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7화· < 무저갱 (5) >
뗏목 위에는 나와 가불염을 비롯해 왕대표와 중표 객원표사들 전부 그리고 이병룡과 조영영이 타고 있었다·
횃불을 밝히고 포댓자루가 떨어지는지 지켜보아야 할 인원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동굴은 뗏목이 지나갈 만큼 충분히 넓었고 물살은 잔잔했다·
뒤를 돌아보니 흑도와 사파인들도 머리만 내민 채 별 탈 없이 둥둥 떠내려오고 있었다·
그 사이에서 수하들의 호위를 받으며 떠내려오는 삼뇌가 희끄무레하게 보였다·
그는 여전히 커다란 나무통에 들어가 있었다·
남궁소소가 쓱 다가와 물었다·
“별문제 없을까요?”
“뭐가 말이오?”
“삼뇌 일당은 그렇다고 쳐도 흑도와 사파인들의 숫자가 너무 많잖아요· 지금에야 다들 얌전히 굴지만 밖으로 나가고 난 후에도 그럴 지는 의문이네요·”
“보물을 빼앗길까 두렵소?”
“방파의 이름을 내건 자들은 입 밖으로 내뱉은 말이 있어서 차마 그렇게까지 하진 못할 거예요· 하지만 독보강호 하는 흑도와 사파인들이 도적떼로 변하는 시간 문제라고 봐요·”
“무기가 전부 우리에게 있는데도?”
지하공동에 물이 차오르기 전 극히 일부의 고수들을 제외하곤 전부 병장기까지 우리에게 맡긴 상태였다·
그걸 몸에 차고는 한나절 동안 물에 떠 있을 재간이 없기 때문이다·
“제가 준 운철검은 잘 갖고 있죠?”
“그게 왜 소저가 준 거요?”
“제가 갖고 있다가 돌려줬잖아요·”
“돌려준 거랑 준 거는 다르지·”
“아무튼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요· 저자들도 품속에 단검 하나씩은 숨기고 있을 거란 얘기죠· 그리고 공격의 의사를 보이지 않는 한 도검을 달라면 우리 입장에선 줄 수밖에 없고요·”
“무슨 말인지 충분히 알아들었소· 하지만 표사가 도적떼를 두려워해서야 쓰나· 나중 일은 나중에 생각하고 일단은 살아서 나가는 데 집중을····”
“왜 그러세요?”
“모두 조용!”
내 일갈에 물속에서도 열심히 떠들어 대던 사람들이 일제히 대화를 멈추었다·
공력이 심후해지고 나서 좋아진 건 시력만이 아니었다·
“모두 뗏목에서 떨어져 뒤로 물러난다· 어서!”
잠시 후 저 멀리 어둠 속으로부터 거센 물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소리는 점점 커지더니 이내 바로 옆 사람의 말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지경이 되었다·
곧 괴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건 하얗게 포말을 일으키며 요동치는 여울이었다·
뗏목은 순식간에 여울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쿠웅! 쿠궁! 쿵! 쿵!
뗏목이 뒤집힐 것처럼 솟구쳤다가 떨어지길 반복했다·
방향을 잃고 이리저리 돌다가 부서질 것처럼 벽에 부딪히기도 했다·
누군가 매달려 있었다면 뗏목 아래로 빨려 들어갔거나 벽과 부딪힐 때 짓이겨져 그대로 즉사했을 것이다·
물벼락을 맞은 횃불은 모조리 꺼져 버렸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요동치는 여울과 싸우며 버티길 무려 반 시진·
물길의 방향이 대여섯 번 정도 꺾이는가 싶더니 시야가 확 터지며 온 세상이 빛으로 가득 찼다·
갑작스러운 빛에 적응하기 위해 잠시 눈을 감았다가 천천히 조금씩 떴다·
머리 위에서 햇빛이 쏟아져 내리는 가운데 동굴은 어느새 깊은 협곡으로 바뀌어 있었다·
마침내 밖으로 나온 것이다·
좌우의 깎아지른 절벽 때문에 해가 보이지는 않았지만 청명한 공기로 미루어 이른 아침인 듯했다·
오후 늦게 산하십곡의 입구로 들어갔다가 이렇게 아침을 맞았으니 밤새 지하공동과 동굴 속에 있었던 모양이다·
물살은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잠잠해져 있었다·
뒤를 돌아보니 비룡당의 표사들을 비롯해 삼뇌 일당이 포함된 이천팔백여 명의 무림인들도 토사물처럼 쏟아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함성을 질러댔다·
“와아아아!”
적어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모두가 하나였다·
땅속에서 생매장되는 줄 알았다가 이렇게 다시 살아서 햇빛을 보게 되었으니 기쁘기도 하겠지·
게다가 보물도 한 포대씩 챙겼고 말이다·
“표사들은 모두 뗏목으로 집결하라!”
가불염의 일갈에 표사들이 빠르게 헤엄쳐 와서는 다시 뗏목의 좌우에 붙었다·
가불염이 ‘번호!’라고 외쳤고 표사들이 각자에게 주어진 번호들을 큰소리로 외쳤다·
마지막에 이르러 가불염이 내게 보고했다·
“전원 이상 없습니다·”
“다들 수고들 많았습니다·”
표사들은 좀처럼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 사이 야차곤 설표 산노 우숙 등을 비롯해 음양쌍교의 마인 이십여 명도 다가와 뗏목에 붙었다·
그들은 먼저 연소교의 안전을 확인했고 다음엔 서로의 상태를 살폈다·
다행히 모두가 안전해 보이자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독고완·”
“하명하십시오·”
“여기가 어딘지 알겠어?”
“장사십곡(長酒十谷)인 것 같습니다· 벽호산에서 흘러나온 물이 동쪽으로 흐르다 북강으로 접어드는 지류입니다·”
“그렇게 확신하는 근거는?”
“좌우의 절벽에 빈틈없이 붙어 자라는 칡넝쿨들이 보이십니까? 벽호산 자락에서는 장사십곡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으로 장장 삼십 리에 걸쳐 펼쳐져 있습니다·”
독고완의 말처럼 삼십여 장 높이의 절벽이 온통 굵은 칡넝쿨들로 가득했다·
절벽 위 땅에서부터 시작해 오랜 세월 얽히고 설키면서 내려왔기 때문인 듯했다·
그렇다고 해도 이렇게 아래까지 칡넝쿨이 뻗치는 경우는 드물었다·
깊고 깊은 남만이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북강까지의 거리는?”
“십 리 정도 될 겁니다·”
“북강과 이어진 것은 반가운 일이나 너무 오래 걸리는군· 그때까지 저 인간들이 가만있지 않을 텐데····”
“어차피 북강까지 갈 수도 없습니다·”
“그건 또 왜?”
“중간에 폭포가 있습니다·”
“뭐!”
“천 길까지는 아니어도 백 길은 족히 됩니다· 장담하건대 뗏목이 아무리 견고하게 만들어졌어도 폭포 아래로 떨어지면 박살 나고 말겁니다·”
뗏목이 박살 나는데 뗏목 위에 묶어둔 포댓자루들이 성할 리 없었다·
물속으로 떨어진 포댓자루들은 터지거나 찢어지고 내용물들은 거센 물살에 떠밀려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말 것이다·
사람의 목숨도 보장할 수 없고·
그 무렵 강폭이 조금씩 넓어지기 시작했다·
한 굽이를 돌자 무려 세 배까지 넓어졌다·
강폭이 넓어진다는 것은 수심이 그만큼 얕아진다는 걸 의미했다·
아니나 다를까 좌우의 가장자리 쪽에서 헤엄을 치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일어나 걷기 시작했다·
물은 고작 무릎 정도밖에 차오르지 않았다·
걷는 사람들의 위치가 점점 가운데로 확장되었다·
어느 순간부터는 뗏목과도 부쩍 가까워졌다·
가불염이 조용히 다가와 말했다·
“사람들이 점점 가까이 다가옵니다·”
“표사와 음양쌍교의 교도들게게 병장기를 나눠 주도록 하세요·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알겠습니다·”
가불염이 왕대표와 중표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세 사람이 뗏목에 달라붙어 있는 표사들과 음양쌍교의 잔당 스무 명에게만 도검을 차분히 나눠주기 시작했다·
우려는 곧 현실이 되었다·
흑도와 사파인들이 슬슬 눈치를 보기 시작하더니 갑자기 물살을 가르며 빠른 속도로 달려가 뗏목의 좌우를 에워쌌다·
건장한 체격의 장년인 일곱 명의 앞으로 나왔다·
그중 한쪽 귀가 날아가고 없는 사내가 서늘한 음성으로 말했다·
“나를 기억하겠지?”
“광동칠살의 맏형이신 걸로 짐작합니다·”
“송광언이라고 한다· 강호의 형제들은 귀도살(鬼刀殺)이라는 별호로 부르지· 아 말을 편하게 해도 될까?”
“일당의 당주요· 예를 갖추시오!”
가불염이 발끈하고 나섰다·
가불염 뿐만이 아니었다·
왕대표와 중표는 물론 객원표사인 남궁소소와 당군백까지도 여차하면 그대로 달려갈 것처럼 으르릉거렸다·
본래 흑도들이 약탈을 할 땐 말로써 먼저 시비를 걸고 상대가 도발해 오기를 기다린다·
여기에 말려들어 힘 뺄 필요가 전혀 없다·
나중에 칼로 배를 한 방 쑤셔주면 싸가지 없는 말투는 금방 고쳐진다·
나는 한 손을 들어 사람들을 제지한 후 말했다·
“인사가 늦었습니다· 천룡표국 비룡당주 이정룡입니다·”
“저기 절벽 아래 돌무더기가 보이나?”
“그렇습니다·”
“뗏목을 그리로 대라·”
“그리 안전해 보이지 않습니다만·”
“머지않아 폭포가 나타날 것이다· 설마 뗏목을 폭포 속으로 밀어 넣을 생각은 아니겠지?”
그의 말이 맞다·
협박 때문이 아니더라도 이대로 무작정 갈 수는 없다·
가불염을 돌아보며 조용히 말했다·
“시키는 대로 하세요·”
가불염이 표사들에게 외쳤다·
“뗏목을 돌무더기 쪽으로 밀어라!”
표사들과 음양쌍교의 마인들이 일제히 뗏목을 돌무더기 쪽으로 끌고 밀었다·
잠시 후 뗏목의 모서리가 돌무더기에 콕 처박히면서 이동이 비로소 멈추었다·
그러자 이천오백여 명의 흑도와 사파인들이 순식간에 뗏목을 겹겹이 에워싸버렸다·
저들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 한 포댓자루는 탈탈 빼앗기고 말 것 같았다·
다시 귀도살이 말했다·
“고생 많았다· 덕분에 모두 동굴로부터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
“마땅히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할 일이라고 해서 모두가 다 할 수 있는 건 아니지· 풍운비룡에 관한 소문이 남만까지 들려와도 내 믿지를 않았으나 오늘 보니 과연 명불허전이군·”
“감사합니다·”
“이제 무기를 돌려다오·”
“아직 표행이 끝나지 않았습니다만·”
“표물이 아니라 무기를 돌려 달라고 했다·”
“무기도 표물입니다· 표비도 받았고요·”
“그럼 표물을 전부 돌려줘· 애초 하늘이 보이는 곳까지 운송을 해주겠다고 했으니 이만하면 약속을 충분히 지킨 셈이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도 들어봐야 합니다·”
“여기 혹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 있소이까?”
귀도살이 내게서 눈을 떼지 않은 채 큰 소리로 물었다·
삼뇌 일당을 제외하면 무려 이천오백여 명의 사람들이 있었지만 단 한 명도 반대하고 나서지 않았다·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과연 흑도와 사파인들 모두가 당장 보물을 내놓으라는 듯한 표정들이었다·
이미 약속한 장소에 도착한 상태에서 표주가 표물을 내놓으라면 방법이 없다·
어깃장을 부리면 부릴 수도 있겠으나 그러면 표사로서의 규칙과 의무를 저버리는 것이다·
보물을 손에 넣기 위해 천룡표국의 수많은 표사들이 목숨을 바쳐가며 지켜온 가치를 훼손시킬 수는 없다·
가불염에게 말했다·
”돌려주도록 하세요·“
”당주님!“
“그렇게 하세요·”
“한 번만 더 재고를·”
가불염은 평소답지 않게 두 번이나 되물었다·
무기를 빼앗기는 순간 우리를 방어할 마지막 수단이 완전히 사라지는 걸 알기 때문이었다·
그건 다른 표사들과 음양쌍교의 마인들 역시 같은 생각이었다·
모두가 꼭 이렇게까지 해야겠느냐는 표정으로 나를 응시했다·
급기야 남궁소소가 다가와 말했다·
“무엇 때문에 이러시는지 알아요· 하지만 당주님만 믿고 중원 전역에서 찾아온 신입표사들 사십여 명의 목숨이 달려 있어요·”
“그래서 이러는 것이오·”
“혹시··· 보물을 포기할 생각이세요?”
“정말 그럴 생각이군요!”
남궁소소는 충격을 받은 듯 한동안 아무 말도 못 했다·
잠시 후 저절로 벌어진 입을 가까스로 다문 후에야 겨우 한마디 했다·
“알았어요”
“실망했소?”
“아니에요·”
“표정과 말이 따로 노는데·”
“햇살이 눈부셔서 그래요·”
“보물 때문인 거 다 표나오·”
“이 정도도 대단한 거라고요·”
남궁소소는 마치 영혼이 빠져 나간 것 같은 표정으로 돌아섰다·
나는 가불염을 돌아보며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가불염이 표사들을 향해 외쳤다·
“무기를 모두 내려라!”
잠시 후 돌무더기 위에 각종 병장기가 가득 쌓였다·
사람들이 우르르 달려들어 각자의 무기들을 챙겼다·
잠시 후에는 모두가 무장을 갖추게 되었다·
“이제 표물들을 돌려줘·”
“절차에 따라서 한 명씩 드리죠·”
“됐으니 전부 돌무더기 위에 내려놔· 하면 우리가 알아서 찾아 가도록 하지·”
“가 표두·”
“하명 하십시오·”
“포댓자루에 적힌 별호를 크게 호명한 후 한 명씩 인수인계 해주세요· 만약 엉뚱한 사람이 주인인 것처럼 나타나면 도둑으로 간주하고 그 자리에서 한쪽 팔을 베어 버리시고요·”
“존명!”
“배짱 하나는 알아줄만 하군·”
“만만해 보이면 표사 노릇 못하죠·”
“중요한 건 결국 실력이다· 호기를 부려 잠시 시간을 끌 수는 있으나 결국엔 밑천으로 승부를 보는 것이 무림의 변치 않는 법칙이지·”
“깊이 새기도록 하겠습니다·”
그때 광동칠살의 막내로 보이는 사내가 귀도살에게 다가가 포댓자루 열 개를 전부 돌려 받았다고 보고했다·
그러자 귀도살이 강호의 도리가 그게 아니라며 한 포대는 돌려주라고 했다·
막내가 아까워 죽겠다는 표정을 짓더니 가장 작은 포대 하나를 도로 갖다 주었다·
애초 광동칠살이 맡긴 포댓자루는 전부 열 개였고 그중 절반인 다섯 개를 표비로 받았다·
한데 표비로 책정한 것까지 전부 빼앗았다가 선심 쓰는 척하며 다시 한 포대를 돌려준 것이다·
그것도 가장 작은 걸로다가·
귀도살이 내게 말했다·
“한 포대는 표비일세·”
“감사히 쓰겠습니다·”
“한번은 따져 볼 줄 알았는데·”
“상황이 이러니 헛심만 뺄 뿐입니다·”
”역시 판단이 빠르군· 크게 되겠어·”
광동칠살을 시작으로 모두가 포댓자루들을 받아갔다·
남궁소소의 말처럼 방파의 이름을 건 내건 자들은 차마 그렇게까지 하진 않았다·
그러나 독보강호 하던 자들은 단 한 명의 예외도 없이 표비로 주었던 포댓자루까지 죄다 빼앗아 갔다·
각종의 날붙이로 무장한 이천오백여 명에게 둘러싸여 있었기 때문에 나와 표사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뗏목의 포댓자루들이 바닥 날 때쯤 내가 귀도살에게 물었다·
“그런데 협곡 밖으로는 어떻게 나가시려고요?”
“당연히 절벽을 타고 올라가야겠지· 칡넝쿨이 이렇게 무성히 자랐으니 중간에 두세 번쯤 쉬어 주기만 하면 딱히 어려울 것도 없을 것이다·”
“그게 가능할까요?”
“무슨 뜻이지?”
“마총의 지하공동에서 보물을 하나라도 손에 넣은 사람은 정확히 오백스물 두 명입니다· 제가 표물을 접수했기 때문에 잘 알지요· 그에 반해 하나도 손에 넣지 못한 사람은 이천 명에 육박합니다· 그들이 보고만 있겠냐는 거지요?”
“무슨 말을 하는 거야!”
깜짝 놀란 귀도살이 황급히 주변을 살폈다·
운좋게 포댓자루를 손에 넣은 오백여 명의 흑도와 사파인들도 하얗게 질린 얼굴이 되어 아무것도 챙기지 못한 이천여 명의 눈치를 살폈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협곡 안에 있는 모두가 들을 수 있도록 큰 소리로 말했다·
“제가 그들 중 한 명이라면 사람들이 보물 포대를 짊어지고 올라갈 때 같은 처지의 다른 이들과 똘똘 뭉쳐 비수를 던지거나 화살을 쏘아 모조리 등짝을 꿰뚫어 버릴 것 같습니다· 대충 보니 백여 명 정도가 활과 화살을 가져왔더라고요· 한 명당 화살이 스무 발씩만 있어도 이천 발이군요·”
“그 입 닥치지 못해!”
“단지 조금 더 빠르고 조금 더 강하다는 이유로 보물을 먼저 손에 넣은 사람은 오백스물두 명 반면에 목숨을 걸고 마총을 들어갔다가 빈털터리로 나온 사람은 이천 명· 상대가 될까요?”
“닥치라니까!”
“그러니까 왜 무기를 달라고 하셔가지고·”
“닥쳐!”
“어차피 할 말 다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