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el Debut or Die Chapter 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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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607화

“김래빈! 김래빈!”

“감사합니다!”

<랜덤 플레이 댄스> 촬영이 마무리된 후·

나는 광란의 김래빈 찬양단이 된 초록팀과 신난 카메라 군단을 보며 고개를 저었다·

‘한동안 계속 저러겠군·’

그럴 만도 했다·

담력 시험용 괴담에 이어서 2연타로 단독 우승을 한 녀석은 사실상 저 팀 최종 승리의 주역이었다·

그리고 실리적으로 따지자면 저놈의 임시 팀이 아니라 테스타 예능 승리의 주역이었고 말이다·

‘거기서 그렇게 우승할 줄이야·’

쟁쟁한 댄스 라인들을 싹 밀어내고 래퍼가 우승? 그야말로 인간 화제성이다·

이렇게 예상외 항목에서까지 밥값 제대로 하는 놈도 드물지 않을까·

‘매번 한 건 이상씩 해주는데·’

나는 녀석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며 피식 웃었다·

아니나 다를까 김래빈은 제작진과의 인터뷰까지 마친 후에야 초록팀에서 벗어나 본격적으로 테스타 멤버들의 축하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러다 이 말도 나왔고·

“아 그러고 보니 유진이가 제일 먼저 탈락하고 래빈이가 끝까지 남았구나·”

“오 그러게요?”

바로 김래빈과 차유진 둘이 ‘누가 누가 더 랜덤 플레이 댄스를 잘하겠느냐’로 왁왁거리며 싸우던 일 말이다·

이렇게 명확한 승패 처리가 나는 건 또 오랜만이었다·

“이야~ 래빈이 방법이 맞았네!”

“으응 대단하다···!”

“그렇습니다· 사실로 증명된 주장이니 겸손하지 못한 발언이라며 주저하지 않겠습니다!”

김래빈은 제법 뿌듯한 얼굴로 일찌감치 탈락해서 탈락자석에 앉아있었던 차유진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외쳤다·

“내가 이겼으니 인정하고 정진해!”

“우우우····”

차유진은 불퉁한 얼굴이었으나 결국 어깨를 늘어트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OK· 김래빈이 제일 오래 남았어·”

“···!”

“축하해·”

나는 보았다·

김래빈이 드물게도 하늘을 보며 작게 감격의 제스처를 하는 것을·

‘골 세레모니냐·’

물론 속 깊은 놈답게 패배자를 놀리는 대신 곧 격려하려 들었지만·

“자신감도 아이돌의 덕목이지만 앞으로는 타인의 조언에 귀를 더 기울이는 습관을 익히면 돼 차유진!”

“OK·”

차유진은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고 김래빈은 다시 진중한 막내의 모습으로 돌아가서 우리에게 깍듯이 인사를 하고 자리를 떴다·

“그럼 저는 옷을 갈아입고 오겠습니다!”

“오냐·”

그래도 발걸음은 여전히 신났군·

나는 MT 건물로 들어가는 김래빈을 지켜본 후 패배한 차유진에게 위로의 말이라도 해줄 생각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나 당사자는 어느새 태연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

“···너 졌는데 괜찮아?”

당황한 배세진의 물음에 차유진이 어깨를 으쓱했다·

“Challenge 오래 남는 게 최고 아니에요· 제가 김래빈보다 멋졌어요·”

“···!”

“그럼 아까 왜 그렇게 대꾸 안 했냐·”

“왜냐하면 저는 친구 기분 배려하는 Good boy예요!”

유창하고 유쾌한 영어가 뒤따랐다·

[김래빈은 춤으로 절 이겼다고 생각하는 영원히 없을 경험을 해본 거잖아요· 충분히 즐기게 두는 거죠 뭐·]

그리고 도로 풀밭에 드러누워 휘파람을 불며 휴식을 즐기기 시작했다·

“····”

“····”

진짜 대단한 놈이었다·

‘둘 다 서로한텐 죽어도 안 지는군·’

능력치 비슷한 동갑내기답다·

이 모든 꼴을 지켜본 배세진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좀 얄미운 것 같기도 한데··· 만족하는 심정은 이해가 되는 것 같기도 해·”

“그래요?”

하긴 이 녀석도 차유진처럼 인상적인 한 방을 남기고 떨어졌으니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그 기본 연습곡 말이지·’

그 온갖 스텝과 무브가 다 들어간 격렬한 안무는 아마 대중이 배세진에게 기대했던 건 아니었을 거다·

“아니 그렇다고 내가 차유진만큼 잘 췄다는 건 아니지만!”

배세진이 좀 뿌듯한 기색으로 중얼거렸다·

“선곡 운이 좋았고··· 이세진이 타이밍 맞게 바로 신호 주기도 했고·”

“그래도 형이 연습한 결과는 맞죠·”

배세진은 부정하지 않았다·

녀석은 약간 쑥스러운 표정으로 당시의 기분을 이야기하더니 ‘역시 이세진에게 고맙다고 이야기해야겠다’라며 결심했을 뿐이다·

“····”

나는 같은 팀의 동명이인에게 향하는 배세진을 보았다·

다만 이 상황에는 사실 큰세진 말고도 기여자가 하나 더 있었다·

나는 발걸음을 옮겨 김래빈을 칭찬하던 초록팀 그사이에 즐거운 표정으로 앉아있던 녀석 옆에 조용히 섰다·

류청우·

‘배세진은 운이 좋았다고 생각했지만····’

“형이 한 거죠· 그거·”

“····”

“배세진 형 선곡이요·”

“아· 봤구나·”

안 봐도 뻔하지·

이 녀석이 티홀릭한테 뭐라 뭐라 말하더니 바로 다음 곡으로 배세진 연습곡이 나왔지 않은가· 사정만 안 다면 유치원생도 추측할 일이었다·

이 녀석이 그 연습곡을 딱 집어서 선곡에 밀어 넣은 것이다·

배세진이 활약할 수 있도록·

“세진이가 그렇게 오래 남아있으니까 버틴 게 아쉽지 않았으면 좋겠다 싶었거든·”

“훌륭한 판단이신데요·”

“고마워·”

류청우는 공치사를 사양하지 않고 받았으나 ‘세진이에게 굳이 강조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라며 덧붙였다·

그리고 씩 웃었다·

“아 그래도 마지막 라운드에 그 트로트 가곡은 내가 요청한 건 아니야·”

“····”

“애초에 나도 모르는 곡이더라·”

그거야··· 그렇겠지·

섬진강 러버· 그걸 안무를 기억할 정도로 각 잡고 감상하고 기억하는 녀석은 출연진 중 오로지 김래빈뿐일 것이다·

아니 출연진이 아니라 현직 아이돌 다 통틀어서 유일할지도 모른다····

‘제작진도 안무 창작 타임 쉬어가는 타임으로 개그성으로 넣었을 텐데 말이지·’

“그걸 아는 건 래빈이 밖에 없었을걸요·”

“맞아·”

류청우도 흔쾌히 동의했다·

“래빈이는 정말 천재가 맞지·”

“예·”

“그래···· 이렇게 기량을 다 펼치는 걸 보니까 좋네·”

“····”

어느새 건물에서 옷을 갈아입은 김래빈이 뛰어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큰세진과 대화를 나누는 배세진까지·

류청우는 그 장면들을 잠깐 본 후 고개를 돌려서 붉은 해를 바라보았다·

슬슬 해가 질 시기였다·

“형도 리더로서 기량을 보여주신 거죠· 뭐·”

멤버를 적재적소에 넣어주는 순간 판단력 말이다·

류청우는 약간 놀란 얼굴이 됐다가 곧 미소를 되찾았다·

“그래? 음 내 기량····”

녀석의 말이 흐려졌다·

그리고 고요한 석양 가운데· 조용한 목소리가 들렸다·

“계속 이럴 수 있다면 좋겠지·”

“···?”

뭐냐·

‘왜 또 의미심장한 말투 쓰냐고·’

나는 떨떠름히 물었다·

“혹시 재계약 안 하실 생각인가요·”

“응? 문대야 우리 재계약한 지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다행히 류청우는 황당하다는 듯이 웃더니 단숨에 부정했다·

“말투가 미래를 확신 못 하시는 것 같아서요·”

“그런가?”

류청우는 도로 노을을 보았다·

“이제 곧 활동기라 그런 걸지도·”

“····”

확실히 이번이 좀 독특한 활동기긴 했다·

승률을 이성적으로 추측하지 못한 상태에서 다 걸고 들이박고 있으니까·

“최선을 다할게·”

“저도요·”

인터뷰로 한산한 촬영 휴식 시간·

나와 류청우는 조용히 앉아서 이 예능 다음에 올 일정을 생각했다·

대망의 신곡 발표를·

* * *

해가 진 후·

“아 진짜 재밌었습니다 형님들!”

“에이~ 우리야말로 재밌었지!”

인터뷰 소강 분위기 속에서 골드 2 스페이서 권희승도 히히 웃으며 다가와서 큰세진과 신나게 악수했다·

‘표정이 괜찮은데·’

스페이서의 분량이 괜찮게 나올 거라는 예감이 든 모양이었다·

여기 제작진 스타일을 보니 이름값에 따라 너무 나누지 않고 그룹마다 골고루 분량을 제법 챙겨줄 것 같아 보였으니까·

게다가 티홀릭의 후계자 포지션까지·

-MZ세대 티홀릭이라는데? 아니 우리도 MZ인데!

-저기 20대 때 우리 활동사진 가진 사람 있어요?? 내 느낌엔 좀 비슷한 것 같기도····

-스페이서 팬 여러분· 해당 의견들은 마틴과 하진태 아저씨의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티홀릭의 대표 입장이 아닌 점 간곡히 호소····

제법 웃겼지·

그리고 권희승은 이 그림을 조금은 예상했던지 슬쩍 내게 다가와 이런 말을 하기도 했다·

“사실 테스타 형님들은 출연 안 하시겠다고 하면 지난번에 주신 소원권이라도 써야 하나 생각했거든요····”

음·

이 녀석이 서버니 뭐니 시스템 때문에 고생한 보상 겸해서 줬던 거 말이군·

근데 그 ‘소원권’을 쓸 겨를도 없이 우리가 출연했다 이거다·

“저희 좀 배려해주신 거죠? 아이고 이러면 소원권 쓴 샘 쳐도 될 것 같아요!”

나는 피식 웃었다·

“그럴 필요는 없는데·”

“···잠시만요· 그렇다는 건 역시 이 출연도 문대 형님의 큰 그림 안이었던 건가요! 크으 역시·”

아니다·

하지만 녀석은 ‘확실히 화제성에 불이 붙을 것 같긴 했다’ 등의 말을 늘어놓더니 이번에 VTIC과 패기 있게 동발한 우리의 결정에 혀를 내둘렀다·

“솔직히 전 그렇게 대인배가 아니라 그런지 제가 다 떨리긴 했거든요···· 저라면 피했을 텐데·”

아니 우리도 그러고 싶었어·

‘뒤통수 맞은 거다·’

하지만 권희승은 결국 빙긋 웃었다·

“근데 형님들이 왜 자신 있는지는 저도 알 것 같아요·”

“오?”

“회사에서 봤거든요· 그거·”

테스타· 이번 앨범 컨텐츠요·

눈을 찡긋한 녀석이 입 모양으로 벙긋댄 후 이내 세차게 인사한 후 사라졌다·

“발매 기대 하겠습니다!”

“····”

분명 내 비위를 맞추는 것 같은데도 희한하게 기분이 안 나쁜 놈이란 말이지·

‘의외로 눈치껏 사실을 잘 찾아내서 그런가·’

나는 피식 웃었다·

그때였다·

“음 후배님 회사가 이번 앨범에 자신 있는 것 같네요·”

X발·

‘기척이 없네·’

고개를 돌리자 인터뷰를 끝낸 청려가 옆에 서 있었다·

녀석이 미소를 지었다·

“놀랐어요? 미안해요· 그건 그렇고· 이번 촬영은 즐거웠는지 궁금한데요·”

“····”

여기서 ‘그랬겠냐’라고 되받아치고 서로 견제하는 거야 쉬운 일이다만·

나는 짧게 고민한 후 입을 열었다·

“선배님·”

“음?”

“왜 이 예능을 제안하신 겁니까·”

“····”

촬영하면서 알아차렸다·

“이번 예능이 VTIC 선배님들께 이로운 건 맞지만 그만큼 저희한테도 이로웠던 것 같은데요·”

분명 이놈이 ‘서로에게 득이 될 것이다’라고 말은 했었다·

하지만 결국엔 더럽게 살벌한 전략을 세워서 노잼 VTIC 놈들을 데리고도 예능 잘하는 테스타를 어떻게든 이기고 잡아먹으려 들 줄 알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예능은 그 정도로 살벌하지 않았다·

VTIC은 VTIC대로 각자 제 몫을 열심히 챙겼을 뿐이지 테스타의 캐릭터를 뭉개려 들진 않았다·

저 청려가 상대를 죽이려는 전략을 채택하지 않았다는 거다·

이미 앨범 발매 시기로 뒤통수 갈긴 마당에 이 정도로 페어플레이를 할 필요가 있나 싶을 정도로 말이다·

위협적이지 않았던 건 아니나 상식적인 정도·

‘이유가 뭐냐·’

나는 녀석을 쳐다보았다·

청려는 태연하게 입을 열었다·

“아아· 이미 말했잖아요· 이 예능은 화제성의 판을 키우는 용도라고· 음··· 이렇게 말해야 할까·”

녀석이 웃으며 턱을 툭툭 두드렸다·

“후배님· 이 단체 예능은 지나치게 피로감을 키우면 안 되는 컨텐츠예요·”

“···!”

“고작 예능에서까지 갈등이 부추기는 건 지겹지···· 그건 완급조절 실패인데· 클라이맥스는 각자의 컨텐츠에서 나야 하거든·”

청려는 낮은 목소리로 설명했다·

“VTIC과 테스타가 서로 잡아먹는 구도는 딱 이 순간에만 쓸 수 있는 일회성 이벤트잖아요· 그런데 그런 아까운 일을 할 순 없죠·”

“····”

과거에도 테스타와 VTIC이 활동이 겹친 적은 몇 번 있다·

하지만 이렇게 체급이 비슷해 승패를 예측할 수 없는 건 지금이 처음·

그리고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

“앞으로 우리가 또 동시 발매해도 이런 구도는 잡기 힘들걸· 화제성은 후각 같은 거라서·”

“후각·”

“인체 감각 중에 가장 빨리 피로해지고··· 무뎌지지· 상황에 빠르게 순응한다고 할까·”

청려가 슬며시 웃었다·

“대중도 그렇게 금방 피로해 하고 익숙해지거든·”

그러니까 녀석은 이 예능은 순수하게 증폭기로만 사용했다·

“다시 오지 않을 순간이니 정성을 들여서 균형을 유지하면서··· 잘 키워 써야죠·”

“····”

내가 이런 말을 할 줄은 몰랐다만·

‘다시 오지 않을 순간이라니·’

이젠 이 새끼가 제법 상식적인 소리도 할 줄 아네·

나는 피식 웃었다·

“네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오니까 이상한데·”

“그런가?”

그래·

“근데 맞는 말이다·”

“···!”

컴백일자는 여전히 빡치긴 한다만··· 그래도 말이다·

나는 녀석에게 손을 내밀었다·

“권유해 주신 덕분에 촬영 즐거웠습니다· 선배님 ···다음엔 음악방송에서 보죠·”

“···별말씀을·”

악수는 짧고 확실했다·

그리고 이제 예능 MT 촬영도 대단원의 막을 내릴 때였다·

이 예능을 찍은 주목적과 함께·

“촬영 재개합니다!”

“옙!”

나도 VTIC 녀석들의 신곡을 알지 못한다·

VTIC 녀석들도 테스타의 신곡을 알지 못할 것이다·

확실한 건 내가 계획하고 준비한 것들뿐·

그리고 내가 다른 테스타 녀석들과 함께 준비한 것들에 대해서는··· 누누이 말했지만·

‘자신이 있다·’

“자 보시겠습니다!”

우리는 하루 사이 익숙해진 잔디밭으로 뛰쳐나갔다·

그리고 미소를 지으며 자세를 잡았다·

“테스타 신곡 무대 지금 시작합니다!”

* * *

며칠 후·

드디어 도래한 컴백일자 자정·

“····”

기대 초조 원망 설렘 불안 두근거림 속에서·

테스타의 뮤직비디오가 공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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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but or Die

Debut or Die

Debut or Die, I'll Die If I Fail to Debut, If I Fail to Debut, I’ll Get a Killer Disease
Score 9.4
Status: Ongoing Type: Artist: Released: 2021 Native Language: Korean
A student who was preparing the Civil Service examination for 4th year, suddenly he found himself in an unfamiliar body 3 years ago. As well as a status window displaying a threat in front of his eyes! [Outbreak!] [Status Abnormality: ‘Debut or Death’ Occurs!] A diary about the transformation of the main character, who was suddenly challenged to be an idol even though he has never been in the industry before due to sudden threat of death. ※Speciality: He used to take and sell idol’s da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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