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Chapter 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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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34화

134. 강하나 영입 4

아이스톤 뮤직의 1층 외부 손님 접견실.

강하나가 아이스톤과 재계약을 하기 싫다는 뜻을 밝히자 양은철 실장의 표정이 돌변했다.

“그러면 프로듀스 47은 어떻게 하려고? 회사에서 기껏 힘을 써서 방송 출연까지 시켜 줬더니 이 무슨 배은망덕한 짓이야!”

강하나가 굳은 표정으로 답했다.

“기권할게요.”

“야. 강하나! 너 진짜 제정신이야? 이게 어떻게 잡은 기회인데!”

양은철 실장이 버럭 하고 화를 냈다.

하지만 강하나는 눈 하나 껌뻑하지 않았다.

굴렁쇠에서 받아주기로 한 이상 더는 회사의 갑질에 겁을 먹을 이유가 없었으니까.

“제가 데뷔 조에 들 가능성이 없다는 거 정도는 실장님도 아시잖아요.”

“누 누가 그래?”

강하나가 한숨을 내쉬었다.

“실장님. 제가 예슬이랑 소영이 깔개라는 거 회사 사람들도 다 알거든요? 그래서 걔들이 저한테 함부로 해도 실장님도 남 일 보듯 하셨잖아요.”

양은철 실장이 머리를 벅벅 긁었다.

정곡을 찔려 말문이 막힌 모양이다.

“아 아니 뭔가 오해가 있는 모양인데 그게 그런 게 아니라······.”

“실장님. 저 할 만큼 했어요. 데뷔도 못 하는데 더는 희망 고문당하고 싶진 않아요. 그러니까 이제 놔 주세요.”

강하나가 애원하자 양은철 실장이 얼굴을 찌푸렸다.

“차라리 지금이라도 트로트로 진로를 바꾸자. 이사님들도 니가 트로트만 하면 바로 앨범 내준다고들 하셨잖아.”

“트로트는 안 한다고 몇 번이고 말씀드렸잖아요!”

“야! 너는 딱 트로트 체질이라니까!”

양은철 실장이 언성을 높이자 이제까지 말없이 듣고 있던 이동민 실장이 나섰다.

“양 실장. 적당히 해라. 이미 우리 쪽으로 오기로 했으니까 질척거리지 말고. 무엇보다 트로트는 본인이 싫다잖아.”

“이 실장님! 진짜 이렇게 나오실 겁니까!”

“싫으면 법으로 할래? 우리 법무팀이 지원해주면 너희가 이길 거 같냐?”

양은철 실장의 인상이 험악해졌다.

“이 실장님. 상도덕은 지키셔야죠. 이게 뭡니까? 힘들게 방송 출연을 시켰더니 날로 삼키시려고요?”

“야. 깔개로 쓰려던 거 알고 있으니까 너무 유세 부리지 마. 대신 남은 계약 기간 없애주는 대가로 이적료는 확실히 지급해 줄게.”

이적료 이야기에 양은철 실장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적······료요?”

“그래. 복잡한 상황 처리하기에는 돈이 제일 좋잖아. 너도 너희 대표 보기에 민망하지 않고.”

양은철 실장이 헛기침을 한다.

강하나가 트로트를 죽어도 하기 싫다고 버티면 본전도 찾을 수 없다.

하지만 돈을 챙길 다른 방법이 생기자 욕심이 생긴 듯하다.

“그게 싫으면 아까 상암동에서 얘 버리고 간 거 터트리는 꼴을 보든지. 프로듀스 47에 같이 출연한 박예슬이랑 최소영인가 하는 두 사람은 데뷔 조에 들고도 남을 거 같던데. 이 사건 터트리면 걔들 지킬 수 있겠어?”

“아 아니 그게 아니래도요! 다른 스케줄 때문에 못 데리고 간 거라고 말씀드려도 또 그러시네?”

“말도 안 되는 변명은 집어치우고. 결정해. 하나를 넘기든지 다른 둘 내일 1면 기사 톱에 올라오는 걸 각오하든지.”

양은철 실장이 도저히 안 되겠다는 듯한 표정으로 슬그머니 물러났다.

“이게 저 혼자 결정할 문제는 아니니까 윗선에 전화 한번 해보고 올게요.”

주도권을 확실히 잡는 이동민 실장에게 밀린 양은철 실장은 황급히 몸을 돌려 회의실을 나갔다.

그제야 우리 일행의 입에서 안도의 한숨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아직 협상이 끝나지 않았기에 긴장을 풀 수 없었다.

아이스톤 엔터의 나운석 대표는 양은철 실장보다 더한 막장이었으니까.

* * *

외부 접견실의 문이 열렸다.

“이 실장. 오랜만?”

밤 12시가 다 된 시간에 아이스톤의 나운석 대표가 나타났다.

술자리에서 온 건지 몸에서 짙은 알코올 냄새가 풍겨왔다.

“오래간만에 허리띠 풀고 한잔하는데 이게 무슨 일이야?”

이동민 실장이 볼을 긁적거렸다.

경력 18년의 나운석 대표는 이 업계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양반이라 대하기 쉽지 않은 탓이다.

“죄송합니다. 일이 그렇게 됐습니다.”

나운석 대표가 알겠다는 듯 소파에 앉았다.

“양 실장 이야기는 들었어. 그런데 체리블라썸이 잘 나간다더니 돈 많이 벌었나 봐? 이적료까지 주고 하나를 데려가는 거 보니까?”

“돈 많이 벌기는커녕 그동안 투자한 것들을 간신히 메꾸는 중입니다. 그나저나 말 돌리지 마시고 바로 계약하시죠.”

“흐흐흐. 급한가 보네?”

나운석 대표가 고개를 푹 숙인 강하나를 보며 물었다.

“하나야. 진짜 가고 싶냐?”

강하나가 고개를 들었다.

“예. 대표님. 오랫동안 잘해 주셔서 감사하지만 이제는 다른 곳에 가고 싶어요.”

“간다고 대책이 나오냐? 네 나이를 생각해야지.”

“노래 부르는 데 나이가 무슨 상관이에요?”

나운석 대표가 피식 웃는다.

“당연히 있지. 우리가 트로트 하라는 게 괜한 권유가 아니다. 트로트 쪽에서는 30대까지는 파릇파릇한 영계거든. 너라면 앞으로 20년은 너끈하다.”

강하나가 고개를 저었다.

“트로트는 안 할 거라고 말씀드렸잖아요.”

나운석 대표가 강하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다 두 손을 들었다.

“거참. 평양 감사도 저 싫으면 그만이라더니. 알겠다. 놓아주마.”

나운석 대표가 고개를 끄덕이자 순간 강하나의 얼굴에 희망이 깃들었다.

드디어 자유의 몸이 되는 셈이니까.

하지만.

그 희망이 절망으로 바뀌는 데는 단 1초도 걸리지 않았다.

“3억으로 퉁치자.”

“예?”

강하나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얼마나 어처구니가 없었는지 이동민 실장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계약 기간이 고작 6개월 남은 연습생한테 3억이라뇨! 지금 장난하십니까?”

이동민 실장의 거센 항의에도 나운석 대표는 아랑곳도 하지 않았다.

“이 실장. 계산은 정확하게 해야지. 프로듀스 47에 출연했으니 이제 연습생은 아니잖아? 방송 탄 현역이니까 거기에 걸맞게 계산하자는 건데?”

무슨 이런 X 같은 논리가 다 있나.

그동안 강하나에게 들어간 돈을 이렇게 빼먹으려는 건가?

강하나가 음원을 공개하면 며칠 만에 갚아버릴 돈이지만 무턱대고 내줄 수는 없었다.

그럴 돈도 없거니와 줬다가는 이기철 이사가 꼬투리를 잡아 곧장 공격해 올 테니까.

이동민 실장이 굳은 안색으로 나운석 대표를 노려본다.

“나 대표님. 지금 말씀하신 금액이 제대로 된 가격입니까?”

나운석 대표가 거만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쥐~.”

“그러면 오늘 일 터트려도 좋습니까?”

“해! 누가 말린대? 조금 골치야 아프겠지만 KNET에서 커버해 줄 거고. 예슬이랑 소영이. 방송 앞에서 눈물 짜는 거 예술이야. 동정 여론 만들어내는 거 그거 별로 어렵지도 않아. 우리야 좋지. 이슈도 되고.”

뻔뻔한 나운석 대표의 태도에 이동민 실장이 굳은 표정을 지었다.

“벌써 가려고?”

“예. 기자들한테 기사 돌리고 하려면 오늘 밤 많이 바쁠 거 같아서요.”

이동민 실장이 쏘아붙이자 곁에 있던 강하나가 다급히 내 팔을 붙잡았다.

단 하루도 여기 있기 싫다는 듯.

내 팔을 부여잡고 슬픈 눈빛을 보이면서.

‘정 대리님.’

‘걱정하지 마.’

난 내 팔을 잡은 그녀의 손을 토닥였다.

그리고 내가 가진 무기를 사용하기로 마음먹었다.

“나 대표님.”

나운석 대표가 날 힐끗 쳐다본다.

이놈은 또 뭐냐는 눈빛으로.

“괜히 설득 같은 거 하지 말고 꺼져. 내가 이 실장 체면을 봐줘서 이 정도지 안 그랬으면 여기 오지도 않았어. 3억 이하로 거래 안 하니까 시답잖은 소리 할 거면 꺼내지도 말고.”

“현금 3억은 아니고 대신에 3억짜리 정보 값을 치를 테니 그걸로 계산 끝내시죠.”

나운석 대표가 재미있다는 표정을 짓는다.

“3억짜리 정보라고? 이 친구 웃기는구만. 너한테 그딴 게 있어?”

“듣고 나시면 별로 안 웃길 겁니다.”

동시에 난 여기 오기 전 다이어리에 남아 있던 기록 하나를 떠올렸다.

강하나를 빼내기 위해 쓸 거로 생각한 그 기록을.

[에브리데이 V10]

[날짜 : 2020년 11월 13일]

-PM 05:30 가수 1실 정기회의. 2F 회의실. (보고 사항) <연예가 방방곡곡> 보도. 아이스톤 엔터 대표 나운석. 자사 연습생 김진영과 불륜.

“과천 친구 이야기라면 3억 정도의 가치는 있지 않을까요?”

내 말을 들은 순간.

승기를 짓고 있던 나운석 대표의 얼굴이 하얗게 변했다.

과천 친구라는 건 바로 김진영.

아이스톤에서 데뷔를 목적으로 키우는 연습생이자 나운석 대표와 불륜 관계에 있는 이름이었으니까.

“과 과천?”

큰소리로 외친 나운석 대표의 반응에 곁에 있던 양은철 실장이 놀라 되물었다.

“대표님. 왜 그러십니까?”

나운석 대표는 양은철 실장의 말에 대꾸하지 않고 날 뚫어지게 쳐다보기 시작했다.

바짝바짝 말라버린 입술에서 그가 얼마나 긴장했는지를 알 수 있었다.

“과천에 누구? 내 내가 과천에 아는 사람이······.”

“김진······.”

나운석 대표는 더는 버티지 못하고 서둘러 내 입을 막았다.

“알았어 알았다고!”

먹히지도 않을 블러핑이 단 몇 초 만에 격파되었다.

내 입을 막은 나운석 대표의 손을 톡톡 건드리자 그제야 손을 치운다.

절대 말하지 말라며 두 번 세 번 간곡하게 말하면서.

“제 정보 값이 3억은 하죠?”

나운석 대표가 힘없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양은철 실장은 도대체 이게 무슨 상황이냐는 듯한 표정이지만 그가 끼어들 자리는 아니었다.

“젠장! 그럼 어떻게 해줄까?”

“지금 당장 계약 파기 확인서 써주시고 강하나 씨는 오늘 당장 데려가겠습니다.”

“알았어. 그렇게 해.”

나운석 대표는 양은철 실장에게 강하나를 당장 놓아주라 일렀다.

“대표님.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인지?”

나운석 대표가 발끈하고 화를 낸다.

“야! 너까지 피곤하게 굴지 말고 그냥 좀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라고!”

양은철 실장은 불만 가득한 얼굴로 서류를 작성하기 위해 사라졌다.

소파에 몸을 기댄 나운석 대표가 날 노려보며 물었다.

“너 정윤호라 했었지?”

“예.”

“이번 일. 제대로 기억해 두지.”

내 이름을 한 자 한 자 곱씹던 나운석 대표가 이를 바드득 갈았다.

오늘 이후로 그와는 꽤 살벌한 관계가 될 것 같지만 그다지 큰 상관은 없었다.

그에 대해 알고 있는 건 고작 그 한 건이 아니었으니까.

“정보 값은 치렀다. 하지만 만약 마음 바뀌어서 나중에라도 그거 터트리면 재미없을 줄 알아. 알겠어?”

“저도 그럴 생각은 없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양은철 실장이 계약 해지 확인서를 가지고 나왔다.

“자! 받아 봐.”

툭 하고 던진 종이를 받아 곁에 있는 강하나에게 건넸다.

강하나가 종이를 가슴에 꼭 껴안았고 홀가분한 표정을 지었다.

밝은 강하나의 표정을 보며 나운석 대표에게 말했다.

“내일 오전에 저희 법무팀장님께서 다시금 공증 서류 확인해서 발송할 겁니다. 회신 잘해 주십시오.”

“대신 프로듀스 47 PD한테는 니들이 알아서 설명해!”

짜증을 버럭버럭 내는 나운석 대표를 뒤로 한 채 우린 곧장 아이스톤 엔터를 나왔다.

들어갈 때와 달리 나오는 발걸음은 가볍기 그지없었다.

* * *

강하나의 숙소에 가서 짐을 싸 오기를 기다리던 중.

조수석에 앉은 이동민 실장이 묻는다.

“어떻게 안 거냐?”

“뭘요?”

“과천 친구 김진······ 뭐시기.”

“아 나 대표랑 불륜 저지른 연습생 이름이요. 아는 기자가 말해주더라고요. 설마 진짜일 줄은 몰랐습니다.”

이동민 실장이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으로 날 쳐다본다.

그러다 잘 안 되었으면 어쩔 거냐면서.

“그러면 오늘은 돌아갔다가 조사를 더 해서 다시 왔겠죠. 나 대표. 구린 데가 엄청 많은 거 같던데요.”

이동민 실장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찌 나 대표를 나보다 네가 더 잘 아는 것 같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태 아닙니까?”

이동민 실장은 그 뒤로도 끊이지 않는 질문을 던졌고 난 태연히 시치미를 떼며 말을 뱅뱅 돌렸다.

그사이 강하나가 나왔다.

숙소에 들러 챙겨온 건 지갑과 폰 그리고 캐리어 한 개 분량의 짐이 끝이었다.

지난 6년의 시절의 짐 치고는 너무도 소박한 분량이다.

“하나 씨. 챙겨올 짐이 캐리어 하나뿐인가요? 남은 거 있으면 불편해도 내일 같이 와 줄 수 있는데.”

“아뇨. 이게 다예요.”

강하나는 더는 미련이 남지 않는지 숙소 쪽도 쳐다보지 않았다.

“가요. 정 대리님.”

“생각해보니 내가 한 살 더 많네요. 앞으로 이름 부를게요. 그래도 괜찮죠?”

강하나가 히죽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전 언제 그렇게 불러주시나 했어요.”

“그래. 하나야. 앞으로 잘해보자.”

“네. 윤호 오빠. 그리고······ 고마워요. 진짜.”

하루 만에 지옥과 천국을 오가는 경험을 한 강하나는 환한 얼굴로 연신 감사의 인사를 해댔다.

“고맙긴. 앞으로 우리가 고마울 거 같은데? 우리 너한테 기대 엄청 하고 있거든.”

자연스레 웃음이 나왔다.

앞으로 몇 개월이 지나기도 전.

나운철 대표는 자신이 정보료로 정한 금액이 얼마나 낮았던지를 알게 될 거다.

3억?

나라면 300억을 주고라도 절대 바꾸지 않았을 사람이 바로 강하나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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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0 Native Language: Korean
Jung Yoon-Ho, the Vice President of Top Entertainment, is betrayed by those closest to him, including his wife and the company’s president. When he dies of terminal stomach cancer, he receives a miraculous second chance at life through regression. This brings him to his early days as a talent agent at Hoop Entertainment where his career first began, and where he encountered people he truly cared about. With a planner of future events and knowledge of what’s to come, Jung Yoon-Ho starts anew as a rookie talent agent. Determined to lift up those who were kind to him before, he navigates the challenging entertainment industry to turn adversity into opportunity in this journey of redemption and transformation. Blurb: Jung Yoon-Ho, the Midas Touch of the Entertainment Industry, regresses to a first-year talent agent. The life of the unrivaled ‘Rookie Talent Agent’ starts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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