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화· < 표두가 되다(2) >
“네가 아무리 표행에 뛰어난 재주를 지녔다고 해도 결국은 천출에 서자일 뿐이다· 무림에 제법 대단한 인맥을 만들어 두었다고 의기양양해 할지 모르나 그들의 말은 결코 천룡표국의 담장을 넘어올 수 없다·”
“요점이 무엇입니까?”
“내가 너의 기반이 되어 주겠다· 나를 이용해 네 꿈을 마음껏 펼쳐라· 원하는 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도록 해주마· 어떠냐?”
나를 이용해 제 꿈을 펼칠 생각이면서 마치 자기가 내 편의를 봐주는 것처럼 말하는 꼬라지 좀 보소·
뻔뻔한 인간인 줄은 알았지만 이 정도로 철면피일 줄이야·
“저더러 준마가 되어 형님이 탄 표마차를 끌고 마음껏 달리라는 말씀으로 들립니다만·”
“장자방이 되어 나를 왕으로 만들어 달라는 소리다· 유방이 한나라를 창업한 이후 장자방을 어떻게 대접했는지 너도 알 것이다·”
왕 같은 소리 하고 자빠졌네·
이 새끼는 자기가 무슨 대단한 인재라도 되는 줄 아는 모양이다·
능력이라고는 부모를 잘 만난 것 밖에 없으면서·
하긴 세상에 그것보다 더 좋은 능력이 없기는 하다만·
“결국 책사에 머무르라는 말씀이시군요· 조금 전엔 무엇이든 할 수 있도록 해주신다더니·”
“그게 네가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자리다· 그 이상은 욕심을 내서도 안 되고 가능하지도 않다· 너는 나보다 똑똑하니 무슨 말인지 잘 알거라 믿는다·”
“솔직하시군요·”
“너의 재주와 나의 배경이 만나면 얼마든지 형님들을 밀어내고 우리가 천룡표국을 차지할 수 있다· 물론 내 외가에서도 전폭적으로 지원해 줄 것이고·”
만금전장 대륙의 스물아홉 개 도시에 분타를 거느린 거대한 전장이었다·
이병룡의 어머니인 청화부인은 바로 전장주의 딸이었고·
현금 동원 능력으로는 만금전장이 천룡표국을 훨씬 능가했다·
무엇보다 만금전장 역시 산서상인 출신으로 다른 산서상인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막강했다·
그런가 하면 두 번째 부인인 자화부인의 친정 자강상단은 대륙 제일의 상인세력이라는 휘상 즉 휘주상인이었다·
북쪽에서 내려온 산서상인과 남쪽에서 올라온 휘주상인들은 지금 경향대운하를 따라 발달한 강동의 대도시 전역에서 전쟁을 방불케하는 경쟁을 벌이는 중이었다·
또한 산서상인과 휘주상인은 천룡표국의 가장 큰 고객들이었다·
만약 두 상인세력이 동시에 의뢰를 끊어버리면 천룡표국의 전체 매출 중 사(四) 할이 날아갈 정도였다·
“기왕 말이 나왔으니 저도 솔직하게 한 말씀 드려도 될까요?”
“물론이지·”
“어차피 장자방 역할을 할 것이라면 셋째 형님보다는 둘째 형님이 둘째 형님보다는 첫째 형님을 모시는 제 입장에서는 훨씬 낫지 않을까요? 자질로 보나 배경으로 보나·”
순간 이병룡의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그가 이갑룡과 을룡에게 가지고 있는 뿌리 깊은 열등감을 나는 잘 알고 있었다·
당장 주먹이라도 내지를 법한데 오늘은 어쩐 일인지 화를 꾹 눌렀다·
이건 평소 그의 모습이 아니었다·
아무래도 청화부인으로부터 어떻게든 나를 포섭하라고 명령을 받은 모양이었다·
“네 말이 맞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형님들은 나처럼 너와 손을 잡기보다 아예 화근을 제거해 버리는 쪽을 택했다· 첫 번째 제물은 십칠 각이 될 것이고·”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네가 왜 아무리 용을 써도 안 되는 지 가르쳐 주라? 바로 지금처럼 칼이 턱밑에 붙었는데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모르고 있기 때문이지·”
“칼이라고요?”
“오늘 밤 장로회의가 열리기 전에 세 분의 어머니께서도 참석하시는 가족 모임이 먼저 있을 것이다· 큰어머니들께서는 그 자리에서 십칠 각의 운명을 결정 지을 생각이시지·”
“···!”
“명심해라· 네가 그나마 지금처럼 사공자의 지위라도 누릴 수 있도록 도와줄 사람은 오직 나와 나의 어머니뿐이라는 걸·”
***
가족회의는 표왕부가 아니라 세 번째 정실부인의 거처인 청화각(靑花閣)에서 열렸다·
그것도 내실이 아니라 푸른 정원 한가운데 있는 누각에서·
청화부인은 볕 좋은 날이면 가끔 이곳으로 이종산을 청해다 아들 이병룡과 함께 셋이서 식사를 하곤 했었다·
그녀는 지금 이종산을 포함한 자신과 아들의 사적인 공간으로 다른 사람들을 초대한 것이다·
본격적인 식사를 하기도 전에 기선부터 제압하고 보려는 청화부인의 뻔한 의도가 느껴졌다·
사방이 탁 트인 누각에 모인 사람은 모두 여덟 상석의 이종산을 기준으로 오른쪽에는 이화부인과 자화부인과 청화부인이 차례로 앉았다·
맞은 편에는 이갑룡과 을룡과 병룡과 내가 역시나 나이 순서대로 앉았다·
그 바람에 모두의 앞에는 각자의 어머니가 앉아 있었지만 나만 빈자리를 마주 보게 되었다·
그리고 총표두 곽석산이 한쪽에 시립했다·
그는 이종산의 의제였고 나를 비롯한 네 아들의 의숙이었으니 얼마든지 한 자리를 차지하고 앉을 자격이 있었다·
부인들도 예의상 두어 차례 권했다·
하지만 본인이 한사코 거절했다·
그는 아는 것이다·
함께 자리를 하는 순간 싫든 좋든 치맛자락이 일으키는 격랑에 휘말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어린 시비들이 한참이나 줄을 서더니 커다란 나무 탁자가 순식간에 따끈따끈한 산해진미들로 채워졌다·
특히 돼지고기를 두껍게 썰고 갖은 양념과 향신료를 가미해 삶아낸 요리가 내 식욕을 자극했다·
성도의 천하제 객점에서 황 노인이 만들어준 돼지고기 요리가 생각나 입안 가득 침이 고였다·
이럴 줄 알았으면 노친네를 졸라 만드는 법이나 알아둘 걸 그랬다·
“음식들을 준비하느라 고생이 많았겠군·”
이화부인이 가볍게 덕담을 했다·
쉰 살의 나이에 도도한 기품이 흐르는 그녀는 이종산이 처음 맞이한 정실부인으로 본래 이름은 백리하상이었다·
이름에서도 짐작할 수 있다시피 그녀는 백리세가(百里世家)의 핏줄이었다·
호광성에 뿌리를 둔 백리세가는 사천당문이나 남궁세가처럼 강호인들이 말하는 오대세가의 반열에까지 들지는 않았다·
하지만 호광성 하고도 속칭 호남성이라고도 불리는 동정호의 아래쪽에서는 상당한 영향력을 지닌 호족 가문이자 무림문파였다·
예로부터 호남•호북•광동•광서의 사성(四省)에 풍년이 들면 온 대륙이 풍족하다는 말이 있을 만큼 호남성은 광활한 곡창지대로 유명했다·
해마다 봄과 가을이 되면 호남성에서는 엄청난 양의 보리와 미곡이 산출된다·
그걸 천룡표국이 다른 어느 표국보다도 먼저 그리고 많은 양을 강동과 강북으로 운송할 수 있는 것은 순전히 백리세가 덕분이었다·
“고생이랄 게 뭐 있나요· 전부 숙수들과 시비들이 준비한 것을요·”
청화부인이 겸양의 말을 했다·
젊은 시절 소주(蘇州)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미녀였다는 그녀는 올해 마흔두 살이 되었어도 여전히 시들지 않은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었다·
“사람을 부리는 것이 가장 어려운 법· 이렇게 음식이 정갈한 걸 보니 청화각의 기강이 엄격함을 알겠네· 이는 표국일로 바쁘신 국주께서 신경을 쓰시지 않도록 하는 것이니 충분히 칭찬할 일이지·”
칭찬이라는 한마디가 어쩐지 가시처럼 뾰족하게 들렸다·
이화부인은 지금 비록 청화각으로 초대되어 왔어도 웃어른은 어디까지나 자신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큰 형님께서 그리 말씀해 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군요· 혹시 상공께서도 그렇게 생각하시는지요?”
청화부인이 이종산을 지그시 바라보며 끼를 부렸다·
앞서 이화부인이 국주라고 호칭한 반면 그녀는 지극히 사적인 명칭인 상공이라고 했다·
서열은 당신이 높을지 몰라도 이종산과는 열 살이나 젊은 내가 훨씬 더 가깝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한 방 먹었다면 먹은 것인데 이화부인은 조금의 흔들림도 없었다·
이종산은 이종산대로 대답 없이 조용히 술잔을 기울일 뿐이었다·
여자들의 기 싸움에 괜히 끼어들고 싶지 않은 것이다·
“청화각의 기강이 엄격한 줄은 모르겠으나 정원은 삭막하기 그지없군· 봄이 온 지가 언제인데 꽃 한 송이 피지 않은 정원이라니· 본시 정원은 가꾸는 사람의 마음을 비추는 것이거늘·”
일침을 가하고 나선 사람은 둘째 부인인 자화부인이었다·
다소 뾰족한 인상의 그녀는 본래 언사에 거침이 없었다·
이을룡의 성급한 성정은 딱 그녀에게서 물려 받은 것이었다·
처음 시집을 왔을 당시 이화부인은 배꽃을 좋아해 본인의 거처에 배나무를 잔뜩 심고 이화각(製花閣)이라는 이름까지 지었다·
두 번째 시집온 자화부인은 이것저것 여러 가지 꽃을 심었다·
한데 이종산이 첫 번째 부인의 거처를 찾을 때마다 질투심을 견디지 못한 나머지 하인들에게 배꽃을 연상시키는 흰 꽃들을 전부 뽑아 버리게 했다·
그런데 밤에 하인들이 흰 꽃과 노란 꽃을 구분하지 못하고 그만 두 가지 색깔의 꽃들을 전부 뽑아버렸다·
이후 그녀의 정원엔 공교롭게도 자줏빛 꽃만 남게 되었다고 한다·
세 번째 시집온 청화부인은 더욱 질투심이 심해서 아예 꽃이 피지 않는 대신 사철 푸른 나무들로만 심었다·
자화부인은 지금 청화부인의 그런 극단적 성격을 지그시 꼬집은 것이다·
청화부인도 당하고만 있지 않았다·
“봄만 되면 정원 전체가 한 가지 색깔의 꽃으로만 출렁이는 것도 이상하지 않나요? 전 이화각이나 자화각을 찾을 때마다 어떤 집요함 같은 것이 느껴져 불편하던데·”
“나를 걸고 넘어지는 건 그렇다고 쳐도 큰 형님까지 끌어들이는 건 어디서 배워 먹은 버르장머리지? 웃어른으로서 단지 자네를 칭찬 하셨을 뿐인데·”
“제 나이 올해 마흔둘이에요· 자식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버릇없다는 소리를 듣게 해주시는 둘째 형님도 예법에 썩 밝다고는 못 하겠군요·”
“부끄러운 줄을 아는 걸 보니 아직은 가르치면 개선의 여지가 있겠군· 그래· 그게 어디야· 그렇지?”
“말씀이 지나치십니다!”
“잔머리 굴릴 생각 말고 국주님 얼굴에 먹칠이나 하고 다니지 않도록 조심해· 지난번 향시 때 자네의 친정에서 지부대인을 돈으로 구워 삶았다는 소문이 저자에 파다한 걸 내가 모를 줄 아나?”
“누가 그런 터무니 없는 모함을····”
텅!
이종산이 거칠게 술잔을 놓았다·
그 바람에 두 부인의 기 싸움이 한참 재밌어지는 대목에서 그만 뚝 그쳐 버렸다·
휘주상인들과 산서상인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듯 천룡표국 내에서도 자화부인과 청화부인은 본래 사이가 나쁘기로 소문이 자자했다·
이종산이 나직한 음성으로 말했다·
“아이들 앞에서 이 무슨 추태들이오!”
“모두 제가 어질지 못한 탓이에요· 역정은 그만 내시고 어서 식사하셔요· 그래야 아이들도 요기를 하지요·”
이화부인이 조용히 달랬다·
그러자 이종산이 못 이기는 척 젓가락을 집어 들었다·
사람들도 그를 따라 식사를 시작했다·
‘귀부인들도 별거 없구나·’
새삼 사람 사는 거 다 거기서 거기라는 생각이 든다·
워낙 쟁쟁한 가문의 혈족들이어서 싸울 때도 범부의 아낙들과는 좀 다를 줄 알았다·
한데 머리끄덩이만 붙잡지 않았을 뿐 딱히 다른 것 같지도 않았다·
아니다· 다른 게 한 가지 있다·
범부의 아낙들은 욕 좀 하고 머리카락 좀 뽑히는 것으로 끝난다·
하지만 이들이 본격적으로 싸우면 사람들이 수도 없이 죽어 나간다·
방금 오고 간 말 속에도 사람 죽이는 칼이 숨겨져 있었을 것이다·
나는 잠시 방심했던 마음을 팽팽하게 다잡았다·
“여섯 번째 당은 병룡에게 주세요·”
식사 중 이화부인이 불쑥 내뱉은 말이었다·
갑작스러운 그녀의 말에 모두가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누구보다 당황한 것은 당사자인 이병룡과 그의 친모인 청화부인이었다·
특히 청화부인의 눈동자가 튀어나올 것처럼 커졌다·
오늘 이 자리를 마련한 것도 구태여 사람들을 이곳으로 유인(?)한 것도 모두 이종산으로부터 칠각의 당(堂) 승격 약속을 확실히 받아내기 위해서다·
한데 가장 걸림돌이 될 줄 알았던 이화부인이 오히려 먼저 얘기를 꺼내면서까지 지지를 해주니 어안이 벙벙할밖에·
이종산이 물었다·
“반대를 할 줄 알았더니·”
“갑룡이와 을룡이 모두 스물다섯 살에 강룡당과 복룡당의 당주가 됐어요· 병룡의 올해 나이 스물여섯 충분히 당을 맡아도 될 나이에요· 그게 밖에서 보기에도 좋고요·”
“밖에서 보기에?”
“안에서는 싸워도 세상 사람들의 눈에는 화목해 보여야 하지 않겠어요? 그리고 자식들끼리 싸우는 건 모든 세가들이 대를 이어 겪는 문제이니 아우님들을 너무 나무라지도 마세요· 따지고 보면 이게 다 당신 탓이라는 것을 이제 와서 부인하시진 않겠지요?”
그녀가 말한 아우들이란 자화부인과 청화부인이었다·
나는 이화부인에게서 싸움닭 두 마리 사이에서 홀로 고고한 기품을 뽐내고 앉아 있는 봉황을 보았다·
그래 웃어른이라면 자고로 저래야지·
게다가 단 한마디 말로 이종산을 꼼짝 못 하게 하는 저 압도적인 위엄까지·
“참고하겠소·”
“대신 조건이 있어요·”
“무엇이오?”
“강룡당과 복룡당의 표사를 쉰 명씩 더 증원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세요·”
천룡표국 내의 모든 당과 각은 표사들과 쟁자수들을 증원할 때 반드시 표왕부의 재가를 받아야 한다·
다만 빠른 일 처리를 위해 극히 소수의 인원일 경우 당주의 직권으로 선 고용 후 재가를 받아도 크게 문제 삼지 않았다·
그러나 고용을 한 이후 일급 표사나 표두로 승진 시킬 때에는 또 반드시 표왕부의 재가를 받아야 한다·
한마디로 모든 인사권을 표왕부에서 쥐고 있었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생사여탈권을 쥔 사람에게 충성하기 때문이다·
인사권을 표왕부가 쥔 상태에서는 이갑룡과 이을룡이 아무리 노력해도 자신들의 세력을 키우는 데 한계가 있었다·
나는 이종산이 인사권을 쥐고 절대로 놓아주지 않는 이유를 오늘에서야 알 것 같았다·
그랬다간 천룡표국이 자식들의 외가에 의해 벌써 갈기갈기 찢어졌을 것이다·
그러면 그렇지· 칠각을 순순히 당으로 승격하라더라니· 다 주고받는 노림수가 있었던 것이다·
한데 이건 이병룡에게도 결코 나쁜 일이 아니었다·
강룡당과 복룡당의 표사들을 증원하면서 여섯 번째 당의 표사들 숫자를 묶어 놓으라고 하지는 못할 테니까·
눈치 빠른 청화부인이 한마디 끼어들 법도 한데 가만히 입을 다물고 있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었다·
싸울 때 싸우더라도 공동의 이익을 위해서는 똘똘 뭉치는 것이 바로 저들 세 부인이었다·
“이미 쉰 명이나 증원을 허락해 주었소만·”
“여름이 되고 가을이 되면 물동량은 더욱 폭발적으로 늘어날 거예요· 지금부터 표사들을 증원해 두면 표국을 훨씬 더 큰 규모로 키울 수 있어요·”
“표국은 신뢰가 생명이오· 덩치를 키우는 것보다 쓸만한 표사와 쟁자수들을 뽑아 그들을 내 손발처럼 부릴 수 있도록 훈련시키는 것이 더욱 중요하오· 지금의 강룡당과 복룡당의 저력으로는 쉰 명이 한계요·”
“광야도 달려보고 달리는 말에서도 떨어져 봐야 아이들이 성장하지 않겠어요? 장차 당신의 뒤를 이어 표국을 이끌 재목들인데· 그리고 한 가지 더 있어요·”
“또 무엇이오?”
“십칠 각을 쪼개어 다른 각에 골고루 편입시켜 주세요· 정룡이는 갑룡이나 을룡이가 데려다가 가르쳐 쓰도록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