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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매직 서바이벌(4)
매직 서바이벌은 학교 대항전의 하 이라이트였지만 학교별로 참가할 수 있는 학생의 인원이 제한될 수밖에 없었다·
스텔라 아카데미는 매년 유난히 많 은 참가자를 배출하고는 했는데 아 무리 적어도 5명에서 많게는 7명까
지 참가자가 나올 때가 있었다·
원작 게임대로의 전개였다면 올해 의 참가자는 열 명 가까이 될 예정 이었으나··· 모종의 이유로 이야기 가 비틀리는 바람에 올해 스텔라의 매직 서바이벌 참가자는 단 7명에 그쳤다·
물론 이 정도도 여타의 학교에 비 해 월등히 많은 수준이었지만
학교 대항전을 개최하는 마법 학회 에서 참가자에 대하여 내부 심사를 거치는 만큼 형평성에 대해서는 의 문을 제기할 사람이 딱히 없었다·
스텔라는 스텔라니까·
단순히 그런 이유만으로 이런 상 황이 납득된다·
콰콰쾅!
쿠르릉····
쏴아···!
먹구름이 몰려오고 소나기가 내려 친다· 스텔라 돔의 가상현실 조작으 로 인한 기후 변화였다·
경기 중반부·
서바이벌의 경기 지역은 어느덧 점 점 좁아져 절반밖에 남지 않았다·
2학년 S반 독철광·
“하핫 재미있는 결투였다·”
”크윽··· 젠 장····,,
그는 자신의 앞에 쓰러져 있는 타교 학생을 바라보며 시원스레 웃었다·
남다른 덩치의 근육질을 가진 그는 주먹에 마법진을 두르고 싸우는 ‘마 격투’의 전문가로서 일대일의 최강 자로서 상당히 유명했기에 대부분의 적은 그를 피해가기 일쑤였다·
뭐 피하지 못하고 마주하게 되면 이렇게 탈락하게 되는 것이지만·
[KILL! 독철광 一 메릴드]
메릴드라는 이름의 학생은 탈락되 어 외부로 쫓겨나는 순간 마지막 말 을 남겼다·
“망할 스텔라 자식들···
번쩍!
이윽고 빛이 되어 그가 사라지スト 독철광은 멋쩍은 듯 머리를 긁었다·
“허 참· 난 뭐 한 게 없는데·”
매년 스텔라에서는 강력한 우승 후 보가 출전하는 것으로 상당히 악명 이 높았는데 올해 첫 출전인 독철 광으로서는 억울할 따름이었다·
[57/100]
경기가 이제 중반밖에 되지 않았거 늘 벌써 많은 숫자의 학생들이 탈 락하였다· 초반에는 적과 마주칠 확 률이 높아서 잦은 교전이 일어나는 것이다·
하지만 중후반부에 들어서게 되면 킬이 자주 나오지 않는다· 슬슬 아 티팩트 파밍을 끝마친 참가자들이 자리를 잡고 조용히 숨죽이기 때문 이다·
“쯧 지루한 시간이 왔구만·”
독철광에게는 참으로 따분한 시간
이었다· 싸움 또 싸움! 서바이벌 토 너먼트라고 하면 자고로 그런 맛이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이런 식으로 지형지물을 이용하여 우승 전략이니 뭐니 떠들어대며 숨 어서 1등의 기회만 노리는 건 참으 로 재미없었다·
그런 이유로····
독철광은 전략전술을 공부했다·
적을 이기기 위하여?
아니 그런 게 아니다·
정말로 단순한 이유였다·
‘적이 숨어 있을 장소를 알아내기
위하여·’
독철광의 머릿속에는 벌써부터 쥐 새끼 같은 놈들이 어디에 몸을 숨겨 서 이쪽을 지켜보고 있을지 훤히 그 려 졌다·
“오호라 재미있는 게 보이는데·”
마침 가까운 시가지에서 교전이 벌 어지는 기척이 느껴졌기에 독철광은 망설이지 않고 자리를 박찼다·
난전에 끼어드는 것만큼이나 홍분 되고 즐거운 일은 없으니까!
* * *
배틀로얄에서 정말로 승리하고 싶다 면 결코 금기시해야만 하는 게 있다·
바로 혼자서 지나치게 날뛰는 것·
한 명의 압도적인 존재가 너무 눈 에 띄면 다수의 견제 대상이 되고는 하는데 기본적으로 혼자서 싸우는 룰이 적용되고는 있지만 강력한 공 동의 적이 등장하면 참가자들은 무 언의 동맹을 맺고서 합심하여 해당 적을 배제하고는 한다·
‘강력한 우승 후보’라는 타이틀을 가진 이들이 매년 특이하게도 우승 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했다·
백유설·
그는 특히나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한 명이었다·
학교 대항전은 최소 열일곱 세 이 상의 나이를 갖추고 있어야 참가 자 격을 얻는다·
하지만 보통 참가자의 평균 나이는 최소 열여덟에서 많게는 스물이 넘 어가고는 했는데 열일곱의 나이부 터 실습 경험을 쌓는다고는 해도 실 전을 겪기 위해서는 최소 1년 이상 의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가장 치열하고 격렬 한 전투가 벌어지는 매직 서바이벌
에 고작 열일곱의 나이로 참가한 백 유설은 자연스레 주목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다·
“···저거 완전 미친놈 아냐?”
마스터 데카르트 아카데미의 생도 하나본유는 저 멀찍이서 격전을 벌 이는 백유설을 바라보며 황당한 표 정을 감추지 못했다·
안 그래도 후반부에 들어서 빡세게 견제를 받을 예정일 텐데 인구 밀 집도가 높은 시가지에서 저 난리통 을 피우다니·
“게다가··· 저건 너무 대놓고 티 밍이 잖아···?”
티밍은 애초에 규정 위반이기 이전 에 관중들이 가장 싫어하는 행위이 기도 했다·
경기가 재미없어지기 때문이다·
공공의 적이 등장할 경우 집중포화 로 먼저 탈락시키는 경우가 종종 있 다고는 하지만 저렇게까지 대놓고 협동까지 해가며 공격하는 행위는 절대적으로 금지다·
그런데 더 웃긴 건····
‘왜 세 명이 한 명을 못 잡는 거 야?’
시야 확대와 관련된 마법은 특별한 특성을 보유했거나 마법 비전을 배
우지 않는 이상은 사용이 불가능하 기에 저곳의 상황을 한눈에 담을 수는 없었다·
‘아무리 그래도 혼자 아냐?’
퉁!!
격렬한 폭음이 울리며 백유설이 하늘 높이 솟구쳐 올랐으나 이내 점 멸을 사용하여 바닥으로 꺼지는 모 습이 포착되었다·
“···신기하긴 신기하네·”
점멸을 제어하는 마법사라니· 제아 무리 대마법사라도 저런 건 못 한다·
좌측 건물 옥상에서 모습을 드러내 는가 하면 갑작스레 반대편 무너져
가는 다리에서 불쑥 튀어나오기도 하고 아래쪽 창틀에서 몸을 날리는 등 마치 혼자가 아닌 여러 명이 움 직이는 듯한 기동성을 보여주며 백 유설은 적들을 농락하고 있었다·
휘이이잉···!
멍하니 전투를 구경하는 와중 갑 작스레 바람이 몰아닥쳤다·
“윽 이건···!”
심상치 않은 기류·
저 멀찍이서 싸우던 백유설과 세 명의 스텔라 생도들이 각각 다른 건 물에 몸을 숨기는 것을 확인한 하나 본유는 재빠르게 몸을 동굴 안쪽으
로 숨겼다·
자연재해·
일명 ‘라일나제의 해일’·
마법적으로 벌어지는 자연재해 중 하나로서 전격의 폭풍이 몰아닥치는 특이한 현상이었다·
현실에서는 특별한 장소에서 마법 적 기운과 정력의 기운이 충돌하여 발생하는 현상이었기에 아무 때나 일어나지 않았으나 매직 서바이벌 에서는 특정한 시간대에 자연재해가 발생하도록 설정되어 있었기에 미리 대피해야만 했다·
파지지직! 파직 파지직!
잠시 뒤 어마어마한 전격의 폭풍 이 외부를 휩쓸고 지나갔다· 필드의 전부를 뒤덮을 정도의 크기는 아니 었지만 백유설이 격전을 벌이던 시 가지는 충분히 뒤덮을 정도·
자연재해가 몰아닥칠 땐 몸을 숨기 는 게 정석이었기에 지금쯤 저들도 전투를 멈추고서····
[KILL! 백유설 一 카마렌]
어?”
그때 갑작스레 떠오르는 킬 로그
메시지·
“뭐 뭐야? 재수 없게 같은 건물에 숨은 건가···?”
일대일이라면 백유설을 당해낼 수 없을 테니까 충분히 그럴 수 있다·
그런데·
[KILL! 백유설 一 키제나인]
[KILL! 백유설 – 미론]
백유설의 킬 로그가 연달아 떠올랐 다· 즉 자신을 공격하던 모든 척을 처치했다는 뜻인데····
‘어 어떻게?’
하나본유의 상식으로는 전혀 이해 할 수 없는 현상·
‘밖에는 여전히 라일나제의 해일이 몰아치고 있는데···?
이 근방 일대를 모두 뒤덮을 정도 의 크기였기에 백유설 또한 쉽사리 움직이지 못할 터·
한데 어떻게 다른 건물에 숨은 적 을 모조리 찾아서 죽였단 말인가?
휘오오오····
잠시 뒤 라일나제의 해일이 그치 자마자 하나본유는 재빠르게 바깥으
로 튀어 나갔다·
혹여나 전투가 벌어질 수도 있으 나 이 강렬한 호기심을 이겨내기에 우승 의욕 따위는 아무래도 좋았다·
재빠르게 질주하여 그는 백유설과 세 명의 적이 합심하여 격전을 벌이 던 시가지에 도착했으나····
“···없네·”
이미 그곳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은 채 전투의 흔적만이 자욱할 뿐이다·
문득 경기장 바깥의 환호성이 여 기까지 들리는 듯하다·
온갖 반칙과 티밍을 하여 관중들의 짜증을 유발했을 적들을 한꺼번에
처치하다니·
아마 지금쯤 관중들은 백유설의 이 름을 목청이 터져라 외치고 있지 않 을까·
‘쳇 올해도 스텔라가 주인공이라 는 거냐····’
스텔라 놈들은 여러모로 마음에 들 지 않는다· 하긴 지금 백유설을 공 격한 저 세 명의 소년들도 모두 스 텔라 아카데미의 생도던가·
왜 저렇게 스텔라는 얄미운 짓만 골라서 하는 건지·
애당초 ‘세계 최고의 마법 아카데 미’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을 때부터
심히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렇게 된 거 차라리 우승을 노리기보단 백유설을 죽여봐?’
제아무리 백유설이라도 10킬 이상 을 하며 체력적으로 지친 데다가 보 급품도 다 떨어졌을 터·
그에 비해 하나본유는 체력을 비축 하며 장비와 보급품을 긁어모은 덕 분에 당장 전투가 벌어져도 최상의 컨디션에서 싸울 수 있다·
어차피 백유설이 화려한 원맨쇼를 보여주는 바람에 이제 우승은 전혀 의미가 없게 되어버렸다·
그렇다면 차라리 백유설을 죽이는
것으로 그 이목을 모조리 독차지한 다면?
‘제아무리 백유설이라도 지쳐서 빈 틈을 보일 때가 찾아올 거야!’
그때부터 하나본유는 백유설의 뒤 를 쫓기 시작하였다· 그는 이동하면 서 워낙 요란스레 흔적을 남겨 놓았 기에 추격은 어렵지 않았다·
가는 곳마다 전투가 벌어졌고 그 때마다 백유설은 킬을 따냈다·
그는 유난히 인구 밀집도가 높은 지역을 자주 찾아다녔는데 그런 장 소는 몰래 숨어 다니기도 힘들어서 여간 골치가 아픈 게 아니었다·
“음?,,
적당히 거리를 유지한 채 백유설을 추격하는 와중·
···무언가 상당히 이상한 것을 발견하였다·
“저게··· 뭐지?”
타닥 타다닥····
검은색의 불꽃이 필드를 불태우고 있었다·
그런데 단순히 무언가 물질을 연 소한다는 느낌보다는··· 공간 그 자체를 불태운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상하다·
매직 서바이벌의 스테이지는 현실 처럼 구현되어 있기에 이곳에서 사 용하는 마법 역시 스테이지에 현실 과도 비슷한 영향을 미친다·
불이 나무에 붙으면 타오르고 물 에 의해 꺼지며 돌에는 불이 잘 붙 지 않고 벼락과는 서로 상충된다·
그렇듯 현실과 똑같은 상호작용이 일어나야만 정상이거늘·
저 검붉은 불꽃은 마치 이 가상의 공간이라는 마법 그 자체를 불태우 는 것만 같았다·
자세히 보면··· 벗겨진 공간 너머 로 ‘현실’이 아주 조금 비쳐 보이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설마 스텔라 돔을 마법으로 벗겨 냈다는 거야?’
무려 9클래스의 마법사 엘트먼 엘 트윈이 창조한 공간인 만큼 저 정도 의 불꽃으로는 쉽게 무너지지 않겠 지만 가상의 공간 그 자체를 불태 웠다는 점에서 묘한 공포감이 가슴 에 차올랐다·
대체 얼마나 강력한 마법을 사용해 야만 가상의 공간을 불태우는가·
아니 애초에 그런 게 가능한 경우 는 단 하나밖에 없다·
‘설마 혹마인···?’
가상의 공간에서도 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존재는 흑마인밖에 없지 않 은가·
하지만 그렇다 쳐도 말이 되지 않 는다· 세상에 그 어떤 정신 나간 흑 마인이 마법사들의 시선이 한 곳에 집중되는 학교 대항전에서 테러를 벌인단 말인가·
···그렇게 생각했으나 생각을 바 로잡았다· 예로부터 흑마인들의 정 신상태는 일반적인 사람의 기준으로 평가해서는 안 됐다·
도심 한복판에서 단 한 명의 사람 을 죽이기 위해 거대한 빌딩 하나를
통째로 폭발시켜 무너뜨린 흑마인이 있는가 하면 자신이 죽을 걸 알면 서도 마탑의 명예를 훼손시키기 위 해 몸을 들이박아 소동을 벌인 뒤 자살한 놈도 있었다·
인간의 감정이 완전히 배제된 존 재· 당장의 즐거움과 쾌락을 위해서 라면 목숨 따위는 아무래도 좋다는 듯 훨훨 내던지는 족속들·
그런 이들이 바로 흑마인이다·
‘•••침착해·’
만약 정말로 흑마인이 매직 서바이 벌에 들어온 것이라면 스텔라 측에 서 눈치채지 못했을 리 없다·
치사하고 얄밉고 짜증 나는 놈들이 지만··· 그래도 어쨌든 세계 제일 의 마법 기관이 아니던가·
‘이 일단은 물러나는 거야·’
검붉은 불꽃의 사용자가 누군지는 몰라도 가까이 가서 좋을 게 없다 는 생각이 들었다· 그건 인간이 가 진 본능적인 육감이기도 했다·
그때·
“꺄아아아악!!”
넘실거리는 불꽃의 건너편에서 누 군가의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저도 모르게 그곳을 확인해 보니 어떤 소녀 한 명이 몸에 불이 붙은 채
바닥을 기어다니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그녀를 뒤쫓는 또다 른 소년· 그는 마치 불꽃을 닮은 듯 넘실거리는 특이한 머리 스타일을 하고 있었는데 양손에 검붉은 불꽃 을 하나씩 움켜쥐고 있었다·
“하하하 왜 도망가? 아파? 너희는 마법 전사 생도잖아· 이 정도는 참 아야지? 응?”
“으욱 으 아으윽···!”
몸에 검붉은 불이 붙은 소녀는 정 말로 고통을 느끼는 듯 눈물 콧물을 쥐어 짜내고 있었다·
‘뭐야 저게
믿을 수 없는 광경이었다·
스테이지 내부에서 고통을 느낀다 니· 있을 수 없는 일이지 않는가·
하나본유는 본능적으로 검붉은 불 꽃을 부리는 마법사의 이름표를 확 인하였다·
‘베런칼·’
처음 듣는 이름에 낯선 교복·
그리고··· 이질적인 눈빛·
느껴지는 마력의 압력만으로도 단 번에 알 수 있었다·
‘상대는 포식자다·’
최소 등급 5리스크·
결코 매직 서바이벌에 출전하는 학 생의 수준으로는 상대하는 게 불가 능한 적이다·
5리스크의 흑마인을 상대하기 위해 서는 전문 마법 전사 여럿이 모여야 만 할 터·
‘도 도와줘야····’
돕지 않으면 불에 타오르는 저 소 녀가 정말로 죽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돕는다고 뭐가 달라질까?’
하나본유는 올해 열아홉이 되면서 4클래스에 입문했으나 그것도 간신
히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일 뿐 일대 일의 실전에서 제 실력을 발휘하는 건 상당히 힘들었다·
이 상태에서 저 흑마인에게 달려 들어보卜야 그저 개죽음일 뿐이란 말 이다·
하나본유가 망설이며 바위 뒤에 몸 을 숨긴 와중에도 베런칼은 엉금엉 금 기어서 도망치는 소녀를 뒤쫓으 며 소리쳤다·
“어허 전사가 그렇게 겁이 많아서 쓰나? 응? 제대로 일어나서 맞서 싸워야지· 마법 전사 아니야? 흑마 인에 맞서 싸우기 위해 존재하는 마법 전사· 꼴사납게 왜 그러신대?”
그건 마치 자신에게 하는 말처럼 들리기도 했으나 그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크윽····”
애당초 마법 전사 아카데미에 다 닌다고 해서 모두가 흑마인을 상대 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명문 엘리트 마법학교의 졸 업증을 따낸 뒤 안전하고 좋은 직장 에서 커리어를 쌓으며 일하기 위 한··· 하나본유 같은 학생들이 대 다수란 말이다·
평생 혹마인을 볼 일은 없을 줄 알았거늘·
‘나 나는 어떻게 해야···
덜덜 떨리는 손으로 입을 콱 틀어 막은 채 새하얗게 변한 머리를 애써 굴려 무언가 방도를 생각해 내려는 데·
쉬익-!
무언가 로켓 같은 물체가 옆을 스 쳐 지나가는 감각이 느껴졌고·
직후 콰쾅!! 터지는 요란한 굉음 과 함께 흑마인이 서 있던 자리에 자욱한 안개가 피어올랐다·
잠시 뒤 안개가 걷히고 그 자리에 서 모습을 드러낸 이는····
다름 아닌 스텔라 아카데미의 2학 년 S반 독철광·
강력한 우승 후보라고 담당 교관이 신신당부하며 얼굴을 외워두라 했기 에 단번에 알아볼 수밖에 없었다·
“하핫 뭔가 수상쩍은 낌새가 느껴 져서 찾아와봤더니··· 정말 수상쩍 은 마법을 사용하는 수상쩍은 놈이 있었군?”
쿵! 쿵!
독철광이 양손을 부딪치며 말하자 뒤로 멀찍이 물러난 베런칼은 몸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며 일어났다·
강력한 충돌이 일어난 것 같았으나
몸에는 자그마한 생채기 외에 큰 상 처가 없다·
“하 이거 참···· 백유설이 다른 놈들에게 탈락당하기 전에 먼저 사 냥하려고 했거늘 알아서 별미가 찾 아와주네?”
“음! 내 몸은 근육질이라 씹는 맛 이 없을 거다!”
상대방은 흑마인이다· 그것도 아주 강한 흑마인· 머리가 있는 이상 이 상황을 본 누구라도 눈치챌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데··· 독철광은 그러한 사실 을 알면서도 여유롭게 이를 드러내
며 씨익 웃음 짓기까지 했다·
‘말도 안 돼···
패배할 것이다· 독철광은 자신보다 한 살 어린 열여덟이지만 벌써 4클 래스를 달성한 천재라고 들었다·
분명히 뛰어난 인재인 것은 틀림없 으나 혼자서는 결코 베런칼을 이길 수 없다·
누구보다도 본인이 그런 사실을 잘 알고 있을 텐데 어떻게 저럴 수 있 냐는 말이다·
독철광은 뒤쪽의 소녀를 살펴 보더 니 그대로 주먹을 내뻗었다·
탕!
그러자 주먹에서 뾰족한 창이 튀어 나오더니 소녀의 가슴을 그대로 관 통하였다·
“아···
독철광의 마법으로는 고통이 느껴 지지 않았기에 소녀는 편안한 얼굴 로 눈을 감았고 이내 빛이 되어 사 라졌다·
[KILL! 독철광 一 반유린]
탈락 처리가 되었으니 바깥에서 대
기 중이던 마법사들이 그녀의 상처 를 금세 눈치챌 터·
조금의 후유증은 있겠지만··· 아 마도 치료를 받는다면 살아남을 수 있겠지·
“하 이게 지금··· 뭐 하는 짓이지?”
“뭐긴· 마법 전사로서 해야 할 일 을 했을 뿐· 이제 방해물도 없으니 서로 즐겨보자고·”
이윽고 그는 자신의 주먹을 쿵쿵 맞부딪치며 덧붙였다·
“참고로··· 나는 태어나서 단 한 번 도 쓰러져본 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