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593화
이 상황만·
딱 이 상황을 한 치만 벗어나면 모든 게 괜찮아질 것 같은 기분을 아는가·
큰달은 아직 박문대였던 시절 홀로 할 일 없이 멍하니 곰팡이 핀 원룸의 낡아빠진 매트리스에 앉아 있을 때면 문득 그런 생각이 들곤 했었다·
가정법들·
부모님이 계신다면·
같이 사는 가족이 있다면·
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있다면·
점점 작아진 가정이 결국 ‘누군가 있다면’이 될 때까지·
그랬다면 무엇을 할 것인지 떠올리곤 했다·
물론 그 의미 없는 생각에 쓸 의욕도 기력도 사그라들며 어느 순간 모두 없어졌지만 말이다·
그래서 지금에 와서야 깨닫게 되는 것일지도 몰랐다·
-상황이 변해도 나는 그대로구나·
이상했다·
더는 그에게 상태창으로서 누군가를 도울 일도 형과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던 팝업도 없다는 것은 알았다·
그러나 그 낡은 원룸에 멍하니 누워 있던 20살짜리 고아일 때와는 분명 어마어마한 환경의 차이가 있지 않은가·
그에겐 이제 번듯한 직업도 집도 있다· 더는 아무것도 할 줄 모르던 박문대가 아니었다·
하지만 이토록 극적으로 상황이 변했는데도 그는 딱히 힘이 솟거나 의욕적으로 움직이고 싶지 않았다·
이상했다· 충분히 자신이 괜찮아야 마땅한 환경이지 않은가·
왜 그러지 못하고 혼자 오피스텔에 앉아 과거와 똑같은 기분을 느끼는 걸까?
결국 실종 사태가 벌어지기 전까지 그는 스스로도 납득하지 못한 채 점차 과거와 같은 무기력해졌다·
홀로·
그러나 지금은 집에 누군가가 있었다·
“잡채 먹냐·”
“아··· 네? 예!!”
“그럼 됐고·”
큰달은 멍하니 당면을 삶는 형을 보았다·
테스타 박문대·
사인이 된 테스타 MD와 앨범-심지어 멤버 몇 명은 편지까지 써놓았다!-을 한 보따리 내민 형은 장까지 봐온 상태였다·
‘소중한 휴가일 텐데!’
그러나 미안할 틈도 없이 형은 빠르게 움직였다·
명절 음식을 하고 자신에게 MD 언박싱을 재촉하고 테스타의 상품들을 열어보는 자신의 반응을 보며 웃고····
“TV 좀 튼다·”
“아 네!”
식사하고 프로그램을 보면서 잡담하고 일상적인 화제를 꺼내고·
“낸다던 휴직계는 잘 처리했어?”
“아 네! 이제 오늘부터 1년간 휴직이에요· 자기개발 휴직이라는 건데····”
큰달은 그렇게 시시콜콜하고 영양가 없는 이야기를 나누며 소파에 편하게 앉은 자신을 깨달았다·
‘아·’
경험해 본 적 있던 느낌이다·
공무원 상태이상에 걸렸을 때·
그가 시험 준비를 하면서 1년에 하루 상태창인 형이 돌아와서 안부를 묻고 점검해 줄 때와 비슷한 기분이다·
차이점은 형에게 육신이 있고 오늘 봤다고 일 년을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내가 음··· 며칠은 더 이 집에 있다 올라갈 것 같은데·
-···예?
-같이 좀 쉬자고·
형은 자연스럽게 본가에 찾아온 것처럼 눌러앉았다·
그리고 그는 지금 그런 형에게 명절 밥을 얻어먹으며 형이 식탁을 치우는 것까지 보고 있····
“어어 제가 할게요!”
“됐어·”
푹 쉬고 오는 길이라며 손을 휘휘 졌더니 남은 음식 정리까지 깔끔하게 끝내고 나서는 아이스크림을 사러 가자면서 같이 외출까지 했다·
그리고 아이스크림을 입에 물고 TV 앞에 앉아서 아무렇지 않게 질문하는 것이다·
“요즘 뭐 재밌는 거 없냐·”
“아····”
휩쓸리듯 여기까지 온 큰달은 약간 당황했다·
사실 이번에도 진득하게 적극적으로 해본 건 없었다·
테스타 콘서트 이후로 자신의 무단결근을 수습하는 것에 온 시간을 다 쏟았기 때문이다·
그는 머리를 굴리다가 겨우 하나를 떠올렸다·
“그··· 아! 위튜브에 있잖아요·”
마음이 편안해지는 영상!
자기 전에 가끔 봤었다·
큰달은 얼른 리모컨을 조작해 스마트 TV로 위튜브에 들어갔다·
그러나 거기서 제일 먼저 화면에 연관 동영상 추천으로 뜬 건··· 잘 꾸민 무대 영상이었다·
근데 외간 아이돌이다·
‘엥?’
눈을 깜박이던 큰달은 곧 깨달았다·
넘기다가 우연히 나온 아이돌인데 유심히 봤던 것이 기억이 난다· 시청 시간이 길어서 추천에 떴으리라·
“아 저 그룹은 ‘헤일로 하임’이랑 비슷한 시기에 데뷔한 팀인데··· 인기가 그만큼 있는 건 아니지만 곡도 좋고 열심히 해서요!”
지긋한 시선이 느껴졌다·
“테스타가 아니라?”
“앗·”
아아앗····
“농담이다·”
형이 피식 웃었다·
“뭐든 네가 좋아하는 걸 해· 누구 눈치 보거나 신경 쓰지 말고·”
마치 ‘그 누군가가 나라고 해도’라는 말이 생략된 듯했다·
“····”
아·
큰달은 갑자기 멈칫했다·
네가 뭘 하든 내가 아쉽거나 서운하진 않을 거라는 태도·
그냥 어쩌다 보니 인연이 생겼으니까 불쌍해서 받아주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불쑥 치고 올라왔기 때문이다·
‘왜 이래·’
창피했다·
그런데 그걸 눈치라도 챈 듯 형이 넌지시 말을 이었다·
“넌 내가 테스타 그만두면 갑자기 무시라도 할 생각이냐·”
“···! 그럴 리가요!”
“거봐·”
“····”
“그러니까 너도 누굴 응원하든 신경 쓰지 말고 해·”
그리고 큰달은 천천히 그 말뜻을 제대로 깨달았다·
그가 테스타의 팬이든 아니든 그런 문제는 괜찮다·
왜냐하면·
“애초에 넌 아이돌이던 나랑 안면이 생겼던 것도 아닌데 그런 걸 왜 신경 써·”
“····”
큰달은 세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도 웅얼거렸다·
“···그래도 계속 테스타는 응원할 것 같은데요····”
오냐 알지·
테스타 박문대는 웃음을 터트렸다·
“사실 반은 네가 만든 그룹 아니냐·”
“아니 무슨 제가 반을 만들어요 형!”
“날 데뷔시켰잖아·”
박문대가 진지하게 자신을 가리켰다!
“메인 보컬인 내가 곧 테스타의 보컬이다·”
“악! 형 갑자기 왜 그래요!”
안 어울린다며 소리를 지르면서도 큰달은 위튜브를 이리저리 조작했다·
마음이 가벼웠다·
그러자 똑같이 가벼운 질문이 돌아온다·
“그래서··· 내일은 뭐 할까·”
가까운 미래에 관한 질문·
내일·
그는 순식간에 수많은 대답을 떠올렸고 그래서 놀랐다·
“····”
이렇게 쉽게 할 수 있는 일이었구나·
대화를 마음껏 나눌 수 있는 편안하고 친근하고 의지할 수 있는 연장자가 있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하고 싶은 게 있었어····’
어쩐지 울컥해서 그는 황급히 목소리를 수습했다·
“그럼··· 음 스키는 어때요?”
“그래·”
그리고 그 자리에서 제안을 승낙한 형은 즉시 예매까지 끝마쳤다·
그렇게 때늦은 초봄 둘은 한적한 스키장에서 몇 번 구르며 신나게 스키를 탔다·
“와! 형 잘 타시네요!?”
“이번 예능 스포일러인데 스키도 탄다·”
“헐! 파트 2에서요?”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면서 거리낌 없이 아무 말이나 주고받는다·
“형 야간 스키 콜?”
“중급자 가자·”
큰달은 점점 편안하고 즐거워졌다·
스키장에서 집으로 돌아와서 다시 이것저것 하자고 이야기를 꺼낼 때도 거침이 없어졌다·
테스타의 이야기를 꺼내도 더는 눈치를 보지 않았다·
“아 <인형 사냥꾼> 새 시즌··· 내일 12시에 공개잖아요!”
“어·”
“그때 본방 사수해야 하는데!”
“넷플러스에 본방이 어디 있···· 뭐 그래·”
그리하여 다음날·
둘은 거실에 앉아 남은 녹두전과 잡채로 끓인 김치찌개를 앞에 두고 드라마를 시청하게 되었다·
‘···따듯하다·’
만족스러운 평온함과 안정감이 코끝을 시큰하게 만들었다·
큰달은 울지 않기 위해 눈을 몇 번 껌벅인 후에 화면을 보았다·
“누른다·”
“네!”
쉬는 날 가족과 함께 보내는 일상이었다·
참고로 같은 시각 미국 샌디에이고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다·
* * *
저녁 8시·
“Todo estaba muy bueno!”
긴 저녁 식사를 마친 대가족의 식탁은 동생의 손님들도 북적였다·
‘이런 것도 오랜만인데?’
차유진의 형 이든은 동생들과 함께 식기를 치우며 휘파람을 불었다·
하이스쿨을 졸업하기 무섭게 그의 형제 자매들은 이미 이 대가족의 집을 떠나 독립한 상태였다·
하지만 제일 먼저 집에서 독립했던 차남이 온다는 소식에 학기 중인 여동생을 제외한 모두가 집에 모였다·
차유진의 독립 선언이 어지간히 파격적이었어야 말이다·
-나 한국 가·
-···?
-거기서 KPOP 가수할 거야·
-미식축구 하다 머리에 공 맞았냐?
활력 넘치고 기가 강한 이 가족·
그중에서도 묘하게 감이 좋았던 그의 어린 남자 형제는 결국 자신의 말을 실현했다·
이렇게 성공해서 돌아올 줄이야·
‘망해서 돌아오면 서핑 보드점을 저 녀석에게 물려주자고 농담까지 했었는데·’
마치 성경 속 집 나간 둘째 아들을 맞아주듯 따스하게 맞아주자고 말이다·
턱을 문지르며 당시를 떠올리던 차유진의 형은 자신의 맞은편에서 어떻게든 식기 치우는 걸 돕기 위해 안간힘을 쓰던 김래빈에게 시선을 돌렸다·
‘유진이 좋은 동료들을 많이 사귄 것도 분명 그 성공에 영향을 끼쳤을 테고·’
몇 년 전 카메라를 대동하고 찾아왔을 때보다 더 가깝게 만난 그들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사려 깊고 개성이 넘쳤다·
‘이들은 믿을 만한 녀석들이야·’
감 좋은 그의 동생이 이렇게 좋아하는 걸 보면 확실했다·
그는 김래빈에게서 접시를 능숙하게 뺏어 들며 차유진보다도 능숙한 한국어로 씩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지난 몇 년간 우리 집의 개구쟁이 유진을 챙겨줘서 감사합니다·”
김래빈은 약간 당황했다·
“아 아닙니다· 저야말로 차··· 차유진에게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히히!”
“····”
웃으며 지나가는 차유진이 얄밉다!
그러나 차마 차유진의 형제 자매 부모님과 할머님이 계신 곳에서 녀석의 멱살을 잡을 수는 없었다·
심지어 그 할머님이 자신에게 간식까지 내밀고 계신다면 더더욱 그렇다····
“Toma unos bocadillos mi dulce!”
“그··· 그라시아스!”
옆에서 차유진의 형이 눈을 찡긋거리며 지나갔다·
‘나는··· 과식 중이다····’
김래빈은 식은땀이 날 것 같은 기분으로 시나몬 츄로스를 받아들고 천천히 걸어서 이동했다·
그래도 그는 며칠째 샌디에이고에서 먹은 만큼 움직이는 휴가를 보내는 중이었다!
-낮에는 서핑해도 좋아! 김래빈도 타!
-으아악!
···서핑도 배웠고 말이다·
‘차유진네는 개도 서핑을 할 수 있다니!’
마치 처음부터 대가족이었던 것처럼 왁자지껄한 세 가족 사이에서 그는 약간 긴장하긴 했지만 이웃 많은 농촌에서 자란 사람답게 무던히 적응했다·
참고로 류청우는 도착 첫날부터 곧장 적응하더니 이제 스페인어 실력까지 늘 지경이었다·
‘역시!’
리더는 다르다며 김래빈은 새삼스럽게 감탄하다가 문득 아쉬워졌다·
‘다른 형들도 오셨다면 좋았을 텐데·’
좋지만··· 약간 허전했다·
사실 자신이 이 가족들에게 받은 이 감사도 일정 지분 이상 형들에게 갈 것 아닌가!
‘우리는 그룹이니까·’
김래빈은 내심 고개를 끄덕였다·
···그도 선아현의 정성 넘치는 테스타 물건 진열장을 보고 그룹뽕이 MAX로 차오른 상태던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어제 차유진이 예고도 없이 건 영상통화에 당황해서 스페인어 번역기 앱을 붙들던 배세진 형을 떠올렸다·
-그 그러니까··· 예· 올라? 메 알레그로 데 베르떼····
-Ohhh!
환호하는 차유진은 정말 얄미웠다·
···역시 차유진이 없는 이때를 즐기시는 편이 더 만족스러운 휴가가 될 듯했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츄로스를 한 입 베어 물고 일기나 계속 써나갔다·
틈틈이 기록해 두면 언젠가 다시 열어볼 때 악상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물론 그게 아니더라도 추억이 되었고 말이다·
-···래서 할아버지 할머니는 크루즈에 탑승하셨고 나는 청우 형과 함께 스노쿨링에 도전했다· 형께선 해양 생물에 과도하게 접촉하시지 않고 능숙하게 물살을···
“래빈아 시작한다!”
“아 예!”
그는 작성하던 일기를 얼른 덮고 달려 나갔다·
TV에는 <인형사냥꾼> 새 시즌이 공개된 넷플러스가 떠 있었다·
[여러분은 다른 시즌을 보신 적 있나요?]
[물론이죠! 유진이 하도 떠들어서 릴리즈되자마자 봤거든요·]
김래빈은 류청우의 옆에 앉아서 자리를 잡았다· 그 옆에는 차유진이 소파 아래 러그에 걸터앉아 있다·
“····”
그 순간 김래빈은 이 구도에서 어딘가 데자뷔를 느꼈다·
-재생할게·
-···예·
‘아·’
스티어의 마지막 활동·
그들의 마지막 뮤직비디오를 시청할 때도 이런 구도였던 것 같다·
물론 이것보다 훨씬 작은 한국에 있는 스티어의 마지막 숙소였지만 말이다·
김래빈 류청우 차유진·
인원이 맞아서 발생한 일이었다·
“····”
김래빈은 고개를 돌리다가 류청우가 그보다 먼저 자신과 차유진을 살짝 훑어보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
“왜?”
“···거실을 둘러보고 있었습니다!”
류청우는 웃으며 고개를 다시 돌렸다·
하지만 김래빈은 무심코 생각했다·
청우 형은 어쩌면 자신보다 훨씬 먼저 그때의 기억을 떠올린 걸지도 모르겠다고 말이다·
거의 반사적으로·
“····”
김래빈은 사실 을 발표하면서 스티어 당시의 기억을 거의 소화했다· 이제 그에겐 과거 경험했던 독특한 사건처럼 머리에 남아 있을 뿐이다·
어쩌면 차유진도 마찬가지로 워터밤 무대를 통해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청우 형께도 그럴 기회가 있었던가?’
김래빈은 곰곰이 생각했다· 딱 이거다 싶은 것은····
떠오르지 않았다·
‘····’
그는 순간 마음이 덜컥했다·
때론 상황이 잘못 맞물리면 사람은 과거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기도 했다·
그리고 또 본의 아니게 그것이 불쑥 떠올라 괴롭히거나 앞으로 나아가려는 발목을 잡기도 했다·
타인의 감정에 둔한 김래빈도 그것을 알았다····
“····”
‘아니 잠시만·’
청우 형께서도 무사히 잘 회복하셨는데 옆에 앉은 사람이 겨우 시선이 마주친 것으로 이렇게 무례한 생각이나 하다니!
중요한 건 지금은 가족이 다 함께 멤버의 활동을 시청할 수 있다는 것 아닌가·
‘정신 차리자!’
김래빈은 상념에서 벗어났다!
그는 가볍게 볼을 친 후 재생 중인 <인형 사냥꾼> 새 시즌 1화에 다시 집중했다·
-여기가 지옥이지 현세에 다른 지옥을 찾으시는가?
그리고 순식간에 극에 빨려들었다·
전투 고통 스릴 공포···· 감정을 울리는 모든 것이 결집한 이 드라마는 이번 시즌도 무척 흡입력 있게 사람을 잡아끌었기 때문이다·
그는 열심히 내용을 감상했고····
푹·
배세진이 연기한 캐릭터 의대생이 주인공의 2번째 삶에 등장해 살해당하는 순간 한 번 더 놀랐다·
“···!”
놀랍고 인상적인 연기력 때문도 있었지만 그게 이유의 전부는 아니었다·
‘BGM이··· 우리 곡이야!’
그렇다·
이 유도된 불협화음은 그들이 만든 정이솔의 테마곡 ‘misapprehension’이었다·
심지어 그게 끝이 아니었다·
‘또··· 나온다!’
설산에서 첫 등장할 때·
처음으로 주인공을 위로해 줄 때·
음악감독은 의대생 정이솔의 모든 인상적인 씬에 테스타의 OST를 잘 잘라서 분할하여 집어 넣어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아아아악!
주인공이 정이솔의 시체를 발견하는 그 씬에서 모든 것이 연결되며 터지듯 어마어마한 시너지가 나도록 말이다·
“···!”
김래빈은 거의 전율을 느꼈다·
자신이 만든 곡을 타인이 새롭게 활용했는데 절묘하게 그 의도대로 맞아떨어지는 쾌감·
그리고 그것과 별도로 완벽하게 구성된 하나의 작품을 볼 때 느끼는 기쁨까지·
“Yes! 우리가 만든 곡이에요!”
“세상에!”
그리고 이건 인형 사냥꾼을 시청 중인 사람들의 공통 반응이기도 했다·
다만 한 가지·
-인형 사냥꾼 정이솔 나올 때 클래식 무슨 곡임?
이 곡을 테스타가 작곡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극히 소수의 사람만이 알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