게 안 PD 그 인간 때문이라 이거죠?”

단지 의혹만을 이야기했을 뿐인데 최소혜 기자는 이미 조작을 확정 짓고 있었다.

지난 시즌에 자기가 밀던 임영은이 데뷔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회귀 전에도 중간일보에서 <글로벌 프로듀스 47>의 조작 사건을 터트린 이유를 이제야 알았다.

최소혜 기자가 그 프로의 열렬한 애청자였기 때문이다.

이동민 실장이 최소혜 기자의 빈 잔을 채워주며 달랬다.

“최 기자. 진정해. 솔직히 오디션 만드는 PD들이 뒤로 수작 부리는 거야 알음알음 다 아는 거잖아.”

“아뇨! 이건 최소 사기 아니지. 국기문란이거든요! 안 PD 같은 놈은 아주 그냥 평생 콩밥을 먹여야 해요!”

국기문란?

아이돌 오디션 순위 조작 사건에 거창한 죄가 달라붙고 있다.

최소혜 기자는 이동민 실장이 따라 준 소주 한 잔을 원샷하고 내 쪽을 바라본다.

“이것도 동생이 눈치챈 거야?”

최소혜 기자는 첫 만남 이후로 이제 늘 이렇게 동생이라 부른다.

그나저나 묻고 싶으면 술이나 적게 먹이던지.

이미 술이 몇 잔 들어가 머리는 어지럽고 혀가 꼬였다.

사방이 뱅그르르 돌고 있어 최소혜가 둘로 보이는 중이고.

“아 아닙뉘다. 업계 사람들은 다 의심······하는 거 아님뉘까?”

“에이 의심한다고 다들 확신은 안 하지. 하여간 알았어. 이 건은 내가 책임지고 터트릴 테니 이 누님만 믿어.”

“눼~. 정보원 출처만 잘 가려주세요. 괜히 KNET 측과 원수 되기는 싫거든요.”

최소혜 기자가 다짐하듯 외쳤다.

“걱정하지 마. 이건 덕심을 이용해 돈을 버는 놈들을 징벌하는 문제니까! 사회 정의가 살아 있음을 이번 기회에 꼭 보여주고 말겠어!”

연습생들에게는 피해가지 않는 방법을 찾겠노라 장담하는 최소혜 기자가 왜 이리 믿음직한지.

불끈 쥔 두 주먹이 원펀맨의 그것처럼 보인다.

이 세상에 덕심을 이겨낼 사람은 없다.

그러니 뒤는 믿고 맡기면 될 것 같았다.

* * *

[에브리데이 V10]

[날짜 : 2020년 12월 10일]

-PM 04:00 <일정 삭제>

(삭제된 일정 : 가수 1실 대책 회의. 2F 회의실. (보고 사항) <글로벌 프로듀스 47> 안준희 PD 긴급 구속 시청자 투표 전면 조작.)

아직 첫 방송도 나가지 않았는데 벌써 일정이 사라졌다.

최소혜 기자가 단단히 마음을 먹고 준비라도 하는 모양이다.

“하여간 덕심을 누가 이겨?”

모든 문제가 해결되어 마음이 홀가분해진 나는 이동민 실장의 방으로 향했다.

숙취가 남아 있어 다리가 휘청댔지만 웃음이 비실비실 나왔다.

똑똑.

“들어와.”

노크하고 이동민 실장의 방으로 들어가자 선객이 있었다.

KNET과 계약 해지 확인서까지 받은 강하나의 얼굴에는 생기마저 감돌고 있었다.

숙소를 잡지 못해 지하 녹음실에서 잤는데도 전에 없이 생생해 보인 걸 보면 말이다.

“실장님은 좀 괜찮으세요?”

“아니. 안 괜찮아. 죽을 거 같다. 우욱.”

이동민 실장이 말을 하다 말고 입을 막았다.

“실장님. 이거 드세요.”

강하나가 급히 자신의 가방에서 조그만 유리병을 꺼냈다.

“응? 뭐 뭔데?”

“꿀물이요.”

강하나는 이동민 실장에게 꿀물을 준 뒤 내게도 한 병 건넸다.

“윤호 오빠도 이거 드세요. 아빠가 직접 딴 석청으로 만든 거예요.”

고춧가루와 콩나물을 듬뿍 넣은 라면으로 해장을 하고 왔지만 정성을 생각해서 고개를 끄덕였다.

“어. 생큐.”

고작 꿀물 한 병.

하지만 이런 소소한 배려가 일할 맛이 나게 했다.

시원한 꿀물을 마시자 조금 더 정신이 들었다.

강하나가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죄송해요. 두 분. 저 때문에······.”

“아냐. 이게 우리 일인데.”

“그래도요.”

이동민 실장과 난 애써 웃으며 말을 돌렸다.

“그런데 하나야. 지하 녹음실에서 자는 거 불편하지 않니?”

“전혀요. 예빈이랑 논다고 늦잠을 자긴 했지만 예전 숙소보다 훨씬 잘 잤어요.”

“예빈이 수다를 다 받아준 거야? 걔 보통이 아닌데.”

작사가 장예빈은 떠들면 한 시간은 기본인데 워낙에 정신세계도 독특해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한다.

하지만 강하나에게는 그 시간마저 너무도 즐거웠단다.

“예빈이는 가사를 진짜 빨리 만들더라고요. 전 수십 수백 번을 고쳐 쓰면서 만드는 스타일이라 배울 것도 많았고요.”

“둘이 잘 어울리니 다행이다.”

“그래서 말인데 저 예빈이랑 같이 살면 안 될까 하고 말씀드리러 온 거예요. 그래도 돼요?”

지하 녹음실에서 산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안 돼. 지하 녹음실 숙소도 예빈이랑 선우가 가끔 바쁠 때만 쓰는 거지. 거길 어떻게 계속 숙소로 써? 몸이라도 상하면 어쩌려고?”

이동민 실장이 몸을 일으키며 대화에 끼어들었다.

“화재 위험 같은 것도 있으니까 지하 녹음실에 숙소 두는 건 폐쇄하고 선우랑 예빈이 숙소를 이 앞에 얻을 거야. 창선 빌라 알지?”

“아. 거기요?”

창선 빌라는 신축으로 지은 4층짜리 건물이다.

평소에도 연습생 숙소로 하면 딱 좋겠다 싶었는데 거기에 들어가게 할 거란다.

“그런 거라면 괜찮죠. 하나야 넌 진짜 예빈이랑 살아도 괜찮겠어?”

“예!”

강하나의 들뜬 표정을 보니 다행이다 싶었다.

회사를 이적했을 때 마음 붙일 친구나 동생이 있으면 적응이 쉬우니까.

대화를 끝낸 강하나가 기쁜 소식을 알리기 위해 지하 녹음실로 향했다.

소파에 기댄 이동민 실장이 한숨을 푹 내쉰다.

“하아. 이제 술 마시는 것도 예전처럼 쉽지가 않네.”

“그래도 저보다는 훨씬 나으시잖습니까?”

이동민 실장이 띄워주지 말라며 웃음을 짓는다.

“근데 아침부터 무슨 일이야? 유진이 현장에도 안 가고.”

“도저히 운전을 못 할 거 같아서 상봉이 보냈습니다. 그보다 한 가지 의논할 게 있어서요.”

“뭐?”

“블릿의 김종훈 아시죠? 그 친구 연말 콘서트에 하나를 게스트로 세우는 거 어떻게 생각하세요?”

SJ엔터의 김종훈은 탑 아이돌 그룹 ‘블릿’의 리더.

하지만 지금은 팀원들이 군대에 간 터라 혼자서 싱글 활동을 하고 있었다.

“종훈이 단콘에 하나를?”

“예. 하나 데뷔를 거기로 잡으면 여러 가지로 얻을 게 많을 것 같아서요. 얼굴 알리기도 좋고요.”

“할 수만 있으면 좋지. 종훈이 콘서트라면 최소 3만 명은 되니까. 그런데 어떻게 SJ 엔터랑 종훈이를 설득하려고? 둘 다 엄청 까다롭잖아.”

“방법이 있습니다.”

“뭔데? 무슨 방법?”

질문에 대답하기 전 난 심호흡을 하며 생각을 가다듬었다.

지금 이 이야기를 꺼낸 진짜 이유는 내일 오후 6시 ‘블릿’의 리더 김종훈의 자살을 막기 위해서였으니까.

If you have any questions, request of novel and/or found missing chapters, please do not hesitate to contact us.
If you like our website, please consider making a donation:
Buy Me a Coffee at ko-fi.com
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0 Native Language: Korean
Jung Yoon-Ho, the Vice President of Top Entertainment, is betrayed by those closest to him, including his wife and the company’s president. When he dies of terminal stomach cancer, he receives a miraculous second chance at life through regression. This brings him to his early days as a talent agent at Hoop Entertainment where his career first began, and where he encountered people he truly cared about. With a planner of future events and knowledge of what’s to come, Jung Yoon-Ho starts anew as a rookie talent agent. Determined to lift up those who were kind to him before, he navigates the challenging entertainment industry to turn adversity into opportunity in this journey of redemption and transformation. Blurb: Jung Yoon-Ho, the Midas Touch of the Entertainment Industry, regresses to a first-year talent agent. The life of the unrivaled ‘Rookie Talent Agent’ starts now.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