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586화
그날 저녁·
“날씨 좋다~”
“멋진 동네네·”
CM송 하나를 잘 끝낸 테스타는 산 아래 인근 바닷가 마을로 놀러 가는 자유시간을 받았다·
솔직히 즐겁게 보내긴 했다· 마을이 아기자기하니 예쁘고 편의시설도 잘 갖추어져 있었거든·
제작진이 일부러 지옥의 CM송 캠프와 대비되도록 잘 잡아둔 게 분명했다·
‘여러 마을 답사한 후에 여길 선정한 거겠지·’
꼬막 비빔밥을 저녁으로 먹고 나서는 바닷가를 걸으며 커피나 마셨다·
참고로 이 커피는 김래빈이 좀 떨어진 카페에 뛰어가서 사온 것이다·
녀석은 꿈과 행복의 방 강제 호캉스의 방에서 나와 일을 할 수 있게 됐다는 것에 눈물 나게 좋아하고 있었다·
“고맙다· 기분은 괜찮냐?”
“예! 더없이 마음이 평온하며 즐겁습니다!”
“····”
불쌍한 놈·
나는 김래빈이 멤버들을 돕는 심부름을 즐기도록 놔두었다·
그렇게 느긋하게 바닷가 벤치에 걸터앉아 커피를 마시다가 잠시 후 나만 슬그머니 일어나 걸었다· 선아현이 냉큼 따라붙었다·
그러자 입 모양으로 스탭이 물었다·
-어디 가세요?
“용돈 있으니까 잠깐 물건 좀 사려 가보려고요·”
말리는 사람은 당연하지만 없었다·
PD가 직접 한 말이 있거든·
-범죄만 아니면 용돈은 원하는 대로 다 쓰셔도 괜찮아요~
그래서 우리는 느긋하게 걸어서 문구점에서 스케치북과 마커 필기구를 좀 구매했다·
“어때·”
“이 색도 괜찮을 것 같아···!”
작곡용으로 필기구가 좀 있긴 했으나 이렇게 종류가 다양하진 않았기에 스탭들도 보조 용도로 구매하는구나 알아서 납득하는 모습이다·
‘좋지·’
나는 서두르지 않고 계산까지 마친 후 바닷가로 다시 돌아가서 다른 녀석들과 합류했다·
“잘 사 왔어~?”
“그래·”
“으응!”
“형들은 저쪽에서 쇼핑하셨다는데? 가자!”
우리는 자연스럽게 바닷가 멀리 서 있던 류청우 배세진과 합류해서 다시 걸었다·
컵 등을 버리겠다며 솔선해서 나섰던 막내들이 돌아온 것도 그쯤이었다·
“Hey!!”
“유진이도 왔네·”
그렇게 외출 시간이 다 끝나자 테스타는 아무렇지 않게 산장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김래빈을 도로 호캉스의 철장 안으로 보내려는 스탭들에게 류청우가 손을 들어 올렸다·
“잠시만요·”
“···?”
류청우는 내가 사온 스케치북 중 하나를 포장을 뜯어 김래빈에게 건넸다·
이어서 테스타는 남은 스케치북도 자연스럽게 서로에게 할당한 후 필기구를 들었다·
쓱쓱·
거침없이 완성된 문구들은··· 이것이다·
[김래빈을 돌려달라!]
[박문대에게 부엌을!]
[양고기 주세요]
[오늘은 내가 양 아니야]
“···!!”
표어가 완성되자마자 스탭들의 표정이 변했다·
“뭐 뭐 하세요?”
“하하·”
“···테스타분들?”
“하하하·”
“····”
우리는 복도에 엉덩이를 깔고 앉아 스케치북을 들었다·
“쉬는 동안 여기서 이러고 있을게요·”
“···!!”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는 성공적으로 악의 총본산··· 아니 프로그램 총괄 PD와 영상 통화하게 된다·
“안녕하세요 PD님·”
노조의 맛을 보아라·
-잠깐만요! 테스타 여러분 설마 지금 파업하시는 건가요? 아니 예능에서?
물론 여기서 순순히 파업이라고 대답하면 안 된다·
“파업이라니요·”
류청우가 웃으며 대답했다·
“기력을 회복하기 위해 쉬는 거죠·”
-····
근데 이제 그 쉬는 게 언제까지 길어질지 아무도 모르는 거야·
-아니·
통화 너머로 PD의 허망한 침묵과 작가들이 웃음을 참는 소리가 유쾌하게 메아리쳤다·
-그 그렇구나·
“예·”
-그런데 오래 쉬시느라 CM송이 제때 안 나오면··· 음 테스타의 신뢰도에 문제가 생길 것 같지 않으세요?
류청우가 부드럽게 대답했다·
“PD님 그게 저희 신뢰도일까요?”
-···??
“작곡을 제일 잘하는 멤버를 호캉스 방에 가둔 프로그램의 신뢰도는··· 아닐까요?”
-····
“Ohhh 맞아요! PD님 잘 생각해요!”
스케치북을 든 테스타의 아우성이 복도를 울렸다·
물론 기껏 잡은 예능 프로그램을 망칠 순 없겠지·
하지만 그건 저놈도 똑같이 생각하는 거 아닌가!
‘더 쫄리는 놈이 지는 거지·’
치킨 게임 가자!
테스타는 태연하게 자리에 앉아서 스마트폰 카메라를 향해 플래카드나 흔들어 보였다· 나도 내 것을 번쩍 들었다·
[너무 매워서 도망가고 싶음]
궁지에 몰리면 테스타도 제작진을 무는 법이었다·
-아 아니·
당황한 PD가 죽는소리를 냈다· 백그라운드로 또 폭소하는 작가진의 소리가 은은하게 들렸다·
으하하하!
-아니 지금 이 심각한 사태에 웃음이 나와? 이 배신자들아!
나오겠지·
‘웃으라고 이러고 있는 거야·’
예능인데 정색하고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도리어 숙연해졌을 것이다·
의식하는 순간 제작진이 우리 눈치 보며 수위 조절하느라 개노잼이 될 수도 있고 말이다·
그러니까 이런 방법을 통해서 제작진에게 ‘님들이 좀 선 넘은 듯’이란 메시지를 슬쩍 보내보는 것이다·
알아서 수습할 수 있게 말이다·
‘그럼 김래빈을 풀어주든가··· 아님 최소한 밥이라도 다 같이 만들게 해주겠지·’
당연한 예상안을 그리며 나는 타협안이 통화기에서 항복 선언처럼 흘러나오길 기다렸다·
그리고 드디어 PD가 말을 하는데····
-이걸 어쩌면 좋아· 러뷰어분들 실망하시겠는데?
“···??”
상상도 못 한 말이 나오기 시작한다·
-사실 저희가 러뷰어분들을 원격으로 모셔놓고 우리 테스타의 CM송을 선공개해서 평가받기로 했는데요·
예?
-휴우··· 이미! 온라인으로 신청을 다 받아서 추첨도 끝났거든요·
“잠깐만요·”
이놈들··· 설마?
-그런데 곡이 그때까지 안 나온다면 별수 없겠어요· 지금이라도 다 취소 공지해야지 뭐· 러뷰어분들한테·
“····”
-테스타가 쉬어서! 러뷰어들에게 들려줄 곡이 없다는데!
가불기를 들고 와?
주변을 둘러보자 멤버 놈들이 하나 같이 동공을 떨고 있는 게 보였다·
제작진 놈들이··· 테스타를 개쫄리게 만드는 것에 성공해 버린 것이다·
-하··· 우리 러뷰어 분들이 당첨돼서 기대 많이 하셨겠죠?
“····”
-테스타가 무슨 곡을 만들었을까 이렇게 먼저 볼 수 있다니 너무 재밌겠다 하면서 좋아하셨을 텐데·
“····”
-못 보면 실망이 정말 이만저만이 아닐····
“그만 하세요·”
-예?
“작곡하러 갈 테니까 그만 하세요·”
파업은 한 시간 만에 진압됐다·
으하하하핫!
이번에는 작가진의 폭소가 그리 시원하게 들리진 않았다····
* * *
부욱·
우리는 스케치북의 파업용 문구가 적힌 장을 찢어 김래빈의 창살 앞에 위로하듯이 두고 이동했다·
그 와중에도 영상 통화는 끊기지 않고 깐족댔다·
-여러분 여러분은··· 이길 수 없다니까요·
시끄럽다·
‘대체 어디까지 본 거냐·’
이건 파업을 예상하고 대비한 거라는 뜻인데 어지간히 우리를 잘 알아야 가능한 수작····
‘아니지 당연히 잘 알겠군·’
지금까지 테스타와 같이 한 예능이 한둘도 아니지 않은가·
심지어 저 PD랑 저 작가가 크로스하는 바람에 경험치가 두 배가 됐을 것이다·
“후우····”
한숨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물론 체념은 빠르다·
“아~ 이렇게 빨리 진압당하다니!”
“너무 슬프다 진짜····”
“···어쩔 수 없어· 러뷰어가 나왔잖아····”
옆에서 이 상황을 촬영하던 제작진들도 이 태세 전환에 놀라진 않았다·
어차피 책임감 강한 테스타 놈들이 PPL로 받은 일감을 내팽개치지도 기껏 잡은 예능 촬영을 날리지도 못할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 작곡을 열심히 할까?”
“그러자·”
테스타는 방에 들어온 후 탄산음료 다음으로 양털 플리스의 CM송을 작곡하기 시작했다·
바로 사냥팀이 뽁뽁이 화살 세례를 받아낸 그 제품이다·
“···음 진짜 따듯하긴 했어·”
“아흐흑·”
슬픈 기억이 떠오르자 잠시 지체할 뻔했으나 곧 사냥팀 녀석들도 다들 침착하게 일을 진행해 나갔다·
“흠 아우터니까··· 조금 감성적인 건 어때?”
“겨울 감성~ 좋죠· 아 청우 형 할 말씀 있어 보이시는데?”
“아 나는 아예 귀엽게 가는 건 어떨까 했거든·”
“크흠 그것도 좋겠네·”
이번에는 어쩐 일인지 김래빈을 내놓으라고 바닥을 구르는 녀석들도 없었다·
“저 욕실 갔다 와요!”
“그래그래·”
테스타는 그냥 화목하게 서로 도닥거리며 프로그램을 달칵거리며 음을 찍었다·
전날과 극명히 대비되는 장면이었다·
“···?”
그 순조로움에 스탭들까지 약간 당황할 정도·
그리고·
“짜잔!”
완성까지 걸린 시간은··· 단 100분!
-···!!
가히 쾌속이었다·
우리는 즉시 해당 CM송을 제출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PD에게 황급히 영상 통화가 걸려왔다·
PD는 손깍지를 낀 채 잠시 침묵하다가 물었다·
-여러분·
“네·”
-···뭐 하셨죠?
“아 러뷰어 이야기를 하시니까 갑자기 막 영감이 솟아서 금방 완성됐어요·”
-····
테스타 너희들 대체 어디서 사기 친 거냐고 외치고 싶은 게 분명했다·
받아든 노래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듣고서는 그 완성도에 할 말을 잃어버린 PD의 뒤에서 류서린이 달려가는 소리가 들렸다·
카메라 돌려보러 가는 거군·
그 사이 PD는 프로듀싱 책임자를 공략하고 있다·
-세진 씨?
배세진이 고개를 돌렸다·
-세진 씨의 능력이 정말 출중하시네요·
“···감사합니다·”
-역시 테스타의 메인 프로듀서! 프로듀싱 역량이 래빈 씨를 막 뛰어넘는 거 아니에요? 천재 배우에 이어서 프로듀싱까지?
“예· 맞습니다·”
-···!!
배세진이 뻔뻔하게 대답하자 PD가 오히려 당황했다·
“제가 바로 시대의 프로듀서입니다·”
-····
“세진 형이 김래빈 따라 해요?”
“그런 가봐·”
“역시 연기를 잘하셔·”
-아니 이 사람들이 진짜·
그러니까 왜 연기자를 떠보고 그러냐·
PD는 칼 같은 배세진의 대답에 당황해서 계속 되묻다가 아무도 입을 열지 않자 머리를 쥐어뜯었다·
참 보기 좋았다·
-아니 진짜 이대로 가요?
응·
나는 친절하게 물어보았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많이 궁금하신가 봐요·”
-···그렇죠?!
“알려드릴까요·”
-···그러면 좋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PD가 몸을 기울여 집중했다·
나도 속삭이듯 몸을 기울여 입을 열었다····
“전 싫어요·”
“으흐흐흡 크흡!”
멤버들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라는 의성어를 간신히 참으며 몸을 굽혔다·
그 모습을 따라가는 카메라 감독님도 웃느라 손을 떨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PD 한 사람의 희생으로 모두가 즐거워하다니 정말 가성비가 좋은 일이다·
안타깝게도 오래 이어지진 않았다·
녹화된 필름 돌려보러 갔던 류서린이 돌아온 것이다·
-차유진 씨 소지품 검사해 보세요!
“···!!”
그 외침에 스탭들이 차유진을 클로즈업했다·
“앗 들켰다·”
“검사 안 해도 괜찮아요! 저 보여드릴게요·”
스탭들이 긴장한 가운데 차유진은 쾌활하게 웃으며 뒷주머니에서 아기 손바닥만 한 무언가를 꺼내 들었다·
바로··· 알록달록한 장난감·
무전기였다·
-···?!
허어어?
놀란 소리가 현장 스탭들에게도 자자하다·
있을 리가 없는 물건이니까!
-대체 어디서 났···?
차유진이 당당하게 대답했다·
“아까 마을에서 샀어요!”
-···!!
그렇다·
계획부터 준비까지·
이 파업은··· 순수한 어그로용이었다!
* * *
외출한 읍내·
내가 파업용 스케치북을 사려고 일어나는 순간부터 이 일은 시행됐다·
-일단 우리가 다 갈라지자·
‘인원이 찢어지면 스탭들도 각각 찢어져서 줄어들지·’
뭘 하는지 섬세히 체크하는 눈이 줄어드는 것이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뭔가를 몰래 하기가 편해진다·
심지어 직접 쇼핑하러 간 나나 류청우쪽에 확 스탭의 주의가 쏠리고 커피잔 반납하고 쓰레기 버리러 간 김래빈 쪽은 더 운신이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그럼 자유롭게 이런 일이 가능해진다·
-오우 우리 이거 구경해요!
외출하면서 돌려받은 스마트폰으로 차 안에서 얼른 근처 프랜차이즈 가게를 찾은 후 우연히 발견한 것처럼 기웃거리며 물건을 찾는 것이다·
그렇게 김래빈을 따라온 차유진은 천방지축 아이 쇼핑을 하는 척하면서 성공적으로 잠깐 카메라를 따돌리고 구매에 성공했다 이거다·
바로····
“장난감 무전기요·”
남은 건 간단하다·
산장에 돌아와서 김래빈을 호캉스 방에 가둘 때·
-잠시만요·
류청우가 스탭들에게 말을 걸어 주의를 끌고 스케치북이 어그로를 터트리는 상황에서 김래빈이 슬쩍 빈백 소파 아래로 무전기 하나를 감춘 것이다·
-김래빈 말해줘!
그리고 멤버들이 돌아가며 화장실에 가는 척하면서 김래빈과 연락하면 모든 것이 연결된다·
-드디어 도움이····
나 홀로 호캉스에 고통받던 김래빈은 몇 시간 동안 혼자 머릿속에서 구상한 멜로디를 쭉 읊고 멤버들의 구상에 피드백하면서 신나게 즐겼다·
그리고 돌아온 멤버가 그 멜로디를 입력하면····
-완성!
“···그렇게 된 겁니다·”
-···와·
PD는 잠깐 할 말을 잃어버린 것 같았다·
‘그렇지·’
이 정도 집념이면 솔직히 당해줘야 하는 게 아닌가 고민할 수준의 실행력이지 않은가·
하지만 산전수전 당근 코인 위조까지 다 겪은 PD답게 그는 곧 대책부터 내놓았다·
-일단 그 무전기는 압수입니다!
우리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OK·”
“그러세요·”
····
-여러분 왜 이렇게 태연하시죠?
“글쎄요·”
류청우가 빙긋 웃었다·
“이미 다음 곡까지 어떻게 만들지 다 래빈이와 상의를 해서가 아닐까 하는데요·”
“···!!”
한 시간 알차게 썼거든·
-지금! 그거! 래빈 씨와 상의해서 받은 곡 사용금지입니다!
“넵!”
이세진이 씩 웃었다·
“앗 근데 저희가 그대로 써도 모르시잖아요·”
-····
그렇다·
미리 들어본 것도 아닌데 무슨 수로 그걸 가려낸단 말인가·
-작곡 스타일을 보면····
“증거 없잖아요·”
-····
PD는 결국 마지막 패를 꺼내 들었다·
-최소한 지금 제출하신 건 다시 하셔야····
“어? 잠시만요·”
너 잘 걸렸다·
“제출하면 바로 광고주님 보내신다면서요· 피드백 받으려고요·”
-···!!
“이미 보낸 걸 완전히 다른 곡으로 바꾸는 건 좀··· 예의가 아니지 않을까요?”
PD가 침묵한다·
“혹시··· 안 보내시고 지금까지 임의로 저희한테 피드백 주신 건 아니겠죠·”
-···!!
맞구먼·
-그럴 리가요·
“그렇죠?”
-그럼요·
“역시!”
“믿습니다· PD님!”
아무도 서로 안 믿는다는 걸 알지만 훈훈한 대화가 오간다·
“그럼 이번에도 이미 보내셨으니까 이대로 계속 가는 거죠?”
-···그렇죠!
PD가 침몰하는 소리가 저 너머로 들렸다·
“예에에에스!”
우리는 전화를 끊은 후 소리 없이 주먹을 날리며 환호한 후 하이파이브를 했다·
이겼다!
···하지만 이걸로는 부족했던 사람도 있었던 모양이다·
그날 밤·
“실제로 우리 처우가 개선된 건 아니잖아· 당장 내일 또 아현이가 요리로 몇 시간이나 고생할지 몰라· 우리 식사가 걸려 있으니까·”
“····”
“프로듀싱 피드백도 그래· 가수한테 장난으로 이상한 피드백을 주는 건 웃는 소재로 삼을 게 아니라고 생각해·”
자려고 눕기 전 배세진이 마이크를 끈 채 멤버들을 모아놓고 진지한 이야기를 꺼낸 것이다·
“아까 걸로 프로그램은 재밌어졌겠지만··· 그게 전부는 아닌 것 같아·”
녀석은 되뇌듯 설명했다·
그리고 기어코 이 결론에 도달했다·
“내 생각에는··· 지금 프로그램이 쓸데없이 가학적으로 보여·”
“···!”
“직접 만나서 이야기해 볼래·”
정색하는 사람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