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ed Escort Warrior Chapter 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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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2화·  < 종장(완결) >

천룡표국의 대마장은 이른 아침부터 표마차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하지만 오늘은 평소와 좀 달랐다· 말과 표마차와 사람들의 숫자가 평소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비룡당이 통째로 천룡표국을 떠나 저 멀리 장안으로 가는 날이기 때문이었다·

나는 중간쯤에 서서 나와 함께 떠날 사람들을 천천히 둘러 보았다·

백여 명이 남기로 하고도 무려 이백여 명의 표사와 쟁자수들이 함께 떠나기로 결심을 해주었다·

떠나기로 한 사람들 중 절반이 인당 두세 명씩의 처자식을 거느렸다·

그러다 보니 전체 이동 인원은 무려 오백여 명에 달했다·

이를 위해 지난 한 달 동안 삼백 필의 말과 당나귀 그리고 튼튼하기로 소문난 천룡표국의 표마차 백 대를 준비했다·

마차에는 사흘 정도의 식량과 천막을 비롯해 이것만큼은 죽어도 갖고 가야겠다고 하는 물건들 외에는 일절 실을 수 없도록 했다·

항주에서 장안까지는 한 달 동안 무려 삼천 리를 가야 하는 먼 길· 어지간한 가재도구는 장안에 가서 새로 장만하는 게 훨씬 싸게 먹혔다·

대신 짐들이 빠진 표마차의 빈자리에는 오랜 시간 걸어 본 적이 없는 여자와 아이들을 전부 태우게 했다·

부모의 손에 이끌려 온 아이들은 영문도 모른 채 자기들끼리 표마차를 오르내리며 웃고 장난치느라 정신이 없었다·

반면에 어른들은 항주에 남을 부모형제들과 기약 없는 만남을 얘기하며 눈물을 흘렸다·

듣지 않으려고 해도 그들이 나누는 대화가 계속해서 귓가에 들려왔다·

“이제 가면 언제 또 보니· 흑흑·”

“저희끼리만 떠나서 죄송합니다· 어머니·”

“우리 걱정은 마라· 그동안 네가 벌어다 준 돈으로 밭뙈기도 사고 했으니 이제 흉년에도 굶어 죽을 걱정은 없다·”

“그냥 남을 걸 그랬나 봐요· 아버지·”

“냐악한 소리 마라! 강호의 어느 표국에서 쟁자수에게 달에 은전 다섯 냥씩을 준다더냐· 그것도 기본급으로만· 복 받은 줄 알고 가서 열심히 살아라· 너도 이제 처자식이 딸린 가장이란 걸 항상 잊지 말고·”

“둘째야 나 대신 아버지 어머니를 편안히 잘 모셔다오·”

“형님 형수님도 부디 건강하십시오·”

“아버지 어머니 불효자식 절 받으십시오·”

사람들이 남겨진 가족들과 작별인사를 하는 걸 보면서 나는 기분이 묘했다·

저 많은 사람들의 인생이 나의 작은 판단과 행동에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하니 어깨가 한없이 무거워졌다·

“뒷짐을 지고 고개를 높이 치켜든 다음 어깨를 당당하게 펴세요· 마지막으로 눈에 힘을 팍팍 주고요·”

부드러운 목소리와 함께 내 옆으로 다가와 선 아리따운 여인은 이제는 소저가 아니라 부인이 된 남궁소소였다·

그녀의 말이 이어졌다·

“내색은 하지 않지만 속으로는 모두가 앞날에 대한 두려움으로 떨고 있어요· 그들에게 수장으로서 여유와 자신감을 보여주세요·”

남궁소소가 시키는 대로 가슴을 앞으로 쭉 내민 다음 고개를 빳빳하게 쳐들고 천하를 오시하듯 대마장을 쓸어 보았다·

이러고 보니 나를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남궁소소가 잘했다는 듯 웃으며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그때 비룡당의 수뇌부들이 내게로 우르르 몰려왔다·

저들 중 일부는 나와 함께 가고 일부는 천룡표국에 남을 것이다·

대충 정리를 하자면 장궤 전립성 일각주 왕대표 이각주 왕중표 표사 독고완 객표 호리독사 여표들인 염지약 여소옥 운휘향 그리고 하인 장삼은 나와 함께 가기로 했다·

반면에 표두 가불염 상자수 용소백 삼각주 왕소표 표사 탁중로는 남기로 했다·

왕대표 왕중표와 함께 이름까지 왕소표로 바꾸어 가며 충성을 바쳤던 삼각주는 마지막까지 따라나서고 싶어 했다·

하지만 가불염에게도 믿고 의지할 사람이 필요하다는 왕대표와 왕중표의 설득에 눈물을 머금고 남기로 했다·

누구보다 나와 함께 가고 싶어 했던 사람 중에는 번견잡이 표사 탁중로도 있었다·

그는 최근에 새로 부인을 얻은 데다 악양에 있던 어린 누이와 노모까지 항주로 모시고 온 터라 또다시 먼 여행을 할 수가 없는 처지였다·

하지만 절친했던 독고완에게는 훗날 노모께서 돌아가시고 나면 좋은 곳으로 잘 보내드린 후 남은 가족을 이끌고 꼭 장안으로 오겠다고 했단다·

“준비가 끝났습니다·”

전립성이 내게 보고했다·

그의 목소리가 오늘따라 유난히 떨렸다·

평생을 바친 천룡표국을 다 늙은 지금에 와서야 떠나려고 하니 마음이 착잡한 것이다·

하지만 그는 반드시 나와 함께 가야 한다·

장궤로서 역할도 필요하지만 그는 지금으로부터 몇년 후 시름시름 앓다가 죽는다·

내 곁에 있어야만 그 전에 병을 발견해 치료해 줄 수 있다·

나는 가불염을 돌아보며 말했다·

“신임 당주가 되신 걸 축하드립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제겐 너무나 과분한 직책입니다· 당주님 없이 혼자 그 많은 일들을 잘 해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남기로 한 표사와 쟁자수들이 당주님만 바라보고 있습니다· 고개를 빳빳이 들고 어깨를 당당하게 펴세요· 눈에 힘을 빡 주고요·”

나는 남궁소소가 내게 한 충고를 그대로 가불염에게도 해주었다·

그리고 작지만 모두가 들을 수 있도록 내공을 실어 말했다·

“귀하는 이미 충분히 실력을 입증했습니다· 천룡표국에서 비룡당을 가장 잘 이끌 수 있는 한 사람을 고르라면 저는 단연코 귀하를 꼽을 것입니다·”

“모시게 되어 영광이었습니다·”

“믿고 따라와 주셔서 고마웠습니다·”

가불염이 돌연 내게서 두어 걸음 떨어져서는 자세를 바로 했다·

이어 그 역시 내공을 담아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외쳤다·

“비룡당의 모든 표사와 쟁자수들은 천하 사대명표 중 한 분이신 전임 당주께 예를 갖추어라!”

언제부턴가 오와 열을 맞추고 서더라니 천룡표국에 남기로 한 일백의 표사와 쟁자수들이 일제히 우렁찬 함성을 내지르며 내게 대례를 올려왔다·

“안녕히 가십시오!”

특별할 것 없는 한마디였는데도 불구하고 가슴 저 깊은 곳에서 무언가 울컥하고 북받쳐 올라왔다·

정이라는 놈은 상관과 수하들 사이에만 생기는 게 아니다·

남기로 한 사람들의 씩씩한 작별인사에 떠나기로 한 표사와 쟁자수들이 하나둘씩 눈물을 보이기 시작했다·

오랜 시간 생사고락을 함께 하다 보면 이렇게 다들 형제가 되어 버린다·

그런가 하면 함께 떠나기로 한 사람들 중에는 새롭게 합류한 외부의 인사들도 있었다·

그중 단연코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이들은 서쌍교방의 악명 높은 흑도들인 서호삼견이었다·

“아직도 멀었냐? 빨리빨리 좀 가자·”

이견이 소맷자락에 양손을 푹 찔러 넣은 채 볼멘소리를 터뜨렸다·

그러자 남는 자 떠나는 자 구별할 것 없이 내 주변에 있던 모든 표사들이 눈을 희번덕거리며 이견을 노려보았다·

행여나 불미스러운 일이 생길세라 옆에 있던 삼견이 칼등으로 이견의 옆구리를 사정없이 찌르며 대신 응징했다·

“앗 왜 이래!”

“존댓말 좀 하세요· 그는 이제 우리의 주공입니다· 단순한 고용주가 아니라 목숨을 빚진 주공이라고요·”

“여태 반말을 해왔는데 갑자기 그게 되냐?”

“그래도 해야지 어떡합니까?”

“내 참 더러워서·”

“정 아니꼬우면 금전 백 냥을 갚으시던가요·”

“누가 안 한대? 천천히 할게· 천천히·”

저 노인네들을 종으로 부릴 생각은 없다·

오히려 연륜에 걸맞은 자리를 만들어 주어 극진히 모실 생각이었다·

대신 위험하고 힘들고 어려운 일들은 좀 도맡아서 해주어야 한다·

나는 피식 웃고는 또 다른 외부인들을 돌아보았다·

“모두 준비되었느냐?”

“예 사숙!”

표사복으로 갈아입은 삼십 명의 젊은 여검객들이 둥지 속 어린 새들처럼 입을 쩍쩍 벌려가며 씩씩하게 대답했다·

그들은 범선을 타고 장강 물길을 따라오다 보름 전에서야 항주에 도착한 사천성 도화곡의 구대제자들이었다·

그들 중에는 그림 그리는 안여여와 출중한 미모의 예홍도 있었다·

특히 예홍은 한 살 더 먹더니 미모가 가히 경국지색이라는 말을 떠올리게 했다·

그 바람에 배웅을 나온 천룡표국의 모든 표사와 쟁자수들이 그녀를 힐끔거리기 바빴다·

도화곡은 문파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산중에서만 살았던 제자들이 강호무림에 적응할 수 있도록 외부활동을 적극 지원했다·

서른 명을 천룡표국에 신입 표사로 파견하는 것도 그런 일들의 일환이었다·

표국 외에 상계나 대농장 등지에도 제자들을 파견했다고 들었다·

이렇게 하면 개개인은 각각의 분야에만 특화되겠지만 도화곡 전체로 보면 여러 방면에 전문성을 가진 제자들을 거느리게 되는 셈이었다·

이는 도화곡을 더욱 뿌리 깊은 나무로 만들어 줄 것이다·

당장 천룡표국만해도 온갖 분야의 전문가들이 존재했다·

“이제부터 너희는 나의 사질들이 아니라 비룡표국의 신입 표사들이다· 특별 대우는 있지도 않을 것이며 급여나 포상 또한 철저하게 기준에 맞추어 지급할 것이다·”

“명심하겠습니다!”

“다만 신입 표사들임을 감안해 경험 많은 사수를 붙여 주겠다· 염지약 여소옥 운휘향은 앞으로 나와라·”

세 명의 여표들이 얼른 튀어나와 내 앞에 나란히 섰다·

“세 명은 도화곡에서 온 신입 표사들을 각 열 명씩 데리고 다니면서 혹독하게 훈련하고 가르치도록·”

“존명!”

다른 실력 있는 표사들을 두고 구태여 동성인 선배 여표들에게 도화곡 제자들을 맡긴 건 젊은 남표들과 눈이 맞는 걸 막기 위해서였다·

특히 매파가 소개해준 그 많은 처자들을 싫다고 물리쳤던 독고완이 예홍과 눈만 마주치면 얼굴이 벌게져서 도망치는 게 영 신경 쓰였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독고완 정도면 괜찮은 놈인데 하는 생각도 들었다·

여동생을 내게 시집보낸 남궁세옥의 심정을 조금은 알 것 같았다·

그리고 그는 지금 매소옥과 함께 내 앞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형님 오셨습니까? 소저도 와 주셨구료·”

“다행히 늦지 않았군·”

“이제 막 떠나려던 참입니다·”

“고생길이 훤한 자네의 앞날에 천방지축에다 나이까지 많은 여동생을 맡겨서 미안하네· 더불어 혹을 떼어가 주어 고맙고·”

“매 소저 세옥 오라버니 혹시 낮술 하셨어요?”

약이 오른 남궁소소가 매소옥을 끌어들이며 슬그머니 시비를 걸었다·

매소옥이 피식 웃는 사이 남궁세옥의 말이 이어졌다·

“그래도 내게는 팔 한쪽을 떼어줘도 아깝지 않은 누이일세· 살다 보면 계절처럼 번갈아 찾아오는 희로애락이야 어쩔 수 없는 법· 다만 지금처럼 변치 말고 아껴주시게· 부탁드리네·”

말과 함께 남궁세옥은 허리까지 숙이며 누구에게도 보인 적 없고 나 역시도 한 번도 본 적 없는 공손한 태도로 포권지례를 해왔다·

나도 깍듯이 마주 포권지례를 올렸다·

“약속드립니다·”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때 남궁소소의 눈에는 벌써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고 있었다·

입술을 꼭 다물고 눈에 힘을 팍 준 것이 사람들 앞에서 울음보가 터지지 않도록 사력을 다해 참는 것 같았다·

남궁세옥이 그런 남궁소소에게 말했다·

“이제부터는 너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가 풍운비룡의 얼굴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특히 표사와 쟁자수들을 대함에 있어서 표국의 안주인 다운 대범함과 지혜로움을 보여야 하느니라·”

“오라버니도 예쁜 소저 만나 빨리 장가가세요·”

“갑자기 그 얘기가 왜 나와?”

“저는 잘 모르겠는데 풍운비룡이 너무 좋아해서 그래요·”

“이 녀석이 끝까지 장난을·”

남매가 그들만의 방식으로 작별인사를 하는 사이 저만치 앞쪽에서는 이갑룡과 을룡과 병룡이 다가왔다·

나는 세 명의 형님들을 향해서도 깍듯하게 포권지례를 올렸다·

“형님들도 잘 계십시오·”

“고집불통!”

“조심히 가거라·”

내 인사에 이병룡과 을룡이 차례로 덕담(?)을 해주었다·

그리고 맏형인 이갑룡이 덧붙여 말했다·

“비룡당은 염려 마라·”

“고맙습니다·”

이갑룡이 옆을 돌아보며 이을룡에게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이을룡이 품속에서 괴황지 봉투를 하나 꺼내 내게 건네주었다·

내용물을 열어 보니 천룡표국에서 공식적으로 쓰는 세 장의 지도가 나왔다·

각각 남직예성 호광성 섬서성을 그린 상세지도였다·

이들 삼성(三省)은 장안으로 가려면 반드시 거쳐 가야 하는 지방들이었다·

한데 가만 보니 딱 내가 가려고 계획했던 길을 따라 대략 사흘 정도의 간격으로 무언가 특별한 표시가 되어 있었다·

“이게 무엇입니까?”

“천룡표국의 분타들을 표시한 지도다·”

“항주에서 장안까지 가는 길목에 있는 천룡표국의 분타는 세 곳밖에 되질 않습니다· 하지만 지도에 표시된 건 열 곳이 넘습니다·”

“나머지는 백리세가와 자강상단과 만금전장의 분타와 지부를 표시해둔 것이다· 미리 연락해 두었으니 근처에 이르면 그냥 지나치지 말고 꼬박꼬박 들러라· 오백 명 모두의 잠자리와 식사와 약재는 물론 필요한 보급품들까지 충분히 제공해 줄 것이다·”

“제가 이 길로 갈 줄은 어떻게 아시고요?”

“가불염 표두 아니 가불염 당주가 가르쳐 주었다·”

가만히 옆을 돌아보았다· 눈이 마주치자 가불염이 나를 향해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남직예성은 이을룡의 외가인 자강상단이 주로 활동하는 지방이었다·

호광성은 백리세가의 지부가 사방에 퍼져 있었다·

마지막으로 섬서성은 세 곳의 외가들 중 만금전장의 금력만이 유일하게 미치는 곳이었다·

“살다 보니 형님들 외가 덕을 볼 때가 다 있군요·”

“너의 외가들이기도 하다·”

한 명의 아버지에게서 난 형제들이니 어머니가 달라도 모두의 외가라는 뜻이다·

속이 빤히 보이는 말이었지만 왠지 오늘만큼은 진심이라고 믿고 싶었다·

사실 아주 거짓말도 아니었다·

경쟁자만 아니라면 나는 이들 세 명이 외부의 누군가와 전쟁을 벌일 때 누구보다 강력한 우군이 될 테니까·

천룡표국을 떠나 독립을 하겠다고 결심한 것도 그런 이유의 연장이었다·

엄격히 말해 나는 이종산의 친아들이 아니었다·

나로 말미암아 천룡표국의 형제들이 전란에 휩싸이는 걸 원치 않았다·

천룡표국은 내가 욕심내서는 안 될 물건이었다·

“고맙습니다·”

나는 남궁소소와 함께 저만치에 서 있는 곽석산과 손지백과 삼당의 당주들에게도 허리 숙여 포권지례를 올렸다·

앞에 첫째 둘째 셋째 따위의 글자가 붙기는 하지만 그래도 어머니들인 이화부인 자화부인 청화부인에게도 포권지례를 올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종산을 향해서도 정성을 다해 포권지례를 올렸다·

사실 저들과는 어젯밤 이미 정식으로 작별인사를 마쳤다·

이종산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해가 중천이구나· 그만 떠나거라·”

“모두 평안히 계십시오!”

나는 남궁소소와 함께 각자의 말에 나란히 올라탔다·

이어 무려 삼십 년 동안이나 몸담았던 천룡표국을 마지막으로 돌아보며 두 눈에 담았다·

저만치 나무 아래의 사람들 틈에서 조영영과 당군백이 보였다·

내가 두 여자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자 두 여자도 나를 향해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모두 잘 있으시오·’

‘안녕히 가세요·’

‘안녕히 가세요·’

나는 다시 일각주 왕대표를 돌아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왕대표가 큰소리로 외쳤다·

“모두 말에 올라타라!”

표사들이 우르르 말에 올라탔다·

쟁자수들은 말만큼은 빠르지 않지만 대신 지구력이 탁월한 당나귀에 모조리 올라탔다·

쟁자수들이 표행 중 당나귀를 탈 수 있게 한 건 내가 바꿔 놓은 비룡당만의 방식이었다·

다시 왕대표의 일갈이 터졌다·

“표기를 올려라!”

삼 장 높이의 대나무 장대 세 개가 하늘을 향해 솟구쳐 올라왔다·

흰색의 첫 번째 깃발엔 바람과 구름 사이로 승천하는 청룡 한 마리가 수놓아져 있었다·

붉은색의 두 번째 깃발엔 비룡표국이라는 네 글자가 용사비등한 필체로 수놓아져 있었다·

마지막으로 푸른색 깃발엔 풍운비룡이라는 네 글자가 역시나 같은 필체로 수놓아져 있었다·

푸른색의 깃발에 수 놓인 네 글자는 이 표행단을 책임진 표두가 누구인지를 알리는 역할을 한다·

표물을 노리는 불순한 무리에게는 허튼 수작 말라는 경고를 각 지방의 유력한 무림세력들에게는 체면을 보아 배려해 달라는 인사의 의미가 있었다·

“출발!”

왕대표의 마지막 일갈을 시작으로 백여 대의 표마차와 오백여 명의 사람들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화창한 어느 봄날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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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incarnated Escort Warrior

Reincarnated Escort Warrior

Score 8
Status: Ongoing Released: 2022
My dream is to become an escort warrior that rides on a cool horse and transports goods. But I’ve got a limp leg and I’m unable to learn decent martial arts. I’ve lived as a porter working odd jobs for the entirety of my life. Until I died because of the mountain bandits that I met during an escort mission. But… ‘I became the fourth young master, Lee Jungryong?!’ When I died and woke up, I was reborn as the Heavenly Dragon Escort Agency’s infamous good-for-nothing youngest son. The weakling, Lee Jungryong, will become the best escort warrior in this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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