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el Debut or Die Chapter 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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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619화

“류청우 선생님께선 ‘아 그때처럼 지금도 갑자기 왼쪽 팔이 아플 수 있다’ 그렇게 느끼시고 계시군요·”

“···예·”

“마음이 힘드실 만해요· 충분히 그러실 수 있어요·”

시간은 느리고 무겁게 흘렀다·

류청우는 상담사의 말을 의미 없이 경청했다·

이 상담사는 어린 시절 그가 양궁을 그만뒀던 때에도 상담을 받았던 전문가로 분명 당시에는 큰 도움을 받았다·

그래서 이번에도 활동을 중단하자마자 찾아온 것이었다· 하지만·

“혹시 이런 대화를 하면서 어떤 기분이 드세요?”

“····”

한 짐을 덜어낸 듯한 개운함이나 편안함을 느낄 수는 없었다·

“글쎄요·”

류청우에겐 말할 수 없는 것이 많으니까·

증상을 제대로 말하지 않으면 알맞은 약을 처방받을 수 없듯 상담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정확한 원인을 말할 순 없다·

류청우는 단순히 과거의 부상 후유증이 갑자기 무서워진 게 아니었으니까·

현재 진행형의 부상 경험이 기억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었다·

스티어·

그리고 그 부상의 원인은····

-어깨에 과도한 피로가 쌓여서 이제 기존 안무 수준의 춤은 어려울 거라고 하더라·

분명 멤버들에게 그렇게 말했었다·

거짓말은 아니다·

스티어 당시 그는 분명 테스타인 지금보다 훨씬 과격하게 몸을 혹사하며 살았다·

언뜻 생각하면 이상할지도 모른다· 탈퇴와 논란으로 저무는 아이돌이 어떻게 대상을 탄 테스타보다 혹사당할 수 있는지·

그건 ‘무리하지 않을’ 일감을 고를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위기로 점철된 활동 속에서 류청우의 다른 면모는 새롭게 주목받지 못했고 결국 <아주사> 때부터 강조하던 셀링포인트를 지겹게 써먹었을 뿐이다·

국가 대표 출신·

-과연 류청우 대단하다 류청우! 기록은··· 12분 22초! <도전 레이스> 이번 화 장애물 경기 승자는~ A팀!

그래서 신체 능력을 과시할 만한 프로그램에서는 꾸준히 섭외 요청이 들어왔고 회사는 불러준다는 것에 안도하며 닥치는 대로 스케줄을 잡았다·

그리고 류청우는 성실히 스케줄을 수행했고 그 결과····

-환자분 어깨가 지금 완전히 나갔거든요· 여기가·

“····”

그러니까 류청우는 멤버들에게 사실을 말한 것이다·

···굳이 밝히지 않은 부분이 있었을 뿐·

“그럼 청우 선생님 한번 상상을 해볼까요· 지금 선생님이 두려워하는 왼팔 부상을요·”

보통은 그처럼 몸을 관리하는 방법을 잘 아는 사람이 단순히 어깨의 피로가 쌓인다고 신체를 못 쓸 만큼 무너지진 않는다·

무너진다면 더 결정적인 요인이 있기 때문이다·

“그건··· 어릴 때 가족 여행에서 겪은 교통사고의 후유증일까요?”

“····”

“이번에도요·”

-제 후유증··· 가벼운 떨림만 증상이라고 분명 일상생활에는 지장 없다고 들었는데요·

-그게 일상생활이 된다는 거지 자기 마음대로 무리하면서 힘쓰는 일 해도 된다는 게 아니잖아요·

-···그럼·

-너무 쓰셨지· 환자분 TV 보니까 막 쇳덩이 들고 달리는 거 하시던데·

-····

-교통사고라는 게 이렇게 무서워요· 특히 뼈 자랄 어린 시기가 그래· 후유증이 남거든·

“예·”

왜 하필·

하필이면 자신은 그 가족 여행에 갔는가·

그게 뭐라고·

왜 자신의 선택 노력 성취와 아무 관련 없이 매번 불쑥 튀어나와서는 또 아무것도 못 하고 포기하게 만드는가·

사람이라면 머릿속에 그런 울분이 불꽃처럼 튀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멤버에게 말할 수는 없다·

“혹시 최근에 그 교통사고를 떠올릴 만한 인상적이거나 무서운 일이 있었을까요?”

“····”

사실 상담사에게도 말할 수는 없다·

그 가족 여행에서 일어난 교통사고의 트라우마를 공유하는 사람이 바로 옆에 있다는 것을·

그때 불참했던 친척 형·

-부럽다고·

-부모님 멀쩡하고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살아서··· 부럽다·

그 트라우마가 자신과 정 반대라는 걸·

-내가 교통사고 후유증 이야기 꺼낸 게··· 배부른 소리 같았겠구나·

그 사람에게 차마 그 부상의 후유증 때문에 또 이 사태가 벌어진 거라고 말할 수 없는 묘한 심정을 말이다·

배려심인지 거북함인지 아니면 미안함인지 알 수 없는·

나는 그럼 그 자리에서 가서 어깨 박살 난 걸 고마워하기라도 했어야 하냐는 그런 날 선 대꾸를 불쑥하고 싶어지다가 잠에서 깨면 긴 탈력감과 자괴감을 느낀다는 말도·

“그럼 사흘 후에 다시 뵙겠습니다·”

결국 류청우는 신경안정제와 항우울제 그리고 몇 가지 보조제를 처방받는 것으로 상담을 마쳤다·

“감사합니다·”

상담사는 억지로 그를 더 캐내려 들지는 않았다· 차근차근 진행해 보려는 것일 터다·

그래도 소용은 없겠지만·

“····”

귀갓길·

류청우 입가 사이로 긴 숨이 소리 없이 나왔다· 초여름에 가까워지는 야외의 공기는 따스했지만 따갑기도 했다·

하지만 따가운 편이 좋았다·

‘···조용하기 싫다·’

류청우는 문득 숙소에 들어가기 싫다는 생각을 했다·

아무도 없는 곳에 가만히 앉아 있는 건 이제 좀이 쑤시는 것 이상으로 괴롭다·

‘하지만 본가도 싫어·’

걱정을 받고 아무 염려하지 말고 푹 쉬라고 조언이라도 받는 상상을 하자 목구멍이 틀어막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류청우는 내색하지 않고 단지 조금 피로해 보이는 표정으로 발걸음을 계속 옮겼다·

그리고 도착한 숙소·

‘비어 있겠지·’

매니저도 있을 시간이 아니었다·

그렇게 묵묵히 문을 열었는데····

“왔어?”

“형 오셨네요~”

말이 쏟아졌다·

열린 문 너머에서부터 생활 소음이 퍼진다·

“····”

류청우는 잠시 멈칫했다·

현관으로 고개를 돌리거나 반갑게 팔을 번쩍 들어 인사한 멤버들이 다시 자기 일에 몰두하며 편하게 흩어졌다·

그 사이로 쭈그려 앉아 노트북에 코를 박고 있던 김래빈이 뒤늦게 고개를 들더니 밝게 외쳤다·

“아침 식사는 하셨습니까? 저는 곶감을 우유에 갈아 마셨습니다!”

“문대 형 레시피예요· 저도 먹을 거예요·”

“쉬워· 알아서 먹어라·”

“우우···· OK·”

풀 죽은 차유진이 수긍했다·

박문대가 류청우를 눈치챈 듯 고개를 까닥거리더니 도로 주방 의자에 늘어져서 스마트폰을 뒤적이기 시작했다·

느긋하다·

류청우는 저도 모르게 물었다·

“스케줄은?”

“메인 포토그래퍼 분이 독감에 걸리셔서 연기요·”

박문대가 스마트폰에서 시선도 안 떼고 말했다·

“그래서 모레 촬영으로 바꿨는데 형도 시간 괜찮으면 가시죠· 자체 화보라서 시기도 특정 안 될 거고·”

“····”

“싫으면 말고요·”

“아니”

“예· 같이 가는 걸로 알겠습니다·”

빠르고 간결했다·

약간 당황한 류청우는 자기도 모르게 들고 있던 약 봉투를 들고 자기 방으로 들어가려다가 반색하는 얼굴을 마주했다·

선아현이었다·

“저 처방··· 받아오신 건가요?”

“그래·”

“아 잘 맞아서 잘 들었으면 좋겠어요···! 저기 그리고··· 저는 꾸준히 복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들어서 지키려고 노력했었어요·”

“···그렇구나·”

“네!”

선아현은 혹시 안 맞으면 어떻게 상담사에게 말해야 할지까지 친절히 설명하고 나서야 화이팅을 외치며 지나갔다·

“····”

어쩐지··· 어깨의 힘이 한결 풀린 것 같은 그 반응들에 류청우는 머뭇거리며 잠깐 발을 멈췄다·

그때였다·

“아 류청우·”

이번에는 블루라이트 차단 안경을 쓰고 TV를 보던 배세진이 툭툭 자신의 등을 건드렸다·

“너··· 기분 안 좋을 텐데 상담 말고 기분 전환이라도 좀 하러 나가지·”

“····”

류청우는 난처한 듯 미간을 살짝 좁혔다·

“기분이 안 좋다고 한 적은 없는데·”

“무슨 소리야· 활동 쉬는 게 기분 좋을 리가 없잖아·”

“····”

“풀러 가자!”

“오오~ 세진 형··· 청우 형 따라서 그렇게 운동을 다니더니 과연 체력이 전 같지가 않으셔·”

“Memememe! 저 가요!”

“기분 전환을 통해 앨범을 위한 새로운 영감을 받는 겁니까? 정말 좋은 선택····”

순식간에 야유와 끼어듦 합류 고민으로 숙소 곳곳에서 소리치는 목소리가 울렸다·

“근데 등산은 싫은데요·”

“앗· 저도 그건 좀·”

“청우 형! 등산 말고 다른 곳 가요! 차라리 총 쏴요!”

“미국인이 쏘자는 이야기를 한다·”

“사격을 의미하는 걸 겁니다!”

자신의 문제와 상관없는 그 소란스러움이 나쁘지 않아서 류청우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YESSSS· 그럼 우리 총 쏘러 가요? 저 옷 갈아입고 올게요· 10분만 기다려요·”

“····”

하지만··· 이게 대체 무슨 일일까·

* * *

“류청우랑 무슨 일 있었지!”

“····”

“박문대 네가 예정보다 삼십 분이나 늦게 합류했다고? 무조건 무슨 일이 있던 거잖아!”

귀신같은 놈·

류청우와 대화를 나눈 후 뒤늦게 대기실로 합류한 나는 배세진에게 멱살을 잡힐 뻔했다·

물론 잡히지 않았더라도 할 말이 있긴 했지만·

오는 길에 많이 생각해 봤다· 뭘 해야 좋을지·

‘일단··· 그놈이 모니터링을 하면서 고통받고 어쩌고 하는 건 다 빼고·’

그렇게 류청우의 세밀한 상황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건 좀 꺼림칙할뿐더러 떠들어도 서로 더 불편해질 뿐이다·

다른 핵심으로 들어가야 한다·

바로 우리 자신·

“저희가 착각한 게 있습니다·”

“···?”

그간 우리가 취해온 스탠스에 대해서·

“뭔데·”

“우리가····”

나는 눈을 눌렀다·

“청우 형한테 배려하고 있다고 너무 티 냈나 보던데요·”

“····”

잠깐 침묵이 흘렀다·

“엥?”

“저 바 반대 아닐까···?”

“아니다·”

잘 생각해 봐라·

“굉장히 부자연스럽고 부담스러웠던 것 같습니다·”

“···!”

“한번 돌아보세요· 말만 안 했지 우리 배려하고 있다고 거의 소리 지르는 것 같았더라고요·”

멤버들이 입을 벌렸다·

응 나도 오면서 생각하다가 혀 깨물뻔했다· 돌아보니 보이더라고·

“잠깐··· 설마 류청우 깼다고 너희 빨리 오라고 전화한 거 그 그건가?”

“거기에 청우 형 좋아하는 감자탕 사온 걸로 아마 거의 인증 수준이었을 걸요?”

“제 말 맞았어요· 청우 형 좋아하는 거 사 왔다고 직접 말하는 게 나았어요!”

“···이번 주 음악방송 취소 변명도?”

“그건 진짜 엄청 티 났죠·”

지금 가뜩이나 지금 류청우는 자기가 어떻게 하고 싶은 건지 혼란스러워하는 상태 같았다·

그런데 주변 사람이 전부 ‘나 지금 널 조심스레 배려하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처럼 굴고 있다?

본인도 자기 의사보다 우릴 배려해야 할 것 같은 무한 부담의 굴레에 떨어진 것이다·

‘누구한텐 감동일 수도 있으나 누군가에겐 ‘아 X발 작작 좀 하지!’라고 외칠 만큼 목 막히는 부담일 수도 있다는 거군····’

생색 안 내고 배려하려던 변명이 오히려 티가 더럽게 나서 상대가 더 부담스러워진 것이다·

그리고 드디어 그 사실을 피부로 실감한 멤버들이 스스로 물었다·

“왜··· 이렇게 굴었지?”

“거야····”

큰세진이 간단히 정리했다·

“청우 형이 문제 생길 때마다 우리한테 어른답게 잘해줘서 그렇죠 뭐·”

“····”

“원래 사람은 똑같이 해주고 싶어지잖아요· 솔직히 그 형한테 한 번쯤 고맙다고 생각 안 해본 멤버가 없을걸요?”

그렇다·

이 팀에서 고민이나 문제 생길 때마다 넌지시 도움을 주는 류청우를 경험해 보지 못한 사람이 없었다·

요란하게 굴지도 않고 담백하다·

덤덤하고 차분하게 한 마디씩 던지거나 움직여 줄 때 그거 참 좋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은 사람이 있는가·

위로든 도움이든 말이다·

‘···나도 그렇고·’

-지금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야?

그놈이 큰세진이랑은 다른 의미로 센스가 좋은 녀석이 맞다· 나는 침음을 참았다·

“그러다 보니까 더 잘해보고 싶던 거죠·”

이러다 류청우 멘탈이 터지자 모두 일제히 당황해 버린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도움을 받았던 것과 비슷하게 굴어보려고 했던 거지·

더 신경 써서 말이다·

하나같이 그러니 서로를 눈치채지 못하고 매몰된 것이고·

“저는 알았어요·”

“조용히 해 차유진·”

배세진이 눈을 꾹 누르며 침음했다·

“···우리가 자길 불편하게 생각한다고 느껴서 더 힘들었을지도 몰라·”

“····”

“더 솔직하게 편하게 대하는 게 맞아·”

“그래요·”

“형들 태연한 척 못 해요· 그래서 문제예요·”

“너도 솔직히 잘 못 해·”

“What?”

투닥거리던 멤버들은 곧 차분해졌다·

덕분에 나도 차분히 말했다·

“이제부턴 솔직하게 응원이나 해주는 편이 나을 것 같습니다· ···청우 형이 무대에 설 수 있냐 마냐는 솔직히 그 형에게 달린 거니까요·”

“····”

“쉬어도 된다 같은 소리도 괜히 덧붙일 필요 없을 것 같고요·”

“그러네·”

멤버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배세진이 한숨을 푹 쉬었다·

“그럼··· 뒤에서 이렇게 우리끼리 떠드는 것부터 그만두자· 작당 모의하는 것 같잖아·”

“형이 시작한 건데요·”

“그 그러니까 내가 그만두자고 말하는 거라고!”

그런 방식을 거쳐서 테스타가 선택한 것은 이거였다·

류청우가 즐겁고 편하도록 약간 신경은 쓰되 너무 집착하지는 말자고·

‘우리도 힘들다고 찡찡거리는 것만 아니면 너 좋아하는 거라 골랐다 정도는 말해도 괜찮고·’

다만 복잡하게 접근하지 말자·

별로인 건 별로라고 대놓고 말하면서·

그렇게 우리는 류청우를 끌고 사격까지 하러 나온 것이다·

‘데뷔하면서 새로 만든 취미지·’

몸 쓰는 걸 좋아하는 녀석이니 사격은 반동이 적은 기종을 쓴다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다만 류청우는 마지막에 차에서 내려 사격장으로 걸어가면서 살짝 머뭇거렸다·

“이야기가 새면 좋진 않을 것 같은데·”

혹시 ‘가암히 아프다고 쉬었으면서 놀러 나와?’ 같은 소리가 나올까 걱정이라는 뜻이다·

큰세진이 쾌활하게 손을 흔들었다·

“아아 그건 괜찮아요! 회사에도 따로 말씀 안 드렸고~ 또 여기가 프라이빗하게 우리끼리만 딱 할 수 있는 걸로 유명하····”

[금일 휴관]

-개인 사정으로 쉽니다·

조졌다·

“오늘 영업 날이라며!”

“아니 분명 맞는···· ···아하 인하트에만 공지하시네요· 휴관·”

“····”

과연 SNS 시대였다·

고개를 돌리자 슬그머니 류청우의 눈치를 보려고 하는 배세진이 보였다·

‘안 된다· X발·’

차라리 그냥 파하고 다음에 오자고 말해라·

급하게 끼어들려던 순간이었다·

“저 죄송하지만 이 옆에 비슷한 종목의 시설이····”

“거기로 가자!”

“좋다!”

“아 예· 알겠습니다!”

빠르게 검색을 시도한 김래빈이 새로운 목적지를 물색해 왔다·

‘밥값 하는 놈이 한 건 또 올리냐·’

그리고 모두의 적극적인 동의 속에서 녀석은 우리를 끌고 십 분 정도 이동했는데····

우리는 왜 녀석이 이걸 ‘비슷한 종목’이라고 지칭한 것인지 깨닫게 된다·

“····”

“이곳입니다!”

이상한 나라의 토끼 놈·

김래빈이 우리를 데려온 것은 양궁장이었다·

“···아니·”

사격은 맞았다·

그런데 쓰는 게 총이 아닌 활일 뿐이다·

류청우가 부상 후유증으로 그만둔 그거·

‘이건····’

진짜 X망인가?

부상 생각나는 1순위를 이렇게 거침없이 픽해?

등골이 싸해지는 기분에 고개를 돌리자 약간 긴장한 듯한 김래빈의 얼굴이 보였다·

하지만 녀석은 패닉에 빠지거나 겨우 깨달음을 얻고 대가리를 박는 모습은 아니었다·

오히려 약간 각오한 듯 단단한 표정이 올라와 있다·

“····”

흠·

“들어갈까·”

“아 예·”

나는 침착하게 걸음을 옮기는 류청우의 뒤를 군말 없이 따라갔다·

* * *

평일 점심 외딴곳에 자리 잡은 양궁 카페는 매우 한산했다·

‘취미 삼아 운영하시는 건가·’

주인장들도 그다지 연예인에게 관심이 없었을뿐더러 스포티한 모자를 쓰고 마스크까지 낀 테스타는 대학 동아리 모임 정도로 보였다·

그렇게 테스타는 별문제 없이 펜스만 쳐진 야외 들판으로 나갈 수 있었다·

저 멀리 보이는 과녁과 바로 앞에 보이는 슈팅 라인·

“여기가 야외라서 40M까지도 가능하대요·”

“오 우리 아이돌 체육대회에서도 20M가 끝이었는데·”

류청우는 조용히 슈팅 라인에 섰다· 선수용은 아닌 빨갛고 푸른 낡은 선이 지푸라기 위에 스티커로 붙어 있다·

각자 활을 쥔 멤버들이 어색하게 매만진다·

그래도 처음은 아니라고 방송에서 잡아봤다고 조금은 아는 사람의 손놀림이다·

서로 묻기도 한다·

“아~ 그럼 양궁에선 한 손으로 당기는 힘이 좋은 게 제일 좋은 건가?”

“꼭 그런 건 아니야·”

류청우가 버릇처럼 화살의 노크를 만져 점검하며 대답했다·

“시위는 오른손으로 당기지만 지탱은 왼쪽이 하거든·”

활을 미는 손· 받침대 역할을 하는 손에게도 아주 중요하고 확실한 역할이 있다·

“목표를 고정하는 거지·”

흔들리지 않는 평정·

“힘과 고정· 그 둘을 모두 사용할 수 있는 게 양궁의 시작이니까·”

균형의 스포츠·

당기는 힘이 과도해지면 화살의 방향에 오차가 생길 확률이 높다·

그걸 누르고 컨트롤하는 게 활을 잡는 손의 역할이었다·

결국 양궁이란 오른손과 왼손이 만드는 팽팽한 역량의 줄다리기인 것이다·

“그렇다면 눈도 중요한 요소입니까? 정확한 목표를 겨냥하기 위해서는 위치를 맞추는 것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만·”

“글쎄··· 그게 의외로 꼭 그런 것만도 아니야·”

류청우가 활을 단단히 잡아서 돌려 수평을 확인했다·

“눈보다는 감이거든·”

‘이렇게’ 쏘면 맞을 것이다·

‘이쯤에서’ 쏘면 맞을 것이다·

위치와 타이밍은 모두 선수 개개인의 감각에 의해 조정되었다·

혹자는 그게 바로 프로의 유무를 가른다고 했다·

그 감각이 있는가·

“사실 선배 중에 눈이 나빠서 과녁도 잘 안 보인다는 분도 계셨어·”

“대박이네요 진짜·”

활 끝 고정대 시위·

류청우는 계속 점검을 해나가다가 반사적으로 활을 떨어트릴 뻔한 상대를 받쳤다·

“앗·”

“괜찮아?”

“네 괘 괜찮아요···!”

활을 당기려다가 힘이 맞지 않아서 놓칠 뻔한 선아현이었다·

선아현은 운동신경이 좋은 만큼 곧바로 활을 잡았으나 약간 머뭇거리는 모양새였다·

그래서 류청우는 반사적으로 시범을 보이듯 움직였다·

“양발을 좀 넓게 두면 돼·”

발을 움직인다·

원래 두던 그 위치에 양발을 두면 자연스럽게 자세가 나온다·

저 앞 빨간 원을 향해·

“그리고··· 이렇게·”

류청우가 과녁을 보며 팔을 당겼다·

아주 오랜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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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but or Die

Debut or Die

Debut or Die, I'll Die If I Fail to Debut, If I Fail to Debut, I’ll Get a Killer Disease
Score 9.4
Status: Ongoing Type: Artist: Released: 2021 Native Language: Korean
A student who was preparing the Civil Service examination for 4th year, suddenly he found himself in an unfamiliar body 3 years ago. As well as a status window displaying a threat in front of his eyes! [Outbreak!] [Status Abnormality: ‘Debut or Death’ Occurs!] A diary about the transformation of the main character, who was suddenly challenged to be an idol even though he has never been in the industry before due to sudden threat of death. ※Speciality: He used to take and sell idol’s da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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