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el Debut or Die Chapter 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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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592화

두두둥·

그런 BGM이 깔려야 할 것 같은 분위기 속에서 두꺼운 방문이 열리고 선아현의 방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런데····

“····”

“···방?”

방이 아니잖아·

나는 무심코 큰세진과 눈을 마주쳤다· 녀석도 웃는 얼굴로 동공을 떨고 있었다·

안은 우아한 테이블과 그림 피아노가 있는 작은 거실 같은 공간이었다·

뜨개질로 만든 것 같은 작은 소품과 화병들 옆으로··· 새로운 방문이 보인다·

그렇다· 안에 방이 또 있는 것 같다·

‘이게 뭐냐·’

선아현이 해맑게 설명했다·

“응접실 같은 용도로 만드신 공간이래···!”

그런 게 서울에서 가능한 일이었냐·

그러나 그 질문을 하기도 전에 방(?) 주인이 약간 쑥스럽다는 듯이 덧붙였다·

“사실 지금까지 내 손님은 별로 없어서 어릴 때는 무용 연습실로 쓰기도 했는데····”

아·

선아현이 얼른 걸어가서 캐비닛을 열었다· 그 안에 잘 접어둔 거대한 병풍식 거울이 보였다·

“아 여기에 두셨어···!”

그리고 그 옆으로 아직도 보관 중인 몇 가지 발레 관련 용품들이 보였다·

어린 시절 선아현의 물건들·

마치 집들이라도 하는 것 같은 모습에 저절로 묻게 된다·

“혹시 데뷔하고 누가 여기 찾아오는 건 우리가 처음이냐·”

“으응· 처음이야!”

그렇구나·

“영광이옵니다 아현 님~”

“아 아니야····”

녀석은 그렇게 말하면서도 설렌 표정으로 설명을 이으며 응접실이란 공간을 부지런히 소개했다·

“오피스텔에서 잠깐 혼자 살기 전엔 여기서 살았었어····”

<아주사> 시기에 딱 어머님이 해외로 발령이 났다고 한다· 그때 녀석에게 이 넓은 집에서 혼자 지내긴 힘들 거라며 촬영장 근처로 오피스텔을 따로 얻어다 줬던 모양이다·

“오~ 그럼 그 오피스텔은 계약 끝난 거야?”

“으응·”

선아현이 걸음을 옮겨서 드디어 이 방 안의 방문에 섰다·

“여기가 어릴 때부터 지내던 곳이야·”

그리고 그 방문을 열자 그제야 침실이 보였다·

“와!”

안쪽은 나무색이 도드라지는 인테리어로 깔끔하게 현대적이었다·

다만 큰세진 감탄은 그래서 나온 건 아니다·

벽면 한쪽에 유리장이 맞춤 설치되어 있었는데 그 전면에 가득 들어찬 게 바로 테스타의 물건들이었기 때문이다·

“세상에·”

선아현의 물품만이 아니다·

테스타 각자의 멤버들의 응원 슬로건 MD 인형에 그림들까지 정성스럽게 진열되어 질 좋은 햇빛을 받으면 반짝였다·

애정 어린 관리가 느껴진다·

“아빠가 물건들이 생길 때마다 여기에 진열하셔!”

“오오·”

선아현의 숙소 방에도 유독 자기 MD뿐 아니라 다른 멤버들 MD도 많은 편이더니·

‘가풍인가·’

나는 진열장 안을 들여다보았다·

이제 보니까 유리장 왼쪽에는 다른 물건들도 많았다· 목재 장난감부터 크레용 박스 개 인형에 심지어 무슨 반지 케이스까지 있다·

아무래도 선아현이 어린 시절부터 성장해 오면서 의미 있거나 소중했던 물건들을 잘 모아 진열하는 듯했다·

그리고 진열장의 오른쪽으로 올수록 점점 테스타 멤버들의 이야기로 빼곡하게 차 있던 것이다·

그러니까 이건··· 단순히 테스타 물건을 올려두는 선반이 아니었다·

선아현의 삶에서 의미 있고 소중했던 것들을 끌어모아 채워둔 진열장이었다·

그리고 테스타 멤버들이 그랬다·

“····”

큰세진은 정말로 약간 감명을 받았는지 약간 목이 멘 듯했지만 일부러 장난스럽게 말을 꺼냈다·

“아현아 난 있지··· 이렇게 그룹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멤버를 만나서··· 너무 좋다?”

“···! 으응 나도···! 이렇게 좋은 친구들을 만나서··· 정말 고맙고 좋아!”

“으흐흑 아현아 우린 평생 친구다!”

얼씨구·

나는 당장 얼싸안을 것 같은 두 놈을 보다가 그냥 피식 웃었다·

뭐 좋은 일이다·

“여기는··· 이렇게 노천탕이 있어!”

“미쳤다·”

선아현은 그 기세를 몰아 집 탐방까지 시켜주었고 우리는 선아현의 부모님이 흐뭇하게 바라보는 가운데 집구경을 즐겼다·

그 후에는 녀석의 응접실···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으나 아무튼 거기서 노닥거렸고 말이다·

큰세진은 휴가를 본인 부모님과 함께 보내야 할 테니 자고 가진 못했지만 그래도 야밤까지 끈질기게 붙어서 떠들었다·

선아현 부모님이 야식이랍시고 무슨 비싼 샐러드를 한 바가지 가져다 주신 것까지 재밌었다·

정말 안 먹어본 사람의 선택이다·

“야 그래도 위에 소고기까지 올려주셨어·”

“감사하네·”

몸 관리하기 참 좋다며 고개를 주억거리면서 풀을 뜯고 선아현의 어릴 적 앨범을 들여다보며 시간을 보냈다·

“오오 아현이 돌 때 실 잡았네~ 난 마이크 잡았는데·”

“으응!”

“문대는?”

“연필이었을걸·”

새로웠다·

솔직히 이 셋이 숙소에서 잡담하는 건 자주 있는 일이다·

하지만 이렇게 일과 전혀 관련 없이 사적인 이야기만을 떠들며 노는 시간은 6 7년이나 같이 살면서도 거의 처음이었다·

진짜 학창 시절 친구처럼 말이다·

그리고 이 상황을 뜻깊게 느낀 건 집주인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다·

“···저 얘들아· 괜찮으면··· 내가 오늘 일을 계정에 올려도 될까·”

선아현의 요청에 나와 큰세진은 즉각 고개를 끄덕였고····

“당연히 괜찮지~”

결국 몇 분 후에 테스타의 SNS엔 이런 글이 올라왔다·

-친구들과 같이 집에 왔어요· 정말 즐거워요· 러뷰어도 행복한 저녁 시간 보내시길 바라요! (사진)

첨부한 사진은 응접실과 거실에서 찍은 셀카들 그리고 야식이랍시고 먹은 샐러드였다·

꾸밈없이 솔직한 포스팅이었다·

그리고 그 글을 올린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휴가를 맡아 흩어진 멤버들로부터 감상도 도착했다·

-김래빈 : 아현 형께서 올려주신 사진 잘 보았습니다· 세 분 화목한 휴가를 보내시는 모습이 멋집니다· (어르신 엄지 이모티콘)

-김래빈 : 저는 무사히 LA에 도착하여 차유진의 집으로 이동했습니다·

-차유진 : 내 강아지들 김래빈 할머니 따라다녀요! (흔들린 사진)

-류청우 형 : 귀여울 것 같네 우리집 강아지는 잘 자고 있어 (사진)

졸지에 이놈 저놈의 반려동물이 판을 친다·

그러나 이 모든 걸 평정할 연락이 왔다·

-배세진 : (동영상)

배세진이 가타부타 말없이 위풍당당하게 올려둔 동영상 하나·

바로 작고 허연 털뭉치가 배세진의 품 안에서 테스타의 동영상을 보고 아는 척하며 하울링하는 모습이다·

바로 <저 집 손자>에서 우리와 함께 지냈던 조그만 개 뭉게다·

“문대문대 뭉게 우리 기억하나 봐 세상에!”

단톡방도 난리가 났다·

-차유진 : omg

-차유진 : 뭉게 데리고 미국 와요

그러나 배세진은 쿨하게 답장하지 않았다· 승리자의 모습이었다·

‘웃긴 놈들·’

나는 헛웃음을 지었다·

큰세진이 내 옆구리를 툭 쳤다·

“어때 숙소에서 혼자 쉬는 것보다 낫지?”

“····”

부정하진 않겠다·

나는 본래 숙소에서 하루 이틀쯤 꿀 빨 생각이었지 이렇게 시끌벅적하게 보낼 생각은 없었다·

그러나·

‘이런 것도 괜찮긴 하군·’

사람 많이 만나고 음식 한가득 먹고·

갑자기 문제가 생기거나 일하겠다고 뛰쳐나가지도 않는 그런 연휴·

“····”

나는 안내받은 ‘내 방’에 누워서 자기 위해 뒤척거렸다·

아까 선아현 부모님께 들은 말이 떠올랐다·

-쉬고 싶으면 언제든지 와도 괜찮아!

-···예· 감사합니다·

대답이야 그렇게 했어도 내 맘대로 선아현 집에 들락거릴 정도로 눈치 없는 짓을 할 생각은 없다·

‘그래도····’

나는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거기엔 내 사진 몇 장이 폴라로이드로 인쇄되어 붙어 있었다·

몇 장은 낯이 익었다· 선아현이 찍었던 사진들인데 아무래도 부모님과 공유한 모양이다·

“····”

그러니까 여긴 그냥 손님방이 아니라 정말로 나를 위해 마련한 방이었다·

숙소가 아니라도 내가 묵을 곳이 하나 더 있다·

그건 정말이지 나쁜 기분이 아니었다· 진짜 본가라도 있는 것처럼 말이다·

“···참·”

그렇게 생각하니 진짜 명절 같기도 하군·

나는 피식 웃었다·

재밌는 일이었다· 안 그래도 이번 휴가엔 정말 명절다운 행동을 해볼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 전에 할 일부터 처리해야겠지·’

나는 내일 방문할 장소를 떠올리며 잠이 들었다·

* * *

군복을 입은 놈이 진지하게 양손으로 깍지를 꼈다·

“그래서··· 어쩐 일로 곧 제대할 말년병장을 찾아오신 거죠?”

“····”

오지 말 걸 그랬나·

나는 눈앞에서 희한하다는 눈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는 주단을 마주 보며 짧은 현타를 느꼈다·

-아··· 문대도 벌써 가니?

대환영 태세던 선아현 본가에서 굳이 나와서 군인 면회나 오다니· 가성비 박살이 아닌가·

“아 눈치를 주겠다는 저열한 목적으로 하는 말은 아닙니다· 그냥 순수한 궁금증인데요·”

“····”

“면회에 손수 만든 식사까지? 이 정도로 문대 씨에게 제가 도움을 드린 적은 없으니까요·”

“아 예·”

정말 한결같은 놈이군·

나는 떨떠름하게 중얼거렸다·

“그냥 간만에 한번 뵙고 싶어서 온 거였는데요·”

“···!”

집에나 가자·

“뭐 불편하시면 슬슬 일어날····”

“아 불편하단 뜻은 아니고요·”

주단은 얼른 나를 말렸다·

그리고 약간 신이 난 얼굴로 대답했다·

“사실 고마운 일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지인을 많이 만들지 않는 사람에게 면회는 큰 이벤트죠·”

“····”

그 말을 하는 녀석의 얼굴에서 어린 연습생 10대 정우단의 표정이 얼핏 보이는 것 같기도 했다·

내가 미래에 본인과 함께 데뷔하는 멤버 친한 형일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그 녀석 말이다·

‘나 참·’

결국 나는 도로 자리에 앉았다·

“그래도 절 보시겠다고 갑자기 결심하시게 된 계기가 있을 듯한데··· 혹시 특별한 사유라도?”

“흠·”

뭐 이놈이라면 상관없겠지·

“좀 독특한 경험을 하긴 했는데요·”

나는 면회실 식당에 사람이 없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한 후 빼지 않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얼마 전에··· 데뷔하기 전 연습생인 선배님께 도움을 받았거든요·”

“···!”

바로 100번째 재시작 당시 청려의 상태창이 되어 그 시간대의 주단을 만났던 얼마 전 경험을 말이다·

주단은 그 초자연적인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듣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음 일종의 평행우주의 정우단이로군요·”

굳이 그렇게 표현하자면··· 그렇지·

“흠 이건 제 추측이지만··· 그렇다면 제게 도움을 받으면서 모종의 친밀감을 쌓으셨고 이 면회도 일종의 은혜 갚기입니까?”

“····”

그 정도까진 아니다만·

뭐 유사하긴 할지도 몰랐다·

“비슷합니다·”

“그렇군요·”

주단은 어깨를 으쓱했다·

“안타깝지만 저는 엄밀히 말하자면 문대 씨에게 도움을 준 그 정우단은 아닙니다· 사람이란 경험과 기억을 통해 정체성이 형성되니까요· 제겐 기억이 없죠·”

“···아 예·”

나는 한숨을 참았다·

그래· 네가 이런 비슷한 말 할 줄도 대충 알았고·

하지만 다음 말은 예상하지 못했다·

“그래도 비슷한 상황에서 그 나이대의 저라면 분명 같은 선택을 했을 것 같긴 합니다·”

“···!”

“그런 의미에서 인정하자면··· 제가 기억은 없지만 분명히 과거 언젠가 제가 경험했던 일은 맞지 않습니까?”

주단이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까 문대 씨의 말을 간접 기억 삼아 받아들여 보겠습니다· 그게 저라는 것을요·”

“····”

나 참·

너 말이다·

‘이런 꿀잼 상황이 나에게도’라는 표정만 아니었으면 좀 감동적이었을지도 모를 텐데·

하지만··· 뭐 저 녀석다운 말이라는 건 부정할 수 없겠다·

나는 바람 빠진 것처럼 웃었다·

“예· 감사합니다·”

“별말씀을요·”

녀석은 기억도 없다면서 약간 의기양양한 기색으로 밥을 잘 먹기 시작했다·

“제대하면 자세한 이야기를 좀 더 해주시죠· 더 기억을 구체적으로 만들어 보겠습니다·”

“아 예·”

웃긴 놈이었다·

하지만 어쩐지 마음에 걸리던 숙제를 끝낸 것 같은 시원함이 있었다·

그리고 면회 시간이 끝나갈 무렵·

“그렇군요· 뒤늦은 명절 휴가라·”

내 근황 이야기로 넘어오자 녀석이 회상하는 듯 허공을 바라본다·

“제 첫 명절 휴가가 떠오릅니다·”

“어땠는데요·”

“재현 형이 저를 포함한 모든 멤버의 본가로 가정 방문을 왔죠·”

“····”

“멤버 부모님께 감사 인사를 하려 들렸다고 했지만 필시 감시 목적이었을 겁니다·”

어련하겠냐·

“그러고 보니 재현 형에게는 면회 안 가십니까?”

“뭐··· 시간 보고요·”

응· 안 간다·

그놈은 6개월짜리 복무다· 또 굳이 가기엔 지난번 면회 때 너무 깽판을 쳤지 않는가·

‘수습하느라 고생 좀 했을 텐데·’

안 가는 게 서로에게 좋다·

“그럼 남은 휴가에 따로 계획이라도?”

“음·”

나는 작게 미소를 지었다·

오늘 저녁·

딱 계획한 시간이었다·

“명절용으로 받은 휴가니까요· ···가족한테 가볼 생각입니다·”

* * *

3월·

“감사합니다·”

큰달 류건우는 몇 년간 근무했던 구청을 나오며 잠깐 뒤를 돌아보았다·

본래는 아예 퇴직하려 했다· 하지만 상사와 면담을 통해 휴직으로 처리되었다·

아무래도 가정사 등으로 묘하게 동정 어린 소문이 나며 무단결근 사건도 어느 정도 양해된 모양이었다·

그래도 약간의 눈총을 피할 순 없었으나 큰달이 스스로 친 사고를 최선을 다해 수습했기에 지금에 와서는 그럭저럭 좋게 휴직계를 낼 수 있었다·

그래서 이제 큰달은··· 자유였다!

뭘 할까?

일단 그는 반사적으로 테스타의 근황을 확인했다·

‘형은 아현 님네에 있구나·’

이세진의 집에서도 목격담이 올라왔으니 아마 이번 휴가는 그 두 멤버의 집에서 보낼 예정인 듯했다·

음 좋은 일이었다·

‘그러고 보니 이제 곧 <인형 사냥꾼> 새 시즌도 나오네!’

그럼 테스타의 OST 제작기도 곧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큰달은 마음을 가볍게 가지기 위해 노력하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하지만 그의 오피스텔 문 앞에는 이미 누군가가 서 있었다·

“안녕·”

“···?!”

손에 한가득 들고 있는 것은··· 사인이 완료된 테스타 MD와 앨범들이다·

문 앞에 서 있던 형은 씩 웃었다·

“시간 괜찮으면 좀 같이 쉬자·”

뒤늦은 명절을 챙기기 위해 박문대가 찾아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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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but or Die

Debut or Die

Debut or Die, I'll Die If I Fail to Debut, If I Fail to Debut, I’ll Get a Killer Disease
Score 9.4
Status: Ongoing Type: Artist: Released: 2021 Native Language: Korean
A student who was preparing the Civil Service examination for 4th year, suddenly he found himself in an unfamiliar body 3 years ago. As well as a status window displaying a threat in front of his eyes! [Outbreak!] [Status Abnormality: ‘Debut or Death’ Occurs!] A diary about the transformation of the main character, who was suddenly challenged to be an idol even though he has never been in the industry before due to sudden threat of death. ※Speciality: He used to take and sell idol’s da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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