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6화
시몬은 샤텔을 만나러 갔다·
일반 객실보다 조금 더 계단을 내려가야 나오는 방·
원래는 화물 창고였던 것 같은데, 덩치가 큰 샤텔을 위해 크리스탈호 선원들이 특별히 객실로 개조해 주었다·
마침내 그 방 앞까지 도착했다·
<암흑연합 대표 – 샤텔 마에르>
문에 붙어 있는 팻말에 한 차례 시선을 준 시몬이 손등으로 가볍게 노크했다·
똑똑·
“샤텔, 나야· 들어가도 될까?”
쿵쿵·
안에서 긍정적인 답변이 돌아왔다·
긍정적인 거 맞겠지? 시몬은 그렇게 생각하며 문을 열고 들어갔다·
커다란 침대에 누워 있는 샤텔의 모습이 보였다· 벽면에 나 있는 둥근 창문으로 희미하게 햇빛이 비치고 있다·
그의 상태는 평소와 크게 다를 바 없었다· 환자 하면 생각나는 붕대 같은 것도 없고, 주삿바늘을 꽂고 있지도 않았다·
“혹시 내가 깨운 거야?”
샤텔이 고개를 저으며 육중한 상체를 일으켰다· 커다란 태산 같은 게 눈앞으로 훅 다가온 느낌이었다·
“몸 상태는 어때?”
“괜찮· 다·”
샤텔이 팔을 빙빙 돌린 뒤 손바닥을 펼쳐보았다·
칠흑이 파도처럼 넘실거리며 일어났다· 그가 주먹을 꾹 쥐자, 칠흑이 찰팍거리며 튀었다가 다시 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크리스탈호 의무원의 말에 따르면, 샤텔의 컨디션 난조의 원인은 건강 문제가 아닌 칠흑 코어 쪽의 문제라는 것 같았다·
유일한 해결책은 휴식·
여기서 더 싸우면 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
“이번 룬 리그 출전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 싶어서 왔어·”
의자에 앉은 시몬이 입을 열었다·
“솔직히 말하면 샤텔, 너는 우리 암흑연합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전력이야· 하지만 룬 리그에서 지나치게 무리했다간 앞으로의 활동에 지장이 생길지도 몰라·”
샤텔 마에르의 미래는 창창하다·
특례로 입학해 지금까지도 키젠 Top10 최상위권을 놓친 적이 없는 학생· 눈앞의 룬 리그에서 무리하기보다는, 멀리 보고 휴식을 취하는 것이 그의 인생 전체를 놓고 보면 더 좋아 보이는 게 사실이다·
“그러니 네 생각이 궁금해·”
“증상· 일시적이다· 컨디션· 회복할 수 있다·”
샤텔이 늘 그렇듯 띄엄띄엄 입을 열었다·
“그리고 내 생각· 말하자면-”
샤텔이 침대에서 불쑥 내려왔다· 시몬이 왜 그러나 싶어 눈을 깜빡이고 있는데·
쿵!
샤텔이 무릎을 꿇었다·
“나는· 나가고 싶다 룬 리그·”
“샤, 샤텔?”
“나는 크다는 이유로· 살해당할 뻔했다· 막으려던 아버지· 살해당했다·”
샤텔의 눈에 빛이 일렁였다·
“바꾸고 싶다 시몬 폴렌티아· 너처럼·”
시몬이 놀란 표정으로 자기 자신을 가리켰다·
“나?”
“너는 배신의 군단장· 나보다 훨씬 힘든 처지에서 시작했다· 사람들의 손가락질· 분노와 비난·”
이야기를 듣던 시몬의 동공이 흔들렸다·
“하지만 꺾이지 않고 당당히 자신을 드러냈다· 지금은 모두의 인정· 받는다· 배신의 군단장도 가능하다면· 거인도-”
샤텔의 눈에 강한 의지가 일렁였다·
“가능하다· 너를 본받고 싶다·”
시몬은 가슴이 꿀렁이는 걸 느꼈다· 샤텔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을 줄이야· 늘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생각이 깊었다·
샤텔이 말한 대로, 그는 어린 시절에 ‘너무 큰 아이’라는 이유로 살해당할 뻔했다· 그만큼 거인은 몬스터라는 이미지가 강하니까·
하지만 거인 혼혈인 자신이 암흑연합의 모두가 보고 있는 무대에서 활약해 이름을 알린다면, 암흑연합에 사는 다른 거인이나 거인 혼혈들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이 바뀔 수도 있었다·
그에게도 사명이 있었다· 그리고 그 사명을 가지게 된 동기가 바로 시몬 자신이었다·
“네 말의 뜻은 잘 알겠어· 하지만 조금 현실적으로 말하자면 사명만으로는 룬 리그에 나갈 수 없어· 우리는 반드시 이겨야 해·”
“말했다· 증상· 일시적·”
샤텔의 눈에 힘이 들어갔다·
“나는 반드시 도움이 된다·”
* * *
다음 날 아침·
감독관 메도우가 모든 학생을 불러 모았다·
“지금부터 룬 리그에 참여할 레귤러 멤버 10인을 발표하겠습니다·”
메도우가 서류를 펼쳐 들며 말을 이었다·
“레귤러 멤버의 순번은 이번 합숙 훈련에서의 활약 외에도, 여러분이 지금까지 쌓아왔던 교내 성적이나 임무 성적 등의 실적까지 포함해 측정했습니다·”
학생들이 긴장한 얼굴로 웅성거렸다·
“긴장돼요!”
카미바레즈가 두 손을 꼭 모은 채 바들바들 떨었다· 메이린은 애써 웃고 있었지만 입꼬리는 살짝 경직되어 있었다·
갑판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헥토르는 팔짱을 끼고 있었고, 일라이저는 멍했다· 제이미는 반쯤 얼굴을 가리고 있었으며, 크레이그는 자신만만하게 시시덕거리고 있었다·
선원들이나 교관들도 밖으로 나와 웃는 얼굴로 지켜보고 있었다· 저 뒤에 딕이 마력 촬영구로 이 모습을 촬영하는 중이었다·
“아무리 순번은 명예일 뿐이라지만, 1번만큼은 이분에게 드리지 않을 수 없겠지요·”
메도우의 시선이 똑바로 한쪽을 향했다·
“암흑연합 대표 1번, 시몬 폴렌티아·”
오오오!
역시!
사방에서 열렬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뭐, 당연하지·”
“그럼!”
다른 대표들도 기뻐하며 축하해 주었다· 모두가 예상한 결과였고 당연하단 반응이었지만, 헥토르만이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셨다· 메이린이 풋 하고 웃으며 그를 보았다·
“진지하게 될 거라고 생각했니?”
“···다물어라·”
시몬이 웃는 얼굴로 박수를 보내는 사람들에게 화답해 주었다· 이어서 바로 메도우가 다음을 불렀다·
“이어서 암흑연합 대표 2번·”
메도우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돌렸다·
“헥토르 무어 대표입니다·”
이번엔 조금 놀란 반응이 터져 나왔다· 키젠 석차는 전체 5위지만, 역시 군단장이 된 이후 로하론에서의 활약이 워낙 압도적이었기에 그가 룬 리그 2번을 따냈다·
“축하해 헥토르·”
시몬이 웃으며 말했다· 헥토르도 이번만큼은 기쁜 건지 희미하게 입꼬리가 올라가 있었지만, 차분히 콧김을 내뿜었다·
“승부는 지금부터다·”
“그럼·”
이어서 바로 익숙한 이름들이 불렸다·
“암흑연합 대표 3번 에이젤 브링어! 암흑연합 대표 4번 샤텔 마에르!”
바로 아래 순번은 역시 익숙한 강자들이 차지했다· 샤텔의 이름이 나왔을 땐 다소 우려 섞인 반응이 흘러나오기도 했지만 다들 축하해 주었다·
시몬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메도우 경은 샤텔을 쓰지 않을 생각이었지만·’
시몬이 그를 설득했다· 실패하면 전 대륙민들의 비난을 받게 되겠지만 선택에 따른 책임도 자신이 질 작정이었다·
선원들의 말소리가 귓가에 울려 퍼졌다·
“다시 봐도 쟁쟁하네· 우리가 질 수가 없겠는데·”
“그럼 그럼·”
이어지는 순번은 거의 키젠에서의 석차순처럼 비슷하게 흘러갔다·
전통적인 강자라고 할 수 있는 5번 메이린 빌렌느와 6번 엘리사 셀린·
메시아전에서는 손을 놓고 있었지만 잔당전에서는 대활약을 한 7번 일라이저 크로비스·
그리고 합숙 훈련 초 컨디션이 떨어졌지만 현재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8번 쥴 빈체레와 9번 클라우디아 멘지스·
그리고 조커 카드인 10번·
“카미바레즈 우르슬라!”
마지막 카미바레즈까지 안착했다·
그녀는 혈류술사지만, 네크로맨서 중에서는 희귀한 치유술사로서의 역할도 수행할 수 있기에 레귤러 멤버가 되었다·
선원들 모두가 활짝 웃거나 두 팔을 번쩍 들며 환호하고 있는 가운데, 하운드 키즈인 크레이그만이 근처의 의자를 걷어차며 격분했다·
“10명 전부 다 키젠이라고?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
그가 목대에 핏줄까지 세우며 목소리를 높였다·
“실력대로 한 게 아니라 전부 짜고 친 짓거리였어! 저주 담당인 나 없이 이길 수 있을 것 같냐?”
그 말을 들은 메도우가 말했다·
“저도 크레이그 대표를 레귤러 멤버로 고려하고 싶었지만, 당신의 합숙 훈련 성적은 애초에 미달입니다·”
“뭐?”
엘리사가 제일 먼저 푸핫 웃음을 터뜨렸고, 주위가 웃음바다가 되었다· 얼굴이 시뻘게진 크레이그가 자신이 확인해 봐야겠다며 따지자 메도우는 성적이 기록된 자료를 순순히 넘겨준 뒤 계속 말했다·
“이어지는 예비 후보 세 명입니다·”
예비 1번 제나르·
예비 2번 제이미 빅토리아·
예비 3번 아이비 골드빈·
제나르의 경우는 메도우나 시몬이나 마지막까지 고민을 많이 했다· 신성에 대한 저항력이 어느 정도 생긴 인물이니까·
샤텔을 빼고 제나르를 넣는다·
혹은 컨디션이 100%가 아닌 클라우디아나 쥴을 빼고 제나르를 넣는다·
솔직히 시몬이 생각해도 키젠 10명으로 가기에는 다른 왕국의 반발이 심할 수 있으니 정치적으로 한 발 물러서서 다른 한 명을 빼고 제나르를 넣는 게 맞아 보였다·
하지만 생각이 바뀐 건 신성연방 10명 멤버의 확실한 세부 명단이 도착한 뒤였다·
-신성연방 측에 ‘신의 손’과 ‘철벽의 광자’가 있군요· 이렇게 되면 애초에 힘 대 힘으로 맞붙는 건 역시 힘들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결국 전략적인 판단으로 제나르 대신 클라우디아를 올렸다· 맹독술사가 전장에서 워낙 변수 창출이 우월하고, 팀워크도 그녀가 더 좋다·
아마 반발이 없을 수는 없겠지만, 시몬은 개인감정을 떠나 이게 최선의 멤버라고 확신했다· 그가 고개를 꺾어 햇빛이 쨍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승리를 위해선 이게 맞아·’
합숙 초기에는 하운드 키즈 4인이 10자리 중 네 자리를 차지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최소한 헨릭 왕자는 들어오리라 생각했는데, 로하론에서 가히 절망적인 상황 판단 능력을 보이며 스스로 사퇴· 돌고 돌아 결국 다시 키젠이다·
시몬이 가볍게 숨을 내뱉고 있는데, 문득 제인의 얼굴이 떠올라서 미소 지었다·
‘결국은 교수님 말대로 됐네요·’
* * *
암흑연합과 신성연방 간의 룬 리그의 성공을 누구보다 염원하는 세력이 하나 있었다·
바로 중립지대였다·
중립지대는 연합과 연방이라는 강대한 두 세력 사이에 껴 있는 절망적인 지리적 위치 때문에, 무수한 알력 다툼과 국지전으로 시름하고 있었다·
그런데 두 세력의 사이가 조금이라도 나아질 수 있는 이런 룬 리그는 그들에게 있어서도 중요한 기회였다·
중립지대 측 수장은 룬 리그 개최를 위한 모든 장소를 제공하기로 했으며, 소모되는 비용까지 기꺼이 지원해 주기로 했다·
그렇게 현재·
둥둥·
둥둥둥둥둥·
룬 리그를 앞두고, 중립지대에서는 성대한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이곳은 중립지대에서도 특히 유서 깊은 장소라는 ‘시작의 동굴’·
들어본 적 없는 나무 피리 소리가 울려 퍼지고, 무대에서는 전통 복식을 입은 사람들이 춤을 추고 있었다·
호록·
그리고 상석 자리에 앉은 키젠 부총장 제인은 따분한 표정으로 잔에 든 차를 마시며 그 춤을 구경하고 있었다·
아무리 한 지역의 전통이라지만, 춤과 음악이 영 지루했다· 그나마 암흑연합의 대표로 왔으니 체면을 차리며 구경하고 있는데·
“따분하신 모양이네요·”
벨벳처럼 부드럽고 우아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제인이 무표정한 얼굴로 눈만 움직이니, 반대편 신성연방 측 상석에 앉은 신해의 성녀 이스라필이 보였다·
제인이 삐딱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쪽은 아닙니까?”
“어머나, 조는 것 같아 보여도 저는 원래 늘 눈을 감고 있답니다·”
이스라필이 장난조로 받아치며 제인 옆의 인사들을 바라보았다· 키젠의 원로들을 비롯한 암흑연합의 권력자들이 손뼉을 치며 즐기고 있었다· 비교적 젊은 축인 두 사람과는 달리 노인들의 입맛에는 퍽 맞는 무대인 모양이다·
“죽음의 마녀님께서는 이번엔 안 오셨네요?”
“그쪽 교황께서도 엉덩이가 무거우시니, 이쪽도 격을 맞춰야 하지 않겠습니까·”
나름 외교적인 수사를 던져보는 이스라필이었는데, 잘 받아주던 네프티스와는 달리 제인은 공격적인 반응으로 일관했다·
경계심이 두터웠다·
아무래도 본격적인 룬 리그 논의가 시작하기 전까지는 말을 아끼려는 것 같았다· 이스라필이 그렇게 단정 짓고 다시 지루한 무대를 바라보고 있는데·
“신성연방에서 제의한 룬 리그 사전 임무·”
이번엔 제인 쪽에서 말을 걸어왔다·
“로하론에 숨어 있던 ‘메시아’라는 고블린에 대해서는 들었습니다· 우리에게 저런 존재를 상대하게 하다니· 하늘섬의 모략은 여전하군요·”
이스라필도 싱긋 눈웃음을 흘렸다·
“죽음의 마녀님께서 허가하신 일이랍니다? 그러는 암흑연합이야말로 군단화가 불가능한 에이션트 언데드, ‘몰굴라’의 존재는 꼭 숨기고 정화 임무를 맡기셨던데요·”
서로의 시선은 중앙의 무대로 향해 있었지만, 서로가 내뱉는 말은 암기처럼 서로를 향해 왔다 갔다 움직이고 있었다·
“네프티스 님의 뜻이기에 따랐지만, 저는 처음부터 룬 리그 개최에 반대했습니다·”
제인이 턱을 괴며 접시에 놓인 과일 하나를 집어 들었다·
“이런저런 이유는 둘째 치고 학생들 간의 경쟁으로 대륙의 평화를 유지한다니, 허무맹랑한 발상입니다· 애초에 룬 리그 또한 대리전쟁이고, 전쟁으로 이뤄지는 평화는 모순입니다·”
“전형적인 중간 관리자의 사고방식이네요·”
이스라필이 살랑거리며 웃어넘겼다·
“늘 그런 식이라면 세상은 바뀌지 않는답니다· 죽음의 마녀님 특유의 어린아이 같은 발상과 행동력이야말로 암흑연합의 혁신을 이끌어 나간 원동력이었죠· 이번에도 그럴 거구요·”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치고는·”
제인이 긴 손 끝으로 서류 한 장을 펼쳐 들었다·
“그 ‘신의 손’을 신성연방 대표로 넣었더군요·”
“····”
이번에는 계속 말을 받아치던 이스라필도 침묵을 지켰다·
“명단을 받아보고 악의를 느꼈습니다· 교황청 직속인 그자는 전대 교황의 아들· 그가 없다면 ‘의무’에 공백이 생길 테고, 하늘섬에서 진행하는 성물 해석도 늦어지겠죠· 그런 리스크를 감수하고도 통제 불능의 악질을 보내다니·”
제인의 표정이 싸늘해졌다·
“앞으로만 평화를 부르짖지만, 진의는 다른 것 같습니다·”
“내부의 사정이 복잡해 다 말씀드릴 수는 없네요· 그래도 레테 성녀가 잘 통제하리라 믿어요·”
그렇게 말한 이스라필의 눈이 게슴츠레 떠졌다·
“그러는 암흑연합이야말로 후보만 20명, 그중에는 5세 때부터 인간을 죽이는 걸 훈련받아 온 하운드 키즈라는 자들까지 있던데, 급한 건 어느 쪽이고 진의가 불분명한 건 어느 쪽일까요?”
제인이 웃으며 말을 받았다·
“마찬가지로 이쪽도 내부 사정은 복잡해 다 말씀드리지 못하지만, 그들이라도 합숙 훈련에 더하지 않았다면 룬 리그 자체가 열리지 못했을 겁니다·”
아주 찰나이긴 했지만, 이 순간만큼은 이스라필이나 제인이나 서로 관리직으로서의 동질감을 느꼈다·
“그리고 하운드 키즈는 결국 레귤러 멤버에는 들지 못할 겁니다·”
제인이 의자 등받이에 깊게 몸을 기대며 말을 이었다·
“순수한 실력이든, 팀워크든, 인성이든, 우리 키젠 학생들이 더 우위니까요·”
“어머, 자신만만하시네요· 5세부터 살인을 저지른 군인을 2년 반 동안 학교에서 공부한 학생들이 이길 수 있을까요?”
“네·”
제인이 당연한 걸 말하는 듯 말했다·
“누가 가르쳤는데요·”
그때 커다란 박수 소리와 함께 무대가 끝났다· 제인과 이스라필도 태연히 박수를 쳤다· 이내 확성 수정구의 음성이 들렸다·
<암흑연합의 제인 부총장님과 신성연방의 이스라필 성녀님은 앞으로 나와주시길 바랍니다!>
두 사람이 동시에 몸을 일으켰다·
곧 열릴 룬 리그에 있어, 가장 중요할지도 모르는 선택이 눈앞으로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