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ife Player [Re: Life Player] Chapter 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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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라이프 플레이어 (948)

After Story 9· 모집

이탈리아가 자신에게 약속한 〈심해의 던전〉 공략 참가로 얻는 보상은 분명 매력적이다·

여명검을 대체할 만한 검을 만들 수 있는 기회인 만큼 참가하고 싶은 마음이 없지는 않았다·

그러나 아무리 보상에 혹한들 섣불리 결정할 수는 없었다·

너무 위험했다·

목숨을 보장할 수 없었다·

‘〈심해의 던전〉은 흑색던전이야· 공략 난이도는 여타 던전하고는 비교할 수 없는 데다 한 번 들어가면 공략할 때까지 밖으로 나오는 것은 불가능해· 결국 공략에 성공해서 살아 돌아오느냐 실패해서 죽느냐 하는 양자택일밖에 없다는 건데····’

자신이 같은 흑색던전에 속하는 〈심연의 던전〉을 공략했다고는 하나 〈심해의 던전〉 공략은 별개로 보아야 했다·

물론 회귀 전에 달달 외워 둔 〈심해의 던전〉 공략 일지를 지금도 기억하고 있는 만큼 공략을 자신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문제는·

‘내가 홀몸이 아니란 거지· 이제는 가족들이 있으니까·’

어렸을 적에 가족을 잃은 회귀 전이었다면 모를까·

이제는 아버지와 어머니 노은아 노은애·

거기에 한서현 정하양 이유정 류연화란 네 명의 아내와·

노유성 노유란 노유린 류연화의 배 속에 있는 아이까지 자식이 넷이나 있기도 했다·

“삐삐삐 빠빠빠 뿌뿌뿌!”

“꾸꾸 까까! 깡!”

“그래그래· 알고 있어· 너희도 내 가족이지·”

최근에는 태평하게 늘어져서는 먹고 자고 놀기만 하는 애완동물인지 환수인지 모를 불닭이와 깡이도 있었다·

여하간 그렇기에·

‘가족들한테도 물어보자·’

노은아를 되살리기 위해서 〈심연의 던전〉에 들어갔을 때와는 사정이 달랐다·

〈심해의 던전〉 공략은 어디까지나 새로운 검을 제작할 소재를 얻기 위해서란 지극히 개인적인 목적으로 참가하려는 것일 뿐이다·

〈심연의 던전〉 때처럼 무작정 제 의견을 앞세울 수도 없었고 앞세우고 싶지도 않았다·

가족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싶었다·

이에 은하는 가족들을 불러 모아 사정을 설명하기에 나섰고····

“안 돼·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위험하게 거기를 왜 가니? 나는 반대야·”

“저도 반대예요· 가지 마요· 안 가도 되잖아요·”

“····”

정하양은 단칼에 반대를 표했다·

우연히 자리에 있던 하백련도 그녀를 거들었다·

두 사람이 눈초리를 세웠다·

다른 사람들도 동의한다는 듯 시선이 썩 곱지 못했다·

“〈심연의 던전〉에 들어가서 우리 마음을 졸이게 한 지 얼마나 됐다고 그러는 거니? 내 남편이지만 참····”

“그래 맞아· 나랑 서현 언니 연화 언니가 얼마나 걱정했었는데···· 회귀 전의 기억이 있어서 공략을 자신할 수 있다고 해도 혹시 모르는 일이잖아· 나도 되도록 가지 않았으면 좋겠어·”

“나도 동감이야· 보상이 탐난다지만 꼭 가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내가 같이 가지도 못할 테고 애 때문에····”

한서현 이유정 류연화도 저마다 의견을 보탰다·

류연화의 경우에는 의식적으로 배를 쓰다듬었다·

‘이럴 것 같기는 했어····’

가족들의 의견을 어느 정도 예상하고는 있던 은하는 쓴웃음을 지었다·

아무래도 단념해야 할 듯했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

잃을 것 없이 무모하고 자신밖에 모르는 삶을 살았던 철없는 시절은 지났다·

은하는 가족들의 뜻을 존중해 공략 포기를 입에 담으려 했다·

바로 그때·

“그래도 내 남편인데 어쩌겠니· 애초 모르고 만난 것도 아니고···· 회귀 전의 기억이 있다니 다행히 걱정은 덜해도 되겠네· 정 하고 싶으면 하도록 해· 말리지는 않을게· 너를 믿고 지지해 주는 것도 아내로서 내 역할일 테니까· 대신 꼭 돌아오도록 하고·”

에휴 하고 길게 한숨을 쉰 한서현이 불쑥 말을 꺼냈다·

그러자 이유정 류연화가 얼른 뒤를 이었다·

“내가 먼저 말하려 했는데 서현 언니한테 뺏겨 버렸네···· 나도 은하 너를 믿으니까 무사히 돌아오기로 약속한다면 가도 좋아·”

“···약속 해 줄 수 있어? 나는 되도록 가지 않길 바라지만 그렇다고 너를 방해하고 싶지는 않아·”

이유정은 별수 없다는 듯 자애로운 미소를 지었고 류연화는 진지한 눈빛으로 물었다·

‘아예 반대할 줄 알았는데····’

은하로서는 의외였다·

한편으로는 자신을 믿겠다는 세 사람이 고맙기도 했다·

자연히 그들을 향한 눈빛에는 감정이 실렸고····

“아니이···· 다들 이러기야? 이러면 나만 이상해지는 거잖아····”

그것을 기민하게 눈치챈 정하양이 억울한 심정을 토했다·

그녀가 마지못해 의견을 꺾었다·

“여보 하고 싶은 대로 해· 대신에 할 거면 잘해야 해·”

“···고마워· 잘 생각해 보고 결정할게·”

아내들의 신뢰와 배려가 기뻤다·

그리고 무거웠다·

은하는 진중한 어조로 답했다·

다만····

“그래도 저는 끝까지 반대예요· 오빠를 못 믿어서가 아니라 위험한 건 위험한 거니까요· 그냥 여기 있어 주세요····”

하백련은 뜻을 고치지 않았다·

그녀가 입술을 삐죽였다·

* * *

〈심해의 던전〉 공략 참가는 은하의 자율에 맡기기로 한다·

화제가 그렇게 마무리되던 중 한서현은 운을 띄웠다·

“애초 우리끼리 얘기할 게 아니라 유성이 얘기를 들어 봐야 하는 것 아니겠니?”

“아 맞다· 유성이가 있었지· 유성이 얘기를 들어 보고 나서 결정하면 되겠다·”

정하양을 비롯해 사람들은 그제야 조용히 상황을 지켜보고만 있던 미래 유성을 찾았다·

그가 흐뭇해하며 물었다·

“다들 대화는 끝나신 거예요? 괜히 눈치도 없이 끼어들었다가 아버지와 어머니들 사이를 방해하는 것은 아닐까 싶어서 기다리고 있었거든요·”

“그래 유성아· 대화는 다 했어· 기다려 줘서 고마워· 그러니 이제는 얘기해 주지 않겠니? 미래의 은하는 어떻게 했고 또 어떻게 해야 하는지·”

“네 미래의 아버지는요····”

“····”

사람들의 시선을 받는 가운데·

미래 유성은 말을 이었다·

“〈심해의 던전〉 공략에 참가했고 성공했어요· 아주 훌륭하게·”

“···그렇구나·”

은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미래의 공략 결과를 들으니 조금이나마 안심이 됐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인지 안도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렇다고·

‘무조건 미래를 맹신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겠지만···· 방심하지 말아야 해·’

그래도 〈심해의 던전〉 공략에 긍정적인 요소로 삼을 수 있으리라·

정하양이 물은 것은 그때였다·

“그럼 은하는 미래의 흐름대로 〈심해의 던전〉을 공략해야 하는 거야?”

“네 어머니들 마음은 알지만 그래도 반드시 공략해야 해요· 미래의 흐름대로 나아가려면····”

아니·

한 차례 호흡을 고른 미래 유성이 강조하듯 말했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요·”

“····”

“제가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미래에는 국가 간의 분쟁이 끊이지 않고 〈세기말 디스트럭션〉에 버금가는 재앙이 일어나게 돼요·”

그렇기에·

“아버지는 세계로 나가야 해요· 〈심해의 던전〉 공략에 참가해서 한국에 뿌리를 두고 있는 신화를 크게 키워야 해요· 그래야····”

“다른 나라와 싸우게 될 때 전장이 어디든 관계없이 내 신화가 본연의 힘을 발휘할 테니까?”

“네 맞아요· 〈심해의 던전〉을 공략하면 아버지는 지중해와 북대서양 일대는 물론 세계 어디에서든 신화를 현현하기에 무리가 없어질 거예요· 실제로 미래의 아버지는 그랬고요· 그리고····”

■■이가 태어나야 하기도 하고요 툭하면 저를 고생하게 만드는 미운 동생이지만····

행여나 미래에 영향을 줄까 미래 유성은 급히 뒷말을 삼켰다·

그러고는 얼버무렸다·

“제가 말했잖아요·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라고요·”

“그러니까···· 이탈리아에 가서 바꿔야 할 미래가 있다는 말이니?”

“네 어머니 말이 맞아요·”

한서현의 물음에 미래 유성이 긍정했다·

그가 회상하듯 입을 열었다·

“미래의 아버지는 후회했어요· 이탈리아에 그런 국보가 있을 줄 알았다면 분명 그것을 골랐을 거라고····”

“내가 잘못 골랐던 거야?”

“잘못 골랐던 것은 아니에요· 그때 아버지가 고른 국보들은 충분히 좋은 소재가 됐거든요· 아버지하고 잘 어울렸어요· 어렸을 적인데도 해수 삼촌이 엄청 기뻐한 게 기억나네요· 다만····”

“····”

“미래의 재앙에 대항하는 데에는 그 국보가 더 도움이 됐을 거예요·”

“···그렇구나· 그래서 네 말은 내가 그 국보를 얻기 위해 더더욱 이탈리아에 가야 한다는 거구나·”

“네· 게다가···· 재앙의 원인 중 하나가 거기에 있기도 하고요· 아직은 재앙의 싹에 불과하니 미리 제거해 두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결국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심해의 던전〉 공략에 참가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은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탈리아에 가 봐야겠네·”

바로 그때·

미래 유성이 손을 들었다·

“저도 같이 갈게요 아버지·”

“···뭐?”

미래 유성의 동참 선언에 은하는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다른 사람들의 반응도 비슷했다·

그러자 미래 유성이 얼른 말을 덧붙였다·

“아버지도 제 실력 알잖아요·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거예요· 오히려 제가 가면 공략도 더 수월해질걸요?”

“하지만····”

“그리고 제 얘기에만 의지해 미래를 바꾸려고 하는 것보다 제가 옆에 있는 게 낫잖아요·”

“····”

“제가 이때 미래에서 넘어온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심해의 던전〉 때문이기도 하고요·”

그러니 저도 아버지랑 같이 공략에 참가하게 해 주세요 네?

미래 유성이 간절히 애원한다·

끝내 은하는 허락할 수밖에 없었다·

“···알았어· 어쩔 수 없지· 대신에 내 말에 잘 따라야 한다?”

“네! 그야 당연하죠!”

자식을 이기는 부모는 없다더니만····

은하는 절로 한숨이 나왔다·

“남편에 이제는 아들내미까지···· 아주 속을 썩이려 드는구나·”

한편 한서현은 혀를 찼다·

정하양 이유정 류연화는 그녀의 불평에 장난스레 키득였다·

“그러게· 유성이까지 저러니 언니 걱정이 크겠어· 유란이는 안 그랬으면····”

“우리 유린이도· 엄마 말 잘 듣는 착한 아이니까 안 그러겠지만·”

“나도···· 그렇게 키우려고·”

한서현은 기가 차서 대꾸했다·

“작은 유성이는 잘 듣거든? 교육 방식을 바꿔야 하나···· 어쨌거나 둘 다 몸조심하고 무사히 돌아오도록 하렴·”

* * *

밤이 늦은 시간이었다·

호위사를 대동하지도 않은 하백련을 홀로 보낼 수는 없었기에·

은하는 그녀를 차에 태워 집으로 바래다주기로 했다·

그런데 조수석에 앉은 그녀는 은하에게 고개를 돌린 채 뚱한 얼굴로 창밖을 바라보기만 했다·

“····”

은하는 하백련을 곁눈질했다·

‘달갑지 않은 모양이네 여전히·’

미래 유성의 이야기를 듣고·

하백련도 종국에는 입장을 바꿔 찬성을 표하기는 했다·

하지만 이성적으로는 이해해도 감정적으로는 받아들이지 못한 모양이다·

아직 어리다는 방증····

‘나이가 무슨 상관이겠어· 그냥 백련이가 나를 많이 걱정해서 그러는 거겠지·’

다음 세대를 이을 선녀로서 자신보다 나이 많은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 잦아 그들에게 얕보이지 않고자 어른스럽게 행동하려는 하백련이었다·

그래서 어리게 여겨지고 싶지 않아 했다·

은하는 그녀를 대함에 있어 생각으로라도 표현에 주의하기로 했다·

다른 사정이 있는지도 모르고····

여하간·

‘기분을 풀어 주고 싶은데···· 어떻게 하지?’

은하는 생각을 전환했다·

하백련에게 말을 걸기 위해 머리를 굴렸다·

그때·

“정말···· 갈 거예요?”

창밖으로 시선을 고정한 채 하백련이 툭 내뱉었다·

목소리에서 서운함이 묻어났다·

은하는 솔직한 심정을 전하려 차분히 말을 골랐다·

“가야지· 더 강해지려면· 내 사람들을 지키려면· 백련이 너도 그렇고·”

“····”

하백련은 작게 숨을 삼킨다·

이윽고·

“그래요 그럼· 기다릴 테니까 꼭 돌아와야 해요·”

하백련이 은하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그녀의 눈빛이 야경에 비쳐 반짝 빛을 내고 있었다·

“약속이에요·”

“···약속할게· 꼭 돌아오기로· 기다리고 있어 줘·”

은하가 주먹을 쥐어 내밀자 하백련도 따라서 주먹을 내민다·

그렇게 잠시간 두 사람은 서로의 주먹을 맞댔다·

그때쯤 하백련의 얼굴은 풀어져 목소리에는 기운이 차 있었다·

“좋아요 제가 녹음할 거예요· 진짜 어기기라도 해 봐요?”

“이걸 녹음까지 해야 해? 그리고 어기면 나는 던전에서 죽····”

“스읍· 재수 없는 소리 하지 마요· 앞으로 금지예요·”

“그래 알았다·”

“돌아오면 영화 보러 가요· 저 영화 보고 싶어요· 팝콘도 먹고 싶고요·”

“그래 유정이한테 이야기해서 영화관을 대관해 달라고 하자· 다른 사람들도 불러서····”

“저는 둘이 보자는 건데요? 여럿이서 보면 일정 잡거나 따로 신경 써야 할 게 많을 거 아니에요· 그냥 우리 둘이 봐요·”

“네가 원한다면···· 그렇게 하자·”

“네! 끝나고 고기도 먹어요· 영화 보기 전에 먹고 끝나고 카페 같은 데를 가도 좋고요·”

하백련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재잘재잘 떠든다·

은하는 입가를 끌어 올렸다·

그렇게 대화는 물꼬를 트고 차는 막힘 없이 나아갔다·

* * *

이튿날·

선녀 정부는 한-이 회담 결과를 발표하며 〈심해의 던전〉 공략에 참가할 플레이어들을 모집하기로 했다·

이에 판도라 클랜을 비롯해 여러 클랜에서도 공문을 내려 공략대를 편성하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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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ife Player [Re: Life Player]

ReLife Player [Re: Life Player]

Re:Life Player
Score 8.2
Status: Completed Type: Author: Released: 2018 Native Language: Korean
[Undead] Noh Eunha. After losing his family and closing off his heart, he just wanted to kill the monsters he loathed. I regressed before my life came to an end in the deepest part of the [Abyss Dungeon] that was impossible for mankind to raid. Since I’ve been reborn as a baby, let’s make this life different. I will do anything for the sake of my happiness. I’ll kill in order to live, and I’ll do my best to survive. Even if I have to walk a th**ny road by myself without anyone acknowledging me. This life, I will definite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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