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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패밀리어 계약식(3)
홍비연 일행은 점점 더 깊은 숲속 까지 들어갔다· 그간 야생동물을 사 냥하기도 하고 신수와 마주치기도 하면서 꽤 많은 성과가 있었다·
“저 계약에 성공했어요!”
몇몇 파벌원들이 6등성의 신수와 계약을 성공했다· 기쁨의 눈물까지
흘리는 모습을 보며 홍비연은 조용 히 칭찬해 주었고 학생들은 난리법 석을 떨어댔다·
그러다가도 슬며시 누군가의 눈치 를 본다·
아르슈앙이었다·
파벌원 중 누군가가 계약한 건 분 명히 기쁜 일이고 축하해야 마땅한 일이나 신수 친화도가 지나치게 낮 은 아르슈앙이 보고 있는 탓에 기쁨 을 표하는 것조차도 어쩐지 미안해 졌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계약하는 학생들은 점차 늘어만 갔고 어느덧
아르슈앙과 홍비연만이 계약하지 못 한 상황이 되었을 무렵·
아르슈앙은 몰아치는 감정의 폭풍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왜 나만?’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렇게 열심히 했는데?’
왜 신수들은 내가 아닌 노력조차 하지 않는 저 머저리들을 더 좋아한 단 말인가·
‘나는 영원히 잘될 수 없는 운명인 거야?’
세상에게 버림받은 기분이었다·
‘항상 나만 불행해·’
그녀의 감정이 완전히 어둠에 스 며들기 직전·
“공주님! 붉은 갈기 독수리예요!”
“저건··· 5등성의 신수잖아요?”
“5등성의 신수마저도 공주님에게 구애를 하다니·”
마침내 도화선에 불이 붙고 말았 다· 그 계약하기 힘들다는 5등성조 차 그녀가 좋다는 듯 계약하자며 선 뜻 다가가는 게 아니던가·
그러나·
“거절하겠어·”
홍비연은 5등성의 신수마저도 마음 에 들지 않는 듯 밀어내었다· 학생 들은 경악하여 거의 울 것처럼 소리 를 질렀다·
“고 공주님! 5등성의 신수라구요! 스텔라 역사상 1학년 때 5등성의 신수와 계약한 학생은 거의 없어 요!”
“맞아요! 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시 는 기회가 없을지도 몰라요!”
그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홍비연 의 뜻은 확고했다·
“아니· 내가 원하는 신수를 찾을 거 야·”
흐卜하 아르슈앙은 웃음을 터뜨렸다· 누구는 7등성의 신수에게조차 미움 받는데 누구는 5등성의 신수를 입 맛대로 골라서 계약할 생각을 하고 있다·
속이 쓰리다
질투심이 주체할 수 없이 파도처럼 넘실거렸다·
지금까지는··· 애써 억눌러왔다·
항상 항상 항상 이랬다·
그녀는 무엇을 하든 위에서 자신 을 놀리는 듯 군림하였다·
마법 성적 외모 신분 신수마저도·
‘나를 짓누르고서··· 우월감을 느 끼려는 거야?’
그렇지 않고서는 그녀의 행보가 설명되지 않았다· 왜 굳이 자신이 하는 것마다 따라와서 추월해 버리 는 걸까
이전까지는 안 그랬잖아·
마법을 사용할 때도 제어는 신경 쓰지 않고서 그저 폭발적으로 화력 을 터뜨리는 데에만 집중했잖아·
그런데 왜 스텔라에 입학한 뒤부터 는 그런 것에 신경 쓰는데?
그냥 아무 신수와 계약하면 되잖 아·
그런데 왜 튕겨대는 건데?
그러지 못한 사람을 놀리려는 것처 럼?
‘나는 나는···
아르슈앙이 고개를 들었다· 홍비연 은 그새를 참지 못하고 또 다른 신 수와 교감을 나누고 있었다·
“···다른 데로 가자·”
이번에도 거절이었다·
뚝!
거기까지 였다·
이성이 끊어지는 듯한 감각과 함께 마침내··· 열등감이 폭발하였다·
“···웃기지 마!!”
콰콰쾅!!
검붉은 색의 불꽃이 사방으로 비산 하여 일대의 모든 것을 휩쓸었다·
숲이 불길에 타올랐으며 바닥이 움푹 파였고 텐트를 비롯한 나무에 모조리 불길이 번져 버렸다·
“웃기 ス1 말라고···「
아르슈앙은 거친 숨을 거둬들이고 서 증오가 가득 담긴 눈동자로 홍 비연을 노려보았다·
학생들이 기겁하여 뒤로 물러나는 와중에도 홍비연은 그 자리에 고요
히 서 있었다·
그녀는 새하얀 손을 들어 찰랑이 는 은색 머리칼에 옮겨붙은 검붉은 불꽃을 먼지 털 둣이 우아하게 털어 냈다·
아르슈앙은 그런 홍비연을 향해 이 를 악물고서 단어를 한 글자씩 내 뱉었다·
“지금··· 모든 걸 가졌다고 유세 떠는 건가요?”
“뭐 뭐야····”
“아르슈앙! 왜 왜 그래!”
그녀의 상태가 뭔가 이상하다· 학 생들은 금방 그러한 사실을 깨달을
수밖에 없었다·
아르슈앙의 눈이 붉게 타오르기 시 작하였고 신체가 기괴한 소리를 내 며 변화하였다·
무엇보다 그녀의 몸에서 풍겨 나 오는 흑색의 기운이 가장 결정적인 증거·
학생들은 뒤로 주춤주춤 물러나며 중얼거렸다·
“저건··· 흑마 침식의 징조야····”
“아르슈앙에게? 말도 안 돼···
“어 어떡해···!”
하지만 그들이 모두 물러나는 와중
에도 홍비연은 그 자리에 가만히 서서 꿋꿋하게 말했다·
“아르슈앙 후회할 짓 하지 마·”
“하! 후회요? 당신은 이 상황에서 도 여전히 나를 신분으로 누를 생각 이군요· 그래요· 아돌레비트의 공주 로 태어나서 불의 축복을 타고났으 니까 남들의 위에 서는 게 당연하 겠죠·”
우드득 꾸드득!!
팔이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다가 꺼 지기를 반복하더니 머리카락에 불 이 붙었다·
“아주 좋겠어요· 부러워요· 타고난
재능 하나로 뭐든 해결하는 게· 당 신이 이 기분을 알아요? 나도··· 나 도 노력했는데· 정말 피눈물이 흐르 도록 노력했는데 그랬는데도 재능 의 차이 때문에 이길 수 없는 이 거지 같은 현실의 벽을! 느껴봤냐구 요!”
그녀의 울분 어린 외침에 일대가 조용해졌다·
아르슈앙은 양손에 검붉은 마법진 을 아로새겼다· 그 위로 펼쳐지는 검붉은 색의 흉흉한 불꽃·
그 불꽃은 참으로 기이하고 불길하 여 감히 가까이 다가가는 것조차도 꺼려졌다·
그러나·
그런 와중에도·
홍비연은 냉소적인 표정을 짓고 있 었다·
‘흑마 침식이라····’
당황할 필요는 없다· 교과서에 줄 곧 ‘흑마의 씨앗,에 불똥이 튀어서 흑마에 침식되어 버린 마법사들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었으니까· 그녀 는 교과서 위주로 공부하는 편이었 고 한 번 배운 건 절대로 잊지 않 는다·
여기서 매뉴얼대로 대응해야만 한 다면··· 압도적인 화력으로 아르슈
앙을 제압하는 게 우선순위일 것이 다·
하지만 홍비연에게는 또 다른 지식 이 있다·
‘흑마 침식 초기에는 이성적인 대 화가 가능하다·’
그리고·
‘혹마 침식은 감정으로 이루어진 다·’
만약 반년 전의 자신이었다면·
위의 사실을 알고서도 전혀 생각하 지 않고 아르슈앙에게 불꽃을 날렸 을 것이다·
그게 매뉴얼이니까·
그렇게 하라고 선배 마법사들이 교 과서에 기록해 두었으니까·
대화로 감정을 해소하는 건 불가능 하다고 선배 마법사들이 말했으니 까·
선배 마법사들의 말씀이 가장 확실 한 방법이니까·
그러나 그녀는 그러지 않았다·
흑마 침식은 감정으로 이루어지고 대화가 가능하다면·
어쩌면··· 대화를 통해 그 감정을 억제할 수 있지 않을까?
홍비연 스스로는 눈치채지 못하였 지만 이건 정말 어마어마한 발전이 었다·
오로지 배운 대로 정해진 대로 시키는 대로 행동하던 홍비연이 스 스로 다른 방식의 사고를 추구하게 되었으니까·
그녀는 알고 있다·
자신의 이러한 변화가 ‘누구’로부 터 비롯되었는지를·
그녀는 그 소년처럼 하고 싶었고 그래서 이 위험한 상황에서도 불꽃 을 피워 올리기는커녕 도리어 아르 슈앙에게 한 발자국 더 다가갔다·
대화?
그래 물론 대화를 할 생각이다·
하지만 유순한 어조로 상대방을 설 득하는 건 흥비연의 성격이 아니다·
다만 다시는 ‘질투’라는 감정이 들 지 못하도록 상대방의 ‘감정’을 갈 가리 찢어버리는 건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말 잘 꺼냈네 아르슈앙·”
,,···뭐?,,
홍비연이 예상외의 반응을 보이자 아르슈앙이 잠시 주춤하였다·
“그러는 너는 알아?”
“아돌레비트의 공주로서 산다는 게 어떤 건지를·”
역으로 질문을 받을 줄은 몰랐기에 아르슈앙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아돌레비트의 공주는 왕이 되지 못하면 죽어· 내가 살아남으려면 내 언니를 죽여야만 해· 내가 살기 위 해 형제자매를 죽여야만 했던 현실 을 나는 고작해야 일곱 살에 깨달 았어·”
“그 건····”
“네 이야기? 익히 들어서 알고 있 어· 모두에게 사랑받고 기대받는 유
년기를 보냈더라고· 그게 참··· 부 럽 더라·”
흥비연은 자조적으로 웃었다· 이런 얘기를 꺼내고 있는 자신이 우스워 서·
“나는 그 누구에게도 기대받지 못 하고 사랑받지 못했어·”
심지어 어머니에게조차·
홍비연의 말에는 감정이 전혀 담겨 있지 않았다· 흑마 침식이 충분히 진행된 아르슈앙의 가슴조차 서늘해 질 정도로·
“내가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무슨 생각을 하는 줄 알아?”
아 오늘도 나는 살아 있네·
사치스럽게도·
그렇다면 열심히 살아야지·
내일은 죽을지도 모르니까·
“너는 이런 삶이··· 정말로 부러워?”
몰랐다· 알 수 있을 리가 없지 않 은가· 왕족의 삶에 대한 내막 따위 를
“그건 그래도 왕족이니까···
“그리고 아까 재능이라고 했나?”
홍비연의 말은 무덤덤했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대신 해주는 것처 럼·
“철이 들 무렵부터 나는 물 대신 불로 샤워를 했어·”
“···뭐 뭐라고요?”
“밥 대신 불을 삼켰고 물 대신 불 을 마셨어·”
홍비연의 붉은색 눈동자가 아르슈 앙의 전신을 관통하였다·
그녀는 그 시선을 받아내기가 너무 나도 버겁고 견디기 힘들었으나 감 히 시선을 돌리는 행위조차 하지 못 하였다·
“온몸의 피부가 새카맣게 타버려 서 괴물보다도 흉측하게 녹아내린 자신의 모습을 거울로 마주하고 공
포를 느껴 비명을 질러본 적은 있 어?”
모른다· 그런 고통을 화염계 마법 을 수련하겠다고 겪는 사람이 대체 어디에 있다는 말인가·
“피부에 고름이 져서 가려워서 미 칠 것 같은데 긁으면 피부가 흘러 내려서 그러지도 못하는 고통을 알 아?”
주춤 아르슈앙은 뒷걸음질을 치자 홍비연이 한 발자국 다가갔다·
“목이 말라서 죽을 것 같은데 불꽃 을 하도 삼켜서 물을 마시는 순간마 저도 찢어지는 듯한 고통의 연속이
야· 네가 그걸 느껴봤냐고·”
어느새 아르슈앙의 손끝이 떨리고 있었다·
“불꽃을 하도 삼켜서 나는 아직도 맛을 제대로 못 느껴· 혓바닥이 마 비되어 버렸거든·”
거짓말· 거짓말이다· 그런 게 현실 일 리가 없으니까·
“지금도 마법을 사용할 때마다 미 친 듯이 두렵고 자꾸만 악몽이 떠오 르고 주저앉고 싶어· 나는 아직도 불꽃이 두렵거든·”
그건··· 어린 소녀에게 평생 잊지 못할 트라우마로 남았을 것이다·
여태 알지 못하였다·
아무렇지도 않게 마법을 사용하기 에 남들과 같은 줄 알았다·
불의 화신이라 불리는 홍비연이다· 불의 축복을 타고나 불꽃의 사랑을 받는 바로 그 홍비연이란 말이다·
그런데 그녀가 사실은····
불 공포증이었다니·
“거··· 거짓말이야···
아르슈앙은 고개를 도리질 치면서 악을 쓰고 소리를 질렀다·
“그런 거 거짓말인 게 당연하잖 아! 그딴 말 누가 믿을 거 같아요?
그런 그렇게 해서 사람이 살아남을 수 있을 리가 없잖아요!”
죽는다·
불에 타서 죽지 않았더라도 고통 을 버티지 못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 어서 죽었을 것이다·
그러니까 저 말은 거짓말이다·
홍비연은 아르슈앙의 말에 대꾸하 지 않았다· 그저 행동으로 보여주었 다·
화륵!
검지손가락에 자그마한 불꽃 하나를
피워 올린 그녀는 턱을 살짝 들고서 입을 벌려 붉은색 혀를 내밀었다·
그리고·
치이이익···!
자신의 혀에 불붙은 검지를 가져 다 대었다·
“무 무슨 짓을!”
살이 타는 소리가 들려오자 아르슈 앙이 기겁하여 소리를 내질렀다· 잠 시 뒤 입을 꾹 닫아서 불꽃을 꺼뜨 린 홍비연은 검지를 빼내고서 다시 입을 벌려 혀를 내밀었다·
···불에 그을린 흔적이 하나도 없 었다·
“어 어떻게···r
믿을 수 없는 광경이었다·
제아무리 전격 계열의 마법사라도 자신의 전기에 감전을 입을 수 있으 며 수류 계열의 마법사도 자신의 물에 익사할 수 있었고 화염 계열 의 마법사가 자신의 불꽃에 화상을 입는 건 당연했다·
“여 역시 그건 불의 축복···
“축복? 이게 아직도 축복처럼 보 여?”
아르슈앙은 입술을 꾹 다물었다·
스스로 말해놓고도 바보 같은 소
리였다· 제아무리 축복이라도 저런 게 가능할 리가 없지 않은가·
가능성은 단 하나·
아주 어렸을 때부터 ‘속성 친화도’ 를 높이기 위한 강도 높은 훈련을 하는 수밖에·
그리고··· 홍비연은 그 강도를 인 간의 한계치까지 겪은 것이다·
그래서 그랬다·
그녀가 불의 신수에게 사랑받는 이 유·
그녀가 유독 불의 마법에 능통한 이유·
그녀가 유독··· 불의 마법을 제어 하지 못하는 이유·
전부 그런 과거가 있었기 때문이 었다·
털썩 아르슈앙은 결국 바닥에 주 저앉고 말았다· 그녀는 눈물에 가려 흐려진 눈으로 흥비연을 올려보았 다·
질투심? 열등감? 그 모든 감정은 이미 저 멀리 사라진 뒤였다·
저렇게까지 하지도 않았으면서·
남의 노력은 보지도 않은 채 내가 해왔던 것만 노력이라고 생각하면 서·
함부로 누군가를 부러워하고 질투 하다니
그저 미칠 듯한 자괴감만이 가슴 속에 남아 소용돌이쳤다·
“그러니까··· 그 정도까지 하지 않았으면 나한테 ‘노려이라는 단어 를 꺼내지 마·”
툭 투둑·
아르슈앙의 눈에서 눈물이 방울져 떨어지기 시작하였다· 홍비연은 그 런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고 공주님··· 죄송 죄송해오,
변질되었던 눈동자와 신체가 원래
대로 돌아오며 서서히 흑색의 기운 이 사그라들었다·
아르슈앙은 어느덧 무릎을 꿇고 있 었고 학생들은 눈치를 살살 살피며 근처에 다가왔다·
그때까지도 홍비연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를 함부로 용서할 생각은 없 다· 다만 그래도 여전히 아르슈앙은 훌륭한 인재다·
지금이야 비록 흑마에 잠식된 탓에 부정적인 감정을 앞세웠다지만··· 그건 전부 증오스러운 흑마 때문이 지 아르슈앙이 잘못된 것은 아니었
다·
그래서 이 사건을 그녀에게 빚으 로 져둘 생각이었다·
그 죄책감과 자괴감은 원동력이 되 어 자신을 더욱 맹목적으로 충성하 게 될 테니까·
“케어 블랭킷을 가져와·”
홍비연의 지시에 파벌원들이 분주 히 짐을 뒤적여 담요 한 장을 꺼내 가져왔다·
신체적인 부상을 느린 속도지만 회 복시켜주며 심리적으로 안정을 가 져다주는 고가의 마법 물품·
손수 홍비연이 그것을 아르슈앙의
몸에 덮어주자 그녀가 눈을 커다랗 게 뜨더니 동공을 흔들었다·
“침식이 완전히 정화된 건 아니니 까 안정을 취하도록 해·”
“네···? 그 그럼 처벌은···
홍비연은 아르슈앙을 잠시 쳐다보 더니 무덤덤하게 말했다·
“굳이 처벌할 생각은 없었다만··· 원한다면 얼마든지 해줄 수는 있 지·”
“아 아아닙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할 것도 많네·”
방금 벌어진 일은 아무것도 아니었
다는 둣 전혀 신경 쓰지 않는 태도 로 돌아서는 홍비연을 보며 아르슈 앙은 고개를 떨궜다·
‘내가 저런 분께 무슨 짓을···
학생들이 슬그머니 다가와 아르슈 앙을 부축시켜주었다·
“괜찮아?”
“어 으응····”
“저리로 가서 쉬어요·”
자신의 것이 아닌 에너지를 폭발시 켰던 탓일까 다리에 힘이 없었지만 아르슈앙은 억지로 일어섰다·
그렇게 천천히 걸어가려는데·
어디에선가·
익숙하지만 소름끼치고 날카로우 며 불길한 기운이 느껴졌다·
‘이 이건···!
그 순간 뒤를 돌아볼 것도 없이 아르슈앙은 학생들의 팔을 뿌리치고 담요를 내던지며 홍비연에게 달려들 었다·
“고 공주님! 피하세요!”
“···뭐?”
홍비연이 의문 어린 표정으로 뒤를 돌아보는 그 순간 아르슈앙은 그녀 를 밀쳐서 넘어뜨렸고·
···쨍그랑!!
바로 지척에 있던 제4계층의 ‘결 계’가 산산조각으로 박살 나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