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the Tyrant of a Defense Game Chapter 7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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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1· [LAST STAGE] 반역 선언

그렇게 여인에게 다시 무한한 삶이 반복되었다·

네 종족의 수호수를 채집해 작은 묘목을 만들고·

고향에 돌아와 나무를 심고·

그 대가로 돌팔매질과 화형을 당하며 죽는다·

《타락해····》

무의미한 희생을 자처하는 여인의 여정을 지켜보며 마왕은 이제 애원하고 있었다·

《타락하란 말이다!》

여인은 이제 마왕 쪽으로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그저 묵묵히 자신의 삶을 반복할 뿐·

《어째서 꺾이지 않는 거냐? 어째서 포기하지 않는 거냐?》

견디지 못하는 쪽은 마왕이었다·

《대체 어째서···?!》

성좌에서 스스로 뛰어내리고 중개자가 된 이후·

마왕은 여태껏 단 한 번도 상대를 타락시키는 데에 실패한 적이 없었다·

셀 수 없이 많은 목숨을 미혹시키고 진창에서 그 영혼이 더럽혀지는 것을 지켜봐 왔다· 그 모든 비극을 가까이에서 조망하는 것이 마왕의 낙이었으며 또한 존재 이유였다·

그 어떤 고결한 영혼도 끝없는 시련 앞에서는 결국 부러졌다·

아무리 위대한 뜻을 품고 오랜 시간 까마득한 높이의 산을 등정한다 한들 누구든 결국 발을 헛디디고 타락의 골짜기 아래로 떨어졌다·

마왕은 그 추락을 지켜보며 즐겼다· 쌓아 올린 고행의 산이 높고 험할수록 추락은 달콤했다·

그러나 이 여자는 어떤가· 이 미물은 어떤가·

작고 작은 개미 같은 존재인 주제에· 제 몸보다 수십 배는 거대한 과업을 짓뭉개지면서도 끝없이 다시 언덕 위로 옮기고 있지 않은가·

“····”

여인은 나무를 심었다·

자신의 삶을 끝낼 나무를 자신의 삶을 바쳐 심었다· 끝없이 반복해서·

····

여인은 몰랐으나 실제로 이 행위는 무의미하지 않았다·

나무는 이미 뿌리를 내렸다·

종족의 수호수는 줄기를 이승에 뿌리를 영계에 두는 구조·

시간을 되돌려도 시간의 흐름과 유리(遊離)되어 있는 영계와 연결되었으니 에버블랙의 뿌리는 계속해서 생장할 수 있었다·

덧대어 반복해서 나무가 심겼고 합쳐진 뿌리는 영계 아래로 끝없이 확장했다· 회차를 거듭할 때마다 에버블랙은 조금씩 커지고 단단해졌다·

그리하여 여인이 인간에게 셀 수 없이 돌팔매질 당하고 불탔을 때·

인간의 나무는 그 어떤 다른 나무보다도 크고 강인한 뿌리를 영계 바닥까지 드리울 수 있었다·

***

그리고 마침내 그 순간이 왔다·

여인의 영혼이 완전히 부서질 순간이·

“····”

여름날· 오두막·

눈을 뜬 여인은 직감했다·

자신의 영혼이 한계에 다다랐음을· 이번이 마지막 회차임을·

온전치 못한 의식을 다잡으며 여인이 마지막 여정을 떠나기 위해 오두막을 나섰을 때·

“엄마?”

자신의 아들과 마주쳤다·

아들의 눈은 어째서인지 평소보다 더욱 떨리고 있었다·

“····”

해주고 싶은 말이 수없이 속에서 메아리쳤으나 꾹 참고서·

여인은 가만히 아들을 끌어안은 다음 가능한 다정한 어조로 속삭였다·

“엄마가 항상 사랑한다는 사실 잊지 마·”

그리고 떠나는 여인의 뒷모습을 아들은 가만히 지켜보았다·

휘청거리고 흔들리면서도 자신이 가야 할 방향을 향해 떠나는 어머니의 등을·

····

수십 년 뒤·

이제 걷는 법조차 잊은 여인은 지팡이에 기대어 거의 기다시피 고향으로 돌아왔다·

‘나무를····’

부서진 여인의 뇌리에는 사명처럼 그 말만이 남아 있었다·

‘나무를 심어야····’

그리고 지팡이를 놓친 여인이 앞으로 무너지는 순간·

누군가가 그녀를 와락 끌어안았다·

여인이 흐린 눈을 들어 앞을 보자····

“다녀오셨어요 어머니·”

마찬가지로 완연한 노인이 된 아들이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아니 아들뿐만이 아니었다·

아들이 낳은 자식들이 또 그 자식이 낳은 아이들이····

한데 결연한 표정으로 서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지난 삶 동안 이런 경우가 없었던지라 여인은 당황했다·

“자 어머니· 이리로·”

여인을 부축해 오두막으로 옮기면서·

아들은 찬찬히 설명했다·

“사실 어렸을 때부터 늘 기시감이 있었어요· 이 세상이 몇 번이고 반복된 것 같다는 그런 감각을 자주 느꼈죠· 저뿐만 아니라 제 아들도· 제 손주도·”

“····”

“그러다가 어머니께서 이곳에 남긴 연구와 일지를 발견했어요· 그리고 그제야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었고·”

장차 저주를 담을 그릇으로 태어났기에·

일족의 후예 모두 ‘시간’의 재능을 가지고 있었고 반복되는 세계에서 기시감을 느껴온 것이었다·

아들이 멋쩍어하며 설명했다·

“어머니께서 지금껏 어떤 일을 해오신 건지 이해했어요·”

“····”

“혼자서 얼마나 고된 싸움을 해오신 건가요 어머니·”

이제 손가락 하나 까딱할 힘도 남지 않은 여인을 자리에 앉히고·

아들이 부드럽게 미소했다·

“더는 혼자 짊어지지 마세요·”

“····”

“우리는 가족이잖아요·”

여인은 자신을 둘러싼 아들과 손주 장성한 가족을 둘러보았다·

아들은 여인의 손에 쥐어져 있던 가시나무 묘목을 조심스럽게 받아 갔다·

그리고 항상 여인이 반복해서 심었던 자리에 묘목을 가지고 갔다· 손주들이 미리 흙을 파서 자리를 부드럽게 만들어 둔 뒤였다·

“안 돼 너희가 그 나무를 심게 되면····”

여인이 떨리는 목소리로 더듬거렸다·

“너도 너의 자식도 우리 모두가··· 불타고 돌팔매질 당할 거야····”

“괜찮아요·”

아들은 망설이지 않았다·

“이제 저희도 함께 아플게요·”

여인의 아이들이 묘목을 심었다·

이미 영계로 뻗어나간 뿌리와 묘목이 합쳐지며 가시나무가 마력을 길어 올렸다· 넘쳐난 마력이 분수처럼 솟구쳐 세상으로 쏟아져 나왔다·

환한 마력광을 등지고 아들이 여인을 향해 웃었다·

“이어져요 함께·”

솟구친 마력이 아이들의 몸에 깃들었다·

그중 인류 역사 최초로 마력을 받아들이고 다룰 수 있게 된 아들이 처음으로 한 일은 바로 영계로부터 길어 올린 가장 정순한 마력을 이용해····

어머니의 영혼에 고여 있던 저주를 빼내어 자신에게 깃들게 한 것이었다·

찰칵 찰칵 찰칵·

여인의 안에 머물던 회색 마력이 회오리치며 아들의 몸으로 옮겨 갔다·

“크으윽···!”

그러나·

여인의 대에 이르러서 그 저주가 쌓은 업(業)은 너무도 크고 비대해져 있었다· 아들 혼자서는 감당하지 못할 만큼·

“마왕이여!”

이미 마왕의 존재를 인지하고 있던 아들이 소리쳤다·

“우리 일족의 저주를··· 고이지 않고 흐르게 해 다오!”

《····》

“대대손손 이어지는 후대까지 우리 일족을 연결해다오· 그렇게 해서라도 이 저주를 감당하게 해다오·”

스스로 지옥으로 향하는 여인의 아들을 그리고 그 자식들을 마왕은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그렇게 해서라도 나의 어머니에게 안식을 다오·”

《····》

고뇌 섞인 침묵이 지나고·

《나는 소원을 이뤄주는 악마· 원숭이 손의 주인이다·》

새로운 희생양을 찾았음에도 마왕의 목소리는 어째서인지 그리 들떠 있지 않았다·

《네 소원을 들어주마· 이제 너의 대부터 까마득한 후대까지 너희 일족은 연결된다·》

그저 담담히 고할 뿐이었다·

《저주의 발현은 한 세대에 한 명뿐이지만 그 모든 과정을 너희는 함께해야 한다· 너희는 사후 내세도 환생도 없이 한데 유폐되리라·》

“····”

《너희의 후대가 회귀하며 고통받는 그 모든 여정을 뜬눈으로 지켜보며 영원히 함께 고통받아야 한다· 그것이 너희의 ‘이어짐’이다·》

“상관없어·”

아들은 힘겹게 웃었다·

“세상에 빛을 밝힌 대가가 불행이라면 하다못해 그 불행을 조금이라도 함께 나눠 드는 것이··· 사람다운 일일 테니까·”

저주가 퍼져나간다·

저주가 연결된다·

아들을 넘어 그 자식에게· 그리고 그 자식의 품에 안겨 있던 어린아이에게····

눈앞에서 일어나는 일을 지켜보던 여인이 힘겹게 목소리를 냈다·

“아들아 어째서···· 내가 이 저주를 물려주지 않으려고 그렇게 애썼는데····”

“괜찮아요 어머니·”

아들은 크게 자라나기 시작하는 가시나무 위에 손을 올렸다·

“이 마법의 등대가 미래를 보여줬거든요·”

“미래···?”

“네·”

아들이 환히 웃으며 속삭였다·

“까마득히 머나먼 후대에 끝내 이 저주를 끊어내는 아이가 태어날 거예요·”

멀리서부터 마을이 소란스러워졌다·

성난 군중이 떼를 이루어 오두막으로 몰려오기 시작했다· 아들은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저주뿐만 아니라 힘과 종족으로 서로를 차별하고 노예로 다스리는··· 이런 세상 자체를 끊어내고 바꿀 아이가·”

그런 꿈같은 이야기를 하며 아들은 가만히 어머니의 손을 붙잡았다·

“반드시 태어날 거예요·”

***

여인과 아들은 함께 화형당했다·

쏟아지는 돌팔매질 속에서 함께 불타 죽었다· 마녀라고 괴물이라고 저주받은 일족이라고 손가락질받으며 죽었다·

그러나 모자(母子)는 두려워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손을 잡고 정답게 서로를 보며 스러졌다·

나머지 일족은 그 전에 모두 마을 밖으로 몸을 빼내는 데에 성공했다·

이제 이들은 영원히 세상을 유랑하며 마녀의 후계로 살아가야 할 것이다·

회귀의 저주로 서로 이어진 채로·

《····》

마왕은 화형장의 가운데 서서 잿더미가 된 두 시신을 내려다보았다·

저주의 속박에서 벗어나 여인의 영혼은 자유롭게 풀려났으리라·

마왕의 잇새로 억눌린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이번은 내가 패배했다·》

끝내 마왕은 그녀를 타락시키지 못했다·

그녀는 자신의 손으로 저주를 후대에 전가하지도 않았고 원망으로 세상을 파멸시키지도 않았다·

조용히 홀로 소멸되기를 택했을 뿐·

그런 그녀를 소멸로부터 구해낸 것은 다름 아닌 그녀의 아이들이었다· 그녀가 세상에 뿌려둔 씨앗이었다·

그가 처음 목격한 타락하지 않는 고결한 의지였고 그가 생애 처음 경험한 패배였다·

《네 영혼은 여전히 고결한 채 내 손을 빠져나갔지· 하지만 이대로 내가 포기할 것 같으냐?》

마왕은 그림자로 이뤄진 주먹을 움켜쥐었다·

《반드시 다시 찾아낼 테다·》

저승에 있든 환생해 다시 태어나든 그 어디에 있든 간에····

마왕은 다시금 그녀의 영혼을 찾아내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이번에야말로··· 이번에야말로!》

마왕은 맹세했다·

《반드시 너를··· 타락시키고야 말 테니까···!》

자신이 타락시키지 못한 유일한 영혼·

자신을 패배시킨 유일한 영혼·

그녀가 피워낸 검은 가시나무가 세상 위로 줄기를 피워 올리고 있었다· 분수처럼 솟구친 마력이 모든 인간에게 그 은혜를 베풀기 시작했다·

····

····

····

그리고 천 년이 흘렀다·

***

현재·

호수왕국 제10구역· 왕성·

《그 사람은 마녀로 죽었다!》

마왕이 내게 포효했다·

《온몸이 불타며 돌팔매질 당한 끝에 저주 속에 비참하게 죽었단 말이다!》

“····”

《그 마을 장차 호수왕국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는 그곳의 역겨운 인간들은 그녀를 괴물이라 불렀어! 그 여자는 호수왕국이 퇴치한 최초의 괴물로 기록되었다!》

마왕은 텅 빈 유리구를 가리켰다· 한때 호수왕국의 모든 악몽이 포집되어 있던 그 시설을·

《그리고 그 여자는 사후세계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았고 호수왕국 놈들은 자신들이 퇴치한 괴물을 나라 차원에서 악몽 속에 봉인해 왔으니! 그 여자가 여기에 갇혀 있는 게 당연하지 않으냐!》

“····”

《그런데 괴물이 아니라 여신으로 추앙되었다고? 그럴 리 없다! 그럴 리 없어! 어찌 그런····》

“그것이·”

나는 옅게 한숨을 뱉었다·

“인간이 가진 잔학함 중 하나겠지·”

《···!》

“자신들이 마녀라 부르며 손가락질하고 돌팔매질한 뒤 불태워 죽인 상대를··· 필요에 의해 신으로 추앙했거든·”

나는 여신에게 들은 이야기를 담담하게 전달했다·

“그녀는 인류의 종족신으로 봉해졌고 인류의 수호수에 영원히 온기를 공급하는 역할을 떠맡았다·”

《온기를 공급해···?》

“그래·”

종족신이란 결국·

그 종족의 연명을 위해 내세워진 하나의 톱니바퀴일 뿐·

“에버블랙은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수호수였기에 그 뿌리는 영계에서 자생할 능력이 없었다· 점차 얼어붙고 죽어갔지·”

《설마····》

“나무에 온기를 공급할 땔감이 필요했다· 그리고 인류라는 종의 집합무의식은 희생양을 찾아냈지·”

최초로 이 나무를 심은 마녀·

사후에도 안식을 얻지 못하고 인류가 무찌른 첫 번째 괴수로 기록되어 가장 먼저 악몽 속에 봉인 당했던 그녀를·

민간신앙 속 ‘여신’과 결부시켜 인류의 종족신으로 격상시켰다·

그리고 그녀는 기꺼이 그 역할을 도맡았다·

“그녀는 나무를 심은 것이 자신이니 나무를 유지하는 것도 자신의 책임이라 여겼다· 그녀는 자신의 존재를 불태우는 대가로 지금도 에버블랙을 데우고 있다·”

《····》

“영원히 영계 밑바닥에서·”

나는 덧붙였다·

“그 누구도 존재를 모르는 채로·”

그녀가 불태우고 있는 것은 문자 그대로의 자기 자신· 존재 그 자체·

당연히 누구에게도 인식될 수 없다· 그녀는 이미 모든 것을 태우고 ‘없는 존재’이니까· 미래의 가능성마저 모조리 불태워 땔감으로 사용하고 있으니까·

‘여신’이라고 하는 추상적인 관념의 대상이 되었으나 정작 그 광명도 칭송도 온전히 받지 못한 채로····

무조건적인 희생을 하고 있는 그런 어리석은 사람이었다·

《살아서는 마법의 빛을 전달하고 죽어서는 그 빛을 유지하는··· 그런 하나의 장치가 되어버렸단 말인가·》

마왕이 탄식했다·

《이 얼마나··· 얼마나 어리석은 바보 같은 여자인가·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희생한다 해서··· 고결하다 해서 대체 자신에게 무엇이 남는다고····》

나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그녀의 후손· 회귀의 저주를 물려받은 자다· 그렇기에 유일하게 그녀를 인식할 수 있었다·”

《····》

“그리고 이제· 나는 영계로 떠난다· 여신을 구하기 위해서·”

마왕은 나를 사납게 노려보았다·

《플레이어 네가 바라는 것은 무엇이냐?》

“····”

《그녀를 구하겠다고 말했지· 하지만 대체 어떤 방식으로 구한다는 것이냐? 그리고 그녀를 구하는 것이 네 최종 목적 또한 아닐 터·》

“····”

《말해보아라· 네가 진정으로 추구하는 것은··· 대체 무엇이냐?》

숨을 크게 들이켠 뒤·

“내 진짜 목적은·”

마침내-

나는 천명했다·

“멸망유희라는 이 비극 시스템 자체를 소멸시키는 것이다·”

《···!》

“다시 말해서·”

팔짱을 끼고 나는 입가를 틀어 올렸다·

“너희 외신들에게 이 우주 전체에게··· 반역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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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Tyrant of a Defense Game

I Became the Tyrant of a Defense Game

Score 9.2
Status: Completed Type: Author: Released: 2021 Native Language: Korean
[Tower Defense & Dungeon Attack RPG] I saw the ending to the game no one was able to clear. But, when I came to my senses, I was inside of the game. In fact, I was in the tutorial stage, a place where strategy was impossible. “I’ll clear this bullsh*t game no matter wh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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