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ed Escort Warrior Chapter 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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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화·  < 장강십팔탄(1) >

이정룡이 아버지와 형님들을 모시고 무한으로 떠난 지 엿새째 되는 날 남궁소소는 비룡당의 표두 가불염과 함께 해문(海門)을 찾았다·

해문은 저 멀리 청해성에서부터 수만 리를 달려온 장강이 황해로 흘러 들어가는 관문이었다·

동시에 황해의 배들이 장강으로 들어가는 입구이기도 했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하구(河口)라고도 불렀다·

남궁소소가 이곳을 찾은 것은 흑룡도방의 은퇴한 방주 황해노경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한 달 전 왜국행을 할 때 나름 생사고락을 함께해서인지 방도들은 그녀를 반색하며 맞아 주었다·

한데 황해노경은 아니었다·

“글쎄 난 은퇴를 했다니까·”

“그러니까 저희가 모시겠다는 거예요·”

“내 나이 올해로 칠순이네· 늙기도 늙었거니와 이 나이에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또 범선을 탄단 말인가· 그나마 바다도 아니고 강을· 답답하게 시리·”

“옛 성현들께서 말씀하시길 남자는 나이가 들어도 손에서 일을 놓지 않아야 한다고 했어요· 안 그러면 말년이 쓸쓸해진다고요· 그래서 저희 할아버지께서도 여든이 넘으셨지만 아직도 가주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고 계시지요·”

“···?”

“···?”

“파도 조류 바람 기상· 강은 모든 조건이 바다와 다르네· 바다에 사는 물고기가 강을 거슬러 오르는 걸 본 적 있나?”

“강준치 농어 은어 뱀장어 연어 빙어가 그런다고 하더라고요·”

“···?”

“···?”

“설사 내가 수락 한다고 해도 범선은 선장 혼자 움직이는 게 아닐세· 흑룡선 정도의 규모라면 선원이 쉰 명은 있어야 하네· 무려 다섯 척이나 되는 범선의 선원들을 대체 어디서 구한단 말인가?”

“태풍이 닥치면 그대로 감당해야 하는 바다와 달리 내하용 범선은 절반이 못 되는 인원으로도 가능하다고 들었어요· 일시적으로 추가 인력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뭍에서 충당할 수도 있고요· 모든 선원이 반드시 뱃일에 익숙해야 하는 건 아니지 않나요?”

“준비를 많이 했군·”

“고인을 모시려면 삼고초려는 못할망정 준비라도 단단히 해야죠·”

“대체 그런 걸 다 어떻게 알았나?”

해룡선방의 방주님께 배웠습니다·”

“망할 놈의 영감탱이!”

“꼭 부탁드리겠습니다·”

“해룡선방 영감탱이의 말이 맞다고 해도 척 당 최소 스무 명은 있어야 하네· 다섯 척이면 백 명이고· 갑자기 백 명을 구하는 건 어디 쉬운 일인 줄 아나?”

잠자코 대화를 지켜보기만 하던 가불염이 슬그머니 끼어들었다·

“만약 지원하는 선원들이 있다면 선원으로서의 경력을 모두 쟁자수의 경력으로 인정해 주겠습니다· 소문을 들으셨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십 년 경력의 비룡당 쟁자수 월급은 은전 다섯 냥이 넘습니다· 특별 표행을 성공시키고 난 후 주는 포상금은 따로고요·”

한 달에 은전을 다섯 냥씩이나 준다는 말에 객점 안에 있던 선원들이 크게 술렁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황해노경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무림인들이라서 그런지 생업방회에 대해 너무나 모르는군· 흑룡도방의 선원들은 대를 이어 밀무역에 종사해왔네· 위험하고 위험하지 않고를 떠나 삶의 터전을 옮기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인 줄 아는가?”

가불염은 자신이 해야 할 말만 딱 하고는 다시 입을 닫아 버렸다·

나머지는 특무표사인 남궁소소의 몫이었다·

남궁소소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황해노경의 반응은 딱 이정룡이 예상한 대로였다·

문득 그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돈이 안 먹히면 배를 제시하시오· 그는 평생 세상에서 가장 빠른 범선의 선장이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살다가 은퇴했소· 한데 만약 흑룡선보다 빠른 범선이 나타난다면 어떨 것 같소? 그것도 한꺼번에 다섯 척씩이나·”

“저의 제안을 수락하시면 방주님께서는 세상에서 가장 빠른 다섯 척의 범선을 거느리고 장강을 거슬러 올라 무한까지 간 최초의 선장이 되실 거예요· 바다에 이어 장강까지 접수하시는 거죠·”

“거절하면?”

“그 영광을 다른 사람에게 빼앗기시겠죠·”

남궁소소는 최후통첩을 하듯 말했다·

한데 황해노경은 관심을 보이기는커녕 답답하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뒤쪽에 있던 백여 명의 선원들은 뭐가 그렇게 우스운지 자기들끼리 키득키득 웃기까지 했다·

이윽고 황해노경이 말했다·

“배를 모르는 사람들과 배 이야기를 하고 있으려니 도무지 대화에 진척이 없군· 배가 어디 성능만 좋다고 빠른 줄 아나? 물길과 바람을 꿰뚫어 보는 선장의 눈과 노련한 선원들의 손발이 있어야 하는 것이거늘·”

“그래서 이렇게 방주님을 찾아뵙고 모시려는 것입니다·”

“설사 모든 것이 완벽하게 갖추어 졌다고 해도 범선으로는 절대 장강을 거슬러 오를 수 없네· 하다못해 장강의 조운을 장악한 교룡방 조차도 강물의 저항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 범선의 일할 크기밖에 안 되는 삼판선을 이용한다는 걸 알아야지·”

그때였다·

우당탕탕 소리와 함께 열예닐곱 살가량의 어린 선원 하나가 객점 안으로 뛰어들었다·

그는 금방이라도 숨이 넘어갈 것 같은 얼굴로 말했다·

“밖에 헉헉···· 범선이 헉헉····”

“범선 처음 봐? 웬 호들갑이야·”

“존나게 헉헉···· 빠릅니다· 헉헉····”

저만치 바다에서 범선 다섯 척이 빠른 속도로 지나가고 있었다·

여덟 조각으로 나눈 갖가지 모양의 크고 작은 돛 지네 발처럼 튀어나온 수십 개의 노 앞으로 쭉 뻗은 두 개의 뿔 그리고 삼십여 장 허공에서 배를 끌고 있는 거대한 연까지·

전체적인 선형은 분명 흑룡선을 닮았지만 완전히 다른 그 배를 보는 순간 선원들은 전부 눈을 비비기 바빴다·

“말도 안 돼!”

“저게 대체 무슨 배지?”

“뭔진 몰라도 흑룡선보다 훨씬 빨라!”

“저 정도 속도면 웬만한 조류는 다 거슬러 오를 수 있겠어!”

남궁소소는 슬쩍 고개를 돌려 황해노경을 바라보았다·

그는 바다를 항해하던 중 미지의 거대한 생물을 만난 신출내기 선원처럼 경이로워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한참 만에야 그가 입을 열었다·

“쌍각고래·”

“예?”

“먼바다를 항해하다 보면 종종 머리에 외뿔이 달린 고래들을 만나곤 하지· 한데 젊은 시절 모두가 잠든 어느 새벽에 오줌을 누러 나왔다가 두 개의 뿔을 지닌 고래 한 마리가 범선을 지나쳐 조류를 거슬러 올라가는 걸 보았네· 마치 그것이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이라도 되는 것처럼·”

“신기하군요·”

“쌍각선이라고 하지·”

“예?”

“저 범선들의 이름 말일세· 다섯 척이니 갑을병정무를 붙여 쌍각선 갑호 쌍각선 을호로 나가면 되겠고· 선단의 단주인데 그정도 권한은 주겠지?”

“선원들은 어떻게 충당하고요?”

“보아하니 지원자들이 줄을 설 것 같군·”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남궁소소는 가슴이 벅차올랐다·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범선을 이곳까지 끌고 오길 백번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덕분에 해룡선방의 사람들을 백 명이나 임시로 고용했다·

은전 백 냥이 쌩으로 들어갔지만 전혀 후회하지 않았다·

‘일단 빚진 마음이 들게 한 후 협상을 한다·’

범선 다섯 척이 첫 항해에서 벌어들이는 돈의 일 푼을 추가로 확보하는 데도 성공했으니 이제 이정룡의 계획에다 자신의 꾀을 보태 황해노경을 움직인 것에 대한 값을 받아낼 차례였다·

‘딱 백 냥만 땡기자·’

그때 황해노경이 쓰윽 돌아보며 물었다·

“한데 장강수로맹과는 얘기가 되었나?”

“예?”

“세상의 어떤 배든 장강을 거슬러 오르려면 두 개의 큰 난관이 있지· 하나는 장강십팔탄이고 하나는 장강수로맹일세· 십팔탄은 쌍각선으로 어떻게든 뚫어 본다 치고 수로맹을 상대할 계획은 있느냐고 묻는 걸세·”

이것까지는 몰랐기에 남궁소소는 가불염을 돌아보며 공을 넘겼다·

가불염이 기다렸다는 듯이 말했다·

“장강수로맹과 천룡표국은 오랜 세월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왔습니다· 수로맹의 배들이 보일 때마다 표기를 내걸고 약간의 인사치례를 하면 큰 문제는 없을 겁니다·”

“당주께서 그리 말씀하시던가?”

“그렇습니다만·”

“당주께서 제아무리 기재라고 해도 우호적인 관계를 그대로 물려받다 보니 무엇이 문제인지를 잘 모르셨군· 표왕께서 아셨다면 분명 따로 조치를 취하셨을 터인데·”

남궁소소가 물었다·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범선의 꼴을 갖춘 판목선이 하류에서 왔다 갔다 할 순 있어도 바다를 항해하던 대형 범선이 장강을 거슬러 오른 적은 아직 한 번도 없었네· 그것도 무려 무한까지· 만약 성공한다면 이는 그야말로 장강 조운의 판도를 바꾸는 일대 사건이지·”

“그렇겠죠·”

“장강수로맹도 크게 당황할 것이네· 그리고 철저하게 사업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겠지· 인사치례로 얼마를 생각했든 일단은 붙잡아 두고 보려 할것이네· 하면 제때에 도착하기가 어려울 걸세·”

“돈으로 밀어 붙이면 안 될까요? 풍운비룡은 방주님 아니 단주님께서 상상도 못하실 만큼 부자입니다·”

“돈이 문제가 아닐세· 새로운 시대를 맞아 장강수로의 주도권을 놓고 한바탕 기 싸움을 하려 들것이라는 얘기지· 지금은 쌍각선 다섯 척에 불과하지만 언젠가는 장강이 범선들로 뒤덮일 거라고 생각할 테니까·”

“그럼 얼마나 늦을까요?”

“이곳 해문에서 무한까지는 모두 일곱 개의 탄과 수로채가 있네· 각각의 수로채마다 하루씩만 붙잡혀 있어도 칠 일이 늦겠군·”

남궁소소와 황해노경은 동시에 가불염을 바라보았다·

무한의 미곡시에 관해서라면 여기 있는 사람들 중 가불염이 가장 많은 경험을 했고 또 잘 알 테니까·

“칠일 정도면 대세가 바뀌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타격을 입을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어느 정도의 타격이라면?”

“어디까지나 추측에 불과하지만 쌍각선 다섯 척 중 한두 척은 빈 배로 돌아올 수도 있다는 얘깁니다· 미곡시에서의 운송계약이 대부분 초반에 이루어지는 것을 감안하면 제법 큰 타격이 되겠지요· 물론 나머지 서너 척이 엄청난 부를 가져다주겠지만 말입니다·”

***

미곡시가 열린 지 열흘째가 되었다·

본래 무한의 미곡시는 보름째가 절정이지만 장강변의 개활지에는 벌써부터 호남성 전역에서 올라온 미곡이 산더미처럼 쌓이고 있었다·

상단들은 다른 상단들보다 조금이라도 좋은 품질의 미곡들을 앞다투어 사들이기 위해 혈안이 되었다·

그런가 하면 한쪽에선 대형 상단들로부터 하나라도 더 계약을 따내려는 표국들 간의 경쟁이 전쟁을 방불케 할 만큼 치열하게 펼쳐졌다·

이 상황에서 싸움에 뛰어들지 않는 곳은 교룡방이 유일했다·

어떤 상단이 미곡을 얼마나 사들이든 어떤 표국이 계약을 몇 건이나 따내든 교룡방의 배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독점이 이렇게 무섭다·

한편 황학루의 전 층에는 수많은 강남북의 표국주들이 수뇌부를 거느린 채 저마다의 자리를 차지하고서 강변을 굽어보고 있었다·

그러면 표사들이 말을 타고 미곡시가 열리는 강변과 황학산 꼭대기를 쉴 새 없이 오가며 일의 진척 상황이나 새로 체결된 계약 등에 대해 보고했다·

북천표국과 강북에 기반을 둔 표국들의 표기를 등에 멘 표사들이 황학산을 종일 가장 바쁘게 오르내렸다·

그에 반해 천룡표국의 표기를 멘 표사는 거의 보이지 않았다·

그나마 어쩌다 가져오는 보고도 돌아가는 정세에 관한 것들뿐이었다·

그것마저도 결코 좋은 소식이라고 할 수 없었고·

“북천표국과 계약한 미곡상단이 오늘로 서른 곳을 돌파했습니다· 이 속도라면 사흘 후쯤엔 쉰 곳에 육박할 겁니다·”

“북천표국이 한수(漢水)의 조운을 장악한 수룡방(水龍常)으로부터 조운선 오십 척을 추가로 확보하는데 성공했답니다· 내일쯤 장강에 도착할 것 같습니다·”

“강남의 다른 표국들도 비용을 기존 대비 일 할 더 내렸다고 합니다· 그러면 북천표국과 똑같아 집니다·”

모든 보고들이 그렇지만 천룡표국과 보조를 맞춰왔던 강남의 다른 표국들이 표비를 인하했다는 게 특히 충격이었다·

이갑룡이 자신의 해석을 덧붙였다·

“결국엔 북천표국들과 똑같은 방식으로 표행을 할 겁니다· 한 걸음이 열 걸음 되고 열 걸음이 백 걸음 천 걸음 되는 건 당연한 이치니까요·”

이을룡도 한 마디 얹었다·

“우리도 표비 인하를 적극 고려해야 합니다· 미곡의 변질방지를 위해 추가로 하는 일들을 멈추고 비적들에게 나눠주는 미곡만 없애도 수익률 하락을 어느 정도 방어할 수 있습니다·”

이종산이 내게 물었다·

“네 생각은 어떻느냐?”

“저는 반대입니다·”

“어째서?”

“우리가 내리면 북천표국과 강북의 표국들은 다시 일 할을 더 내릴 겁니다· 표국에서는 조금도 손해를 보려 하지 않을 테니 그 차액은 고스란히 표사와 쟁자수들에게 지급하는 월급을 줄여서 충당하려 들 겁니다· 특히 쟁자수들에게서요· 쟁자수들은 미곡운송을 골병드는 일이라고들 합니다· 천룡표국만이라도 가격 방어선을 지켜야 합니다·”

더 중요한 것은 좀 더 편한 운송을 위해 경비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효율을 좀 더 높이기 위해 미곡을 노리고 온 비적들을 표사들이 점점 더 쉽게 죽일 거라는 사실이었다·

이을룡이 발끈하며 말했다·

“세상에 그런 멍청한 계산이 어딨어? 너는 다른 표국들의 표사와 쟁자수들 월급을 지켜주자고 우리의 거래처들을 모두 빼앗겨도 좋다는 말이냐?”

“다른 표국의 표사와 쟁자수가 곧 우리 표국의 표사와 쟁자수들이 될 겁니다· 그 악순환의 고리를 누군가는 끊어야 한다는 말이고요·”

“그게 사업이라는 것이다· 또한 세상의 이치이고·”

“그만들 해라!”

이종산은 단 한마디로 나와 이을룡의 논쟁을 끝내 버렸다·

그리고 저 멀리 굽이치는 장강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아직 미곡시가 끝나지 않았다· 오늘 밤엔 강서성의 상단주들을 만나보도록 하자꾸나· 교룡방으로부터 산 조운선 오십 척을 채우려면 다들 부지런히 뛰어다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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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incarnated Escort Warrior

Reincarnated Escort Warrior

Score 8
Status: Ongoing Released: 2022
My dream is to become an escort warrior that rides on a cool horse and transports goods. But I’ve got a limp leg and I’m unable to learn decent martial arts. I’ve lived as a porter working odd jobs for the entirety of my life. Until I died because of the mountain bandits that I met during an escort mission. But… ‘I became the fourth young master, Lee Jungryong?!’ When I died and woke up, I was reborn as the Heavenly Dragon Escort Agency’s infamous good-for-nothing youngest son. The weakling, Lee Jungryong, will become the best escort warrior in this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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