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gressing with the King’s Power Chapter 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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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132화

“티폰· 너는 달랐다·”

이그문이 깃든 남자·

무림인의 입술이 달싹였다·

입가를 씰룩인 티폰이 물었다·

[무엇이?]

처음 계획과 틀어진 지금의 상황·

김태현을 포함한 다른 대공들의 입장에선 달갑지 못할 것이다·

‘엘븐은 필시 욕지거리를 지껄이고 있겠지·’

그럼에도·거인왕의 입가에 그려진 미소는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기쁜 마음을 주체하기 어려워질 정도다·

왜일까·

‘어째서인가·’

몇 번이나 생각해 보아도 이유는 하나였다·

‘지금의 상황을 즐기고 있는가·’

본래의 계획이 틀어지고·

누구보다 먼저·

‘본신은 이그문과 접촉하게 된 지금을 즐기고 있다·’

중간계의 인간들이 즐기는 유희·

미물들이 벌이는 게임에 비유한다면 가장 먼저 보스방에 도착한 플레이어의 심정일 것이다·

마침 그들이 하고 있는 것도 탑을 오르는 것이니·

[게임이라는 비유도 틀리지 않겠군·]

마지막 생각은 저도 모르게 입 밖으로 내고 말았다·

의미를 유추한 이그문의 적안이 가늘어졌다·

“유희를 향한 갈망· 오만함· 그것만큼은 이전과 다를 게 없는가·”

[흐하하하· 어울리지 않게 머리 굴리는 건 그대도 마찬가지이지 않나·]

로자리아와 이그문이 릴리스의 수하였다는 건 대공들 사이에서 더 이상 비밀도 아니다·

특히 최상위 인큐버스였던 그가 전대 서큐버스 퀸과 어떤 사이였는 지도 알 만한 이들은····

“닥쳐라·”

이그문의 목소리가 싸늘해졌다·

더 이상의 헛소리는 용납하지 않겠다는 듯 몸에서 핏빛 마력이 넘실거렸다·

[대화를 원하는 게 아니었나?]

쿠구구구·

티폰이 갈무리하고 있던 마력 일부를 발산했다·

이그문이 제어하고 일대 공간이 다시 한번 일렁인다·

“····”

대공급 전력이 중간계에서 충돌한다면 일대 공간이 무너지는 걸로는 끝나지 않을 것이다·

[원한다면 당장 전투를 치러도 좋다· 하지만 본신을 이리로 부른 건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하려던 것일 테지·]

티폰이 턱을 까딱였다·

[말해 보도록· 한 번쯤은 친히 숙고해 줄 테니·]

능청 떨듯 어깨를 으쓱이는 건 덤이었다·

“과연··· 수많은 시간선을 경험한 네놈은 확실히 다르구나·”

죽음과 봉인을 반복하며 다수의 시간선을 살아낸 대공·

현 시간선에선 그때의 기억을 지닌 채 부활했으니 불사(不死)라는 호칭이 부족하지 않았다·

물론 티폰이 원한 대답은 아니었다·

[선문답으로 시간을 허비할 셈인가?]

“추측뿐이었던 본귀의 생각에 확신이 섰다는 말이다·”

[····]

정적이 감돌았다·

언제부터였을까·

주변 무림인들의 시선에서 생기가 느껴지지 않는다·

‘시간을 멈췄다·’

존재력으로 공간을 일그러트리는 건 어렵지 않다·

하지만 시간을 멈추는 건 다른 수준의 문제다·

하계나 상계의 힘을 극상으로 사용해야 할 터·

제아무리 미세 조정한다 해도 중간계·

무림인의 육체로는 견디지 못한다·

‘흐음··· 마력 이외에 다른 힘은 느껴지지 않는데·’

중간계에서 녀석은 뭘 하고 있는가·

별다른 의미를 지니지 못하던 관심이 호기심으로 한층 강화되었다·

‘호기심이란 유희를 보다 다채롭게 만드는 감정이라지·’

찰나간 새로운 형제와의 대화가 떠올랐다·

김태현의 몸을 차지한 도플갱어·

이제는 맹약자가 된 그 또한·

‘감정을 알아가는 단계를 지나고 있다 했었다·’

누구보다 강한 존재로 태어나 군림해 왔으나 오랜 시간을 무료함에 파묻혀 살아야 했다·

유희를 갈망하는 건 그뿐만이 아니었다·

“본귀를 앞에 두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냐?”

갑작스레 들리는 목소리에 티폰이 아래를 내려다봤다·

이그문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얼굴로 쳐다보고 있었다·

잡념에 빠진 동안 혼자 떠들고 있었던 모양이다·

[흐하핫· 깜빡 졸았군·]

“····”

[무슨 얘기 중이었지?]

“집중해라· 대공 모두가 힘을 합쳐도 성력을 감당할 수 없다 그리 말하던 중이었다·”

‘중요한 얘기였군·’

어색한 상황을 무마하는 데엔 웃음만 한 게 없다·

[크하하하하하·]

“····”

조금 전의 어리숙한 모습 따위 기억에서 지워지도록·

[흐하하하하하하하·]

강렬한 웃음을 연이어 터트렸다·

쿠르릉· 쿠르르릉·

고요하던 공간이 진동하며 천둥소리가 울렸다·

아무래도 조금 더 얘기를 나누며 지켜볼 필요가 있을 듯하다·

[이그문· 잔머리 굴리는 게 늘었구나·]

“또 무슨 헛소리냐·”

[성력(星力)이라면 본신도 맞닥뜨려 봤다·]

통합왕에 올랐던 자신조차 헤아리기 힘든 힘이었다·

삼천세계라는 그릇으로 담아내기엔 벅찬 에너지·

만약 이 소우주가 세 명의 성좌를 배출한 전력이 없었다면 지금까지 벌어졌던 사건만으로 궤멸되고 남았으리라·

그런 힘을 다루는 남자가 눈앞에 있다·

미물의 육체에 숨어서 제법 그럴듯한 거짓말을 늘어놓고 있다·

[그렇게 압도적인 힘이라면 패도를 걸었어야지·]

“····”

[너는 그러지 않았다· 아니 못 했다 봐야겠지·]

침묵하는 이그문을 보며 티폰이 말을 이었다·

[어째서 하지 못했을까· 성력을 손에 쥔 잘난 혈마님께선 왜·]

“····”

[대공 따위를 쓸어버리지 못하고 있는 걸까?]

흐으음· 흐으으음·

티폰이 과하게 고개를 갸웃거리며 몸을 흔들었다·

[혹시 성력이라는 힘을 사용하는 데 제약이 있는 게 아닐까·]

도발을 이어간다·

[혹시라는 표현이 민망할 정도로 네놈의 상황이 온전치 못한 게 아닐까·]

도발에 조롱을 뒤섞는다·

[본신은 그런 합리적인 의심이 든다만·]

“····”

[와하하하하·]

자신의 추측이 마음에 든 티폰이 대소했다·

사실 추측이랄 것도 못 된다·

6층에 당도하기 전 이미 논의된 사안이니까·

당사자의 얼굴을 눈앞에서 보는 건 다른 즐거움이었다·

“제약이라면 네놈들도 달고 있지 않나· 이곳에서 마력과 신력이 회복되지 않는다는 건 알고 있을 텐데?”

[그대는 다른가? 다르기 때문에 인간의 몸에 숨어 있는 것인가?]

“숨은 게 아니다· 그저 보다 편한 방법을 활용하고 있을 뿐이지·”

[편협한 말장난이군·]

“말을 섞어 보니 알겠군· 네놈··· 김태현을 닮았구나·”

말꼬리를 물고 늘어지며 상대를 조롱하는 걸 서슴지 않는다·

대화를 하다 보면 어느새 농락당하는 입장이 된다·

“편협한 말장난이라 했나· 그렇다면 네놈은 같잖은 말장난을 배운 셈이군·”

목소리는 싸늘했으나 적의는 느껴지지 않았다·

“계속 지껄이겠다면 말리지 않겠다· 그럴수록 네놈만 손해일 테니까·”

[흐하하핫·]

“알아들었으면 그만 닥치고 본귀의 말을 경청하도록·”

[그래 본신이 루시퍼나 길페르와 다르다 했지· 무엇이 다른가?]

“대화를 주도하려 하지 마라·”

[흐흐흐· 그건 본신이 알아서 할 것이다· 그대는 제안이나 하면 돼·]

“김태현 놈의 망령을 네놈에게서 볼 줄이야····”

이그문이 감정을 숨기지 않으며 와락 얼굴을 찌푸렸다·

[형제에게 물들지 않은 대공이 얼마나 되겠는가· 그대가 이런 일을 꾸민 것 또한 그래서일 테지·]

핏빛의 대공이 덤덤히 고개를 저었다·

[스스로의 부정을 부정하는 것부터가 진정한 대화의 시작임을 모르는군·]

“모든 건 김태현의 회귀로 시작되었다· 녀석의 회귀 후 오래전 본귀와 접촉했던 성력이 발현되었지·”

목소리에 거대한 힘을 마주하던 순간의 떨림이 묻어났다·

“처음에는 네놈들 모두를 죽이려 했다· 죽인 뒤에 본귀가 삼천세계의 통합왕이 되려는 생각도 잠깐 했었지·”

[귀여운 꿈이었군· 그 힘이 잔재임을····]

“마력이든 신력이든· 두 개의 힘을 섞은 신마력이든·”

티폰의 말을 끊으며 이그문이 말을 이었다·

“바깥의 힘에 비하면 한낱 미물이 다루는 것에 불과하다· 우리가 중간계를 보는 것과 다르지 않은 수준일 테지··· 여기서 문제가 생겼다·”

목소리의 떨림이 한층 강해졌다·

이제는 후끈거릴 정도의 열기가 묻어났다·

그 모습이 제법 진지해 티폰은 한발 물러나 경청하기로 했다·

“네놈 말대로 성력이란 힘은 삼천세계가 견딜 수 없는 것이었다· 시험 삼아 힘의 일부를 표출하는 것만으로 하계가 뒤흔들리더군·”

하계가 뒤흔들렸다·

그 표현은 틀리지 않을 것이다·

“뒤늦게 삼천세계가 탑의 형태로 변모(變貌)했음을 알게 되었다· 본귀가 성력을 행사하기 전부터 그 누구도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은밀하게 바뀌어져 있었지·”

이그문이 깃든 남자의 눈이 번뜩였다·

“본귀는 몸을 숨겨 상황을 관망했다·”

중간계와 하계에서 흐르는 시간은 동일하지 않다·

중간계 전부를 더한다 해도 하계가 포용할 수 있는 존재력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그문은 성력을 이용해 중간계로 본체를 이동시켰다·

하계에는 분신을 남겨 놓음으로써 시간을 유리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무림의 혈교를 장악해 흡혈족을 대신할 세력을 키워냈다·

하계의 마물과 달리 중간계의 인간은 탑의 1층까지도 접근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미궁’의 힘 앞에선 상계의 제약도 느슨한 그물망에 불과하였다·

상계의 ‘선택받은 자’만이 접근할 수 있다는 허공록을 손에 넣었다·

기록을 통해 김태현이 바깥에서 성좌에 도달했으며 그가 삼천세계로 돌아온 이유를 파악했다·

100개의 층으로 재구축된 삼천세계·

그 각 층에 숨겨진 가능성을 이해하게 되었다·

가능성의 독점·

기회의 선점·

안배의 독식·

그 모든 것을 취하는 대신 새로운 삼천세계에서 도움이 될 만한 존재들을 살폈다·

단순한 확률 게임이었다·

[그 확률 게임에서 살아남은 게 본신이라는 거군·]

“그렇다· 허공록에 적힌 무수한 시간선 어디에서도· 너는 축복받은 삶을 살았다·”

자의적인 죽음과 봉인·

자의적이지 않았던 죽음과 봉인·

그 모든 게 이그문의 시선에선 축복과 같은 삶이었다·

“성좌가 되려면 소우주가 건재해야 한다지·”

[····]

“본귀는 생각을 바꾸었다·”

상계왕은 루시퍼· 하계왕은 길페르· 통합왕은 티폰·

봉인당한 상태인 티폰을 제외한 두 대공과 계약을 맺었다·

“너만 손에 들어오면 루시퍼와 길페르의 이탈은 대수로울 게 못 되었다·”

몇 번이고 허공록을 들추어 보았지만 통합왕에는 티폰만 한 적임자가 없다·

그리 판단했다·

[크흐흐· 지금 보니 제안이 아니라 구애였군·]

“본귀는 바깥으로 나갈 것이다·”

[본신은 삼천세계에 남아 통합왕이 되고· 그대의 소우주를 뒷받침하는 존재가 되어라?]

“제대로 이해했군·”

[푸흐하하하하하·]

“네게 나쁜 조건은 아닐 텐데·”

그는 허공록을 통해 티폰과 로자리아의 인연을 엿보았다·

티폰이 그녀를 위해 몇 번의 죽음과 봉인을 선택했으며 그의 헌신이 평범한 서큐버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도·

“통합왕이 된다면 로자리아와 평생을 함께할 수 있다·”

그녀를 상계왕이나 하계왕에 임명하는 건 물론 탑의 가능성을 독점해 넘볼 수 없는 무력을 지니게 할 수도 있다·

엘븐을 신수의 양분으로 삼아 봉인한다면 소멸 걱정 없이 해로(偕老)를 누릴 수 있다·

줄곧 티폰이 바라 온 욕망·

일전에는 제안하지 못한 내용이었다·

[그대는 그래서 형제를 이기지 못하는 것이다·]

“····”

생각지 못한 대답에 이그문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낭만이 없어 낭만이·]

쯧쯧쯧·

티폰이 혀를 차며 몸을 일으켰다·

쿠구구궁·

제어하고 있던 마력이 새어 나오며 기껏 안정화된 공간이 일렁인다·

[본신은 전에 없이 흥미로운 유희를 경험하는 중이다·]

함께할 파트너로는 이미 태현을 낙점했다·

비록 중간에 벌어진 사건으로 알맹이가 바뀌긴 했지만·

‘그렇다 해서 형제가 형제가 아니게 되는 것도 아니지·’

김태현의 이름을 받아 새로운 성좌가 되고자 하는 도플갱어·

김태현의 가능성을 빼앗아 완전한 성좌가 되려는 이그문·

김태현이라는 존재의 가능성을 빼앗겠다는 것과 성좌가 되겠다는 목표는 같으나·

[그대는 한 가지 중요한 걸 간과하고 있다·]

로자리아·

[본신의 유희는 그녀와 해로하는 것 따위가 아니야·]

하계왕이나 상계왕·통합왕 따위 누가 되어도 상관없다·

[본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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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gressing with the King’s Power

Regressing with the King’s Power

Score 8
Status: Completed Type: Author: Released: 2020 Native Language: Korean
“I’ll eat all your skills!”, ‘f*ck this awakening bullshit’, ‘To hell with being a loser.’ Kim Taehyun, whose awakening level remainsThe life of an unawakened, where condescendence, disdain, and harassment are the norm. Damned loser… Damned life… Damned awakening…! And at the damned moment of death, I encountered “King,” a strange being. With blindingly bright light, my second life began. But this time, it’s different. Because this time, I’m an Awakened too! I will devour those who stand in my way, and I will never bow my head down to someone ever a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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