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ife Player [Re: Life Player] Chapter 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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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라이프 플레이어 (978)

사람들이 잠들었을 시각·

은하는 소집한 동료들과 함께 로마의 밤거리를 걸었다·

목적지는 숙소에서 다소 떨어진 찾는 사람이 별로 없을 법한 어느 공원이었다·

‘원래는 이리야도 따라오겠다고 성화를 부렸었지만···· 안 되지·’

이리야의 건강을 무엇보다 배 속에 있을 아이를 위해서라도 괜히 무리를 시킬 수는 없었다·

은하는 그녀가 숙소나 지키며 자신들을 기다리고 있길 바랐다·

아니 밤이 늦은 시간이니만큼 뜬눈으로 기다리지도 말고 먼저 자 주었으면 싶다·

안타깝게도 숙소를 나설 때 배웅하러 나온 그녀를 떠올리자면 따라 주지는 않을 것 같지만····

―다치지 말고 일찍 돌아오세요! 저랑 축복이가 언제 돌아오나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당시 초록 눈에 힘을 주던 이리야의 의지는 확고했었다·

참고로 축복이란 그녀와 은하가 머리를 맞대고 정한 태명이었다·

이름 그대로 축복 속에서 태어날 거라는····

“둘을 생각해서라도 얼른 끝내고 돌아가야겠네·”

입가에 쓴웃음을 지은 은하는 나직이 중얼거렸다·

그로부터 머지않아 은하 일행은 목적지에 다다랐다·

“····”

어둠에 잠겨 있는 공원에는 을씨년스러운 분위기가 감돌았다·

은하 일행은 그곳을 걸었다·

“가로등 불빛이 꺼진 게 많네· 몇 개는 들어왔다 말았다 하고·”

“관리를 안 하는 모양이지·”

지휘봉 끝으로 불빛을 밝힌 조아라가 투덜거렸다·

은하는 그녀의 의견에 동의했다·

그러자 카에데가 끼어들었다·

“그래서 이곳으로 선정한 거야· 만에 하나 소란이 일어나도 눈에 띄지 않을 수 있도록·”

“잘했어· 역시 너밖에 없다니까·”

“배우자가 넷이나 되는 너한테 그런 소리는 듣고 싶지 않다만· 아 이제 다섯이 되는 건가·”

“····”

카에데가 코웃음을 쳤다·

그녀의 비아냥에 움찔한 은하는 못 들은 척 넘어가기로 했다·

“크흠!”

구태여 따져서 좋을 것이라고는 하나도 없었다·

오히려 욕이나 더 안 먹으면 다행이다·

이에 헛기침하는 소리를 낸 은하는 화제를 돌렸다·

“이십오·”

“네 주인님·”

“여기까지 오는 동안 남긴 흔적은 없는 거지?”

“그럼요· 제가 다 해결해 놨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주인님이 던전에 들어가 있는 동안 혼자 놀고만 있지는 않았으니까요· 최대한 사각지대로 이동했고 지나가다 보이는 감시 카메라에도 조치를 취해 뒀어요·”

“좋아 수고했어·”

은밀히 움직여야 했던 터라 은하 일행을 따라 동행한 이십오가 실실거렸다·

그의 노고를 칭찬한 은하는 곧 걸음을 멈췄다·

주위가 탁 트여 있었다·

“꽤 깊숙이 들어오기도 했고 이쯤이면 되겠네· 카에데 이십오 어떻게 생각해?”

“나는 찬성이야·”

“저도요·”

“은하은하! 나한테도 물어봐 줘!”

“그래 너는 어떻게 생각하는데?”

“나도 찬성!”

번쩍 손을 드는 아리엘·

가볍게 피식한 은하는 이내 프리시스 메모리를 돌아보았다·

“마녀님 결계 좀 부탁할게요·”

“네·”

검은 고깔모자를 쓴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직후 지팡이로 바닥을 친 그녀가 결계를 전개했다·

그녀를 중심으로 퍼진 마법진이 순식간에 주변 일대에 녹아들었다·

“다 했어요· 웬만해선 밖에서 알아차리는 일은 없을 거예요·”

“감사합니다·”

“뭘요· 어려운 일도 아닌걸요·”

이것으로 필요한 준비는 마쳤다·

은하는 유피테르의 왕홀을 꺼냈다·

“그럼 시작하자·”

* * *

바닥에 유피테르의 왕홀을 세운다·

이어서 거리를 벌리고 물러난 은하는 미래 유성을 불렀다·

“유성아·”

“네 아버지·”

“정말···· 파괴해야만 하는 거냐· 태극 등급에 준하는 보물인데···· 다른 방법도 있지 않을까?”

은하가 쩝 입맛을 다셨다·

목소리에서는 감추지 못하는 아쉬움이 묻어났다·

반면 미래 유성은 단호했다·

“아버지 심정은 이해하지만 파괴해 버리는 것 말고 가장 안전한 방법은 없어요·”

“그러냐····”

“네·”

한없이 진지한 눈빛으로 답하는 미래 유성·

그가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차분히 운을 뗐다·

“예전에도 말했다시피 미래에는 숱한 재앙이 들이닥칠 거예요· 그중 가장 위험한 재앙이 바로 신격이 깃든 보물이에요·”

정확히는 인류에 적대적인 신격이 깃들어 있는 보물이요·

옛 신화·

뒷말을 덧붙인 미래 유성이 잠시 호흡을 골랐다·

“모든 흑색던전을 공략한 미래에·”

“····”

“놈들은 반드시 잠에서 깨어나 〈세기말 디스트럭션〉에 버금가는 재앙을 일으키고 다닐 거예요· 유피테르의 왕홀에 깃들어 있는 제우스의 신격도요· 다른 신격들을 수하로 부리던 그놈은···· 특히 더 위험했어요·”

미래 유성이 입술을 깨물었다·

그러고는 우수에 찬 시선으로 사람들을 둘러보았다·

“아버지는 물론 다른 분들까지 심각한 부상을 피하지 못했어요· 어떤 경우에는···· 죽음도요·”

“····”

“그런데도 놈을 죽이는 것은 미래에서도 불가능했어요· 그만큼 놈은 강했으니까요· 그러니까····”

불행한 미래를 바꾸기 위해서는 놈의 신격이 잠들어 있을 지금 이때를 노릴 수밖에 없다·

유피테르의 왕홀을 파괴해야 한다·

“그게 제가 미래에서 넘어온 주목적이에요·”

“····”

미래 유성이 결의를 표했다·

다시금 그의 의지를 확인한 은하는 반대할 수가 없었다·

“그래 알았어·”

미래 유성이 자신의 아들이 굳은 각오를 다져야 할 정도로 미래는 험난하고 고된 것이리라·

감히 앞날을 헤아릴 수 없는 은하로서는 그렇게 짐작하고 넘겨짚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파괴하자·”

바라는 미래를 얻기 위해 단순하게 행하기로 한다·

은하는 사람들에게 지시했다·

“전원 공격 준비·”

“····”

사람들이 무기를 꺼내 든다·

은하 역시 홍화검을 뽑아서는 체내 마나를 발현했다·

홍화검에 서리는 체내 마나를 한계까지 압축하고 압축하고 또 압축한다·

직후 신호를 내림과 함께 홍화검을 내리그었다·

〈플래티나 크로스〉

〈레이징 인페르노〉

〈폭풍의 시〉

〈미티어 스트라이크〉

····

은하가 내지른 검격을 비롯해 사람들이 쏜 공격이 일시에 유피테르의 왕홀에 날아들었다·

순간 거센 폭발이 일었다·

───!!!

섬광이 터지고 불기둥이 솟구친다·

밤하늘이 불그스름하게 번진다·

바로 그때·

휘이잉!

“····”

폭발의 근원지가 꿈틀거렸다·

빛이 꺼지고 불길이 사그라들며 바람의 방향이 바뀌기 시작했다·

상황을 가만히 지켜보던 사람들은 직감적으로 무언가 이변이 일어났음을 눈치챌 수 있었다·

그들의 얼굴에 긴장이 어렸다·

“어째 편하게 가나 싶더라니····”

거대한 기운이 기지개를 켠다·

은하는 폭발 속을 노려보며 혀를 찼다·

곧이어·

“자다가 무슨 날벼락인지 모르겠군·”

놈이 모습을 드러냈다·

* * *

고대 그리스의 복식을 걸친 은발이 두드러지는 소년·

유피테르의 왕홀을 손에 쥐고 폭발이 걷힌 자리에 나타난 그가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너희는 누구냐·”

“····”

천공과 번개의 신 제우스·

상대의 정체를 짐작한 사람들은 긴장을 늦추지 않는 한편 당혹스러워할 수밖에 없었다·

눈앞에 마주한 그의 외견이 보편적으로 알려진 바와 달랐기 때문이다·

〈인덱스〉 윤성진보다는 컸지만 중학생 정도로 어리고 작았다·

은하는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유성아·”

“···네 아버지·”

“정말···· 맞아?”

“제가 아는 인상이랑 다르지만 닮은 구석이 있기는 해요· 원래는 노인이었는데···· 일단 느껴지는 기운도 그렇고 맞는 것 같아요·”

미래 유성이 떨떠름하게 대답했다·

그가 추측을 덧붙였다·

“아마···· 저희가 개입한 영향으로 저런 모습이 된 게 아닐까요? 저희에게 타격을 입은 탓이라거나 이른 시기에 깨어난 탓이라거나····”

“일리가 없지는 않네·”

“네· 그리고 어느 쪽이든····”

원래대로 등장했을 제우스보다는 약하리라 판단할 수 있었다·

실제로 은하는 놈의 존재감에도 별다른 위협을 느끼지 못했다·

조금 전 미래 유성의 설명이 호들갑처럼 치부될 정도였다·

“해볼 만하겠는데?”

미래 유성도 인정했다·

“네· 해볼 만할 것 같아요· 오히려 더 나을지도 몰라요·”

“왜?”

“미래에 있을 재앙에 대비해 필시 아버지의 신화를 강화할 밑바탕이 될 테니까요· 특히 그리스랑 로마 신들한테·”

“···그러겠네· 더군다나 여기는 한국도 아니잖아?”

“〈심해의 던전〉 공략도 있으니···· 적어도 주변 문화권에서는 신화를 격하당하는 일 없이 현현할 수 있겠네요·”

은하와 미래 유성이 똑같이 입가를 끌어 올렸다·

그들이 자세를 취했다·

한편 제우스는 미간을 모았다·

“내가 누구냐고 물었을 텐데? 지금 나를 무시하는 것이냐?”

뭐 좋다·

거만한 어조로 말한 제우스가 사람들을 향해 왕홀을 겨눴다·

왕홀에서 번쩍 전격이 튀었다·

“너희가 누구든 간에 감히 이 나를 해하려 한 대가를 똑똑히 치를 테···!”

바로 그 순간·

제우스가 말을 마치기 직전 은하와 미래 유성은 지면을 박찼다·

직후 두 사람이 있던 자리와 다른 사람들의 머리 위로 벼락이 떨어져 내렸다·

파아악! 파직!

벼락 줄기가 공기를 달구고 일대를 태운다·

그러나 사전에 방비를 구축한 사람들을 어찌하지는 못했다·

프리시스 메모리를 필두로 한 보호 마법이 벼락을 흡수해 지면으로 흘려보낸 것이다·

“으흠?”

제우스는 그들의 효과적인 대처에 눈썹을 꿈틀했다·

그런데 거의 동시에·

피이잉!

방벽 안에 있던 사람들이 반격을 가했다·

그들의 화살과 탄환 마법이 제우스에게 쇄도한 것이다·

그러나 제우스는 탄식할 뿐 조금도 당황하지 않았다·

“허어···· 고작 이딴 잔재주가 나한테 통····”

···할 것이라 생각하느냐·

제우스의 뒷말이 이어지기 직전 좌우에서 은하와 미래 유성이 난입한 것은 그때였다·

두 사람의 검이 예기를 띄었다·

“큭!”

쏟아지는 마법에 집중한 나머지 두 사람에 대한 경계를 놓친 제우스는 혀를 찼다·

놈이 두 사람의 검을 피하려 황급히 몸을 틀었다·

균형을 잃는 것도 상관 않고 왕홀을 쥐지 않은 손을 지면에 댄다·

그 손에서 전격이 터졌다·

파아악!

전격을 추진체로 삼은 제우스가 포물선을 그리며 튕겨 나갔다·

시야가 뒤죽박죽 뒤집힌다·

하늘에 떠오른 놈은 그 상태로 지상을 오시했다·

“한낱 인간 주제에·”

제우스의 금안(金眼)이 번뜩였다·

한순간 시선에 들어간 사람들은 등골이 서늘해지는 감각에 움찔했다·

“감히 나를 넘보려 드느냐·”

제우스에게서 전격이 발산됐다·

전격은 지상에 있는 사람들을 정확히 노리며 떨어져 내렸다·

바로 그때·

“진짜 신도 아닌 그래 봤자 한낱 보물인 주제에·”

“···!”

세 쌍의 진홍의 날개를 펼친 은하가 전격 다발을 헤치고 높이 솟구쳐 올랐다·

순식간에 머리 위를 내주고 만 제우스의 얼굴에는 경악이 번졌다·

은하는 조롱했다·

“감히 대들어?”

“이이익···! 나를 올려다보···!”

제우스가 분노한다·

그러나 은하는 듣지도 않고 그의 얼굴에 블래스터를 겨눴다·

직후 푸른 섬광이 쏘아졌다·

콰아아앙!

푸른 섬광이 제우스를 내리찍는다·

놈은 힘을 이기지 못하고 추락해 지면에 처박힐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놈이 입에 들어간 흙을 뱉어 내며 옷이 해진 차림으로 몸을 일으켰을 때·

“···!”

포위 진형을 펼쳐 놓은 사람들이 일제히 공격을 퍼부었다·

놈은 전격을 퍼뜨려 방어하며 벼락을 타고 이동해야 했다·

하지만 놈의 위치를 파악하기란 별로 어렵지 않았다·

이십오의 기프트가 있었으니까·

〈기프트: 그림자밟기〉

“주인님!”

이십오가 소리쳤다·

마나를 추적하는 그의 기프트가 제우스를 포착한 것이다·

스나이퍼들은 좌표를 받은 즉시 곧장 저격에 나섰다·

근처에 있던 사람들도 가세했다·

“이것들이!”

제우스는 벼락을 쥐어 만든 창으로 날아드는 탄환을 쳐 내고 달려드는 사람들을 막아 냈다·

그러면서 추적에 혼란을 주려 쉴 새 없이 벼락을 타고 이동했다·

하지만 은하에게는 어림도 없었다·

〈기프트: 엔들리스(브레이브) – 그림자밟기〉

〈우보〉

이십오의 기프트를 공유한 은하는 실시간으로 놈의 위치를 특정할 수 있었다·

덕분에 놈에게 접근하기가 수월했다·

“니어야 그대로 붙들고 있어·”

“···!”

“어 형!”

제우스는 근처에 있던 어베니어와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은하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홍화검을 휘둘렀다·

홍화검이 놈의 번개를 자르고 겨드랑이 아래를 스치고 지나갔다·

은색 피가 터졌다·

“크윽!”

“오 너희 피는 은색인가 보지?”

한 손으로 상처 부위를 감싼 제우스가 거리를 벌렸다·

놈이 불쾌감을 표출했다·

“인간 겨우 상처 하나 냈다고 우쭐대지 마라· 이깟 상처는 얼마든지 치····”

제우스는 마저 말을 잇지 못하고 자신의 상처 부위를 확인했다·

겨드랑이 아래에서 은색 피가 계속 흘러내리고 있었다·

놈은 크게 동요했다·

“어 어째서 치료되지 않는 것이냐· 대체 무슨 짓을 했길래···· 아····”

눈에 띄게 허둥거리던 제우스는 홍화검으로 시선을 향했다·

그리고 깨달았다·

“설마···· 설마 그 검은····”

제우스의 목소리가 떨렸다·

“메티스인 것이냐·”

“그래 네 조강지처다·”

키득거리며 답한 은하와 달리 제우스의 안색은 파리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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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ife Player [Re: Life Player]

ReLife Player [Re: Life Player]

Re:Life Player
Score 8.2
Status: Completed Type: Author: Released: 2018 Native Language: Korean
[Undead] Noh Eunha. After losing his family and closing off his heart, he just wanted to kill the monsters he loathed. I regressed before my life came to an end in the deepest part of the [Abyss Dungeon] that was impossible for mankind to raid. Since I’ve been reborn as a baby, let’s make this life different. I will do anything for the sake of my happiness. I’ll kill in order to live, and I’ll do my best to survive. Even if I have to walk a th**ny road by myself without anyone acknowledging me. This life, I will definite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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