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the Tyrant of a Defense Game Chapter 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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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3· [LAST STAGE] 운명의 주인

크로스로드 본성 앞·

이곳 역시 격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어느새 성벽 코앞까지 들이닥친 괴수에 맞서 인류 최후의 방어선은 이제 백병부대의 투입을 준비하고 있었다·

“백병부대 준비-!”

성벽 끝에 선 에반젤린이 호령했다· 그러자 그녀의 좌우로 선 백병부대의 병사들이 일제히 눈을 번뜩였다·

그동안 손에 들린 활이나 석궁 따위로 괴수들을 저지하는 화망 생성에 동원되었으나 애초에 백병부대의 본래 목적은 화망 생성이 아니다·

몸으로 괴수를 막아내는 것이다·

후열의 다른 사람들이 괴수를 처리해 주리라 믿으며 몸을 던져 전선을 지탱하는 것이다·

“상황이 급박합니다! 1번대와 2번대 동시에 투입합니다!”

백병부대는 현재 3개조로 나뉘어 운용되고 있었다·

1번대는 에반젤린이 2번대는 토르켈이 지휘를 맡았다· 예비대인 3번대는 상황에 맞추어 교대하거나 투입하는 방식이었다·

“1번대는 동쪽으로 2번대는 서쪽으로! 3번대는 제가 지시하면 부상자와 교체합니다!”

에반젤린이 재차 호령했다·

“투입!”

“투입-!”

“괴수들을 박살 내라-!”

성벽 끄트머리에 달려가 선 백병부대원들이 전투를 준비했다· 에반젤린 역시 기병창을 고쳐 잡으며 성벽 위에 한쪽 다리를 올리고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

일순 숨이 막혔다·

검다-·

수평선을 가득 메운 새카만 파도가 끝없이 물결치며 밀려오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성벽 아래에는 그야말로 괴수의 바다가 몰아닥치고 있었다· 휘몰아치는 격랑이 크로스로드의 목 바로 아래까지 차올라 있었다·

‘해일’을 자처한 쪽은 이곳 크로스로드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밀려오는 진짜 괴수의 해일을 막아내기에 이곳 크로스로드는 너무도 얕은 항구였다·

순간 에반젤린은 자신이 조그맣고 초라하게 느껴졌다·

이토록 광활한 바다에 맞서 이렇게나 작은 인간인 자신이 대체 어찌 맞설 수 있단 말인가?

“···!”

그 순간·

에반젤린은 퍼뜩 옆을 보았다·

그녀의 눈에는 크로스 가문의 업(業)이 담겨 있다· 괴수 죽이는 일을 생업으로 삼아온 가문의 모든 ‘길’이 그녀의 눈에 비친다·

그래서일까?

찰나의 순간 에반젤린의 눈에는 성벽에 기대어 선 환영들이 보였다·

까마득한 선대로부터 바로 자신의 아버지에 이르기까지·

이곳 크로스로드의 성벽에서 괴수와 맞서 싸우며 살아온 모든 영주들의 모습이었다·

그들 모두가 두려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작은 목책 요새에서 가업을 시작한 초대 크로스 변경백부터 전성기 제국의 강철 요새를 이끌던 선대 변경백을 지나 쇠락한 요새에서 필사적으로 버텨내던 아버지까지·

모두가 겁에 질려 있었다· 몰려오는 괴수 무리를 바라보는 그들의 눈에는 공포가 선연했다·

“····”

에반젤린은 몰랐다· 진실로 몰랐다·

언제나 성벽에 서서 굳건한 등을 보이던 아버지가 사실은 저런 표정을 짓고 있었을 줄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그리고····

애써 숨을 가다듬은 초대 변경백이 투구를 고쳐 쓰고 방패를 팔에 찼다·

뒤따라 모든 변경백들이 성별과 나이를 가리지 않고 크로스 가문의 명맥을 이어 온 전원이 두려움에 굳은 얼굴을 투구로 가리고 팔에 묶인 방패끈을 조였다·

긴 한숨을 토해낸 아버지 또한 입술을 꾹 깨물며 마음을 바로잡은 뒤 창과 방패를 쥐었다·

‘아····’

그제야 에반젤린은 알았다·

수도에서는 변경의 촌부(村夫)라 조롱당하던 자신의 가문이 위대했던 이유를·

바다가 두렵지 않은 어부가 어디 있으랴·

세상이 두렵지 않은 인간이 어디 있으랴·

그런 그들이 위대해지는 때는 더 이상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 순간이 아니다·

바다를 두려워하면서도 기어코 파도에 맞서는 순간이다·

‘아버지·’

자신의 딸을 자신의 아내를

자신의 도시를 그 뒤의 세상을····

지켜내고자 매일의 두려움을 이겨내고 묵묵히 괴수의 바다로 출정하던 아버지의 마음을·

이제야 진정으로 이해한 에반젤린의 입가에 미소가 맺혔다·

착각일까?

괴수의 바다를 노려보는 모든 크로스 변경백들의 얼굴에도 흐릿한 미소가 어린 것 같았다·

“····”

눈을 감았다 뜨자 환영은 흔적도 없었다·

하지만 에반젤린 크로스는 더 이상 두려움에 떨지 않았다· 공포를 인정하고 받아들였다·

‘나는 작은 인간이다·’

손에 들린 방패는 더욱 작다·

하지만 이 방패로 지켜낼 사람들의 미래는 까마득한 과거로부터 계속되어 앞으로도 퍼져나갈 이 ‘이어짐’은-

결단코 작지 않다·

이것이야말로 크로스 가문이 그리고 세상에 맞서는 모든 이들이 목숨을 바쳐 바다 앞에서 작은 방패를 들어 올린 이유일 것이다·

“전투 준비-!”

성벽을 타고 올라오는 괴수들을 보며 흔들림 없는 목소리로 에반젤린이 호령했다·

“늘 하던 우리의 일을 합시다!”

차기 크로스 변경백의 목소리는 굳건한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었고 그것만으로도 병사들의 마음에 안정을 주었다· 백병부대의 모두가 에반젤린의 호령에 맞추어 전투를 준비했다·

한 도시의 영주다운 카리스마로 최전선의 병사들을 지휘하며 에반젤린은 웃었다·

그녀는 괴수의 바닷가에 삶을 꾸린 촌부의 딸이었다· 그리고·

그 사실이 이제 진정으로 자랑스러웠다·

“전투 개시-!”

괴수들이 성벽을 타고 올라왔고 인간들이 그 위에 무기를 내질렀다·

크로스로드 본성 최종방어선의 사투가 시작되었다·

***

크로스로드 본성 앞·

상공· 비공함 블루 펄·

추락으로부터 10분 전·

“루카스 경!”

루카스의 부관 중 하나가 비명처럼 소리를 질렀다·

“이제 더 이상 ‘잠들지 못하는 호수왕녀’를 지연시킬 수단이 없습니다-!”

“···!”

비공함의 갑판에 서서 비행괴수 무리를 베어 넘기던 루카스가 신음을 흘렸다·

유격부대가 준비해 온 모든 지연 수단이 바닥난 것이다·

그동안 온갖 특수장비와 작전으로 ‘잠들지 못하는 호수왕녀’를 붙들고 늘어졌지만 이제 한계였다·

심지어 일반 괴수들의 공세도 거세지고 있었다· 지상에서도 공중에서도 괴수들이 빼곡하게 들이닥쳤고 블루 펄 또한 비행괴수 처리를 병행하며 호수왕녀의 저지 작전을 수행하는 중이었다·

하지만 더 이상 방법이 없다·

이 와중에도 ‘잠들지 못하는 호수왕녀’는 사뿐히 걸어 조금씩 크로스로드 본성에 가까워지는 중이었다·

무수한 괴수의 무리 속에서 이제 괴수들은 스스로 그녀에게 길을 비켜주고 있었다·

마치 검은 파도 사이를 가르고 홀로 하얀 길을 내며 걸어오는 듯한 모습이었다·

“···방법이 없는 건 아니지·”

그때 루카스와 함께 비행괴수를 처리하던 롬펠러 남매가 히죽 웃으며 다가왔다·

“아직 사용하지 않은 특수장비가 있잖아 기사님?”

루카스가 눈살을 찌푸렸다·

“···그걸 저 호수왕녀에게 사용하는 건 너무 위험부담이 큽니다·”

“하지만 다른 방법이 없잖아? 그리고 우리가 부담할 위험보다 크로스로드 함락이 더 큰 문제고·”

롬펠러 남매가 등에 차고 있던 장비를 꺼내 들었다·

여자 롬펠러는 거대한 닻 남자 롬펠러는 다연장 작살총이었다·

“이미 물에 빠졌는데 어쩌겠어 지푸라기라도 붙잡아야지? 안 그래?”

“····”

맞는 말이었다·

망설일 틈이 없었다· 눈을 한번 감았다 뜬 루카스는 즉시 명령했다·

“작전명 ‘집착의 무게’ 시작합니다·”

자신들이 붙인 괴악한 작전명을 루카스가 소리 내어 말하자 신이 난 롬펠러 남매는 서로 하이파이브했다·

시간이 없었기에 즉시 작전이 시작되었다· 작전 내용 또한 모든 선원이 미리 숙지하고 있는 상태였다·

이것이 사실상의 자살 작전임도 모두가 알고 있었다·

“블루 펄 발진! 목표는 적장··· ‘잠들지 못하는 호수왕녀’!”

상공에 머무르던 블루 펄이 급격히 가속하며 지상으로 강하했다·

그동안 블루 펄은 ‘잠들지 못하는 호수왕녀’로부터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었다· 호수왕녀의 공격에 휘말리지 않은 채로 지연책을 사용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이번 작전 ‘집착의 무게’는 필연적으로 접근을 전제했다·

그래서 블루 펄은 한껏 돛을 펼친 채 푸른 마력의 궤적을 흩뿌리며 적장을 향해 돌진했다·

《····》

외신들이 쏘아내는 새카만 시선에 줄처럼 매달린 채·

목각인형처럼 삐걱거리며 전진하던 ‘잠들지 못하는 호수왕녀’의 시선이 천천히 움직였다· 자신을 향해 돌진해 오는 블루 펄을 향해서였다·

사아아아···!

‘잠들지 못하는 호수왕녀’의 손에 어둠이 모여들더니 장검의 형태로 변화했고 그대로 블루 펄을 향해 가볍게 휘둘러졌다·

쩌억-!

공간을 갈라버리는 섬뜩한 소리와 함께 쏘아진 어둠의 검이 블루 펄의 정면으로 날아들었다·

그리고 블루 펄은 피하지 않았다·

투학···!

어둠의 검이 정확하게 블루 펄의 뱃머리에 꽂혔다·

하지만 블루 펄은 버텨냈다·

도리어 어둠의 검을 산산조각 내며 계속해서 돌진했다· 배에 탄 인어 해적들이 일제히 환호했다·

“이거지-!”

“역시 세이렌 님이야!”

블루 펄의 뱃머리에는 세이렌 조각상이 하나 고정되어 있었다·

라 만차에서 블루 펄로 옮겨 부착한 나이트메어 슬레이어- [굳건한 미신]·

유령사략함장의 마력핵으로 만든 이 특수 아티팩트는 자신의 특수능력을 가감 없이 발휘했다·

‘파괴되지 않는다(Unbreakable)’!

설혹 그 공격이 악몽의 화신이 쏘아낸 가장 사악한 일격이라 해도 완전히 무효화시킨 것이다!

‘아니 완전하지는 않아·’

루카스는 날카롭게 블루 펄의 상태를 살폈다·

틀림없이 저 끔찍한 공격 앞에서도 [굳건한 미신]은 버텨냈다· 그러나 그 조각상 주위의 뱃머리는 충격에 휘말려 너덜너덜했다·

직격을 무효화시켰는데도 주위에 뿌려진 충격파만으로 비공함의 선수(船首) 내구도가 박살이 난 것이다·

‘두 번은 못 버텨!’

하지만 최초의 일격을 버텨낸 것은 사실이었다·

그리고 ‘잠들지 못하는 호수왕녀’가 무위로 돌아간 첫 공격에 이어 두 번째 공격을 준비하는 사이 블루 펄은 목표한 거리 안까지 접근하는 데에 성공했다·

“작살 전탄 발사-!”

“발사아아!”

남자 롬펠러의 고함과 함께 블루 펄에 준비되어 있던 모든 작살총이 일제히 쏟아졌다· 남자 롬펠러 또한 들고 있던 다연장 작살총을 모조리 쏟아부었다·

다연장 작살총 [바다의 집착]·

애쉬가 주고 간 무기로 이 장비의 특수효과는 바로··· 강제 속박·

이 작살과 연결되면 사용자가 작살을 회수하기 전까지 대상은 이 작살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남자 롬펠러가 쏘아낸 작살 외에도 블루 펄이 쏘아낸 수십 개의 작살이 ‘잠들지 못하는 호수왕녀’의 몸에 휘감겼다·

“성공했어!”

“이탈-!”

그대로 블루 펄은 꽁지 빠지게 몸을 돌려 도망쳤다·

남쪽으로·

그리고 거리가 충분해졌다 판단한 남자 롬펠러가 여자 롬펠러에게 고함을 내질렀다·

“정박시켜!”

“오케이-!”

여자 롬펠러는 자신의 손에 들려 있던 거대한 닻을 배의 바깥으로 내던졌다·

이 닻의 이름은 [바다의 무게]·

역시 애쉬가 주고 간 장비로 그 특수능력은 닻이 지상에 닿는 순간 즉시 사용자의 배가 ‘정박’할 수 있게 해준다·

쿠구궁···!

[바다의 무게]가 지상에 떨어진 그 순간·

끼기기기긱···!

갑작스럽게 블루 펄은 허공에 고정된 것처럼 멈췄다·

그리고 블루 펄에게 작살이 휘감긴 ‘잠들지 못하는 호수왕녀’ 또한 더 이상 북진하지 못하고 제자리에 멈춰서야 했다·

인세가 있는 북쪽으로- 크로스로드로 걸어가려던 ‘잠들지 못하는 호수왕녀’를 남쪽 상공에 못 박힌 것처럼 고정된 블루 펄이 작살총으로 붙든 듯한 모양새였다·

《····》

투둑 투두두둑!

블루 펄이 준비해 두었던 다른 작살총들은 모두 마법으로 강화한 줄을 사용하고 있었으나 ‘잠들지 못하는 호수왕녀’가 손을 대는 것만으로도 모조리 썩어 문드러지며 끊어졌다·

그러나 [바다의 집착]이 쏘아낸 특수 작살과 연결된 줄은 버텨냈다·

‘잠들지 못하는 호수왕녀’는 자신에게 묶인 줄을 당겨 블루 펄을 역으로 끌어오려 했다· 그러나 [바다의 무게]가 정박시킨 블루 펄은 꿈쩍도 않았다·

결국 ‘잠들지 못하는 호수왕녀’는 그 자리에서 더 이상 북상하지 못하고 멈춰야 했다·

“어딜 그렇게 급하게 가셔? 파티 약속이라도 잡았어?”

“지금 상황이 이해가 안 가시나 본데 이 길을 지나가려면 통행세 두둑하게 내셔야 한다니까?!”

“어허 통행세라니! 친구비라고 해야지·”

“맞아 친구비! 친구비 내고 친구가 되자 친구!”

신이 난 두 롬펠러가 쾌재를 불렀다·

하지만 즐거움은 잠시였다·

타앗-!

‘잠들지 못하는 호수왕녀’가 몸을 돌리더니 가볍게 땅을 차고- 남쪽 하늘을 향해 쏘아진 것이다·

그동안의 느릿한 움직임과는 차원이 다른 속도였다· 기겁한 두 롬펠러는 다급하게 자신들의 장비를 거둬들였다·

“작살 풀고 닻 회수해!”

“즉시 회피기동을···!”

본래라면 작살과 닻을 거둬들이고 이탈한 뒤 계속해서 같은 방식으로 호수왕녀를 저지하고 유인하는 작전이었지만·

미처 예상치 못한 속도로 ‘잠들지 못하는 호수왕녀’가 움직였다· 전에 없는 움직임에 블루 펄의 모두가 당황했다·

작살과 닻을 거둬들이기도 전에 미처 회피기동을 실시하기도 전에·

사거리 내부로 파고든 ‘잠들지 못한 호수왕녀’가 어둠의 검을 투척했다·

이 와중에도 유능한 조타수가 배의 방향을 정확하게 틀어내 [굳건한 미신]으로 직격을 받아냈으나-

버텨낸 것은 [굳건한 미신] 뿐이었다·

콰드드드득!

블루 펄의 전면부가 함몰되었다·

어둠의 검이 지닌 엄청난 힘은 뱃머리의 [굳건한 미신]을 뜯어내 배의 안쪽으로 밀어 넣었다·

이미 너덜너덜해져 있던 뱃머리가 그대로 으깨졌고 선수(船首)를 지나 선체까지 비공함이 붕괴했다· 돛대가 연신 부러지며 어지럽게 쏟아졌다·

버티지 못한 블루 펄은 즉시 양력을 상실했고

쿠과과과광!

괴수로 가득 차 부글거리는 전장 한가운데로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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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Tyrant of a Defense Game

I Became the Tyrant of a Defense Game

Score 9.2
Status: Completed Type: Author: Released: 2021 Native Language: Korean
[Tower Defense & Dungeon Attack RPG] I saw the ending to the game no one was able to clear. But, when I came to my senses, I was inside of the game. In fact, I was in the tutorial stage, a place where strategy was impossible. “I’ll clear this bullsh*t game no matter wh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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