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the Tyrant of a Defense Game Chapter 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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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1· [LAST STAGE] 공동전선 (2)

그렇게 네 명의 부자(父子)가 잠시 단란한 한때를 보내는가 했지만· 그럴 여유는 없었다·

쿠구구구궁!

잠시 약해졌던 외신들의 손길 공세가 다시금 거세졌기 때문·

지금까지는 단순히 손끝으로 찌르거나 할퀴는 정도였는데 이제는 보다 구체적으로- 거대한 손들이 나의 공중요새를 붙잡거나 움켜쥐고 강제로 뜯어내기 시작했다·

내 몸보다 수십 수백 배는 거대한 손들이 끝도 없이 하늘에서 내려와서 내 요새의 천장을 뜯어내는 모습은··· 정말이지 섬뜩한 광경이었다·

“영격(迎擊)을 부탁드립니다!”

나는 즉시 라르크와 페르난데스에게 명령했다·

“두 형님께서는 요새를 지키며 외신들의 손길을 계속해서 방어해 주십시오!”

크게 고개를 끄덕인 두 형은 자신들의 배- ‘최후의 방주’ 위에 사뿐히 올라타더니 망설임 없이 상공으로 치솟아 오르며 검과 마법을 휘둘렀다·

최후의 방주가 솟구쳐 오른 궤적을 따라 검과 마법의 폭격이 엉키며 눈부신 빛무리를 뿜어냈다· 방주를 움켜쥐려던 외신들의 손이 갈가리 찢기며 터져나갔다·

“짐도 가세하겠다·”

황제 역시 오른손으로 자신의 검을 뽑아 들고 왼손으로 라 만차를 조종하기 시작했다·

“아바마마!”

나는 황제가 출진하기 전에 다급하게 그를 불러 세웠다·

“에버블랙을 철거할 방법은요? 조금 전에 에버블랙에 접속하셨을 때 무엇을 보셨습니까?”

“····”

그러자 황제는 잠시 말이 없더니

“괜찮다·”

대뜸 이런 소리를 했다·

“예?”

당황해서 되묻는 나에게 황제는 빙그레 웃어 보였다·

“나를 믿어라· 에버블랙은 괜찮다· 곧 스스로 길을 열어줄 것이다·”

“하지만!”

“에버블랙은 인류의 수호수다· 그리고 미래를 보는 등대이기도 하지·”

나무를 보는 황제의 얼굴에는 어째서인지 애달픈 미소가 걸려 있었다·

“이 나무는 단 한 번도 사람을 위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

“우리의 가시나무를 믿어보거라· 그리고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자·”

황제는 에버블랙 내부에서 무언가를 보고 확신을 얻은 듯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는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았지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의 사람들이 나를 믿어주듯이·

나 또한 나의 사람들을 믿기 때문에·

황제의 확신을 나 또한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러겠습니다 아바마마·”

에버블랙은 스스로 길을 열어줄 것이다·

우리는 그때까지 시간을 번다·

“후후· 좋아· 그럼 우리도 가볼까! 같은 수호자인데 네 형들만 재미를 봐서야 곤란하지 않겠느냐!”

투학-!

라 만차가 최후의 방주를 따라 솟아올랐다· 나도 용의 날개를 펼쳐 라 만차 옆에서 함께 날아올랐다·

“그나저나 애쉬· 너는 참 인복(人福)이 많구나·”

황제가 문득 말했다·

“모두가 이곳 영계에까지 너를 도우러 오고 있으니 말이다·”

“예?”

나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무슨 뜻이지? 이곳 영계에서 나를 도우러 올 이는 라르크와 페르난데스 이 둘이 전부인데?

그러자 황제는 잠자코 하늘을 향해 손을 가리켰다·

“보거라·”

나는 황제를 따라 하늘을 보았다·

그곳에는 무수히 많은 거대한 손바닥들이 하늘을 가르고 우리를 향해 떨어지고 있었다· 어찌나 손의 숫자가 많은지 엉겨 붙은 손바닥들이 빈틈없이 하늘을 메우고 그 거대한 장막 째로 낙하하는 중이었다·

“저를 돕는 이가 아니라 저를 죽이려는 적들만 보입니다만!”

내 투정에도 황제는 가만히 웃어 보이기만 했다·

다음 순간 쏟아져 내린 손바닥들이 시야를 가득 메우고 상공을 가득 채웠다· 빈틈없는 적의가 하늘을 완전히 가렸다·

이윽고 온 세상이 완전한 어둠에 잠겼다·

***

태양이 솟구친다·

***

어둠의 장막을 걷어내며 햇살은 영계를 불사를 듯 무시무시한 기세로 낮을 밝혀왔다·

나는 당황해서 그쪽을 보았다· 외신들의 손이 만들어 낸 인위적인 밤을 강제로 찢어발기며 새벽은 찬란하게 밝아왔다·

“이것은···!”

고개를 들어 살피자 해안의 반대편으로 끝없이 펼쳐진 저 대지의 끝에서 태양이 떠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 태양의 움직임을 따라 외신들의 손이 모조리 불타올랐다·

오래전 이곳 영계에 처음 표류했던 때가 떠올랐다· 그때 목격했던 그 태양이 다시금 떠오르고 있었다·

눈부신 광채에 눈살을 찌푸리며 손을 들어 그 빛을 가리는데·

‘응?’

착각일까?

내리쬐는 태양을 등지고 무언가의 그림자가 아지랑이처럼 일렁이고 있었다·

나는 다가오는 그림자를 자세히 보기 위해 시선을 집중했다·

그것은····

일출을 등지고 날아오는

네 마리의 거대한 용이었다·

“···설마·”

문득·

나에게 가슴 속의 불길을 계승해 주었던 그녀- 더스크 브링어의 유언이 뇌리를 울렸다·

– 내 어머니께서 말씀해주신 전설에 따르면 수명을 다한 적룡들은 세상 끝의 해안에 모여서··· 함께 세상의 마지막 일출을 기다린다고 하더구나·

– 그러니까 이건 이별이 아니야··· 우리는 그 마지막 아침에 다시 만날 수 있을 거야·

세상 끝의 해안·

그 해안의 마지막 일출·

거짓말 같은 전설을 떠올리며 나는 숨을 삼켰다· 황제가 나지막이 웃었다·

“이거 참 우리 누님께서는 정말이지 집념의 대장부시라니까·”

“····”

“너를 만나기 위해 사후에도 이곳 이승과 저승의 경계에서··· 줄곧 기다리신 모양이군·”

세상을 환하게 밝히며 레드 드래곤 넷이 차례로 나의 공중요새 위에 내려앉았다·

믿을 수 없이 커다란- 마치 태양과도 같은 위광을 뿜어내는 거대한 용 초대 더스크 브링어·

붉은빛이 번쩍이더니 다음 순간 그녀는 긴 붉은 머리칼을 휘날리는 여성으로 변했다· 뒤이어 다른 세 용도 차례로 인간으로 모습을 바꾸었다·

창백한 피부에 짧은 붉은 머리칼을 지닌 여성· 초대 던 브링어·

검은 피부에 여러 갈래로 땋은 머리칼을 늘어뜨린 여성· 데이 브링어·

그리고····

《····》

전설(傳說) 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

나에게 피와 뜻을 전해준

2대 더스크 브링어·

나의 대공·

《약속하지 않았느냐·》

나는 믿을 수 없어 멍하니 서 있었고 그런 나를 가만히 살피던 더스크 브링어가 뾰족한 이를 드러내며 웃어 보였다·

《이별이 아니라고· 우리는 마지막 아침에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라고·》

“대공···!”

내가 부르자 더스크 브링어는 미간을 좁히며 불만스러운 표정을 짓더니·

《음··· ‘대공’ 말고 마지막에 불러줬던 호칭으로 다시 불러줄 순 없겠느냐?》

머뭇거리며 그렇게 말했다·

나는 조심스레 그녀의 손을 잡으며 호칭을 고쳐 다시 불렀다·

“···어머니·”

《후후후후·》

더스크 브링어는 뺨을 붉히며 어쩔 줄 몰라했다·

《그것 참 간질간질하고 부끄러우면서도 기분 좋은 어감이로구나····》

그러자 지켜보던 황제가 한마디 했다·

“이거 또 족보 꼬이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습니다만····”

《시끄럽다 트라하· 브링어 공작가는 피가 아니라 뜻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애쉬는 내 마음으로 이어진 나의 후대이니라·》

그리고 뒤이어·

긴 붉은 머리를 휘날리는 여인- 초대 더스크 브링어가 발소리를 내며 내게 다가왔다·

나는 조금 긴장해서 굳은 채 그녀를 보았다· 초대 더스크 브링어는 내 앞에 서더니 흐음- 소리를 내며 나를 살폈다·

《그래· 이야기는 많이 들었다· 네가 2대 던 브링어로구나·》

“선조님을 뵙습니다·”

《내 후손 중 유일한 남아(男兒)로구나· 후후 신기하군· 하긴 뜻으로 이어지는 우리 가문에서 성별이 무어 중요하겠느냐마는·》

눈을 내리깐 초대 더스크 브링어가 2대 더스크 브링어를 향해 눈짓했다·

《그나저나 설마 외신들에게 반역할 줄이야··· 과연 나의 후대가 쉬지 않고 자랑할 만큼 도량이 담대하구나·》

《서 선조님! 그것까지 말씀하실 필요는 없잖습니까!》

《그만큼 네가 아들을 잘 골랐다는 뜻 아니냐? 부끄러워할 것 없다·》

방방 뛰는 2대 더스크 브링어를 향해 피식 웃어 보이고는·

뒤이어 초대 더스크 브링어는 황금색 용안을 지그시 뜨고 나를 응시했다·

《브링어 가(家)의 다섯 번째 이름 잇는 자여· 스스로 용혈을 폐기하기로 마음먹은 자여·》

“····”

《너의 뜻은 알겠으나 나의 피를 스스로 저버리려는 너의 선택을 마냥 지지하기는 어렵다· 나는 최후의 용이고 그 핏줄을 보존하고자 인간에게 계승시킨 것이었으니까·》

영계가 닫히면 이 세상의 모든 마법과 신비 권능이 사라진다·

용혈 또한 예외가 아니다· 브링어 공작가는 용으로서의 특별함을 모두 잃고 평범한 인간의 가문으로 변할 것이다·

《후대여· 내게 너의 뜻을 설명해 보겠느냐?》

나는 즉시 답했다·

“선조님께서 남기신 가장 중요한 것은 용의 심장이나 용의 피 심지어 브링어라는 이름도 아닙니다·”

나는 내 가슴 위에 손을 얹었다·

“중요한 것은 선조님으로부터 저에게까지 이어진 이 뜻· 이 마음을 지키는 일입니다·”

브링어 공작가의 사람들이 대를 이어 품어온 세상을 지키고자 하는 정의· 미워하지 않을 용기·

그것만 계승한다면 되지 않겠는가· 설혹 나머지 모든 것이 희석된다 한들·

《···너무 완벽한 정답이라서 기가 막힐 노릇이구나·》

초대 더스크 브링어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하지만 그래· 아주 먼 과거에도 아마도 지금도 그 뻔하고 고루한 정답을 진심으로 말하는 이는 드물었다· 모두가 안에 새겨진 뜻이 아니라 그 바깥의 힘에 매몰되곤 했지· 하지만 너는 그렇지 않구나·》

“····”

《2대 던 브링어· 나의 핏줄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이은 아들아·》

초대 더스크 브링어가 그리고 초대 던 브링어와 데이 브링어가 함께 웃었다·

햇살처럼 자애로운 미소였다·

《우리가 힘을 보태주마·》

나는 말없이 한쪽 무릎을 꿇고 고개를 조아려 감사를 표했다·

《···그 남자 나이트 브링어는 외신에게 번롱당할 바에는 이곳 세계 자체를 무너뜨려야 한다고 주장했지· 반면 나는 번롱당하는 운명이라 할지라도 살아가는 생명의 의지 그 자체가 중요하다 여겼고·》

초대 더스크 브링어는 가만히 내 가슴팍을 들여다보았다·

《두 피를 모두 이은 너는 그 남자와 나의 결론을 모두 뛰어넘는 새로운 길을 제시했구나·》

“이 길이 옳기를 빌 뿐입니다·”

《만에 하나 조금 엇나간다 한들 뭐 어떠하겠느냐?》

초대 더스크 브링어가 입을 가리고 쿡쿡 웃었다·

《또 그 뒤로 이어지는 길에서 다시 방향을 찾으면 그만이다·》

“····”

《네가 믿는 너의 길을 가거라· 네 어미들이 너를 도우마·》

뒤이어 초대 더스크 브링어가 호령했다·

《자 나의 딸들아! 우리가 생과 사의 틈새에서 이 영원한 찰나에서 줄곧 기다려 온 마지막 낮이 밝았다·》

세 여인이 차례로 다시금 용의 모습으로 변했다·

《이 최후의 여명부터 황혼까지 후회 없는 하루를 보내자꾸나!》

초대 더스크 브링어가 거대한 두 날개를 펼치며 솟구쳐 올랐고 그 뒤를 초대 던 브링어와 데이 브링어가 뒤따라 날아올랐다·

《애쉬·》

마지막으로 변신을 준비하던 더스크 브링어가 생긋 웃었다·

《너를 만나 너와 이어진 것이 내 일생의 모든 일 중 가장 잘한 일이었다·》

“····”

《네가 자랑스럽구나·》

이 순간을 위해·

삶의 끝에서도 안식을 취하지 않고 이 혹독한 영계에서 기약 없이 버텨온 내 마음의 어머니 앞에서 나는 그저 눈물만 글썽였다·

그러자 더스크 브링어는 그 작은 손을 뻗어 내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더니

《아들이 험한 길을 가겠다는데 당연히 엄마가 도와야지!》

환하게 웃어 보이고는 유려하고 아름다운 적룡의 모습으로 변했다·

무리를 지어 불꽃놀이처럼 솟아오른 네 마리 적룡이 차례로 외신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녀들이 태우는 최후의 불꽃 아래 온 하늘이 환하게 밝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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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Tyrant of a Defense Game

I Became the Tyrant of a Defense Game

Score 9.2
Status: Completed Type: Author: Released: 2021 Native Language: Korean
[Tower Defense & Dungeon Attack RPG] I saw the ending to the game no one was able to clear. But, when I came to my senses, I was inside of the game. In fact, I was in the tutorial stage, a place where strategy was impossible. “I’ll clear this bullsh*t game no matter wh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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