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ed Escort Warrior Chapter 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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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화·  < 장강십팔탄(6) >

황해노경은 갑판장 범주를 통해 명령을 내리던 평소와 달리 자신이 직접 키를 잡고는 힘차게 왼쪽으로 꺾으며 사자후를 내질렀다·

“수노(收權)! 변범(顯帆)!”

뱃사람들은 강풍이 부는 환경 속에서도 빠르고 정확히 의사소통을 해야 하므로 중요한 명령이나 작업명은 짧은 단어들로 미리 만들어 둔다·

일 층 선실로부터 삐져 나와 있던 노가 전부 안쪽으로 들어가 버렸다·

갑판 위에서는 선원들이 또다시 밧줄을 잡고 이리저리 날아다녔다·

강변 쪽으로 향하던 범선이 돌연 강심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어 한참 속도를 내자 한눈에 보기에도 흐름이 확연히 차이가 나는 강심과 맞닥뜨렸다·

빨리 강변에 배를 대고 자신들을 내려줘도 모자랄 판에 고장 난 배를 끌고 강심으로 들어갈 것처럼 하자 놀란 선객들이 고함을 질러대기 시작했다·

“이게 뭐 하는 짓이오!”

“빨리 배를 강변에 대시오!”

일부 표국주들과 호위를 이유로 함께 온 표사들은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고 선미의 상갑판과 이어지는 계단 쪽으로 몰려왔다·

여차하면 상갑판으로 올라와 키를 빼앗기라도 할 기세였다·

저들이 만약 선원들이었다면 그대로 선상 반란이 되는 셈이었다·

물론 그 대가는 참형이었다·

그러나 표국주들과 표사들은 계단 가운데 고목처럼 버티고 선 한 사람과 맞닥뜨리고는 감히 접근을 못했다·

표왕 이종산이었다·

그가 말했다·

“배는 강변에 댈 것이외다· 하지만 칼을 들고 이 계단을 오르려는 자가 있다면 강변에 닿기 전 먼저 내게 목숨을 맡겨야 할 것이오!”

그야말로 압도적인 기세에 누구 하나 찍 소리조차 내지 못했다·

이종산은 이어 내게도 말했다·

“어서 배를 강변에 대라!”

“당연히 그렇게 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 전에 못된 쥐부터 몇 마리 잡아야 해서 부득불 잠시 양해를 구하겠습니다·”

황해노경의 명령이 이어졌다·

“단양(斷物)! 낙범(落帆)!”

갑판장 범주가 갑자기 도끼를 들고 선수 쪽으로 뛰어가더니 저 멀리 허공의 하늘돗과 연결된 밧줄을 찍었다·

텅!

팽팽하던 밧줄이 끊어지면서 하늘돛이 그 이름처럼 바람을 타고 하늘로 끝도 없이 날아 올라가 버렸다·

동시에 다른 선원들은 갑판에 팽팽하게 고정해 놓았던 밧줄들을 힘차게 잡아당겼다·

그러자 잔뜩 부풀어 오른 돛 다섯 개가 갑자기 땅으로 떨어지며 뼈다귀 같은 돛대를 드러냈다·

하지만 아직 세 개의 삼각돛이 남아 있었다·

그때쯤 범선은 강심으로 뱃머리를 집어넣고 있었다·

강한 물살을 만나자 범선은 뱃머리부터 홱 꺾이기 시작했다·

잠시 후에는 완전히 거꾸로 돌아서 버렸다·

그 상태에서 끈 풀린 연처럼 하류를 향해 빠르게 떠내려갔다·

범선이 방향을 바꾸고 꺾을 때마다 갑판 위에선 선객들이 떨어지지 않으려고 난간으로 달려가 붙잡고 야단법석을 떨었다· 본격적으로 강심을 타자 범선의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삼각돛 세 개를 제외하고 전부 내렸기 때문에 범선을 통제하는 힘은 사실상 황해노경이 움켜쥔 키가 유일했다·

칠순의 나이에 목발까지 짚고 다녀야 하는 그의 몸 어디에서 저런 힘이 나오는지 모를 일이었다·

그가 키를 꺾을 때마다 제멋대로 흔들리는 범선이 신기하게도 중심을 잡았다·

그러던 어느 순간· 또다시 명령이 떨어졌다·

“투묘(投補)!”

갑판에서 대기하고 있던 갑판장 범주가 사백 근은 족히 될 것같은 거대한 쇠닻을 머리 위로 번쩍 들어 올렸다·

“으아아악!”

이어 괴성을 지르며 달려가다가 선수 쪽 비상대 사이로 냅다 던져 버렸다·

첨벙!

육중한 쇠닻이 물보라를 일으키며 강물 속으로 떨어졌다·

닻과 연결된 굵은 닻줄도 무섭게 빨려 들어갔다·

배가 빠른 속도로 떠내려가는 중에 저렇게 육중한 쇠닻을 던지면 어떻게 되겠나·

바보가 아닌 이상 다음에 일어날 일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외쳤다·

“모두 난간을 꽉 잡으십시오!”

“다들 미쳤군!”

왕자경이 빽 소리를 질렀다·

다른 선객들도 저마다 욕설을 한마디씩 내뱉으며 사력을 다해 난간을 붙들어 맸다·

어느 순간 닻줄이 팽팽하게 당겨지면서 빠르게 떠내려가던 배의 선수가 뚝 멈추었다·

그 반작용으로 선체가 쓰러질 것처럼 누우면서 선미는 여전히 떠내려가다가 뒤늦게 멈추었다·

우지끈!

여태 있었던 것들 중 가장 큰 충격과 함께 배 전체가 상류 쪽에 박힌 닻줄을 기준으로 일직선이 되었다·

청수탄 하고도 물살이 가장 빠른 강심에서 커다란 닻에 의지해 그대로 멈춰 버린 것이었다·

변화무쌍한 배의 운항에 내공이 없는 선객들은 웩웩 토악질을 해댔다·

다행히 배 밖으로 떨어진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비룡당의 표사들에게 무공을 익히지 않은 선객들을 잘 지켜보라고 해놓았기 때문에 더 심한 요동에도 사실은 끄떡없었을 것이다·

배가 멈추자 대장선의 선객들은 대체 왜 이러는지를 몰라 모두가 어리둥절했다·

함성과 외침은 강심 바깥에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네 척의 다른 범선 선객들로부터 터져 나왔다·

“사람들이 있다!”

“배 밑에 사람들이 있다!”

왁자지껄한 외침에 대장선의 선객들이 전부 좌우의 난간 밖으로 고개를 쭉 빼고 배 밑을 살폈다·

그러다 강심과 좀 더 가까운 오른쪽에서만 보인다는 걸 알고 백여 명 전부가 그쪽으로 우르르 달려가 붙었다·

과연 선미 쪽 끄트머리에서 두 사람이 선체에 갈고리 모양의 쇠지레를 찍은 채 가까스로 버티고 있었다·

그들의 뒤로도 모두 다섯 명이 앞 사람의 다리며 팔이며 허리 등을 붙잡은 채 물살에 떠내려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중이었다·

“저건 또 뭐야?”

“배 밑에서 왜 사람이 나와?”

“선객들 중에 빠진 사람이 있었나?”

“그랬다면 옷을 저렇게 홀딱 벗고 있지 않았겠죠·”

“저 쇠지레는 또 뭐죠?”

여기까지 얘기가 나왔을 때 한순간 침묵이 찾아들었다·

갑자기 배 밑에서 나온 사람들 헤엄을 치기 좋도록 홀딱 벗은 차림 허리를 묶은 가죽 줄에 꽂아 놓은 쇠지레까지·

이런 것들로 연상되는 그림이 있는 것이다·

“설마!”

“놈들이 배 밑창을 뜯어냈다!”

“저놈들이 우리를 수장시키려 했다!”

“그것도 모르고 그냥 지나갈 뻔했어!”

부자 몸조심하듯 한다고 자신들이 죽을 뻔한 이유가 범선의 구조적 부실이 아니라 누군가의 공격 때문이었다는 걸 깨달은 선객들의 분노는 대단했다·

저간의 사정은 이랬다·

범선은 강심과 오른쪽 강변 사이를 지(之)자 모양으로 운항하며 십 리에 걸쳐 펼쳐진 청수탄 구역을 거슬러 올라갔다·

그러다 강변 쪽으로 가장 가까이 다가갔다가 방향을 꺾을 때 풀숲에 숨어 대기하고 있던 괴한들이 잠영을 통해 범선의 꽁무니에 붙었다·

아마도 자신들이 속한 무리에서 자맥질에 가장 뛰어난 재주를 지닌 자들일 것이다·

그러려면 무공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익혔을 것이고·

그들은 범선이 강심에 최대한 가까이 다가가 방향을 바꿀 때까지 기다렸다가 배 밑으로 잠영을 해서 들어간 다음 하판 곡부의 판자를 일제히 뜯어냈다·

그에 맞춰 갑판 위에서는 왕자경을 비롯해 북천표국의 사주를 받은 자들이 범선의 구조적 문제 때문인 것처럼 열심히 떠들어 댔고· 놈들의 공격 방법을 놓고 의논할 때 황해노경이 내게 말해 주었었다·

“내공을 익힌 자가 쇠지레를 틈새에 찔러 넣고 꺾기를 반복하면 제아무리 튼튼한 하판도 버티질 못합니다·”

“그 정도 입니까?”

“우리도 옛날에 우리를 털어먹었던 해적선이 정박 중인 걸 보면 종종 써먹던 수법이지요·”

하판을 뜯어내는데 성공한 괴한들은 구멍 난 범선이 헐레벌떡 다시 강변 쪽으로 다가갔을 때 슬그머니 빠져나갈 생각이었을 것이다·

그들의 계획대로 되었다면 오백여 명의 선객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대장선이 침몰했을 것이고 범선에 대한 상단주들의 신뢰 또한 완전히 깨졌을 것이다·

하지만 철저하게 대비를 해놓고 기다렸던 우리는 첫 번째로 배의 구멍부터 막았다·

그런 다음엔 강변 쪽으로 가는 대신 방향을 틀어 강심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괴한들은 뒤늦게 무언가 잘 못 되었음을 깨달았지만 배를 떠날 수가 없을 것이다·

물살도 거세거니와 인간인 이상 강심에서 강변까지 무려 이백여 장이나 되는 거리를 오직 잠영만으로 헤엄쳐 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만약 물 밖으로 머리를 내밀면 반드시 누군가가 발견할 것이고 그러면 자신들의 행각을 들키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사로잡히는 것 또한 시간문제였다·

해서 그들은 선체의 볼록한 곡면 밑 그늘에 물방개처럼 찰싹 달라붙어 몸을 숨기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범선은 기어이 청수탄으로 들어가 버렸고 선수를 아래쪽으로 해서 빠르게 떠내려가다가 닻을 던져 갑자기 배를 세웠다·

그때 순간적으로 가해지는 충격과 거센 물살을 견디지 못한 괴한들이 속수무책으로 미끄러지다 지금 저 꼴이 된 것이다·

본래 인원이 몇 명이었는지 모르겠으나 그나마 두 명이라도 쇠지레를 찍어 버티고 있는 게 기적이었다·

한데 그마저도 한계에 다다른 모양이었다·

쇠지레를 찍은 자들이 어금니를 깨물면서까지 마지막으로 사력을 다해보더니 끝내 손을 놓아 버렸다·

그러자 일곱 명 전부가 넘실대는 강물에 속절없이 떠내려가기 시작했다·

“살려 주십시오!”

“살려 주십시오!”

무림 고수의 내공도 평생 강가에서 살아온 사람의 헤엄 실력도 청수탄의 급류 속에서는 작은 판때기 하나 손에 쥔 것만 못했다·

자기들 딴에는 강심에서 벗어나려고 죽으라고 헤엄을 쳐 보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강심에서 벗어나기는커녕 오히려 용을 쓰면 쓸수록 뿔뿔이 흩어지기만 했다·

저러다 청수탄의 강심 곳곳에 펼쳐져 있는 소용돌이에 휘말리면 그대로 강바닥까지 끌려 내려갔다가 시체가 되어 올라온다·

용케 소용돌이를 피한다고 해도 안심할 수가 없다·

힘이 빠져 잠시라도 물속에 잠기면 수면 아래로 흐르는 물골에 휩쓸려 또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

선객들은 다들 어찌할 바를 몰라 가만히 있었다·

자신들을 죽이려 했다는 것 때문인지 적극적으로 구해 주려는 사람도 없었다·

나는 갑판장 범주를 향해 소리쳤다·

“닻줄을 끊어!”

범주가 두 번도 망설이지 않고 선수로 달려가 도끼로 닻줄을 찍었다·

‘텅!’ 소리와 함께 거대한 범선이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날뛰며 다시 급류를 따라 떠내려가기 시작했다·

하갑판으로 훌쩍 뛰어내린 나는 선원들이 예비용으로 뭉쳐 놓은 밧줄의 한쪽 끝을 집어 들고 다른 쪽 끝은 때마침 옆에 있던 가불염에게 던지며 외쳤다·

“돛대 꼭대기에 묶으시오!”

그리고 기다릴 사이도 없이 다시 선미의 상갑판을 달려 올라가며 밧줄을 허리에 묶었다·

이어 오른쪽 두꺼운 난간 끄트머리를 힘차게 박차고 날아올랐다·

십여 장을 비상하며 날아간 나는 방금 막 소용돌이 속으로 사라진 괴한을 따라 머리부터 거꾸로 꽂혀 들어갔다·

첨벙!

물속으로 들어가자마자 괴한과 함께 세차게 소용돌이치는 강물에 휩쓸려 버렸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백오십 년의 공력도 북해투왕에게 배운 귀영무도 여종매에게 배운 천금풍도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오로지 본능과 의지와 약간의 운에 달려 있을 뿐이었다·

미친 듯이 출렁대는 놈의 머리끄덩이를 가까스로 잡는데 성공했다·

그대로 끌어당기자 숨이 한계까지 다다른 괴한이 죽음의 공포를 이기지 못하고 발작적으로 나를 옭아맸다·

‘이 새끼가!’

손가락으로 놈의 두 눈을 팍 찔렀다·

이어 내공을 담아 촌경(寸動)으로 관자놀이까지 후려쳤다·

물 속에서도 ‘뻑!’ 소리와 함께 괴한이 의식을 잃었다·

하지만 살겠다는 욕망이 얼마나 강했는지 두 팔은 여전히 내 목을 꼭 붙들고 있었다·

나는 양손으로 허리에 묶은 밧줄을 열심히 잡아당겼다·

밧줄은 처음엔 아무런 저항 없이 쭉쭉 당겨왔다·

그러다 어느 순간 탁 걸리면서 팽팽해졌다·

동시에 내가 당기는 힘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몸이 부웅 떠올랐다·

“푸아!”

참았던 숨을 토해내며 위를 올려다보니 가불염이 돛대의 꼭대기에 밧줄을 묶어 놓는 대신 원숭이처럼 다리를 꼬고 매달린 채 직접 밧줄을 잡아당기고 있었다·

내가 잡아당기는 힘에 그가 잡아당기는 힘이 더해져 그런 속도가 났던 것이다·

이심전심으로 둘이 함께 다시 밧줄을 힘차게 당기면서 나는 거의 나는 듯한 모습으로 범선에 올랐다·

이어 의식을 잃은 채 게딱지처럼 등에 달라붙어 있는 괴한을 그대로 엎어 치며 바닥에 메다꽂아 버렸다·

철퍼덕!

등부터 떨어진 괴한은 그 충격으로 숨이 트이며 입으로부터 물과 뒤섞인 오물을 허공에 쏟아냈다·

“콜록! 콜록!”

남궁소소가 달려들더니 괴한의 등쪽 혈도를 짚으며 숨 쉬는 걸 도와주었다·

그때쯤 나는 다시 선미의 상갑판 하고도 왼쪽을 향해 달렸다·

두 번째 괴한이 그쪽으로 떠내려가는 중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모두 일곱 번이나 급류로 뛰어들었다가 나오기를 반복했다·

마침내 마지막 한 명을 구해 갑판에 오르자 범선과 함께 떠내려가며 구경하던 선객 오백여 명으로부터 우레와 같은 함성이 터져 나왔다·

“와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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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incarnated Escort Warrior

Reincarnated Escort Warrior

Score 8
Status: Ongoing Released: 2022
My dream is to become an escort warrior that rides on a cool horse and transports goods. But I’ve got a limp leg and I’m unable to learn decent martial arts. I’ve lived as a porter working odd jobs for the entirety of my life. Until I died because of the mountain bandits that I met during an escort mission. But… ‘I became the fourth young master, Lee Jungryong?!’ When I died and woke up, I was reborn as the Heavenly Dragon Escort Agency’s infamous good-for-nothing youngest son. The weakling, Lee Jungryong, will become the best escort warrior in this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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