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el Debut or Die Chapter 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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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626화

영국에서의 축제를 끝내고 귀국한 후·

나는 등받이 너머에서 들리는 약간 피로한 것 같지만 행복한 큰세진의 목소리를 들었다·

“우리 진짜 잘했대요·”

“···좋다·”

오늘도 바쁜 활동기 테스타 놈들의 하루 중 자투리 일정 바로 ‘칭찬 모니터링 보며 기운 내기’였다·

그리고 오늘의 주제는 바로····

“글래스톤베리 재밌어요· 저 또 갈래요·”

“그래 꼭 그러자·”

성황리에 마무리된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이다·

이동 중인 벤은 이미 한 차례 모니터링이 끝나고 즐거운 소강상태에 접어들고 있었다·

···뭐 사실 나야 직접 본 건 없다만·

-문대는 컴백 때도 모니터링을 혼자 했으니까··· 이번엔 우리가 할게···!

-···그래라·

그래도 대강 흐름은 알 수 있으니 상관없었다· 이제 이런 일로 그렇게 불안하지 않다· 게다가····

‘제대로 터졌네·’

그냥 전해 듣는 것만으로도 선명히 알 수 있다·

반응이 좋다·

“저 영어로 우리 글 이렇게 많이 처음 봐요·”

“차유진! 혹시 새로운 편곡에 대해서 언급하신 분도 계셔?!”

“Yeapp· 다들 좋아해· 김래빈 잘했어·”

“오~ 어디 보자 원곡하고 비교한 분석글까지 영어 사이트에 있는데?”

“맙소사···!”

테스타의 영문명은 검색엔진에서 화제성 지수가 하룻밤 만에 열다섯 배 넘게 뛰었다고 한다·

가뜩이나 활동기라 검색량이 적지 않을 거란 점을 고려하면 시간과 노력 투자 대비 말도 안 되는 개이득· 미친 성과였다·

회사가 행복해서 비명을 지르더라·

‘이 정도로 해 먹을 수 있을 줄이야·’

···솔직히 그 무대에 서서 대충 직감은 했지만 말이다·

나는 등받이에 다시 몸을 기댔다·

열기 점점 커지는 환호 당황에서 탄성 희열로 바뀌는 반응들·

무대의 목표를 꽉 잡을 때의 그 느낌·

-어차피 거기서 우리를 잘 아는 사람이 드물 거다· 그러니까 공감이나 감동 같은 걸 노릴 게 아니라····

-무조건 임팩트로 가야 해·

그 모든 노림수가 다 통할 때의 쾌감·

방금 차유진이 한 말이 딱 맞았다·

‘···재밌었지·’

역시 잘하고 협조적인 새끼들 데리고 하는 거면 고점 노리는 도박수도 해볼 만한 짓이었다·

‘아니 이제 보니 도박도 아니었던 것 같고·’

나는 도박수라고 생각했던 하지만 여기서 제대로 고점 찍어준 내 옆자리 MVP의 얼굴을 돌아보았다·

류청우·

“기분은 어때요?”

“좋아·”

녀석의 대답은 담백했다·

“오오!!”

그러나 야구 경기장 같은 환호가 쏟아졌다·

마치 글래스톤베리의 무대를 끝내고 내려왔을 때처럼·

-형!

백스테이지의 류청우는 땀을 뚝뚝 흘리면서도 그 환희에 찬 부름을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대답하는 대신 이렇게 중얼거렸다·

자신의 팔을 보며·

-이런 느낌이었지·

-예?

-아니·

녀석은 주먹을 쥐었다 피며 웃었다·

-이제 알겠어·

시원한 미소였다·

그리고 그 말은 현재진행형으로 지금도 이루어지고 있었다·

“아 맞아~ 이제 형 무대 계속 잘만 하잖아요!”

“Yeah 저한테 소감 들려줘요!”

류청우는 살짝 웃더니 선선히 말했다·

“음 감각을 잃지 않는 게 중요했나 봐·”

그 간단한 운동 팁 같은 말·

그게 입스에서 반짝 회복해 무대를 찢어놓은 녀석이 말한 소감의 전부였다·

그러나 누구도 야유하지 않았다·

“····”

“Good·”

류청우는 마침내 고뇌 끝에 깨달음을 얻었다는 둥 무게 잡고 한마디 하거나 혼자 줄줄 연설을 늘어놓지 않았다·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겠지·

우리는 이미 류청우가 어떤 과정을 통해 무대에서의 그 ‘감각’을 회복했는지 다 같이 경험했다·

무대 아래에서 몇 번이나 이뤄진 대화부터 무대 위 퍼포먼스까지 함께·

그러니 또 이야기를 시작할 이유가 없었다·

‘자기 확신이 키워드였던 거니까·’

그래서 이 ‘자기 사람들’ 집단 내에서 류청우는 그냥 자연스럽고 자신감 넘치는 그 온화한 태도로 돌아왔을 뿐이다·

자신의 자리로 말이다·

“···그래· 넌 현실을 사는 사람이잖아·”

“Ohhhhh·”

“오오~ 명대사!”

덕분에 다른 녀석으로 다른 놈들의 리액션 몰이··· 아니 감탄 대상이 바뀌었군·

배세진은 얼굴이 시뻘게졌고 류청우도 그 모습을 보다가 터졌다·

“하하 고마워!”

웃음이 시원했다·

그리고 다음 화제로 넘기는 말도 시원시원했다·

“다음 스케줄은··· 음 썸머 페스티벌· 방송국 행사구나·”

“예·”

“의상부터 받자· 매니저님께 말해둘게·”

꼼꼼하게 브리핑을 시작한 녀석을 보며 나는 그냥 피식 웃었다·

우리에겐 그걸로 충분했던 것 같다·

다만 예외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녀석에게도 장문으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은 상대가 있었던 모양이니까·

-이제 청우 괜찮아진 거 맞는 것 같지? 아니 아니야 섣부른 판단하지 말자 부담될 듯ㅠㅠ

-아ㅠㅠ 괜히 무리하는 건 아닐지 걱정도 되는데·· 좋긴 너무 좋다

-청우야 사랑해

이번 류청우의 활약을 보고 아직도 걱정과 기쁨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팬들을 항해·

그날 밤 긴 글이 하나 업로드되었다·

* * *

“····”

스케줄이 다 끝난 한밤중·

류청우는 박문대가 심사숙고 끝에 그에게 돌려준 노트북 앞에 앉았다·

음 흡사 부모님께 압수당한 게임기를 돌려받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사실 내 건데·’

나쁜 기분은 아니었지만 조금 민망하긴 했다·

하지만 곧 평정심을 되찾은 그는 침착하게 천천히 글을 적어 내리기 시작했다·

모니터에 그 차분한 얼굴이 비친다·

———————

[류청우입니다·]

안녕하세요· 이렇게 글을 보내는 것도 활동 중단 공지 이후로는 처음이지요·

우선은 걱정을 끼쳐 죄송하다는 말씀부터 드리고 싶습니다·

어떤 말씀을 드려야 좋을지 고민하고 불안해하면서 긴 글을 차마 적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

그렇게 시작한 문단에서 잠시 멈칫한 류청우는 곧 주저했던 것이 거짓말처럼 문장을 추가했다·

———————

그리 행복한 시간은 아니었습니다·

———————

투박한 글이 손끝에서 밀려 나온다·

무대에서 갑작스러운 신체적 어려움을 마주했을 때 느낀 당혹감·

그리고 스스로의 몸을 마음대로 할 수 없을 때의 낭패감·

평소 류청우라면 굳이 적지 않았을 이야기들은 과하지 않게 불필요한 디테일 없이 감정 중심으로 담담히 풀려 나온다·

왜냐하면 도달하고 싶은 결론이 있기에·

———————

이런 제 감정과 상태가 당신에게 걱정을 끼쳐서 죄송하기도 하고 감사하면서도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래서 걱정보다 차라리

———————

사실은·

류청우는 숨을 들이켰다가 내쉬었다·

———————

저를 재촉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타자는 올곧게 뻗어 나왔다·

———————

저는 약하지 않습니다·

회복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넌 할 수 있으니 빨리 돌아오라고 재촉해 주세요·

류청우는 언제쯤 돌아올까· 쉬는 동안 얼마나 연습했을까 얼마나 기량이 더 늘었을까·

제가 당연히 그렇게 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해 주셨으면 합니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요·

———————

내가 스스로 어떤 사람인지 깨달을 수 있도록·

———————

이렇게 적어놓고 보니 참 어린애 같은 말이지만 취소하진 않겠습니다·

절 믿어주세요·

———————

류청우는 그 글을 업로드한 후 푹 숙면을 취했다·

그는 새벽에 시간을 맞춰 일어나 가벼운 운동을 했고 샤워를 마치곤 멤버들을 깨웠다·

그리고 짧게 브리핑을 진행하고선 차에 올라타 오늘의 스케줄을 확인했다·

“오늘은 방청객분들이 계시죠?”

“아 예!”

스케줄은 성실히 수행한다·

그러면서도 잠깐 쉬는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이 동작과 보컬을 맞춰보고 자신의 퍼포먼스에서 강점과 약점을 찾아 조금씩 보완했다·

일상적인 성장의 즐거움·

“아 청우 씨· 영 멘탈 안 좋다고 하던데 그거 사실 몸 문제 아니야? 저기 누구더라? 공황 온 그 사람도 그랬잖아· 혹시····”

“아 괜찮습니다·”

가끔 스트레스가 쌓여도 괜찮다· 그는 악력기나 스트레스볼 혹은 멤버들과 의 짧은 대화로도 답답함을 풀며 스스로의 상태를 능숙히 조절해나갔다·

그렇다고 방심하진 않고 상담 예약을 잡는다· 만일을 위한 관리는 꾸준히 해야 하니까·

하지만 ‘정말로 또 증상이 나타나면 나는 어쩌지·’라는 걱정은 더 하지 않을 것이다· 불필요한 고민이지 않은가·

그리고 그는 또 한 번 환경에 좌절당해도 다시 일어날 수 있었다·

‘그렇지·’

양궁에서의 커리어가 끝장나도 그는 다시 일어나 아이돌에 도전했고 이미 없어진 과거의 기억에 붙들려서도 현실의 감각을 회복했다·

그는 모든 어려움을 이기고 이 자리에 와 있다·

언제나처럼·

항상 지금 가야 할 길을 미루지 않고 고민하지 않고 한 걸음씩 나아간다·

멈추지 않는다·

“형 스탠바이요!”

“그래!”

류청우는 그걸로 충분했다·

그리고 그 모습에 자연스럽게 어울러주는 멤버들이 있다·

“너 류청우가 글 올린 거 봤어?”

“봤죠·”

박문대는 자신의 스마트폰 화면에 방금까지 떠 있던 류청우의 편지를 떠올렸다·

그 마지막 마무리를·

———————

잘하겠습니다·

이 말을 더는 불안 없이 믿어주실 수 있도록 다시 무대 위에서 최대한 빨리 뵙고 싶습니다·

그렇게 직접 만나는 날 지금까지 이상의 기량으로 무대를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기대해 주세요· 러뷰어·

———————

“····”

충분한 글이었다·

박문대는 배세진과 선아현이 그 글에 댓글을 달고 싶어하다가 결국 서로를 만류하는 모습을 목격했지만 비밀로 해주기로 마음먹었다·

“그래 자제하자!”

“네···! 청우 형이 온전히 자기 마음을 적으신 거니까···!”

그리고 그 꼴을 자신과 비슷한 표정으로 쓱 보다가 휘파람을 불며 지나가는 큰세진도 보았다·

“····”

참 그룹이 더할 나위 없이 분위기가 좋았다·

‘잘 돌아간다·’

비꼬는 게 아니라 진심으로 말이다·

박문대는 피식 웃었다·

류청우는 회복했다·

그룹의 활동도 잘 되고 페스티벌 헤드라이너였던 라이벌을 드디어 정면 대결로 화제성에서 꽉 눌렀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보면 이 모든 게 직접적인 앨범 성적으로 이어질 것 같지는 않아 보이기도 했다·

원곡으로 퍼포먼스하지 않았으며 화제가 된 공연용 리믹스 느낌이 이 원곡과 워낙 달랐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들이 그간 낸 타이틀 중에도 이번 공연의 올드 스쿨 힙합과 비슷한 곡은 없었다·

연결점이 없다·

그럼 화제성이 허공에 뜬다·

‘단지 그룹 이미지로만 화제성이 쏠린 거지·’

이대로라면 이번 화제성을 테스타가 잘 흡수해서 다음에야말로 성과를 내고 어쩌고 같은 소리를 하면서 또 다음 앨범을 기약할 것 같기도 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지금만 본다면··· 말이지·’

박문대는 동요하지도 아쉬워하지도 않았다·

그는 애초에 글래스톤베리 출연이 이렇게 잘 될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이런 불확실 요소에 기대서 플랜 짤 정도로 그는 낙천주의자가 아니었다·

‘그래도 더 써먹을 수는 있겠어·’

그는 이번 화제성을 발판으로 더욱 효과를 낼 방식을 찬찬히 고민하기 시작했다·

“문대 형! 차유진이 내일 아침에는 라볶이를 먹고 싶다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습니다·”

“안 된다고 전해줘라·”

“예!”

그리고 그날 밤· 잠자리에 든 박문대는 피식 웃으며 스마트폰을 들었다·

슬슬 시기가 됐나·

* * *

며칠 후·

“어어?”

테스타의 앨범 USB에서 특이한 동작이 감지되었다·

이 그룹이 환경보호와 컨셉 문제로 USB형 앨범을 몇 번 발매했지만 게임 등 ‘이 정도로 미친 짓을?’이라고 외칠 볼륨은 이번 앨범엔 없긴 했다·

-그냥 프로그램 다운로드하니까 뭐 앨범 B컷이랑 이것저것 볼 수 있는 어플 나옴

└아 ㅇㅋㅇㅋ

그런데 갑자기 오늘 자정을 지나 USB의 어플을 실행시킨 사람들에게 독특한 팝업이 뜬 것이다·

[Hidden Code를 다운로드하시겠습니까?]

업데이트였다·

허겁지겁 클릭하면 타이틀 음원이 한 번 더 다운로드된다·

바로 이 며칠간 익숙해진 올드 스쿨 힙합 편곡 버전으로!

[Bad feelings (ver·G)]

-미친 글래스톤베리 버전!!!

-으아아아아

-아 미친ㅠㅠ 얘들아 음원도 풀리나봐 나 어쩌지 너무 설레고 미칠 것 같음

-양덕들에게 이 기쁜 소식을 알리고 오겠습니다

신난 팬들이 열심히 이 깜짝 소식을 나르며 팬서비스에 즐거워했다·

이걸로 앨범 판매량을 조금 늘릴 수도 있지 않을까 약간 계산적인 즐거움을 누리는 사람도 있었고 말이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다운로드 페이지에 더 오래 머물러 있었고····

-어 잠깐만

-???

-왜?

새롭게 뜨는 팝업을 발견했다·

[다음 Hidden Code까지 D-7]

-이게 뭐야?

“···!”

또 다른 예고장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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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but or Die

Debut or Die

Debut or Die, I'll Die If I Fail to Debut, If I Fail to Debut, I’ll Get a Killer Disease
Score 9.4
Status: Ongoing Type: Artist: Released: 2021 Native Language: Korean
A student who was preparing the Civil Service examination for 4th year, suddenly he found himself in an unfamiliar body 3 years ago. As well as a status window displaying a threat in front of his eyes! [Outbreak!] [Status Abnormality: ‘Debut or Death’ Occurs!] A diary about the transformation of the main character, who was suddenly challenged to be an idol even though he has never been in the industry before due to sudden threat of death. ※Speciality: He used to take and sell idol’s da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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