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gressing with the King’s Power Chapter 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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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136화

“····”

연무장에서 가부좌를 틀고 있던 태현이 눈을 떴다·

며칠 전 정무맹의 초절정고수들을 상대했던 곳이다·

정무맹주의 개인 연무장이었으니 이제는 주인이 바뀌었다 생각해도 되리라·

“취임식을 치르지 않겠다고?”

제갈선이 어이없다는 얼굴로 물었다·

“그래· 지금의 정무맹에 그런 쓸데없는 허례허식이 필요하진 않을 텐데?”

“세가(勢家)의 가주에서 출신 모를 이방인에게 맹주 자리가 넘어가는 것이네· 하물며 그 이방인이 전대 맹주와 맹의 요인들을 살해한 장본인이지·”

“묘하게 삐딱한걸· 그래서?”

“단순한 허례허식이 아니라 정무맹을 단결시키기 위해 필요한 과정이라는 말일세·”

“맹에 돌아오더니 다시 늙은이가 되었군·”

“····”

“어쨌든 이 몸은 당분간 나가 있을 테니 취임식 건은 일임하도록 하지·”

“그러니까 취임식에 자네가 있어야 한다고····”

“가봐야 할 곳이 있다·”

“····”

“지금 내 관심이 어디에 있는진 잘 알 텐데·”

한숨을 내쉰 제갈선이 입을 열었다·

“마교를 말하는 건가·”

“그래· 정확히는 천마신교가 흡수한 혈마신교가 있던 곳이지·”

같은 뿌리를 두고 있는 마교·만약 움직인다면 이그문이 장악하고 있는 혈마신교여야 했다·

그런 곳이 망했다·

지금의 천마 백세희는 여인의 몸으로 초절정고수에 오른 자·

‘그러고 보니 얼마 전 상대한 아미파의 장로도 초절정고수였던가· 확실히 제갈선보다는 무력이 뛰어났었다·’

굴복시킨 정무맹의 기둥들·

남자냐 여자냐 하는 건 중요하지 않다·

여인의 몸으로 구파일방의 장문인이나 장로직을 수행하는 이들은 적지 않았으니까·

“천마신교는 패도를 지향하는 곳이라 했었지·”

태현이 제갈선이 알려준 정보를 입에 담았다·

맹이 다수의 고수를 보유했음에도 마교를 쓸어버리지 못하는 이유·

제갈선은 말하지 않았지만 그 이유는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다·

“백세희가 남궁천보다 더 강하다·”

“····”

“너희들이 혈마로 알고 있는 이근문 또한 마찬가지였겠지·”

천마 백세희와 혈마 이근문·

“남궁천의 위신을 위해 대등한 초절정고수라 평하고 있지만 실은 자신이 없었던 게 아닌가·”

자칫 정마대전이 발발했다간 패하는 건 정무맹이 될지도 모른다·

“그리 생각하여 숨죽이며 관망하고 있던 게 아닌가·”

“····”

잠깐의 침묵이 흘렀다·

제갈선이 굳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부정하지 않겠네·”

“그런 시기에 이 몸이 나타났다·”

초절정 정도로는 표현하기 힘든 강자·

이근문의 정체를 알고 혈마와 천마를 동시에 상대해도 부족함 없는 최강자·

천하제일인·

“판을 뒤집을 절호의 기회라 생각했겠지·”

태현이 턱을 까딱였다·

제갈선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 또한 부정하지 않겠네· 허나 정무맹주가 되기로 한 건 그대의 뜻이기도 하지 않은가·”

정무맹주가 잡히면 전쟁을 시작하기도 전에 흐트러지는 것이라고·

제갈선이 전쟁이라는 단어에 힘주어 말했다·

“이 몸이 잡힐 거 같나?”

“저쪽에 무슨 일이 있는지 모르지 않을 텐데·”

“그러니 직접 가서 확인해 봐야지·”

“····”

다시 원점·

고개를 젓는 제갈선을 보며 태현이 말을 이었다·

“혈교의 근거지에 몰아닥쳤다는 자연재해· 그건 티폰의 권능이 분명하다·”

티폰이 혈교와 부딪쳤고 혈교가 약해진 상황에서 천마신교의 습격이 이어졌다·

그 결과 마교가 통일되었다·

“인간들의 합리적인 사고방식으로도 이 정도는 유추할 수 있을 테지·”

“····”

“백세희란 것이 아무리 강하다 해도 인간· ‘이근문’을 어쩌진 못해·”

“그 말은····”

“이근문이 아니라 이그문· 녀석의 신변에 무언가 이상이 생긴 것이다·”

이그문과 티폰·

“녀석들의 행방을 찾아야 한다· 거지들의 정보망으로도 확인되지 않으니 이 몸이 직접 움직일 수밖에· 안 그런가?”

이미 답이 정해져 있는 대화였다·

침묵하던 제갈선이 입을 열었다·

“사람을 몇 붙여주지·”

“길잡이 한 명이면 충분하다·”

“맹을 오래 비우는 거 좋지 않아· 상황을 확인하는 대로 곧바로 돌아온다 약속할 수 있나?”

“글쎄·”

“····”

“걱정하지 마라·”

태현이 어깨를 으쓱이며 말을 이었다·

“네놈에게 씌인 게 뭔지 알아내기 전까진 죽을 생각 없으니·”

“또 그 말인가· 과한 추측이로군·”

“두고 보면 알게 되겠지·”

일전 남궁천과의 전투에서 보였던 미묘한 반응·

‘제갈선· 이 녀석은 탑과 관련이 있다·’

태현이 확신에 찬 눈으로 총관과 눈을 맞추었다·

지금은 그저 상황을 지켜볼 뿐이다·

“내일 당장 출발하겠다·”

“알겠네·”

이만 가라는 듯 손을 휘젓는 축객령에 제갈선이 조용히 연무장을 떠났다·

‘고삐를 죌 시간이군·’

후우우· 후우·

들숨과 날숨을 반복하며 호흡을 가다듬었다·

홀로 남은 태현이 다시 신마력을 조율하는 데 집중했다·

* * *

“····”

태현이 눈앞의 무인과 눈을 맞췄다·

여자의 이름은 당세화·

제갈선이 길잡이로 추천한 이였다·

“이 몸을 향한 감정이 좋아 보이지 않는군·”

태현이 설명을 요구하는 얼굴로 제갈선을 쳐다보았다·

투기를 넘어 살기가 뿜어지고 있는 까닭이다·

“사천당가주의 여식이네·”

“사천당가라면····”

‘침과 독으로 귀찮게 하던 녀석· 남궁천과 함께 처리한 이 중 하나인가·’

자세한 얼굴은 떠오르지 않는다·

애초에 남궁천 말고는 별로 중요하게 생각되는 녀석이 없었기 때문이다·

‘제갈선 녀석도 특별함이 보이지 않았다면 죽였을 상황 아니던가·’

그에게 중간계의 인간이란 그 정도 존재·중요한 건 호의적이지 않은·

아니 자신이 죽인 자의 딸을 길잡이로 선택한 제갈선의 의도다·

“현재 맹은 인력난에 처해 있네·”

맹의 실무를 책임지던 기둥들이 줄줄이 초상을 치러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서는 한 사람이 이인분을 해주어야 한다고·

당세화는 일류고수이며 구파일방과 세가의 후기지수들과도 두터운 인맥을 자랑한다 덧붙였다·

“무엇보다 그녀가 자원했다네·”

“····”

맹주를 갈아치운 이방인·

대마두의 싹이 보이는 냉혈한·

누구도 태현과 단둘이 떠나는 걸 꺼리는 마당에 자원한 이가 나타났다·

제갈선의 입장에선 고민할 필요 없는 일이었다·

‘말이 길어봤자 꼴만 우습게 될 듯하군·’

어차피 당세화 정도에게 당할 일도 무력적인 도움을 받을 이유도 없다·

“길잡이로선 더할 나위 없는 조건 아닌가·”

씨익·

제갈선이 특유의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한 방 먹였다는 생각에서다·

태현이 개의치 않으며 당세화와 눈을 맞추었다·

“눈빛 한번 살벌하군· 갔다 올 동안 취임식은 잘 끝내놓도록·”

“걱정 말게· 자네가 돌아올 즈음이면 모든 게 정리되어 있을 테니·”

“입만 살아서는· 여자 앞장서라·”

말없이 노려보던 당세화가 제갈선에게 포권을 취한 뒤 걸음을 옮겼다·

“허튼짓 말고 최대한 빨리 돌아오게·”

제갈선의 말을 흘리며 조용히 당세화를 뒤따르는 태현이었다·

* * *

식사와 휴식을 최소화하여 꼬박 나흘을 달렸을 때다·

인적이 드문 산맥의 공터에서 태현이 멈춰 섰다·

앞서가던 당세화가 덩달아 멈췄다·

“여기서 쉬고 간다·”

“····”

당세화가 호흡을 가다듬으며 허리춤의 물병을 풀었다·쯧·

그늘진 곳으로 이동해 앉는 그녀를 보며 태현이 혀를 찼다·

그녀와 함께한 지 나흘·새삼 일류와 초절정 사이에 얼마나 큰 격차가 있는지 실감된다·

‘제갈선이었다면 이틀이면 주파할 거리를··· 느려터졌군·’

태현이 당세화의 맞은편에 앉아 물통을 입에 가져다 대었다·

목을 타고 미지근해진 물이 흘러내린다·

‘그나저나 육체라는 건 재미있군·’

분명 신체 구조는 무림인들과 다름없는데 지니고 있는 존재력은 천지 차이다·

김태현이 나고 자란 세계도 그랬다·

플레이어라 불리던 각성자들·

그들 또한 무림인과 엇비슷한 존재력을 지닌 미물이었다·

‘그 정도가 중간계의 수준이라는 것이겠지·’

상계의 절대자급·

하계의 최상위 마물과 접촉한 중간계가 적지 않음을 알고 있다·

‘김태현과의 차이라면··· 닿은 자가 요마였다는 것이겠지·’

유일신이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낸 존재 ‘바알’과 ‘발락’·

발락의 힘은 중간계인(人) 요마에게 닿았고·

요마의 힘은 또 다른 중간계인(人) 김태현에게 닿았다·

‘요마’와 ‘포식자’·

성좌로 각성한 그들의 성장 폭이 중간계의 이들과 다른 건 닿았던 격의 주인이 달라서일 터·

그렇다고 모두가 그런 성장을 보일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즉 요마와 김태현에겐 그 힘을 소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했다는 건데···’

그 차이가 무엇인가·

생각할수록 의문이 풀리기보다 꼬여가는 듯하다·

“····”

자신을 향한 시선을 느낀 태현이 사색에서 빠져나왔다·

“너· 언제까지 노려볼 거냐?”

“쳐다보는 것까지 당신 허락을 받아야 하나?”

당세화가 삐딱한 얼굴로 되물었다·

“맹주를 대하는 태도치곤 버릇이 없군·”

“당신은 아직 맹주가 아니야·”

“취임식을 하지 않았으니 아직 맹주가 아니다?”

“당연한 소····”

“말꼬리를 물고 늘어지는 걸 보니 아직 애송이군·”

“····”

이죽거림에 당세화의 얼굴이 꿈틀거렸다·

태현이 자신의 시선을 피하지 않는 그녀와 눈을 맞추었다·

무력 차이를 알고 있을 텐데도 눈을 피하지 않는다·

“용기는 가상하다만·”

스륵·

검붉은 마력이 아지랑이처럼 피어올랐다·

“까불지 마라·”

“···!!”

“일류고수라면 제갈가의 녀석들을 꽤 상대해 봤지·”

어느 정도로 힘을 사용해야 죽지 않는지도 확인했다·

“큭····”

당세화가 신음을 흘렸다·

“계집· 아비 이름이 뭐였나?”

“당···기세····”

얼핏 제갈선이 말해준 이름이 떠오른다·

“그래· 그런 이름이었지·”

“네놈··· 아버님을 더 이상 욕되게····”

“닥쳐라·”

쿠웅·

거리를 좁힌 것만으로 당세화의 두 무릎이 바닥에 닿았다·

“이 몸은 수많은 이들의 목숨을 취했다·”

누군가의 아버지· 남편· 자식· 아들·

어울리지 않게 말이 길어진다·

“이 몸은 얼마 전까지 화경에 닿은 이방인이었다· 지금은 정파 무림을 이끌어야 하는 맹주가 되었지·”

맹에 자신의 힘은 충분히 증명했다·

불만이 있어도 정파무림의 앞날을 위해서라도 태현의 힘은 필수적이다·

“그런데 넌 어떻지?”

한 걸음·

거리를 좁혔다·

쿠우웅·

“···!!”

태산과 같은 중압감이 더해진다·

당세화가 비명과 같은 신음을 흘렸다·

“임무 수행 중인 맹주의 안내역으로 자원해 살심을 품고 있군·”

“개···소···리····”

한 걸음 더·

쿠웅!

“칵····”

짓누르는 기세에 당세화가 피를 토한다·

“닥치고 들으라고 했을 텐데·”

기세에 힘들어하는 당세화를 아랑곳 않고 태현이 말을 이었다·

“누군가에게 살기를 드러내는 건 그럴 힘이 있는 자만이 할 수 있는 행위다·”

고작해야 일류·

절정도 초절정도 아닌 녀석이 그리 행동하는 건 오만함도 용기도 아닌·

“그저 멍청한 것일 뿐이지·”

“카···학····”

몇 번을 토한 당세화가 몸을 떨기 시작했다·

역류증상·

이 이상 압박했다간 폐인이 되고 마리라·

“쯧·”

태현이 힘을 거두었다·

“일류는 너무 약하단 말이야·”

“카하···악··· 칵····”

숨통이 트인 당세화가 바닥을 나뒹굴었다·

잠깐 사이 몸은 만신창이가 되었는데 두 눈에 깃든 독기는 사라지지 않았다·

“쯧· 괜히 시간만 지체····”

혀를 차던 태현이 말을 멈추며 수풀로 눈길을 돌렸다·

스스스·

아지랑이처럼 피어난 마력이 퍼지길 잠시·

“찾아가는 수고를 덜었군·”

퍼억·태현이 뒤편으로 당세화를 걷어찼다·

날아간 당세화의 몸이 바닥을 구르다 나무에 닿으며 멈췄다·

부르르 몸을 떤 그녀가 다시 한번 피를 토했다·

“나와라·”

서늘한 경고에 수풀 속에서 복면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여인을 그리 대하면 쓰나·”

붉은색 복면을 두른 남자·

복면 사이로 드러난 적안이 초승달처럼 휘어져 있었다·

“짐승을 다루는 데는 매가 약이지·”

“큭큭··· 김태현의 얼굴을 하고 재미있는 말을 하는군·”

“알맹이가 바뀐 건 너도 마찬가지 같은데·”

남자가 웃었고·

태현도 마주 웃으며 마력을 몸에 둘렀다·

“안 그런가 이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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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gressing with the King’s Power

Regressing with the King’s Power

Score 8
Status: Completed Type: Author: Released: 2020 Native Language: Korean
“I’ll eat all your skills!”, ‘f*ck this awakening bullshit’, ‘To hell with being a loser.’ Kim Taehyun, whose awakening level remainsThe life of an unawakened, where condescendence, disdain, and harassment are the norm. Damned loser… Damned life… Damned awakening…! And at the damned moment of death, I encountered “King,” a strange being. With blindingly bright light, my second life began. But this time, it’s different. Because this time, I’m an Awakened too! I will devour those who stand in my way, and I will never bow my head down to someone ever a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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