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5
22· 세계수 탄신일(3)
하늘꽃요람의 시장은 인간 도시의 시장과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 취 급하는 품목에서 약간의 차이를 보 였지만 대부분은 거기서 거기였다·
다만 보통의 시장이라고 하면 사 방으로 거미줄처럼 골목이 퍼져 있 는 형태였으나 하늘꽃요람은 위아래
로 얇은 줄기가 쭉쭉 뻗은 형태였 다·
시장에 들어서면 일렬로 쭉 엘프들 이 직접 짠 이불이나 천 옷 등을 판매하는 의류점이 늘어 있었고 반 대쪽 골목에 들어가면 떡이나 어묵 등의 간식을 파는 먹거리 골목이 있 었다·
13번 멸암단의 부단장 혜이진은 이런 시장거리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으 덥고 습해· 단장~ 그냥 좀 가 자〜!”
“대체 생선가게가 뭐가 재밌다고 그렇게 한참이나 구경해?”
그녀의 불만은 하늘을 뚫을 듯 치 솟았지만 그러든 말든 단장 카엔은 가만히 생선이 헤엄치는 모습을 바 라보았다·
“에휴〜”
하는 수 없이 혜이진은 허리춤에 양손을 을리고서 주변을 둘러보았 다· 단장이 무언가에 빠지면 한동안 깨우기는 글러먹었으니까·
‘짜증 나는 동네야 증말·’
그녀는 엘프를 싫어한다· 정확히는 귀가 뾰족한 모든 요정족을 싫어한
다· 그래서 여기에서 숨을 쉬는 이 순간 자체가 괴롭고 역겨웠으나 임 무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
‘메이젠 교수가 여기에 있는 게 확 실하지도 않은데 마탑주님은 왜 우 릴 여기로 보낸 거지?’
이번에 하달받은 임무는 흑마화의 징조가 있는 메이젠 티렌을 감시하 기 위하여 1학년 생도가 현장체험 학습을 진행 중인 하늘꽃요람에 잠 입하는 것·
그러나 메이젠 교수는 지금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스텔라에서 근신처 분까지 받은 상태였다·
외부 활동이 원천 차단되었을 텐 데 메이젠 티렌이 무슨 수로 여기 까지 온단 말인가?
‘아무튼 이해가 안 간다니까·’
멍하니 생선을 구경하는 카엔을 뒤 로한 채 혜이진은 혼자서 시장 거리 를 걸었다· 볼 것도 없고 살 것도 없었지만 심심했기 때문이다·
‘응? 저 아이는····
천천히 거리를 구경하던 와중 어 쩐지 낯익은 얼굴을 발견하였다· 일 전에 연공난수 교차 술식을 발표하 던 당시 공동저자로서 나왔던 스텔 라의 학생·
‘흐응 이름이 백유설이던가·’
딱히 연공난수 교차 술식 때문에 기억하는 건 아니었고 그냥 귀엽게 생겨서 기억에 남은 아이였다·
보통의 스텔라 생도라면 하늘꽃요 람까지 와서 관광지나 고급 관광품 코너를 돌아다닐 텐데 백유설은 특 이하게도 시장을 배회하고 있었다·
“아이구 학생· 이거 한 번만 보고 가·”
그러던 와중 낡은 천 옷을 입은 노파가 백유설의 코트 자락을 부여 잡았다· 변변찮은 가판대조차 없이 바닥에 돗자리를 깔고서 야채 채소
등을 파는 노파였다·
노파의 옆에는 자그마한 소녀가 있 었는데 상당히 오래 굶었는지 얼굴 이 핼쑥하다·
“그러죠 뭐·”
그는 그 자리에 쪼그려 앉아서 천 천히 돗자리를 둘러보았다·
내심 백유설이 노파를 무시하고서 지나칠 줄 알았던 혜이진은 눈을 동 그랗게 떴다·
평민이든 귀족이든 스텔라의 생도 가 되는 순간 그 자만심이 하늘을 찌르기에·
10대의 청소년들이 세계에서 가장
고귀한 재능을 가진 마법사들만 모 인다는 ‘스텔라’의 이름을 달게 되 었는데 오죽할까·
‘뭐 모든 생도가 싸가지 없는 건 아니겠지만〜‘
다만 혜이진은 아카데미를 나오지 못했고 아카데미 출신의 마법사들 이 어마어마하게 부심을 부리며 잘 난 체를 하도 해대는 통에 안 좋은 이미지가 박혔을 뿐이다·
“흐음····”
그녀는 슬쩍 백유설의 옆으로 다가 가 채소를 둘러보았다· 아무리 엘프 들의 채소라지만 결국 희소성이 떨
어지는 그런 것들밖에 없었다·
인간 사회로 따지면 길바닥에서 시 금치를 파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어째 남아 있는 양이 상당히 많았 다· 오늘 장사가 거의 되지 않은 듯 싶다·
그러던 와중·
‘어 저건···?
혜이진은 자신의 눈을 의심할 만한 물건을 발견하였다·
잡초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로 쓸모 없는 채소 사이에 요정 시금치’가 섞여 있던 것이다·
‘저게 왜 여기에···:
이름은 참 대충 지은 것 같지만 그런 흔한 이름과는 다르게 정말로 희귀한 약초였다· 그 옛날 인간들 사이에서 유행하던 백 년 묵은 산 삼··· 아니 최소 오백 년 묵은 산삼 과 맞먹는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사야만 해·’
혜이진은 침을 꿀꺽 삼키며 기다렸 다· 어쩔 수 없는 게 그 요정 시금 치를 백유설이 집고서 이리저리 돌 려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괜찮다·
어지간한 학자들도 요정 시금치를
쉽게 구분하지는 못한다· 마나를 감 지하는 특별한 감별력과 뛰어난 관 찰력을 비롯하여 식물에 대한 지식 까지 빠삭해야만 알아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고작 열일곱의 학생 따위가 저걸 알 리가 없다· 아니 이 자리의 누 구도 모를 것이다· 그러니 이런 썩 어빠진 자리에 방치되어 있겠지·
‘저걸 헐값에 사서 비싼 값에 되팔 기만 하면···!
혜이진의 머릿속에 돈다발이 와르 르 쏟아져 내리는 상상이 가득차려 는 그때·
“할머니· 이거 어디서 캐셨어요?”
“흘흘 집터에서 캤지· 특이하게 생 겨서 가져왔으이·”
“이건 절대 팔지 마세요·”
“0 으···?”
“엄청 귀한 약초예요· 제대로 된 건 감정사를 불러야 알겠지만····”
백유설이 품에서 종이 한 장을 꺼 내 싸인한 뒤 요정 시금치에 둘렀 다· 그것을 보고서 혜이진의 동공이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뭐 뭐야· 설마 저거···?
그녀의 예상이 맞다는 듯 백유설
은 주머니에서 마법 도장까지 하나 꺼내서 찍었다·
“이건 연금성의 품질 보증 증서거 든요? 저 위에 올라가시면 연금성 하늘꽃나무 지부가 있을 텐데 거기 에 가서 가격을 책정받아 보세요· 아마 당분간 끼니 걱정은 안 하셔도 될 거예요·”
“어이쿠야··· 그런 겨···r
,,예·,,
그런 다음 주머니에서 사탕 하나 를 꺼내 그것과 함께 요정 시금치를 뒤쪽의 꼬마에 쥐여 주었다·
“꼬마야· 그거 누가 달라고 해도
절대로 주면 안 된다? 곧 연금술사 들이 찾아올 건데 그분들한테 팔면 장난감도 마음껏 살 수 있어·”
“···정말? 쌀밥도 먹을 수 있어?”
“어? 어··· 쌀밥도 먹을 수 있지·”
“와아····”
“사탕 맛있게 먹고·”
“네에·”
“다른 채소는 제가 좀 사갈게요·”
그러면서 백유설은 쓰지도 않을 채 소를 조금 집어서 봉투에 담은 뒤 동전 몇 개를 지불하고서 사라졌다·
뒤에서 혜이진은 그를 황당하다는
눈으로 쳐다보았다·
‘쟤 뭐야···?)
품질 보증 증서라니· 그걸 평범한 시금치에 부착할 리는 없으니 백유 설은 틀림없이 요정 시금치를 알아 봤을 것이다·
‘아니 어떻게?’
물론 약초학에 관심이 많은 학생이 라면 요정 시금치라는 존재를 들어 본 적이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 지만 뛰어난 마법약초 감별사들도 특별한 도구가 없으면 그것을 알아 보는 건 불가능하다·
마법 감별소라는 신비로운 공간이
괜히 탄생했겠는가?
혜이진처럼 특별한 능력을 지니고 있는 데다가 지식까지 모두 갖추고 있지 않은 한 맨 눈으로 보고서 즉 시 판별하는 건 절대로 불가능하단 말이다·
‘저거··· 생각보다 더 특이한 꼬 맹이 였잖아?’
연공난수 교차 술식이라는 논문의 공동저자라고 했을 때부터 머리가 비상하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단지 그뿐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저 아 이에게는 자신이 모르는 무언가가 더 숨겨져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건 그렇다 쳐도·
너무 바보 같지 않은가?
‘저걸 그냥 준다고?’
노파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으니 요정 시금치를 그냥 헐값에 사기만 해도 어마어마한 떼돈을 벌 수 있을 것이다·
‘흥 연금성 지부로 가기 전에 내 가 먼저 사면 되는 거지 뭐·’
백유설이 저 멀찍이 사라지スト 혜 이진은 싱글벙글 웃으며 노파의 앞 에 쭈그려 앉았다·
요정 시금치를 싼값에 사버릴 생각 으로·
그런데 들려오는 대화에 그녀의 손짓이 멈췄다·
“할무니· 오늘은 우리 쌀밥 먹을 수 있어?”
“흘흘 그려· 이 할미가 꼭 사주 마·”
“와아 정말?”
“그려그려·”
꼬마와 노파의 대화를 들어버렸다·
듣기 전이라면 모를까 저토록 순
수하게 쌀밥을 먹을 수 있겠다고 좋 아하는데 그런 와중 그것을 가로채 는 건··· 조금··· 많이····
‘아오 젠장!’
그 망할 스텔라의 꼬맹이는 괜히 왜 그런 말을 해서· 차라리 백유설 이 저 노파를 속이고 사 갔으면 도 중에 힘으로 가로챌 수도 있었을 텐 데 말이다·
,,에이씽····,,
“무슨 문제 있소···r
“예? 아니요! 그런 건 없고 배춧 잎이 참으로 곱네요! 화장을 잘 먹 었나 봐요!”
“흘흘·”
결국 요정 시금치에는 손도 대지 못한 채 혜이진은 괜한 배추만 한가 득 구입하고 말았다·
“에휴··· 진짜 재수 옴 붙었네!”
품에 검은색 봉투를 끌어안은 채 혜이진이 궁상맞게 걷고 있자 어느 사이엔가 카엔이 다가와서 말했다·
“혜이진· ···그건 뭔가?”
“어 기념품〜”
“기념품? 취향이 독특해졌군· 곧바 로 이동한다· 근처에서 파장이 감지 되었어·”
“응? 파장이라니?”
카엔은 표정을 딱딱하게 굳히고서 완드를 꺼내 들었다·
“임무다·”
그에 혜이진 역시 경직된 표정으 로 스태프를 꺼내 들었다· 반쯤은 놀러왔다는 심정으로 돌아다니고 있 었지만 임무가 발생한 이상 진지하 게 임해야만 했다·
그녀는 배추 봉투를 구석에 고이 내려놓은 뒤 스태프를 치켜들었다·
그러자 허공에 무지갯빛 계단이 생 성되며 카엔과 혜이진의 몸을 하늘 높이 날려 보냈다·
* * *
엘프왕의 궁전을 두고서 사람들은 ,백색의 성’이라고 부르곤 했다·
껍질이 새하얗고 경도와 강도가 어 지간한 바위보다도 단단하여 굉장히 희귀한 나무 ‘백륜나무’로 지어졌기 때문이었다·
자그마한 나뭇가지조차 천문학적인 가치를 가진 백륜나무로 궁전을 세 우다니·
그야말로 엘프들이나 할 법한 발상
이라며 세계의 마법 학자들이 혀를 차고는 했다·
백륜나무에는 어마어마한 마법적 가치가 깃들어 있었기에 효율을 중 시하는 마법사 입장에서는 심히 아 가웠던 것이다·
하지만 그 마법사들이 백색의 성 을 단 한 번이라도 직접 목도하였다 면 그런 말이 쏙 들어갈 것이다·
마치 수정을 연상하게 만드는 듯 뾰족하게 솟아오른 백색의 성은 세 계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있었는 데 밤에 하늘을 쳐다보면 마치 거 대한 별이 떠 있는 것만 같은 착각 을 주어서 백색의 성 (城)이 아니라
백색의 성(星)이 맞는 게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있었다·
세계수 탄신일이 시작되면 엘프왕 은 백색의 성에서 나와 세계수의 줄 기를 나선형으로 타고 내려가 영원 의 폭포에 도달하여 다시 백색의 성 에 돌아오는 것으로 하늘꽃요람 전 체를 순회한다·
엘프를 비롯하여 사람들은 엘프왕 의 순회를 아주 쉽게 구경할 수 있 었다·
순회라고 해봐야 도시의 정가운데 에 위치한 세계수의 줄기를 오르락 내리락하는 게 전부였기 때문에 도 시가 입체적으로 구성된 하늘꽃요람
그 어디에서라도 구경하는 게 가능 했다·
*···오랜만이구나·’
백색의 성에서 빠져나와 모습을 드러낸 엘프왕 꽃서린은 가면이 벗 겨지지 않도록 신경 쓰고서 고개를 들었다·
“왕께서 모습을 드러내셨다!”
누군가의 외침에 따라 피부를 감 싼 드레스를 뚫어버릴 듯 어마어마 한 시선이 느껴졌다·
하늘꽃요람에는 세계수 탄신일을 보기 위해 이미 수많은 요정과 인간 과 드워프와 엘프와 정령과 이종족
들이 모여 있었는데 평소보다도 훨 씬 더 많은 숫자였다·
숨이 턱 막힐 뻔했으나 애써 견뎌 냈다·
왕이니까·
왕이 해야만 하는 일이었으니까·
사락-!
줄기를 향해 맨발을 내딛スト 그녀 가 디딘 자리에 꽃이 피어났다· 봄 을 알리려는 듯 개나리꽃이었다·
한 송이 두 송이·
그녀의 걸음마다 제각기 다른 꽃이 피어났고 그것들은 시들지 않은 채
꽃서린의 걸음을 지켜보았다·
오늘은 왕이 세계수에게 요정들의 의지를 대신하여 전하는 날·
人人人人···
바람이 불어온다·
문득 사람들은 이 공간 전체에 그 림자가 드리웠음을 깨닫고서 고개를 들었다·
“이 이게 무슨···!”
“허억····”
하늘을 전부 에워싸듯 드리운 황 금색의 나뭇가지· 엘프왕의 목소리 를 듣고서 세계수가 반응하여 움직
이는 것이다·
꽃서린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저 세계수의 줄기를 타고서 나 선형으로 걸어 내려가고 있을 뿐이 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그저 왕이 세계수를 타고 걷는 것 만으로도 이미 모든 엘프와 요정과 정령과 드루이드의 의지는 엘프왕을 통해 세계수에게 전해질 수 있었다·
꽃서린이 천천히 춤을 추듯 걷기 시작하자 누군가가 저 하늘의 별을 한 움큼 쥐어서 떨어뜨린 듯 태양 을 손으로 움켜쥐어 바스러뜨린 듯
찬란하게 빛나는 오색빛깔의 아지랑 이가 세상에 추락하였다·
엘프들은 그 광경을 보고서 무릎을 꿇고 앉아 기도를 올렸다·
부디 자신의 소망이 세계수에게 닿 기를 바라며·
요정 이외의 이종족들은 그저 바라 보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있 는 게 없었다·
하늘하늘 구름을 걷는 듯한 꽃서린 의 동작에 매료되어 숨을 쉬는 것 조차 통제당한다·
때로 언어를 가진 지성체들은 자 만하고는 한다·
자신들의 언어로 무엇이든 묘사할 수 있고 표현할 수 있으리라고·
그러나 그들의 자만심은 가끔 도를 지나친 경이로움과 아름다움을 마주 하였을 때 처절하게 무너지고 만다·
자신들의 언어가 터무니없이 부족 하다는 사실을 절실하게 느껴버리는 것이다·
아마도 이 자리에 있는 모두가 같 은 심정일 것이다·
우지끈 뚜두둑!!
아지랑이가 세계수 전체에 피어오 를 무렵 하늘꽃요람 도시 전체에 변화가 시작되었다·
나뭇가지에 자그마한 건물이 열매 처럼 주렁주렁 매달리는 것을 시작 으로 사방에 꽃이 만개하였다·
저 멀리 정원에 놀이동산이 돋아났 으며 드높은 탑이 세워졌고 다리가 놓였으며 지붕이 씌였다·
엘프들의 바람대로 세계수가 그들 의 터전을 가꾸어주는 것이다·
꽃서린은 한참을 걸어 내려갔고 마침내 가장 아래에 위치한 영원의 폭포에 도달하였다·
여기까지 왔으면 이제 절반은 끝 낸 것이다· 나머지는 도돌이표처럼 원래 왔던 길을 되돌아가기만 하면
된다·
그런 생각으로 영원의 폭포를 잇는 다리를 지나 위로 올라가는 줄기를 사뿐히 즈려밟는데·
•••흠칫!
어디에선가 불길한 기운이 감지되 었다·
,이건····’
의심할 여지도 없이 흑마력이 틀 림없었다· 그녀는 슬쩍 고개를 돌려 자신을 호위하기 위해 따라다니는 최정예 엘프 전사들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훌륭한 마법 실력을 지니고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이 흑마력을
감지하지는 못한 것 같았다·
아마도··· 이 자리에서 저 흑마력 을 감지할 수 있는 사람은 엘프왕 그녀 자신 하나뿐일 것이라는 생각 에 어쩐지 불안감이 들었다·
세계수 탄신일을 진행하는 동안 엘 프왕은 결코 한 마디도 입을 열어서 는 안 된다·
지금 이 순간 엘프왕은 오롯이 세 계수와 백성들을 잇는 징검다리가 되어주어야만 했기 때문이다·
그녀가 입을 열어 그 의사에 개입 하는 순간 모든 게 망가지고 만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감히 흑마인이 하 늘꽃요람을 침범해 온 것을 가만히 놔둘 수도 없는 노릇·
차라리 강력하고 패도적인 기운을 가진 흑마인이라면 다른 엘프 전사 들이 진작 알아챘을 텐데 이 흑마 력은 기이할 정도로 은밀하여 아무 도 알아챈 사람이 없었다·
···범상치 않은 흑마인이 숨어들 어왔구나·’
이 사실을 누군가에게 알려야만 한 다· 그렇다면 어떻게?
•・・최소한 세계수 탄신일이 끝날 때까지는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남은 방법은 하나·
탄신일을 끝내고 직접 그곳으로 향하는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