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화· 산적, 수적 그리고 쟁자수(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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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남궁소소와 함께 곧장 대별채가 있는 곤산을 올랐다·
한데 가불염이 따라나서겠다고 고집을 피우는 바람에 일행이 세 명으로 늘어났다·
가는 와중에 남궁소소가 자꾸 나를 곁눈질하며 자신의 품속을 턱으로 가리켰다·
나는 모기 날개짓보다 더 작은 소리로 물었다·
“어쩌라고요?”
“눈치채면 어떡합니까?”
“눈치 못채게 조심해야지·”
“만약 눈치채면요?”
“가불염은 융통성이라곤 눈곱만큼도 없는 원칙주의자라 표국으로 돌아가는 즉시 당신과 나를 집법당에 넘길 거요·“
”저는 왜요?“
”그야 공범이니까·’
“제가 한 짓이 아니잖습니까·”
“전낭이 당신 품속에 있잖소·”
“그러니까 빨리 가져가세요·”
“일이 끝나면 조금 챙겨 줄 테니 너무 보채지 마시오·”
“싫습니다!”
대별채까지 올라갈 필요도 없었다·
염왕도와 그의 수하들은 장사곡 협도가 잘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이를 갈고 있었다·
내가 도착하자 산적들은 노골적인 적개심을 드러냈다·
어떤 자들은 번뜩이는 칼을 뽑아 들고 기다렸다가 내가 옆을 지나가면 위협적인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
그러나 실제로 저 칼을 휘두르지 않을 것임을 안다·
그냥 겁만 주는 거다· 우리가 이렇게 열 받았다· 이런 의도로·
만약 저 미친놈들이 정말 칼을 휘두르면 녹림맹과 천룡표국 사이에 전쟁이 벌어진다·
제 우두머리도 못한 일을 일개 산적놈 따위가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나는 좀 다르다· 내가 사고를 쳐도 저놈들이 문제 삼는 데는 한계가 있다·
족보 있는 산채를 상대할 땐 이런 게 좋다·
짝!
나는 때마침 앞을 막아서는 놈의 뺨을 사정없이 올려 붙였다·
협상과 싸움의 공통점은 선빵을 날린 자가 판을 주도한다는 것이다·
얼떨결에 뺨을 맞은 놈이 당황해 어찌할 줄을 모른다·
“이 이런 미친···!”
채채채채챙!
시퍼렇게 번뜩이는 도검 삼십여 개와 맹독을 바른 화살촉 삼십여 개가 삽시간에 나와 두 사람을 에워쌌다·
놀란 가불염과 남궁소소도 장검을 뽑아 들었다·
그리고는 약속이나 한 것처럼 나를 노려보며 우거지상을 썼다·
“정녕 끝장을 보자는 것인가!”
염왕도가 진노해 소리쳤다·
나는 더 크게 소리쳤다·
“기껏 목숨을 구해줬더니 생명의 은인 앞에 칼을 들이밀어? 아무리 인의예지(仁義禮智)를 모르는 도적떼라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소이다!”
“무슨 개소리를 하는 거야!”
“내가 꾀를 내어 교룡채에 표물을 넘기지 않았다면 독각망은 분명 흑도의 오랜 규칙에 따라 채주께 무공으로 승부를 내자고 제안했을 것이오· 그렇지 않소이까?”
“내가 독각망을 두려워할 것 같은가?”
“두 사람이 대결했다면 십중팔구 채주께서 이기고 독각망은 크게 부상을 당했겠지요· 한데 과연 그것으로 깨끗하게 정리가 되었을 거라 생각하시오?”
전생에서 들은 바에 따르면 오히려 그 반대다·
독각망은 오십여 합을 겨룬 끝에 염왕도의 팔을 잘라 버린다·
칼과 검이 숨 가쁘게 오가는 실전에서 오십 합이면 그야말로 잠깐이다·
나는 무공을 잘 모르지만 이 정도 격차라면 염왕도도 분명 자신이 두어 수 아래임을 직감적으로 알 것이다·
한데 내가 수하들 앞에서 당신이 십중팔구 이겼을 거라고 말해주니 살짝 당황하는 기색이 느껴졌다·
“깨끗하게 정리가 안 되면?”
염왕도의 목소리가 약간 부드러워졌다·
“부상을 당하는 순간 무슨 핑계를 대서라도 독각망의 수하들이 들고 일어났겠지요· 채주들끼리 담백하게 승부를 볼 작정이라면 수하들을 그렇게 개떼같이 끌고 왔을 리가 없지 않습니까?”
“흥 교룡채의 독각망이 강호의 도의도 모르는 불한당인 거야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이지· 오늘만 해도 하는 짓거리를 좀 보라지· 장사강 강물이 범람했다고 수십 년 동안 우리 대별채가 관리해온 길목을 갑자기 자기들 땅이라고 우기는 게 말이나 되느냐 말이야·”
말을 하다 보니 또 살짝 열이 받는 모양이었다·
염왕도가 나를 향해 다시 격앙된 음성으로 말했다·
“그래서 전면전을 막았다고 지금 내게 생색이라도 내겠다는 것인가?”
“생색 좀 내면 안 됩니까?”
“무어?”
“수적들의 수는 이백 그에 반해 대별채 식구들의 수는 싹싹 끌어모아야 겨우 육십 명에 불과했습니다· 장담컨대 전면전이 벌어졌다면 여기 있는 사람들 절반은 죽거나 불구가 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면서 나는 다시 한번 나와 일행을 향해 칼을 뽑아 들고 있는 산적들을 죽일 듯이 쓸어 보았다·
말과 행동은 이렇게 거침없이 하지만 속으로는 심장이 벌렁거려 죽을 것 같았다·
그나마 다행인 건 말이 살짝 먹혔다는 거다·
산적들이 서로의 눈치를 보며 동요하는 기색을 보였다·
놈들도 사람인 이상 전면전의 가능성을 생각해 봤을 것이고 바보가 아닌 이상 자신들이 크게 당했을 거라는 것 또한 알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천룡표국이 우리를 배신하고 교룡채에 붙은 사실까지 변하는 건 아니지· 이 일은 반드시 후회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천룡표국이 왜 대별채를 배신합니까? 그동안 우리가 이 장사곡 협도를 지나면서 함께 비비고 말아먹은 밥이 솥으로 몇 솥인데요·”
나도 모르게 전생의 경험까지 말해버렸다·
저들이 보기에 나는 엄연히 첫 표행이고 표국 사람들과 대별채 산적들이 얼마나 많은 밥을 함께 나눠 먹었는지는 몰라야 정상이다·
하지만 갑자기 돌변한 내가 이상했던지 그런 것 따윈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적아를 구분할 것 없이 다들 이건 또 무슨 희한한 소리야 하는 표정이었다·
“배신한 게 아니면?”
“억울하시고 화도 나시겠지만 이번엔 그냥 넘어가십시오· 그리고 교룡채의 배가 사라지고 나면 산채의 식구들을 전부 동원해 돌과 흙으로 길을 메우십시오· 장마철이 되어 강물이 불어나도 다시는 범람하지 않도록·”
“그게 무슨···?”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닙니다· 정확하게 범람하는 위치와 맞닿은 산 높은 곳으로 올라가 흙과 바위를 파내어 굴리면 자연적으로 아래에 쌓일 것입니다· 다만 물살에 흙이 쓸려 내려가지 않도록 마지막에 단단하게 다지고 풀과 나무도 심어야겠지요·”
“그 얘기는···?”
“강물이 범람하지 않는데 교룡채에서 무슨 명분으로 자기들 권역이라고 주장을 하겠습니까? 설사 주장을 한들 제깐 놈들이 땅으로 올라와 싸우길 하겠습니까 어쩌겠습니까· 안 그렇습니까?”
“···!”
“···!”
“···!”
산적들이고 염왕도고 간에 전부 넋이 나가 버렸다·
남궁소소와 가불염의 표정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한참이나 웅성거리는 소리가 울렸다·
사실 이건 전생에서 3년쯤 후에 신참 녹림도가 낸 묘안이었다·
그때도 천재가 나타났다며 대별채가 한동안 뒤집혔었다·
한참이 지난 후 염왕도가 정신을 차리고 물었다·
“하면 우리와 계속 거래를 하겠다는 말씀이시오?”
원래부터 있던 길을 자기들이 일방적으로 점유하고 돈을 강탈하면서 거래는 무슨 개뿔·
거래는 내 말대로 네 놈들이 길을 닦아 놓고 돈을 받아야 거래지·
“말씀드렸지 않습니까? 대별채 식구들을 하나라도 다치지 않게 하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요· 한데 다들 이렇게 목에 칼을 들이대다니 정말 서운합니다· 서운해·”
“야이 놈들아· 어서 칼 치워!”
서른 개의 도검과 서른 개의 화살촉이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졌다·
염왕도가 다시 내게 말했다·
“험험· 이거 아무래도 오해가 좀 있었던 것 같구려· 나는 그런 줄도 모르고· 미안하게 되었소이다·”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릅니다· 선교목이 부러지는 바람에 교룡채가 표물 옮기는 일에 실패했습니다·”
“안 그래도 다 보았소·”
“저희 사정도 그렇고 교룡채를 안심시키기 위해서라도 오늘은 더 말썽을 일으키지 말고 돌려보내야 합니다·”
“우리가 어떻게 해주면 되겠소?”
“부교를 만들 수 있도록 어른 팔뚝 굵기의 곧은 통나무 백여 개 정도만 찍어 주십시오· 산 아래까지만 굴려 보내주면 수적들이 알아서 가져갈 것입니다·”
“우리더러 머리를 숙이고 들어가 교룡채 놈들을 도우라는 말이오? 내 아무리 사공자에게 신세를 졌다고는 하나 그럴 수는 없소이다·”
“머리는 저쪽에서 먼저 숙였습니다·”
“···?”
나는 남궁소소를 돌아보며 말했다·
“전낭을 내어 드리시오·”
그러면서 턱을 긁는 척하며 남궁소소만 볼 수 있도록 손가락 하나를 슬그머니 펴 보였다·
한 개만 주라는 소리다·
남궁소소가 미세하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전낭 하나를 꺼내 염왕도에게 건네주었다·
“이게 무엇이오?”
“독각망이 채주께 드리라고 했습니다· 전체 백 냥 중 절반이니 같이 합심해서 일단 마차부터 옮기고 보자고요·”
“하· 이런 미친 인간을 보게· 내 땅을 빼앗아 가놓고 한 식경도 안되어 쉰 냥을 주면서 합심해서 마차를 옮기자고? 도대체 뇌가 있는 거야? 없는 거야?”
“그래서 더 위험합니다· 수적이라는 본분도 망각하고 나무를 찍어가겠다고 곤산을 오르면 어쩌시겠습니까?”
“그거야말로 내가 바라는 일이지· 교룡이 물속에서야 영험할 지 모르나 산으로 들어오는 순간 도마위의 생선에 불과할 뿐이오· 후후·”
“이백 마리가 한꺼번에 올라오면 어떻습니까? 수하들을 한 명도 잃지 않고 전부 토막 칠 자신 있으십니까?”
“···!”
“참으셔야 합니다· 오늘만 참으면 장사곡 협도는 고스란히 대별채의 수중으로 들어오고 교룡채의 채주를 바보로 만들 수 있는데 구태여 피 흘리며 싸울 이유가 무엇입니까· 안 그렇습니까?”
염왕도는 즉답을 피한 채 한참이나 생각에 잠겼다·
생각해보나 마나 동의를 하고 나설 것이다·
그의 말처럼 뇌가 한 숟가락이라도 있다면 내 말이 맞다는 걸 알 테니까·
“향시에 장원급제했다더니 과연 탁월한 식견이오· 내 사공자께서 시키는 대로 하겠소· 그리고 대별채를 향한 변함없는 의리에 감사드리는 바이오·”
“별말씀을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아니오· 내 오늘 일은 절대 잊지 않을 것이오·”
“정 그러시면 부탁 한 가지 드려도 되겠습니까?”
“무엇이오?”
“곤독을 조금만 얻을 수 있을까요?”
“곤독은 무엇에 쓰시려고?”
“살다 보면 한 번쯤은 독을 요긴하게 쓸 날이 오지 않겠습니까? 곤산곤독이라는 말에 아까 교룡채 수적들이 새파랗게 질리는 걸 보고 더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껄껄껄· 좋소이다·”
그러더니 당장 품속에서 대나무 젓가락 통 하나를 꺼내서 내밀었다·
“이게 뭡니까?”
“생긴 것 젓가락 통이나 아래에서 손가락 한 마디 정도 곤독을 솜에 적셔 놓았소· 필요할 때 젓가락으로 찍어 써도 되고 꾹 누르면 독액이 흘러나올 것이오· 단 한 방울이면 코끼리도 쓰러뜨릴 수 있소·”
“한데 왜 젓가락 통 속에···?”
“위장이오· 지니고 다니기도 좋고 아무 데서나 꺼내서 만지작거려도 누구 하나 의심하는 사람이 없지· 후후·”
“과연 그렇군요· 저도 젓가락 통 속에 극독이 들어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습니다·”
“노파심에서 하는 말인데 아무 생각 없이 젓가락을 꺼내서 음식을 집어 먹지 않도록 조심하시오· 그날이 제삿날이 될 테니까·”
“명심하겠습니다· 그나저나 이런 극독은 같은 무게의 황금보다 비싸다고 하던데 이렇게 많은 양을 주셔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사공자께서 보여준 의리에 대한 대별채의 성의요· 사양치 말고 받아 주시오· 그리고 이 돈도 가져가시오·”
그러면서 전낭도 돌려준다·
“전낭은 또 왜?”
“천룡표국에서 교룡채 놈들에게 준 돈을 내가 대신 돌려 드리겠소·”
“그걸 왜 대별채에서 주시는 겁니까?”
“사공자의 말이 맞소· 애초에 우리가 받는 통행세는 장사곡 협도를 가는 동안의 안전과 편리를 보장해 드리는 대가요· 갑자기 나타난 불한당 놈들을 치워드리지 못했으니 당연히 그놈들에게 빼앗긴 돈은 장사곡의 주인인 우리가 보상해 드리는 게 맞지 않겠소?”
그러면서 자신들이야말로 장사곡 협도의 진짜 주인이라는 걸 은근슬쩍 다시 한번 강조한다·
나중에라도 천룡표국이 다시 교룡채에 붙을까 살짝 걱정되는 모양이다·
나도 남궁소소도 가불염도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것까진 솔직히 계산 못했다·
***
“중얼중얼·······”
“중을 잡아먹었소? 아까부터 뭘 그렇게 혼자 중얼거리오?”
산에서 내려오는 길에 남궁소소에게 물었다·
“기가 막혀서 그렇습니다·”
“무엇이?”
“원래 우리는 강물이 범람해 길을 건널 수 없었습니다· 누가 봐도 물이 빠질 때까지 최소한 하루 정도는 기다려야 했지요·”
“처음엔 그랬지·”
“한데 갑자기 수적들이 나타나 시비를 걸었고 일이 더할 나위 없이 복잡하게 얽혔나 싶었는데 어느 순간 갑자기 모든 게 ‘펑!’ 하고 해결이 되어 버렸습니다· 수적들도 격퇴하고 물길도 건너고”
“그건 아주 작은 이득에 불과합니다·”
가불염이 조용히 끼어들었다·
“이게 작은 이득이라고요?”
“장사곡 협도는 상습 침수구간입니다· 한데 대별채의 녹림들이 길을 메우고 닦아 놓으면 일 년에 절반은 반나절이나 돌아가던 길을 전부 이곳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그 엄청난 일을 공짜로 부려먹게 생겼습니다·”
“설마 그런 계산까지?”
남궁소소가 한없이 존경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보았다·
남궁소소의 말도 맞고 가불염의 말도 맞다·
나는 이 모든 걸 계획했고 다행히 큰 변수 없이 그대로 이루어졌다·
이는 염왕도와 독각망이 멍청해서도 내가 뛰어나서도 아니다·
오직 한 가지 내가 미래를 알고 있어서였다·
남들은 모르는 미래를 알고 있다는 게 이 정도로 막강한 힘을 발휘할 줄은 미처 몰랐다·
그러나 전혀 예측 못한 것도 두 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염왕도가 전낭을 돌려줄 거라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그런데 말입니다·”
가불염이 말했다·
“처음에 염왕도에게 준 통행세가 왜 쉰 냥 밖에 안되는 겁니까? 애초 독각망에게 전낭 세 개에 백오십 냥을 주었으니 절반이면 일흔다섯 냥이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염왕도는 또 왜 그걸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이고요·”
“···!”
“···!”
“그리고 대별채에게 부서진 수레바퀴 값도 받아 내야 할 텐데 말입니다· 한 다섯 냥쯤 받으면 될까요?”
“···!”
“···!”
“방금 염왕도에게 돌려받은 다섯 냥은 장 표두에게 다시 드려야 하겠지요?”
이 정도면 나와 남궁소소의 걸음이 멈춰질 수밖에 없었다· 하필 걸려도 가불염에게 걸리다니·
집법당으로 끌려갈 생각에 남궁소소는 벌써부터 얼굴이 창백해져 있었다·
나는 최대한 차분하게 말했다·
“그게 말입니다····”
“말을 한 마리만 내 주십시오·”
“예?”
“앞으로 사흘 동안 표사들은 말을 타지 말라고 명령하셨지 않습니까? 저는 좀 열외를 시켜 주십시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척후도 살펴야 하고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려면 말이 꼭 필요 합니다·”
“그 말씀은···”
“저는 아무것도 못 봤습니다·”
어안이 벙벙해졌다· 눈앞에 있는 이 사람이 정녕 내가 알던 그 무뚝뚝하고 융통성 없는 가불염이 맞는지 의심스러웠다·
완벽한 임무 수행을 위해서라면 이 정도 타협은 가능하다 이건가?
그때 남궁소소가 불쑥 말했다·
“에잇 모르겠다· 기왕 이렇게 된 거 저도 조건이 있습니다!”
“···?”
“···?”
“내일 하루는 객잔에서 자게 해주십시오· 푹신한 침상도 그립고 무엇보다 따뜻한 물에 목욕 좀 하게요· 쟁자수들한테서 이가 옮았는지 가려워 죽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슬그머니 가불염의 옆으로 가서 선다·
둘이서 편 먹고 나와 협상을 해보겠다는 수작이다·
“반나절 동안 개고생해서 산적과 수적을 치워 놓았더니 2인조 노상강도가 나타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