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ed Escort Warrior Chapter 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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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화·  < 표사들의 전통(6) >

장강 변에 때아닌 태풍이 몰아쳤다·

사람들은 놀라는 정도를 넘어 하나같이 경악스러워 했다·

무한은 장강 전역을 놓고 보자면 대략 중간쯤에 위치한 대도시였다·

다시 말해 강남과 강북의 물자들을 양쪽으로 운송한다고 가정했을 때 절반 정도만 감당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강남북의 교통 혹은 물자유통을 말할 때는 대개 이 절반의 장강을 경계로 대면하는 지대를 의미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장강 물길로는 그 유명한 삼협이 오가는 배들을 집어삼켰고 육로로는 대파산맥이라는 천연의 거대한 장벽이 저 북쪽 섬서성까지 이어지며 버티고 서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저런 이유로 대륙의 물자들은 동과 서로 유통되는 것보다 남과 북으로 유통되는 양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한데 내가 기존에는 없던 동서 유통의 새로운 단초를 만든 것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를 가장 먼저 간파한 사람은 역시 천룡표국에서 가장 두뇌가 뛰어나다는 청룡당주 유지평이었다·

“지금이야 미곡운송 때문에 범선이 무한까지만 올랐지만 청수탄을 올랐다면 서릉협이 시작되는 남진관까지도 갈 수 있을 겁니다· 저 멀리 사천성 의빈에서 자귀까지 두 척의 범선으로 물자를 운송하고 자귀에서 남진관까지 백오십 리 구간은 표마차를 이용하고 다시 남진관에서 범선 다섯 척에 옮겨 실어 강동으로 나른다면···· 수천 년을 이어온 장강 조운의 역사를 새로 쓰겠군요·”

황룡당주 황자충이 덧붙였다·

“제 생각도 같습니다· 상대적으로 오지처럼 여겨졌던 사천 운남 귀주의 강서삼성에서 나는 수많은 특산물들을 강동과 강남북으로 운송하는데 획기적인 방식이 될 것입니다·”

총표두 곽석산도 한입 보탰다·

“대설산의 고대 교역로를 통해 마방들이 들여오는 서장과 천축의 귀한 물건들을 운송할 수도 있습니다· 우선 호북의 부호들이 찻물로 그렇게 선호한다는 대설산 만년설수 값부터 크게 내려가겠군요·”

모든 게 계획대로만 된다면 천룡표국은 절강성 제일의 표국이 아니라 천하제일의 표국이 될 것이 틀림없다·

벌어들이는 돈도 돈이지만 대륙의 그 어느 표국도 가지지 못한 장강 조운로를 교룡방의 도움 없이 독단적으로 운영하는 최초이자 유일한 표국이 될테니까·

물론 그 중심에 비룡당이 있을 것이고·

자신이 싣고 온 목재들이 그렇게까지 엄청난 일의 초석이 될 줄 몰랐던 남궁소소는 눈이 동그래져서 나만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녀뿐만이 아니었다·

이종산을 비롯해 곽석산 황자충 유지평 양진각 이갑룡 이을룡 그리고 스무 명의 일급 표사들과 그들 속에 섞여 있는 이병룡은 놀라서 하나같이 어쩔 줄은 몰라했다·

한참 만에야 이종산이 내게 물었다·

“한데 왜 여태 숨긴 것이냐? 일 년 전 표왕부에서 돈의 지출처를 물었을 때도 너는 분명 해룡선방에 범선 다섯 척의 건조를 주문한다고 말했다·”

“어떻게 될지 몰라서요·”

“목재만 완가공 한 상태에서 배와 표마차로 번갈아 옮겨 실어가며 수천 리를 이동한 다음 다시 내려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건조하는 게 가능할지 그땐 몰랐습니다· 해룡선방주께서도 이론상으로는 가능하지만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일이라 하셨고요· 사실은 지금도 성공을 장담할 수 없습니다·”

“하기사 그렇게 말했다면 그땐 나라도 믿지 않았을 것이다· 사실 장강에 범선을 띄워 무한까지 오른다고 했을 때도 이런 방식일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미리 말씀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비룡당의 독립적인 운영을 보장해 주었으니 하나부터 열까지 내게 보고할 이유는 없겠지· 질책하려고 물은 것이 아니니라·”

그러면서 이종산은 왼손으로는 뒷짐을 쥐고 오른손으로는 수염을 쓰다듬으면서 조용히 웃었다·

앙천광소를 터뜨리고 싶지만 표왕의 체통을 지키느라 애써 억누르는 기색이 역력했다·

곽석산 황자충 유지평도 이종산을 따라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그들이 휘하에 거느리고 온 표두들도 마찬가지였다·

이갑룡과 을룡과 양진각도 천룡표국의 영토 확장 소식에 애써 웃고는 있었다·

하지만 한 꺼풀 너머에는 뭐라 말할 수 없이 강렬한 질투가 느껴졌다·

“한데 의빈과 자귀를 오가는 범선은 누가 맡아서 운항할 것인가?”

곽석산이 뒤늦게 생각났다는 듯 불쑥 물었다·

당주들과 표두들이 함께 있는 자리다 보니 둘만 있을 때처럼 완전히 하대를 하지 않았다·

“저기 혼자서 돛대를 어깨에 짊어지고 내리는 거인이 보이십니까? 범주라고 평생 황해노경 선배님 밑에서 잔뼈가 굵은 갑판장이지요· 그에게 맡기려고 합니다· 얘기도 다 되었고요·”

“범선만 운항한다고 되는 것이 아닐세· 의빈과 자귀 양쪽에서 상주하며 여러 가지 일을 봐줄 교두보가 반드시 있어야 하네·”

“의빈 쪽 교두보는 성도에 있는 도화곡에 부탁해볼 작정입니다· 성도에서 의빈까지는 이삼일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 데다 일전에 하오문 친구들을 통해 소식을 들어보니 빠르게 자리를 잡고 있는 중이라고 해서요·”

“도화곡이라면야 더 바랄 게 없지· 어떤 분타보다도 믿음직스러울 테니까· 이 방면의 경험이 전무하다는 게 조금 걸리지만 그거야 배우면 되는 것이고·”

“해서 기왕 무한까지 온 김에 여기 일은 당주님들께 맡기고 잠시 도화곡을 다녀올까 합니다· 비룡당은 가불염 표두와 황해노경 선배님께 일임해 놓았으니 큰 문제 없이 굴러갈 것이고요·”

“암 그래야지· 사문이 그렇게 큰일을 겪었는데 지금쯤에는 존장들을 찾아뵙고 문파와 사제들의 안부를 묻는 것이 도리지· 범선 두 척을 선물로 가져가면 곡주께서 크게 기뻐하실 걸세·”

곽석산이 흡족한 듯 고개를 끄덕이는 사이 이종산이 다시 물었다·

“의빈이야 그렇다 치고 자귀 쪽은?”

“여기 있는 방 장궤가 도와주기로 했습니다·”

주군으로 모시겠다고 맹세한 지 일각도 지나지 않아 갑자기 자신에게 막중한 임무가 주어지자 방금옥은 눈이 동그래졌다·

그 모습을 본 이종산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무한에서 자귀까지는 빠른 말로도 사흘이 걸리는 길· 도화곡과 달리 분타의 여력으로는 도움을 주기가 쉽지 않을 터인데·”

“무한 분타의 지시를 받는 소분타를 자귀에 만들면 됩니다· 해낼 자신 있습니다· 믿고 맡겨 주십시오!”

갑자기 방금옥이 큰소리로 외쳤다·

그러나 분타주도 아니고 장궤에 불과한 자신이 할 말은 아님을 뒤늦게 깨닫고 얼굴이 발개졌다·

“죄송합니다· 소인이 그만 주제넘은 말을·”

방금옥의 우려와 달리 이종산과 곽석산은 매우 흡족한 듯 입꼬리까지 늘리며 웃었다·

그리고 주거니 받거니 말했다·

“무한 분타에 힘을 실어준 이유가 이거였구만·”

“분타만 훔친 줄 알았더니 사람도 훔쳤군요·”

“분타를 훔치려면 사람을 훔치는 게 맞지·”

“그 말씀도 맞습니다·”

“분타주라도 빼앗기지 않으려면 단속을 단단히 해야겠군· 총 표두는 가서 방청양을 찾아 데려오시게· 오랜만에 금성루로 가서 술이나 한잔하세·”

“그렇지 않아도 루주가 국주님을 모시고 오면 빙설구화주를 열 병까지 내놓겠다고 했습니다· 어서 가시지요·”

“오당주들도 함께 갑시다·”

그러더니 이종산은 순식간에 사람들을 전부 끌고 사라졌다·

빙설구화주 열 병이라는 말에 나와 방금옥은 그대로 석상이 되어 버렸다·

영문을 모르는 남궁소소는 말을 타고 저만치 멀어져 가는 이종산의 뒷모습을 보고 한없이 존경스러워 하는 눈빛으로 말했다·

“방 분타주님을 부르셔서 자귀에 소분타 만드는 걸 각별히 신경 써 달라고 부탁하시려는 거예요· 국주님은 정말 멋진 분이신 것 같아요·”

***

이종산은 곽석산과 함께 황학루의 꼭대기 층에서 장강을 굽어보고 있었다·

상단들과의 계약을 전부 끝내 버렸더니 더는 귀찮게 하는 이가 없어서 좋았다·

장강의 한쪽에선 천룡표국의 쟁자수들이 개미 떼처럼 늘어서서는 멀리 강동으로 운송할 미곡섬을 범선 다섯 척에 차곡차곡 실어 올리는 중이었다·

그런가 하면 또 다른 한쪽에선 범선 두 척의 구조가 될 목재들을 실은 교룡방의 조운선 삼십여 척이 물살을 거슬러 상류 쪽으로 막 출발했다·

그 선단의 선두에 자신의 넷째 아들이자 비룡당의 당주인 이정룡이 타고 있었다·

옆에는 뇌검 남궁유룡이 애지중지하는 손녀 남궁소소가 바늘 가는 데 실 가는 것처럼 따르고 있었고·

저들은 남진관까지 조운선을 타고 간 다음 서릉협 구간 동안 잠깐 육로를 이용했다가 다시 교룡방의 배를 얻어타고 의빈까지 갈 예정이었다·

기왕 도화곡으로 가는 김에 장차 범선들을 통해 싣고 나를 표물들이 지나갈 길을 되짚어가며 상황을 점검하려는 것이다·

“과감하고 집요한 데다 철두철미하기까지·”

“금성루에서 정룡이 보인 무위를 놓고 표사들 사이에 소문이 크게 도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풍운비룡의 무공이 절정지경에 다다른 것 같다고요·”

“게다가 음험하고·”

“예?”

“항주 유흥가의 호구라고 불리던 녀석이 제아무리 오지산 천지령을 먹고 북해투왕의 비기를 전수하였다고 해도 고작 일 년 만에 어떻게 절정고수가 될 수 있겠나·”

“하면····”

“필시 그동안 사람들 몰래 혼자 뼈가 부서져라 수련을 했을 터인데 그런 와중에도 온갖 수모를 참고 견뎠으니 음험한 게지·”

“사내가 뜻을 품었으면 그 정도 독기는 있어야지요· 음험하다는 말씀은 좀 아닌 것 같습니다·”

“누가 보면 자네가 아비인 줄 알겠군·”

“그나저나 그토록 소원하시던 장강 조운의 기틀이 만들어졌습니다· 사천성 의빈에서 절강성 항주까지 범선을 운영하다니· 지금도 잘 믿기지가 않습니다·”

“장강은 천지인삼재(天地人三才)의 변화가 가장 무쌍한곳· 아직 성공을 속단하긴 이르네· 물론 이 정도의 기틀을 다진 것만으로도 충분히 대단한 일이기는 하지만·”

“소제에게는 솔직해지셔도 됩니다· 손 대형께 속내를 털어놓으시면 술을 마실 때마다 두고두고 놀림감이 되시겠지만 말입니다·”

“사실 밤새 한숨도 잘 수가 없었다네· 내가 한 일은 아니지만 내 대에서 내 아들이 조상들께서 염원하시던 장강 조운의 물꼬를 텄다는 생각에 어찌나 가슴이 벅차오르는지·”

“소제를 장강수로맹주에게 보내 몰래 정룡을 돕게 하신 걸 빼놓고 말씀하시면 안 되지요·”

“나도 처음엔 녀석의 허술함을 탓하며 우쭐했었지· 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네· 내가 한 일이라곤 녀석이 놓친 마차 바퀴의 살대 하나를 바로잡아 준 것에 불과했네· 한데 녀석은 그 커다란 바퀴를 통째로 굴려버렸지· 살대 하나가 부러졌어도 바퀴는 틀림없이 굴러갔을 것이네·”

“한데 왜 구태여 조용히 돕게 하신 겁니까?”

“표왕이 하지 못한 일을 그의 아들이 해냈다· 그럴 듯하지 않은가? 그동안 녀석에게 일말의 의구심을 품던 사람들도 이제는 신뢰하지 않을 도리가 없을 걸세·”

곽석산은 이종산이 그의 아들에게 명표가 되는데 꼭 필요한 전설을 만들어 주려 했음을 알 수 있었다·

그 자신이 해남도의 다섯 개 흑도문파에게 쫓기던 일가족 네 명을 광동성에서부터 시작해 대설산까지· 장장 한 달 동안 호송해 준 일이 전설로 회자되며 명표라는 칭호를 받았던 것처럼·

“혹시 정룡에게 표국을 물려주실 생각이신지요·”

“왕좌는 물려받는 것이 아닐세· 형제들을 쓰러뜨리고 스스로 차지하는 것이지· 그래야 진짜 내 자리가 된다네·”

“정룡이 형들을 쓰러뜨리려고 할까요?”

“언젠가 자네도 내게 말했지 않았나· 제 뜻이 무엇이든지 간에 결국은 운명이 이끄는 대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이종산은 대화를 멈추고 잠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쪽빛 하늘이 꼭 장강 물빛을 닮았다·

그는 다시 구름과 함께 서쪽으로 흘러가는 조운선으로 시선을 던지며 말했다·

“그나저나 장강수로맹주에게 자네가 한 번 더 다녀와야 할 것 같네· 그 욕심 많은 늙은이가 이번엔 또 얼마를 뜯어내려 할는지 모르겠군·”

“물길이 애초에 계약한 것보다 두 배로 늘어났으니 인사 값으로만 금전 백 냥은 준비를 해야 할 겁니다·”

“날강도 같으니라고·”

“오죽하면 호광성의 표국주들이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아 혈랑곡(血浪谷)에다 살인청부를 하자는 말까지 나왔겠습니까?”

“왜 안 했다고?”

“그를 제거한다고 해도 어차피 또 다른 누군가가 그 자리에 올라 수적질을 계속할 테니까요· 쓸데없이 청부금만 나갈 뿐·”

“그것도 그렇군·”

“그래도 우리는 이렇게 길을 닦아주면 정룡이 범선으로 열심히 돈을 벌어다 또 절반을 갖다 바칠 게 아니겠습니까? 엄청나게 남는 장사입니다·”

“그렇지?”

“그렇고 말고요·”

“클클클·”

“후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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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incarnated Escort Warrior

Reincarnated Escort Warrior

Score 8
Status: Ongoing Released: 2022
My dream is to become an escort warrior that rides on a cool horse and transports goods. But I’ve got a limp leg and I’m unable to learn decent martial arts. I’ve lived as a porter working odd jobs for the entirety of my life. Until I died because of the mountain bandits that I met during an escort mission. But… ‘I became the fourth young master, Lee Jungryong?!’ When I died and woke up, I was reborn as the Heavenly Dragon Escort Agency’s infamous good-for-nothing youngest son. The weakling, Lee Jungryong, will become the best escort warrior in this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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