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ife Player [Re: Life Player] Chapter 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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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라이프 플레이어 (925)

After Story 2· 은아 바보

선력 24년·

은하와 판도라 클랜을 주축으로 한 〈심연의 던전〉 공략이 완료된 후로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다·

세상 사람들은 여전히 공략자들을 칭송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그들이 마음 편히 일상을 보낼 수 있을 리 없었다·

대외 활동이 늘어난 것은 물론이고 어디를 가든 시선이 따라붙었으며 무엇을 하든 주목을 받았다·

셀럽으로서의 숙명이었다·

그래서 판도라 클랜원들의 경우 일정이 있는 것이 아니라면 되도록 자택과 클랜회관에서만 생활했다·

〈심연의 던전〉을 공략하지 않은 클랜원들의 사정도 다르지 않았다·

판도라 클랜에 속해 있는 것만으로 관심의 대상이 됐기 때문이다·

그만큼 판도라 클랜이 현재 차지한 위상이 대단하기만 했다·

‘이젠 마나관리기구에서 클랜으로 오는 길도 쉽지가 않구나·’

제4기 십이좌 〈신창〉 류연화·

그녀는 새삼 그 위상을 실감했다·

불과 1시간 전에 일어난 일이었다·

마나관리기구에서 회의를 마치고 건물을 나온 그녀는 자신을 보러 온 수많은 사람을 마주했다·

―꺄아아아아!!

―〈신창〉이다! 〈신창〉이 나왔다!

―연화 눈나아아아!

―연화 언니! 여기 좀 봐 주세요!

사람들은 류연화가 이곳에 있다는 소식을 접하자마자 불시에 몰려든 그녀의 팬들이었다·

―이게 대체····

류연화는 그들을 보고 당황했다·

〈신창〉이라고 불리기 이전부터도 사람들의 관심을 받은 그녀였지만 이렇게 갑자기 이렇게 많은 인원이 자신을 찾아온 적은 없었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을 좋아하고 응원해 주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을 매몰차게 대할 수 없었던 그녀는 그들을 응대해 주기로 했다·

―···안녕하세요 류연화입니다·

―연화 언니! 목소리 예뻐요!

―오늘은 뭐 때문에 온 건가요!?

―향후 활동 계획은 어떻게····

그렇게·

본의 아니게 팬 미팅이 벌어졌다·

류연화는 사람들의 질문에 최대한 성심성의껏 대답했다·

그런데 사람들이 워낙 많은 나머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더욱이·

―〈신창〉이 마나관리기구 앞에서 즉석 팬 미팅을 하고 있대!

―마나관리기구 앞에서 한다고? 팬 미팅이 아니라 공청회 아니야?

―됐고 우리도 가 보자!

근처에 있던 사람들이 소식을 듣고 몰려들기까지 했다·

졸지에 규모가 커지고 만 것이다·

류연화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저··· 다른 일정이 있는 관계로 질문은 더 이상 받지 않겠습니다· 다들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앗! 도망친다!

―연화 누나! 다음에 봐요!

결국 류연화는 도주를 선택했다·

그리고 사람들이 따라오지 못하게 도로가 아닌 건물 옥상을 뛰어서는 클랜회관으로 돌아온 것이다·

‘다른 애들은 나보다 더하겠지····’

흑색 던전 공략에 참가하지 않은 자신이 이러할진대 다른 클랜원들의 처지는 이루 말할 수 없으리라·

류연화는 그들에게 연민을 느끼며 훈련장을 찾았다·

오늘 일정은 이것으로 끝났으니 개인 훈련 시간을 가질 생각이었다·

휘익! 휘릭! 훅!

서리 새벽을 의식하며 휘두른다·

자신과 창이 하나 되는 마음으로 허공에 무수히 많은 궤적을 긋는다·

류연화는 그대로 무아지경에 빠져 서리 새벽과 대화를 나눴다·

“후우·”

그렇게 한 차례를 끝냈을 때쯤·

훈련장 문이 살며시 열렸다·

문틈으로 빼꼼 머리가 튀어나왔다·

“연화 엄마 뭐 해요?”

“유성아·”

올해로 네 살이 된 노유성이었다·

물을 마시던 류연화는 그를 보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자 노유성도 배시시 웃으면서 쪼르르 그녀에게로 달려왔다·

“유성이 혼자서 온 거니? 같이 온 사람은 없어?”

“깡이요!”

“깡!”

이번에는 깡이도 나타났다·

하얀 바탕에 검은 줄이 나 있는 작은 라이거가 반갑다는 듯 울었다·

깡이가 노유성의 호위라도 되는 듯 그의 옆으로 다가와 앉았다·

그러자 유성이 깡이에게 매달렸다·

그 모습이 무척 귀엽기만 했다·

류연화는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듯 유성과 깡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래도 유성이는 아직 어리니까 이런 곳에는 드나들면 안 돼· 특히 다른 사람이 훈련하고 있는 곳에는 함부로 들어오면 위험해· 알았니?”

“네에!”

“깡!”

그녀가 짐짓 엄한 어조로 말했다·

노유성은 알아듣지 못하고 무작정 힘차게 답하기나 했다·

당연히 그녀가 모를 리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사랑스럽다는 듯이 그를 내려다보기만 했다·

“엄마 훈련할 건데 보고 있을래?”

“네에!”

“그러면 멀리 떨어져서 봐야 해· 깡이야 유성이가 혹시 다치지 않게 잘 지켜볼 수 있지?”

“깡!”

노유성을 한쪽으로 데려가고·

류연화는 그와 거리를 떨어뜨리고 훈련을 시작했다·

휙! 휘릭!

“와아!”

노유성은 뭐가 그리도 신기한지 류연화가 창을 휘두를 때마다 연신 감탄사를 연발했다·

그녀는 쿡쿡 웃음을 터뜨렸다·

일련의 과정을 마치고 뒤돌아보니 그가 눈을 반짝이고 있었다·

창술에 흥미를 보이는 것이다·

그녀는 그의 마음을 읽었다·

“유성이도 한번 해 볼래?”

“네에!”

노유성이 이때를 기다렸다는 듯이 신나라 하며 달려왔다·

사실 자주 있는 광경이었다·

그는 클랜원들이 훈련할 때면 불쑥 훈련장에 들어와 그들에게 놀아 달란 신호를 보내고는 했다·

그때마다 그들은 어쩔 수 없다며 자신의 전문 분야를 가르쳐 주는 겸 놀아 주었다·

류연화도 몇 번 있을 정도였다·

아니 그녀가 제일 많았다·

“서리 새벽·”

류연화는 노유성의 신장에 맞게끔 가능한 창의 크기를 줄였다·

그럼에도 무게는 변하지 않았기에 그녀가 보조해 주어야 했다·

그녀는 그에게 창을 쥐여 주는 한편 뒤에서 슬쩍 들어 주었다·

“지난번에 배운 거 기억나지? 자 앞으로 힘껏 내리치는 거야·”

“에잇!”

“좋아 그렇게· 잘했어 유성아·”

류연화가 옆에서 지도하며·

노유성은 창을 힘겹게 움직였다·

자세는 정교하지 못했다·

힘도 제대로 실리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녀는 그를 칭찬하면서 자신감을 가지게 했다·

한편으로는 어떤 바람이 들었다·

‘나한테도 아이가 생기면····’

자신의 창술을 알려 주고 싶다고·

노유성에게 간단히 창을 가르치며 류연화는 속으로 꿈을 꿨다·

노유성도 이렇게나 사랑스러운데 자신의 아이는 얼마나 사랑스러울지 상상만으로도 흐뭇했다·

“더 해 볼래?”

“네에!”

“자 이번에는 찌를 거야· 준비····”

“땅! 에잇! 에잇!”

그런 식으로 한동안·

류연화는 노유성을 가르쳤다·

노은하가 들어온 것은 그때였다·

“이 녀석 노유성· 아무 말도 없이 어디로 사라졌나 했더니 여기에서 놀고 있었네·”

“삐삐삐 빠빠빠 뿌뿌뿌!”

“아빠! 불닭아!”

류연화의 품에 있던 노유성은 냉큼 노은하에게 달려갔다·

그가 다리에 매달려 자신의 얼굴을 이리저리 비볐다·

“욘석이· 그런다고 안 봐줘·”

“삐삐삐!”

은하는 그의 애교에 혀를 내두르며 머리에 가볍게 꿀밤을 때렸다·

유성의 어깨에 내려앉은 불닭이도 날개를 펼쳐 머리를 툭툭 쳤다·

그럼에도 유성은 뭐가 그리 좋은지 시종일관 히히댔다·

“연화 엄마 훈련하는 거 방해하면 아빠가 안 된다고 했지? 잘못했어 안 잘못했어?”

“잘못했어요!”

“그럼 연화 엄마한테 어떻게 해야 하지?”

“죄송합니다·”

“아니야 난 괜찮아· 유성이랑 같이 노는 것도 좋았는걸·”

은하가 꾸중하자 노유성이 꾸벅 류연화에게 배꼽 인사를 한다·

그녀는 유성의 편을 들어 주었다·

그러고는 은하에게 다가갔다·

“일은 다 끝났어?”

자신의 남편 노은하·

류연화는 눈은 그를 바라보면서 손을 움직여 그의 손을 잡았다·

그러자 은하가 피식 웃었다·

그는 그녀의 손을 뿌리치지 않고 아예 깍지를 꼈다·

그 상태로 그들은 눈을 마주치며 교감을 나눴다·

“아니 아직· 밖에서 해야 할 일은 다 끝나기는 했는데 행정 업무가 조금 남아 있거든· 가서 서현이랑 나머지 일을 처리해야 할 것 같아· 유성이는 서현이가 찾아오라고 해서 찾으러 온 거고·”

“그렇구나· 그럼···· 오늘 늦어?”

“글쎄 그 전에 가지 않을까? 왜?”

류연화가 말을 끌며 물었다·

은하는 그녀가 깍지를 낀 손으로 은밀히 자신의 손등을 훑는 것에서 의아함을 느꼈다·

이에 그녀가 유성에게 들리지 않게 귓가에 속삭이기를·

“오늘 내 차례잖아·”

“아····”

류연화의 숨결이 귀에 닿았다·

주어가 생략된 말이었지만 은하는 그녀가 하고 싶은 말을 알아차렸다·

그리고 그제야 깨달았다·

그녀의 푸른 눈동자 속에서 조용히 불꽃이 일렁이고 있는 것을·

애정이라는 이름의 불꽃이었다·

‘연화가 오늘 많이 기대하나 보네·’

은하의 얼굴에 쓴웃음이 번졌다·

류연화가 자신을 필요로 하는 것은 무척 기분이 좋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책임감이 들기도 했다·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너무 늦지 않게 들어와· 준비하고 기다리고 있을게·”

“어 응· 그래야지·”

“유성이는 일에 방해되지 않게···· 내가 데리고 있어도 될까?”

“훈련에 방해되는 거 아니야?”

“아니야 그렇지 않아· 유성이한테 가르쳐 주면서 노는 것도 좋은걸?”

“연화 네가 그런다면야···· 유성아 연화 엄마가 하는 말 잘 들어야 해· 알았지?”

“네에!”

“깡이 네가 잘 지켜보도록 하고·”

“깡!”

“삐삐삐 빠빠빠 뿌뿌뿌!”

“너도 여기 남고 싶다고? 그래라·”

류연화가 노유성을 데려간다·

깡이와 불닭이가 뒤를 따른다·

그녀에게 그를 맡기기로 한 은하는 훈련장을 나섰다·

“오늘 밤에도 힘 좀 써야겠네·”

〈심연의 던전〉 공략 이후로·

은하는 평화를 만끽하고 있었다·

어쩌면 당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문득 얼마 전에 류연화와 지새운 밤이 떠오른다·

자신의 손을 놓치지 않겠다는 듯 꽉 잡은 그녀가 자신을 올려다보며 토한 말이 귓가에 아른거린다·

―···응· 같이 아기 만들자♥

은하의 입꼬리가 절로 올라갔다·

그녀의 그런 얼굴은 자신 외에는 아무도 모를 것이다·

* * *

은하는 한서현을 만나러 갔다·

“안녕하세요 클랜 로드·”

“어서 오세요·”

볕에 그을린 듯한 피부에 머리가 긴 샤키라가 은하를 반겼다·

그녀의 맞은편 자리에 앉아 일하는 헤르미트도 그에게 고개를 숙였다·

은하도 두 사람에게 인사했다·

“서현이는 안에 있지?”

“네 안쪽에서 근무 중이에요·”

“마실 거라도 내드릴까요?”

“아니야 나 신경 쓰지 말고 둘 다 하던 일 마저 해·”

은하는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하는 헤르미트를 말렸다·

이내 그는 별도로 구분된 공간으로 걸음을 옮겼다·

한서현은 그곳에 있었다·

“왔니?”

밖에서 소리를 들은 것인지·

한서현의 시선은 문을 열고 들어온 은하에게로 향해 있었다·

마음을 쉽게 내주지 않을 것 같고 냉철하고 시니컬한 분위기를 품은 그녀의 얼굴에 미소가 감돌았다·

은하는 자신에 대한 사랑과 신뢰가 가득 담긴 그녀의 시선을 받고서는 뿌듯함과 흡족함을 느꼈다·

“여기 앉아·”

“뭐 하고 있었어?”

한서현이 옆자리를 내주었다·

자리에 앉은 은하는 의자를 끌어 어깨가 맞닿을 정도로 붙었다·

그러자 그녀가 키득 웃음을 흘리며 모니터 화면을 가리켰다·

“조금 전에 뜬 뉴스를 보면서 이걸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 중이었어·”

“뉴스?”

은하는 모니터 화면을 쳐다보았다·

몇 개의 뉴스가 눈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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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전 옥상으로 출퇴근해요·” 〈신창〉 류연화 그녀가 옥상으로 출퇴근하는 이유는?

“이게 뭐야?”

“마나관리기구 회의를 하고 나오다 어쩌다 팬들에게 붙잡힌 모양이야·”

화면에는 팬들에게 둘러싸인 채로 난감해하다가 건물 옥상을 달리는 류연화의 사진이 나와 있었다·

은하로서는 황당하기만 했다·

한편으로는 이해가 갔다·

“요새 우리가 유명해지기는 했지·”

“요새가 아니라 원래부터였지만 최근에 더 유명해지기는 했지·”

류연화뿐만 아니라 클랜원들 모두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었다·

판도라 클랜이 제4기 십이좌 자리를 5개나 차지한 데다 흑색던전까지 공략했기 때문이다·

당연히 판도라 클랜 로드인 동시에 제4기 십이좌 필두인 은하가 겪는 상황은 차원이 달랐다·

저도 몰래 쓴웃음을 지은 은하는 입을 열었다·

“그래서 어떻게 하려고?”

“어떻게 보면 영업 방해 죄인데···· 그렇다고 저 사람들을 고소했다가는 반발심을 살 수 있고 연화 언니도 원하지 않을 것 같고 여론 반응이 상당히 좋은 것으로 봐서는 이대로 놔두는 게 좋을 것 같아·”

“악의를 가지고 한 것도 아니니까 좋게 넘어가는 게 낫긴 하지·”

“그리고 이번 이슈로 느낀 건데 세상 사람들이 연화 언니의 일상에 꽤 호기심을 가지고 있는 모양이야· 이런 사진이 화제가 된 걸 보면·”

“연화가 이런 모습을 보이니 뭔가 신선하기는 하지·”

“맞아 다른 클랜원들하고 다르게 연화 언니는 SNS도 잘 하지 않고 완벽한 인물로서 여겨지고 있잖아· 그래서 이런 사소한 사진만으로도 사람들이 흥미를 느끼는 거겠지·”

“그래서?”

“조만간 밑에 사람들을 더 뽑아서 연화 언니의 일상 사진이나 올리는 SNS나 만들어 볼까 하고· 리엘이나 은우 우비가 하는 것처럼· 홍보로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

“리엘이처럼 과하지만 않다면야····”

류연화의 일상 SNS 계정을 만들어 홍보 수단으로 사용한다·

그녀의 허락을 얻어야 하겠지만 상당히 괜찮은 방법일 것 같다·

은하는 한서현의 생각을 긍정했다·

그때 그녀가 화제를 돌렸다·

“그런데 유성이는?”

“연화가 데리고 놀아 주는 중이야· 지금 훈련장에 있어· 깡이랑 불닭이도 옆에 붙어 있고·”

“어쩐지 거기 있을 것 같더라니···· 연화 언니가 놀아 준다니 안심이지만 훈련을 방해한 것 같아 미안하네·”

“연화는 그런 건 신경 안 쓰던걸? 오히려 유성이랑 노는 게 좋은가 봐· 유성이도 잘 따르는 것 같고· 어째 나보다 연화를 더 따르는 것 같더라?”

“그게 다 네 업보 때문이지·”

“내 업보? 그게 무슨 소리야?”

은하가 영문을 알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에 한서현이 정말 모르겠냐는 듯 뚱한 시선을 보냈다·

그녀가 입을 열었다·

“아빠란 사람이 거의 두 달 가까이 흑색던전을 공략하러 떠났었는데 그동안 누가 애를 봐 줬을 것 같니?”

“하하····”

“하양이는 너랑 같이 들어갔었고 나는 너희 일을 해 주느라 바빴으니 유정이랑 연화 언니가 시간 나는 틈틈이 애들을 돌봐 줬다는 걸 알아주렴· 저 밖에 있는 샤키라나 헤르미트 그밖에 다른 사람들도·”

“···미안 면목이 없어·”

은하는 눈을 굴려 시선을 피했다·

그 점에 관해서는·

그는 사람들에게는 영웅이었지만 아내와 아이들에게는 죄인이었다·

“유성이가 네가 없는 동안 얼마나 너를 찾았는지 모를 거야· 나한테 맨날 ‘아빠 언제 와요?’라고 묻는데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도 난감하고 애가 너무 불쌍하게도 느껴지고···· 네가 잘못되기라도 했다가는 그때는 애를 위해서 재혼이라도····”

“장난이지?”

한서현의 잔소리가 섞인 푸념에·

미안해서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던 은하가 대뜸 말을 끊었다·

그가 팔걸이에 놓인 그녀의 손을 덥석 붙잡았다·

“····”

“재혼? 진짜 그 생각했어?”

절대 그렇게 두지 않겠다는 듯·

은하는 멍하니 눈을 깜빡하고 있는 한서현을 노려보며 으르렁거렸다·

이내 그녀의 얼굴이 풀어졌다·

“그러니 우리랑 애들한테 잘하렴· 유성이는 너랑 보낸 시간이 있지만 유란이나 유린이는 아빠 얼굴이나 기억할지 모르겠네·”

한서현이 은하에게 몸을 기울인다·

그녀의 입술과 그의 입술이 닿자 그의 눈꼬리가 원래대로 돌아왔다·

“이게 내 마음이야· 알겠니?”

“아니 모르겠는데? 이래서는 그냥 아침 인사랑 다름없는 수준이잖아·”

“뭘 잘했다고 더 바라는 거니?”

“안 되겠다· 어디 도망가지 못하게 내 거라는 표시를 해 놔야겠어·”

“〈군주〉의 아내에게 손을 댈 만큼 간이 배 밖으로 나온 사람은 더는 이 나라에 없을 것 같으응···· 지금 허락도 없이 뭐 하는 짓이니?”

“내 거 표시 중·”

“지금은 근무 시간···· 흡····”

“괜찮아· 서현이 너는 일해· 밖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모를 거야· 방금 방음 마법 펼쳤거든·”

“···그렇다는 말이구나·”

“···저기 이 손 뭐야?”

“먼저 불을 지핀 건 너란다·”

“저기 서현아· 나 이따 연화랑····”

“나랑 이러고 있으면서 너란 애는 다른 여자를 운운하는 거니?”

“다른 여자라니 연화는 가족····”

“지금은 다른 여자야·”

“웁웁····”

은하와 한서현은 노닥거렸다·

불길은 쉽게 꺼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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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dead] Noh Eunha. After losing his family and closing off his heart, he just wanted to kill the monsters he loathed. I regressed before my life came to an end in the deepest part of the [Abyss Dungeon] that was impossible for mankind to raid. Since I’ve been reborn as a baby, let’s make this life different. I will do anything for the sake of my happiness. I’ll kill in order to live, and I’ll do my best to survive. Even if I have to walk a th**ny road by myself without anyone acknowledging me. This life, I will definite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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