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79· [Unknown] 멸망한 세계에서 (4)
세 종류의 괴수들이 폐허를 포위하고 소용돌이치듯 빨려 들어온다·
대쥐모신이 이끄는 무수한 쥐떼가 살아 있는 모든 것을 모조리 갉아먹는다·
탐진치와 108번뇌상은 본격적으로 오염된 경구를 읊기 시작해 그 경구를 듣는 인간들이 미쳐서 서로를 죽이게 만든다·
그리고 멸망의 4기사가 이끄는 아포칼립스 나이츠는 각자 역병 기근 전쟁 죽음으로 인간의 생 그 자체를 부정한다·
인간의 터전을 파괴하고
인간의 마음을 파괴하고
인간의 삶 그 자체를 파괴하는····
처음부터 그러기 위해 태어난 존재인 것처럼 괴수들은 멸망기의 세상을 망가뜨려 간다·
폐허가 된 도시는 이미 인간들의 시체로 그득하다·
사냥감이 줄어들자 세 괴수 무리는 이제 서로 싸우는 지경에 이르렀다·
파도를 이루어 덮쳐온 쥐떼가 거대한 조각상- 탐진치를 빼곡하게 메우며 타고 오른다·
온몸에 쥐떼가 들러붙든 말든 신경 쓰지 않는 거상들은 아포칼립스 나이츠를 향해 가장 끔찍한 경구를 읊는다·
그리고 아포칼립스 나이츠는 제각각 활과 대검 저울과 낫을 치켜들고 쥐떼를 도륙한다·
“···하아·”
이 비현실적인 전장의 한가운데에서·
시드가 나지막한 한숨을 뱉었다·
“우리는 그저 의약품을 구하러 왔을 뿐인데····”
지난 15년간 그래왔듯이 동료를 떠나보내고 보금자리를 옮기고 쥐고기를 뜯고 폐허를 수색하고 다른 생존자 그룹과 싸워가며····
그렇게 또 하루의 삶을 이어가려 했을 뿐인데·
그 모든 것의 파멸이 이제 코앞이었다·
두두두두두-!
진작 우리 위치를 알아챈 괴수들이 폐허의 틈으로 우리를 향해 쇄도해 왔다·
짝-!
손뼉을 친 시드가 두 손을 바깥으로 홱 뻗어내자 거대한 빛의 고리가 생성되며 일대에 몰려든 모든 괴수들을 깨끗하게 지워버렸다·
하지만 적들을 밀어내기도 잠시 그 빈 자리를 곧바로 다음 괴수들이 채우며 우리를 향해 쇄도했다·
쿵!
내 앞으로 나선 엘리제가 검관을 바닥에 꽂아 넣은 뒤 씹어 뱉듯이 시동어를 뱉었다·
“검관 전개·”
활짝 열리는 검관을 한번 돌아보지도 않고 쏟아지는 괴수들을 향해 달려든 엘리제가 소리쳤다·
“2번검 4번검 7번검 12번검 13번검··· 젠장! 그냥 사용할 수 있는 무기는 전부 다 사출해!”
우우우웅!
투학! 투학! 투학!
검관으로부터 각종 검들이 로켓처럼 쏘아져 엘리제가 있는 위치로 폭격처럼 쏟아졌다·
엘리제는 차례로 그 검들을 공중에서 잡아채며 가까이 접근해 온 괴수들을 향해 후려쳤다·
거대하게 변형된 랫맨을 사악한 경구를 내뱉는 번뇌상을 망토를 휘날리며 저주를 쏘아내는 아포칼립스 나이츠를 우악스럽게 검으로 썰어냈다·
챙그랑! 챙강! 파칙···!
적들 또한 억세고 강인하기에 엘리제의 검은 오래 버티지 못하고 부서졌다·
하지만 엘리제는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쓰던 검을 버린 뒤 다음 검을 잡아채 적의 머리에 쑤셔 넣었다·
“····”
시드는 마력이 모일 때마다 주위를 깨끗이 밀어내고 그 마법을 뚫고 들어온 적들을 엘리제가 직접 상대한다·
이것만으로도 전선은 어느 정도 길항을 유지했지만 우리는 전혀 놈들의 포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저 멀리 하늘에서는 두 존재- ‘잠들지 못하는 호수왕녀’와 크라운이 시시각각 우리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이대로는 탈출도 요원하고 저들에게 붙잡힌다·
“후우·”
눈을 감았다 뜬 나는 천천히 내 안에 깃든 용의 힘을 깨웠다·
고오오오···!
대지가 옅게 진동하며 용의 강림을 세계에 알렸다·
당황한 시드가 다급하게 나를 돌아보며 외쳤다·
“대부님 안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안 될 게 뭐 있냐·”
괴수들이 더욱 많이 몰려들어 더 이상 시드의 마법으로도 온전히 몰아낼 수 없는 상황이 되었고·
“크으윽!”
용맹하게 싸우던 엘리제의 의수가 적들에게 잡혀 뜯겨나가는 모습도 보였다·
더 이상 망설일 때가 아니다· 나는 단숨에 내 몸속의 용심(龍心)과 용혈(龍血)을 모조리 일깨웠다·
“윽···!”
시야가 검어졌다 붉어지기를 반복했다· 단숨에 내 존재가 사람으로부터 멀어지는 것이 느껴졌다·
멸망 후 용의 힘을 너무 자주 불러 쓴 탓에 이제 용의 힘을 사용할 때마다 자아가 오염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기억이 소실되고 내면에서 흑룡과 적룡의 의지가 뒤섞이고 반발하며 충돌한다·
애초에 스테이지 50 그만큼의 싸움을 이어갈 수 있도록 기워 붙여진 존재가 나였다· 그것을 15년이나 더 사용했으니 맛이 가버리는 것도 당연한 일일지도·
‘상관없어!’
나는 흡 숨을 들이 모았다·
그리고 가장 괴수들이 두텁게 모인 방향으로- 있는 힘껏 토해냈다·
투하아아아악!
드래곤 브레스·
뒤섞일 수 없는 검고 붉은 불길이 서로를 밀어내며 쏘아져 경로에 있는 모든 것을 태워버렸다·
‘윽!’
불타버린 목 안쪽에서 피맛이 느껴졌다·
브레스의 열기 때문에 방한 코트가 불타버리며 목을 포함한 내 상반신이 세상에 드러났다· 검고 붉은 용의 비늘로 덮인 내 몸이····
“하아 쿨럭! 쿨럭!”
나는 거세게 기침하며 피를 토해냈다·
몸이 좀 엉망진창이 되긴 했지만 어쨌든 덕분에·
“길이 열렸습니다!”
한쪽 방위의 괴수들이 모조리 브레스에 휩쓸려 나가 전멸했다·
내게 달려온 엘리제가 나를 부축하며 외쳤다·
“전하 이쪽으로!”
***
가까스로 포위를 뚫고 탈출하자 세계수호전선의 생존자들이 우리를 맞이하기 위해 급히 달려오고 있었다·
전투가 벌어진 것을 알고 대기하고 있었던 것이다·
“당장 이 도시를 탈출해야 한다!”
나는 다급하게 외쳤다·
“다른 괴수들도 문제지만 호수왕국 최악의 두 적이 지상으로 내려오고 있어! 붙잡히기 전에 어서-”
하지만 괴수들의 포위를 뚫느라 시간을 소모한 것이 패착이었을까·
내가 말을 채 끝마치기도 전에 하늘에서 너울거리며 날아온 드레스 차림의 여인이··· 나와 동료들의 사이에 사뿐히 내려섰다·
“···!”
갈라진 하늘의 아래로 여인의 주위에는 일렁이는 별빛이 산란하고 있었다·
이 세상의 것이 아닌 것처럼 창백한 하얀 드레스 끝은 검게 변색하여 이계의 어둠을 담고서 불온하게 반짝였다·
얼굴을 가린 새하얀 모닝 베일 너머로··· 이전에 익숙했던 그러나 이제는 인간의 감정을 찾아볼 수 없는 청록색 눈동자가 보인다·
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내뱉었다·
“···무명·”
오랜 친우가 혹여나 내 목소리를 알아듣고 다시 예전의 그때로 돌아오지 않을까· 그런 헛된 기대로·
그러나 물론 그럴 리는 없었다·
촤아아악-!
‘잠들지 못하는 호수왕녀’의 손에 검은 기운이 몰려들더니 장검의 형상으로 뭉쳐졌고 괴수는 그것을 세로로 휘둘렀다·
타앗-!
다급하게 나를 향해 달려온 시드가 나를 옆으로 밀쳤다·
‘잠들지 못하는 호수왕녀’가 쏘아낸 일격은 아슬아슬하게 나를 스치고 그 검의 궤적이 향한 세계를··· 하늘부터 땅끝까지 쪼개버렸다·
찢어진 하늘이 쏟아지고 갈라진 땅이 무너진다·
이길 수 없다·
애초에 그런 존재가 아니다·
그녀를 죽일 수 있는 것은 그녀가 괴수로서 완성되기 전 호수왕국 안에서뿐이었다· 호수왕국을 빠져나와 모든 악몽의 총집체가 된 그녀는 문자 그대로 무적이다·
“저희가 시간을 끌겠습니다 전하! 탈출을!”
부러진 검을 움켜쥔 엘리제가 다급하게 사람들을 지휘했다·
“시드 전하를 부탁한다!”
“···네·”
가만히 고개를 끄덕인 시드가 나를 부축했다· 나는 다급하게 외쳤다·
“무슨 소리야 엘리제! 탈출하려면 같이-”
“전하께서는 깃발이십니다·”
엘리제는 군청색 단검을 입에 물며 말했다·
“이런 세상이기에 더더욱 가능한 마지막 순간까지 나부껴 주십시오·”
“····”
“이 검관은 전하께 맡기겠습니다· 먼저 쓰러진 이들의 유지가 이 안에 남아 있습니다·”
자신의 검관을 나를 향해 밀어낸 다음·
마지막으로 복잡한 시선으로 나를 한번 흘깃 보더니 엘리제는 그대로 ‘잠들지 못하는 호수왕녀’를 향해 내달렸다·
“와아아아-!”
“최대한 괴수를 막아라!”
“시간을 끌어-!”
세계수호전선의 잔당 전원이 고함을 내지르며 적장을 향해 돌진했다·
“받아라 주인님의 원수-!”
마지막으로 외친 엘리제가 내지른 단검은 ‘잠들지 못하는 호수왕녀’의 몸에 어떤 상처도 남기지 못했다·
다음 순간 엘리제가 검은 기운에 난자당해 산산이 터져나가는 모습을 확인한 뒤 나는 눈을 질끈 감고 반대 방향으로 몸을 돌렸다·
내 사람들이 목숨으로 시간을 벌어주는 동안 나는 검관을 멘 시드의 부축을 받아 도망쳤다·
지난 15년간 그래왔듯이 다시 한번····
***
하늘이 갈라진 탓일까·
더 이상 잿가루가 쏟아지지 않았다· 나와 시드는 웬일로 맑은 밤하늘 아래로 하얀 빙원(氷原)을 횡단하고 있었다·
“하아 하아 하아····”
시드가 불규칙한 호흡을 내뱉었다·
우리는 서로에게 기대선 채 그렇게 한참을 걸었다·
그때였다· 갑자기 강풍이 불어왔다· 나와 시드는 서로를 끌어안고 가까스로 그 강풍을 버텨 냈다·
그리고 강풍이 멈추고 나자····
“···!”
빙원을 뒤덮고 있던 하얀 잿가루가 모조리 걷혀나갔다·
깨끗하게 얼어붙은 평원은 맑은 밤하늘의 모습을 그대로 반사하고 있었다·
대지에 별빛이 꽃처럼 피었다·
“와아····”
현재 상황도 잊고 시드가 천진한 어린아이 같은 감탄을 내뱉었다·
“이런 말 할 때가 아닌 거 같지만요 대부님· 아름답지 않아요?”
“···그러게· 정말 아름답네·”
나는 시드와 함께 이 풍경을 살피며 중얼거렸다·
“꽃밭 같구나·”
“꽃밭이요? 그게 뭔가요?”
“꽃들이 잔뜩 심어진 그런 밭·”
세계가 이렇게 된 뒤 꽃도 밭도 한 번도 보지 못한 시드는 내 말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으나·
“그 꽃밭이라는 것도 이렇게 예쁜가 보네요·”
어쩐지 알 것 같다는 듯 그렇게 말했다·
풀썩·
직후 시드가 무너졌다· 나는 급히 아이를 받아 안고 상태를 살폈다·
“이건···!”
시드의 가슴팍에는 긴 자상이 나 있었다·
‘잠들지 못하는 호수왕녀’의 공격으로부터 나를 밀쳐낼 때 입은 상처인 모양이었다· 그동안은 마력으로 봉합하고 여기까지 걸어왔지만 나을 수 없는 상처였기에 한계가 온 것이다·
우리가 걸어온 길을 돌아보자 핏방울이 점점이 흩뿌려져 있는 것이 보였다· 내 얼굴이 일그러졌다·
대자(代子)가 이런 상처를 입은 것도 모르고 나는 아이의 부축을 기껍게 받으며 여기까지 걸어왔단 말인가·
“하하· 저는 여기까지인가 봐요·”
내 품에서 핏물을 머금은 채 웅얼거리던 시드가 빤한 눈을 들어 나를 보았다·
“후회하시나요 대부님?”
“····”
“그날의 선택··· 후회하세요?”
나는 입을 꾹 다물었다·
얼마 전 시드와 나누었던 그 대화 내용이었다·
최후의 방어전이 시작되기 전에 무명을 찾아가 그녀를 죽였다면·
‘잠들지 못하는 호수왕녀’가 인세에 강림하는 것을 막았다면· 진엔딩을 포기하는 대신 게임에서 맞았던 평범한 엔딩이라도 손에 넣었다면·
이런 최악의 미래는 보지 않을 수 있었을 텐데·
그랬다면 나의 사람들은 그리고 시드는 지금보다는 나은 세상을 살 수 있었을 텐데····
그때였다·
“후회하지 마세요·”
“···!”
시드가 덤덤하게 말을 이었다·
“엄마가 그랬어요· 대부님은 세상을 구하기 위해 싸우신 분이라고· 대부님이 안 계셨다면 세상은 진작 멸망했을 거라고·”
“····”
“세상 다른 모든 사람이 의심하고 또 어려워하고 가지 않으려 한 길을··· 기꺼이 앞장서 내셨다고·”
“····”
“대부님은 자신이 옳다고 믿는 길을 걸으신 거잖아요· 그 선택에 부끄러움이 없다면··· 후회하지 마세요·”
아이의 어린 목소리에는 선명한 확신이 담겨 있었다·
“우리 엄마가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목숨을 바쳐 대부님을 따랐던 건··· 대부님의 그 길이 옳았기 때문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
“그러니 대부님의 깃발을 따른 사람들을 생각해서라도··· 후회 대신에 마지막 순간까지 싸워주세요·”
아이의 눈을 가만히 들여다보던 내가 물었다·
“···시드야· 이런 세상에 태어나서 불행하진 않았니?”
그러자 가만히 눈을 깜빡인 시드가 가만히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기억하세요? 제가 아주 어릴 적의 일인데· 그날도 이렇게 웬일로 하늘이 맑았어요·”
오랜 추억을 회상하는 아이의 입가에 흐릿한 미소가 걸렸다·
“은신처 근처에 잿가루가 쌓인 언덕으로 다들 놀러갔죠· 저에게 썰매를 태워준다면서요· 저는 썰매가 뭔지도 모르고 신이 나서 따라갔고·”
“····”
“마지막 남은 밀 포대에 저를 태우고 제니스 삼촌과 데미안 형이 번갈아 제 뒤에 앉아서· 잿가루 언덕의 위에서 아래로 썰매를 태워줬어요·”
추억을 이야기하는 시드의 얼굴은 어느새··· 그 나이 또래가 가질 법한 천진하고 귀여운 모습을 되찾아 있었다·
“디어뮈딘 스승님과 쥬니어 누나는 날이 맑은 동안 마법 교습을 해야 한다고 잔소리를 늘어놓다가 어느새 같이 썰매 순서를 기다리셨고요· 하하 마지막에는 불꽃 썰매와 바람 썰매 중 어느 쪽이 더 빠른지 대결도 하고·”
“····”
“그렇게 해가 떨어질 때까지 신나게 논 다음에 돌아오니 은신처 바깥에 저녁이 준비되고 있지 뭐예요···· 아직도 기억해요· 그 저녁에 엄마가 한 말· ‘오늘은 날씨가 좋으니 외식! 그리고 외식하는 김에 특식을 먹읍시다!’라고 하셨죠·”
알고 있다·
누구나 알고 있다·
이 세상은 지옥이다·
“괴롭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지만··· 행복한 순간들이 분명히 있었어요·”
부조리하고 말도 안 되고 무엇 하나 내 뜻대로 되는 게 없는· 힘겹게 눈앞의 고비를 넘어봐야 여전히 고통스럽기만 한·
철인이 아니고서는 도저히 살아갈 수 없는 그런 지옥·
하지만 그런 세상에서도····
“저는 그 순간들이 좋았어요·”
별처럼 빛나는 순간을 아이는 기억한다·
나도··· 기억한다·
그 모든 힘겨운 나날 사이사이에 피어 있던 잡초가 피워낸 꽃밭처럼 아름답던 순간들을·
시드는 나를 향해 생긋 웃었다·
“나쁘지 않은 인생이었어요·”
나는 이를 악물었다·
주먹을 움켜쥐고 뜨거워지는 눈을 부릅떴다·
그리고 나도 아이를 향해 웃어 주었다·
“나도야·”
우리는 이 처참한 풍경 속을 살아가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공략을 포기할 건가?
···아니·
“그러니까 후회하지 않을게·”
공략은 계속되어야 한다·
삶이 멈추는 그 순간까지·
“싸울게·”
내가 정한 공략로를 믿고 올곧게·
포기하지 않고·
쿵···!
그때 나와 시드가 있는 빙원 저편에 누군가가 내려섰다·
사아아아····
숨 막히는 사기(邪氣)를 흩뿌리는 최종보스 ‘잠들지 못하는 호수왕녀’·
그리고 그 오라비이자 마왕 대리이자 이 세상을 이렇게 만든 주범·
‘피리 부는 사나이’·
크라운·
《여기까진가 애쉬?》
검은 웃는 가면 너머로 놈이 중얼거렸다·
《이번 악몽은 끝에 도달하기까지 15년이나 버텼군··· 정말이지 대단한 정신력이야·》
그래·
그리고 이제야 나도 깨달았다·
《자 그럼··· 다시 한번 또 반복해 볼까·》
“····”
《네가 가장 두려워하는 악몽을·》
바로 이 악몽 같은 세계가··· 다름 아닌 스테이지 49 그 자체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