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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시간과의 도박(6)
젤리엘과 카르멘세트의 소울 체스·
7클래스의 마법사 카더필트를 포함 하여 모든 베테랑 원정대원이 그 광 경을 숨죽인 채 지켜보았다·
둘의 소울 체스는 참으로 특이한 양상이 펼쳐졌다·
젤리엘이 패배하고 있어서?
아니 만약 그랬다면 ‘그럼 그렇지’ 라며 고개를 끄덕였을 것이다·
오히려 그 반대로··· 젤리엘이 카 르멘세트를 상대로 선전하고 있어서 너무나도 의외였다·
“아가씨가··· 약간 우세하군·”
“그 전설의 카르멘세트를 수세로 몰아넣었어····”
“설마 아가씨의 체스 실력이 그 정도라고? 상대는 카르멘세트야· 소 울 체스의 창조자와도 겨뤄서 이겼 다는 바로 그 존재라고!”
솔직흐1 원정대에 참여한 그 누구 도 젤리엘이 승리할 것이라고 생각 하지 않았다· 그녀는 비록 어린 천 재였고 소울 체스에 큰 두각을 드러 내고 있었다지만 그건 전설 속 카 르멘세트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10대의 나이에 이미 체스 그랜드 마스터의 칭호를 얻었으며 20대의 나이에는 소울 체스 창시자의 혼령 을 불러내 대결을 신청하였고 30대 의 나이에는 이어코 그를 상대로 승 리했다는 설화가 있었다·
젤리엘이 10대 후반의 나이에 그 랜드 마스터의 칭호를 땄다고 해도 상대방은 그 이상의 천재인 데다가
심지어 수천 년이나 살아온 존재가 아니던가?
승리할 수 있을 리 없다·
그저 아가씨가 승부욕에 불타오를 뿐이라고·
그렇게 생각했다·
-이거 원! 당혹스럽게 만드는군!
카르멘세트의 모든 수가 젤리엘의 수에 가로막혔다· 상대방이 무슨 수 를 둘지 미리 예상이라도 하는 것처 럼 그녀의 체스말은 너무나도 완벽 한 위치로 움직였다·
예상? 예측? 추측? 예견?
아니·
그런 단어 따위로는 표현할 수 없 다·
젤리엘의 체스는··· 흡사 ’예언 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다·
‘어떻게?’
모두가 똑같은 생각을 했다·
대마법사와 원정대원 카르멘세트 를 포함하여··· 젤리엘 본인조차 도·
‘어떻게 내가 저 수를 미리 알 수 있는 거지?’
눈앞에 펼쳐진 듯 카르멘세트의 모
든 수가 훤하게 보였다·
다음에 어떻게 움직일 것이며 무 슨 계략을 꾸미는지 저 말을 움직 인 의도가 무엇인지·
모두 다 꿰뚫어 볼 수 있었다·
텔레파시라도 익힌 것 같은 기분·
이내 깨달았다·
그다지 어렵지 않은 문제였다·
일전에 젤리엘은 일생을 통틀어서 두 번째 패배를 겪었고 그 상대였 던 백유설의 모든 체스 패턴과 방식 을 철저하게 분석하여 공부했다·
그의 체스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 았다· 오히려 그녀는 거기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자신만의 개성으로 개조하여 흡수하기까지 했다·
그래서 알 수 있었다·
고대 카르멘세트의 원혼·
저 사내가 두는 체스는··· 백유설 의 것과 닮아 있었다·
아니 닮은 수준이 아니라 아예 똑 같다고 봐도 무방했다·
젤리엘이 우위를 점한 이유?
뻔하지 않은가?
상대의 수를 몇 날 며칠이고 철저
하게 분석하고 깎아내리고 오려내고 분해하여 다시금 몇 번이고 조립하 고 개조하였으니 지고 싶어도 질 수 가 없었다·
분명 카르멘세트의 체스는 막강하 다· 그 잠깐 사이에 몇 번이나 패턴 을 변경하는 바람에 전략이 계속해 서 휘청거렸을 정도였으니·
만약에·
백유설과의 체스를 경험하지 못한 자신이 저 괴물 같은 두뇌의 카르멘 세트에게 도전장을 내밀어서··· 감 히 승리할 수 있었을까?
···불가능해·’
모든 전략을 알고 있음에도 자꾸만 패배가 머리에 어른거릴 정도로 저 자의 체스 실력은 감히 햇병아리에 불과한 자신 따위가 덤빌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
그러나 비록 자신의 실력이 카르멘 세트에 비해 한참이나 뒤떨어진다고 할지라도·
-하하하! 내가 졌군!
결국 그녀는 승리하였다·
···이 또한 이곳에 있지도 않은 누군가의 도움 덕분이었다·
쿠구구궁!!
마침내 젤리엘의 체스말이 카르멘 세트의 킹을 쓰러뜨리자 그는 박장 대소를 터뜨리며 말했다·
-인정흐]■지! 너는 나보다 뛰어나군! 가히 체스의 신이 강림했다고 봐도 좋을 정도야!
“오오···!”
“그 카르멘세트의 원혼에게 인정받 다니···!”
“믿을 수가 없어···
젤리엘에게 충성하는 이들은 아예 무릎을 꿇었을 정도로 감격스러운 장면이었다·
자신이 모시는 아가씨가 전설 속 유적지를 찾아낸 것도 모자라 고대 카르멘세트에게 원혼에게 인정까지 받아버리니·
이 사실이 세상에 공개되는 순간 아슬란 세미나에서 어마어마한 논문 폭탄을 터뜨려 화제가 되었던 스텔 라의 소녀 마법사들만큼이나 주목을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젤리엘은 전혀 기쁘지 않은 표정으로 무덤덤히 카르멘세트를 마 주하였다·
-좋다! 원하는 게 ‘영생’이라고 했 던가?
“그래· 영생의 열쇠를 내게 줘·”
-정말로 영원히 살기를 원하나? 그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그래· 하지만 내가 아니야·”
一 음?
“내가 아니라 나의 아버지에게 영 원을 주고 싶어·”
一오호····
예상외의 말이 나오자 카르멘세트 는 눈을 가늘게 뜨더니 입꼬리를 양 옆으로 길게 쭉 찢었다·
-그렇단··· 말이지···?
뭔가 불안하다·
하지만 이제 와서 돌이킬 수 없다 는 생각에 젤리엘은 목을 뻣뻣하게 들고서 카르멘세트를 마주하였다·
그는 웃었다·
입꼬리는 점차 찢어졌고 어깨는 엇 박자로 들썩였으며 산발의 머리카 락이 사방으로 휘날리는데·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웃음을 참으려는 듯 그러나 폭소 하고 있었다·
-크흐··· 그래 너의 그 결정· 변 함이 없겠느냐?
잠깐의 망설임·
젤리엘은 잠시 뒤를 돌아보았다·
··
7클래스의 대마법사 카더필트가 눈 을 크게 뜨고서 허공을 쿵쿵 내려치 고 있었다· 무언가를 외치고 있었으 나 이곳까지 들리지는 않는다·
‘미안해요·’
제아무리 대마법사라도 지금의 그 녀를 멈출 수는 없다·
“맞아· 번복하지 않겠어·”
결국 젤리엘은 카르멘세트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고·
뚜둑!!!
‘앗···?’
갑작스레 무언가가 끊어지는 느낌 과 함께 다리가 풀리면서 바닥으로 쓰러지고 말았다·
“으 O ·〇·”
세상이 빙글빙글·
어렸을 적 아버지와 함께 놀러 갔 던 불 꺼진 놀이공원·
한밤중에 혼자서 즐기는 회전목마·
아버지가 손을 흔드신다·
그러나 회전목마가 자꾸만 회전하 는 바람에 아버지를 계속 마주할 수 가 없다·
‘아빠·’
휙 휙·
스쳐 지나가던 풍경 속에서 젤리 엘은 계속해서 아버지를 찾았다· 점 점 더 회전목마가 빠르게 회전한다·
,아···빠··
빠르게·
더 빠르게·
회전하는 풍경 속에서 그녀는 더 이상 아버지를 찾을 수 없게 되었다·
‘아·’
젤리엘은 눈을 감았다·
* * *
하월평 원·
‘천릿길을 달려도 끝없이 펼쳐진 평야 아래로 달빛만이 가득하다·’라 는 말에서 딴 이름으로 평야가 워 낙에 넓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다는 뜻이었다·
지금에야 열차가 개발되어 수천 키 로미터의 평야를 금방 가로지를 수
있게 되었다지만 옛 시절에는 수백 개의 부족이 땅을 갈라서 나누어 지 배했다고 한다·
늑대 수인 가람족 고양이 수인 흑 묘족 개구리 수인 유와족 등등 그 종족 분포도 상당히 다양하였는데 지금에 이르러서는 대부분의 종족이 조화를 이루어 잘 살아가고 있다·
이게 또 어이가 없는 부분이 하나 있다·
숱하게 전쟁을 치르던 부족들이 화 합을 이루게 된 이유가 전쟁에 지 쳐서가 아니라 어느 날 대뜸 등장한 별구름 상단회에서 모든 종족을 찾 아다니며 ‘금융 치료’를 아주 훌륭
하게 치른 덕분이라고 한다·
말이 안 되는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들겠지만 때로는 현실이 소설보다 더욱 픽션 같을 때가 있다·
덜컹덜컹!
“오오···
“와····”
열차가 절벽의 철로를 지나쳐 산을 뚫고 건너가자 순식간에 시야가 탁 트이더니 갑작스레 거대한 나무 한 그루가 등장하였다·
저 멀리·
세상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는 생
각이 들 정도로 거대한 나무 한 그 루가 구름의 행렬조차 꿰뚫고서 우 뚝 솟아 있었다·
제2의 세계수 하월나무·
대륙을 관통하는 일곱 개의 하천의 가장 중심에 위치하고 있어 평야의 심장부라고 불리기도 하는 장소·
천령나무와는 달리 그야말로 판타 지 세계관의 ‘천연 엘프’라고 칭할 만한 보수적인 엘프를 포함하여 정 말 수많은 이종족이 모여서 살고 있 어 규모만으로 따지면 가장 큰 세계 수라고 해도 좋았다·
저 세계수 또한 엘프왕 꽃서린과
교감하고 있으나 약간 시청장 같은 느낌으로 ‘나무 지기’가 존재하기는 했다· 물론 통치는 하지 않는다· 엘 프라는 존재 자체가 애당초 지배자 를 필요로 하지 않았기에·
열차 내의 모두가 하월나무를 정신 없이 보고 있을 때 나는 반대편을 바라보았다·
평야의 한가운데에 자연과 조화를 이룬 커다란 마을 하나가 세워져 있 었다·
달빛 구릉지 연꽃 객잔·
평원의 중심부에는 초록색의 줄기 가 기이할 정도로 드높게 자라 있었
는데 그 꼭대기에 연분홍색의 거대 한 연꽃이 하나 피어 있었다·
저곳이 바로 그 유명한 연꽃 객잔 이다· 십이신월 은세십일월이 거주 하는 장소이기도 했으며 하월평원에 서 가장 아름다운 장소·
-다음 역은 달빛 구릉지· 달빛 구 릉지 역입니다· 내리실 문은 오른쪽 입니다·
분위기 깨게도 기계에서 여자 목 소리가 툭 튀어나왔다· 세계수를 정 신없이 바라보던 사람들은 금세 정 신을 차리고서 서둘러 내릴 준비를 하였다·
···나도 슬슬 가 볼까·’
여유롭게 관광이나 즐기러 온 건 아니지만 그럭저럭 열차 여행을 한 덕분에 예쁜 구경을 할 수 있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 *
하늘 높이 피어오른 연꽃 그 위에 세워진 객잔·
먼 옛날에는 허공을 딛고 날아오를 수 있는 신선들이나 이곳에서 풍류 를 즐겼다고 했으나 요즘은 연꽃
줄기 내부에 최신식 마도 엘리베이 터가 설치되어 있어서 누구라도 쉽 게 출입이 가능했다·
일반인이 이런 아름다운 풍경에 푹 빠지게 되었던 탓일까 한때 연꽃 객잔은 거의 라스베가스와 다를 바 없이 도박으로 물들어 거리에서 카 지노 룰렛이 돌아가거나 빠찡꼬가 터지는 장면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고는 한다·
지금은 아니다·
별구름 상회에서 연꽃 객잔의 지분 을 모조리 사들인 뒤 도박장을 싸 그리 폐쇄하고서 다시 옛날의 그 느 낌을 그대로 구현해 두었다·
덕분에 도박이라는 신문물에 맛을 들인 신선들이 입맛을 쩝쩝 다시며 어디론가 사라져서 이제는 볼 수 없 게 되었다는 소문이 있는데····
믿거나 말거나·
지금 생각해 보면 참 웃긴 광경이 기는 했겠다· 수염을 허리까지 기른 신선들이 옹기종이 룰렛에 모여서 가즈아를 외치는 꼬라지는 돈 주고 도 쉽사리 구경하기 힘들 테니까·
“1인실 있습니까?”
연꽃 객잔은 이제 하나의 객잔이 아니라 수많은 객잔으로 나뉘어 있 다· 1등성부터 5등성까지 그 객잔의
질부터가 다른데 나는 적당히 3등 성의 객잔을 골랐다·
“어허 학생· 1인실이 어디 있나? 당연히 2인실부터 가능해·”
···그랬던가·
“그럼 그걸로 주세요·”
여관 키를 받아들기 위해 지갑을 꺼내자 스텔라의 회중시계가 딸려서 올라왔다·
우연은 아니고 의도했다·
SNS에 음식 사진 올리면서 괜시리 명품 시계와 외제차 키 슬쩍 끼워넣 고 자랑하는 것처럼·
“음? 스텔라 학생이었어?”
,,예·,,
“아하 놀러 왔구나?”
객잔주의 표정이 달라졌다· 평범한 꼬맹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귀 족가의 スト제가,놀이,를 하러 왔다 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뭐··· 그렇죠? 재미있는 게 많아 보이네요·”
별구름 상회의 청산으로 연꽃 객잔 의 모든 불법 도박은 모조리 자취를 감추었다· 달리 말해서 합법적인 도 박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의미·
카드나 주사위로 하는 ‘놀음’은 여 전히 남아 있었고 나는 거기에 참 가하기 위해 이곳까지 기어이 찾아 온 것이다·
“어떤 걸로 해보게?”
“포커가 재미있겠네요;
“자 여기· 처음에는 100코인을 공 짜로 지급해 주니까 한번 해봐·”
”오····”
원래 이런 걸 주던가? 게임에서 와본 적은 딱히 없어서 기억은 안 난다· 그래도 뭐 뻔흐!■지·
귀족가 자제처럼 보이니까 맛보기
로 길들인 다음 현찰을 쓰게 만들 속셈이다·
하지만 그런 개수작을 나에게 굳 이 부릴 필요는 없다·
“지금 바로 코인을 교환하고 싶은 데요?”
쿵!
검은색 007박스를 탁자 위에 올려 놓은 뒤 열スト 반짝이는 지폐가 세 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미 미친···!”
지나가던 놀이꾼들이 눈을 휘둥그 레 뜨고서 나를 바라보았다· 객잔주 역시 이런 거물급 손님은 오랜만이
었는지 잠시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가 이내 영업용 미소를 싹 지었다·
“하하· 아이고오〜 VIP 고객님이셨 군요· 진작 말씀 주시죠· 제가 방금 2인실로 드렸던가요? VIP룸으로 따 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그건 필요없는데요·”
“자자 이리로 오시죠· 포커를 해보 고 싶다고 하셨던가요? 최고의 놀이 꾼을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그리 말한 뒤 객잔주가 등 뒤로 손짓을 마구마구 해댔다·
내 시야의 사각지대라고 생각했겠 지만 육감으로 훤히 보였다·
사사삭!
몇몇 숨어 있던 요원들이 움직이 고 나를 위한 판이 깔린다· 이 모 든 귀찮은 과정은 전부 ‘은세십일 월을 만나기 위한 절차·
돈과 시간이 아깝더라도 어쩔 수 없이 거쳐야만 하는 과정이었다·
그럼 슬슬 시작해 볼까·’
···라고 생각한 순간·
쿠당탕!
옆방에서 요란스레 무언가가 박살 나는 소리가 들리더니 누군가의 고 함이 들려왔다·
“이 사기꾼 늙은이 새끼! 감히 내 게 속임수를 써! 가드! 가드 어딨 어! 이 늙은이가 속임수를 썼단 말 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스페이드 9 가 어떻게 사라지냐고!”
“손님 진정하시죠·”
“진정하게 생겼어?”
나는 재빠르게 달려 그쪽으로 향했 다· 충분한 돈을 보여줘서인지 나를 보호하던 가드들이 길을 터주었다·
또 다른 VIP룸으로 보이는 그곳에 는 웬 노인 한 명이 여유로운 표정 으로 곰방대를 뻐끔뻐끔 피우고 있 었는데 그런 그를 향해 30대의 사
내가 소리를 버럭버럭 질러댔다·
“이 이··· 당장 내 돈 돌려내!”
“끌끌끌· 젊은이가 재미있는 소리 를 하는군· 내가 대체 무슨 속임수 를 썼다고 그러는가?”
비록 이곳이 카지노는 아니지만 어 쨌든 놀이를 하는 곳이기에 속임수 를 쓰면 당장 퇴장을 당한다·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 이곳에는 8 클래스의 마법사가 직접 제작한 최 고의 마나 감지 센서가 곳곳에 설치 되어 있었고 7클래스의 마법사가 연 꽃 객잔주로 있으니 마법을 통한 속 임수는 결코 불가능·
설령 엘트먼 엘트윈이 온다고 하더 라도 마법을 사용하는 순간 마나 감 지 센서가 요란스레 울려댈 것이다·
“그래서 센서가 울렸나? 내 손동 작은 가드가 지켜보고 있었을 텐데 무언가 이상한 점이 있었는가?”
노인이 거들먹거리며 말하자 가드 들은 모두 식은땀을 흘리며 고개를 저었다· 동체 시력이 월등히 발달한 가람족으로 구성된 가드조차 보지 못했을 정도이니 속임수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즉 그는 속임수 없이 순수한 실력 으로 청년의 돈을 따냈다는 말이 되
겠다·
‘웃기는 소리·’
노인의 당당한 모습이 나는 헛웃음 이 나왔다· 어쩜 사람이 저리도 뻔 뻔할 수 있을까·
9클래스의 공간계 마법이나 갬블러 의 손동작? 그따위 속임수와는 비교 조차 되지 않는 아주 사기적인 속 임수를 쓰고 있는 주제에 말이다·
“젠장 젠자앙···!”
결국 증거를 찾지 못한 30대 청년 은 빈털터리가 된 채로 가드에게 끌 려나가는 것을 확인한 나는 재빠르 게 그의 앞자리를 차지하였다·
“음? 꼬맹이 너는 또 뭐냐?”
쿵!
굳이 입을 열 필요가 있을까·
우월한 재력과 칩 아니 코인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한데·
“할아버ス 1 저랑 한 판 뜹시다·”
“오호라 가만 보니 너는···
자신만만하게 화두를 던지자 도박꾼 노인 은세십일월은 나에게 흥미가 돋았는지 입꼬리를 슬며시 올렸다·
“···그래 간만에 재미있겠군· 끌끌·”
팅!
그는 내게 코인 하나를 던졌고 그 것을 신호로 곧바로 게임은 시작되 었다·
종목은 포커·
내가 가장 자신 없는 카드 게임이 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