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6화· < 표행을 이어 받다(6) >
사방이 시원하게 뚫린 누각 안에는 검은 돌을 깎아서 만든 탁자가 놓여 있었다·
탁자가 워낙 길어서 나와 일행 모두가 합석하고도 빈자리의 절반조차 채우질 못했다·
수하들과 한잔하던 중이라더니 탁자 위에는 술병 서너 개와 과일 쪼가리 몇 개가 전부였다·
하지만 그건 시작에 불과했다·
풀을 제거한 연못가에서 난데없이 다섯 개의 긴 다리가 달린 대형 황동 솥단지가 떠억 하고 나타났다·
다리가 세 개인 솥은 보았어도 다섯 개인 것은 처음인지라 나와 일행은 모두 신기해하며 구경했다·
비옥경의 수하들은 연못으로 졸졸 흘러드는 시냇물을 길어다 솥단지를 대충 씻었다·
그런 다음 미리 준비해온 중돼지 한 마리를 통째로 넣고 신나게 끓여대기 시작했다·
그사이 탁자에는 향기로운 술과 과일과 정체를 알 수 없는 온갖 산해진미들이 쌓여 갔다·
설마하니 해남파의 제자가 음식에 독을 타지는 않았을 터 서호삼견은 물론이거니와 남궁소소 호리독사 독고완 탁중로까지 이게 웬 떡이냐 하면서 먹기 시작했다·
“이곳은 본래 해남파의 제자들이 각자의 사부님들을 모시고 함께 술을 마시며 담소를 나누던 장소입니다· 오늘은 얼마 전 고인이 되신 제 사부님의 명수(莫素-죽은 사람의 생일)인지라 옛 생각에 잠시 올라와 본 것입니다·”
“그런 일이 있었군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감사합니다·”
아름다운 연못과 고풍스러운 누각의 조화가 예사롭지 않더라니 역시 특별한 사연이 있는 장소였나 보다·
“한데 다른 제자들은 왜 안 보이는 겁니까?”
“아픈 질문을 하시는군요·”
“불편하셨다면 사과드립니다·”
“잡초가 무성한 경내를 보고도 의문이 들지 않으면 오히려 그게 이상한 일이지요· 부끄러운 얘기지만 해남파는 지금 오랜 세월 관성처럼 굳어진 내부의 경쟁과 반목으로 말미암아 사분오열된 상태입니다· 해서 불필요한 충돌을 피하기 위해 모두가 본산 출입을 당분간 삼가는 중이지요·”
충돌의 결과로 본산을 찾지 않는 게 아니라 충돌을 피하고자 본산을 찾지 않는다는 발상이 허망하게 들렸다·
한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아주 틀린 말도 아닌 것 같았다·
문파가 이 지경이 되도록 어쨌든 다섯 호족 세력이 전면전을 벌이는 최악의 상황만큼은 피하고 있으니까·
“한데 이 먼 곳까지 무슨 일로 오셨는지요?”
어차피 내 패를 전부 알고 있는 사람 앞에서 쓸데없는 얘기로 힘을 뺄 필요는 없다·
비옥경 역시 해남파의 제자이고 보면 내가 만나고자 하는 사람이기도 하고·
“한 달 전쯤 해남도의 누군가가 사대명표 중 한 분인 유성표 한백경 대협께 표행을 의뢰했습니다· 그리고 해남파에서 제사 때 쓰는 은전 아홉 개를 표행비로 지불했지요·”
“유성표 한백경이라·”
“유성표는 운남성의 점창산엘 오른 후 금사강을 건너려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고수에게 죽임을 당하고 표물을 빼앗겼습니다· 이에 천 룡표국에서는 저를 포함한 세 형님들이 유성표의 표행을 잇기 위해 표물의 행방을 쫓는 중이고요·”
나는 일부러 ‘저를 포함한 세 형님들’이라고 말한 후 추대랑의 눈치를 슬그머니 살폈다·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보기 위해서였다·
추대랑은 조금의 동요도 없이 시치미를 뚝 떼고 있었다·
전생에서도 멀리서 보았지만 심계와 독기가 보통이 아니었다·
“표행을 의뢰한 사람이 해남파의 제자라고 생각하시는군요·”
“누군지 짐작이 가십니까?”
나는 곧장 질러 버렸다·
합석해 있던 비옥경의 수하들 표정이 살짝 굳어졌다·
서호삼견을 비롯한 우리 쪽 일행도 고기를 먹다 말고 슬쩍 비옥경의 눈치를 살폈다·
비옥경은 술잔을 비우며 잠시 뜸을 들이다가 말했다·
“저의 사제들인 듯합니다·”
“사제들이라 하심은?”
“두 달 전 장문인께서 서거하시자 자신들이 본산의 무맥을 잇겠다며 오지산 이곳저곳을 전전하며 수련에 매진하는 제자들이 있습니다·”
“해남파의 장문인께서 서거하셨다고요?”
“몇 년 전부터 지병이 깊어지시더니 결국 구십일 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하셨습니다· 이후 해남오가(海南五家)에 흩어져 있던 제자들이 모두 모여 장례를 치르고 평소의 유지대로 해남파의 경내가 내려다보이는 여모봉 양지바른 곳에 모셨지요·”
“혹 얼마 전 고인이 되셨다는 사부님께서····”
“짐작하시는 대로입니다·”
나도 서호삼견도 그리고 나머지 일행도 놀란 나머지 그대로 굳어 버렸다·
사람이 늙으면 죽는 것이야 당연하지만 그 시점이 하필 두 달 전이라는 게 너무나 공교로웠다·
“하면 다음 장문인께선 누구십니까?”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전인에 대한 유언을 남기지 않으셨단 말입니까?”
“아쉽게도 그렇습니다·”
그때 일견에게서 전음이 들려왔다·
[해남파 장문인의 신물은 개파조사께서 지니고 다니셨다는 보검일세· 한데 삼십 년 전 범선 침몰 사건 때 그만 잃어버리고 말았지· 만약 장문인의 새로운 신물을 아직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전인에 대한 유언마저도 없었다면 해남파의 앞날은 그야말로 한 치 앞을 예측할 수가 없을 걸세·]
일문을 이끌어 가는 수장이 전인을 정해 놓지도 않고 병사했다고?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소리다·
설령 종이에 써 놓은 유언장이 없었더라도 남해일검(南海一劍) 연대명은 누군가에게 분명히 자신의 뜻을 남겼을 것이다·
다만 해남오가가 그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려 하지 않을 뿐·
“그 사제들께선 지금 어디에 있는지요?”
“저희도 찾는 중입니다·”
“어째서요?”
“삼백 년 전 개파조사께서 직접 쓰고 엮은 창랑삼십육검의 검보를 훔쳐 달아났기 때문입니다·”
창랑삼십육검은 오늘날 해남파를 있게 한 상징적인 검법이었다·
거기다 무려 개파조사가 직접 쓰고 엮은 검보라면 그 자체로 이미 둘도 없는 보물이었다·
장문인의 신물이 없는 상태에서 해남도 도민들은 해남파의 뼈대와도 같은 창랑삼십육검의 검보를 가진 사람을 차기 장문인으로 인정하고 우러러 볼 것이다·
비로소 이야기가 선명해지면서 나는 비옥경이 무엇을 노리고 있는지를 알아차렸다·
더불어 그가 말한 사제들이 유성표에게 은전을 준 표주들이라는 것도 확신했다·
그때였다·
서쪽 산봉으로부터 푸드덕 소리와 함께 수십 마리의 새떼가 하늘로 날아올랐다·
그걸 신호로 곳곳에서 호각소리가 삑삑 울려 퍼졌다·
그러자 비옥경을 비롯해 분주하게 음식을 차리던 수하들 수십 명의 표정이 돌변했다·
누각 위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간부급 수하들과 빠르게 눈빛을 교환한 비옥경이 내게 말했다·
“사제들이 나타난 모양입니다· 이곳에서 잠시 술을 드시면서 쉬고 계십시오· 하면 곧 만나게 해드리지요·”
그리고는 검대에 세워둔 장검을 쥐고 누각을 벗어났다·
이어 수하가 끌고 온 눈처럼 하얀 백마에 올라타서는 질풍처럼 내달렸다·
그의 수하들 수십 명도 빠르게 뒤를 따랐다·
그 틈에 추대랑도 있었다·
거대한 목장을 운영하는 가문의 후예라더니 질 좋은 말들에다 기마술 또한 하나같이 어찌나 뛰어난지 잠깐 사이에 소리가 한참이나 멀어졌다·
남은 사람이라곤 나와 내 표사들 그리고 저만치 떨어진 곳에서 마저 음식을 준비하고 있는 다섯 명의 무인들이었다·
저들은 우리가 자신들을 따라오거나 혹은 함부로 경내를 돌아다니지 못하게 하려고 비옥경이 붙여 놓은 감시병력이었다·
남궁소소와 서호삼견이 나를 보며 계속해서 눈을 찡긋찡긋했다·
우리를 배제하려는 수작이 뻔한데 놈들이 표주를 빼돌리기 전에 우리가 먼저 만나야 하지 않겠냐는 뜻이었다·
나는 비옥경의 수하 다섯 명을 턱으로 가리키며 눈을 찡긋거렸다·
그러려면 저들 다섯 명을 때려눕혀야 한다는 뜻이다·
이견이 놈들을 한번 슬쩍 본 후 손목으로 자기 목을 치는 시늉을 했다·
내가 놀라서 두 눈을 번쩍 뜨자 이견이 얼른 고개를 가로젓고는 곯아떨어지는 시늉을 했다·
죽이겠다는 게 아니고 기절을 시키겠다는 뜻이다·
천령비가가 해남파의 무맥을 계승하고 또 독자적으로도 전수해 왔다면 저들도 해남파의 속가제자일 공산이 크다·
해남파의 경내에서 해남파의 속가제자들을 때려눕히고 현재로선 일종의 배신자처럼 여겨지는 다른 제자들을 찾으러 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까닥하다간 해남파의 내부 문제에까지 끼어드는 수가 있다·
나는 안된다는 뜻으로 입술을 꼭 다문 채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때였다·
컹! 컹! 컹! 컹!
탁중로가 끌고 온 번견 세 마리가 어딘가를 향해 갑자기 사납게 짖어댔다·
이어 동쪽 숲 일부가 흔들리는가 싶더니 잠시 후 수백 마리의 원숭이 떼가 경내로 뛰어들었다·
그러자 처음부터 경내에 있던 원숭이들까지 속속 합세해서는 밑도 끝도 없이 달려오기 시작했다·
“저게 뭐죠?”
“저것들이 미쳤나·”
“이리로 오는 것 같은데요·”
남궁소소와 이견과 삼견이 차례로 말했다·
전각의 지붕이며 골목 곳곳에서 원숭이가 나타나 합세하다 보니 잠깐 사이에 원숭이는 일천여 마리로 불어났다·
해남도를 달리 원숭이 섬이라고도 부른다더니 뭔 놈의 원숭이이 이렇게 많은지 기가 질릴 정도였다·
그때 호리독사가 말했다·
“저것들 돌 들었는데요·”
챙! 챙! 챙! 챙! 챙!
호리독사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비옥경의 수하들이 검을 뽑아 들었다·
뭐가 뭔지 모를 때는 현지인들이 하는 대로 따라 하는 게 최고다·
나와 일행도 전부 각자의 병장기를 뽑아 들었다·
머지않아 돌멩이가 소나기처럼 날아들었다·
번견들은 더욱 크게 짖어댔다·
“번견들을 가운데 몰아 넣고 칠성진을 펼치겠습니다!”
“모두 돌멩이만 쳐내고 웬만하면 원숭이는 베지 말아 주세요· 불쌍하잖아요!”
나와 남궁소소가 차례로 한 말이었다·
동시에 모두 누각을 벗어나 땅으로 훌쩍 뛰어내렸다·
이어 서로의 등을 보인 채 일곱 방위를 점하며 원숭이들과의 일전을 준비했다·
한데 어찌 된 영문인지 돌멩이들은 우리의 머리 위를 지나 비옥경의 수하 다섯 명에게 집중적으로 퍼부어졌다·
잠시 후에는 원숭이들까지 도착했지만 우리를 본체만체 지나쳤다·
그리고 비옥경의 수하들만 에워싸서는 돌멩이를 냅다 던져댔다·
어떤 놈들은 누각의 지붕 위로 올라가 제 머리보다 큰 기왓장을 던졌다·
대경실색한 비옥경의 수하들은 검으로 원숭이들을 위협하는 한편 필사적으로 돌멩이들을 쳐냈다·
원숭이들의 동작이 워낙 빠른 데다 가까이 다가오지 않았기 때문에 단 한 마리도 베지 못했다·
오히려 돌멩이만 잔뜩 처맞았다·
그러다 한 명이 머리통에 결정적 한 방을 맞고 까무러치자 돌팔매질이 다른 네 명에게로 집중되었다·
죽일 생각까지는 없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네 명 전부 피투성이가 되어 쓰러지는 데는 일각이 채 되질 않았다·
원숭이들은 승전을 축하하듯 꽥꽥 소리를 지르며 뛰어다녔다·
그리고는 주변에 널브러져 있는 과일이며 음식들을 닥치는 대로 먹어 치우기 시작했다·
어떤 놈은 작대기로 펄펄 끓는 솥단지 뚜껑을 열었고 어떤 놈들은 누각으로 올라가 술병을 집어 마시며 우리를 구경했다·
“이것들이 원숭이야 사람이야?”
“지금은 우리가 원숭이인 것 같습니다·”
이견과 삼견이 말했다·
순간 나는 무언가 이질적인 기운을 느끼고 뒤를 돌아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십여 명의 사람들이 원숭이들 사이로 걸어오고 있었다·
검을 등에 가로질러 맨 아홉 명의 어른과 열두세 살가량의 사내아이 하나였다·
잘 생긴 얼굴에 눈동자가 유난히 깊고 맑은 사내아이는 한 손에 제 키 반만 한 새끼 원숭이의 손을 꼭 잡고 있었다·
한 박자 늦게 인기척을 느낀 표사들이 하나둘씩 돌아섰다·
그리고 낯선 이들의 등장에 모두 놀란 표정을 지었다·
잠시 후 십 인의 무인들은 대여섯 장의 거리를 두고 멈춰 섰다·
건장한 체격에 각진 턱을 가진 중년인이 내게 말했다·
“먼저 공격하지 않으면 해치지 않습니다·”
어느새 주변을 새까맣게 뒤덮은 원숭이 군단을 두고 하는 말이었다·
나를 딱 꼬집어 보며 말하는 것은 멀리서부터 지켜보아 내가 우두머리임을 알기 때문일 것이고·
나는 사람들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모두가 검을 검갑에 집어넣자 중년인이 내게 정중히 포권지례를 해왔다·
“해남파 십일대 제자 양홍경이라고 합니다·”
맑은 음성과 공손한 어투 그리고 절도 있는 동작에서 명가의 기품이 느껴졌다·
나 역시도 예를 갖추었다·
“항주 천룡표국에서 온 이정룡이라고 합니다·”
“천룡표국이라고요?”
양홍경을 비롯해 모두가 살짝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대륙에서 처음 만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했다면 ‘귀하가 강호에 소문이 자자한 풍운비룡이시군요·’라는 반응이 먼저 나왔을 것이다·
이 사람들은 나를 모른다·
산속에서만 지내서가 아니다·
고작 한두 해 사이에 내 이름이 알려지기에는 해남도가 너무나 먼 변방에 있었다·
그것도 바다 건너·
이런 반응이 정상이다·
내 별호가 풍운비룡이며 강호에서 무슨 일들을 했는지까지 아는 비옥경이 오히려 비정상이다·
“그렇습니다·”
“이상한 범선을 타고 와서 해남파의 제전을 보여주며 주인을 수소문한다는 이들이 혹시 귀하들입니까?”
“이 동네는 소문이 무척 빠르군요·”
“눈과 귀는 해남오가에만 있는 게 아니니까요·”
“혹시 저를 만나러 오신 겁니까?”
“여모봉을 오른 것은 다른 목적 때문입니다· 하지만 비옥경과 그의 수하들을 유인한 후 잠시 들른 것은 분명 귀하들 때문이지요·”
“찾는 수고를 덜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양홍경이 살짝 의외라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나는 품속에서 유성표의 전낭을 통째로 꺼내 앞으로 내밀었다·
독고완이 전낭을 받아다가 양홍경에게 건네주었다·
전낭을 열어 은전들을 확인한 양홍경의 얼굴이 급격하게 어두워졌다·
함께 전낭을 확인한 다른 사람들까지 전부 똑같은 반응이었다·
양홍경이 착 가라앉은 음성으로 물었다·
“유성표에게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죽었습니다·”
“어디에서요?”
“운남성 점창산엘 올랐다가 강북으로 들어가기 위해 금사강을 건너려고 하던 중 정체를 알 수 없는 고수에게 당했습니다·”
“대체 누가!”
“말씀드렸다시피 아직은 모릅니다·”
“표물은 어떻게 됐습니까?”
“모두 사라졌습니다·”
“이런 낭패가!”
금전 일천 냥을 받는다는 명표가 고작 은전 아홉 개에 위험한 표행을 하다가 개죽음을 당했다·
한데 이 자들은 유성표의 부고를 듣고도 애도부터 하기는커녕 잃어버린 표물 걱정만 하고 있다·
생각 같아선 확 뒤집어엎어버리고 싶지만 그래선 안 된다·
원래 표행에 관련해서는 표사들은 항상 표물 다음이기 때문이다·
그때 새끼 원숭이의 손을 잡고 있던 사내아이가 살짝 앞으로 나섰다·
이어 아이답지 않게 쓸쓸한 음성으로 물었다·
“대협의 주검은 어떻게 되었나요?”
“의로운 사람들이 수습해 잘 모셨다고 들었다·”
고마운 마음에 나도 모르게 살짝 미소까지 지으며 대답했다·
순간 해남파 제자들의 얼굴이 돌덩이처럼 굳어졌다·
유성표의 주검이 아니라 나 때문이었다·
양홍경이 서둘러 말했다·
“예를 갖추어 주십시오·”
“제가 뭘 어쨌다고요?”
“이분은····”
양홍경은 사내아이를 돌아보며 잠시 망설이는가 싶더니 이내 힘주어 말했다·
“··· 해남파의 십일대 장문인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