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ed Escort Warrior Chapter 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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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화·  < 사숙이다(2) >

영화촌은 대륙의 어느 강가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작은 포구 마을이었다·

집이라고 해봐야 강변의 야트막한 산비탈을 따라 이십여 가구가 구석구석 깃들어 있는 게 전부였다·

한데 한 가지 독특한 것이 있었다·

도화곡 제자들의 행보를 살피면서 한편으로는 주변을 둘러보던 남궁소소가 말했다·

“반점이 하나밖에 없군요·”

“장강을 오르내리는 선객들만 상대해야 하니까·”

“그런 것 치고는 또 너무 크지 않나요?”

“여기서부터 상류 쪽으로 삼백 리 구간은 홍수가 잦아 강변에 사람들이 거의 살지 않소· 당연히 포구마을도 없고·”

“포구 마을이 없으니 반점도 나타나지 않겠군요· 때문에 배를 든든히 채우기 위해서라도 여길 지나가는 배들은 무조건 다들 들를 수 밖에 없고요·”

“지금 당장 밥 생각이 없더라도 앞으로 하루 동안 배 안에서 쫄쫄 굶지 않으려면 여기서 뭐라도 사 가야 하고·”

“그런 건 대체 어떻게 알았어요?”

“봄에 여길 한 번 지나갔잖소· 기억 안 나시오?”

“한 번 지나간 길의 사정을 모든 사람들이 훤히 꿰뚫고 있는 건 아니죠· 더구나 그땐 역 방향이었는데다 저 객점엔 들르지도 않았고요·”

“그때 꼬박 하루 만에 반점이 하나 나타나는 걸 보고 유추한 것이오· 표사라면 당연히 지리를 읽을 줄 알아야 하고·”

대화를 나누는 사이 도화곡의 제자들이 반점으로 들어갔다·

사실 그녀들뿐만이 아니었다·

내 말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함께 타고 온 선객들 전부가 반점으로 향했다·

포구촌의 이름을 딴 영화반점은 대낮인데도 불구하고 이미 만석이었다·

포구에 크고 작은 배들이 몇 척 보이더라니 서른여 개나 되는 탁자마다 손님들이 들어차 있었다·

어림잡아도 백여 명은 족히 될 것 같았다·

그리고 예사롭지 않은 눈빛과 체격과 기세를 풍기는 자들이 무려 절반은 되었다·

‘무림인들!’

여정 중에 들른 시골 포구촌의 반점에서 오십여 명이나 되는 무림인들과 마주치다니·

이건 절대로 우연일 수가 없었다·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나와 남궁소소는 약속이나 한 것처럼 기운을 안으로 갈무리해서 무림인이라는 걸 최대한 숨겼다·

가장 늦게 배에서 내리는 바람에 반점에도 늦게 들어온 우리는 자리를 찾지 못해 잠시 입구 어림에서 멀뚱거리며 서 있었다·

그러자 열예닐곱 살 가량의 넉살 좋게 생긴 점소이가 다가와 수건에 손을 닦으며 물었다·

“두 분이십니까?”

“보시다시피·”

“합석도 괜찮으시겠습니까?”

“따로 앉고 싶은데·”

“혹시 저희 반점에 처음 오셨습니까?”

“아마도·”

“앞으로 삼백 리 구간 동안 반점은 여기밖에 없고 배는 반 시진 후에 출발하니 합석을 하지 않으시면 굶으셔야 합니다·”

“알았으니 그만 안내하지·”

점소이는 반점의 가장 안쪽으로 나와 남궁소소를 끌고 갔다·

그곳에 방금 우리와 함께 내린 선객들 대부분이 대여섯 개의 원탁을 차지하고 앉아 있었다·

점소이는 그중에서도 하필 도화곡 제자들이 앉아 있는 탁자로 우리를 안내했다·

그리고는 도화곡 제자들에게 당당하게 물었다·

“합석 좀 해도 될깝쇼?”

도화곡 제자들이 선뜻 대답을 못하고 나와 남궁소소를 바라보았다·

경계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싫으면 싫다고 단호하게 말하면 될 텐데 왜 주저하는 걸까?

점소이가 금방 고압적인 자세로 변했다·

“합석을 안 하시면 탁자값으로 석 냥을 추가로 내셔야 합니다· 아니면 저기 붉은 글씨로 씌어 있는 음식들을 드시든가요· 인당 검남춘 한 병은 기본으로 시키셔야 하고요·”

“알았어요· 합석할게요·”

키 큰 제자가 말했다·

눈빛도 총명해 보이는 데다 목소리에서 제법 강단도 느껴지는 것이 아마도 셋 중에서는 가장 연장자이자 사저인 듯했다·

나와 남궁소소는 고맙다는 표시로 살짝 포권을 쥐어 보이고는 세 명의 여자들과 마주 보며 앉았다·

“뭘로 드실지 정하셨습니까?”

자리에 앉기 무섭게 점소이가 세 명의 여자들에게 먼저 재촉하듯 물었다·

여자들은 이번에도 선뜻 정하지를 못하고 자기들끼리 속닥거리며 잠시 시간을 끌었다·

대충 들어보니 키 작은 둘째와 주근깨 셋째는 삶은 양고기를 먹고 싶은 눈치인데 첫째는 남은 돈이 얼마 없다며 간단하게 먹자고 하는 것 같았다·

돈이 모자란다는 말에 둘째와 셋째도 더는 묻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빨리 좀 시키시죠·”

“만두로 주세요·”

“만두 세 접시에 다른 건 필요 없으시고요?”

“아뇨· 한 접시만·”

“예?”

“행낭을 통째로 도둑맞아서 그래요· 다음에 올 때 많이 시킬 테니까 눈치 좀 그만 주고 오늘은 만두 한 접시만 줘요!”

둘째가 점소이를 올려다보며 툭 쏘아붙였다·

나와 남궁소소는 무인들에게 둘러싸인 와중에도 하마터면 쿡 하고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

“여기 세 명이 만두 한 접시이!”

점소이가 보복하듯 반점 안에 있는 사람들 모두가 들을 수 있도록 주방을 향해 큰소리로 외쳤다·

그러자 여기저기서 킥킥거리는 소리와 함께 잠시 시선이 모아졌다가 곧 사라졌다·

세 여자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해졌다·

보아하니 다른 사람들처럼 앞으로 하루 동안 굶을 것에 대비해 배를 미리 채워두려는 것이 아니었다·

들어올 때부터 이미 쫄쫄 굶은 눈치였다·

배가 포구에 닿자마자 서둘러 내린 것도 뭐라도 먹어서 기운을 차리려고 그런 것이고·

부상을 당한 데다 굶기까지 했다는 걸 알게 되니 더욱 안쓰러웠다·

그래서인지 점소이의 뒤통수를 갈겨 버리고 싶은 걸 꾹 참았다·

대가리에 쇠똥도 안 벗겨진 놈이 벌써부터 돈독이 올라가지고·

점소이가 나와 남궁소소를 돌아보며 물었다·

“손님들은 뭘로 드시겠습니까?”

“여기도 화과아(火韻兒)가 있네·”

남궁소소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화과아는 사천성을 대표하는 요리로 커다란 냄비에 육수를 끓이면서 고기와 채소와 면 등을 익혀 먹는 탕을 말한다·

덧붙여 화과아는 영화반점에서 가장 비싼 요리였다·

만두 한 접시에 동전 한 냥이었지만 화과아는 무려 열 냥이나 했다·

점소이의 허리가 한 뼘이나 자동으로 굽혀졌다·

“화과아로 드릴깝쇼?”

“이런 시골구석에서 화과아를 제대로 할까?”

“본래 진미는 시골구석에 있는 법입죠· 저희 반점의 화과아는 신선한 양고기만을 쓰는데 한번 드신 분들은 꼭 다시 찾으십니다요·”

“또 뭘 잘하지?”

“어향육사(魚香肉絲)는 어떻습니까? 돼지고기를 가늘게 썰어 죽순과 버섯 등 각종 신선한 채소들을 넣고 볶다가 육수로 걸쭉하게 조린 것인데 별미 중의 별미입죠·”

“공교롭게도 두 번째로 비싼 음식이군·”

“비싼 데는 다 이유가 있는 법입죠· 어떻게 화과아로 드릴깝쇼? 아니면 어향육사로 드릴깝쇼?”

“화과아랑 어향육사 한 그릇씩 줘봐· 검남춘도 두 병 내오고·”

“손님 죄송합니다만 화과아랑 어향육사는 최소 조리양이 이인분 이상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번거롭기만 하고 수지가 맞질 않아서요·”

철그렁!

남궁소소는 동전 한 뭉치를 탁자 위에 거칠게 올려놓았다·

대충 보아도 쉰 냥은 족히 될 것 같았다·

“가져와· 전부!”

“다섯 냥 정도 남는뎁쇼·”

냉큼 돈뭉치를 집어 든 점소이가 잔뜩 기대하는 표정으로 물었다·

별로 복잡하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여유 있게 주는 데는 이유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남은 돈은 가는 동안 배에서 먹을 수 있도록 전부 월병으로 싸줘· 한 푼도 착오 없이 정확하게· 주문 끝·”

“알겠습니다·”

점소이가 시무룩한 얼굴을 하고 사라졌다·

나는 의아한 표정으로 남궁소소를 곁눈질했다·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많은 주문을 하는 걸까?

필시 도화곡의 제자들에게 나눠주려는 모양인데 밑도 끝도 없이 함께 먹자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객점에서 낯선 사람들끼리 함께 음식을 먹는 경우도 드물거니와 이유 없이 갑자기 음식을 나눠 주면 오히려 경계심만 유발할 뿐이다·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나는 자연스럽게 주변을 관찰했다·

무인이라고 짐작되는 자들은 모두 조용히 술을 마시거나 음식을 먹고 있었다·

이목을 끌지 않으려고 해서인지 병기를 쓰는 자들은 대부분 도검을 탁자 밑이나 가랑이 사이로 감춘 상태였다·

그들은 점소이가 ‘세 명이서 만두 한 접시오·’라고 외칠 때만 잠시 관심을 기울였을 뿐 이쪽은 쳐다도 보지 않았다·

하지만 귀는 온통 이쪽으로 꺾여 있었다·

도화곡 제자들이 무슨 얘기를 나누는지 듣기 위해서다·

재밌는 것은 나와 남궁소소에게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눈치였다는 점이다·

우리가 이곳에 앉은 것은 순전히 점소이의 강요에 의한 것이었고 기운도 안으로 갈무리를 한 탓에 무인 특유의 기세가 느껴지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저 돈 많은 여행객 정도로 여기는 모양이었다·

실제로 나는 몰라도 남궁소소는 풍진양으로 역용을 했어도 얼굴에 타고 난 귀티가 좔좔 흘렀다·

옷도 비단옷으로 깨끗하게 차려입었고·

‘한데 왜 가만히 지켜만 보지?’

마음만 먹으면 저들이 도화곡 제자 세 명을 사로잡는 건 손바닥 뒤집는 것보다도 쉬울 것이다·

심지어 몇몇 범상치 않은 기도의 고수들까지 보이는데·

그런 와중에 한쪽 탁자를 차지하고 있는 일반 선객들의 대화가 왁자지껄 들려왔다·

차림새를 보아하니 여기저기서 모여든 봇짐장수들인 것 같았다·

“장강에 범선이 떴다는 말 들었소?”

“교룡방의 조운선들을 말하는 거요?”

“지금 한창 미곡을 운송할 시기이긴 하지· 이맘때 무한에서 교룡방의 조운선 수백 척이 박쥐 날개 같은 돛을 올리고 줄지어 출항하는 걸 보면 정말 장관····”

“그게 아니라 바다를 항해하는 범선 다섯 척이 장강 물길을 거슬러 올라 무한까지 들어왔다고 하오·”

“무슨 그런 얼토당토않은 소리를· 바다에 떠 있는 범선이 장강십팔탄을 무슨 수로 거슬러 오른다는 말이오?”

“그 소문은 나도 들었소· 안 그래도 그것 때문에 무한 미곡시가 발칵 뒤집혔다고 하더이다· 소문에는 풍운비룡이 벌인 일이라고 하던데·”

장강에 범선이 떴다는 말에는 눈곱만큼의 관심조차 보이지 않던 도화곡 제자들이 풍운비룡이라는 말에 눈을 번쩍 떴다·

“또 풍운비룡이오?”

“풍운비룡이 누군데 그러오?”

“장사꾼이 이렇게 소식이 늦어서야 원· 표왕 이종산의 아들이잖소· 요즘 한참 강호에 명성이 자자한 후기지수이고·”

“표왕이라면 천룡표국의 그 표왕?”

“세상에 표왕이 또 있소?”

“피는 못 속인다고 하더니 싹수가 예사롭지 않군· 대체 어떻게 장강에다 범선을 띄울 생각을 한 거지·”

“싹수가 다 무엇이오· 절강에서는 벌써부터 사대명표의 한 자리가 나면 그 자리를 차지할 유력한 표사 다섯 중 한 명으로 거론된다고 들었소·”

“그것도 이제 옛날 이야기오· 미곡 운송일로 무한에 집결한 표사들 사이에서는 사대명표의 한 자리가 나면 첫 번째로 풍운비룡이 차지해야 한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답디다·”

“표사들이 인정을 했다면 더 말할 것 없지·”

“그런데 명표 소리를 듣기에는 너무 젊지 않나? 천하의 표왕 조차도 서른다섯 살은 되어서야 비로소 명표로 불리기 시작했거늘·”

“천하의 표왕도 하지 못한 장강 조운을 열었으니 특별한 취급을 받기에는 모자람이 없지· 다만 언제 고꾸라질지 모른다는 게 문제일 뿐·”

“고꾸라지다니?”

“무림사를 되짚어 보면 강호가 떠들썩할 정도로 엄청난 표행들을 몇 차례 성공시키고 사라진 표사가 어디 한둘이었어야지· 심지어 아예 저세상으로 간 자들도 많고·”

“하긴 중요한 건 변함없는 실력을 보이는 것이지·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계속해서 살아 있어야 하는 것이고·”

“듣고 보니 그것도 그렇네· 큭큭큭·”

심장이 철렁하고 내려앉는 것 같았다·

명표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앞만 보고 달려왔는데 기어이 내 이름 앞에 명표라는 두 글자가 아른거리기 시작했다·

나는 그걸 또 생각지도 않은 장소에서 생각지도 않은 방식으로 알게 되었고·

기분이 정말 묘했다·

사람들은 계속 살아 있어야 명표도 되는 것이라며 시시덕거렸지만 이미 죽음을 경험한 나는 조금도 신경이 쓰이지 않았다·

눈이 마주치자 남궁소소가 미세한 웃음을 보내왔다·

나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처럼 얼른 고개를 돌리며 딴청을 피웠다·

그러자 이번엔 자기들끼리 손을 잡고 숨죽여 기뻐하는 맞은편의 세 여자가 눈에 들어왔다·

나는 저 녀석들 이름도 모르는데 저 녀석들은 멀리서 내 소식을 듣는 것만으로도 저렇게 좋아해 주는 것을 보니 더 마음이 쓰였다·

‘어떻게 이름을 알아낸다·’

한데 선객들의 대화는 끝난 게 아니었다·

“풍운비룡이 여색을 그렇게 밝힌다며?”

“어렸을 적에는 기루를 제집처럼 들락거렸다더군·”

“어렸을 적만이 아니오· 지금도 주변에 온갖 미녀들이 끊이질 않는다고 들었소· 심지어 표행을 하는 와중에도 어떻게든 미녀들과 염문을 뿌리며 다닌다고 하더이다·”

“그건 약과요· 일 년 전에는 형수가 될 여자에게도 추파를 던졌다가 거절당하자 자살할 것처럼 자작극을 벌였다든가 어쨌다든가· 그 일로 형님은 끝내 파혼을 했다는 소문도 있고·”

“그건 거의 패륜인데·”

“내 말이·”

“그게 정말이오?”

“소문이 전부 진짜인 것 본 적 있소? 다만 연기를 따라가면 꼭 불이 있다고· 뭐라도 비슷한 일이 있었으니까 그런 말도 도는 게 아니 소?”

“후레자식이네· 후레자식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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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incarnated Escort Warrior

Reincarnated Escort Warrior

Score 8
Status: Ongoing Released: 2022
My dream is to become an escort warrior that rides on a cool horse and transports goods. But I’ve got a limp leg and I’m unable to learn decent martial arts. I’ve lived as a porter working odd jobs for the entirety of my life. Until I died because of the mountain bandits that I met during an escort mission. But… ‘I became the fourth young master, Lee Jungryong?!’ When I died and woke up, I was reborn as the Heavenly Dragon Escort Agency’s infamous good-for-nothing youngest son. The weakling, Lee Jungryong, will become the best escort warrior in this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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