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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패밀리어 계약식(2)
누구나 패밀리어를 계약하고 싶어 하나 누구나 계약할 수 없음은 모 두가 알고 있다·
그래서 이번 패밀리어 계약식의 주목 포인트는 하나였다·
‘누가 신수와 계약에 성공할까?’
‘얼마나 대단한 신수와 계약할까?’
신수에게도 등급은 존재했다· 가장 낮은 등급인 7등성부터 시작해서 6 등성 5등성··· 마침내는 신령이 되 기 직전 단계인 1등성까지·
가장 낮은 7등성과 계약하는 것만 으로도 이미 충분히 대단한 수준이 다· 천재들이 모인 스텔라 아카데미 에서도 매년 5% 정도밖에 계약하지 못했으니까·
하지만 홍비연은 그런 최저 등급 에 만족할 생각이 없었다·
“와····”
“공주님· 여기 분위기가 엄청 예뻐
요·”
“쓸데없는 소리 말고 여기는 빨리 벗어날 거니까·”
제1계층으로 진입하자 온통 초록색 의 세상이 펼쳐졌다· 평범한 소년 소녀들은 아름다운 광경에 휩쓸려 넋을 놓은 지 오래거늘 홍비연의 눈에는 전혀 차지 않았다·
‘1 계층에는 7등성밖에 없으니까·’
한시라도 빨리 이곳을 벗어나야 한 다·
놀이공원에 놀러 온 것처럼 여유부 리는 여타의 학생들을 뒤로한 채 그녀는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홍비연의 목표는 제3계층에 서식 중인 무려 5등성의 신수
5등성쯤 되면 굉장히 위험한 축에 속하였는데 자아와 이지를 가지고 있으며 생각할 줄 알았고 인간을 경계했으며 슬슬 성격이 뚜렷하게 드러나게 된다·
몇몇 더러운 성질머리를 가진 경우 이유도 없이 인간을 공격하기도 한 다니 조심해야만 했다·
분명 쉽지 않겠지만 그만한 각오 는 충분히 다지고 왔다·
‘신수에 대한 예습은 미리 끝냈어·’
코피가 날 정도로 밤새도록 신수의
습성과 특징 성향과 성질 특성과 능력에 대해 공부하고 또 공부했다· 어떤 신수가 자신에게 맞는지 계약 에 성공할 확률이 높은지 어떤 신 수에게 접근해서는 안 되는지·
덕분에 그녀는 가장 계약 가능성이 높은 몇몇 신수를 추려낼 수 있었 다·
자신을 지원해 주는 든든한 파벌원 12명 전원이 A반의 랭커였고 그중 다섯은 네크로맨서 사태까지도 함께 헤쳐 나온 엘리트였으므로 이들과 함께 움직인다면 신수 계약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진입 3시간째·
파벌원들을 데리고 1계층 깊숙한 장소까지 이동한 홍비연은 제2계층 으로 향하는 통로를 발견하였다·
워낙 공간이 뒤죽박죽 엉켜 있는지 라 상당히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제1계층은 야생동물도 온순하고 신 수들도 별거 없는 데다가 신수의 기 운도 그리 강하지 않아 파벌원들도 거의 지치지 않았을 터·
홍비연은 곧바로 제2계층으로 진입 하려 했으나 파벌원 소년 중 한 명 이 그녀에게 말했다·
“공주님· 아르슈앙의 안색이 창백 해요·”
홍비연과 마찬가지로 불꽃 속성계 의 신동이라 불리던 소녀 아르슈앙·
그녀는 평소 자신의 단련을 꾸준히 하여 체력이 남다를 텐데 벌써 안 색이 좋지 않다는 말에 홍비연은 의 아했으나 굳이 깊게 생각하지 않았 다·
“그럼 잠깐 휴식을 취하자· 식량은 아끼고 각자 물과 초코바 등을 섭 취하면서 체력을 보충해·”
그러자 아르슈앙이 고개를 들었다· 그녀는 식은땀을 줄줄 흘리면서 비 쩍 마른 입술을 떼었다·
“공주님 저 때문에 시간을 지체하
는 거라면··· 저는 문제 없····”
“됐으니까 시키는 대로 흐H· 어차피 시간은 일주일이나 있어·”
“하지만····”
“조급하게 굴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지치는 것보다는 이게 나아·”
홍비연은 그리 말한 뒤 숲속으로 사라졌다· 잠시 주변을 둘러보고 오 겠다면서·
“자자 공주님도 그렇게 말씀하시 잖아·”
“얼른 쉬세요 아르슈앙 님·”
“열이 살짝 있는데··· 감기몸살인가?”
“여기 들어오기 전까지는 멀쩡했던 거 같은데·”
“아 저 책에서 봤어요· 가끔 신수 감응력이 안 좋으면 약간의 기운만 으로도 몸이 약해진다고···
그들의 대화를 들으며 아르슈앙은 주먹을 꽉 쥐었다·
‘젠장 어쩌다 이런 꼴이···
갑자기 몸 상태가 왜 이러는•지 그 녀도 스스로 이해할 수 없었다·
패밀리어 계약식은 그녀가 고대하 던 날이었기에 몸 관리에 특별히 힘 을 썼고 심지어 뿌리 내부로 들어 올 때까지만 해도 괜찮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갑작스레 숨이 턱 막히는 듯한 느 낌과 동시에 머리가 어질어질했고 감정이 뒤죽박죽 섞여서 흔들렸다·
자꾸만··· 옛 생각이 났다·
‘아르슈앙· 너는 백 년에 한 번 나 올까 말까 하는 불꽃의 천재다!’
‘대단한 재능입니다! 대마법사가 될 자질이에요!’
‘훌륭한 마법이구려 너는 스텔라 에 들어가서도 단연코 독보적인 마 법사가 될 거란다·’
아르슈앙은 자신이 최고라고 여기 고 있었다·
그녀는 불꽃을 자신의 수족처럼 부 릴 수 있는 능력을 가졌고 그건 이 세상 그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압 도적인 재능이었다·
•••우물 안의 개구리였음을 깨닫기까 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스텔라에 입학한 순간 ‘진짜 천재’ 를 만나고 말았으니까·
,불의 축복을 받은 소녀·,
불을 수족처럼 부리는 자신 따위와
는 비교조차 되지 않을 정도로 불 꽃 그 자체에게 사랑을 받는 소녀 홍비 연·
그래· 틀림없이 아르슈앙의 재능 또한 대단한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홍비연이 너무나도 압 도적인 능력을 가진 탓에 아르슈앙 의 재능은 그저 널리고 널린 한낱 화염계 마법사와 동급의 취급을 받 게 되었다·
이제는 누구도 아르슈앙에게 화염 계 마법사의 희망이라는 수식어를 붙이지 않는다·
그녀는 그저 화염계 제어력이 남들
보다 조금 특출 날 뿐인 그저 그런 스텔라 1학년 A반의 마법사일 뿐이 었으니까·
‘나도 가만히 있지 않았어·’
마나가 바닥나도 억지로 쥐어짜 불 꽃을 피워냈고 남들 다 자고 있을 때도 공부를 했으며 새벽에도 몰래 나가 수행하였다·
홍비연을 앞지르기 위해 피눈물을 흘리며 어찌나 노력했던가·
그러나 그렇게 하면 할수록 서서 히 현실을 깨우치게 될 뿐이었다·
홍비연 아돌레비트 그녀는 아르슈 앙에게 있어서 ‘벽’과도 같은 존재
였다·
그 어떤 수를 써도 어떻게 훈련해 도 어떻게 공부해도 어떻게 노력해 도·
그녀를 따라잡는 건 불가능하다·
그것을 깨닫는 순간 자신은 더 이 상····
“슬슬 쉬었으니 이동하자·”
퍼뜩 들려오는 홍비연의 목소리에 그녀는 고개를 들었다· 파벌원들이 짐을 챙겨서 일어나자 아르슈앙은 점점 힘이 빠지는 몸을 이끌고서 일 어 났다·
온통 초록빛이었던 제1계층과는 달
리 제2계층은 푸른빛을 띠었다·
또한 돌아다니는 신수의 형상 또 한 판이하게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 다·
제1계층의 7등성 신수는 형체 없이 흐물거리는 게 고작이었고 서식하 는 야생동물도 온순하기 그지없었는 데 제2계층의 6등성 신수는 슬슬 동물의 형체를 띄었으며 간혹 나타 나는 야생동물들도 육식계인 경우가 태반이었다·
신수의 기운을 받은 탓에 야생동물 들은 상당히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 었으나 평균 2~3클래스의 홍비연 파벌원들에게는 상대가 되지 않았
다·
촤악!
파벌원이 흩뿌린 바람의 칼날이 야 생 멧돼지의 목을 베어내スト 홍비연 이 지시했다·
“식량은 아끼고 오늘 저녁은 저걸 로 해결하자·”
미리 챙겨온 식량은 고작해야 사흘 치· 들고 다닐 수 있는 짐에 한계가 있어서 어쩔 수 없었다· 야생동물로 식량을 해결하는 건 필수불가결이 다·
화르륵!!
아르슈앙은 가장 뒤쪽에서 다른 야
생동물을 사냥하여 가져왔다· 적응 을 한 덕분일까 아까보다는 몸 상 태가 괜찮아졌다·
아니
평소보다도 훨씬 더 괜찮아진 것 같다· 체력이 늘어난 것 같고 이상 하리만치 고양감이 느껴졌으며 기분 이 좋고 마법을 사용할 때도 집중이 잘 됐다·
‘느낌이 좋아·’
생도들은 제2계층부터 슬슬 신수를 찾아다녔다· 7등성은 지성이 너무 낮은 탓에 계약이 힘들고 5등성은 조건이 까다로워서 계약이 힘들다·
가장 계약 성공률이 높은 신수는 6 등급·
아르슈앙 또한 6등급과 계약하는 게 목표였다·
“저기 붉은 노루다!”
“사전에서 봤는데 저 노루와 계약 하면 화염계 속성 이해도가 높아진 댔어·”
“나는 번개 속성이라 별로 관련이 없네·”
“어라 이쪽으로 다가오는데?”
6등성의 화염계 신수 붉은 노루·
대부분의 신수는 인간을 경계하는
편이었는데 이상하게 붉은 노루는 이쪽으로 슬금슬금 다가왔다· 그러 고선 홍비연이 앉아 있는 곳으로 다 가가 뺨을 비볐다·
“어머나·”
“신수가 먼저 애정표현을 하다 니····”
“공주님 계약하실 건가요?”
파벌원들이 선망의 눈길로 쳐다보 았지만 홍비연은 노루의 이마를 잠 깐 쓰다듬고서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내가 원하는 신수가 아니 야·”
“역시 공주님이세요·”
아르슈앙은 주먹을 힘껏 움켜쥐었 다· 누구는 6등성의 신수와 계약하 겠답시고 아등바등 몸부림을 치는 더1 누구는 배부른 소리를 하고 앉 아 있다·
붉은 노루는 홍비연이 아쉬운지 한 참이나 근처에서 벗어나지 못하였 고 덕분에 파벌원들은 가까이에서 신수를 실컷 구경할 수 있었다·
아르슈앙 또한 불꽃의 마법사였기 에 화염계 신수와의 감응을 시도하 기 위해 붉은 노루에게 다가갔다·
그러자·
-끼히 잉·
아르슈앙의 손길을 겁내며 붉은 노루가 그대로 도망쳐 버렸다·
“어 어라···r
“갑자기 왜···
“아하· 조금 예민한 노루였나 본데 요···?”
“너무 신경 쓰지 마 아르슈앙·”
누가 봐도 아르슈앙을 꺼려해서 도망쳤다· 그러나 파벌원들은 아르 슈앙의 기분을 맞춰주기 위해 되도 않는 위로를 내뱉었다·
‘이게 뭐야···
주먹을 꽉 쥐고서 허망한 눈으로
아르슈앙은 자신의 손을 바라보았 다·
‘신수가 나를 싫어한다고?’
믿을 수 없었다· 그냥 저 붉은 노 루가 특이했을 뿐이라고 생각하고 싶었다·
하지만····
“어머 이번에도 공주님한테 신수 가 모이는데요?”
“공주님한테서 좋은 향기가 나나 봐요!”
온갖 신수는 죄다 홍비연 공주에게 꼬일 뿐이었고 아르슈앙에게는 단 하나도 다가오지 않았다· 오히려 다
가가면 겁을 내며 도망치거나 심지 어 깨물려고 한 신수도 있었다·
신수들이 행동으로 이렇게 말하는 것만 같았다·
‘우리는 네가 싫어·’
‘가까이 다가오지 마·’
‘무서워·’
파벌원들은 아르슈앙을 안쓰럽다는 듯 쳐다보았다· 아주 간혹 신수와의 친화도가 떨어지는 경우 이런 일이 벌어지고는 한다는데 정말로 드문 일이라 설마 주변에서 일어날 줄은 몰랐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이틀째 아침 홍비연 파벌은 생각 보다도 빠르게 제3계층으로 내려가 는 통로를 발견할 수 있었다·
제3계층은 온통 보랏빛의 세상이었 다· 등장하는 야생동물도 신수의 기 운을 잔뜩 받은 탓인지 굉장히 강력 한 힘을 지니고 있었기에 아마 여 기부터는 혼자 활동하는 건 무리일 것이다·
“살벌하네요····”
“후우,,
방금도 막 늑대무리와의 대치를 끝 낸 파벌원들이 지친 모습을 보이 スト
홍비연은 휴식을 취하기로 결정했 다·
“모두 지쳤으니까 조금 쉬었다가 이동하자· 식량 담당은 고칼로리 간 식을 각자에게 분배하도록 해·”
학생들은 분주히 움직이거나 휴식 을 취하면서 수다를 떨었다·
“그나저나 위엄 장난 아니다· 아까 5등성의 신수가 갑자기 공격해 왔을 땐 진짜 깜짝 놀랐어·”
“장난이라고는 해도 그게 우리한 텐 얼마나 무서운지를 몰라서 그러 는 거래·”
“여긴 야생동물도 난폭하고···· 4등 성이 있는 제4계층은 얼마나 위험할 까?”
“말도 마· 거기 내려갔다가 살아서 돌아온 학생이 거의 없다니까· 괜히 제4계층을 봉인해 둔 게 아니래·”
그룹원들이 잡담을 나누는 사이에 주변으로 잠시 순찰을 다녀온 학생 두 명이 돌아왔다·
“공주님· 북쪽으로는 가면 안 될 것 같아요·”
“왜?”
“제4계층으로 통하는 결계가 길을 가로막고 있거든요· 직접 보시겠어
요?”
그녀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고서 일어났다· 쓸데없는 시간 낭비는 하 지 않는다는 게 그녀의 신조였으나 어째서인지 최근에는 호기심이 왕성 하게 늘어났다·
뭐든 알고 싶고 뭐든 배우고 싶 은··· 그런 호기심·
“저쪽이에요·”
한참을 걷다 보니 반투명하고 거 대한 붉은색 결계가 쳐진 곳에 도달 했다·
‘저곳 너머부터는 4등성의 신수
가···
가만히 그곳을 바라보던 홍비연에 게 파벌원들이 말했다·
“공주님· 저기 학생이 있어요·”
홍비연은 눈을 가늘게 뜨고서 그곳 을 바라보았다· 스텔라 1학년의 코 트를 입은 익숙한 얼굴의 소년·
“저 학생 그 백유설이라는 학생 아닌가요?”
“그러게요· 그런데 혼자라니· 위험 해 보여요·”
이 위험지역을 혼자서 다니는 깡이 대단한 건 둘째 치고·
“···저기서 뭘 하는 걸까요?”
백유설은 저14계층 통로에 쳐진 붉 은색 결계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저렇게 보고 있으면 결계가 뚫리기 라도 할 것처럼·
“으음 아무래도 잘 몰라서 저러는 거 같은데· 가서 데리고 올까요? 아 무리 그래도 3계층에서 혼자 다니는 건 위험할 텐데요·”
“그러니까요· 제가 가서····”
“내버려 둬·”
“네?”
홍비연의 말에 파벌원들이 눈을 동
그랗게 떴다· 그녀는 무심하게 뒤돌 아서며 말했다·
“저 평민은 설령 제4계층에 혼자 들어가도 알아서 살아나올 거야·”
“예에? 설마 그럴 리가요·”
소녀들이 눈을 동그랗게 뜨는 그 때 갑작스레 백유설의 뒤쪽에 야생 동물 한 마리가 나타났다· 3리스크 로 추정되는 거대한 늑대였다·
크르릉-! 컥!
그러나 늑대는 백유설에게 달려든 즉시 바닥에 고꾸라지고 말았다· 그 의 왼손에서 튀어나온 아주 짤막한 단검에서 섬광이 홑뿌려지더니 목
이 꿰뚫려 즉사하고 만 것이다·
“와 와···
“저 늑대를 고작 단검으로 단 일격 에····”
그녀들 또한 저 늑대를 상대하면서 놈들이 얼마나 질기고 강하고 빠른 지 손수 체감하였기에 정말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홍비연조차 설마 저 정도일 줄은 몰랐기에 눈을 동그랗게 떴지만 아 무렇지도 않은 척 몸을 돌렸다·
“···이제 알았으면 돌아가자·”
“네!”
홍비연이 파벌원들을 이끌고 다시 숲속으로 사라질 무렵·
백유설은 왼손의 단검을 가만히 바 라보았다·
“흐음 확실히 파괴력은 테리폰 소 드보다 더 강력하네·”
지속시간이 5분밖에 안 돼서 문제 였지 만
게다가 신수의 공간에 있는 야생 동물들은 신수의 에너지를 받아들여 서 강력한 ‘마법 저항력’을 가지는 데에 비해 ‘물리 저항력’은 일반 동 물 그대로였던지라 백유설이 상대하 기에 최적이었다·
제아무리 백유설이라도 평범하게 생각했을 때 3리스크의 몬스터를 단 일격에 죽이는 건 말이 되지 않는 다·
정말 순전히 상성이 좋았다·
“그럼 가 볼까·”
백유설은 제4계층을 가로막는 결계 에 손을 대었다·
번쩍!
자그마한 빛무리가 흩어졌고·
그 자리에는 아무도 남지 않았다·
적막한 바람만이 그곳을 맴돌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