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of a Magic Academy Mage Chapter 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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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4화

그래도 이한은 들고 있던 포도알을 마저 던졌다· 무영창으로 발동된 염동력 마법은 현란한 궤도를 그리며 포도알을 명중시켰다·

톱밥 위에 뒹굴며 햄스터는 상대의 염동력 마법 컨트롤이 한층 더 늘었다는 사실에 전율했다·

원래 작고 가벼운 물체를 세밀하게 조종하는 게 크고 무거운 물체를 거칠게 조종하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법·

빠르게 지그재그로 도망치는 햄스터에게 이렇게 정확히 명중시킬 줄이야·

-대체 이 마법을 얼마나 연습한 거냐?

“말 돌리지 마시고 제대로 된 방법 내놓으십시오·”

이한은 딱딱대며 말했다·

긴급한 상황에 무슨 염동력 마법 이야기를 하며 화제를 돌린단 말인가·

햄스터는 등에 붙은 포도를 털어내며 찍찍댔다·

-말했잖냐! 숨통을 끊어야 한다고· 내가 설마 너 같은 애송이를 속이기 위해 이런 말을 하는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냐?

“예·”

-····

햄스터는 분노로 수염을 파르르 떨며 조금 더 길게 설명을 시작했다·

-잘 들어라· 이 철부지 애송이 놈아· 사념체는 네 생각처럼 편리하게 부릴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애초에 세계와 상극인 존재란 말이다·

다른 차원의 존재들은 현계에 강림할 때 막대한 부하(負荷)를 짊어져야 했다·

세계는 원래 존재하지 않았던 것들을 거부하기 때문이었다·

사람이라면 마땅히 가져야 할 육신과 영혼의 구성이 아닌 순수한 힘과 정보의 구성인 사념체는 그런 이물질들 중에서도 가장 격한 거부반응을 불러오는 존재였다·

햄스터도 이 사념체가 폭주하기 전까지 비전을 빼내려고 접근했지 이 사념체를 천년만년 살릴 생각은 조금도 하지도 않았다·

그건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었으니까·

-애송이 넌 모르겠지만 예전에도 고나달테스의 분신이 강림한 적이 몇 번 있다· 끝나지 않는 겨울잠의 일화를 네가 아느냐? 영지 전체가 잠에···

“아· 마법범죄자 놈아· 시끄럽고 방법을 말하라니까!”

이한은 남은 포도알을 난사했다· 햄스터는 비명을 지르며 나뒹굴었다·

“너 지금 말 돌리냐? 에인로가드 방식으로 심문해줘?”

그래도 이제까지 나름 대귀족 가문 출신이라고 예우를 갖춰서 대하던 이한이 으르렁거리자 햄스터는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

포도알에 맞은 곳이 아파서인지 괜히 더 서러웠다·

-무슨···

“넌 분명히 비전을 캐려고 잠입했었지· 그런 놈이 만일의 상황을 대비 안 했을 리 없다· 최소한 지연책 정도는 준비했을 거야·”

-!

햄스터는 깜짝 놀랐다·

설마 이런 애송이한테 속마음을 들키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당연히 햄스터는 사념체가 폭주할 때를 대비해 준비해놓은 방법이 있었다·

···정작 햄스터로 변해서 우리 안에 갇히는 경우는 대비하지 못했지만···

-···있긴 있지만 말 그대로 지연책이다· 도망치기 위한 방법이지 치유와 회복을 위한 방법이··· 돌멩이는 안 돼! 돌멩이는 안 돼!

이한이 돌멩이를 들어 올리자 햄스터는 다급히 찍찍댔다·

-그리고 알려줘도 이 몸으로는 못한단 말이다!

원래 햄스터가 준비한 방법은 다음과 같았다·

육체를 강화시키고 개조한 몇 명의 하수인들을 따로 준비한 뒤 세계의 거부로 인해 사념체의 폭주가 시작될 것 같으면 그 과부하를 하수인들에게 분산시키는 것이다·

물론 대마법사도 견디기 힘든 과부하를 기껏 육체 좀 강화했다고 버틸 수 있을 리 없었다· 이건 어디까지나 시간을 버는 방법이었다·

-이 몸으로는 그 방법도 못 쓴다· 연결이 모조리 끊어졌어· 저 미친 놈이 햄스터로만 안 바꿨어도···

“영락은?”

-뭐라고 했느냐?

“그쪽도 들어서 알고 있을 텐데· <고나달테스의 영락>· 그걸 활용해서 과부하를 내가···”

-···불가능하다· 애송이 네가 건방진 건 알았지만 이 정도로 건방질 줄이야· 네 놈이 그 정도 수준은 아니야!

햄스터는 얼마나 어이가 없었는지 방금 맞은 것도 잊고 코웃음을 쳤다·

영락에 대해서는 햄스터도 들어서 알고 있었다· 고대 마법 중에 이질적이고 기묘한 게 많다지만 그 중에서도 영락은 확실히 특이한 마법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게 해결책이 되진 않았다·

처음으로 나룻배를 모는 사공이 폭풍우 치는 날에 홍수로 불어난 강을 건너겠다고 나서는 꼴 아닌가·

“그쪽도 비슷한 방법으로 해결하려고 했었잖나?”

-내가 준비한 건 훨씬 더 섬세하게 준비된 고도의 마법이었다· 보조하는 마법만 일흔 여덟 개였고· 애송이 네놈은 지금 그걸 마법 하나로 대신하겠다고 하는 거다· 설령 성공했다 하더라도 그 과부하는? 네놈이 마력이 많다는 건 나도 알고 있다· 하지만 과신은 금물이야!

“다투실 필요 없습니다·”

“!”

어느새 인타렌달스가 밖으로 나와 있었다· 둘은 깜짝 놀라서 시선을 돌렸다·

“스승님께서는 괜찮으십니까?”

“예· 준비한 비약을 드셨습니다·”

“···?”

-!

햄스터가 먼저 알아차렸고 이한은 그보다 뒤늦게 알아차렸다·

상태가 호전되는 약이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위화감이 들었던 것이다·

“···혹시··· 지금 말씀하시는 비약이 독입니까?”

“역시 이한 님이시군요· 맞습니다· 고나달테스 님께서는 이런 상황을 예측하고 대비하셨습니다·”

인타렌달스는 평소 보기 드문 슬픔에 젖은 얼굴로 담담하게 말했다·

이한은 경악했다·

“아니···! 충성하신다면서요?!”

“어떤 충성은 주인께 손수 독을 먹이는 것이기도 하지요·”

-진정해라· 차라리 잘 해결된 셈이다· 애송이·

이한은 햄스터를 염동력으로 우리 벽에 날려버렸다· 햄스터는 사정없이 나뒹굴었다·

찍찍찍!

“제가 다 설명해드리겠습니다· 고나달테스 님께서 맡긴 물건부터···”

콰직!

안쪽에서 부서지는 소리가 났다·

지금 공방은 동굴 안에 자리 잡고 있었고 벽은 단단한 암반으로 되어 있었다·

그런 암반이 마치 크래커 부서지듯 쪼개지는 소리가 나자 셋은 멈칫했다·

“무슨···?”

-···잠깐· 독이 안 통할 수도 있나? 양은 확인했나?

햄스터는 낑낑대며 톱밥 속에서 빠져나오더니 질문을 던졌다· 그 질문에 시종장은 마치 큰 모욕을 당한 것처럼 분개하며 대답했다·

“고나달테스 님께서 직접 준비하셨는데 틀릴 리가 있겠습니까?”

-이런 머저리 시종장 놈이···! 상태가 안 좋아진 사념체의 계산을 믿고 그대로 넘기면 어떡한단 말이냐!

“!!!”

이한과 인타렌달스는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

인타렌달스는 햄스터를 마법 채찍으로 한 방 후려갈긴 뒤 서둘러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그러나 이미 늦은 뒤였다·

콰지직!

안쪽 암반이 그대로 뜯겨나가며 이제까지 경험한 적 없는 밀도의 마력이 폭풍처럼 밀려나오기 시작했다·

햄스터는 두들겨 맞은 아픔도 잊고 찍찍댔다·

-영락! 영락을 준비해라 애송아! 지금 안 막으면 다 같이 죽는다!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제가···!”

시종장의 말에 햄스터는 벌컥 화를 냈다·

-늦었다! 이미 폭주하고 있어! 어설픈 독이 가속화시킨 거다! 세계의 겁화 자체를 줄여야 해!

상대는 이미 반쯤 폭주한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는 어설픈 공격을 해봤자 저 미치광이를 이길 수 있는 게 아니라면 무의미했다· 호락호락 당해줄 리는 절대 없었으니 말이다·

어떻게든 제정신에 가깝게 돌린 뒤 이성에 호소해야 했다· 지금 두 가지 모두 가능한 건 저 애송이밖에 없었다·

“닥쳐라 노예야!”

찍!

인타렌달스는 햄스터의 말을 무시하고 이한을 대피시키려고 했다· 한낱 범죄자 노예의 말에 속아서 주인의 제자를 위험에 빠뜨릴 수는 없었다·

그러나 이미 이한은 지팡이를 들고 마법을 시전하고 있었다·

‘안 돼!’

비명을 지르려던 인타렌달스는 눈앞의 광경에 순간 굳어버렸다·

제자의 머리 위로 낯익은 왕관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청동과 구리 나뭇가지를 엮어서 만든 왕관·

그 검소하지만 아름다운 왕관을 인타렌달스가 못 알아볼 리 없었다·

“바실리오스!”

시종장의 외침에도 이한은 마법에 온 정신을 집중하느라 듣지 못했다·

단순히 주변의 외침을 듣지 못하는 수준이 아니었다· 모든 감각이 마법에만 집중되자 마치 시간이 정지되고 세계에 오롯이 자신과 마법만이 존재하는 듯한 착각에 빠졌다·

‘완벽한 소세계다· 언제 이렇게···!’

인타렌달스는 이한이 방만하다고 생각한 스스로가 부끄러웠다·

진정한 제자가 아니라면 저 소세계를 이어받을 수 없었으리라·

수많은 평행차원에 나눠서 각인된 본질들·

그 개념에서 힘이 소환되며 주변을 강하게 통제했다· 햄스터는 순식간에 수십 개의 고대 마법진이 천장과 바닥 무너진 벽과 허공에 생겨나는 것을 목격했다·

비슷한 것을 준비했던 마법사로서 지금 햄스터는 소세계가 뭘 하고 있는 건지 알 수 있었다·

‘과부하를 분산시키는 마법진?! 이 짧은 순간에!?’

아무리 고대부터 이어져 내려온 소세계라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햄스터는 짤막한 몸뚱이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그러나 가장 놀라운 건 애송이 마법사 본인이었다·

저런 소세계를 사용하면서 세계의 겁화까지 흡수하고 있는데 굳건히 버티고 있다니·

‘아니다· 저건···’

햄스터는 뒤늦게 이한의 상태를 알아차렸다·

마력이 멀쩡한 탓에 착각했지만 벌써 입과 코 눈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던 것이다·

역시 무한한 마력을 갖고 있어도 필멸의 육신은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더 분산시켜라! 마법진을 더 가동시켜! 직접 흡수하지 말고 흩어버려라!

들리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햄스터는 찍찍댔다·

그리고 들린다 하더라도 반응은 불가능했다·

지금 고대 마법진들은 이미 최대한 겁화를 분산시키고 있었다·

공간이 일그러지고 마력이 휘몰아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여기서 마법사 본인이 흡수하지 않고 분산시키면 무슨 재해가 일어날지 예측이 불가능했다·

달칵!

주인을 구한 것은 소세계였다·

이한의 품에 걸려 있던 작은 술통 형태의 목걸이가 강제로 열리더니 안의 내용물을 주인의 입가로 흘려보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베헤모스의 뼈로 된 목걸이나 새벽별 같은 아티팩트로도 과부하가 흘러갔다· 만마의 팔찌로 흘러가자 안에서 들리지 않는 악마들의 비명이 합창처럼 터져 나왔다·

마지막으로 소세계는 새끼 바실리스크를 둘둘 말아서 저 멀리 던져버렸다· 주인과 같이 감당해보려고 낑낑대던 새끼 바실리스크는 분노에 차서 꼬리를 휘둘렀다·

햄스터는 톱밥 속에 머리를 파묻은 채 빌었다·

‘애송이 놈 제발!’

만약 이 참사가 끝나고 한층 더 미친 사념체가 모습을 드러낸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짐작도 가지 않았다·

“···바실리오스는 그 사용 조건이 엄정하다·”

-!!!

많이 들은 그 서늘한 목소리에 햄스터는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미친 분신은 폐허 속에서 걸어 나오더니 아직 마법에 빠져 있는 제자를 심란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타인을 위한 고귀함 없이는 불러내서 쓸 수 없지· 설마 왕족도 그 조건에 해당될 줄은 몰랐는데···”

“주인님!”

“미안하군· 인타렌달스· 왕족의 실수로 폐를 끼쳤다· 하지만··· 바로 수습할 수 있을 거다·”

햄스터는 ‘빨리 자결해라’라고 외치려다가 입을 다물었다·

알아서 잘 할 것 같은데 굳이 자극할 필요는 없어보였다·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

“!”

햄스터는 물론이고 미친 분신까지 크게 놀랐다·

어느새 이한이 정신을 되찾고 말하고 있었던 것이다·

-어 어떻게!? 잠깐· 뭘 마신 거냐?

애송이의 눈빛에서 정상적이지 않은 총기(聰氣)를 읽은 햄스터는 당황했다·

지혜의 술을 마신 이한은 깊은 확신으로 말했다·

“보십시오· 세계의 겁화니 천겁이니 결국은 다른 마법 현상과 다를 게 없습니다· 그걸 두려워해서 섣불리 행동하시는 건 오히려 마법사로서 자격이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잠깐 접한 걸로 너덜너덜해진 주제에 잘도 말하는구나·”

미친 분신이 못마땅하다는 듯이 말했지만 이한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스승님께서도 마법사라면 마땅히 막을 계산에 나서셔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제자가 뭘 배울 수 있겠습니까? 모든 고민 후에도 막을 수 없다면 그 때는 저도 막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남몰래 준비하시고 실패하시는 것은 도둑놈이나 마찬가지 아닙니까? 평소 저한테 그렇게 가르치던 왕족의 품위는 어디로 가셨습니까?”

-미 미친놈아· 적당히 말해라···!

햄스터는 조마조마했다·

무슨 유물을 마신 건진 몰라도 비정상적인 지혜가 과감함까지 불러온 모양이었다·

그러나 미친 분신은 화를 내지 않았다· 오히려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침묵·

오래 된 침묵 끝에 미친 분신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맞는 말이다· 제자를 신뢰한다면 계획을 숨겨서는 안 됐지· 인정하마· 이건 왕족의 실수다·”

“주 주인님!”

“가능한 겁화를 막아보도록 하겠다· 제자에게 숨기지 않고···”

아니·

뒤에서 익숙한 텔레파시가 들렸다·

자리에 있던 모두가 고개를 돌리자 낯익은 해골이 공중에 둥둥 떠서 이쪽을 차갑게 바라보고 있었다·

제법 잘 고민했지만 그건 정답이 아니다·

-고나달테스!

공포에 질린 햄스터가 찍찍댔지만 해골 교장은 마법범죄자 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

오로지 타오르는 안광을 분신에게만 집중시킨 채 선언했다·

정답은 영원히 봉인시켜버리는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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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of a Magic Academy Mage

Life of a Magic Academy 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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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re 8.2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21 Native Language: Korean
Graduate student Yi-han finds himself reborn in another world as the youngest child of a mage family. “I’m never attending school, ever again!” “What do you wish to achieve in life?” “I wish to play around and live comfortab-.” “You must be aware of your talent. Now go attend Einrogard!” “Patriarch!” My future will be secured once I graduate. For my fu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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