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ed Escort Warrior Chapter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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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화·  < 첫 단독임무(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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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합원이라는 건축 양식이 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한껏 꾸민 정원을 가운데 두고 동서남북 사면에 전각을 세워 올린 것이다·

다선초당(茶仙草堂)은 연못과 화단이 어우러진 정원을 가운데 두고 네 개의 삼 층 전각이 둘러싼 항주에서 가장 크고 아름다운 사합원 건축물이었다·

현재 이 오래된 건축물은 남궁세가에서 구입하여 차도 팔고 이따금 악공을 초빙해 연주도 하는 다루(茶樓)로 사용했다·

당연하게도 각각의 전각은 모두 정원 쪽으로 회랑과 창문을 내 차를 마시며 사철 꽃이 피고 지는 것을 감상할 수 있었다·

꽃이 없는 겨울엔 눈 내리는 풍경이 일품이었다·

따뜻한 항주의 특성상 눈을 보는 것이 아주 드문데 운 좋게도 오늘이 바로 그런 날이었다·

흰 눈송이가 하늘하늘 흩날리는 정원을 나는 남궁소소의 안내를 받으며 가불염 조영영 매소옥과 함께 걸어갔다·

우연히 밖으로 나왔다가 우리를 발견한 사람들이 수군거리는 소리가 이제는 내 귀에도 또렷이 들려왔다·

30년의 내공이 생기고 난 후 나타난 변화들 중 하나였다·

“저게 무슨 그림이지?”

“세상에 무슨 여자들이·”

“흰 털옷은 매소옥 아냐?”

“녹원루의 그 매소옥?”

“옆에는 조영영 같은데?”

“수향문의 그 조영영?”

“남궁소소에 매소옥에 조영영에 항주 사대 미녀 중 세 명이 한자리에 모였네· 이게 대체 뭔 상황이래·”

“그런데 저 기생오래비 같은 자식은 누구야?”

“형님이라 불러도 되겠습니까?”

“갑자기?”

“갑룡 형님의 친구분이시니 진작에 형님이라 불러 드렸어야 하는데 소제가 눈치가 좀 없습니다·”

“소소는 자넬 천년 묵은 구렁이라던데·”

“소저가 제 얘길 했었나 보군요·”

“제법 자주 한다네·”

“흉이나 안 봤을지 모르겠습니다·”

“절반이 흉이었지 아마·”

“하하· 그렇군요·”

“나머지는 욕이었고·”

“흐음 그렇군요·”

“내겐 욕으로 안 들려서 문제지·”

순간 나는 남궁세옥의 표정이 미묘하게 바뀌는 걸 놓치지 않았다·

십중팔구 남궁소소가 탁자 밑으로 남궁세옥의 허벅지를 꼬집고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남궁소소의 눈은 매소옥과 조영영에게 꽃혀 떠날 줄을 몰랐다·

특히 새로운 얼굴인 매소옥을 머리끝에서부터 하나 하나 훑고 있었다·

그러다 불쑥 말했다·

“재밌는 조합이네요·”

“나도 그렇게 생각하오·”

“초면인 분도 보이시고요·”

여태까지 눈을 지그시 내리깔고 있던 매소옥이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곤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남궁세옥과 남궁소소에게 차례로 인사를 올렸다·

“처음 뵙겠습니다· 매소옥입니다·”

남매도 자리에서 일어나 지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포권지례로 응수했다·

“남궁세옥이오·”

“소소예요·”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두 사람에겐 뭐라 말할 수 없는 기품이 있었다·

세 사람의 인사가 끝나길 기다렸다가 조영영도 일어나 남궁세옥에게 정중한 포권지레를 올렸다·

“수향문의 조영영입니다·”

“알고 보니 조 소저였구려·”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찾아주어 고맙소·”

“언니도 오랜만에 뵈어요·”

순간 남궁소소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했다·

“우리가 언니 동생 하는 사이는 아니지 않나요?”

“뭐라고 불러드려야 할지 몰라서····”

“그닥 부를 일이 있을까요?”

갑자기 분위기가 싸 해졌다· 오늘 하루 험난한 여정이 예상된다·

하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원하는 걸 얻어내야 한다· 한 여자의 삶이 달린 문제다·

대충 인사가 끝나자 남궁세옥이 내게 물었다·

“이제 말해보게·”

“예?”

“형님 소리도 들었으니 그 값을 해야지·”

“그건 진심에서 우러나온 말이었습니다·”

“나도 진심으로 들어보겠네·”

역시 만만치 않다·

그 여동생에 그 오라비다·

“다루가 아주 넓군요·”

“오백 명이 함께 차를 마실 수 있다네·”

“일하는 사람도 많겠습니다·”

“백 명 정도 되지 ”

“그 사람들은 다 어디서 잡니까?”

“절반은 근처에 집이 따로 있고 나머지 절반은 내가 동쪽 전각 삼 층에 마련해 준 방에서 지낸다네·”

“사람은 항시 들고나는 법이니 빈방도 많겠군요·”

“빈방은 여곽에 가서 찾으셔야죠·”

다 된 밥에 코를 팽 풀고 들어오는 사람은 남궁소소였다·

이 귀신같은 여자가 그새 내 속셈을 눈치챈 모양이었다·

역시 믿을 건 남궁세옥 밖에 없다· 그 전에 남궁소소의 입부터 막아야 한다·

여동생을 끔찍하게 생각하는 위인이니 정색하고 얘기하면 들어주려 할지도 모른다·

“그건 그렇고요·”

나는 품속에 손을 넣어 며칠 전 남궁소소가 직접 수결한 백지 각서를 잡았다·

남궁세옥이 보는 앞에서 무작정 펼칠 수는 없다· 일단 봉투째 옆에 놓아두고 남궁소소를 압박하는 용도로 쓸 생각이었다·

“만약 지금 각서랍시고 이상한 종이 쪼가리를 꺼낸다면 다시는 날 못 볼 줄 알아요· 남궁세가의 명예를 걸고 맹세하겠어요·”

순간 좌중이 찬물을 끼얹은 것처럼 고요해졌다·

남궁세옥도 조영영도 매소옥도 그리고 가불염도 어안이 벙벙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얼른 전낭으로 바꿔 잡고는 동전 열 냥을 꺼내 탁자 위에 척 놓았다·

“일단 따뜻한 차부터 좀·”

“이런 내 정신 보게· 반가운 마음에 그만 손님들께 차 대접하는 걸 깜빡했군· 잠시들 기다리시게·”

그러면서 남궁세옥이 슬그머니 일어나 나가 버렸다·

중간에 끼면 무언가 곤란해질 일이라는 걸 직감적으로 알아차린 것이다·

그가 나가버리자 내실은 그야말로 북해의 얼음동굴이 따로 없었다·

남궁소소는 그 한 가운데 고대의 빙정처럼 앉아 만년한기를 쭉쭉 뿜어내고 있었다·

나를 비롯해 네 사람은 바짝 얼어붙어서는 입도 벙긋 못하고 남궁세옥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다·

그때였다·

바깥이 소란스럽다 싶더니 인기척과 함께 어린 다동이 들어왔다·

“나와 보셔야겠습니다·”

“무슨 일인데 그래?”

“천룡표국에서 무인들이 몰려왔습니다·”

순간 조영영과 매소옥의 얼굴이 강시로 변해 버렸다·

큰일 났다· 아직 남매에게는 말도 못 꺼냈는데 늑대 무리가 먼저 들이닥쳤다·

밖으로 나가보니 예상했던 대로 이을룡이 복룡당의 무장한 표사 열 명을 이끌고 와 있었다·

어떻게 정원까지는 들어왔으나 장소가 장소인지라 더는 어쩌지 못하고 그대로 멈춰 서 있는 상태였다·

옆에는 이병룡과 장량기도 보였다· 내가 조영영과 매소옥을 대동하고 나타나는 순간 이병룡의 눈이 대번에 회까닥 뒤집혔다· 이을룡도 나와 매소옥을 발견하고는 눈매를 좁혔다·

“형님들 오셨습니까?”

“이번 일은 결코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오늘은 보는 눈이 많으니 조용히 매소옥만 데려가겠다·”

이을룡이 옆을 돌아보며 눈짓했다· 표사 두 명이 우리 쪽을 향해 다가왔다·

가불염이 득달같이 앞으로 튀어 나가며 두 사람의 앞을 막아섰다·

놀란 복룡당의 표사들이 그 자리에 멈춰섰다·

“가 표사·”

“표사 가불염!”

“필요하면 베어도 좋습니다·”

“존명!”

가불염이 두 발을 어깨너비로 벌리고 검을 비스듬히 잡아갔다·

그러나 장소가 장소인만큼 뽑지는 않았다·

“네 놈이 정녕 미친 것이냐?”

“형님은 알고 계셨습니까?”

“무얼 말이냐?”

“매소옥 소저를 두고 용신방주와 녹원루주가 맺었다는 계약 말입니다· 녹원루를 수년간 보호해 오셨으니 그 정도는 아셨을 것 같습니다만·”

“천룡표국은 포도아문이 아니다·”

“역시 아셨군요·”

“일을 키우지 마라·”

“형님들은 왜 검을 잡으셨습니까?”

“무슨 헛소리야?”

“저는 유명해지기 위해 검을 잡았습니다· 한번 맡은 의뢰는 실패하는 법이 없고 아무리 어려운 의뢰라도 끝까지 해내며 설사 손해를 보는 한이 있더라도 약속은 반드시 지키는 강호의 명표· 멋지지 않습니까?”

“전혀!”

“가서 녹원루주에게 전하십시오· 매소옥을 찾으려거든 누구를 앞세우든지 앞으로는 천룡표국의 십칠각으로 오라고요·”

“무어?”

“천룡표국 십칠각의 각주인 저는 이틀 전 매소옥 소저로부터 개인 호위를 맡아 달라는 의뢰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표사라곤 달랑 둘 밖에 없는바 오늘부터 십칠각에서 의뢰인과 함께 숙식하며 지킬 것입니다·”

“그건 아니죠!”

빽 소리와 함께 끼어든 사람은 남궁소소였다· 그녀는 바로 앞까지 와서는 콧김을 펑펑 뿜으며 나를 노려보았다·

그러다 갑자기 이을룡을 향해 홱 돌아서며 말했다·

“을룡 선배님 그건 아닌 것 같아요·”

“소저!”

“본인이 가기 싫다잖아요· 세상 누구도 타인을 강제로 끌고 갈 수는 없어요· 다른 곳도 아니고 천룡표국에서· 실망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소저께서 무언가 오해를 하고 계신 듯합니다· 우리는 매소옥을 녹원루까지 안전하게 데려가기 위해 온 것입니다· 그리고 매소옥과 녹원루주 사이에도 엄연히 계약이란 것이 있습니다· 일단 녹원루로 가서 명확히 시비를 가린 후에 다음을 생각하는 것이 순리에 맞을 것입니다·”

“선배님께서는 아까부터 왜 자꾸 매소옥이라고 하시지요? 둘이 원래 잘 아는 사이신가요? 아니면 뒷배 없는 어린 여자라고 함부로 하시는 건가요?

“그 점은 제가 실언을 한 것 같군요· 녹원루로 돌아가는 길에 매소옥 소저께 사과하겠습니다· 그리고 그녀가 어떤 경우에도 안전할 것임을 약속드립니다· 만약 녹원루와의 계약에 문제가 있다면 그땐 제가 매소옥 소저를 돕겠습니다·”

“아까는 천룡표국은 포도아문이 아니시라면서요· 그리고 그녀가 녹원루로 가는 일은 이제 없을 거예요· 앞으로는 다선초당에서 저와 함께 지내기로 했으니까요·”

“소저께서 왜?”

“제가 아끼는 동생들이거든요· 조영영도 매소옥도요·”

그리고 나만 겨우 들을 수 있는 남궁소소의 한 마디·

“망했다·”

순간 모든 사람의 시선이 조영영과 매소옥에게로 향했다·

두 사람은 너무나 놀란 나머지 어쩔 줄을 몰라했다·

누가 보아도 거짓말이 분명했다· 한데도 남궁소소가 저렇게 어깃장을 부리니 이을룡으로서도 강제로 무얼 하기가 어렵다·

나는 남궁소소의 작은 뒤통수에 대고 모기 만한 소리로 속삭였다·

“고맙소·”

“진짜 마음에 안들어·”

“이 신세는 꼭 갚겠소·”

“사기나 치지 말아요·”

“당신은 정말 좋은 여자요·”

“조영영 아직도 좋아해요?”

“···?”

“충분히 대답이 되었어요·”

“아직 안 했는데?”

“들은 거나 마찬가지예요·”

“아니오· 안 했소·”

“한 박자 늦게 말하는 건 진짜 속마음이 아니에요·”

“당황했을 뿐이요·”

“그럼 안 좋아해요?”

“그런 건 왜 묻는 거요?”

“만약 좋아하면 이제부터는 귀하의 근처에 얼씬도 안 하려고요· 조영영이 보고 오해하면 안 되잖아요·”

“그럴 필요 없소· 나는 조영영과 잘 되고 싶은 생각이 쥐똥만큼도 없으니까· 이건 예전에도 분명히 말했을 텐데·”

“사기꾼 말을 믿을 수가 있어야죠·”

“당주님 나오셨습니까?”

누군가의 목소리에 나는 대화를 멈추고 소리가 들린 쪽을 돌아보았다·

어느새 밖으로 나온 남궁세옥이 회랑에 서서 정원을 굽어보고 있었다·

이을룡이 얼른 포권지례부터 올렸다·

“선배님 이을룡입니다· 본의 아니게 소란을 피웠습니다· 무례를 용서하십시오·”

이병룡도 형을 따라 포권지례를 올렸다· 그러나 구구절절 말로까지 인사를 하진 않았다·

그는 지금 조영영이 나와 함께 있는 걸 보고 눈이 뒤집힌 상태였다·

친구 동생들의 깍듯한 인사에도 불구하고 남궁세옥은 전혀 아는 체를 하지 않았다·

그는 이을룡과 함께 온 칼 찬 표사들 그들과 대치한 나와 남궁소소 그리고 가불염까지 하나 하나 눈에 담았다·

그리고 옆에 있는 젊은 사내에게 말했다·

“동천·”

“하문하십시오·”

“자네가 길을 열어 주었나?”

“차를 마실 목적이 아니라면 무장한 표사들의 입장은 곤란하다는 말씀을 분명히 드렸습니다· 허나 천룡표국의 이공자님께서 당주님과의 친분을 앞세워 막무가내로 들어오셨습니다·”

“경고를 했는데도 무장을 하고 들어왔단 말이지·”

“그렇습니다·”

“가서 내 검을 가져와라·”

그리고 이어지는 싸늘한 말·

“내 저 무례한 자들을 무릎 꿇린 후 천룡표국으로 가서 오늘 벌어진 일에 대해 국주께 따져 물어야겠다·”

“선배님 말씀이 지나치십니다·”

“어서 검을 가져와라!”

이을룡이 발끈했지만 이어지는 남궁세옥의 호통에 묻혀 버렸다·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검술의 천재이자 불과 서른의 나이에 북무림을 떨어 울린다는 신진고수 남궁세옥·

그의 존재감은 단숨에 장내의 모든 무인들이 뿜어내는 기세들을 찍어 눌러 버렸다·

잠시 후 동천이라 불린 사내가 검 한 자루를 양손에 받쳐 들고 나타났다·

남궁세옥은 주저 없이 검을 뽑았다·

스릉!

은빛 검신이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장내는 다시 한번 침묵에 휩싸였다·

단 한 명의 무인이 뿜어내는 압박감에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이을룡과 표사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엉거주춤 서 있기만 했다·

칼을 뽑자니 두렵고 그냥 물러서자니 땅에 떨어질 천룡표국과 복룡당의 체면이 걱정되는 것이다·

그때였다·

두둥~·

두 줄기 맑은 선율이 장내에 울려 퍼졌다·

사람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소리가 난 곳을 향해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정원 한 가운데 있는 작은 누각에 그림처럼 아름다운 여자가 앉아서는 칠현금을 타고 있었다·

두둥~ 둥기둥~ 뚜루둥~·

소나기처럼 이어진 선율은 십수 명의 무인들이 뿜어내는 투기 사이로 종횡무진 누비고 다녔다·

때로는 말처럼 달리고 때로는 밤새 내리는 눈처럼 속삭이다가 또 여름 물가를 뛰어다니는 아이들처럼 역동적으로 바뀌었다· 매소옥의 연주는 어느새 수십 개의 객실 안에서 삼삼오오 차를 마시던 사람들까지 전부 불러냈다·

잠깐 사이에 수백 명의 다객이 회랑으로 나와 동서남북에서 누각을 둘러싸고는 매소옥의 연주를 즐겼다·

숨 막히던 대치는 어느새 눈 녹듯 사라졌다·

대신 그 자리를 아름다운 선율과 다선초당의 눈 내리는 풍경과 그윽한 차향이 가득 채웠다·

그리고 매소옥의 노래가 시작되었다·

여덟 살 때 몰래 거울을 들여다보고 눈썹을 그렸지요·

열 살 때는 풀 많은 들판에서 연꽃으로 치마도 만들어 입었고요·

열두 살 때는 금(琴)을 배운다고 손가락에서 골무를 뺀 적이 없었어요·

열네 살 때 엄마 뒤에 자꾸 숨은 것은 시집 못 간 것을 알고 사람들이 놀릴까 봐서였어요·

열다섯 살엔 봄바람이 까닭 없이 슬퍼 그네 아래에서 얼굴을 돌리고 울었지요·

당나라 시인 이상은의 배면추천하(背面微驅下)라는 시에 곡조를 입힌 것이었다·

나는 까닭 없이 가슴이 먹먹해졌다·

매소옥의 연주와 노래는 이미 끝났지만 누구도 말을 하지 않았다·

칠현금의 공명이 잦아질 때까지만이라도 여운을 즐기려는 듯 모두가 숨을 크게 쉬는 것조차 조심했다·

이윽고 공명조차 사라지고 매소옥이 칠현금을 무릎에서 내려놓았다·

그제야 수백 명의 사람은 너나 할 것 없이 표정으로 고갯짓으로 그리고 웃음으로 그녀에게 찬사와 갈채를 보냈다·

그리고 지나가는 다선초당의 점소이들을 붙잡고 앞다투어 묻기 시작했다·

“저 악공은 누구요?”

“또 들을 수 있는 거요?”

“언제 또 들을 수 있는 거요?”

순간 나는 항주 유흥가에서 매소옥은 돈이고 권력이라던 용신방주의 마지막 말이 생각났다·

남궁세옥에 이어 수백 명의 지켜보는 손님들까지· 이을룡도 더는 용빼는 재주가 없었다·

그는 남궁세옥을 돌아보며 포권을 쥐었다·

“오늘은 여러가지 실례가 많았습니다·”

이어 나를 한번 노려보고는 표사들과 함께 조용히 다루를 빠져 나갔다·

이을룡은 이번 일을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고 했지만 나는 떳떳했으므로 하나도 무섭지 않았다·

세상 누구에게 타인의 자유를 빼앗을 권리가 있단 말인가·

이종산도 내 손을 들어 줄 것을 확신했다· 고로 이 일은 이제 여기서 끝이다·

남은 것이 있다면 매소옥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를 궁리하는 것일 뿐·

물론 내 역할은 어디까지나 그녀의 호위일 것이다·

“결국 귀하의 뜻대로 됐네요·”

“소저가 도와준 덕분이오·”

“뭘로 갚을래요?”

“뭘로 갚으면 좋겠소?”

“엉터리 각서나 찢어줘요·”

“표국에 두고 왔소· 그리고 엉터리 아니오·”

“정말 두고 왔나요?”

“그런 걸 가지고 다닐 리가 없잖소· 그리고 차는 언제 주는 거요?”

“차만 마시고 빨리 가세요·”

“날도 추운데 천천히 마시고 놀다 갈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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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incarnated Escort Warrior

Reincarnated Escort Warrior

Score 8
Status: Ongoing Released: 2022
My dream is to become an escort warrior that rides on a cool horse and transports goods. But I’ve got a limp leg and I’m unable to learn decent martial arts. I’ve lived as a porter working odd jobs for the entirety of my life. Until I died because of the mountain bandits that I met during an escort mission. But… ‘I became the fourth young master, Lee Jungryong?!’ When I died and woke up, I was reborn as the Heavenly Dragon Escort Agency’s infamous good-for-nothing youngest son. The weakling, Lee Jungryong, will become the best escort warrior in this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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