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ife Player [Re: Life Player] Chapter 9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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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라이프 플레이어 (975)

〈심해의 던전〉 공략일로부터 2주 뒤·

빅 마마는 공략 기여도에 따라 이탈리아와 한국 공략대를 가리지 않고 국보를 수여하겠다고 공고했다·

일각에서는 어째서 한국 공략대에게도 이탈리아의 보물을 주어야 하느냐는 불만도 적잖게 나오기는 했지만 빅 마마의 뜻을 거스를 수는 없었다·

“심정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사전에 협약으로 맺은 사항대로 수행하는 것뿐이에요· 따지려면 그 전에 따졌어야지 이제 와서 뭔 헛소리를 하는지···· 선동하는 놈들은 눈치 보지 말고 잡아들이도록 해요· 몇 달간 강제 노역이라도 당하면 알아서 고분고분해지겠죠· 감히 반항을 해?”

각 주를 지배하는 마피아 패밀리들을 발아래에 둔 빅 마마의 권력은 막강했다·

더욱이 그녀는 몇십 년이나 군림하고 있는 상태이기도 했다·

그녀가 곧 이탈리아인 셈이다·

그렇다 보니 사람들의 불만은 금세 수그러들었다·

그리하여····

“어서 오십시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마침내 이날 한국 공략대에게 판테온이 개방됐다·

* * *

“여러분의 방문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이른 아침 판테온 신전 앞·

지팡이를 짚고 계단을 내려온 최고 관리자가 한국 공략대를 맞이했다·

그러면서 정중히 양해를 구했다·

“죄송하지만 판테온의 보안을 위해 여기 있는 여러분 전부를 안에 들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보고에 입장하지 않는 분들은 밖에서 대기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

충분히 납득이 갈 만한 이유였다·

이탈리아의 국보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은 못내 아쉬워하면서도 다른 이들을 배웅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그렇게 입장이 허가된 사람들만이 계단을 오르기 시작할 때·

“이리야 저희도 가지요·”

“네? 아 네····”

“····”

이미 공략 보상을 수령했음에도 일부러 시간을 내서 따라온 로베르토가 이리야를 에스코트하려 했다·

사람들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그가 서슴없이 그녀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갑작스러운 접촉에 그만 움찔한 그녀는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이며 구태여 그를 떨치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피식 웃어 주었다·

‘저것들이?’

그 광경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던 은하는 불쾌한 심정이기만 했다·

눈에 불똥이 튄 그는 홧김에 이리야를 향해 손을 뻗었다·

“꺄악!? 주 주님?”

거칠게 로베르토의 손을 쳐 내고 과감히 이리야의 허리를 잡아채서 자신에게로 끌고 온다·

이리야는 깜짝 놀라는 한편 은하의 곁에 붙고 나서는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

로베르토나 자리에 있던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들의 눈이 동그래졌다·

그럼에도 은하는 개의치 않고 로베르토에게 으름장을 놓듯 말했다·

“괜히 따라올 필요는 없어요· 이리야는 저희 클랜원이니만큼 저희가 잘 챙길 거니까요· 애초 로베르토 플레이어는 입장할 수 없을 텐데요?”

“아니요·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렇게 될 줄 알고 사전에 빅 마마님한테 허락을 받았으니까요· 입장은 문제없습니다·”

가만히 은하를 쳐다보던 로베르토가 산뜻한 미소와 함께 응수했다·

은하는 더욱 얼굴을 굳혔다·

두 사람은 그대로 대치한 채 말없이 눈싸움을 벌였다·

“아이참 둘 다 왜 그래요·”

“····”

졸지에 사이에 낀 이리야는 중재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그녀는 은하의 편을 들었다·

“···죄송해요 로베르토· 제 생각이 짧았던 것 같아요· 다른 분들이 불편하게 느낄 수도 있으니 보고에는 클랜원들하고만 들어갈게요· 정말 미안하고 여기까지 바래다줘서 고마워요·”

살며시 고개를 숙인 이리야가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뒤로 넘기며 로베르토에게 겸연쩍게 사과했다·

그런 그녀를 등에 업은 은하는 괜히 우쭐해했다·

“들었지? 알았으면 돌아가도록 해·”

“주님 요즘 자꾸 왜 그래요? 제발 조용히 좀 있어요 좀·”

이리야는 나직이 은하를 타박했다·

평소 그를 추앙하다시피 받들던 그녀로서는 거의 처음 있는 일이나 다름없었다·

한편 로베르토는 그녀의 사양에 별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럼 저는 밖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아니요 그럴 필요는 없는데···· 제가 언제 나올지 모르는데 그럴 수는 없어요·”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기다리겠습니다· 끝나고 식사나 하러 가죠·”

“식사도 저희끼리 할 거라서요· 미안하네요 로베르토 플레이어· 와 줘서 고맙고 잘 가요·”

“앗 주님!”

더는 못 들어 주겠다·

대뜸 대화에 끼어들어 방해한 은하는 억지로 이리야를 끌고 로베르토로부터 등을 돌렸다·

“····”

은하가 계단을 오르며 뒤돌아보자 자리에 남아 빤히 올려다보던 로베르토와 시선이 마주쳤다·

‘집적대지 마라·’

은하는 시선으로 전했다·

로베르토가 그 뜻을 읽었든 말든 알 바는 아니었다·

이내 고개를 원래대로 한 은하는 이리야에게 추궁하듯 물었다·

“전에는 서로 이리야 씨니 로베르토 플레이어이니 했으면서 둘이 언제 편하게 불렀대?”

“네? 며칠 전부터요····”

“왜?”

“왜냐니···· 친구 사이이기도 하고 로베르토가 서로 편하게 부르자고 제의했었으니까요·”

“친구 사이는 무슨···· 예전처럼 플레이어라고 붙여서 부르도록 해·”

“네?”

허리를 안긴 상태로 있느라 은하에게 몸을 기댄 이리야는 고개를 갸웃했다·

초록 눈에 은하를 담은 그녀가 망설이듯 입술을 들썩였다·

“주님 제 착각일지도 모르지만 지금 혹시 질····”

“질 뭐?”

“···아무것도 아니에요·”

끝내 말하지 못하고 흐린 이리야는 고개를 저었다·

그러고는 어색함을 무마하기 위해 얼른 화제를 바꿨다·

“그보다 주님 이제 팔 좀 풀어 주셔야 할 것 같은데···· 다들 이상하게 보잖아요····”

“아 미안·”

당연하게도 주위 사람들은 마치 연인처럼 붙어 걷는 은하와 이리야를 수상하게 여겼다·

판테온에 들어서고 나서야 뒤늦게 그들의 시선을 눈치챈 은하는 곧장 이리야의 허리에 두른 팔을 풀었다·

한편 이리야는 부끄럽다는 듯 얼굴을 붉히고 있었다·

“그 그럼··· 저는 이만 가 볼게요·”

“그래 좋은 보물을 얻길 바랄게·”

“주님도요·”

서로 다른 보고로 입장하기에 두 사람은 도중 헤어져야 했다·

이때 은하에게 인사한 이리야는 도망치듯 후다닥 물러났다·

자리에서 진서나 일행에 합류하는 그녀를 떠나보낸 은하는 곧 탄식하듯 중얼거렸다·

“나 지금 뭐 하냐····”

제 여인이라도 대하듯 멋대로 이리야에게 간섭한 은하는 자신이 한심하게만 느껴졌다·

찌질했다·

“에휴···· 아무 일도 없었다며···· 쟤가 쟤가 진짜 어쩌려고····”

한편 진서나는 눈치가 빨랐다·

엘리베이터를 타러 가기 전 은하를 힐끗한 진서나는 깊이 한숨을 쉬었다·

골치가 아파진 나머지 절로 혀가 차졌다·

그리고 걱정했다·

“하양이한테는 어떻게 말하지? 은하가 한눈팔지 않도록 잘 감시하기로 했는데···· 에휴···· 나도 하양이한테 혼나겠네·”

* * *

“가지고 계신 디바이스는 전부 제가 보관하고 있겠습니다· 보고의 보안을 위해 협조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네 여기요·”

한국과 이탈리아의 협약에 따라 은하가 지급받기로 한 이탈리아의 국보는 두 점·

일전에 한 점을 챙긴 은하는 나머지 한 점을 받기 위해 최고 등급 보고 앞에 섰다·

“그럼 천천히 살펴보십시오· 좋은 시간 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최고 등급 보고의 문이 열렸다·

최고 관리자의 배웅을 받은 은하는 안으로 들어갔다·

보고에 완전히 발을 들인 순간 어느새 그는 안개 속에 있었다·

‘유성이가 간절히 바라라고 했지· 가자·’

찾고자 하는 보물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은하는 그 보물을 갈망하며 무작정 안개 속을 나아갔다·

그러자 보고에서 보관 중인 보물들이 이번에도 어김없이 눈앞에 나타났다·

“또 너희들이구나·”

보물들이 데려가 달라는 듯 은하를 따라오며 재롱을 부렸다·

그럼에도 은하는 혹하지 않고 계속 걸음을 내디뎠다·

“미안한데 나보다 더 좋은 주인을 만날 수 있길 바랄게·”

은하는 빈말로 보물들을 물렸다·

그러자 열성적으로 아양을 떨던 보물들도 차츰 떨어져 나가고 말았다·

어느덧 은하는 홀로 안개 속을 걷고 있었다·

‘슬슬 나타나 주면 좋겠는데····’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모르겠다·

더 이상 보물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은하는 멈추는 일 없이 무작정 안개 속을 나아갔다·

‘유성이가 해 준 말에 따르면···· 이 녀석도 메티스의 지혜만큼 깐깐하다고 했지·’

그러던 그때였다·

화아악!

“····”

별안간 저 앞에서 황금빛이 뿜어져 나왔다·

찾고자 하는 보물임을 직감한 은하는 곧장 걸음을 재촉했다·

안개 속을 헤치고 나아간다·

어느 순간 은하는 주위 안개가 황금 빛에 밀려 걷히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머지않아·

“···찾았다·”

은하는 보물을 마주할 수 있었다·

황금 빛을 번쩍이고 있는 보물 왕홀이 근엄한 남성의 목소리로 사념을 보냈다·

나는 아버지의 대적자·

제 아버지를 끌어내린 반역자·

이전 신화의 막을 내린 자이자 다음 신화의 막을 연 자·

신들 위의 신 올림포스의 최고신·

천공과 번개의 신이자 왕권의 신·

나의 이름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안다·

도중에 사념을 흘려들은 은하는 왕홀을 손에 쥐었다·

그리고 왕홀에 깃들어 있는 신격의 이름을 입에 담았다·

“유피테르(Jupiter)·”

로마 신화의 유피테르·

그리스 신화에서 이 신은 제우스라고 불리기도 했다·

* * *

“좋았어·”

이탈리아 국보로 등록된 명칭으로는 제노바의 왕홀·

정식 명칭은 유피테르의 왕홀·

찾고자 하던 보물을 손에 넣은 은하는 입가를 끌어 올렸다·

“이제 그만 돌아가 볼까·”

은하는 보고를 나가기로 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다 문득 미련이 떠올랐다·

‘그러고 보니···· 아이기스는 이번에는 나타나지도 않았네·’

일전에 메티스의 지혜 다음으로 가장 강한 끌림을 안겨 주었던 아이기스·

아이기스를 보지 못한 은하는 아쉬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내가 계속 거절한 탓에 마음이 상한 건가····’

어쩔 수 없다·

애초 아이기스를 보게 되더라도 유피테르의 왕홀을 챙겨야 해서 가져가지도 못할 터였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보지 않고 보고를 나서는 편이 나으리라·

그렇게 은하가 체념할 때였다·

우우웅!

“···어?”

은하의 바람에 응하기라도 한 듯 저 앞에서 아이기스가 나타났다·

아이기스가 푸른 빛을 번쩍이며 은하를 부르듯 진동 소리를 냈다·

은하는 조금의 고민도 없이 얼른 아이기스에 다가갔다·

“···오랜만이야·”

우우웅!

아이기스가 호응했다·

이전에도 느낀 끌림에 은하는 절로 웃음이 나왔다·

한편으로는 사과해야 했다·

“정말 미안해· 이번에도 너를 데려갈 수는 없을 것 같아·”

····

아이기스가 진동을 멈췄다·

은하는 낙담한 것이란 생각에 마음이 좋지 않았다·

바로 그때·

‘응?’

아이기스의 뒤편 안개 속에서 웬 거울이 모습을 드러냈다·

은하는 난데없는 거울의 등장에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었다·

한편 아이기스는 몸을 틀어 거울을 마주했다·

거울에 아이기스가 비쳤다·

직후 거울 표면이 빛을 내더니····

“어?”

은하는 눈을 의심해야 했다·

아이기스를 닮은 푸른 방패가 거울 속에서 굴러 나왔기 때문이다·

‘뭐야····’

아이기스가 둘이 됐다·

그러나 은하는 곧 기감으로 두 방패가 외형만 같을 뿐 품고 있는 기운은 다르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었다·

이내 그는 의문을 품었다·

‘왜 자신을 복사한 거지?’

본체 아이기스가 스스로를 줄여 손가락 두 마디 크기로 변한 것은 그때였다·

그러고는 거울을 마주한 채 빛을 발했다·

화아악!

푸른 빛이 거울에 반사된다·

제가 쏜 빛에 맞은 아이기스는 순식간에 돌이 돼 버렸다·

“····”

은하는 상황을 이해할 수 없어 멍하니 눈을 깜빡였다·

한편 아이기스는 데굴데굴 굴러 은하의 발끝을 툭툭 건드렸다·

마치 데려가 달라는 듯이····

아니 결코 착각이 아니었다·

이어서 사념이 들렸으니까·

주워·

“···응?”

넣어·

“···?”

숨겨·

“····”

괜찮으니 나를 가지거라·

근엄하고 강단이 느껴지면서도 현명함과 다정함이 묻어나는 여성의 목소리였다·

“···이래도 되나?”

은하는 일단 챙기기로 했다·

품속에 넣고 꼭꼭 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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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ife Player [Re: Life Player]

ReLife Player [Re: Life Player]

Re:Life Player
Score 8.2
Status: Completed Type: Author: Released: 2018 Native Language: Korean
[Undead] Noh Eunha. After losing his family and closing off his heart, he just wanted to kill the monsters he loathed. I regressed before my life came to an end in the deepest part of the [Abyss Dungeon] that was impossible for mankind to raid. Since I’ve been reborn as a baby, let’s make this life different. I will do anything for the sake of my happiness. I’ll kill in order to live, and I’ll do my best to survive. Even if I have to walk a th**ny road by myself without anyone acknowledging me. This life, I will definite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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