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el Debut or Die Chapter 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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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623화

페스티벌 공연장·

6월의 영국 글래스톤베리는 생각보다 쌀쌀하다· 맑고 뜨거운 로스앤젤레스나 샌디에이고의 쾌청함을 떠올리면 안 된다·

언제라도 비가 쏟아질 것 같은 우중충한 날씨에 실제로도 계속 소나기가 그쳤다 내렸다 반복한다· 해는 가끔 볼 수 있는 이벤트일 뿐이다·

축축하고 침침한 야외의 풍경·

하지만·

“미쳤다!”

그것을 이기는 열기가 있다·

뜨거운 기쁨·

우우우우오오오오-

여기저기서 들리는 기대에 찬 환성과 웃음 웅성거림이 하나의 덩어리가 되어 귀를 울렸다·

색색의 텐트와 가지각색의 축제용 장식과 조각상들 각종 알록달록한 옷차림이 우중충한 하늘 아래에서도 푸른 풀밭 위를 가득 채워 빛낸다·

축제! 축제!

그리고··· 음악!

그 장엄하기까지 한 광경에 한 미국인 여행객을 입을 벌리고 잠시 굳었으나····

“해나!”

“오·”

친구의 부름에 정신을 차렸다·

얼빠져 있던 자신의 친구를 깨운 또 다른 미국인 여행객은 어깨를 으쓱했다·

어느 정도는 이해했다·

사람·

그녀가 평생 봐왔던 것보다 더 많은 실제로 존재하는 사람이 평원에 수없이 늘어선 텐트와 담요와 함께 지평선까지 꽉 차 있었다·

LA의 해변보다 더했다·

‘나도 저랬을 거야·’

미국인 여행객은 고개를 끄덕이며 친구 해나와 함께 이동했다·

자신들의 텐트 앞에 앉은 그들은 팸플릿을 폈다·

전야제 이틀 후부터 3일 동안 벌어질 공연의 라인업부터 체크하기 위해서다·

“혹시 반드시 보고 싶은 가수가 있어?”

“ 있지!”

친구는 몇몇 가수를 신이 나서 이야기하다가 약간 머뭇거리며 이름 하나를 더 가리켰다·

“그리고··· 이 밴드도·”

[TESTAR]

낯선 이름에 그녀가 눈을 깜박였다· 어떤 가수지?

그리고 친구의 대답에 약간 놀랐다·

“KPOP?”

“오 음· 그렇지·”

약간 민망해하는 친구를 보며 그녀는 감탄사를 뱉었다·

“해나 너 설마 KPOP 듣는 사람이야?”

“뭐 어느 정도는·”

“그럴 수도 있지! 나도 몇몇 곡은 알아····”

틱택톡에서 들었던 한국어 몇 마디를 떠올린 그녀가 어깨를 으쓱하다가 문득 한 사실을 떠올렸다·

[토요일 헤드라이너 – VTIC]

“그러고 보니 그다음 날인 토요일엔 헤드라이너가 KPOP 가수이지 않아?”

사실 상업성에서 벗어나 개방적 진보적인 이 페스티벌의 특성상 이런 마이너한 장르의 헤드라이너 선택도 드물지 않아 이해할 수 있었다·

어차피 라인업도 공개 안 한 상태로 티케팅을 하니까!

가끔 정치적 올바름으로 쿼터제라도 주냐고 빈정거리는 사람이 있었지만 무시 당하기 일쑤였다·

그리고 실제로도 VTIC이란 KPOP 밴드가 전세계적으로 이름 있는 밴드라는 건 그녀까지도 대충 알고 있었으나····

“그 사람들한텐 관심 없어·”

해나는 단호했다· 왤까?

‘어차피 KPOP끼리 특징은 공유하지 않나?’

그녀는 자신이 딱히 KPOP을 우습게 보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원래 독특한 장르란 자기들끼리 유사점이 도드라지는 것 아니었던가·

일단 KPOP 하면 딱 기억나는 특징이 있었다·

화려한 색감 군무 깨끗한 피부 10대 다양한 장르를 한데 섞어 놓은 듯한 미친 듯한 발랄함이나 변칙적인 노래····

그리고 영어와 한국어가 섞인 노랫말까지 말이다·

아니나 다를까 친구는 머뭇거리다 진실을 토로했다·

“난 그냥 음··· 옛날 친구가 금요일의 그 밴드에 있거든· TeSTAR 말이야·”

“정말로?!”

그녀는 당황과 흥분으로 텐트를 치며 처박아 두었던 스마트폰을 꺼내 해당 밴드명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그것을 말리며 해나가 황급히 덧붙였다·

“아니 그냥 같은 중학교를 다녔었고 숙제를 몇 번 같이 했을 뿐이지만····”

“오··· 남자애구나·”

그녀는 해나의 얼굴이 훅 붉어진 것 같다고 느꼈다·

둘은 ‘차유진’이라는 조금 놀랍도록 몸이 좋고 핫하게 생긴 금발 멤버의 사진을 들여다보며 조곤조곤 이야기를 나눴다·

“그럼 한국인이겠네·”

“아마도· 사실 나는 그가 스페니쉬 혼혈이라고 생각했는데 잘 모르겠어····”

그때의 화제는 그렇게 자연스럽게 넘어갔다·

미국인 여행객도 여기까진 약간의 호기심 외엔 별 감흥을 느끼진 않았다·

친구가 지금은 단호하게 별로라고 했지만 막상 토요일에 관심을 보이면 KPOP 헤드라이너 공연도 같이 봐줄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그래도 더 유명한 쪽을 보고 싶은 게 사람의 심리잖아·’

자신은 전혀 관심이 없더라도 말이다·

그리고 페스티벌의 시간이 흐른다·

“저거 좀 봐!”

요가부터 서커스 필드까지·

쏟아지는 수많은 컨셉존에서 온갖 체험과 구경거리로 축제의 전야제를 즐기다 보면 마침내 다가온다·

메인 이벤트·

공연의 날이·

“더 앞으로! 더 앞으로!”

“와아아아아!”

금요일·

흥분한 관객들의 뒤에서 이틀간 온갖 예술과 컨셉존을 경험하고 잔뜩 흥이 오른 그녀와 친구도 인파 속으로 기꺼이 몸을 내던졌다·

거대한 메인 스테이지·

그 유명한 피라미드 스테이지에서 대낮부터 함성과 색이 터져 나온다·

파파팡!

대체 몇 명이나 되는 걸까? 5만 명? 8만 명?

···12만 명?

‘세상에····’

물결치는 사람들의 속에서 그녀는 진흙탕 위에 선 채 친구의 팔을 붙잡고 피라미드 스테이지를 올려다보았다·

이 장활한 페스티벌에서도 가장 거대한 중심이 되는 무대·

저 어마어마한 장치 위에서 수십만 명 앞에 서 있는 건 대체 어떤 기분일까?

자신을 뚫어져라 기대에 차서 보고 있는 군중을 마주하는 건!

[Say Good-]

오오오오오!!!

첫 무대가 열광 속에서 마무리되었다·

오랜 시간 활동한 노장 가수의 어쿠스틱 기타 라이브를 따라 부른 사람들이 열렬한 박수와 함성을 보냈다·

가수가 벅찬 얼굴로 들어간다·

‘이게 바로 공연이야!’

그 따스하고 벅차는 분위기에 그녀도 눈을 깜박였다·

진정한 뮤직 페스티벌이 개막되는 것 같았으니까·

그때였다·

“안 돼!”

갑자기 옆에서 날카로운 비명과 함께 외침이 터졌다·

손에 든 스마트폰이 마구 흔들렸다·

“레드숨머 보컬이 다쳤대!”

“뭐라고?!”

바로 오늘의 헤드라이너의 불참 소식이었다·

“맙소사 그럼 금요일은 헤드라이너가 없는 거야?!”

“무슨 XX!”

뒤늦게 소식을 접한 몇몇 사람들이 거센 욕과 탄식을 내뱉고 순식간에 분위기가 험악하게 저하된다·

[주목해 주시기 바랍니다!]

무대는 긴급한 공지 이후 예정 시간대로 진행된다고 이야기되긴 했으나 뒤에선 벌써 아더 스테이지 등으로 빠지는 사람들도 보이기 시작했다·

대타로 오는 가수의 인선이 너무 뻔했다·

오늘의 헤드라이너를 기다리며 겸사겸사 이곳에 있던 사람들이 다른 흥밋거리를 찾으러 간 것이다·

“아더 스테이지에 티미가 왔대·”

“거기나 가자고·”

그 사이에서 미국인 여행객 그녀도 어쩐지 잔뜩 흥분했던 머리가 현실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오····”

진흙탕에 처박힌 부츠 속 발이 끈적이며 아픈 게 느껴졌다· 수많은 사람이 추적추적 물기 어린 풀밭을 발로 짓이기고 다닌 탓이다·

잊고 있던 체력과 불편함의 문제는 아드레날린이 끝나자 갑자기 몰려오기 시작했다·

아쉬움과 찝찝함에 캠핑의 피로감이 나타난 것이다·

“···우리도 좀 쉬었다 올까?”

“음····”

하지만 친구인 해나가 내켜 하지 않는 것을 보고 그녀도 함께 있기로 마음먹었다·

라인업엔 다른 좋은 가수들도 많았으니까·

‘남들이 어떻게 느끼든 간에 우리가 즐기고 놀면 되는 거야·’

하지만 맨 뒤쪽 사람들은 꽤 빠져나갔고 그 덕에 불행인지 행운인지 그들은 얼결에 무대와 전보단 꽤 가깝게 흘러들어 올 수 있었다·

“내가 저 위의 얼굴도 볼 수 있을 것 같아!”

“미쳤네!”

그들은 다시금 흥분을 되살리려고 노력했으나 여전히 분위기는 앞뒤로 좀 뒤숭숭하긴 했다·

‘좋은 공연이 나오면 괜찮아질 거야·’

명곡을 열정적으로 라이브하는 걸 들으면 말이다·

그리고····

지이이이이잉-!

요란한 밴드 조율 소리와 함께 다음 가수가 가운데 전광판에 흑백으로 소개된다·

[TeSTAR]

“오!”

그녀는 친구의 어깨를 쳤다·

친구가 기다리던 KPOP 그룹이었다!

하지만 사방에서는 그리 열광적인 반응은 없었다· 깃발을 들고 있던 몇 사람이 의도적으로 흥을 띄우기 위해 열심히 흔들어준 것뿐·

분명 저 앞에서 환호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 뒤편에는 너무 많은 사람이 있는 나머지 잘 보이지 않았다·

누군지 모르거나 별 흥미가 없거나·

‘오·’

그녀는 직감했다·

이번 건 아니다·

‘분위기를 바꿀 무대’가·

그리고 약간 안쓰러운 마음도 들었다·

이 맹숭맹숭한 분위기에서 무엇을 하더라도 가수가 떨지 않으며 만족하기 어렵지 않을까·

자신이라면 도망쳤을지도 모른다고 여행객은 생각했다·

그리고·

투툭·

“어?”

우중충하던 하늘에서 마침내 물방울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아···!”

비였다·

* * *

[대기 5분입니다·]

방금 전에도 5분이었던 것 같은데 아직도 5분이구나·

류청우는 영어 안내를 들으며 조용히 생각했다·

이런 종합 라이브 공연은 으레 앵콜 등으로 시간이 딜레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조금 달랐다·

하필 헤드라이너의 불참이 공표된 직후였으니까·

“분위기 어때요?”

“아 괜찮아요·”

매니저의 응답을 들은 차유진이 고개 끄덕였으나 그게 거짓말이라는 것을 훤히 아는 얼굴이었다·

하지만 테스타 누구도 동요하지 않았다·

‘하루 이틀도 아니라는 걸까?’

그 모습을 지켜보던 류청우는 하마터면 상념도 잊고 가볍게 웃을 뻔했다·

어쩐지 대단히 든든하게 느껴진 것이다·

물론 그 구간이 지나자 다시 상념이 머리를 뒤덮으려 들었다·

올라오겠다고 마음먹은 건 좋았다·

하지만 이 일의 파장에 대하여 만일의 경우 자신이 어떤 상황에 처하게 될지 그룹에게 어떤 피해가 갈지 계산하는 것은····

“저기·”

상념이 깨졌다·

말을 건 것은··· 배세진이었다·

“사과하고 싶은 게 있어·”

“음?”

류청우는 약간 당황할 뻔했다·

“세진아 그게 무슨 소리야?”

“내가··· 널 쓸데없이 너무 조심스럽게 대한 것 같아서·”

“····”

배세진은 여러 번 이 말을 생각해 본 듯 신중하지만 막힘 없이 말을 이었다·

“걱정하지 말라는 말을 함부로 하면 안 될 것 같았어· 나는··· 예전에 아무것도 책임져주지 않을 거면서 무작정 잘 될 거라고 하는 말이 싫었거든·”

“····”

아역 시절을 이야기하는 듯했다·

“하지만 내가 잘못 생각했던 것 같아서·”

배세진이 고개를 들었다·

“넌 내가 아니잖아·”

“···!”

“넌 그렇게 뭘 걱정하지 않았어· 나처럼 쓸데없이 뭐든 끝장을 볼 때까지 고민하지 않고 그냥··· 일단 해야 할 걸 하는 사람이니까·”

그랬던가?

류청우는 어쩐지 굉장히 낯선 기분으로· 배세진이 묘사하는 자신에 대해 들었다·

벌써 세 번째였다· 누군가가 자신에 대해서 묘사하는 말을 듣는 게·

원래 잘하는 사람·

대체될 수 없는 사람·

그리고····

“할 일을 하는 사람?”

“그래· 과하게 깊은 생각 안 하고·”

배세진이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중얼거렸다·

“그러니까 너한테는 고민하는 시간을 주는 것보다 이 말이 맞는 것 같아·”

류청우는 조용히 그 말을 들었다·

“넌 뭐든지 할 수 있어· 그래서 <아주사> 때부터··· 대단하다고 생각했고·”

“····”

“잘해서· 부러워·”

류청우는 말을 잊고 배세진을 보았다· 배세진은 시선을 피하지 않고 마주 보았다·

“····”

이윽고 시간이 됐다·

“올라갑시다·”

류청우는 무대 위로 올랐다·

멤버 중 아무도 자신에게 ‘혹시 실수해도 괜찮다· 어떻게든 될 것이다’ 따위의 말을 하지 않는다·

그저 핸드 마이크를 건넬 뿐·

“여기요·”

마이크를 잡았다·

심장이 뛰었으나 머릿속이 고요했다· 상념으로 어지럽던 것이 거짓말처럼 차분하다·

왜냐하면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

‘그랬구나·’

그런 거였다·

빗줄기 속에서 가수가 등장한다·

[TESTAR]

와아아아아아아!!

점잖은 환호·

하지만 가수를 향했다기보단 새롭게 시작하는 무대 자체와 분위기를 향한 것이다·

게다가 내리기 시작한 비는 사람들의 머리카락 사이로 침투하고 눈을 따갑게 만들었다·

류청우는 자신의 머리 위로도 떨어지는 물방울의 중력을 느낄 수 있었다·

무대에서 본다·

수많은 관객의 물결을·

날이 아직 밝은 탓에 저 멀리까지 보인다·

그리고··· 저 뒤에 드문드문 돌아서는 인파까지·

“····”

지난주 연습 중 박문대의 목소리가 머릿속에 떠오른다·

-분명 사람들이 빠질 거예요·

공연은 하루 종일 진행된다· 그것도 3일이나 연달아서·

당연히 관객들은 마음에 안 들거나 흥미가 없는 라인업이 나오면 빠졌다가 다른 무대나 활동을 즐기고 다시 돌아오는 경우도 잦았다·

특히 뒤편에서는 더했다·

-그러니까 한번 분위기 잡히면 아쉬움 없이 훅 빠질 겁니다·

관객은 군중 분위기에 더없이 휘둘리는 존재였다·

하지만·

‘그걸 반대로 말하자면····’

보게 하는 방법도 똑같다는 말이다·

류청우는 마이크를 쥐었다·

-아는 곡으로 시작합니다·

비가 오는 하늘·

낮인데도 어두컴컴한 대기를 가르듯 무대의 수많은 라이트가 번뜩인다·

그리고 번뜩이는 목소리·

Black- hole!

라임스톤 그 대형 코믹스 회사의 SF 히어로 영화의 메인 OST 곡이 회장 가득 무반주로 울려 퍼진다·

Let me swallow iiiiii-t!

그리고 뒤따르듯 터져 나오는 밴드의 합주·

“···!”

친숙한 곡·

그리고 친숙한 유로피안 밴드 스타일의 반주와 전개 방식·

무엇보다····

[Exploding far– away!]

보컬!

류청우의 단단한 목소리 위로 높게 화음을 넣으며 박문대가 찌르듯 고음을 내뱉는다·

환성과 신음 예상치 못한 감탄이 회장에서 넘실대더니 반사적으로 발걸음이 멈춘다·

들어본 곡 이해할 수 있는 가사 그리고 머리까지 울리는 가창력·

[Hit it like a comet]

약간 쓸쓸한 밴드 반주 위를 낮고 거친 김래빈의 보컬이 선아현의 부드러운 중저음과 호흡을 맞추고 사라진다·

그리고 클라이맥스·

[Shatter like a shooting star!!]

달리는 드럼 박 사이로 스탠딩 마이크를 든 테스타의 보컬이 질주한다·

사방에서 폭죽이 터졌다·

워어어어!

반사적으로 터져 나오는 호응에 해나와 그녀의 친구도 미친 듯이 소리를 질렀다·

‘와!’

가수의 성대를 타고 실제로 흐르는 곡은 너무나 듣기 좋았다·

영화가 흥행에 성공했기 때문에 어디서라도 한번 들어본 사람들이 전광판의 가사를 보며 흥얼흥얼 신나게 가사를 따라불렀다·

밴드의 멤버들도 스탠딩 마이크에 그냥 서 있는 게 아니라 마이크를 잡고 자기 내키는 대로 여기저기 나와서 노래를 부르고 애드립을 넣었다·

[Black- hole!]

와아아악!!

곡이 끝났을 때는 기어코 함성이 터졌다·

등장할 때 보였던 공연을 위해 예의상 보내던 매너 있는 호응은 어느새 즐거운 고함으로 뒤바뀌어 있었다·

“허어어어어!!”

해나의 친구도 뱃속에서부터 나오는 소리를 지르면서 무대를 보았다·

전광판이 그들의 얼굴을 잡았다·

‘뭐야 다 어린 애들이 아니었어!’

미성숙한 10대라기보다는 졸업반이나 대학생 정도로 보이는 여유와 힘이 체구와 골격에 보였다·

다만 KPOP답게 각종 톤의 데님 바지 위에 입은 상의엔 약간 화려한 귀금속 장식과 가죽 초커가 난무했다·

그리고 그제야 첫 멘트가 나왔는데····

[저희 모르시죠?]

“푸훕!”

침 삼키다가 사레가 들리게 만드는 이야기로 말문이 트였다·

가장 큰 멤버가 신이 났는지 싱글벙글 웃으며 손을 쭉 뻗어서 ‘Black hole’ 가사가 떠 있던 전광판을 가리켰다·

[저흰 저 영화에서 미친 외계인 밴드로 출연했던 사람들이에요·]

옆 사람이 픽 웃었다·

[실제로도 그런 음악을 하긴 합니다·]

하하하!

자연스럽다·

자기가 자기 음악을 만드는 사람 특유의 자신감이 서려 있었다·

일단 관객의 발을 묶으면 다음 곡을 조금 열린 마음으로 듣게 된다·

진입 장벽의 해소·

[그래서 다음은··· 저희가 무슨 음악을 하는지 소개해 드릴 곡인데 이번에 발매한 새 앨범이에요·]

가벼운 환호·

체격이 가장 좋고 시원하고 남자다운 인상의 멤버가 마이크를 다시 잡았다·

영어가 선명하고 부드럽게 그의 입을 타고 나왔다·

[우린 아직 이 앨범으로 투어도 돌기 전이지만 이건 글래스톤베리니까요·]

그가 온화하게 웃었다·

[사랑과 평화 관용과 꿈이 글래스톤베리의 정신 아니겠습니까· 뭐든 시도해 볼 수 있죠·]

[그래서 저희도 준비해 봤습니다·]

그 순간이었다·

잠깐 무대의 조명이 꺼진다·

····

그 순간 관객들의 리액션도 조용해졌다·

분위기상 새로운 무대가 시작될 것을 알았기 때문에·

그리고··· 무대 위에 선 사람도 조용해졌다·

아까까지 마이크를 잡고 있던 사람·

류청우·

“····”

그는 떠올렸다·

-형이 무대에 오른다면·

-이 곡은 무조건 코러스에서 가운데에 서는 거예요·

류청우는 숨을 몰아쉬었다·

무대 아래에서는 관객들이 저 위에 까진 들리지 않을 목소리로 속닥였다·

“해나! 너 이 곡 알아?”

“알아! 이건 Bad Feeling이란 곡일 거야····”

미국 여행객은 자신의 친구에게 열심히 곡에 대한 설명을 들어서 약간 예습하는 성의를 보이려고 했다·

“그러니까 약간 브로드웨이 풍의 팝 뮤직····”

정장 오피스 그리고 리드미컬한 안무와 트럼펫 유쾌한 전자악기들을 설명하기 위해 해나가 입을 움직일 때·

“시작한다!”

“아!!”

다시 조명이 돌아왔다·

그리고 맨 뒤에서부터 쫒아오듯 울리는 것은····

묵직한 올드 스쿨 반주·

쿵·

“···!?”

무대 앞 스테이지로 걸어 나온 가수들 위에 불이 떨어진다·

그러나 불빛에 반사될 귀금속 액세서리가 달린 상의는 없다· 대신 그 자리에 검고 붉은 후드나 모노톤 점퍼가 대신하고 있다·

이윽고 검은 벙거지 모자를 쓴 삼백안의 얼굴이 전광판에 들어차고·

그를 제외한 모두가 고개를 숙인다·

지지직 지직지이잉-

거친 밴드 합주를 배경으로 낮고 거친 랩이 터져 나온다·

[Get this feeling

Then I’ll fall and fall]

쿵·

Bad feeling·

올드스쿨 힙합으로 완전히 리믹스된 그들의 타이틀곡이 폭발적인 밴드음과 함께 폭죽처럼 터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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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but or Die

Debut or Die

Debut or Die, I'll Die If I Fail to Debut, If I Fail to Debut, I’ll Get a Killer Disease
Score 9.4
Status: Ongoing Type: Artist: Released: 2021 Native Language: Korean
A student who was preparing the Civil Service examination for 4th year, suddenly he found himself in an unfamiliar body 3 years ago. As well as a status window displaying a threat in front of his eyes! [Outbreak!] [Status Abnormality: ‘Debut or Death’ Occurs!] A diary about the transformation of the main character, who was suddenly challenged to be an idol even though he has never been in the industry before due to sudden threat of death. ※Speciality: He used to take and sell idol’s da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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