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ed Escort Warrior Chapter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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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화·  공주의 호위무사(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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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금의위가 맞나?”

“그걸 물어보고 알면 어떡해·”

뒤쪽에 있는 살수들 중 한 놈이 죽립인에게 쓰윽 다가가 속삭였다·

작은 목소리였지만 ‘황실에서 사용하는 마패가 맞습니다·’라고 하는 걸 모두 들을 수 있었다·

당연히 진품이지· 내가 이부시랑에게 직접 받았는데·

금의위 암행위사라는 벼슬이 서류로만 존재하는 가짜 벼슬이어서 그렇지 마패는 엄연한 진짜다·

살수가 확인까지 해주는 바람에 혹시라도 긴가민가했던 흑도들조차 이젠 확실하게 믿는 눈치였다·

오히려 남궁소소와 공주 그리고 표사들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감추느라 애를 먹었다·

그 어리둥절함 속에는 내가 장원급제 후 ‘암행위사’라는 벼슬을 이미 받았으면서 그동안 일부러 숨겼구나라는 생각이 포함되어 있을 거다·

상관없다· 다급해지면 쓰라고 진왕이 하나 쥐여 주었다고 하면 된다·

황족인데 설마 마패 하나 정도는 하사할 힘이 있겠지·

“금의위까지 개입한 줄은 몰랐는걸·”

“황실의 보호를 받는 공주마마를 시해하려 하고도 네놈들이 살기를 바란 건 아니겠지? 장담컨대 너희가 어떤 살수문파에서 왔든 멸문지화를 각오해야 할 것이다·”

“우리야 가격만 맞으면 황제의 목도 따다 주는 사람들이라서· 공주마마의 목숨 정도야 사실 망설일 것도 없지·”

“혹시 다른 황족의 비호를 받는 건가?”

“궁금한 게 많군·”

“아니면 사주를 받았거나?”

“후·”

“웃는 걸 보니 맞네·”

“그럴 수도 아닐 수도 있고·”

“물타기 하고 있네·”

“우린 명령이 떨어지면 움직이는 칼에 불과할 뿐· 칼을 휘두르는 사람까지는 알아도 칼을 산 사람이 누군지는 전혀 모른다는 뜻이다·”

“그건 좀 그럴 듯한 대답이네·”

“금의위 치고는 우리 사정을 너무 모르는군· 황실이냐 무림이냐의 차이만 있을 뿐· 하는 일은 크게 다르지 않을 줄 알았는데· 혹시 마패 훔친 거 아닌가?”

“근본도 없는 살수 망나니 따위가 감히 무과에 장원급제한 나와 비교하려 들다니· 내 아무래도 오늘 그 천한 주둥아리를 찢어 본으로 삼아야겠구나·”

“발끈하는 걸 보니 정말 의심이 드는군·”

이 작자 아무리 흔들어 보려고 해도 꿈쩍하지를 않는다· 평정심을 잃어야 실수도 하고 실수를 해야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한데 오히려 나를 흔들려고 든다· 옆구리 찔러서 들을 수 없는 이야기라면 대놓고 물어볼 수밖에·

“반 시진은 무슨 뜻이지?”

“···!”

“시치미 뗄 생각마·”

“이번엔 제대로 찌르는군·”

“아까 넌 분명히 흑도들에게 반 시진 동안 누구도 만나지 말고 말을 섞지도 말라고 했다· 대체 반 시진 동안 무슨 일을 꾸밀 생각이었지?”

남궁소소 공주 표사들 전부 표정이 굳었다·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가 내 말을 듣고 과연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공주마마를 제거한 후 종적을 감추는데 필요한 시간이지·”

“연기처럼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족속들이 무슨 헛소리를·”

“그럼 당신 생각을 들어볼까?”

“시간을 끌고 있군· 처음엔 공주마마를 납치해서 어딘가로 이동하며 시간을 끌려고 했어· 한데 흑도들이 끼어들면서 사정이 여의치 않자 지금은 대치 상태에서 내 말을 들어주는 척하며 시간을 끌고 있고· 무슨 꿍꿍이냐? 뭘 기다리는 거지?”

“성동격서!”

비명 같은 신음을 내지른 사람은 남궁소소였다· 나는 죽립인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소리쳐 물었다·

“무슨 뜻인지 자세히!”

“공주마마는 진짜 목표가 아니었어요· 단지 이화원의 병력을 빼내기 위한 인질에 불과할 뿐·”

“이화원에서 어떻게 병력을 뺀다는 거요?”

“공주가 사로잡혔으니 서둘러 지원병을 보내야겠죠· 진왕전하를 호위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병력만 빼고 전부· 아니면 고수들로만 추려서 보낼 수도 있고요· 어느 쪽이든 살수들의 입장에서는 훨씬 수월하게 진왕전하의 앞에까지 진입할 수 있을 거예요·”

“나도 그 생각을 안 해 본 건 아니오· 하지만 공주가 사로잡혔다는 확실한 증거가 있지 않은 한 진왕전하도 황룡당주도 함부로 병력을 뺄 사람들이 아니오·”

“역용 차상인 여자 하나 남자 여섯· 이 세 가지 얘기만 들어도 진왕전하와 황룡당주께서는 우리가 정체를 간파당해 위험에 처했다고 생각하실 거예요·”

“아바마마!”

공주의 놀란 외침이었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위험에 처했다는 걸 깨닫자 크게 흥분한 것이다·

여기서 이화원까지는 십 리 반면에 천룡표국까지는 두 배인 이십 리다·

황룡당주가 천룡표국에 급히 지원을 요청해 우리에게 가도록 하기에는 너무 늦다·

내가 황룡당주라면 일단 이화원에 있는 고수들을 최대한 많이 추려서 이곳으로 급파할 것이다·

그래야 기동성을 조금이라도 높일 수 있을 테니까·

동시에 진왕과 이화원 경계를 위해서는 천룡표국에 지원을 급히 요청할 것이고·

그러니까 천룡표국에서 지원조가 출발해 이화원에 도착할 때까지 약 일각 정도 전력의 공백이 생기는 셈이다·

“또 당했네· 젠장할·”

나도 모르게 쟁자수 시절의 험한 입버릇이 튀어나왔다·

도둑 하나를 열 명의 포쾌가 못 당한다는 말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명표가 되겠다며 출사표를 던져놓고 연달아 두 번이나 살수들에게 속으니 자존감이 말이 아니었다· 약이 아주 바짝 오른다·

“저들의 전령도 아직 이화원에 도착하지 못했을 거예요· 지금이라도 말을 타고 달려가 이리로 오고 있는 지원조의 말머리를 돌리면 공백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어요·”

다시 남궁소소가 말했다· 하지만 여기서 어떻게 발을 뺀단 말인가·

발을 빼기는커녕 공주를 지키기에도 급급한데·

“눈치를 보아하니 더는 시간을 끌 수 없을 것 같군·”

죽립인이 말했다· 그는 흑도들을 돌아보며 덧붙였다·

“서호삼절 저들은 오늘 여기서 모두 죽을 것이오· 하니 스스로 떠벌리고 다니지 않는 한 당신들이 공주를 능욕한 사실은 아무도 모를 것이오· 한데도 구태여 목숨을 걸겠소?”

흑도들 사이에서 동요하는 기색이 느껴졌다· 누가 보아도 솔깃할 제안이었다·

우리 일행이 여기서 모조리 죽어 버리기만 하면 자신들이 했던 짓은 공기 중에 증발해 버리니까·

게다가 돌아가는 분위기로 미루어 우리 쪽이 훨씬 불리하고·

그러나 죽립인이 미처 모르는 게 있다· 서호삼절이 왜 강호인들에게 서호삼견이라고 불리는지를·

하는 짓이 개 같아서가 아니다· 한번 죽이기로 작정을 하면 개처럼 물고 놓지를 않는다고 해서 삼견이다·

“다들 동요하지 마라· 살수고 나발이고 저 새끼들도 배에 칼이 들어가면 죽는 인간이다· 공주마마 시해의 목격자인 우리를 살려 보내주려 한 것만 보아도 알 수 있지· 우리까지 가세하면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으니 처음부터 제외하려 했던 것이다·”

“굳이 함께 지옥으로 가겠다면야 어쩔 수 없지·”

살수들이 도검을 고쳐 잡고 방위를 점하기 시작했다·

그에 반응하여 흑도들도 표사들도 모두 방향을 잡고 검투의 자세를 취했다·

무인들이 끌어올린 살기로 좁은 반점 안의 허공이 마치 바늘로 가득 찬 것처럼 따가웠다·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일촉즉발의 순간· 내 머릿속에서 남궁소소의 다급한 전음이 울렸다·

[여긴 너무 좁아요· 우리 쪽 숫자가 훨씬 많으니 전면전이 벌어지면 아군끼리 칼부림이 일어날 공산이 커요·]

“잠깐!”

팽팽하던 장내의 공기가 잠시 출렁였다·

“손바닥만 한 공간에 살수 흑도 금의위까지· 무려 스물일곱 명이나 들어와 있다는 거 알아? 반점이 무슨 개밥그릇도 아니고·”

“어쩌자는 거지?”

“탁 트인 곳에서 시원하게 싸우자고· 어차피 산모퉁이 넘어 한갓진 곳이라 지나가는 사람도 없고· 그게 서로 좋지 않겠어?”

“아군끼리 칼부림이 날까 두려운가?”

“당신들도 손해 보는 계산은 아닐 텐데· 이렇게 좁은 장소라면 아군끼리 칼부림이 나든 어쨌든 결국 숫자가 많은 쪽이 유리하지 않겠어?”

“···?”

“이젠 이런 걸로도 시간을 끌 건가?”

“좋아· 그렇게 하지·”

“그 전에 내 용무부터 좀 봅시다·”

묵직한 저음에 돌아보니 한 사내가 장검 한 자루를 품은 채 입구에 서 있었다·

사람들은 적아를 구분할 것 없이 모두 화들짝 놀랐다·

입구라면 사실상 반점 안이나 다름없는데 누구도 낯선 사내가 이렇게 가까이 다가오는 걸 눈치채지 못 했던 것이다·

건장한 체구에 서른을 넘기지 않았을 것 같은 사내는 엄청난 용모의 미공자였다·

그리고 기세가 있었다· 단지 두 걸음을 앞으로 내디뎠을 뿐인데 흡사 산이 밀고 들어오는 것 같았다·

문 앞을 장악하고 있던 살수 십여 명이 사내의 기세에 밀려 저도 모르게 반점 안쪽으로 세 걸음이나 들어왔다·

그 바람에 문 앞은 이제 사내의 차지가 되어 버렸다·

그러자 살수들을 가운데 두고 주방 쪽은 흑도들이 창가 쪽은 우리가 버티고 선 채 포위한 형국이 되었다·

저 사내가 우리 편이라면 말이다· 그런데 우리 편이 맞다·

나는 저 사내가 누군지도 알고 북경에서 돌아오던 날 표국에서 인사도 나누었다·

다만 지금은 역용을 하고 있으니 그가 나를 못 알아볼 뿐·

맙소사· 그가 나타날 줄이야!

문 쪽과 가까운 곳에 있던 사마귀 형상의 살수가 물었다·

“당신은 누구요?”

“여동생을 찾으러 왔소·”

“여동생?”

사내는 모두를 둘러보며 말했다·

“미안하지만 내 여동생을 찾아 안전을 확인할 때까지 모두 반점을 나갈 수 없소이다· 본인의 행사에 의롭지 못한 면이 있다면 일이 끝난 후 시시비비를 따져 사과드리겠소·”

“무슨 헛소리를!”

“헛소리?”

사내가 고개를 아래로 꺾어 사마귀를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살기도 없고 횃불도 담기지 않은 그저 평범한 눈· 한데도 사마귀는 무언가에 짓눌린 듯 옴짝달싹하지 못했다·

그 순간 지척에 있던 난쟁이가 벼락처럼 몽둥이를 뽑아 사내의 정강이를 부러뜨려갔다·

그러나 몽둥이는 두 번이나 헛되이 허공을 갈랐을 뿐이었다·

난쟁이가 세 번째 몽둥이를 휘둘러 가는 순간 사내의 신형이 허공으로 살짝 뜨는 듯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육중한 타격음·

뻥!

고개가 뒤로 꺾이며 나가떨어진 것은 난쟁이였다·

그는 하필 흑도들이 있는 곳으로 날아갔다· 바닥에 떨어졌을 때 이미 입안이 터져 피를 철철 흘리고 있었다·

아무래도 사내의 발길질이 난쟁이의 입에 박힌 모양이었다·

그때부터 난쟁이를 향한 흑도들의 일방적인 구타가 시작되었다·

“이 새끼 죽여버려!”

퍽! 퍽! 퍽!

그때였다·

쒝!

혼란을 틈타 또 다른 살수의 칼이 사내의 목을 베어갔다·

그야말로 전광석화와 같은 속도· 고도의 집중력을 통해 이능력을 발동하지 않았다면 나는 절대로 보지 못 했을 것이다·

따앙!

맹렬한 금속성과 함께 살수의 칼날이 손잡이 윗부분에서 뚝 부러졌다·

사내가 어느새 품고 있던 검집에 내공을 실어 막은 것이다· 막상 검은 뽑지도 않았다·

놀란 살수가 재빨리 물러났다· 그 순간 사내의 검집에서 번쩍하고 검이 뽑혔다·

스캉!

물러나는 살수의 칼 쥔 손목이 싹둑 잘려나갔다·

“억!”

그때쯤엔 세 번째 살수가 사내의 가슴을 향해 직검을 찔러가고 있었다·

싸악!

푸욱!

“허억!”

그러나 검에 가슴을 꿰뚫린 사람은 사내가 아니라 직검을 찔러 들어가던 살수였다·

결과적으로 봤을 때 살수는 사내의 검끝을 향해 자신의 가슴을 밀고 들어간 셈이 되었다·

지금 이 반점 안에서 사내의 검이 움직인 길 즉 검로(劒路)를 본 사람은 나를 비롯해 서호삼견 그리고 죽립인 정도가 전부일 거라고 나는 확신했다·

그만큼 오묘하고 빨랐다·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검술의 천재이자 서른 살에 이미 절정의 반열에 오른 고수라고 하더니 과연····

“모두 멈춰!”

죽립인이 외쳤다· 한 번의 주고받는 공방도 없이 단 여섯 초식 만에 자신의 수하 셋을 쓰러뜨리는 고수가 나타났다·

일단 여기서 멈추지 않으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것이다·

짐작건대 저 죽립인을 제외하고는 살수들 중 누구도 새로 나타난 사내의 상대가 되지 못할 것 같았다·

죽립인이 정중하게 물었다·

“귀하는 누구요?”

“남의 신분을 물으려면 자신부터 소개를 해야지· 수하들도 그렇고 우두머리도 그렇고 도무지 예의라곤 없는 걸 보니 좋은 무리는 아니군·”

“우리는····”

“알고 있소· 백백곡의 귀신들· 시체 썩은 냄새에 대낮에도 검은 죽립을 쓰고 돌아다니는 걸 보니 귀하가 흑두귀(黑頭鬼)이겠군?”

“어떻게····”

“방금 나를 공격한 두 칼잡이의 수법이 백백곡의 백인도법(魄刃刀法)과 백라검법(魄羅劒法)이 아니오?”

”···!“

“그나저나 목숨 한번 질기시오· 올해 일흔은 넘기셨을 텐데 아직도 살아계신 걸 보면· 그 많은 업보를 어떻게 다 감당하시려고·”

죽립인의 어깨가 어느 때보다 크게 떨리고 있었다· 나는 속으로 깜짝 놀랐다·

여태 많아야 마흔 안팎이라고 생각하고 거침없이 반말을 해댔다·

한데 일흔 살이라니· 대체 어떤 사이한 무공을 익혔기에 저렇게 청년 같은 목소리와 체격을 가졌을까·

그러나 더 놀라운 건 살수들의 소속과 죽립인의 정체까지 한 번에 간파해버린 사내의 놀라운 능력이었다·

나는 한 차원 높은 강호의 경험과 견문을 느낄 수 있었다·

사내가 얼이 빠져 있는 사람들을 쓸어보며 또 말했다·

“지금부터 내가 적아를 완벽하게 파악하기 전까지는 모두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마시오· 만약 이를 어길 시 나와 여동생을 해치려는 것으로 간주하고 그 즉시 대가를 치르도록 하겠소·”

사내는 다시 살수들을 노려보며 덧붙였다·

“특히 당신들은·”

그야말로 압도적인 검술에 반점 안의 공기는 숨이 막힐 정도로 무겁게 가라앉았다·

갑자기 나타난 단 한 명의 초고수가 상황을 깨끗이 정리해 버린 것이다·

다시 죽립인이 물었다·

“내가 누군지 알았으니 이제는 말해 주시오· 귀하는 대체 누구요?”

“이름을 묻는 것이라면 남궁세옥이오·”

“창룡검(蒼龍劍)!”

“아아!”

흑도들 사이에서 동시에 터져 나온 별호와 감탄사였다·

그제야 사내가 적이 아님을 알아차린 흑도들과 표사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반면 살수들의 얼굴은 썩어 문드러졌다· 남궁세옥이라는 고수가 나타나지 않았어도 이번 싸움은 승부를 장담하기 어려웠다·

하물며 그가 나타난 후에는 말할 필요도 없다· 게다가 입구까지 막고 있으니·

살수들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이 남궁세옥이 흑도들과 우리 쪽을 번갈아 보며 물었다·

“썩 나오지 못하겠느냐?”

이건 또 무슨 전개지? 가만 그러고 보니 오라버니가 도착했는데 남궁소소는 왜 아까부터 모른 척 하고 있는 거지?

“이런 망아지 같은 녀석 대체 허구한 날 무슨 짓을 하고 돌아다니는 것이냐? 이 사람들은 다 무엇이고· 살수는 또 웬 말이냐·”

남궁소소는 나를 도와 잠시 표국일을 한다는 사실을 숨겼나 보다·

하긴 절대 비밀로 해야 하는 일이었으니· 그렇다면 남궁세옥은 이 자리에 공주가 있다는 사실도 모를 것이다·

“이런다고 내가 널 못 찾을 것 같으냐?”

남궁세옥이 두 눈을 부릅뜨고 사람들을 하나하나 눈에 담기 시작했다·

역용술이 아무리 경지에 들었어도 친누이를 알아보지 못할 오라비는 없다·

하물며 그 오라비가 남궁세옥이라면 더더욱·

남궁소소를 끌어들인 나는 나중에 남궁세옥에 혼구녕이 나지 않기 위해서라도 무언가 해야 한다는 걸 느꼈다·

남궁세옥과 눈이 딱 마주치자 나는 얼른 혓바닥을 있는 대로 뽑아 왼쪽을 가리켰다·

나의 왼쪽 하고도 뒤쪽에는 공주가 있었고 어느새 공주의 뒤로 가서 공주의 뒤통수에 자신의 얼굴을 반쯤 가리고 선 남궁소소도 있었다·

남궁세옥의 시선이 정확히 남궁소소를 향했다·

“냉큼 나오지 못하겠느냐!”

그제야 남궁소소가 쭈뼛쭈뼛 걸어 나왔다·

“오라버니 오셨어요·”

살수들을 상대로 철척을 척 꺼내 자세를 잡던 그 당담함은 온데간데 없었다·

남궁세옥이 작은 은 가락지를 들어 보이며 말했다·

“점소이가 이걸 가져왔더구나· 누군가 나를 찾아가 이걸 전해주랬다고· 대체 이번엔 또 무슨 말썽을 부리고 다니는 것이냐?”

“실은 제가 사정이 있어서 역용을 하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항주의 흑도들이랑 시비가 엮일 것 같아서요· 때마침 우리 다원이 가깝기로 오라버니께서 지나가는 협객인 것처럼 나타나 좀 도와주시라고····”

“백백곡의 살수들이 고작 흑도라고 말할 자들이냐?”

“저들의 등장은 저도 예상치 못했습니다·”

구석에서 살수들과 대치 중인 흑도들의 얼굴이 또 한 번 꺼멓게 변했다·

자신들을 혼내주라고 남궁세가의 영애가 오라비인 남궁세가의 대공자를 불렀다는 말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를 속이고 천룡표국의 표사로 들어가 그 난리를 치른 지가 언제인데 또 이러고 다니느냐? 한 번만 더 말썽을 부리면 양주로 돌려보낸다고 내가 분명히 일렀거늘·”

“죄송해요· 오라버니·”

천하의 남궁소소도 호랑이 같은 제 오라버니 앞에서는 옴짝달싹 못 하는구나·

나는 이 상황이 왠지 모르게 웃기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

만약 또다시 천룡표국 그중에서도 나와 그것도 내가 먼저 엮었다는 걸 알면 저 무시무시한 고수가 내 다리를 부러뜨리려 할지도 모른다·

에라 모르겠다·

“소저· 뒤를 부탁하오!”

나는 뒤돌아 후다닥 달려가 창밖으로 몸을 훌쩍 던졌다· 안 그래도 빨리 이화원으로 달려 가봐야 하는데 마침 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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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incarnated Escort Warrior

Reincarnated Escort Warrior

Score 8
Status: Ongoing Released: 2022
My dream is to become an escort warrior that rides on a cool horse and transports goods. But I’ve got a limp leg and I’m unable to learn decent martial arts. I’ve lived as a porter working odd jobs for the entirety of my life. Until I died because of the mountain bandits that I met during an escort mission. But… ‘I became the fourth young master, Lee Jungryong?!’ When I died and woke up, I was reborn as the Heavenly Dragon Escort Agency’s infamous good-for-nothing youngest son. The weakling, Lee Jungryong, will become the best escort warrior in this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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