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ed Escort Warrior Chapter 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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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화·  < 사숙이다(8) >

“삼십 년만에 은거를 깨고 나왔다더니 세상 돌아가는 물정을 몰라도 너무 모르시는군·”

조용한 틈을 타 내가 얼른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통천방의 흑도들은 물론이거니와 백포산군과 도화곡의 제자들까지 범인을 찾느라 잠시 술렁거렸다·

나는 개의치 않고 다음 말을 이어갔다·

“일신의 무공만 믿고 저러다 큰일 치르지·”

첫 번째와 달리 두 번째에는 근처에 있던 통천방의 흑도들이 나를 찾아냈다·

십수 명의 시선이 손가락질하듯 나를 가리키자 나머지 전부가 뒤를 따랐다·

옥소군 은옥교 서동예가 깜짝 놀란 표정을 짓더니 재빨리 자신들의 사부에게 뭐라고 귓속말을 전하는 게 보였다·

이막하로 변장한 정체모를 제자도 내상을 입은 채 대치 중인 사대장로도 동시에 표정을 굳히며 나를 보았다·

백포산군은 사대장로와 이막하를 마주 보고 선 상태에서 살짝 고개만 돌려 내게 관심을 보였다·

단지 두 눈을 마주쳤을 뿐인데도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것 같다·

쫄지 말자!

배에 칼이 안 들어가는 인간은 세상에 없다·

분명히 저 괴수도 약점이 있을 것이다·

그걸 찾아내기 위해서라도 지금은 시간을 벌어야 한다·

“네 놈은 누구냐?”

“지나가는 길에 재밌는 구경거리가 있는 듯하여 잠시 멈춰 지켜보던 중이었습니다· 방해되었다면 용서하십시오·”

“내게 들으라고 한 말이렷다?”

“그렇습니다·”

“기백이 제법이구나· 기회를 줄 테니 하고 싶은 말이 있거든 마저 해보거라·”

“지금 귀하께서 하고 계신 행동은 흑도 패거리들이 보복을 하거나 타 문파를 먹어치우려고 할 때 하는 패악질과 하등 다를 바가 없습니다·”

상당한 수준의 도발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백포산군은 화를 내지도 당황해하지도 않았다·

다만 고개만 돌려 나를 보던 것에서 아예 한 걸음을 옮겨 내 쪽으로 돌아섰다·

“너는 방금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 만약 충분히 납득시키지 못한다면 노부를 희롱한 죄를 물어 눈과 혀를 뽑을 것이다·”

“도화곡이 사천구룡방과의 결전을 앞두었을 때 당문과 청성파가 삼백여 명의 제자들을 보내 함께 싸우도록 했습니다· 비록 그들이 실제로 참전하는 일은 없었지만 두 문파는 그때부터 도화곡의 동맹이 되어 주겠다고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여기까지 말했을 때 통천방의 흑도들은 내가 하려는 말의 의도를 알아차리고 살짝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귀하께서 비무를 가장한 생사결에 응하지 않겠다는 곡주를 살해하고 도화곡을 피로 물들인다면 당문과 청성이 두고 보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강호인들로부터 평생 손가락질을 받을 것입니다·”

“그만한 일로 동맹을 맺었다는 것도 믿기지 않지만 설사 그렇다고 해도 노부는 당문과 청성을 안중에 두지 않느니라·”

“표왕과 천룡표국까지 가세하면 어떻습니까?”

갑작스럽게 튀어나온 두 개의 이름에 통천방의 흑도들과 도화곡의 제자들이 이번엔 여기저기서 작은 탄성이 흘러 나올 정도로 크게 술렁거렸다·

특히 도화곡의 제자들은 가슴에 불이라도 지른 것처럼 얼굴이 발갛게 상기되었다·

나는 천천히 말을 이어갔다·

“도화곡의 전대곡주께서 생을 마감하시기 직전 제자를 하나 거두었는데 그가 바로 천룡표국주인 표왕 이종산의 넷째 아들입니다· 그 말은 곧 도화곡과 천룡표국이 남이 아니라는 얘기지요·”

이건 금시초문인 듯 백포산군이 고개를 갸웃했다·

‘이것 봐라·’

수상한 낌새를 눈치챈 나는 얼른 기름을 한 바가지 부어 보았다·

“통천방의 방주께서 운남성 애뇌산으로 들어가 고인을 뫼시고 올 적에 그 얘긴 하지 않았나 보군요· 참고로 표왕은 귀하께서 은거하시는 동안 천하십검의 반열에 들었습니다·”

통천방의 방주인 흑갈자 노청봉이 얼른 한 걸음 앞으로 나왔다·

이어 구부정한 허리로 백포산군에게 다급히 말했다·

“표왕의 아들이 여종매의 제자가 되었다는 소문이 있기는 했으나 확인된 바 없습니다· 일 년이 다 되어 가도록 그 놈이 찾아온 적도 없고요· 무엇보다 천룡표국은 이곳에서 만 리나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도대체 애뇌산 그 깊은 오지에 은거 중인 저 괴수에게 누가 찾아가 제자의 죽음을 일러 바쳤을까 궁금하던 차에 한 번 툭 던져 본 말이었다·

한데 정말로 저 인간이 꾸민 짓일 줄이야·

노청봉은 사천구룡방 서열 삼위로 뇌정갑의 오랜 심복이었던 자다·

‘통천방은 반드시 궤멸시키고 돌아간다·!’

도화곡을 쓸어 버리면 표왕과 천룡표국이 가만있지 않을 거라는 내 말에 도화곡의 제자들은 하나같이 가슴이 벅차오르는 듯한 얼굴이었다·

반면 이막하와 사대 장로 그리고 팔대제자들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대관절 누구인데 이렇게 나서서 도움을 주는지 궁금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의 시선은 이제 백포산군을 향했다·

사천 당문과 청성파에 이어 천룡표국까지 나선다면 확실히 보통 일이 아니었다·

한데 백포산군은 노청봉의 말을 모두 듣고도 별다른 감흥이 없어 보였다·

오히려 쓸데없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듯 인상을 살짝 구기더니 심드렁하게 말했다·

“대관절 표왕이라는 놈이 누구냐? 내가 은거를 시작할 무렵 항주의 어느 표국에 명표라고 불리기 시작하며 검을 제법 잘 쓰는 젊은 표사 놈이 하나 있었는데 혹시 그놈을 말하는 것이더냐?”

당문과 청성파에 이어 표왕과 천룡표국 역시 안중에도 없다는 소리였다·

백포산군이 이렇게까지 자신만만한데는 이유가 있었다·

몇 개의 문파가 덤벼들더라도 일반 제자들은 그를 찾는 데만 동원될 뿐 결국 승부는 가장 고강한 몇 사람들과의 대결로 판가름 날 확률이 높았다·

명문대파의 최고수들은 체면을 생각해서라도 절대 협공을 하려 들지 않을 테니까·

한데 백포산군은 당문과 청성파와 천룡표국에는 감히 자신을 죽일만한 고수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혹시나 목이 달아나는 줄 알고 잔뜩 얼어붙었던 노청봉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네 놈의 말은 하나도 쓸모가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내가 미처 모르는 것을 말해주었으니 그만하면 목숨값은 했다· 말투를 보아하니 강동 출신인 듯한데 내가 도화곡을 어떻게 궤멸하는지 잘 지켜보았다가 가서 표왕이라는 자에게 전하거라·”

백포산군이 내게 말했다·

이어 사대장로고 뭐고 전부 쓸어버릴 것같은 기세로 도화곡을 향해 걸음을 옮기려는 순간 내 옆에 있던 누군가가 빽 소리를 질렀다·

“뇌검과 남궁세가는 어떻습니까?”

백포산군이 우뚝 걸음을 멈추었다·

그리고 다시 천천히 돌아서서는 묘한 표정을 지으며 내 옆에 있던 남궁소소에게 물었다·

“방금 뭐라고 했지?”

“뇌검 남궁유룡이 나설 수도 있습니다·”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도 모두 깜짝 놀랐다·

백포산군이 아무리 천하십대고수의 반열에 든다고 해도 뇌검까지 이긴다는 보장은 없었다·

표왕 이종산에 이어 뇌검 남궁유룡이 나서준다면 백포산군을 찾아 죽여 없애버리는 건 거의 확실할 것 같았다·

과연 사천당문 청성파 천룡표국에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던 백포산군이 뇌검 남궁유룡이라는 말에는 예사롭지 않은 관심을 드러냈다·

“그 늙은이가 아직도 살아 있다고?”

“펄펄하시죠·”

“오래도 사는군·”

누가 할 소릴·

겉모습으로만 보면 남궁유룡이나 그나 늙은 정도가 별 차이 없었다·

덧붙여 백포산군에게서는 남궁유룡을 향한 적개심도 살짝 엿보였다·

“한데 그 늙은이가 왜 나선다는 거지?”

“뇌검께서는 대별산에 있던 도화곡이 이곳 성도로 무사히 옮겨 올 수 있도록 천룡표국을 소개해주고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셨습니다·”

백포산군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지켜보고 있던 통천방의 흑도들도 고개를 살짝 갸우뚱했다·

그게 뭐 어쨌냐는 투였다·

남궁소소는 한발 더 나아갔다·

“뇌검께서는 젊은 시절부터 대별산 도화곡을 종종 찾아가 전대 곡주이셨던 일추천리 여종매 어르신과 논검을 한 사이셨죠· 두 분은 오랜 친구이셨습니다·”

그래도 백포산군과 통천방의 흑도들은 여전히 의문스러운 표정을 거두지 않았다·

그 정도의 친분만으로 뇌검과 남궁세가가 일어나 도화곡의 복수를 해줄 거라고 하기에는 뭔가 조금 모자란다는 느낌?

남궁소소는 나와 도화곡의 제자들과 이막하와 사대장로를 차례로 보았다·

그리고 잠시 눈을 감으며 갈등하는가 싶더니 한순간 ‘에라 모르겠다·’ 하는 표정을 짓고는 폭로하듯 말했다·

“두 분은 좋아하던 사이였어요! 젊어서 첫정을 준 정인의 피붙이 같은 제자들이 처참하게 살해당했다는 걸 알면 뇌검의 진노가 천하에 진동할 거예요!”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은 전부 깜짝 놀랐다·

통천방의 흑도들은 눈을 동그랗게 떴고 도화곡의 제자들은 입이 쩍 벌어졌다·

나는 나대로 어안이 벙벙해져서는 남궁소소를 보았다·

남궁소소는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는 듯 고개를 빳빳이 쳐들고 백포산군을 응시했다·

만약 그녀의 말이 사실이라면 표왕에 이어 뇌검의 복수행도 거의 확정적이었다·

아무리 백포산군이라고 해도 무작정 밀어붙이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적어도 지금처럼 수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앞에서는·

하지만 그렇게 되려면 한가지 전제 조건이 있어야 한다·

지금 저 말이 모두 사실이어야 한다는 것·

사람들의 시선이 약속이나 한 듯 다시 남궁소소를 향했다·

백포산군이 모두를 대신해서 남궁소소에게 물었다·

“네가 그걸 어떻게 아느냐?”

“들었으니까요·”

“누구에게서?”

“뇌검께요·”

“네가 대관절 누구이기에?”

남궁소소는 초립을 벗고 상투를 풀었다·

이어 고개를 세차게 흔든 다음 출렁 내려오는 머리카락을 한 손으로 익숙하게 쓸어 올렸다·

그러자 좀 전의 점백이 풍진양은 온데간데없고 눈이 번쩍 뜨일만큼 엄청난 미녀의 얼굴이 나타났다·

느닷없는 상황에 모두가 당황해할 때 도화곡의 구대제자들로부터 반가움 가득한 외침이 연달아 터져 나왔다·

“남궁소소 선배다!”

“남궁소소 선배가 오셨다!”

“남궁소소 선배께서 오셨다!”

구대제자들이라고 해서 다들 어린 건 아니었다·

한데 웬일인지 소리를 지른 제자들은 전부 선배라고 불렀다·

새삼 남궁소소의 나이를 실감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그런 와중에 몇몇 눈치 빠른 제자들의 시선이 남궁소소를 떠나 자연스럽게 나를 향했다·

그리고 얼굴이 뭐라 말할 수 없는 흥분과 기대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

안타깝게도 나의 역용술은 남궁소소만큼 고명하지 못했다·

초립을 벗고 얼굴을 한참이나 조물딱 거리고 나서야 비로소 본래의 모습을 조금씩 되찾아갔다·

한데 벌써부터 알아보는 이들이 있었다·

“사숙이다!”

“정룡 사숙이다·!”

“정룡 사숙께서 오셨다!”

“정룡 사숙께서 오셨다아!”

구대제자들은 검진을 펼치고 있는 와중에도 서로를 바라보며 좋아서 어쩔 줄을 몰라했다·

이막하와 사대장로는 이게 대체 무슨 일이냐는 듯 그대로 얼어붙어 버렸다·

영화촌에서부터 우리의 호위를 받고 온 옥소군 은옥교 서동예는 전신이 나무토막처럼 뻣뻣하게 굳어서는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았다·

화리의 내단을 빼앗으려는 흑도들로부터 자신들을 구해주고 지켜준 표사들이 사실은 사숙이었음을 알게 됐으니 얼마나 당혹스럽겠나·

한편 통천방의 방주 노청봉은 재빨리 백포산군에게 다가가 무언가를 전했다·

남궁소소와 내가 누구인지를 말해주는 것이다·

그 틈을 타 나와 남궁소소는 포권지례를 했다·

“도화곡의 속가제자 정룡 곡주님과 여러 사숙님들 그리고 사저들을 뵙습니다·”

“남궁장의 남궁소소가 곡주님 이하 도화곡의 여러 선배님들을 뵙습니다·”

“와아아아!”

천지가 떠나갈 듯한 함성이 도화곡의 제자들로부터 터져 나왔다·

잠시 후 사위가 잠잠해졌다·

나와 남궁소소가 정체를 드러내자 분위기가 아까와는 많이 달라졌다·

다 죽어가는 얼굴이던 도화곡의 제자들은 이제 기세가 등등해졌다·

반면 통천방의 흑도들은 난감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짐작하건대 노청방은 뇌정갑의 복수를 빌미로 그의 사부인 백포산군을 끌어들여 도화곡을 밀어 버리려고 한 것 같다·

그런 다음 백포산군이라는 이름을 등에 업고 다시 아홉 개로 흩어진 성도의 흑도방파들을 규합 사천구룡방의 새로운 방주가 되어 그 옛날의 영광을 누리고 싶었을 것이다·

한데 나와 남궁소소가 나타났으니 짭찝할 수밖에·

사실 우리 두 사람이야 지금 당장 큰 문제가 안 되지만 우리 둘의 배경은 감히 통천방 따위가 감당할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백포산군의 표정은 좀처럼 알 수가 없었다·

당황한 것 같기도 하고 화가 난 것 같기도 했다· 한 가지 확실한 건 그가 이 상황을 매우 짜증 나 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나를 빤히 보던 그가 갑자기 한 손을 쭉 뻗었다·

순간 갑자기 항거할 수 없는 어떤 거력이 발생해 나를 끌어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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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incarnated Escort Warrior

Reincarnated Escort Warrior

Score 8
Status: Ongoing Released: 2022
My dream is to become an escort warrior that rides on a cool horse and transports goods. But I’ve got a limp leg and I’m unable to learn decent martial arts. I’ve lived as a porter working odd jobs for the entirety of my life. Until I died because of the mountain bandits that I met during an escort mission. But… ‘I became the fourth young master, Lee Jungryong?!’ When I died and woke up, I was reborn as the Heavenly Dragon Escort Agency’s infamous good-for-nothing youngest son. The weakling, Lee Jungryong, will become the best escort warrior in this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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