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Chapter 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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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5화

125. 주연 쟁취 2

“태풍이는 난독증 환자입니다. 도대체 카메라 울렁증이란 말은 어디서 들은 겁니까?”

“나 난독증?”

졸지에 거짓말을 한 셈이 된 가은수 실장이 당황해 말을 버벅거렸다.

“증명하라고 하시면 난독증 치료 진단서도 제출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감독님. 아까 오디션 현장에서 보셨다시피 태풍이는 난독증을 극복할 방법을 찾은 상태입니다.”

최성문 감독이 가은수 실장을 노려보고 있었다.

얼마나 화가 났는지 얼굴이 잘 익은 감처럼 붉어져 있었다.

대천그룹 스폰에 카메라 울렁증까지.

이태풍을 모함하려는 그의 의도가 모조리 박살 난 걸 알아챈 까닭이다.

“가 실장.”

“예! 감독님!”

“너 김동수 실장에게 돈 받았냐?”

“아 아뇨. 절대 아닙니다!”

가은수 실장이 아니라고 우겼지만 최성문 감독은 그 말을 믿어주지 않았다.

“내 이름을 팔아먹고 다닌다는 소문이 돌아도 설마 했는데 이렇게 날 망신을 줘? 이거 날 완전 핫바지로 본 거 아냐!”

짝!

최성문 감독이 뺨을 후려치자 가은수 실장이 휘청거렸다.

표은미 실장이 급히 최성문 감독을 붙들었다.

“참으세요. 감독님!”

“내가 오늘 저 새X를 아주 그냥······.”

최성문이 팔을 붕붕 돌린다.

그러자 이번엔 김문동 대표와 신종기 대표가 최성문을 말려댔다.

“감독님!”

“참으십쇼.”

최성문 감독이 씩씩대다 손을 내렸다.

“야! 가 실장. 넌 지금 당장 튀어 나가서 김동수 실장한테 전화 걸어. 꼴 보기 싫으니까 얼굴 비추지 말라고 전해. 차태훈이고 뭐고 얼굴 비추지 말라고 하고!”

“가 감독님!”

“어서 안 튀어가? 너도 당분간 내 눈앞에 띄지 마!”

가은수 실장이 뒷걸음질로 문을 나섰다.

현장에서 이견이 생긴 주연들과도 주먹질을 불사하는 게 최성문 감독이다.

한 번 눈이 돌아가면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몰랐으니까.

최성문 감독은 테이블 앞에 놓인 동치미 국물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차가운 동치미 국물을 바닥까지 싹 비우고는 숨을 거칠게 몰아쉬기 시작했다.

최성문 감독은 열기를 가라앉히고서 내게 사과를 해왔다.

“미안하네. 내가 좀 오해를 했나 보군.”

“아닙니다. 난독증을 숨긴 저희 탓도 있습니다. 그렇게 오해하실 수도 있죠. 모두 매니저인 제 잘못이니 절 욕하십시오.”

최성문 감독이 고개를 저었다.

“거 젊은 친구가 사람 민망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네. 왜 자네 잘못인가. 측근 하나 관리 못 한 내 잘못이지.”

최성문 감독은 나와 이태풍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내가 성급했어. 오해한 것 사과하네. 태풍 군. 그리고 정 대리.”

이태풍이 화들짝 놀라 일어났다.

“괘 괜찮습니다. 감독님.”

나 역시 괜찮다고 하자 그제야 최성문 감독이 고개를 들었다.

주변에 있던 사람들의 안색이 조금은 펴졌다.

최성문 감독이 흐뭇한 표정으로 우릴 쳐다본다.

“그러면 이제 우리 사이엔 아무 문제가 없지?”

“예. 전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도 안 납니다.”

너스레를 떨자 분위기가 더욱 밝아졌다.

“스폰이야 거짓말이라고 그래도. 그런데 대본은 어떻게 한 건가? 난독증이면 읽기가 힘들었을 텐데 자네가 읽어준 건가?”

“테이프에 모든 대본의 대사와 지문을 녹음해 들려줬습니다.”

<반지의 제왕>에서 레골라스 역을 맡았던 올란도 블룸도 난독증이라 대독 대필하는 전담 직원을 둔다는 이야기를 해주자 모두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허허. 그런 수가 있었구만.”

“게다가 태풍이 머리가 얼마나 비상한지 녹음한 파일을 몇 번 듣고는 대본을 모두 다 암기해 버리더군요. 그러니 내일이라도 당장 촬영 들어갈 수 있습니다.”

“허허허. 몸을 만든 것부터가 예사롭지 않더니. 솔직히 태풍 군에 비교하면 경쟁자들은 글러 먹었어. 옆구리에 살이 두둑하게 붙은 블랙요원이라니.”

최성문 감독은 오디션에 온 다른 배우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곁에 있는 표은미 실장을 보며 윙크를 한다.

“표 실장. 자네는 할 말 없나?”

표은미 실장이 기다렸다는 듯 질문을 던져왔다.

“난독증. 그거 언론에 알려도 괜찮을까요? 잘만 하면 도움이 될 것 같은데. 대중은 인간 승리에 열광하거든요.”

어떤 땐 이렇게 사람 약점을 꺼내서 이슈로 만든다는 게 냉정하고 잔혹하게 느껴지곤 했었다.

하지만 어떻게든 성공하기 위해 움직이는 이 업계의 생리상 결국엔 밝혀질 일이다.

차라리 제대로 된 포장을 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이태풍은 그런 내 설명을 듣고선 홍보로 써도 된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예. 좀 부끄럽긴 한데 글을 읽기 힘들어도 연기에 도전하는 저와 같은 처지의 분들에게 긍정적인 메시지가 될 수도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표은미 실장의 얼굴이 밝아졌다.

“신 대표님. 그동안 이태풍 씨가 연못 다비드였던 건 사실은 난독증 때문이다! 어때요?”

“어떻긴? 관객 늘어나는 소리가 들리네.”

“그러면 태풍 씨 이미지를 개선하는 건 대표님이 맡아주시죠.”

“오케이.”

표은미 기획 실장이 나서자 일이 쑥쑥 진행된다.

하지만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몸값이 맞지 않는다면 계약은 어그러질 수 있으니까.

표은미 실장이 계약 조건 협상을 슬그머니 시작하려 했다.

“그런데 태풍 씨 몸값은 얼마나 예상하세요?”

차태훈이야 S급 배우로 검증받았으니 최소 몸값은 5억.

하지만 신인이나 다름없는 이태풍은 아무리 주연이라도 1억을 넘기 힘들다.

난 곰곰이 생각하다 파격적인 제안을 꺼내 들었다.

“이번 영화에 총제작비가 2백억이라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6백만 명이 들어와야 손익 분기점을 넘을 테니 그때까지는 노 개런티를 생각 중입니다. 대신! 6백만 명이 넘으면 제작사 순익의 1.5%를 주셨으면 합니다.”

내 앞에 앉은 네 사람의 표정이 흥미롭게 변했다.

“러닝 개런티라.”

특히나 최성문 감독이 재미난다는 표정을 지었다.

“다시 말하자면 순익이 안 나면 돈을 안 받겠다?”

“예.”

“무슨 자신감인가?”

미래를 아니까.

이태풍이라면 반드시 차태훈의 기록을 넘어설 거란 확신이 있었으니까.

“부율(극장과 배급사가 수익 배분을 하는 비율)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이리저리 떼고 나면 그러면 8백만 명이 되어야 7천만 원 정도는 받을 수 있을 건데 괜찮겠어요?”

표은미 실장의 질문에 씨익 웃으며 대꾸했다.

“태풍이가 주연을 맡아서 관객 수가 천만 명을 넘을 수도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호호. 제법 자신만만하시네요. 천만이 누구 집 애 이름도 아닌데.”

“태풍이 주연에 최성문 감독님의 작품이라면 천만 명 충분히 가능하리라 봅니다.”

최성문 감독이 너털웃음을 터트렸다.

“으하하. 4연속 천만이라. 좋군. 투자를 2백억이나 받았으면 그 정도 목표는 세워야지. 암.”

그 뒤로 몇 번 이야기가 오가는 동안 최성문 감독이 흐뭇한 표정으로 투자사와 배급사 대표를 보며 자신의 의견을 말했다.

“조건도. 외모도. 연기력도 다 마음에 듭니다. 거기다 화제성도 있으니까. 전 태풍 군을 주연으로 삼고 싶은데 세 분은 어떻습니까?”

세 사람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기 시작했다.

이미 가은수 실장을 밖으로 내쳤을 때부터 사실상 결정된 일이었다.

* * *

[에브리데이 V10]

[날짜 : 2020년 12월 11일]

-PM 10:00 <일정 삭제>

(삭제된 일정 : (보고 사항) <경계 너머로> 박스오피스 12시 집계 817만 5234명.)

구두 계약을 마친 순간 일정이 삭제되었다.

6백만 명까지는 노 개런티.

그리고 이후부터는 내가 말한 1.5%보다 0.5%를 더한 2%의 러닝 개런티를 받기로 개런티 인상까지 이뤄냈다.

덕분에 천만 명이 넘는 관객이 들어오면 이태풍에게 떨어지는 돈만 3억 이상을 얻게 된다.

게다가 배우에게는 CF라는 부가 수익이 있다.

등장과 동시에 CF 킹이란 소리를 듣던 이태풍도 지금에 와서는 단 하나의 CF도 하지 못하고 있었었다.

하지만 이번 영화가 성공하면 자연스레 CF도 돌아올 거라 예상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영화 한 편으로 얻을 수 있는 건 돈 말고 따로 있었다.

연못 다비드가 연잘 다비드란 소리를 듣게 되었을 때 얻을 연기파 배우 이태풍이란 이미지!

바로 그게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었다.

그 이미지만 잡히면 뒤로는 영화나 드라마가 물밀 듯이 들어올 수 있을 테니까.

나와 일행들은 벌떡 일어나 고개를 숙였다.

“잘 부탁드립니다. 감독님.”

“나야말로. 잘 부탁해. 자자. 앉아. 우리도 이제 식사 좀 해야지.”

“예. 그럼 오늘 여기 식사는 저희가 사겠습니다.”

카드가 펑크 나도 좋다고 호기롭게 외치자 투자자인 KM 파트너스 김문동 대표가 고개를 젓는다.

“어허. 노 개런티로 와 주는 주연이 밥값까지 냈다고 소문이라도 나 봐. 투자자가 무슨 욕을 먹으려고?”

돈 굳었다.

입꼬리가 실룩거리는 걸 감추느라 애를 쓰고 자리에 앉았다.

아무래도 오늘은 허리띠를 풀어도 되는 날인가 보다.

2백억이나 투자하는 데 쩨쩨하게 생갈비 몇인 분으로 화를 내진 않겠지.

“형. 저도 고기 먹으면 안 될까요?”

이태풍이 간절한 눈빛으로 애원했지만 난 고개를 저었다.

“넌 잣죽 먹어야지. 그러기에 왜 단식을 했어?”

“그러게요. 제가 왜 그랬을까요?”

왜 그랬긴.

주연 맡으려고 한 거지.

나중에 사 줄게 태풍아.

이태풍의 한탄에 김문동 대표가 웃음을 터트렸다.

“우리 주인공을 그렇게 박대해서야 쓰나. 천만 배우가 될 귀한 분인데. 허허. 조만간 내가 다시 한번 자리를 만들겠네.”

그날은 꼭 따라와야겠다.

그렇게 우린 최고급 숯으로 구워진 투 플러스 생갈비를 구워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치이익!

꽃이 핀 듯한 마블링의 생갈비가 숯불 위에서 기름을 뚝뚝 떨어뜨렸다.

쏙!

한입에 넣으니 어찌나 부드러운지 그대로 사르륵 녹아내렸다.

계약을 축하하느라 거하게 취한 최성문 감독과 일행들을 먼저 보낸 다음 나 역시 대리 기사를 불러 회사로 돌아왔다.

최성문 감독에게 보내야 할 계약 초고 서류를 작성해야 했으니까.

그런데 지하주차장에서 날 기다리는 사람이 있었다.

“정 대리. 너 잠깐 나 좀 보자.”

김동수 실장이 차에 기대 날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구우구우’까지 왔다가 쫓겨난 김동수 실장은 여간 불편한 모습이 아니었다.

“너 회사에다 이태풍이 난독증이라는 걸 숨겼냐?”

“예. 숨겼습니다.”

김동수 실장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뒷감당을 어떻게 하려고? 회사에서 너한테 책임을 물을 수도 있는데?”

“해결할 수 있다는 100%의 확신이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해결했죠. 뭐가 문젭니까?”

김동수 실장이 말없이 날 쳐다본다.

“그런데 이번엔 제가 묻고 싶습니다. 김 실장님은 누구한테 태풍이 상황을 들으셨습니까? 태풍이 상태를 아는 건 배우 2실 직원뿐으로 알고 있는데요?”

김동수 실장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혹을 떼려다 붙인 듯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안 말해주셔도 됩니다. 누군지 대충 짐작이 가니까요.”

아마도 주호성 팀장과 어울린 사람들에게서 나갔겠지.

가장 유력한 건 박인기 팀장과 그 밑에 직원들.

하지만 100% 확실하기 전까지는 따지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정윤호. 한 가지만 더 물어보자.”

“말씀하십시오.”

“넌 나한테 왜 이렇게 대서는 거냐? 내가 너에게 실수를 한 적도 있지만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그 정도는 일상일 텐데?”

가만히 김동수의 눈을 마주했다.

그러자 회귀 전에 있었던 일이라고 해도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떠올랐다.

영혼에 난 깊고 깊은 상처는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지워지는 건 아니니까.

하지만 개인의 그 감정보다 김동수가 앞으로 벌일 일이 문제다.

“진짜 몰라서 물으시는 겁니까?”

“그래. 적어도 이유는 알아야 내가 네 놈을 찢어발길지 살려둘지 결정을 할 거 아니냐?”

자리에서 일어난 김동수가 날 쏘아보며 말했다.

“대답 안 할 거냐?”

난 입을 꾹 다물었다.

이유가 한둘이어야 말하지.

“좋아. 넌 강 대표가 오기 전까지 내가 직접 회사에서 내보내 주마.”

날 향한 직접적인 협박이 시작되었다.

그래.

진즉에 이리 나왔어야지.

“아니지. 그냥 네가 데리고 있는 배우 하나 박살을 내 버려야겠다. 그게 너한테는 더 아플 일인 거 같네?”

김동수의 비열한 웃음을 보는 순간 꾹꾹 눌러놓았던 화가 폭발해 버렸다.

그리고 김동수를 향해 말했다.

“내 새끼들 건들지 마십시오.”

김동수가 얼굴을 와락 하고 일그러뜨렸다.

“새꺄. 건방 떨지 마.”

난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김동수의 코앞으로 다가갔다.

“같이 폭탄을 터트리면 병력이 많은 쪽이 더 많이 죽겠지요?”

“무슨 개소리야?”

“무슨 소리긴? 나도 맞불을 지른다는 소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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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0 Native Language: Korean
Jung Yoon-Ho, the Vice President of Top Entertainment, is betrayed by those closest to him, including his wife and the company’s president. When he dies of terminal stomach cancer, he receives a miraculous second chance at life through regression. This brings him to his early days as a talent agent at Hoop Entertainment where his career first began, and where he encountered people he truly cared about. With a planner of future events and knowledge of what’s to come, Jung Yoon-Ho starts anew as a rookie talent agent. Determined to lift up those who were kind to him before, he navigates the challenging entertainment industry to turn adversity into opportunity in this journey of redemption and transformation. Blurb: Jung Yoon-Ho, the Midas Touch of the Entertainment Industry, regresses to a first-year talent agent. The life of the unrivaled ‘Rookie Talent Agent’ starts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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