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629화
어트랙션 탑승까지 한 시간 반·
박문대의 첫 홈마는 그저 인내했다·
“연주야 너 머리카락 낀 것 같은데 그 상어탈 잠깐 벗으면····”
“괜찮아! 편안해!”
“어··· 그래! 와 이거 봐· 여기 벽 우리 애들이 그린 낙서 같은 게····”
“오 정말 멋지다 바로 찍을게·”
‘살려줘·’
얼굴을 상어 인형에 처박은 홈마는 비명과 침음 사이에서 절규했다·
테스타는 아직 이쪽의 이상 현상(?)을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으나 다행인지 불행인지 옆자리의 전직 대학원생 친구도 자신이 왜 이러는지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다·
지금 놀이기구를 같이 타기 위해 이동하는 남자 셋이 테스타일 거라고는 짐작도 못 하는 것 같은 저 태평함은····
그 순간 홈마는 퍼뜩 정신을 차렸다·
‘알려줘야 하나?’
지금 옆에··· 바 박문대가 있다고 말이다·
‘이렇게 오래 같이 팬을 했는데····’
친구가 뒤늦게 깨달으면 큰 배신감과 아쉬움을 느낄 것 같았지만 그렇다고 지금 알려주면 어트랙션 탑승이 어려울 것 같았다····
멈춰서서 비명을 지르다 나중에야 후회하는 친구를 상상하다가 홈마는 결심했다·
‘···눈치 봐서 알려주자!’
조용히 할 타이밍을 기다리기로·
그 와중에도 옆자리에서는 영어로 대화하는 테스타의 목소리가 들렸다·
[여기가 생각보다 어두운데·]
[흠··· SF 호러 스파이· 모든 키워드가 ‘난 어두워요’라고 외치는데요? 형 당연하죠·]
알아듣지도 못하는 영어인데도 그 목소리들이 귀에 콱콱 꽂혔다·
담백한 억양 툭툭 던지듯 튀는 억양·
‘엄마야·’
홈마는 침을 삼켰다·
상어 인형에 가려진 외곽 시야를 의식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그다지 효과적이지는 않았다·
[···지만 잊지 마· 이건 조사야·]
[걱정 마요· 내가 모르면 누가 알겠어요?]
[으응· 세밀히 작은 요소까지··· 잘 살필게·]
영어 리스닝을 잘하고 싶다···!
‘아니 여기서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있으면 완전 도청인가?’
아무리 그래도··· 까지 생각하는 순간 그녀는 발을 헛디뎠다·
“아·”
정신이 팔린 사람의 당연한 수순이었다·
얼른 발걸음을 수습한 그 순간 옆에서 걱정 어린 영어가 들렸다·
[발목에 상처 없으신지요?]
선아현이었다·
홈마는 거의 고양이처럼 펄쩍 뛰어오를 뻔했으나 제스처로 소화했다·
“파인 오케이!”
군청색 야구 모자 선아현은 작게 고개를 끄덕이더니(‘미친 얼굴이 주먹만 해’라고 홈마는 생각했다) 조용히 고개를 돌렸다·
후·
‘기쁘고 죽겠다·’
그렇게 지옥인지 천국인지 모를 기다림 한 시간이 흐른 후·
[출근 시간입니다·]
정장을 입고 홀로그램이 감도는 가면을 쓴 어트랙션 직원들이 그들을 문으로 안내했다·
“와····”
지하실로 이어지는 것 같은 취급 주의 문구와 회사 로고가 잔뜩 붙은 철제문·
끼이이이익!
육중한 소리와 함께 열리는 그 문 안에는 스파이의 대기실 같은 느낌에 한 면에 거대한 홀로그램 화면이 떠 있었다·
마치 미션을 알려주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영상이 흘러나온다·
“오·”
[이 회사는 너무 수상한 곳이야·]
시네마틱 트레일러처럼 영어로 더빙된 테스타의 자체 컨텐츠가 짧게 편집되어 흘러나왔다·
수상한 회사 건물에서 괴물에 쫓기다가 실종된 후 AI로 재탄생해 냉동된 직원들·
그리고 그 후에 떠오르는 안내문과 방송·
[당신은 이들의 후임자입니다·]
You’re their replacement·
치이이익·
드라이아이스가 나오며 내부의 비상등이 점등한다·
심장이 두근거리는 가운데·
[출근 기록을 남기시겠습니까?]
반짝 홀로그램 옆 코드기가 점멸했다·
“우리 사원증!”
“아·”
여기가 바로 어트랙션 상호작용이구나·
기기 위로 구매한 사원증 굿즈를 대자 반짝 불빛이 들어오며 ‘KIS 입사를 환영합니다 직원님’이라는 문구와 함께 철컥철컥 코드기가 오르골로 변했다·
“신기하다!”
“우와·”
게다가 추가 효과도 있었다·
번뜩 오르골 틈새에 붉은 기운이 뜨며 마치 열릴 듯이 쾅쾅거렸다·
[AI 히든코드 확인 / 위험!]
앨범 어플에 첨부되어 있던 코드를 읽은 효과인 듯했다·
“오오!”
경보는 잠시 울리다가 꺼졌다·
약간 섬뜩하긴 했지만 마치 마법을 부리거나 비밀 기능을 킨 것 같은 그 놀라운 현실감에 두근두근할 무렵····
[오 그거 멋진데요!]
진짜 두근거리는 일이 발생했다·
차유진이 불쑥 상체를 내민 것이다·
‘야!’
[제가 촬영해도 당신이 괜찮을까요?]
“예··· 예스·”
대충 고프로 들고 Can I 어쩌구가 나왔으니 저걸 찍겠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홈마는 고개를 끄덕였고 차유진이 자신에게 휙 몸을 굽혔다·
“···!”
홈마는 숨을 참으며 바로 옆으로 훅 지나가는 차유진의 상체가 만든 공기의 촉감에 저도 모르게 훅 집중했다·
바람 냄새랑 스킨 로션 냄새····
‘그만!’
이게 무슨 염병인가!
그녀는 상어 대가리를 쥐어뜯고 싶은 충동을 간신히 참았다·
그 와중에 차유진은 고프로로 경고등 촬영을 마친 후 벙거지 끝을 까닥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멋지네· 고마워요·]
“····”
‘이··· 이런 느낌이었나·’
팬사인회 갈 때마다 끼를 죽이게 잘 부리는 걸로 유명한 멤버 중 하나긴 했는데 책상을 사이에 안 두고 보니 더 과했다·
타고난 거였구나·
‘일반인이어도 유죄다 미친놈아·’
절대 육성으로 할 수 없는 말을 속으로 중얼거리며 그녀는 직원의 안내를 따라 계속 이동했다·
[사무실로 안내하겠습니다·]
AI 컨셉에 충실하게 어트랙션 직원이 홀로그램 가면의 표정을 웃는 얼굴로 바꾸며 대기줄을 체크하는 듯했다·
‘여긴 직원들도 다 체격이 좋네····’
과연 대기업 테마파크라며 고개를 끄덕인 그녀는 연기 속으로 걸어 들어갔고··· 드디어 놀이기구의 레일 위 탑승대 앞에 서게 됐다·
그리고 그녀가 탑승할 기구는·
“헉·”
아주 컨셉츄얼하고 리얼한 근현대적인 다지인의 오피스 의자와 책상 세트처럼 생긴 롤러코스터··· 아무튼 탈 것이었다!
독특하면서도 컨셉에 어울리는 디자인이었다·
“신기하다····”
“멋진데?”
그리고 테스타가 올라탄 뒷자리 3인석은 마치 회사 응접실 소파처럼 생겨서 탁자가 달려 있었다·
그들도 신나게 타는 것을 너무 노골적으로 보지 않으려고 홈마가 노력할 무렵 옆 친구가 굳이 살짝 통역까지 시도해 준다·
“너무 신나서 숨이 안 쉬어진다 뭐 그런 이야기 같지 않아? 역시 사람들 생각은 어느 나라든 비슷한 것 같아·”
“그 그렇구나·”
같은 나라 사람인데·
아무래도 친구는 아직도 이 상황을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다· 아까 자신이 넘어질 뻔했을 때 선아현과 잠깐 눈인사까지 하던데·
하지만 더 길게 생각할 여유는 없었다·
안전바가 내려오고 직원이 거대한 홀로그램 표기를 띄운다·
[엘리베이터 개방까지 10초]
엔진 진동으로 의자가 떨리는 가운데·
카운트다운이 끝나자 쏘아지듯 기구가 발진했다!
천장에 뚫린 엘리베이터 구조물 공간을 타고 위로!
“왁!”
“대박!”
속도감과 함께 낡고 깨진 7층 오피스 복도로 레일이 빨려 들어간다·
홈마는 바람을 맞으며 순간 뒷자리 테스타도 잊고 즐겁게 소리를 질렀다·
‘재밌다!’
섣부른 판단이었다·
“으아아악!”
“아아악!”
이 어트랙션은 거의 롤러코스터급 스릴을 자랑했다·
구조는 귀신의 집과 다크라이드를 결합해 두었다· 기구를 타고 질주하다가 내려서 공간을 탐험하는 동선을 두세 번 반복하게 되는 것이다·
‘이래서 여러 팀이 한 번에 입장했구나!’
공간이 크니 의외로 회전율이 좋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 생각을 오래 할 수는 없었다·
괴물이 쫓아왔기 때문이다·
“으아악!”
“미친 미친!”
아주 영리하게 오르골 괴물 같은 몬스터들은 사람이 기구에 탑승하고 있을 때만 아주 가깝게 쫓아와서 비명을 쭉쭉 뽑아냈다·
코앞에서 오르골 괴물이 입을 쩍 벌렸다·
“끄읍·”
‘수 숨결이 느껴져···!’
왜 이런 것까지 구현했는지 소름이 오소소 돋을 지경이었다·
자체 컨텐츠에서 테스타는 쫄보가 아니라 용감했던 거구나! 이걸 뛰어서 피해야 했다면 자신은 기절했을 것이다· 정말로!
“다 다리에 힘이 안 들어가·”
“····”
결국 두 번째로 롤러코스터에서 내릴 때는 거의 다리가 후들거렸다·
중도하차를 원하면 직원을 부르라는 표지가 괜히 있는 게 아니었구나·
‘어쩐지 괴물이 자컨에 쓰기엔 퀄리티가 너무 좋더라····’
여기 있는 이걸 가져온 게 틀림없었다·
그녀는 흐느적거리며 친구의 부축 권유를 거절한 후 불이 깜박이는 으스스한 지하 복도 공간을 걸었는데····
“괜찮으세요?”
“아! 네····”
누군가 말을 걸었다·
아니 누군가가 아니라··· 박문대가·
후드 티를 머리에 푹 눌러 쓴 훤칠한 남자가·
‘···??’
단계적으로 심장 떨어지는 줄 알았다·
뭐지? 현실인가? 아니 왜 한국어로 말을 걸지?
‘야 그러다가 들키면 어쩌려고···!’
물론 보통은 외국에서 일부러 톤 바꾼 목소리만 듣고 연예인 알아보는 묘기 대행진은 홈마나 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내가 여기서 한국인이세요? 이러면서 대화 이어나가면 어쩌려고 그래····’
···그러나 결국 ‘최애와의 대화’ 기회를 놓치지 못한 그녀는 반사적으로 묻고 말았다·
“한국인이세요?”
젠장!
그러나 박문대는 태연했다·
어두운 복도 불빛 아래 선글라스와 하얀 KF마스크 너머에서 낮고 침착한 목소리가 들렸다·
“저는 한국인 맞아요·”
마치 같이 온 사람들은 아니라는 묘한 뉘앙스가 담긴 말이었다·
머리도 좋은 녀석· 누구네 아이돌인지····
“····”
“아 저기를 봐요·”
홈마가 하마터면 트랜스 상태에 빠질 뻔할 때 옆에서 최애가 손으로 뭔가를 가리켰다·
복도의 끝이 보였다·
“지하실?!”
[직원 보관소]
결국 어트랙션은 그 안에 있는 무시무시한 제단을 부수어 직원들을 전부 구해주고 컴퓨터에서 AI를 해방시키는 시나리오로 멋지게 마무리된다·
[AI 방출 완료!]
“스케일 대박·”
“와 이거 재밌다·”
테스타 자체 컨텐츠를 보고 온 사람 특히 팬이라면 더욱 재밌을 것이었다·
‘심지어 나는 옆에 장본인들이 있지만····’
이때는 그녀도 친구와 붙어서 오감을 팡팡 자극하는 어트랙션의 맛을 즐겼다·
다만 마무리에선 조금 독특한 감상이 들기도 했다·
“저기로 가는 건가 봐!”
컴퓨터 모니터가 꺼지며 열린 뒷문·
어트랙션 입장객들은 어두운 덕에 유리창에 반사광이 거울처럼 어리는 그 복도를 마지막을 지나가는데····
“어?”
“어어?!”
유리창에 비친 실루엣은 상어 인형을 뒤집어쓴 자신이 아니었다·
그 속에 비친 것은··· 검은 토르소였다!
“와!”
자신의 움직임을 따라 마치 자신처럼 움직이는 검은 토르소는 신기하고 오싹했다·
아마도 LED 화면이겠지·
‘세상에!’
그 놀라운 기술력에 감탄하기도 잠시 그 뜻을 곰곰이 생각하니 오묘한 기분이 들었다·
‘이게 일종의 거울이면··· 내가 토르소라는 거지?’
입장객이 토르소였다니·
이 어트랙션 입장객은 분명 테스타를 구하기 위해 혹은 확인하기 위해 왔다는 설정이었다·
그런데 그 정체가 말이다·
‘인형이구나····’
너도 나도 전부 AI 인형이라는 섬뜩한 반전이었으나 테스타의 팬이라면 조금 다른 생각이 들 것이다·
‘···으음·’
인트로에서 선아현은 토르소를 껴안은 채 춤을 추고 양산을 씌워준 후 그에게 성대한 장례식을 치러주었다·
그 인트로를 봤을 때는 조금 섬뜩하고 예술적인 아름다움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생각하니 서글픈 것도 같았다·
지금 상황도 말이다·
‘결국 관람객이 테스타의 자리를 대체한 건가·’
혹은 실패한 입장객에게 예의와 애정을 다해 장례식을 치러주는 걸까·
그 상상을 약간 여운이 남은 채 곱씹으면서 그녀는 천천히 토르소 거울 복도를 빠져나갔다·
빛이 보였다·
“아 저기!”
“이제 마지막 탑승이겠지?”
문 너머에선 마지막 롤러코스터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도 사원증을 인식하는 리더기가 있었다·
[퇴근 기록을 남기시겠습니까?]
입장할 때처럼 재밌는 마법 같은 효과가 튀어나왔다·
그리고 히든 코드의 효과도 추가되어 있다·
[AI 히든코드 확인 / 위험!]
“아····”
반짝이며 홀로그램에 자신의 이름이 떠올랐다·
[AI Yeonju / Staff]
“···!!”
바로 드림랜드 어플에 설정해 놓은 닉네임이었다·
몰입감을 더욱 살려주는 그 놀라운 상호작용에 그녀가 잠시 입을 벌리고 그것을 쳐다볼 때·
“····”
시선이 느껴져서 고개를 돌리자 박문대가 옆에 있었다·
눈이 마주치자 참 재밌지 않냐는 듯이 웃는다·
알 수 있었다·
얼굴 하관을 가리고 있었지만 어둑한 선글라스 너머로 눈이 휘어진 것이 보였기 때문이다·
“····”
‘미친놈·’
흑심 없어 보여서 더 문제다· 사람 심장을! 어?!
“으아악!”
“아악!”
···그렇게 홈마는 마지막 롤러코스터 코스를 핑계로 마음껏 고함을 지르며 시원하게 어트랙션을 마무리했다·
‘재밌었다·’
엄청난 심력 소모와 희열로 만신창이가 된 홈마는 터덜터덜 나가는 길을 걸어 나왔다····
그리고 놀이공원의 햇살이 확 내리쬐는 밝은 양지로 걸어 나가기 직전이었다·
툭·
뒤에서 발걸음을 멈추는 소리가 들렸다·
“감사해요· 선생님 덕분에 신기한 것 봤어요·”
박문대가 또 말을 건 것이다·
홈마의 사원증을 가리키면서·
“당신의 공유에 감사합니다·”
TV나 평소 활동기 말투 것보다도 더 사근사근 부드러운 말씨였다· 마치 외국인이나 교포가 서울 말씨를 배운 듯이 말이다· 일부러 안 들키려 더 그런 목소리를 내는 것 같았다·
이미 나는 다 알지만!
‘X발····’
다시 생각해도 어떻게 이렇게 똑똑하고 귀여울 수가 있단 말인가·
일생에 이토록 (극찬의 의미로) 욕을 많이 한 날이 얼마나 있던가· 생각해 보니 전부 박문대 관련이구나· 아무튼
“아 아니에요·”
“맞아요·”
단호하게 부정한 박문대가 자신에게 고개를 까닥였다·
작별 인사 같다고 생각하는 순간·
“고맙습니다· 그럼 우리 콘서트에서 봐요 누나·”
“···?!”
박문대는 다른 멤버들과 함께 뛰어서 어트랙션 뒤편으로 사라졌다·
“···? ···!!”
내가 내가 방금····
“여 연주야!”
끼기긱·
홈마는 소리가 날 듯이 머리를 움직여 옆을 보았다· 뒤늦게 뛰어나온 전직 대학원생 친구가 시뻘게진 얼굴로 외쳤다·
“문대! 문대! 테스타!”
“어 어어····”
아무래도 이쪽도 어느 순간 눈치챘지만 자신에게 차마 알릴 방법을 찾지 못했던 모양이었다· 어쩐지 어느 순간부터 조용하더라니·
하지만 친구가 말을 건 주요 목전은 그것 이상이었다·
친구가 양팔을 내밀었다·
그 품 안에··· 없던 것들이 보였다·
“이 이··· 이거 이거 애들이 주고 갔는데····”
박문대와 선아현 차유진의 이름이 들어간 명함 굿즈였다·
파는 물건이다· 다만 다른 점은··· 그 위에 본인들이 직접 사인을 해놓았다·
[박문대]
“····”
“고맙 고맙대! 고맙다고 했어!”
저 미친놈들은··· 이미 알고 있던 것이다·
자신들이 모른 척해 주고 있다는 걸·
“····”
“연주야?”
홈마는 자리에 주저앉았다·
‘계 탔다····’
평생 갈 황금 족쇄였다·
* * *
[손님! 관람은 즐거우셨습니까?]
“아 예·”
나는 스태프만 쓸 수 있는 어트랙션의 뒤편으로 빠져서 앞에서 걸어가는 두 사람의 모습을 보았다·
오래 봐온 팬들·
‘이렇게 볼 줄은 몰랐는데·’
뭐 이 정도가 딱 좋긴 했다· 나는 웃으며 고개를 들어···
[그럼 일할 시간입니다·]
내 옆에서 끈질기게 말을 붙이는 어트랙션 직원을 돌아보았다·
직원은 씩 웃으며 홀로그램 가면을 떼어낸다· 그리고 드러난 맨 얼굴·
“팬들이셨지? 재밌었어?”
“재밌더라·”
땀에 젖은 앞머리가 몇 가닥 붙어 있는 큰세진이었다·
“그럼 우리 사전 준비 다 끝났지?”
“응·”
영어 잘해서 위화감 없는 녀석들끼리 어트랙션 모니터링 작업도 끝났고····
“너도 준비된 것 같은데·”
영어에 안 익숙한 녀석들이 먼저 적응겸 선근무 해보는 것도 끝났고·
“당연하지·”
뒤편에서 직원 교대를 끝낸 녀석들이 걸어온다·
류청우 김래빈 배세진까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따라붙는 것은 카메라다·
우리는 씩 웃었다·
이런 기회에 컨텐츠 뽕은 무조건 뽑아야지·
“그럼 테스타의 놀이공원 직원 체험기··· 시작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