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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잎하넬의 풀빛열쇠(2)
“엣푸헷취!”
던전에 들어선 직후 격렬하게 재채 기가 나왔다· 깜빡했다는 생각에 서 둘러 방독면을 썼다·
‘아오 천식 꽃가루·’
정확한 명칭은 기억 안 나지만 플
레이어들이 이 꽃가루를 두고서 천 식 꽃가루라고 부르곤 했다· 캐릭터 가 자꾸 재채기하느라 행동을 정지 하고는 했는데 덕분에 위태로운 상 황이 자주 발생하는 것·
그나마 나는 이 사실을 미리 알고 서 방독면을 여러 개 챙겨왔다·
“오· 예쁜데·”
한 번도 와본 적은 없어서 막연히 동굴처럼 생겼겠거니 싶었는데 사 방에 연두색 빛을 내는 꽃잎이 만개 하여 상당히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 출했다·
그 사이로 꿈틀거리는 식물의 뿌리
들· 저것들이 바로 이 던전의 몬스 터 잎하넬 뿌리’다·
마치 뱀처럼 빠르고 유연하게 움직 여 생명을 조여서 죽이고 힘을 흡 수하기도 하는 잎하넬의 약점은 뻔 하지만 불이었다·
물론 단순히 기름 흩뿌려서 불 피 운다고 몬스터가 손쉽게 죽겠는가? 마법적으로 발생한 불이 아닌 이상 식물계 몬스터들은 쉽게 불타지 않 는다·
그래서 내가 선택한 방법은 연금술 이었다·
당연하지만 수준 높은 연금술사처
럼 즉석에서 화약과 마법을 조합하 여 훌륭한 폭발물을 만들어 펑펑 터 뜨리는 건 불가능하다· 나는 마나가 없어서 공격적인 연금술을 펼칠 수 없으니까·
내가 하려는 건 1클래스 수준의 화염병을 던지는 것이었는데 이런 것들로는 귀찮게 하는 게 끝이지만 나름대로 도움은 될 것이다·
슬금슬금 움직여 혼자 돌아다니는 잎하넬 뿌리를 발견한 즉시 행동을 개시하였다·
쨍그랑! 화르륵!
키에에에엑!
“와 나무가 비명을 지르네·”
잎하넬이 괴로움에 몸부림치는 것 을 확인하자마자 점멸을 사용하여 접근 테리폰 소드를 휘둘렀지만 그 보다도 먼저 놈이 머리를 채찍처럼 후렸다·
잽싸게 위쪽으로 점멸하여 천장에 발을 붙인 뒤 그 반동으로 다시금 잎하넬을 향해 도약하여 검을 겨누 었다·
놈은 내 위치를 놓치고서 잠시 당 황한 것인지 결국 허리춤을 찌를 수 있었는데 어찌나 격렬하게 몸부림
을 치던지 하마터면 검을 놓칠 뻔했 다·
‘뭔 놈의 힘이 이렇게 쎄냐!’
검을 잘못 찔렀다· 백 덤블링으로 물러난 뒤 놈에게 틈을 주지 않기 위해 점멸을 아끼지 않고서 사선으 로 사용하였다· 뿌리가 즉시 도약하 여 내 몸을 휘감으려 했으나 바닥을 굴러서 피한 뒤 빈틈을 파고들어 푸른색의 반점을 찔렀다·
푸욱!
끼에···엑···
그러자 잎하넬 뿌리가 축 늘어지며 힘을 잃었다· 약점을 깊숙하게 찔러
서 즉사한 것·
[경험치를 획득하였습니다』
“후우···· 그래도 경험치는 많이 주네·”
잎하넬의 위험도는 3리스크 정도였 는데 역시나 굉장히 위협적이었다· 사실상 평범하게 맞붙으면 단 한 마 리조차 사냥하는 게 불가능할 정도 로·
방독면으로 잎하넬 뿌리가 홑뿌리 는 꽃가루를 저항하고 화염병으로 억지로 딜각을 만들어낸 덕분이ス】
아니었으면 애초에 여기에 올 생각 도 못 했을 것이다·
힘들지만 애써 몸을 일으켰다· 이 제 한 마리 간신히 사냥했을 뿐이 다· 갈 길이 멀다·
그렇게 나는 세 시간 정도 더 던 전을 전전하였고 열두 마리나 되는 잎하넬 뿌리를 해치우는 쾌거를 이 루어 냈다·
“쿨럭! 아오 힘들어 죽겠네·”
바닥에 주저앉아 방독면을 갈아 끼 우며 수통과 연결된 빨대를 통해 물 을 쪽쪽 빨아 삼켰다·
내 상반신은 잎하넬 뿌리를 조각내
서 만든 임시 갑옷이 덮여 있었는 데 미리 준비해 온 설계도와 재료 를 이용해 만든 것이다· 실제로 게 임에서 플레이어들이 애용하던 방법 이래서 나도 따라 해봤는데 확실히 효과가 좋았다·
잎하넬 뿌리는 무조건 인간의 상반 신을 공격하여 조이는 습성을 가지 고 있었으며 또한 자신의 동족 냄새 가 나는 탓인지 어지간해서는 선공 을 하지 않았다· 설령 공격하더라도 잠시 주춤하거나 단단한 목피 덕분 에 큰 피해를 입지 않을 수 있었다·
실제로 점멸의 쿨타임을 잘못 계 산하여 몇 번 큰일 날 뻔했을 때도
이 갑주 덕분에 무사할 수 있었다·
시간을 보니 어느덧 자정을 넘겨서 토요일이 되었다· 목표는 일요일 안 에 던전을 완벽히 주파하는 것· 그 러기 위해서는 서둘러야 했다·
“끄응··· 다시 가 볼까·”
* * *
게임에서의 밤샘 사냥과 실제의 밤 샘 사냥은 그 양과 질이 다르다·
그저 캐릭터를 움직일 땐 죽더라도 부활하면 된다는 마음으로 가볍게
움직여도 됐지만 현실은 실수 한 번이 치명상으로 다가왔다·
사냥을 하면 할수록 내 신체가 성 장하고 있다는 게 느껴지면서도 점 점 정신이 피폐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과도한 집중으로 인해 스트레스가 머리끝까지 차올랐을 무렵 던전을 완전히 돌파하는 게 가능했다·
“죽겠다···
‘보스룸’의 앞에 드러누운 채 숨을 골랐다· 모든 잎하넬 뿌리를 사냥할 수는 없었지만 이곳 보스룸으로 향 하는 최단 코스를 가로막던 놈들은
모조리 처리했다·
애당초 내 목적은 저런 잡몹이 아 니라 던전 가장 깊숙한 곳에 위치한 ‘신령 잎하넬’이었으니까·
“후우·”
활력 포션을 들이켜 피로도를 살짝 풀어준 뒤 보스룸에 손을 가져다 대었다· 기껏 이곳을 목적으로 왔으 면서 제대로 이용도 못 하면 안 되 니까·
[던전의 보스룸에 입장합니다·]
기이이잉 육중한 소리를 내며 거 대한 나무문이 열렸고·
살랑-
바람이 뺨을 스치고 지나치는 순 간 나는 넋을 잃고 말았다·
“와····”
지구의 달보다 더욱 커다란 보름달 이 저 하늘에 걸려 있었다· 밤하늘 을 수놓는 은하수가 꽃밭을 풍만하 게 채워주었다·
달빛이 부서지는 드넓은 꽃밭 아래·
그녀가 잠들어 있었다·
영원히 멈춰 버린 시간 속에 갇힌 신령 ‘잎하넬·’
마치 기도를 올리려는 듯 양손을 모은 채 무릎을 꿇은 반투명한 형상 의 그 여인은 달빛보다도 더 시리고 푸르게 꽃밭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언뜻 평범하게 기도를 올리는 유 령처럼 보일지 모르겠지만··· 저 모습은 신수가 신령으로 화하기 직 전의 모습이다·
신령(神靈)
이 세상에서 가장 신비로운 존재·
순수한 영혼이 수백 년 이상을 수 련하여 마침내 깨달음을 얻고서 새
로운 존재로 탈피하는 것을 의미하 는데 아이테르 월드에서도 얼마 존 재하지 않는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눈앞의 저 존재는 완벽한 신령이 아니었다·
저 여인은 신령이 되기 직전 자신 의 심장을 강탈당하여 영원히 저 상 태로 굳어버렸다·
지금은 그저 식물 그 이상도 이하 도 아니다·
그래도 신령은 신령인지라 아마 저 내부로 들어가는 순간 어마어마한 ‘마나의 압력’이 내 전신을 짓누르 겠지·
마음을 굳게 먹고서 숨을 힘껏 들 이켠 뒤·
꽃밭을 향해 한 발자국 내딛자·
쿠궁!!
“컥···!”
마치 코끼리에 짓밟힌 듯한 압력이 내 몸을 짓눌렀다· 순간 피부가 터 져서 죽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어지간해서는 고레벨의 방어구를 반드시 착용하라는 주의를 읽긴 읽 었으나 나는 현재 잎하넬 뿌리 갑 옷조차 벗어 던진 맨몸이었다·
이 압력을 순수하게 신체로 받아들
이기 위함이다·
‘마력누설지체가 어느 정도는 버텨 주는 것 같은데···!
힘겹게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가다 가 바닥에 엎어졌다· 그 순간 든 생 각은 단 하나·
‘엿 됐다·’
일어나려고 팔을 바닥에 짚어보아 도 관절이 삐걱거리며 몸이 거부하 였다·
“흐으으으으!!”
하지만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었기 에 애써 힘을 줘서 상체를 일으키 자 순간적으로 압력이 아주 살짝이
지만 줄어들었다·
내 몸이 이 신령의 기압을 저항하 는 것이다!
과연 죽어도 신령은 신령이라는 것인지 그저 죽는 순간에 내뿜은 압 력만으로도 이 정도였다·
그러나 끝끝내 나는 몸을 일으키 는 데에 성공하였다· 온몸의 근육에 활기가 돌고 비록 마나를 담지 못 하지만 체내에 마나가 통하는 혈도 가 활발하게 활성화되는 것이 선명 하게 느껴졌다·
“하하·”
이 압력 속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 순수한 성과에 나는 기뻐할 수 있었다·
[특성 ‘마력누설ス]체’의 경험치가 상승합니다·]
[능력치가 상승합니다·]
그렇다·
이곳은 신령이 마지막으로 남기고 간 천혜의 수련 장소· 전 세계의 마 법사들이 못 찾아서 안달이라는 기 연 중 하나 ‘마나의 맥이 바로 이 곳이었다·
평범하게 운동을 해도 수십에서 수 백 배의 효과를 볼 수 있는 신비로 운 장소·
게다가 신령의 기운을 몸으로 받아 들이는 덕분에 ‘자연 친화력’이 어 마어마하게 상승한다· 얼마 뒤에 있 을 ‘패밀리어 계약식’에서도 틀림없 이 좋은 효과를 보여줄 것이다·
‘하지만 운동을 하기 전에····’
나는 힘겹게 발을 떼어 걸음을 옮 겼다· 한 걸음 한 걸음·
그리고 마침내 신령 잎하넬이 잠든 위치에 도달하여 그녀의 손목 아래 에 걸쳐 있는 나뭇가지를 향해 손을
뻗었다·
[히든 아티팩트 ‘원한 서린 나뭇가 지’를 획득하였습니다」
‘좋아!’
드디어 원하던 물건을 구했다·
여덟 번째 에피소드의 보스 메이 젠 티렌을 가장 효과적으로 상대할 수 있는 최고의 히든 아티팩트·
〈원한 서린 나뭇가지〉
* 등급 : 상급
* 설명 : 원한은 시간이 흘러도 잊 히지 않고 더욱 분노할 뿐이다·
* 특수 기능
A 원한
1· 첫 번째 접촉 시 대상에게 상태 이상 ‘원한’ 부여·
2· 두 번째 접촉 시 대상의 ‘원한 을 폭발하여 피해를 입힌다· 어두운 속성을 가진 이들에게 굉장한 추가 피해를 입힌다·
3· 원한은 하루가 지날수록 피해량
이 누적되며 최대 3개월까지 축적 가능·
4· 대상이 6리스크 이상일 경우 피 해량이 반감될 수 있음·
(1회 사용 가능)
”역시···
온몸을 압력이 짓누르는 와중에도 웃을 수 있었다·
무려 ‘상급’의 아티팩트치고 별거 없어 보일지 몰라도 저게 진짜 상 상 이상으로 대단하다·
석 달 동안 완벽히 원한을 누적했 다는 전제하에 흑마인으로 각성한 메이젠 티렌을 단 일격에 빈사 상태 로 만들 수 있을 정도였으니까·
비록 1회밖에 사용할 수 없는 게 아쉬웠으나 이런 개사기 아티팩트 를 여러 번 쓸 수 있으면 그건 그 거대로 문제가 있다·
‘아티팩트도 얻었으니 슬슬····’
나뭇가지를 고이 보관한 나는 바닥 에 일부러 엎드렸다· 압력을 전신으 로 느끼기 위해서였다·
별다른 특별한 무언가를 하려는 건 아니다·
단순히 푸쉬업 싯업 스쿼트 등의 기초 맨몸 운동을 하기 위해서였다· 이곳에서의 운동은 그 효율이 몇 배 로 상승할 테니까
“끄으으으···!”
뼈와 근육이 끊어질 것 같은 고통 을 이겨내며 단련을 시작하였다·
* * *
아이테르 대륙 중심부에는 거대한 나무 한 그루가 우뚝 솟아 있다·
태초의 세계수 천령나무·
대륙의 심장 세상의 척추 생명의 근원이라 불리는 이 세계수를 시작 으로 사방향에 뻗어 있는 ‘태초의 산맥’에는 요정들이 모여서 터전을 잡아 나라를 세웠다·
엘프의 왕국 ‘천령나무의 요람’·
···그리고 천령나무의 요람에서 조금 떨어진 태초의 산맥 가장 높은 봉우리에는 공허한 고성이 한 채 세 워져 있었다·
낡고 오래된 이 고성은 자연으로 가득한 이 공간에서 이질적일 정도 로 낯설었지만 신기하게도 모든 자 연과 완벽하게 동화되어 있었다·
언뜻 곁눈질로 지나치면 그저 한 그루의 나무처럼 보일 정도로·
그 오래된 고성의 꼭대기에 누군 가가 있었다·
어둠으로 휩싸인 공간·
자그마한 창문의 틈새 사이로 희미 한 햇빛이 비추었다· 그건 참으로 기이한 일이었다· 전혀 태양이 넘볼 수 없는 각도였음에도 불구하고 볕 은 누군가를 찾는 것처럼 기어이 고성의 내부를 비추었기에·
-ロ »
눈부신 빛에 자극을 받은 듯 조각 처럼 누워 있던 여인이 고개를 들었
다· 그러자 빙백산맥의 눈꽃을 닮은 새하얀 머리카락이 목선을 타고 허 리 아래로 쏟아져 내렸다·
깜빡 눈을 뜨자 별빛을 닮은 금색 의 눈동자가 반짝였다·
만일 누군가 그 눈동자를 보았다 면 그대로 넋을 잃었을지도 모른다· 감히 지적 생명체가 감당할 수 없을 것만 같은 그 아름다움에 빨려 들어 가 버렸을 테니까·
하이 엘프의 왕 꽃서린·
아침잠이 유독 많고 저혈압인 탓에 그녀는 일어난 뒤에도 한참이나 정 신을 차리지 못한 채 자그마한 창문
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러다 어떤 감각이 가슴을 스치 고 지나가자 꽃서린은 퍼뜩 고개를 들었다·
,이건···!’
자신의 오랜 친우 천년신수 잎하 넬이 잠들어 있는 비밀의 정원· 그 곳에 누군가가 출입하였다·
‘거기는 이제 아무도 갈 수 없을 텐데 대체 누가···?
사라진 줄로만 알았던 열쇠를 어떻 게 사용했는지는 차치하고 누가 사 용했느냐가 더욱 궁금해졌다·
그녀는 서둘러 문으로 다가가 말했
다·
“밖에 누구 있나요?”
-예 폐하·
수행인이 대답하였지만 빠르게 냉 정을 되찾은 그녀는 고개를 푹 숙였 다·
“···아니에요· 다시 일 보도록 하 세요·”
잎하넬은 현재 극히 무방비한 상태 이다· 그녀와 관계된 일을 다른 이 에게 맡길 수는 없다· 설령 자신에 게 목숨을 바친 충신이라 할지라도·
그러나 자신은 이 비좁은 공간에서 한 발자국도 나갈 수 없는 신세· 직
접 가는 것도 불가능하였다·
꽃서린의 또 다른 이명은 ‘죽음의 얼굴,이다·
그녀의 얼굴을 단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은 상사병을 시름시름 앓다가 몇 개월도 채 버티지 못하고 죽어버 린다고 해서 붙여진 불명예스러운 이명이 었다·
‘참아야 해·’
벌써 얼굴을 보이지 않은 채 살아 온 세월만 해도 수십 년이다·
마법으로 코팅된 가면과 로브로 온 몸을 칭칭 감싸서 외출할 수는 있겠 으나····
그마저도 한 시간이 한계이다·
시선이 장기간 노출되면 그 즉시 이 저주받은 특성이 발동되기 때문 이었다·
그런 이유로 최대한 외출을 자제하 고 있는데 고작 이런 일로 움직일 수는 없다·
또다시 무고한 사람들이 자신의 얼 굴을 보고서 광기에 휩싸여 죽어가 는 꼴을 보고 싶지는 않았으니까·
어차피 조만간 있을 ‘세계수 탄신 일’에는 어쩔 수 없이 왕으로서 세 상에 얼굴을 비춰야만 한다· 그때 나가면서 확인해보는 것이다·
그러니 그날이 올 때까지는 잠자코 기다리スト 꽃서린은 그리 결심하며 창밖을 바라보았다·
따사로운 햇살이 여인의 뺨을 휘감 았다·
이런 어두컴컴하고 외진 곳에서 생 활하는 데에도 다 이유가 있다· 잠 을 청하거나 일상을 보내는 와중 혹여나 실수로 자신의 얼굴을 누군 가가 보게 될까 봐 그런 것이다·
“하아····”
꽃서린는 우울한 얼굴로 벽에 등을 기대었다· 마지막 외출이 8년 전이 던가·
언제나 그랬다·
바깥으로 나가는 순간 운명이 그 녀를 가만두질 않았다·
태어나면서부터 이랬던 것은 아니 다· 그냥 어느 순간부터인가 이렇게 되어버렸다·
마치 ‘저주’가 내린 것처럼·
‘언제쯤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 을는지····
이유도 모르고 해결법도 모른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의 운명을 담담 히 받아들이고 하루하루를 버텨내었 다·
그저 언젠가는 자유로워질 수 있 기를 희망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