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ed Escort Warrior Chapter 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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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8화·  < 종장 (1) >

정마대전이 끝난 지 한 달 하고도 보름이 지났다·

마도 척살을 기치로 불같이 일어났던 정도무림의 일흔두 개 문파는 각자의 사문으로 돌아가 전쟁으로 말미암은 일들을 차분하게 수습했다·

수습은 전쟁 중에 죽은 제자들의 장례를 치르거나 그 가족들에게 앞으로 살 방편을 마련해 주는 등의 일이 주를 이루었다·

그나마 발발과 함께 종전이 되었기에 망정이지 만약 천마성교와 무림맹 모두 끝까지 갔더라면 전 강호가 초상집으로 변했을 것이다·

특히 무림맹을 중심으로 한 정도무림은 괴멸적 타격을 입고 마도천하가 되었을 거라는 게 세간의 냉정한 평가였다·

다행히 그런 일은 없었고 강호의 무림문파들은 정사마를 막론하고 빠르게 일상을 회복해갔다·

그 사이 계절은 어느새 겨울을 지나 봄을 맞았다·

담장 너머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아침 장초풍은 식사를 끝내자마자 맹주부에서 총군사 사마옥과 독대했다·

사마옥은 황토고원에서 돌아온 후 맹의 온갖 밀린 일들을 처리하느라 눈코 뜰 새 없다가 며칠 전부터 겨우 숨을 좀 돌리는 중이었다·

“무슨 하실 말씀이라도 있으신 겁니까?”

“오랜만에 바둑이나 한 수 배워볼까 해서 뵙자고 했습니다· 바둑은 총군사께서 무림맹 제일이 아니십니까· 기왕이면 최고수에게 배워야지요·”

“누가 들으면 제가 항상 맹주님을 이기는 줄 알겠습니다·”

“언제나 선(先)을 양보받고서야 겨우 동수를 이루는 정도이니 총군사께서 저보다 상수이신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지요·”

낡고 오래된 나무 바둑판이 두 사람 사이에 놓이고 흑돌과 백돌이 번갈아 깔렸다·

작은 점 하나에 불과했던 흑돌과 백돌은 어느새 각자가 세를 이루더니 중원의 진정한 주인 자리를 놓고 맹렬하게 다투었다·

전투는 중앙에서 시작해 상하좌우로 뻗어 나가다가 구석의 변방으로까지 번졌다·

결국 죽은 돌 즉 사석이 쏟아져 나오면서 바둑판 전체에 피바람이 몰아쳤다·

하지만 돌을 옮기고 놓는 사람들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얘기들은 봄바람처럼 한가롭기만 했다·

“풍운비룡에 대한 소문이 자자합니다· 시작은 거창했으나 결국 마지막 순간에 이르러 표행을 실패하고 말았다고요·”

“강호의 인심이 야박하군요· 처음엔 그의 헌신과 용기에 대하여 다들 칭찬 일색이라고 들었습니다만·”

“지금도 그 부분에 대한 찬사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더불어 그를 사대명표의 일인으로 인정하는데 이의를 제기하는 이는 많지 않습니다· 다만····”

“···?”

“어쩌면 아버지인 표왕의 전설을 뛰어넘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모았던 그가 정작 가장 중요한 표행에서 실패를 한 것이 안타까운 게지요·”

“총군사께서도 그가 실패했다고 생각하십니까?”

“하라는 봉인은 않고 중간에서 날름 먹어버렸으니 실패는 실패지요·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겼습니다· 물론 아무도 그걸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만약 우리의 추측대로 그가 칠성군을 제거했다면 성보를 익히지 않고 봉인할 수도 있었다는 말이 됩니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지 않겠습니까?”

“순서가 바뀌었을 겁니다· 애초 풍운비룡은 칠성군의 십초지적에 불과했습니다· 어떻게 된 사정인지는 모르나 그가 성보의 마공들을 먼저 익혔었기에 칠성군을 꺾을 수 있었던 것이지요·”

“총군사께서 그렇다면 그런 것이겠지요·”

탁!

장초풍은 담담하게 대답하며 백돌을 놓았다·

본래 바둑에서만큼은 한 수 아래인 자신이 흑돌을 집어야 하지만 사마옥은 그가 한참 연장자라는 이유로 언제나 백돌을 양보했다·

“그가 너무 강한 힘을 가진 것이 걱정되십니까?”

“이 자리가 그런 자리니까요·”

“봉인을 했어도 이미 은거를 깨고 나온 마교도들은 흩어지지 않았을 겁니다· 수백 명씩 몰려다니며 무림문파들을 상대로 끊임없이 도발을 해왔을 것이 분명합니다· 그럴 바에야 완벽한 절대자의 통제 아래 두는 것이 낫습니다·”

“그 절대자가 군림천하 하는 것보다는 자신의 평범한 일상과 명예를 목숨처럼 여기는 사람이라면 더욱 좋고 말이지요?”

“가장 좋은 건 역시 우리 편이라는 것이지요·”

탁!

말과 함께 사마옥이 흑돌을 지금까지와 달리 세게 내려놓았다·

실실 웃는 얼굴도 그렇고 무언가 자신이 있는 것이다·

“이런 또 잡히셨습니다· 그려·”

“약자선수(弱者先手)가 무색하군요·”

“거기부정(擧模不定)이라· 포석할 자리를 먼저 정하지 않고 세를 키우면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되는 법이지요· 껄껄껄·”

“한 수만 물립시다·”

“불가합니다·”

“한 수만 물립시다·”

“불가합니다·”

“그만 맹주직을 내려놓을까 합니다·”

사마옥은 움찔 놀라면서 장초풍을 올려다보았다·

고작 바둑 한 수 물리는 일에 맹주직을 걸고 협박하다니·

“이번 한 번만 물려 드리겠습니다·”

그러면서 사마옥은 방금 놓은 돌을 들어다 좌상귀의 구석탱이 깊숙한 곳에다가 옮겨 놓았다·

장초풍은 그제야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이며 사마옥이 흑돌을 놓았던 자리에 자신의 백돌을 놓았다·

“장로회에 알리시고 새로운 인물을 물색토록 하세요·”

“맹주님!”

“십 년이면 오래 해 먹었습니다·”

“갑자기 왜 이러시는 겁니까?”

“저는 평화와 화친보다는 전쟁에 더 어울리는 사람입니다· 새로운 시대에는 더 젊고 지혜로운 사람이 무림맹을 이끌어야지요·”

설산신검 장초풍도 처음부터 독보강호 하던 무인은 아니었다·

그는 비록 문도가 많지는 않았으나 오랜 세월 꾸준히 천하십검을 배출해온 검도명문 설산검문의 대제자였다·

한데 수십 년 전 정마대전이 발발할 당시 마교의 최고수들이 놀랍게도 대설산엘 올라 설산검문을 첫 번째 제물로 삼았다·

때마침 출타를 한 탓에 횡액을 면한 장초풍은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무림인들은 모아 천마성교를 상대로 용감하게 싸웠다·

백전백승· 그는 집단전에서나 일대일의 대결에서나 단 한 번도 진 적이 없었다·

그의 행보는 그대로 무림의 전설이 되었다·

그의 용맹함과 탁월한 지도력을 눈여겨 본 정도무림의 명숙들은 전쟁이 끝난 후 그를 무림맹으로 초빙해 마교 토벌을 위한 별동대 하나를 맡겼다·

실력은 어딜 가는 것이 아니어서 전쟁이 끝난 후에도 그는 수많은 마교의 잔당들을 소탕하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설산검객에서 설산신검이라는 새로운 별호를 얻게 된 것도 그 무렵이었다·

그리고 이십 년 후 그는 구대문파 장문인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면서 무림맹주가 되었다·

강호인들은 그가 탁월한 무공과 지도력으로 그 많은 공들을 세웠다고 했다·

하지만 사마옥의 생각은 달랐다·

장초풍을 전쟁의 화신으로 만든 것은 뼛속 깊이 새겨진 복수심과 포기를 모르는 집요함이었다·

탁!

사마옥이 방심한 틈을 타 장초풍은 대마의 허리를 끊어 놓을 혈(穴)자리를 찾아 자신의 백돌을 힘차게 놓았다·

그리고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무래도 제가 이긴 것 같군요· 만박노군 사마옥과의 마지막 바둑을 승리로 끝낼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껄껄껄·”

***

한바탕 장대비가 쏟아지고 나니 산천초목 곳곳에서 실오라기 같은 안개가 피어올랐다·

편복은왕은 혈영노조와 함께 천 길 낭떠러지 위에 서서 그 광경을 굽어보았다·

첩첩산중이 하늘과 맞닿도록 끝없이 펼쳐지는 저 광활한 삼림지대를 일컬어 강호인들은 십만대산이라 불렀다·

두 사람은 수많은 교도들의 혼백이 떠돌고 있는 이곳에서 천마성교의 새로운 역사를 시작할 계획이었다·

혈영노조가 조용히 말했다·

“대종사께서는 지금쯤 은거에 들어가셨겠군요· 삼십 년의 은거가 부족해서 또 은거를 하시다니·”

“이번 은거는 아마 평생 갈 것 같소이다만·”

“어째서 그렇습니까?”

“이미 잘 아실 텐데요·”

“무얼 말씀입니까?”

“그는 칠성군이 아니외다·”

혈영노조는 고개를 돌려 저만치 떨어진 곳에 있는 호위무사들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오십여 명의 호위무사들이 바람처럼 사라졌다·

혈영노조는 다시 편복은왕을 돌아보며 말했다·

“한데 왜 무릎을 꿇으셨습니까?”

“처음엔 이 몸도 깜빡 속았소이다·”

“나중에라도 밝힐 수 있으셨을 텐데요·”

“진짜 칠성군이 죽었으니 마지막 한 명이 남을 때까지 싸워서 복수를 하자고요? 아니면 그를 절대 이길 수 없으니 다들 뿔뿔이 흩어져 훗날을 기약하자고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말씀입니까?”

“일종의 거래를 한 거외다· 그는 우리에게 새로운 대종사라는 존재를 주고· 우리는 그의 비밀에 대해 함구해 주고·”

“거래라· 그렇게 볼 수도 있겠군요·”

“그러는 총군사께선 왜 충성을 맹세하셨소이까?”

“태상장로께서 이미 대세를 기울여 버리셨잖습니까?”

“단지 그것 때문에요?”

“사실은 저도 태상장로님과 같은 생각이었습니다· 칠성군께서 이미 목숨을 잃었다면 혼란을 막기 위해 가짜라도 있는 편이 낫다고요·”

“역설적이게도 칠성군이 아니라 그가 살아남은 덕택에 수많은 교도들이 목숨을 보전할 수 있게 되었소이다· 칠성군이셨다면 끝을 보려 했을 테니 말이오·”

“한데 그는 왜 칠성군의 모습으로 나타나 휴전을 제안한 걸까요? 마음만 먹는다면 무림맹과 함께 얼마든지 우리를 전멸시킬 수도 있었을 텐데 말입니다·”

“표주인 천살마녀가 처음부터 그걸 원했으니까· 그는 천살마녀로부터 의뢰를 받아 충실히 표행을 한 표사였고 말이오·”

“무시무시한 표사로군요·”

“그녀가 잘 해낼 수 있을지 모르겠소이다·”

“풍운비룡의 말이 맞습니다· 제법 긴 시간 적이 되어 싸워 보았지만 그녀가 보인 판단력과 행동은 분명 놀라운 것이었습니다· 무엇보다 교도들을 형제처럼 아꼈지요·”

“기왕에 충성을 맹세한 일 총군사나 이 몸이나 최선을 다해 보필해야 할 것이외다· 무엇보다 이 일은 무덤에 들어갈 때까지 비밀로 해야 하고 말이오·”

“이를 말씀입니까·”

***

집으로 돌아온 나는 한동안 비룡당의 집무실에 틀어박혀 장부를 살폈다·

주로 그동안 벌어들인 돈과 앞으로 벌어들일 수 있는 돈들을 계산했다·

현재 비룡당에게는 유흥가를 관리하는 일과 항주부를 통한 공물 운송과 장강의 범선들을 이용한 물자 운송이 주요 수입원이었다·

공물 운송과 범선을 통한 물자 운송은 계절적 요인이 커서 월(月)이 아닌 년(年) 단위로 계산을 해야 했다·

그렇게 해서 특별한 표행을 제외하고 매년 비룡당이 고정적으로 벌어들일 돈은 금전 십만 냥에 달했다·

이는 천룡표국의 다른 여섯 개 당이 벌어들이는 액수를 전부 합한 것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조금 많았다·

장강의 범선을 통한 수익이 결정적이었다·

물론 그 돈의 절반을 천룡표국에 바치고 나머지 절반으로 표사와 쟁자수들과 범선의 선원들을 전부 먹여 살려야 했다·

그래도 엄청난 액수가 남는 건 사실이었다·

여기다가 내게는 비룡당의 장궤인 전립성조차 정확한 행방을 모르는 거액의 비자금이 있었다·

이는 일전에 마교의 보물을 팔아서 챙긴 돈으로 내 별호와 이름이 비슷한 비룡전장의 장주가 몰래 관리하고 있었다·

‘자금은 충분한데 사람이 문제군·’

새로 표국을 만들려면 돈도 돈이지만 노련하고 경험 많은 인재들이 많아야 한다·

특히 인맥 없는 낯선 땅에 뿌리를 내릴 경우에는 그곳 토착세력들과 싸울 전방위적인 싸움꾼들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안타깝게도 표사들은 표행에는 전문가들일지 몰라도 토착세력들과 싸워 한 구역을 차지하는 일에는 젬병이었다·

‘이런 건 흑도들이 잘 하는데·’

나는 그제야 장부를 덮었다·

고개를 들어보니 어느새 창밖엔 어둠이 내린 상태였다·

돈 계산 하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도 몰랐다·

‘객당으로 가서 술이나 한잔할까?’

객당은 본래 비룡당을 찾는 매파들이 좀 더 편하게 표사나 쟁자수들을 만나볼 수 있도록 내가 마련해 준 장소였다·

한데 언제부턴가 비룡당의 식구들끼리 술판을 벌이는 주루가 되었다·

표사와 쟁자수를 가릴 것 없이 밤만 되면 수십 명씩 객당으로 몰려와 술을 마시는 것이다·

‘한 번 들러나 보자·’

집무실의 촛불을 입으로 불어 끄려는 순간 인기척과 함께 누군가 헐레벌떡 뛰어 들어왔다·

유흥가를 관리하는 비룡당 삼각의 각주 왕소표였다·

“당주님 큰일 났습니다·”

“그냥 놔두세요·”

“예?”

“표사와 쟁자수들이 술 먹고 싸우는 일이 어디 어제오늘 일입니까? 아침이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서로의 등을 지켜 줄 테니 염려 마세요·”

“이번엔 객당이 아니라 서쌍교방입니다·”

“서쌍교방이요?”

“아무래도 방도들끼리 한바탕 내전이 벌어진 것 같습니다·”

서쌍교방은 서호의 서쪽 유흥가를 장악한 세력이자 항주를 통틀어 가장 큰 네 개 흑도방파 중 한 곳이었다·

덧붙여 걸핏하면 나를 찾아와 일거리를 주기 전에는 한 걸음도 떼지 않겠다며 협박하는 서호삼견이 장로로 있는 곳이기도 하고·

“갑자기 무슨 내전이라는 겁니까?”

“서호삼견 아니 서호삼절 선배님들께서 반역을 일으킨 모양입니다·”

“왜요?”

“노 방주가 먼저 서호삼견 아니 서호삼절 선배님들을····”

“그냥 서호삼견이라고 하세요·”

“알겠습니다· 노 방주가 서호삼견 선배님들을 없애버리려고 일을 꾸몄는데 그걸 눈치챈 서호삼견 선배님들께서 평소 따르는 방도들을 규합해 선수를 친 모양입니다·”

“노 방주는 또 왜요?”

“서호삼견 선배님들께서 먼저 노 방주의 자리를 노리고 선수를 치려 했답니다· 그래서 노 방주가 선수를 쳐 없애버리려고 했는데 오히려 선수를 당한 것이지요·”

“잠깐만요· 그러니까 지금 정확히 누가 선수를 쳤다는 겁니까?”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혹시 술 마셨습니까?”

“들르는 주루마다 루주들이 붙잡고 당주님께서 마교의 고수들과 싸웠던 일에 관해 이야기를 들려 달라는 통에 그만· 죄송합니다·”

“아는 것도 없잖습니까?”

“호리독사에게 들은 게 좀 있긴 합니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인사를 보았나·

기껏 유흥가를 관리하라고 맡겨 두었더니만 루주들과 쿵짝이 되어 술을 마시고 다녔다니·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서는 루주들을 비롯해 인근의 흑도들과도 돈독한 관계를 맺어야 하긴 하다만····

그나저나 노 방주는 갑자기 왜 서호삼견을 없애버리려고 한 걸까?

순간 문득 떠오른 생각이 있었다·

해남파의 소년 장문인을 호위해 무림맹 총타가 있는 개봉으로 향할 때였다·

삼뇌가 이끄는 팔백여 명의 말 탄 마교도들에게 포위되어 하마터면 일행 전부가 몰살당할 뻔한 적이 있었다·

그때 이견과 탁중로가 나누었던 대화가 머릿속에서 그대로 떠올랐다·

“어이 번견·”

“제 이름은 탁중로입니다·”

“너는 맨 뒤로 가라·”

“왜요?”

“곧 장가간다며? 얼마 전에 항주로 이사 온 팔순 노모와 어린 누이도 있고· 싸움이 벌어지면 뒤도 돌아보지 말고 튀어· 그리고 항주로 가·”

“우리 중에 딱한 사정 하나 없는 표사가 어딨습니까? 혼자 도망쳐 평생을 비굴하게 사느니 마지막까지 동료들과 함께 싸우다 멋지게 죽겠습니다·”

“이 미친놈아· 우리 중 한 명은 살아서 돌아가 표왕에게 오늘 있었던 일을 일러바쳐야 복수를 해줄 거 아냐!”

“···!”

“가는 길에 서호의 서쌍교방에도 들러 우리 소식도 좀 전하고· 보나 마나 복수 따윈 꿈도 안 꾸겠지만 말이야· 제 배 불리는 것밖에 모르는 노 방주를 몰아내고 첫째 형님을 그 자리에 모시는 게 내 평생 꿈이었는데· 빌어먹을·”

이견이 그 말을 할 때는 이갑룡과 이을룡 그리고 이병룡이 고용한 외부의 이런저런 고수들도 함께 있었다·

아무래도 이견이 생의 마지막인 줄 알고 내뱉은 말들이 그자들의 입을 통해 서쌍교방의 노 방주에게 전해진 모양이었다·

“어쩐지 불안하더라니·”

“어떻게 할까요?”

“무얼 말입니까?”

“그래도 함께 표행을 한 의리가 있는데 우리가 나서서 힘을 좀 보태줘야지 않을까요?”

“흑도방파 내부의 일입니다· 함부로 개입하면 절대 안 됩니다·”

“알겠습니다·”

“선수를 쳤다면 무언가 계획이 있으실 테니 너무 염려 마십시오· 잘 하면 서쌍교방의 주인이 바뀔지도 모르고요· 어떻게 돌아가는지 감시하고 있다가 무슨 일이 생기면 제게 보고하세요·”

“알겠습니다·”

지시를 내린 후 나는 객당으로 갔다·

그곳엔 전립성과 가불염과 용소백을 비롯해 수십 명의 표사와 쟁자수들이 모여 있었다·

그들은 호리독사에게 온갖 귀한 술과 안주를 갖다 바치고는 나와 함께 성보를 운송하며 벌어졌던 일들에 대해 신나게 이야기를 듣는 중이었다·

나는 그들과 함께 웃고 즐기며 간만에 편안한 마음으로 술을 마셨다·

그리고 삼경을 넘어 새벽이 깊어졌을 무렵 왕소표로부터 놀라운 보고를 받았다·

“노 방주가 반란을 진압했습니다· 동이 트는 대로 모든 방도가 지켜 보는 앞에서 서호삼견 선배님들의 목을 칠 거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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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incarnated Escort Warrior

Reincarnated Escort Warrior

Score 8
Status: Ongoing Released: 2022
My dream is to become an escort warrior that rides on a cool horse and transports goods. But I’ve got a limp leg and I’m unable to learn decent martial arts. I’ve lived as a porter working odd jobs for the entirety of my life. Until I died because of the mountain bandits that I met during an escort mission. But… ‘I became the fourth young master, Lee Jungryong?!’ When I died and woke up, I was reborn as the Heavenly Dragon Escort Agency’s infamous good-for-nothing youngest son. The weakling, Lee Jungryong, will become the best escort warrior in this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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