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Chapter 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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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15화

115. 봄 다음엔 겨울? 4

<파란 하늘>의 촬영장.

“오케이~! 잠깐 쉬고 바로 씬 326 붙여서 갑니다.”

유진이의 첫 키스씬이 한 방에 오케이 사인이 떨어졌다.

짝짝짝!

모든 배우가 긴장하는 게 키스 장면이지만 오늘의 키스씬은 어떤 긴박감도 없이 평온했다.

촬영하기 직전.

굴렁쇠 엔터의 요구로 키스씬을 페이크 처리했기 때문이다.

“수고하셨어요. 최 선배님.”

촬영을 마친 정유진은 미소를 짓고서 대기 의자로 돌아가 버렸다.

“어. 그 그래······.”

정유진이 거리를 둘수록 최종혁의 마음속에 점점 집착이 생기기 시작했다.

자신의 스타크래프트 밴으로 돌아온 최종혁이 욕설을 내뱉었다.

“저게 지금 나랑 밀당하는 건 아니겠지?”

의자에 누운 최종혁은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정유진에게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마치 좋아하는 여자에게 화를 내는 초등학교 남학생이 된 것처럼.

처음엔 마동팔 본부장의 지시로 스캔들을 일으키려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정말로 정유진에게 마음이 생긴 최종혁이다.

“설마 진짜 나한테 마음이 없는 건가?”

최종혁은 이내 머리를 털었다.

“에이. 그럴 리가 없지.”

자기가 마음먹고 나서면 안 넘어올 여자는 없다고 생각했다.

“뭘 그리 혼잣말을 계속해?”

“아 몰라. 짜증 나니까 말 걸지 마.”

최종혁의 짜증에 유한석 매니저가 빙긋이 웃는다.

그리고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폰을 내밀었다.

“종혁아. 이 사진 좀 봐라. 각도 죽이지 않냐?”

“뭔데?”

유한석 매니저가 내민 폰에는 최종혁과 정유진 두 사람이 마치 키스를 하는 것처럼 보이는 사진이 찍혀 있었다.

“뭐야? 이런 건 또 언제 찍었데?”

“좀 전에 찍었지.”

순간 최종혁의 머리가 빠르게 돌기 시작했다.

“형. 그거 나한테 넘겨.”

“왜? 저장해 두게?”

최종혁이 짙은 웃음을 짓자 유한석은 재빨리 몸을 돌렸다.

“잠깐 설마 이거 쓰려고? 안돼 인마.”

“잔말 말고 줘.”

최종혁이 손을 내밀었다.

“너 저번에도 여자 문제로 협박당하고 기사 내린 건 기억 안 나?”

최종혁이 비릿한 웃음을 지었다.

“그 문제는 천 이사님이 다 처리해 주셨어.”

“뭐?”

“벌써 입막음 다 끝났으니까 걱정할 필요 없다고.”

최종혁이 비열한 표정을 지으며 웃음을 터트렸다.

약점이 사라졌으니 이 사진만 있으면 정유진의 인기에 편승해 실검 순위에 오를 수 있다.

그리고 자신에게 곁을 주지 않는 정유진과 본격적으로 엮이는 계기가 될 수도 있었고.

물론 마지막에는 자신이 나서서 모든 상황을 해결해 줄 생각이었다.

마치 구세주처럼.

최종혁이 최종적으로 원하는 건 정유진의 마음을 훔치는 거였으니까.

유한석 매니저에게 사진을 전송받은 최종혁은 곧장 천이상 이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예. 이사님. 제가 좋은 사진 한 장 건졌는데요.”

* * *

우리는 유진이의 예능 출연을 최소한도로 줄였다.

어떤 방송이든 사전 인터뷰를 할 때마다 최종혁과 유진이를 엮어 시청률을 잡으려는 작가들과 충돌이 있었던 탓이다.

결국 오늘도 사전 인터뷰 이후 SBC의 방송 출연 하나를 취소한 상태였다.

덕분에 구성철 실장은 아침부터 체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영훈아. 소화제 있으면 좀 줘봐라. 속이 더부룩한 게 이러다 정말 죽겠다.”

주영훈 팀장이 물 한 컵과 소화제 한 알을 건넸다.

“그러려니 하세요. 예능 작가들 이러는 게 하루 이틀도 아닌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최종혁이랑 유진이를 엮어? 그리고 최종혁 그 인간도 그래. 자기가 생크림 케이크 위에 올라가는 체리도 아니고 창피한 걸 모르고 유진이 인기에 업혀 가려는 수작이라니.”

“돌아가는 분위기를 보니 TK 엔터에서도 은근슬쩍 힘을 쓰는 것 같던데요.”

구성철 실장의 입에서 거친 소리가 흘러나왔다.

“빌어먹을 놈의 TK. 사재기 파문이 일어났을 때 확 밟았어야 했는데······.”

회귀 전에도 TK 엔터는 아주 오랫동안 내 앞길을 막았다.

마동팔과 천이상 그리고 대표인 김태권까지 한 명 한 명이 만만치 않은 상태였다.

지금도 천이상 이사가 노골적으로 적대적인 성향을 드러낸 상황이고.

난 회의를 진행하는 한편으로는 천이상 이사가 할 만한 짓들을 하나둘 짚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회의가 한창 진행되던 도중 배우 2실의 박인기 팀장이 불만을 토로했다.

“그런데 실장님. 요즘 유진이만 너무 신경 쓰는 거 아닙니까?”

“뭐?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알게 모르게 섭섭해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평소엔 큰 소리를 내지 않던 박인기 팀장이 자신이 담당하는 두 조연 배우의 이름을 언급하며 회사의 대우를 따지기 시작했다.

구성철 실장이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았다.

“이번 맛집탐험대 일만 해도 그래요. 유진이가 못 나가게 됐다고 그냥 취소하지 말고 우리 인정 씨나 상준 형님이라도 대신 꽂아주셨으면 얼마나 좋습니까? 가뜩이나 요즘 찾는 데가 없다며 우울해하시는데!”

조연이 예능에 나가봤자 들러리 병풍 취급이다.

하지만 간혹 예능에서 한 방을 터트려 고정 게스트가 되는 경우가 있긴 했다.

구성철 실장은 박인기 팀장의 심경을 이해한다며 달래기 시작했다.

“야. 나도 그 마음은 알지. 알겠는데 지금은 대타를 넣을 상황이 아니야. 일단 지금 이 고비만 넘기고 다시 이야기하자. 내가 발 벗고 나서서 인정 씨하고 상준 씨 고정 하나씩 잡아다 줄 테니까.”

그런데 박인기 팀장이 오늘따라 끈질기게 나왔다.

“아니 한번 말이나 해보실 수도 있잖아요. 조연 대접도 서러운데 회사에서까지 이렇게 푸대접을 하시면······.”

구성철 실장의 언성이 높아졌다.

“누가 푸대접을 한다고 그래? 푸대접이 아니라 상황이······ 어휴! 됐다 관두자 관둬!”

오덕구 팀장이 급히 나서서 두 사람의 다툼을 말렸다.

“박 팀장님. 안 그래도 정 대리가 2실 배우들이 출연할 만한 예능들을 물색하는 중입니다. 조금만 기다리시면······.”

앞으로 롱런을 하는 신설 예능들 그것도 편하게 꿀 빠는 것들만 추려 오덕구 팀장에게 건넸었다.

오덕구 팀장은 그 보고서를 내밀며 박인기 팀장을 달랬다.

하지만 박인기 팀장은 꼬일 대로 꼬인 표정으로 서류도 보지 않고 오덕구 팀장의 말을 끊었다.

“오 팀장. 너 지금 적선하냐? 내가 거지야?”

“말씀이 좀 심하십니다. 적선이라뇨!”

“하나부터 열까지 정 대리. 정 대리! 우리 배우 2실이 언제부터 윤호 저놈 눈치나 보는 곳이 됐냐?”

박인기 팀장이 날 쏘아보더니 벌떡 일어나 그대로 나가버렸다.

끼익하고 뒤로 끌리는 의자 소리가 인상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쾅.

회의실의 문이 요란한 소리와 함께 닫혔다.

구성철 실장이 한숨을 내쉬었다.

“저 자식 갑자기 왜 저래?”

오덕구 팀장이 인상을 쓴 채 말을 이어받았다.

“요즘 들어서 배우 2실이 이렇게 돌아가면 안 된다면서 계속 투덜대던데요?”

회귀 전의 박인기 팀장은 술에 술 탄 듯 물에 물 탄 듯 행동하던 사람이다.

굴렁쇠 엔터가 찢어질 때도 제일 늦게 탑 엔터테인먼트에 합류한 사람이고.

꽤 실력이 있었지만 귀가 얇은 게 단점이었다.

구성철 실장이 오덕구 팀장에게 물었다.

“저 친구 배우 3실에 새로 온 주 팀장이랑 어울리지?”

“예 거의 매일 술자리를 한다고 하더라고요.”

“쯧. 거기서 각 실마다 대우가 다르다는 소리라도 들었겠지. 됐다 저러다 내일은 사과하러 올 테니까 너무 신경 쓰지 마라.”

구성철 실장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하지만 난 신경을 쓰지 않을 수가 없었다.

주호성 팀장이라면 분란을 더더욱 부추길 거다.

그 인간은 이렇게 조직의 약한 부위를 공략해 분쟁을 조장하는 데 선수니까.

난 구성철 실장에게 박인기 팀장을 더 챙겨야 한다 말했다.

“그건 팀장급에서 더 신경 쓸 테니까 넌 유진이나 챙겨라.”

“하지만 실장님. 조연 배우들 출연작 목록은 꼭 한 번 봐 주십시오. 박 팀장님 말씀도 다 틀린 게 아닙니다. 우리 2실은 조연이 주축인데 잘 챙겨야죠.”

구성철 실장이 인상을 잠깐 찌푸렸다.

“하여간 팀장이 되어서 대리보다 좀생이냐? 오 팀장. 거 정대리가 줬다는 파일 좀 줘 봐.”

박인기 팀장을 탓하던 구성철 실장은 오덕구 팀장에게 파일을 요청했다.

오덕구 팀장은 내가 준 파일을 구성철 실장과 주영훈 팀장에게 보냈다.

쌔 한 기분이 들었지만 당장은 유진이 문제를 해결하는 게 우선이다.

천이상 이사가 어떤 방식으로 수작을 걸어올지 경우의 수가 너무 많았으니까.

* * *

유진이의 스케줄이 끝나 오덕구 팀장과 늦은 저녁을 먹는 중이다.

커다란 왕돈가스를 썰며 콧노래를 부르자 오덕구 팀장이 가만히 쳐다보다 말을 꺼냈다.

“그러고 보니 넌 맨날 돈가스네?”

회귀 전에는 아무렇지 않게 생각했던 음식들이 어찌나 맛있는지 모르겠다.

바삭한 튀김 옷에 따뜻한 돼지고기 안심의 육즙이 입안을 가득 채우면 마치 천국에 온 것 같은 기분을 들게 했다.

돈가스 전문점이 아니지만 가게 아주머니의 손맛이 워낙 좋아 다른 곳에 갈 생각 따윈 없었다.

“질릴 때까지는 먹어보려고요.”

“그래. 많이 먹어라. 돈가스라면 내가 죽을 때까지도 사줄 수 있다.”

“약속하신 겁니다? 아니다. 이거 녹음이라도 해야지.”

장난스레 폰에 손을 대자 오덕구 팀장이 피식 웃음을 지으며 말한다.

“자식이. 농담을 진담으로 받아요. 인마 나 장가가려면 돈 모아야 해!”

시골에 계신 부모님의 성화에 차곡차곡 결혼 자금을 모으고 있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결혼 그거.

해 봤더니 별거 없던데.

그때였다.

뒤편에 앉은 여고생들 사이에서 꺅꺅거리는 비명이 터져 나왔다.

무슨 일인가 싶어 귀를 기울이자 심장이 덜컥 내려앉을 이야기가 들려왔다.

“야! 정유진. 최종혁이랑 사귄다는데?”

“진짜? 언니 어디?”

“봐봐. 현장에서 찍힌 사진도 떴어!”

“대박! 이번 주에 정유진이 고백했대!”

“그럼 저번에 돌던 찌라시가 가짜가 아니라 진짜였어?”

어찌 된 영문인지 확인하기 위해 스마트폰으로 기사들을 확인했다.

[(속보) <파란 하늘> 현장에서 싹튼 사랑. 대본에도 없는 뜨거운 키스!]

[(단독) SBC <말해봅시다!> 미공개 방송분. 정유진. 현장에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 공개!]

-SBC <말해봅시다!> 촬영 중 터져 나온 고백의 현장 녹취록. (녹음 파일 링크)

기사를 확인한 순간 절로 이가 갈렸다.

‘이게 기사야 소설이야?’

신문에는 최종혁과 유진이가 키스하는 사진이 절묘한 각도로 찍혀 있었다.

현장에서 가짜 키스를 하던 사진인데 기사 내용 때문에 실제 키스를 했다고 오인하고 있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따로 있었다.

유진이가 최종혁을 좋아한다고 고백한 녹음 파일이 공개된 것이다.

그것도 유진이가 최종혁을 좋아한다는 내용의 육성이.

오덕구 팀장이 굳은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정 대리. 회사로 들어가야겠다.”

“예. 팀장님.”

이 정도면 단순히 넘길 스캔들이 아니었다.

예전에 최종혁과 짤막하게 있었던 스캔들 사진과는 달리 이번엔 제대로 된 사진과 음성이 있다.

이렇게 대규모로 기사가 올라왔다는 건 뒤에서 누군가가 손을 썼다는 소리다.

‘천이상 그 인간이겠지.’

그렇다면 그냥은 가라앉지 않을 터.

우린 먹던 음식도 놓아두곤 곧장 회사로 향했다.

회사로 돌아가던 도중에도 폰으로 전화가 빗발치고 있었다.

진위를 묻는 연예부 기자들의 전화다.

“전화 받지 마.”

“압니다.”

하지만 유진이를 안심시키기 위해 오덕구 팀장의 폰을 빌렸다.

-고객님의 전원이 꺼져 있어······

유진이의 폰도 역시 전화가 닿지 않는다.

난 곧바로 미소의 폰으로 전화를 걸었다.

벨 소리와 동시에 전화를 받은 유진이는 억울하다는 목소리로 답했다.

-오빠! 저 이런 말 한 적 없어요! 진짜예요!

녹음 파일을 듣고 당황한 유진이의 목소리가 연신 떨리고 있었다.

“내가 그날 촬영 현장에 있었는데 그걸 왜 몰라. 그리고 걱정하지 마. 어찌 된 건지 알고 있으니까.”

-예?

놀란 유진이에게 정황을 말해주기 시작했다.

이건 회귀 전에도 천이상 이사가 주로 사용하던 방법 중 하나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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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0 Native Language: Korean
Jung Yoon-Ho, the Vice President of Top Entertainment, is betrayed by those closest to him, including his wife and the company’s president. When he dies of terminal stomach cancer, he receives a miraculous second chance at life through regression. This brings him to his early days as a talent agent at Hoop Entertainment where his career first began, and where he encountered people he truly cared about. With a planner of future events and knowledge of what’s to come, Jung Yoon-Ho starts anew as a rookie talent agent. Determined to lift up those who were kind to him before, he navigates the challenging entertainment industry to turn adversity into opportunity in this journey of redemption and transformation. Blurb: Jung Yoon-Ho, the Midas Touch of the Entertainment Industry, regresses to a first-year talent agent. The life of the unrivaled ‘Rookie Talent Agent’ starts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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