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Chapter 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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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9화

129. 마지막 촬영 2

“주영인 씨가 이지연 작가님의 차기 작품에 출연한다고요?”

“그러면 두 사람이 또다시 같은 작품에서 만난다는 건가요?”

번쩍이는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며 주영인과 유진이를 투 컷으로 잡아주고 있었다.

“유진 씨! 이쪽 좀 봐주세요!”

“주영인 씨! 유진 씨랑 같이 포즈 좀 잡아주세요!”

시청률 20%를 넘은 올 전반기 최고의 드라마 <파란 하늘>의 주연과 조연이 또다시 한 드라마에 나온다?

이건 대박 기사였다.

주영인은 매년 여우주연상의 주요 후보로 언급되는 스타.

그리고 유진이 또한 연말에 있을 SBC 연기대상의 신인상 부분에 가장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었으니까.

순간 기자들이 앞다투어 임시로 그려놓은 포토 라인을 넘어왔다.

기자들은 두 배우의 턱밑까지 마이크를 들이대더니 질문 공세를 시작했다.

“영인 씨. 방금 발언 사실입니까?”

“답답하게 굴지 말고 빨리 대답 좀 합시다!”

주영인은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방법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

마치 스타가 되기 위해 태어난 것처럼.

웅성웅성대는 기자들의 소란에 차수연 제작 PD가 황급히 나서서 인터뷰를 말렸다.

“저기 오늘은 파란 하늘에 관한 질문만 받겠습니다. 주영인 씨와 정유진 씨의 개별 인터뷰는 차후······.”

차수연 PD의 제지에 기자들이 항의하기 시작했다.

“에이! 이거 오늘따라 왜 그래? 수연 씨. 거 빡빡하게 좀 굴지 말자!”

“파란 하늘 기사는 잘 써 드릴 테니까 편의 좀 봐주세요!”

“어차피 차 PD도 SBC랑만 일하는 거 아니잖아요! MBS와는 일 안 할 거예요?”

외주 제작사인 블루드래곤은 당연히 방송 삼사 모두에 콘텐츠를 공급한다.

기자들의 협박 같은 애원(?)에 차수연 제작 PD도 결국 두 손을 들었다.

“그 그럼 5분 안에 끝내주세요! 곧 SBC 윗분들 오실 거란 말이에요!”

“오케이!”

기자들이 득의양양한 눈빛으로 질문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영인 씨. 그런데 아직 여주인공 오디션도 안 했잖습니까?”

“작가님이 여주인공을 내정하신 건가요? 영인 씨?”

“신의 이름으로의 여주인공 오디션은 열리지 않게 되는 건가요?”

이제 막 제작사에 대본을 돌렸고 다음 주말이 지나면 배역 오디션을 시작한다고 들었는데.

대체 어떻게 된 일인 건지.

연신 터지는 플래시를 보며 생글거리던 주영인이 찬찬히 입을 열었다.

“아직 캐스팅이 확정된 건 아니고요 대본을 보고 워낙에 마음에 들어서 오디션을 신청해 놓은 상태에요.”

“아······.”

순간 기자들이 일순간 실망스러운 한탄을 토로했다.

캐스팅 확정이 된 게 아니라 차기작을 이지연 작가의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는 희망을 말한 거니까.

하지만 이내 기자들은 기삿거리를 뽑아내기 위해 연거푸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주영인 급의 인지도와 연기력이라면 차기작에서도 주연이 될 가능성이 높았으니까.

기자들의 질문 세례와 플래시 세례를 받는 주영인은 마치 벌써 여주인공이라도 된 듯 현장을 즐기고 있었다.

회귀 전.

주영인은 차기작으로 다른 드라마에 출연했었다.

그리고 그녀의 일정은 분명히 오늘 아침까지 변하지 않았었다.

어찌 된 영문인지 알기 위해 급히 다이어리를 펼쳤다.

그 순간 주영인의 차기작 일정이 사라지고 있었다.

[에브리데이 V10]

[날짜 : 2020년 7월 19일]

-PM 01:00 <일정 삭제> (삭제된 일정: KBC <엄마 가지 마!> 대본 리딩. KBC 신관 701호)

지금 막 일정이 사라졌다는 건.

회사에도 이야기 안 하고 즉흥적으로 결정했다는 거다.

‘대체 무슨 생각하는 거야? 주영인!’

내가 아는 주영인은 멋대로 행동하는 것 같아도 언제나 분명한 목표가 있었다.

하지만 최근 보여주는 주영인의 행동은 전혀 종잡을 수 없었다.

‘설마 나 때문인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이내 고개를 털고 생각을 지웠다.

난 이제 유진이의 매니저였고 주영인은 그저 예전에 잠깐 담당했던 배우일 뿐이니까.

* * *

[(속보) 주영인. 차기작에서도 정유진과 조우?]

[(속보) 주영인. 차기작으로 <신의 이름으로>를 고려.]

[(속보) 주영인. 존경하던 이지연 작가와 함께 일해 보고 싶다는 뜻을 밝혀.]

예상했던 대로 연예면의 기사는 주영인의 발언으로 채워졌다.

이지연 작가에게 전화해 사정을 물었다.

주영인은 기사가 나가고 나서야 에이스 엔터가 정식으로 <신의 이름으로>에 여자 주연 오디션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단다.

괘씸하긴 했다지만 주영인의 인지도와 연기력이라면 거절할 이유가 없었던 터라 받아들였다고 하고.

이미 지나간 일을 더는 왈가왈부할 수 없었다.

조만간 뵙겠다고 말한 뒤 이지연 작가와의 전화를 끊었다.

현장으로 시선을 돌리자 주영인이 스태프들과 손을 맞잡으며 감사 인사를 하는 게 보였다.

그런데 평소와는 달리 유진이가 하던 행동을 따라 하고 있었다.

“어디까지 따라올 셈이야? 껌딱지도 아니고······”

투정 섞인 혼잣말을 하고서 스태프들의 현장 정리를 돕기 시작했다.

현장 정리가 끝난 뒤 유진이를 데리고 회식 장소인 유명 고깃집인 ‘하누하누’로 향했다.

유진이는 배우들의 테이블에 자리했고 난 연차가 낮은 매니저들만 모인 테이블에 자리했다.

왁자지껄한 분위기 속에 말단 매니저들은 일상을 벗어던지고 편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물론 회식이 끝나면 각자 배우를 태우고 가야 했기에 술 대신 사이다나 콜라를 잔에 따른 채로.

“고기~ 고기~.”

에이스 엔터의 2년 차 매니저인 최영미 매니저가 콧노래를 흥얼대며 고기를 먹어치우고 있었다.

이글거리는 숯불에 소고기가 익기 무섭게 연신 최영미의 입속으로 사라진다.

“야야. 좀 천천히 먹어. 누가 보면 소고기 처음 먹는 사람인 줄 알겠다.”

SK 엔터의 말단 매니저 김명상이 장난스레 타박했지만 최영미는 정신없이 먹기 바빴다.

“한우는 너무 오래간만이라서요.”

“자기 담당이 진희 씨잖아? 미식가로 유명하던데 같이 안 먹어?”

“진희는 좋은 식당에는 절 안 데리고 가거든요. 아차차.”

최영미는 이번 드라마에서 좋은 연기를 보이며 입지를 회복한 아역 출신 박진희의 매니저다.

그런데 촬영이 모두 끝난 터라 긴장이 풀려 배우의 뒷담화를 해버렸다.

최영미는 말해놓고 실수했다 싶은지 얼른 주위를 살폈다.

그러다 자기 배우인 박진희가 강수훈 PD 곁에서 아양을 떠는 걸 보고서야 한숨을 내쉬었다.

“에휴. 진짜 내가 서러워서 회사를 옮기든가 해야지.”

빅스타 엔터의 최이배 매니저가 씁쓸한 얼굴로 그녀를 위로했다.

“참아. 배우들 그러는 거 하루 이틀인가? 그리고 다른 직종으로 옮긴다고 뾰족한 수가 있는 것도 아냐.”

최영미의 입에서 긴 한숨이 흘러나왔다.

“하아. 이럴 땐 소주 한 잔만 했으면 좋겠다.”

최영미는 입맛을 다시며 테이블 위의 소주병을 만지작거린다.

“그렇게 심해?”

최이배 매니저가 묻자 최영미가 울상을 지은 채 고기를 입에 한점 털어 넣었다.

“상상 그 이상이죠.”

“하긴 뭐. 남 말할 처지는 아니네. 우리도 마찬가지야. 그저께는 말이야······.”

최영미의 말을 시작으로 다른 매니저들의 입에서도 배우들의 뒷담화가 쏟아져 나왔다.

고된 일을 하는 매니저들은 누군가 물꼬를 트면 자기도 모르게 담당 배우의 뒷담화를 늘어놓곤 한다.

나 역시 회귀 전 이들과 같은 심정이었다.

매니저 일을 하다 보면 담당 배우에게 밤낮으로 욕먹는 것 정도는 일상이니까.

그래서 종종 비슷한 연차의 매니저들끼리 만나면 뒷담화를 하기도 했었고.

하지만 이런 자리에서 무심코 흘린 말이 연예계 전체로 퍼지는 건 한순간.

그래서 난 말없이 고기만 흡입하는 중이었다.

그때였다.

한창 뒷담화를 하던 최영미의 눈길이 날 향했다.

“정 대리님은 유진 씨랑 친하다 이거죠?”

최영미의 핀잔에 곁에 앉은 김명상과 최이배도 호기심을 보여왔다.

“그러고 보니 현장에서도 유진 씨는 정 대리를 꼭 친오빠처럼 대하던데?”

“모르지 또. 겉으로는 잘해주다가 갑질하는 연예인이 어디 한 둘이냐? 잘 해주다가도 한순간 돌변하는 인간들이 대다순데. 아 참. 정 대리. 유진 씨는 어때?”

여기서도 입 꾹.

뭐라고 말해도 염장만 지르는 게 될 테니까.

하지만 최영미가 황당한 질문을 던졌다.

“근데 정 대리님. 혹시 유진 씨랑 썸 타시는 거 아녜요?”

“썸?”

비싼 고기 먹고 웬 헛소리인가 싶어 고개를 들었다.

매니저들의 눈빛이 초롱초롱하게 반짝거린다.

연예인과 매니저의 러브스토리는 매니저를 하는 모든 이들의 로망이니까.

“썸은 무슨. 매니저가 배우와 엮이면 바로 잘리는 거 모르세요?”

내 대답에 최영미가 못 믿겠다는 반응을 보인다.

“에이~. 그거야 말단 매니저들이나 그런 거죠.”

“저도 말단인데요.”

“정 대리님은 굴렁쇠에서 에이스라고 소문나셨잖아요.”

최영미가 날 슬쩍 띄워준다.

하지만 내가 말한 걸 듣고 기자에게 전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아니 어쩌면 노리고 말을 꺼낸 걸지도 모르고.

“아뇨. 유진 씨와 저는 전혀 그런 사이가 아닙니다.”

“에이. 여자인 제가 볼 때는 유진 씨도 분명 관심 있는 게 확실하다니까요? 기회 되면 한번 슬쩍 찔러보세요.”

슬금슬금 선을 넘는 최영미의 말에 난 완전히 입을 다물어 버렸다.

잔에 담긴 콜라 거품 개수를 세며 무념무상으로 있었더니 최영미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말한다.

“쳇. 말 좀 해주시지······. 그럼 전 다른 테이블에도 가 볼게요.”

최영미가 사라지자 최이배 매니저가 피식 웃으며 의자를 곁으로 붙였다.

“정 대리. 쟤. 여우야. 여우. 말 안 흘리길 잘했어.”

“그렇습니까?”

“그래. 하여간 우리끼리 이런 이야기 그만하고 고기나 먹자고. 먹는 게 남는 거라더라.”

하지만 최영미의 말 때문인지 괜히 유진이가 신경 쓰였다.

썸?

유진이랑 내가?

에이.

아니지.

그런 말도 안 되는······.

하지만 나도 모르게 유진이 쪽을 향해 고개가 돌아갔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유진이가 주영인과 나란히 앉아 잔을 비우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쟨 또 왜 거기 있어?’

함께 있던 김솔잎 작가가 정삼룡 CP의 부름에 테이블을 옮기자 유진이가 이제껏 마시던 사이다 잔을 놓고 소주를 따르기 시작했다.

한 잔 두 잔.

비어가는 소주잔에 걱정이 일었다.

유진이의 주량은 소주 반병이니까.

그때였다.

“윤호 오빠. 여기 좀 와 봐요.”

주영인이 달아오른 얼굴로 날 불렀다.

주변에 있던 매니저들이 웅성대기 시작했다.

주연 여배우가 지난 소속사의 매니저를 불렀으니 이상하게 볼 수밖에.

이대로 있다간 이상한 소문이 날 것 같아 어쩔 도리 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주영인과 유진이가 있는 테이블로 가자 거나하게 취한 유진이가 자기 옆에 있는 방석을 두드렸다.

“오빠 여기 앉아요.”

그런데 주영인도 자기 옆의 방석을 두드렸다.

“내가 불렀으니 여기 앉아야지. 여기 앉아요. 윤호 오빠.”

얜 또 이래?

파지직.

두 사람의 눈길이 불꽃을 튀겼다.

난 어처구니가 없어 두 사람의 애 같은 싸움을 말렸다.

“자자. 두 사람 다 그만 해요. 두 분 다 취했네 취했어. 그리고 내가 앉을 곳은 여깁니다.”

난 두 사람 옆이 아닌 딱 중간인 테이블 모서리에 방석을 깔고 앉았다.

“헐.”

“아 뭐야. 선택 장애도 아니고.”

두 사람이 동시에 날 쏘아보다니.

‘어쩌라고?’

주영인의 옆에 앉아도 후환이 두렵고 그렇다고 유진이의 옆에 앉기는 부담스러웠다.

주영인이 그런 내 내심을 꿰뚫어 봤는지 피식 웃음을 흘렸다.

“하여간 눈치는.”

주영인이 오른손에 든 술잔을 빙글빙글 돌렸다.

새끼손가락을 치켜올린 채.

‘저 습관은 그대로네······.’

그런데 내 눈길이 주영인의 손끝을 향한 걸 유진이에게 들켰다.

“오빠는 왜 쟤만 쳐다봐요? 그리고 언제부터 쟤가 오빠를 윤호 오빠라고 불렀어요?”

유진이가 게슴츠레한 눈으로 레이저를 쏘아내고 있다.

맛있게 먹은 한우가 체하는 것만 같다.

‘이제 막 왔는데 넌 또 왜 태클인데?’

송곳방석에 앉은 듯한 기분에 급히 말을 돌렸다.

“그보다 두 사람은 언제부터 말을 튼 거야?”

대답은 주영인의 입에서 나왔다.

“유진이랑 저랑 나이가 동갑이잖아요. 내가 말 놓자고 했어요. 얘도 좋다고 했고요. 아 그런 수상하단 눈으로 보지 마세요. 저. 예전 일도 사과했어요. 연기를 잘하는 게 너무 질투가 나서 그랬다고요.”

천하의 주영인이 후배에게 말을 트게 허락하는 것도 모자라 사과까지 했다고?

믿을 수가 없는 일이 계속 일어나고 있었다.

내가 아는 주영인이라면.

절대로 이런 짓을 할 사람이 아니었으니까.

그런데 그 순간.

주영인이 어깨가 닿을 정도로 가까이 다가오더니 한 가지 부탁을 해왔다.

“윤호 오빠.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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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0 Native Language: Korean
Jung Yoon-Ho, the Vice President of Top Entertainment, is betrayed by those closest to him, including his wife and the company’s president. When he dies of terminal stomach cancer, he receives a miraculous second chance at life through regression. This brings him to his early days as a talent agent at Hoop Entertainment where his career first began, and where he encountered people he truly cared about. With a planner of future events and knowledge of what’s to come, Jung Yoon-Ho starts anew as a rookie talent agent. Determined to lift up those who were kind to him before, he navigates the challenging entertainment industry to turn adversity into opportunity in this journey of redemption and transformation. Blurb: Jung Yoon-Ho, the Midas Touch of the Entertainment Industry, regresses to a first-year talent agent. The life of the unrivaled ‘Rookie Talent Agent’ starts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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