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ife Player [Re: Life Player] Chapter 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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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라이프 플레이어 (953)

판도라 클랜회관 옥상 정원·

은하와 강현철은 테이블을 두고 벤치에 마주 앉았다·

은하는 퉁명스레 내뱉었다·

“갑자기 왜 왔대요?”

“심심해서· 너도 은퇴해 봐라· 가끔 얼마나 무료한지 아냐? 피가 들끓는 싸움이 없어서 좀이 쑤신다 좀이 쑤셔····”

강현철이 한숨을 푹 내쉬고 테이블에 엎드린다·

그러면서도 시선은 정원으로 향하고 있었다·

정확히는····

“대한아 이것 봐· 꽃이야· 예쁘지?”

“응가!”

“뭐? 엄마가 더 예쁘다고? 우리 아들 효자구나?”

“응가!”

옥상 정원을 구경 중인 박혜림과 강대한에게 향하고 있었다·

은하 역시 마찬가지로 이유정 노유성 노유란 노유린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얘들아 위험할 수 있으니까 난간 쪽으로는 가지 말아야 한다?”

“네에!”

“네!”

은하는 미소를 지었다·

정자에서 지켜보고 있으면 절로 마음이 흐뭇해지는 무척 정겨운 광경이다·

맞은편에 강현철만 없었다면·

“혜림이 쟤는 뭐 하냐···· 말도 잘 모르는 애한테···· 웃기네· 예쁜 건 인정이지만·”

강현철이 피식거린다·

은하는 대번에 얼굴을 찡그렸다·

“징그러우니까 그런 소리는 혜림 누나랑 있을 때만 하죠? 제 앞에서 하지 말고·”

“참 나 이 정도로 무슨····”

테이블에서 몸을 떼는 강현철·

그가 껄렁하게 벤치에 기대며 혀를 툴툴 찼다·

은하는 그런 그에게 따졌다·

“그래서 왜 온 건데요?”

“말했잖아· 심심했다고· 그런데 네가 〈심해의 던전〉에 들어간다는데 부럽지 않고 배기겠냐? 그래서 이렇게 찾아온 거지· 야 혹시 남는 자리 없냐? 내가 짐꾼으로라도 따라····”

“오빠! 지금 뭐라고요!?”

“쟤는 진짜 귀가 귀신같다니까···· 아 별소리 안 했어! 계속 놀아!”

멀리서 들려온 박혜림의 외침에·

화들짝 놀란 강현철은 급히 큰 소리로 대꾸했다·

그러고는 가볍게 어깨를 으쓱였다·

“봤지? 내가 이러고 산다···· 내가 몸풀기로 싸우는 것도 안 된다고 말리려 든다니까? 충분히 죽일 수 있는 몬스터였는데도·”

“누가 몸풀기로 싸워요···· 그것도 몬스터랑····”

“누가 싸우기는 내가 싸우지· 아무튼 그래서 왔다· 심심하고 궁금하고 무엇보다····”

말을 흐린 강현철이 턱짓했다·

은하는 그가 가리킨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저번에 네 누나 결혼식에서 처음 만난 후로 대한이가 엄청 보고 싶어 하더라고·”

“····”

자신과 이유정의 딸 노유린과 그녀를 쫄래쫄래 따라다니는 강대한이 있었다·

‘저 꼬맹이가····’

“야! 너 갑자기 왜 그래!?”

은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대로 강현철이 뭐라 외치든 말든 은하는 노유린에게로 뛰어갔다·

강대한이 손에 쥔 꽃을 그녀에게 건네기 전에 그녀를 번쩍 안아 든다·

“유린아·”

“···아빠?”

눈 깜짝할 사이에 은하에게 안긴 노유린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알쏭달쏭한 얼굴을 했다·

그리고 졸지에 고개를 들어 그녀를 올려다보게 된 강대한은····

“응가····”

무척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 꽃은 너희 엄마한테나 주고 가서 유성이랑 놀도록 해· 남자애는 남자애랑 놀아야지·”

은하는 세차게 손을 휘저으며 강대한을 쫓아내려 했다·

뒤늦게 따라온 강현철은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야 너 진짜···· 한 살배기한테 유치하게 질투나 하지 마라· 그리고 남자애는 남자애랑 놀라니 그거 성차별적인 발언이거든?”

“웬일로 똑똑한 척 말하는데 그런다고 양보 안 해 줄 거거든요? 유린이 아빠로서·”

“아빠! 나는요!?”

“유란이 아빠로서도요·”

은하는 노유란까지 안아 들며 당당하게 말했다·

강현철은 기가 찬 나머지 혀를 내둘렀다·

한편 강대한은 포기를 몰랐다·

“응가!”

“응? 뭐야? 안아 달라고? 알았다·”

강현철의 다리에 매달려서는 안아 달라고 보채는 강대한·

강현철은 그 부탁에 따랐고 노유린과 눈높이가 맞춰진 강대한은····

“응가!”

“···나한테 주겠다고?”

“응가!”

노은아의 결혼식 때도 그랬었듯 손에 쥐고 있던 꽃을 은하를 향해 내밀었다·

은하는 떨떠름했다·

“나부터 공략하겠다는 건가· 애가 영악하네····”

“영악한 게 아니라 영리한 거지! 뭐 하냐? 애가 주는 건데 안 받을 거야?”

“····”

강현철이 코웃음을 친다·

은하는 달가워하지 않으면서도 강대한의 꽃을 거절할 수 없었다·

그가 노유란을 안은 손으로 꽃을 받았다·

“고맙다 잘 받을게· 그런다고 유린이는 안 줄 거지만·”

“응가!”

“와 어떻게 너는 나보다 더 유치할 수가 있냐···· 아무리 그래도 아직은 애니까 봐줘라 좀·”

“싫거든요·”

은하는 딱 잘라 말했다·

한편으로는 불안이 스쳤다·

‘이 꼬맹이···· 내가 없는 동안 유린이 보러 놀러 오는 거 아니야?’

아무래도·

조치를 취해야 할 것 같다·

‘유성이한테 단단히 일러 둬야지· 유란이 유린이 잘 지키라고·’

은하는 다짐했다·

〈심해의 던전〉 공략을 위한 출국이 얼마 남지 않은 어느 날의 일이었다·

* * *

After Story 10· 출항과 여정

시간이 흘러 선력 24년 11월·

〈심해의 던전〉 공략을 위해 이탈리아로의 여정을 앞둔 사람들은 인천항에 집결했다·

인천항에는 공략대원 말고도 그들을 배웅하러 나온 이들 매스컴 관계자들도 있었다·

“모두 무사히 돌아오길 빌게요·”

“····”

선녀 임가을은 단상에 올라 공략대원들을 격려했다·

그러고 나서·

“다음에 볼 때는 내년이겠네· 몸조심하고 잘 다녀오렴·”

“그래야지· 다녀올게·”

이탈리아행 배에 오르기 전·

공략대원들은 지인들과 마지막으로 인사하는 시간을 가졌다·

은하는 한서현을 시작으로 가족들 지인들을 돌아보았다·

“노은하! 크게 성공해서 와라! 여기는 우리한테 맡기고!”

“그래 맞아! 돌아오는 길에 축의금으로 선물도 가져오고!”

“여자 문제 만들지 않도록 조심 또 조심하고!”

진파랑 여우비 유도준 등이 저마다 응원을 보냈다·

사람들은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은하 역시 가볍게 피식했다·

그러고는 목소리에 마나를 담아 사람들에게 외쳤다·

“나 없는 동안 여기 잘 부탁하고 내년에 보자! 다녀올게·”

사람들이 환호한다·

그들에게 가볍게 반응해 준 은하는 한서현의 곁에 있던 노유성을 내려다보았다·

“유성아·”

“네 아빠·”

무릎을 굽혀 눈높이를 맞춘다·

그의 머리에 손을 얹는다·

“아빠가 한 말 기억하지? 엄마들이랑 유란이 유린이는?”

“내가 지킨다!”

“그래 부탁한다·”

자그마한 두 주먹을 쥐고 씩씩하게 답하는 노유성·

은하는 잘했다고 칭찬하며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미래 유성이 끼어든 것은 바로 그때였다·

“유성아 내 말도 기억하지? 강대한은?”

“절대 유린이한테 접근 금지!”

“좋아· 꼭이야 꼭? 약속·”

괜히 사람들의 시선을 끌까 머리에 로브 모자를 눌러쓴 미래 유성·

그가 작은 유성의 어깨를 잡고 거듭 강조했다·

‘미래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유성이가 저러는 것을 보면 그 꼬맹이를 주의하긴 해야겠어·’

은하는 그 광경을 지켜보며 다시금 마음을 다잡았다·

한편 한서현은 기가 막힌다며 쯧쯧 혀를 찼다·

“어떻게 부자가 똑같니 똑같아···· 유성이한테 이상한 거 가르치지 말고 공략에나 전념하도록 하렴·”

그리하여·

공략대원들은 트레디치들과 함께 이탈리아행 배에 올랐다·

배가 출항했다·

* * *

재작년 남해에서 난동을 부린 제3위계 몬스터 데몬퍼스에 의해 삼라그룹이 힘을 잃고 말면서 동해 그룹은 해운 업계에서 위치를 굳건히 다지게 됐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공략대를 이탈리아로 보내는 역할을 맡았고·

본의 아니게····

“나는 왜 여기 있는 걸까····”

동해그룹의 직계 정금전은 책임자로 발탁되고 말았다·

공략대와 함께 배에 올라탄 그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할아버지도 아버지도 형도 왜 나를 가만두지 못하는 거야···· 좀 내버려 둬 달라고···· 젠장 이제는 돌아갈 수도 없어····”

“····”

멀어지던 인천항은 어느새 눈에 보이지도 않았다·

난간에 몸을 매달다시피 한 정금전은 연신 구시렁거렸다·

‘저 형은 또 저러네·’

갑판에 나와 그를 발견한 은하는 고개를 저었다·

그러고는 위로하려는 의미에서 그에게 다가갔다·

“너무 그러지 말아요 형· 이렇게 된 거 포기하고 편하게 즐기는 게 어때요? 마침 형수님이랑 같이 왔으니 이탈리아로 신혼여행을 간다는 느낌으로·”

“신호오오온여해애애앵? 가 봤자 거기에 뭐가 있는데· 게임이 있냐 만화가 있냐? 데이터 연결도 하지 못해서 모바일 게임도 못 할 거 아니야·”

“····”

참 글러 먹은 사람이다·

은하는 할 말을 잃어버렸다·

그때 정금전이 원망스럽다는 듯이 은하를 가리키며 푸념했다·

“이게 다 너 때문이야·”

“제가 왜요?”

“내가 너랑 친하다고 해서 이렇게 끌려가게 된 거니까· 아니이···· 그게 무슨 상관인데? 왜 친분으로 결정하는 건데 왜? 대체 왜? 왜····”

“그걸 저한테 따져서 뭐 해요· 동해그룹에나 따져야지·”

“하···· 따졌지···· 내가 따졌는데도 여기 있는 거 아니냐 망할·”

“그냥 좋게 생각해요·”

계속 달래 줬다가는 힘이 빠지겠다·

마침 저편에서 정금전의 아내 이세희가 걸어오고 있었다·

‘이 형은 형수님한테나 맡기자·’

이세희가 알아서 해 줄 것이다·

은하는 그녀와 눈인사를 나누며 자리를 떠났다·

향한 곳은 갑판 중심부였다·

그곳에는····

‘금전 형이 잘 마련해 놨네· 귀찮아하면서도 막상 시키면 일은 잘한다니까·’

바닥이 깊은 수영장을 개조한 갑판 위로도 유리 벽이 쳐진 거대한 수조가 설치돼 있었다·

그 수조를 살핀 은하는 만족해하며 근처에 있던 봉구래를 불렀다·

“구래야·”

“오잉? 왜 자기?”

“대원들한테 전해 줘· 이제부터 훈련할 거니까 갑판으로 나오라고· 1조부터 4조까지· 나머지 조는 지시가 있을 때까지 알아서 대기하고 있으라 하고·”

한국의 공략대 인원은 총 358명·

그들 모두가 한꺼번에 수조에서 훈련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기에 은하는 조 단위로 나누어 훈련을 진행하기로 했다·

참고로 조는 대체로 클랜별로 구분되어 있었다·

판도라 클랜의 경우에는 1조 레귤러스 신라 명왕 클랜은 각각 2 3 4조에 해당했다·

“오케이 자기· 말하고 올게·”

“서나나 다른 텔레파시스트들한테 텔레파시를 부탁하도록 해·”

“나도 알지· 그래도 센스 있네·”

썬베드에 누워 일광용을 즐기던 봉구래가 선글라스를 들어 올려 은하에게 윙크했다·

이내 그는 은하의 말을 전하러 선실로 들어갔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다들 모였죠?”

“····”

1조를 맡은 판도라 클랜원들과 2조를 맡은 레귤러스 클랜원들이 은하에게로 모였다·

주위에는 차례를 기다릴 겸 훈련을 구경하러 나온 다른 조원들이나 트레디치들도 있었다·

그들을 앞에 두고 수조를 등진 은하는 설명을 시작했다·

“다들 어렴풋이 예상하고 있겠지만 〈심해의 던전〉의 지형은 주위 환경상 바다와 관련돼 있을 확률이 높아요· 필연적으로 수상전이나 수중전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죠· 그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

“우리는 이탈리아로 가는 동안 이 수조를 이용해 훈련할 겁니다· 다들 바다의 숨결은 이미 체득해 놨겠죠?”

공략대 편성이 완료된 후·

공략대원들은 선녀 정부의 지원으로 수중에서도 호흡할 수 있고 편하게 몸을 움직일 수 있는 스킬석을 받았다·

그 스킬석에 담긴 섭리를 일반적으로 바다의 숨결이라고 불렀다·

은하의 언급에 공략대원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스킬석을 흡수하느라 시간 낭비할 필요는 없겠네요· 바로 시작할게요· 첫날이니만큼 오늘은 수중에서 활동하는 데 집중할 겁니다· 당연히 수중 호흡은 기본으로 들어갈 거고요·”

“대표님 포지션 구분은 없나요?”

“네 포지션 구분 없이 공통으로 훈련할 겁니다· 거듭 말하지만 기본적으로 할 수 있어야 하니까요· 무장한 상태로·”

“····”

대개 체력이 약한 네비게이터나 서포터 등이 질겁하는 듯했으나 이의를 표하지는 않았다·

마음으로는 동의할 수 없을지라도 머리로는 이해한 것이다·

그들의 심리를 파악한 은하는 이내 등 뒤의 수조를 가리켰다·

“훈련은 간단해요· 왕복 달리기 혹은 왕복 헤엄이라 해야 할까요? 여러분은 수조에 들어가서 위에서부터 아래로 다시 아래에서부터 위로 지그재그로 움직이는 것을 반복하면 됩니다· 정해진 시간이 될 때까지요· 횟수는 처음이니까 한····”

공략대원들이 헉 숨을 삼킨다·

그리고 이어지는 말을 듣고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깔끔하게 딱 100번만 할까요? 3 4조는 한 사람씩 맡아서 횟수를 세 주면 됩니다·”

“···!”

사람들의 눈이 크게 떠지고 평소 체력이 약한 이들은 넋이 나간 표정을 짓는 가운데·

은하는 판도라 클랜원들에게로 눈길을 향했다·

“아 저도 같이 훈련할 겁니다· 저보다 못해서 실망시키는 사람은 없길 바랄게요· 특히 우리 클랜에서는·”

“····”

클랜원들은 모두 고개를 돌려 시선을 피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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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ife Player [Re: Life Player]

ReLife Player [Re: Life Player]

Re:Life Player
Score 8.2
Status: Completed Type: Author: Released: 2018 Native Language: Korean
[Undead] Noh Eunha. After losing his family and closing off his heart, he just wanted to kill the monsters he loathed. I regressed before my life came to an end in the deepest part of the [Abyss Dungeon] that was impossible for mankind to raid. Since I’ve been reborn as a baby, let’s make this life different. I will do anything for the sake of my happiness. I’ll kill in order to live, and I’ll do my best to survive. Even if I have to walk a th**ny road by myself without anyone acknowledging me. This life, I will definite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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