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ug-Eating Genius Mage Chapter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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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7화

쇼다운(18)

쏴아아아아!!!

폭우가 쏟아지는 밤하늘· 코끝을 스치는 텁텁한 습기·

세찬 빗속에서 흐릿하게 일렁이는 거대하고도 낡은 성채·

사람의 흔적은커녕 불빛 하나 비치지 않는 어둠에 잠긴 고성·

레녹은 다른 기사들과 함께 비를 맞으며 고성으로 향하는 하수도 길을 걷고 있었다·

아론바이거 카바힘의 계획에 맞춰 [문]을 열고 ‘죽은 신’의 유해를 손에 넣기 위한 계획·

철벅 철벅!

걸음을 옮길 때마다 발아래 고인 빗물이 튀기면서 질척거린다·

망가진 하수도를 헤치고 멀리 보이는 고성을 향해 걷고 있는 상황·

“오래전에는 왕도를 지키는 지하 거점으로 활용되었던 요새라고 합니다·”

레녹의 옆에서 걷고 있던 소년기사 유젤이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단단한 갑주 위로 비를 피하기 위한 두꺼운 우비를 뒤집어쓴 모습·

휘하 기사들과 함께 짐을 짊어지고 걸으면서도 유젤은 힘든 기색 한번 내보이지 않았다·

“다만 요새에서 있었던 불운한 사고 이후 왕도와 교류가 끊기고 버려진 비운의 유적지이기도 하지요·”

“저 낡은 고성이 카바힘에서도 버려진 요새라는 건가?”

“그렇기 때문에 폐하께서도 이번 계획의 장소로 이곳을 고르신 것이겠지요·”

유젤이 희미한 웃음과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만 더 가면 도착할 겁니다·”

“····”

확실히 고성 주변 하수도 어디에서도 사람의 흔적이나 기척은 느껴지지 않는다·

이 주변의 환경 자체가 오랫동안 사람의 손을 떠나 방치되어 있다는 증거·

레녹은 그렇게 생각하며 주변에서 걷고 있는 다른 기사들을 힐끗 돌아보았다·

수련을 도와주었던 몇몇 기사단장과 그 휘하에 배치된 고위 기사들·

갑주를 입고 우비를 덮은 그들이 앞장서서 길을 열고 오물을 걷어내고 있다·

그런 기사들의 중심에서 앞장서 걸음을 옮기는 수려한 인상의 남성·

아론바이거 카바힘·

치이이익···!!!

세차게 쏟아지는 빗물이 그의 몸을 제대로 적시지도 못하고 증발해 사라진다·

무형의 막을 드리운 것처럼 아론의 머리 위로 피어오른 수증기가 빗속에서 회오리치고·

군주의 등 뒤로 흐릿한 안개의 날개처럼 펼쳐져 일렁였다·

쿠오오오!!!

아론바이거의 모습을 주시하던 레녹의 눈빛이 깊게 가라앉았다·

‘단순히 마력을 돌리는 것만으로 저만한 열기를 뿜어내는 건가··· 괴물 같은 수준이군·’

대부분의 마력사용자는 마력을 운용할 때 전신에서 마력을 회전시키는 방식을 사용하는 바·

보편적이고 무난한 방법이지만 마력을 과하게 회전시킬 경우 필연적으로 열이 발생하게 된다·

엔진을 돌리다 보면 열기가 발생하듯 에너지를 끌어내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 하는 열량·

레녹 같은 마법사라면 마력 효율을 극단적으로 끌어올려 열량 발생을 억제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육체능력자를 비롯한 대부분의 마력사용자는 그 정도로 마력 운용 공정을 최적화시키는 것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아론바이거는 마력 운용을 통해 발생하는 열기를 굳이 억제하지 않았다·

대신 끊임없이 마력을 돌리며 발생하는 열기로 쏟아지는 비를 증발시키고 있었던 것·

‘마력 회전의 열량으로 빗물을 증발시킬 정도라면 이미 전신의 세포가 녹아내려도 이상하지 않을 수준일 텐데· 육체강도가 대체 어느 정도인 거지?’

아론바이거 카바힘은 8레벨의 육체능력자이자 양면성의 재능보유자·

작전회의에서 전해 들은 정보가 사실이라면 아론은 분명 8레벨에 비견되는 재능을 하나 더 갖고 있겠지·

문제는 레녹이 아론이 보유한 ‘두 번째 재능’이 어느 쪽인지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는 점에 있었다·

훈련과정에서 싸워볼 수 있었던 기사단장들과는 달리 아론은 공식적인 자리에서 단 한 번도 자신의 무력을 휘두르지 않았으니·

카바힘의 군주가 얼마나 강한 초인인지 얼마나 위험한 재능을 지녔는지 확인하는 것은 이번 작전에서 필요불가결한 일이다·

이번 기회에 아론의 힘을 어떤 식으로든 확인해 볼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일·

쿠웅!!

걸음을 멈추는 것과 동시에 어둠 속에서 거대한 고성의 풍경이 훤히 모습을 드러냈다·

흘러내리는 빗속에 흠뻑 젖은 채 이끼와 수풀이 무성하게 드리운 낡은 성벽의 잔해·

끼익···!!

앞으로 걸어 나온 기사들이 무너진 고성의 문을 떠받치고 힘껏 밀어젖혔다·

썩은 나무가 짓뭉개지는 소리와 함께 어둠에 잠긴 복도가 모습을 드러냈다·

천장에서 뚝뚝 떨어지는 빗물 습하다 못해 텁텁하게 느껴지는 축축한 공기·

귀가 멀 것처럼 아무런 소리도 들려오지 않는 고요한 고성의 내부·

철컥 철컥!

기사들의 갑주가 서로 부딪치며 내는 소리가 규칙적으로 어두운 공동 위로 퍼져 나왔다·

끝없이 펼쳐진 복도를 걸어서 양쪽으로 계단이 둥글게 펼쳐진 넓은 홀에 도착한 순간·

질서정연하게 정렬해 있는 기사들을 푸른 눈동자로 바라본 아론이 말했다·

“지금부터 과인은 위대한 혈족과 함께 [문]을 열기 위한 준비를 시작할 것이다·”

“····”

“그동안 경들은 고성을 포위하고 안팎으로 어떠한 일도 새어나가지 못하도록 대비하라·”

고요하다 못해 엄숙하게 느껴질 만큼 가라앉은 분위기·

“카바힘의 영광이 이 왕도에서 시작되었을지언정 그 끝은 이곳이 되지 않게 하리니·”

기사들을 바라보는 아론의 표정이 순간적으로 서늘하게 변했다·

“그대들의 검이 저 중앙을 넘어서까지 이어질 수 있음을 과인이 직접 증명해 보이겠다·”

“폐하의 명을 따릅니다·”

쿠웅!!!

고성의 로비 사이로 줄지어 선 기사들이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

유젤을 비롯한 다른 기사단장 역시 엄숙한 표정으로 제 자리에 무릎을 꿇었다·

수백에 달하는 고위 기사들이 마력을 끌어올리면서 공명하고 그 열기를 사방에 뻗친다·

고성 내부의 축축한 습기를 단번에 날려버리고 순식간에 분위기를 바꾸는 저릿한 예기·

“4기사단은 고성 내곽 복도로 이동· 출입구와 환기구를 모두 봉쇄할 겁니다·”

“9기사단은 외곽 성벽에서 경계를 선다·”

“7기사단 우리는 하수도 인근 시설을 점유한다· 가자!”

각 기사단장이 휘하 기사단을 이끌고 고성 안팎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완전무장을 마친 기사단과 함께 비가 쏟아지는 하수도를 빠르게 장악해나가는 초인들의 존재·

“카바힘이 중앙전선 진출을 꿈꾸고 있을 줄은 몰랐군·”

분주하게 움직이는 기사들 사이로 레녹이 아론을 보며 팔짱을 꼈다·

아론이 방금 기사들에게 언급했던 전언이 어떤 목표를 암시하는 건지 레녹 역시 듣는 순간 바로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

“단순한 명분인 건가 아니면 실제로 과정의 일환인 건가?”

“그대 역시 알고 있겠지만·”

아론이 천천히 돌아서며 말했다·

“얼마 전 외겁도시가 서부전선에 추락하며 중앙전선 진출을 공식적으로 공표하였다·”

“···그건·”

“쿤다라의 원로성은 불가피한 재해라 설명했지만 중앙에서 그 말을 온전히 믿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으니·”

침묵하는 레녹을 보며 아론이 눈을 번뜩였다·

“끝이 머지 않았음을 모두가 알고 있다· 그렇기에 장생종들 역시 그 어설픈 외겁을 포기하고 속세에 돌아온 것일 터·”

“····”

쿤다라의 동향을 보고 카바힘 측에서도 중앙에 진출할 결심을 굳혔다는 아론의 대답·

왕도를 지키는 기사들은 ‘축복’을 통해 본래 위계보다 더 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이점을 누리고 있지만·

반대로 그렇기 때문에 카바힘의 기사전력 대부분은 왕도에 귀속된 극단적인 중앙집권적 형태를 취할 수밖에 없다·

아론바이거 카바힘은 왕도에 묶인 ‘축복’ 대신 죽은 신의 유해를 문 너머에서 가져와 금기병장으로 만들 생각이었던 것·

‘죽은 신의 유해가 지닌 가치를 생각하면 아예 가능성이 없는 일은 아니겠지만····’

카바힘의 기사들은 전원이 수준급의 실력자인 데다 왕도의 축복 역시 상상 이상으로 강력하기 그지없지만·

현재 중앙전선을 주름잡는 세력들은 하나하나가 대륙 단위로 자신의 힘을 흩뿌리는 거물들뿐이다·

교단과 연맹· 이능개화전단과 데드라이즈를 필두로 아르스노바로 향하는 최전선에서 마경을 공략하는 정예들까지·

카바힘이 중앙에 진출한다면 결말이 다가오기 전까지 그들과 같은 입지와 위상을 확보할 수 있을까·

‘카바힘은 항하사미궁에 기사단을 보내 진둔의 유산을 차지하려 한 적이 있었다· 대륙 진출을 꿈꿔왔다는 정황은 있었어·’

항하사미궁 공략에 참여했을 당시 레녹은 미궁 안에서 카바힘에서 파견 나온 기사단을 만난 적이 있었다·

기사단장 데인을 필두로 미궁 공략에 참여했다 자운 오디스와 충돌해 휘하 기사단을 모두 잃고 도망쳤었던가·

오래전의 일이라 레녹 역시 기억이 희미하긴 했지만 당시부터 카바힘에서 대륙 진출을 꿈꿔왔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이제 와서 카바힘의 군주가 왕도에 잠든 ‘힘’을 이용해 중앙진출에 나선다고 해도 이상한 일은 아니겠지·

“그쪽이 말한 예의 목표를 위해서라면 일단 [문]을 먼저 찾아야 할 텐데·”

생각에 잠겨 있던 레녹이 시선을 들어 올렸다·

투구를 깊게 눌러쓰고 고성의 로비 사방에 서서 경계를 시작한 기사들을 돌아본 레녹이 말했다·

“당장 이 근방에서는 [문]으로 추정되는 반응이 아예 느껴지지 않는군·”

광대가 직접 확인한 바에 의하면 [문]이 존재하는 좌표는 카바힘 왕도 지하·

하지만 아론바이거는 기사단을 이끌고 사람의 기척이 없는 고성을 찾았다·

[문]의 위치를 속이기 위한 블러핑인지 아니면 광대가 방문한 이후 [문]의 위치를 바꾼 것인지·

아니 애초에 [문]이라는 개념 자체가 그렇게 마음대로 좌표를 바꿀 수 있는 것일까·

하지만 아론은 레녹의 말을 듣고도 차분한 표정으로 시선을 돌렸다·

“이 고성이 위치한 하수도는 본래 왕도 바깥에 설계되는 것을 목표로 지어진 대규모 하수 시설이다·”

아론이 그렇게 말하며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이제는 많이 망가져서 알아볼 수 없지만 하수도의 설계 전체가 거울로 왕도를 비춘 것처럼 정확하게 반대로 만들어져 있지·”

“하수도 길 전체가 왕도의 길을 뒤집은 대로 설계되어 있다는 말인가?”

“그렇기 때문에 오직 이곳에서만 관측할 수 있는 개념의 이면이 존재하는 법이다·”

“····”

왕도과는 정확하게 반대되는 방향으로 설계된 고성 인근 하수도의 존재·

왕도 지하에 존재하는 [문]과 하나의 개념을 동시에 양면에서 관측할 수 있는 양면성의 재능·

“···설마·”

순식간에 아론의 목적을 알아차린 레녹이 표정을 굳혔다·

“처음부터 왕도 바깥에서 [문]을 여는 일을 시도하기 위해-”

“과인이 그대의 도움을 받아 열려는 것은 왕도의 [문]이 아니다·”

한 손으로 자신의 눈꺼풀을 어루만지며 눈을 감은 아론이 말했다·

“오직 이 고성에서만 관측할 수 있는 문의 뒷면· 본래 존재하지 않는 [뒷문]을 열 것이니·”

콰앙!!

한 발을 내디디며 마력을 끌어올리는 것과 동시에 아론의 전신에서 패도적인 기척이 세차게 흘러나왔다·

삐걱대며 고개를 비틀 때마다 흘러나오는 열기가 비로 습해진 로비를 뜨겁게 달구었다·

전력으로 마력을 운용하기 시작한 아론이 한 손으로 누르고 있던 눈꺼풀을 천천히 뗐다·

“이는 [문] 너머에 존재하는 이계의 성역 최심부를 단 한 번에 비추는 편법이 되리라·”

우우우웅···!!!

손가락 사이로 푸르게 빛나는 아론바이거의 이중동공이 번뜩이면서 회전하며 교차한다·

홍채 안쪽에서 거칠게 일렁이는 두 개의 동공이 마력을 끌어올릴 때마다 거리를 좁히고·

일식과 월식처럼 눈동자 안쪽에서 하나의 동공으로 겹쳐진 그 순간·

끼기기기기기긱-!!!!!

고막을 찢어발기는 기괴한 소음과 함께 공간이 비틀리며 무언가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 선을 거칠게 내리그어 그려낸 듯한 기괴한 직사각형·

사납게 경련하고 일렁이면서 레녹의 앞에 억지로 끌려 나온 ‘무언가·’

그것을 보자마자 레녹은 눈앞에 펼쳐진 이 균열이 아론이 말한 [뒷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왕성 지하에 존재하는 [문]의 이면·

본래 존재할 수 없는 개념을 양면성의 재능으로 강제로 관측해 낸 결과물·

빠직!!

유리가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아론의 눈에서 피가 흘러내렸다·

[뒷문]을 관측하는 것만으로 아론의 두 눈이 부서지며 흘러내리는 듯한 처참한 형상·

하지만 아론은 눈이 쪼개지는 고통에도 미동조차 하지 않고 침착하게 시선을 돌렸다·

피눈물을 흘리면서도 차분하게 레녹을 돌아본 아론이 나직하게 말했다·

“지금·”

철컥!!

아론의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레녹은 마력을 끌어올리고 있었다·

끼기기기기긱-

검은 마력사가 세차게 뽑혀나와 레녹의 왼팔을 뒤덮고 거칠게 회전한 직후·

마력사의 장막 안에서 소환된 유리색 건틀렛이 흑색의 고리에 가려졌다·

철컥!!

아론의 눈을 피해 건틀렛을 장착하며 앞으로 걸어 나온 레녹이 [뒷문]을 향해 손을 뻗었다·

마력을 끌어올리는 것과 동시에 왼팔을 뒤덮은 마력사가 격렬하게 회전하면서 검은 고리처럼 가속하고·

주먹을 쥔 레녹이 망설임 없이 눈앞의 공간균열을 향해 마력사로 감춘 건틀렛을 꽂아 넣은 그 순간·

쾅!!

나타나는 것과 동시에 닫혀가던 [뒷문]이 기괴한 소리를 내며 비틀리기 시작했다·

레녹이 지닌 금기병장의 힘을 느끼고 어떻게든 닫아 숨기려는 듯한 격렬한 반응·

뚜둑 뚜두둑···!!

공간균열이 손목을 압박하면서 레녹의 손을 통째로 잘라낼 것처럼 강하게 조여온다·

하지만 레녹은 손목을 끊어버릴 듯 짓누르는 통증에도 차분하게 정신을 집중했다·

레녹의 손목을 중심으로 마력사가 세차게 회전하며 검은 고리처럼 회전하고·

손을 짓누르는 [뒷문]의 압력을 천천히 밀어내기 시작했다·

우우우웅!!!

금기병장을 꺼내지 않고 그 힘을 빌려 쓰는 연습은 이미 몇 번이고 해보았던 상황·

그것이 가능하다면 이렇게 눈에 보이는 ‘개념’을 쥐는 감각을 떠올리는 것은 어렵지 않다·

타고난 직관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난해한 작업이나 오히려 그렇기에 레녹이 실패할 리 없는 일·

내면 깊숙한 곳에서부터 직관과 직감을 동시에 움직여 보이지 않는 뒷문을 ‘움켜쥔다’·

천천히 손을 돌리는 순간 진동하면서 좁아지던 균열이 서서히 벌어지고·

레녹이 [문]을 열어젖히는 것과 동시에 그 너머에 존재하는 성역의 풍경이 펼쳐졌다····

파아아앗!!!

얼음작인을 통해 한차례 마주한 적이 있던 얼어붙은 설원·

설산의 끝에 박힌 얼음의 비석과 그 위에 무릎을 꿇고 있는 얼어붙은 기사의-

“···잠깐·”

레녹은 눈앞에 펼쳐진 풍경이 기억과는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깨닫고 손을 멈췄다·

온몸을 얼려 붙이는 칼바람도 모든 것이 새하얗게 물드는 설원도 없다·

유리처럼 부서져 흩날리는 하늘 위로 거대한 구멍이 뚫려 회전하고 있을 뿐·

쿠오오오오!!!!!

깨진 하늘 아래 거대한 흑색의 원이 회전하며 그 아래로 검은 눈물을 흘려낸다·

폭포수처럼 떨어진 검은 눈물이 떨어지며 주변의 모든 것을 칠흑처럼 어두운 암흑으로 물들이고·

어둠 속에서 침잠하는 거대한 옥좌 위에 온몸이 깨지고 부서진 거대한 기사가 앉아 있었다·

저릿한 냉기를 흩뿌리며 전신에 금이 가 깨질 것만 같은 위태로운 갑주를 입은 기사의 모습·

옥좌에 힘없이 기대앉은 기사의 심장 위로 검게 물든 블랙홀이 회전하며 맥동하고 있었다·

거대한 기사의 가슴을 꿰뚫고 내려앉은 검은 구체·

마치 심장을 대신하는 강렬하고도 빨려 들어갈 것 같은 묘한 고동소리·

하지만 레녹은 눈앞에 펼쳐진 풍경의 본질이 무엇인지 직감하고 그만 입을 다물었다·

“····”

얼음작인을 통해 보았던 성역의 풍경과 모습이 완전히 다르다·

한없이 불길하게 뒤틀린 채 타락해가는 흑색의 권역은 오히려 레녹에게 익숙한-

“성공했군·”

침묵하는 레녹의 뒤에서 눈가를 타고 흐르는 피를 닦아낸 아론이 말했다·

“저것이 바로 이 왕도에 잠들어 있는 죽은 신의 잔재다·”

고통이나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차분하고도 침착한 목소리·

하지만 성역을 바라보는 아론의 두 눈은 타오르는 것처럼 강렬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유해가 보관된 저 마경이 바로··· 반궁의 위신권역 ‘만다라’·”

순간적으로 호흡을 멈춘 레녹을 두고 아론이 나직하게 속삭였다·

“외신의 죽음마저 본질 그대로 담아낼 수 있는 세계의 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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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ug-Eating Genius Mage

Drug-Eating Genius Mage

Drug-Eating Genius Mage, Medicine-eating wizard
Score 9
Status: Ongoing Type: Released: 2020 Native Language: Korean
“World”, a game that boasts extreme freedom. In “ver.3.0”, I decided to put everything to increase the magic talent! All stats are all about magic! Instead of enhancing the character’s magic talent, took a huge amount of demerit characteristics. But, it doesn’t matter. I will create the greatest Wizard character, even if the character looks like a corpse. But…. What is this? I became that character– a character with genius talent, but can’t pass a day alive without taking medic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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